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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눈이 돌아갈 정도로 현란한 무빙.
‘이 정도야!’
강지건은 모든 정보를 순식간에 받아들이고 계산해냈다.
수천발의 사격이 밀려오지만 문제 없었다.
‘물리 다수.’
물리적 공격.
미사일을 비롯한 발사체를 이용한 공격이 섞여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수호의 방패를 발동했다.
‘각을 잘 맞춰야지. 다 맞으면 위험.’
비스듬히 살짝 벗어난다. 하지만 공격을 흘리거나 반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꽈아아아아아앙!”
발사체에 의한 공격에 수호의 방패가 흔들린다. 하지만 지배의 왕관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는 순간 마기가 섞인 공격을 분해했다.
흔들리던 수호의 방패는 다시 안정을 되찾는다.
소모된 마나는 모두 차올랐다.
“흐흐흐흐흐. 뇌!신!포!격!”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
분해해서 지배하에 둔 마나를 이용해 반격을 넣는다.
입자분해폭탄 같은 것을 쓴 것은 아니다.
숫자가 정해져 있어서 많이 쓰기 어렵다.
입자분해검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계속 공격 받으며 쓸 수는 있지만 사정거리가 너무 짧아서 접근하기 전에는 방어용도 이외에는 쓰기가 어려웠다.
수호의 방패를 놔두고 입자분해검을 쓸 이유는 없었다.
마법과 과학 기술이 섞이며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었다.
강지건은 안전하게 적에게 접근한다.
“1만 포인트!”
전함 하나를 박살내자 1+1으로 1만 포인트가 더 들어온다.
“퀘스트 설정!”
달성된 퀘스트를 다시 설정한다.
전함과 함께 죽은 마인들 덕분에 클리어된 퀘스트까지 전부 새로.
“죽자! 죽어!”
어마어마한 적들이 계속 포위망을 좁히고 있었지만 강지건은 오히려 신이 났다.
거대한 우주 공간에 모여든 적을 보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내 포인트.’
죄다 포인트로 보였다.
“간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긴장을 풀기 위해, 조금이나마 느껴지는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 괴성을 지른다.
보크스 연합군 최고의 전투기갑 기체, 파괴자는 한 줄기 빛이 되어 우주에 불꽃을 피워냈다.
아주 화려한 불꽃밭이 만들어졌다.
19시간을 전투에 썼다.
“라스트!”
강지건은 조금도 지치지 않았다.
보크스 연합 가장 외각에 위치했던 행성 인근의 마인 전력을 일소했다.
‘총 보상 포인트가 700만!’
어마어마한 숫자였다.
쓴 것보다 번 것이 더 많았다.
‘여기서 만족해선 안 돼.’
안틸로프의 세계는 광활했다.
지금 상대한 전력은 얼마 되지도 않는다. 티끌에 가까웠다.
‘죄다 잡는다면 1000억 포인트 훨씬 넘게 벌 수도 있어.’
하지만 그것은 큰 의미가 없었다.
세계가 큰 만큼 강지건 혼자 정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동시다발적으로 하지 않으면 다시 침식될 뿐이야.’
서번트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이번에 쓴 것만 해도.’
300만 포인트가 넘었다.
10명의 서번트를 동원한다면? 3,000만 포인트를 훌쩍 넘기게 된다.
100명이면 3억 포인트가 날아간다.
광활한 우주를 정화하는데 100명 가지고는 부족하다.
1000명. 혹은 1만명.
30억 혹은 300억.
숫자가 늘어나면 써야 할 금액은 더 늘어난다.
하지만 서번트의 숫자는 100명에서 조금 더 있는 수준.
‘등급을 더 올리고 더 강한 스킬이나 무엇인가를 써야만 하는데. 이게 포인트가 만만치 않을 거 같아.’
지금까지 번 것은 정말 우습게 느껴질 수준이었다.
싸워보니 알 게 된 사실이었다.
‘나 혼자선 안 돼.’
서번트를 더 키울 필요가 있었다.
더 강한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정화에 성공한 곳을 지킬 수 있는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지배의 왕관을 더 확장할 수만 있다면.’
하지만 마법으로 배운 것이 아니었다.
마법진은 있지만 마법은 상점창에 없었다.
‘그런데 이건 누가 만들었다는 소린 없네.’
의문이 생겼지만 곧 떨쳐냈다.
‘등급을 더 올리면 알게 되겠지.’
하지만 당장 등급을 올릴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일단 급한대로 싸울 수 있게 되었으니까.
더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상태로 최대한 포인트를 땡겨야 해. 더 등급이 올라가면 또 줄어들 거야.’
이미 크롭스크에서 경험했었다.
등급을 너무 올리고 나서 포인트 습득에 영향이 온 것을.
‘일단 잔해를 확인해볼까?’
강지건은 주변을 돌아다니며 감각을 확장했다.
우주에서 확장된 초감각은 무섭게 숙련도가 오르기 시작했다.
‘안틸로프라서 그런 건가?’
무엇보다 전투 한 방에 초월의 날개 숙련도가 엄청나게 올랐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극성에 도달한 느낌이긴 한데.’
익히고 있던 무공 중 가장 오래된 것, 육문공의 숙련도가 극성에 도달한 게 느껴졌다.
물론 숙련도가 극성이란 소리지 육체에 대한 영향력이 멈췄다는 것은 아니었다.
육문공은 지속적으로 육체를 강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강화되는 속도가 줄어들어 일정량 이상 증가하지 않고 있었다.
물이 콸콸 쏟아지다가 갑자기 한 방울씩 똑똑 떨어지는 느낌으로 강해지고 있었다.
‘응?’
초감각을 활용해 주변을 살피다 갑자기 초감각의 발전도 정체되기 시작했다.
‘이건?’
초감각도 육문공과 마찬가지였다.
물이 쏟아지다가 똑똑 물방울만 떨어지는 수준으로 강화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뇌력공마저 같은 현상을 보여주었다.
“허어.”
인상이 절로 구겨졌다.
‘이러면 힘든데?’
더 강한 적이 나타난다면 위험해진다. 실시간으로 계속 강해지지 않으면 불안했다.
‘더 강해져야 해.’
안틸로프를 잃을 뻔 했을 때 느꼈던 불안이 다시 엄습했다.
이제 겨우 시작이었다.
안틸로프에서 싸우다보면 얼마나 더 강한 적이 나타날지 알 수 없었다.
‘압도해야 해. 압도하지 못하면 소용없어.’
강지건은 압도적인 힘을 원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압도적인 힘으로 적을 박살내고 싶을 뿐이었다.
힘겹게 이기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힘겨운 싸움은 싫었다.
고생하고 싶지 않았다.
서둘러 상점창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때, 지금까지 신경쓰지 못했던 부분이 보였다.
‘제작? 지식?’
새로운 탭을 눌렀다.
제작으로 들어가자 수많은 설계도부터 시작해 조합법들이 가득했다.
‘스킬 조합이 가능했어?’
조합법은 1회용이었다.
한 번 쓰면 다시 사야 했다.
조합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다.
대충 훑어본 뒤 강지건은 지식 탭을 확인해보았다.
지식에는 수많은 지식들이 하위탭을 형성하며 분리되어 있었다.
‘안틸로프.’
탭을 고르자 안틸로프의 지식에 대한 것들이 있었다. 그것은 하나의 거대한 도서관과 같았다.
‘전함 제조법은 없네.’
하지만 허용된 지식에도 제한이 있어보였다.
‘지금 내 등급으로는 볼 수 없다는 건가?’
무왕계를 확인했다.
‘빙고.’
그리고 보았다.
무왕계의 수수께끼 같은 무공 비급 해석법들이 고스란히 적혀 있었다. 최고급 무공들에 대해서는 없었지만 일류 수준까지는 전부 있었다.
‘이것만 해도 어디야.’
비싸지도 않았다.
‘혹시?’
크롭스크를 확인했다.
“크크크크크크.”
수많은 특허들이 그대로 떠올랐다. 중요한 점은 크롭스크의 기술은 모두 확인이 가능했다는 것이었다.
‘돈을 벌자. 돈으로 다 후려치고 퀘스트 클리어하고 포인트를 벌자!’
포인트를 쓸어 담을 길이 보였다.
강지건은 웃으며 주변을 탐색하는 동시에 제작탭을 뒤지며 쓸만한 것을 찾았다.
‘호오? 뇌령체?’
자신이 가진 스킬을 바탕으로 검색하니 여러 가지가 떴다. 그 중에 당장 사용 가능한 조합법이 있었다.
* 뇌령체 = 뇌력공 + 육문공 + 초감각 [100만 포인트]
비쌌다.
‘100만의 가치가 있길!’
하지만 주저하지 않았다.
“산다!”
구매했다.
적용했다.
순간 강지건의 몸이 변했다.
‘어?’
감각이 변했다.
시야가 잠시 변했다.
세상을 보는 방식이 변했다.
감각이 더욱 확장했다.
기존의 스킬들을 비활성화 되었다고 표시되었다.
‘다시 구매 가능한가?’
다시 구매가 가능했다.
그러자 다시 활성화 되었다. 하지만 한계에 이른 것은 여전했다.
강화는 여전히 물방울 떨어지는 것처럼 답답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어쩔 수 없나?’
굉장히 비효율적이었지만 물방울 떨어지듯 강해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강지건이었다.
‘티끌모아 태산이니까. 조금이라도 더 강해진다는 게 중요하지.’
포인트를 아낌없이 투자했다.
강해져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었다.
‘강해져야 해. 더.’
다행히 뇌령체로 인해 몸이 강해지는 게 확실히 느껴졌다.
‘힘이 느껴져.’
더 강한 힘이 느껴졌다.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강함이었다.
하지만 강지건은 만족하지 못했다.
‘더 강해져야 해.’
계속해서 스킬을 뒤지더니 기어이 하나 더 샀다.
* 블링크 - 1만 포인트
단거리 공간 도약을 가능하게 해주는 마법이었다.
예전에 살까말까 고민했지만 주저하지 않고 질러버렸다.
‘필요할지도 몰라.’
이미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강지건이었다. 하지만 만족하지 못했다.
* 재생력 = 활생공 + 육문공 [100만 포인트]
샀다.
극성까지 익히지 않아도 쓸 수 있는 것이라 샀다.
만약을 위해서.
이어서 비활성화된 스킬들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활생공과 육문공을 다시 구입했다.
조합법 2개를 구매하며 200만 포인트를 써버렸다.
‘어휴.’
뭉텅이로 나가는 포인트를 보며 강지건은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열심히 살아야지.’
서번트와 조직이 필요한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나 혼자 이 많은 포인트를 다 벌려고 했다면.’
시간이 한참 걸렸을 것이다. 그러는 사이 침식도가 100%가 된 세계도 나왔을 것이고.
‘절대 실패하지 않을 거야.’
성공하는 조건도, 실패하는 조건도 정확히 알 수 있는 건 없었다.
모두 강지건이 짐작해서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계속 관리자도 남아있는 이상 강지건은 실패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성공하겠어.’
성공만이 유일한 해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