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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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건

며칠 후, 하나의 음원이 음원 사이트에 올라감과 동시에 강지건의 위튜브 채널에 뮤직 비디오가 올라왔다.

> 어 이건?

음원 녹음하던 모습을 찍어 편집해 만든 뮤직 비디오였다.

기가 막히게 편집해서 올리니 그림이 살아있었다.

> 노래 개쩐다

> 헐 이렇게 부를 수 있었다고?

> 대체 왜 가수 안 했어?

힙합을 좋아하는 이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다.

> 가슴이 웅장해지는 노래다.

> 스트롱건의 ‘매드 런’ 진짜 좋다.

> 강지건 아닌 거 같아.

> 강지건 아니다. 스트롱건이다.

예명 스트롱건.

단숨에 알려지며 인지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 진짜 라다 작곡 못하는 게 뭐지?

> 그녀는 천재야.

작사 작곡에 라다의 이름이 떡하니 박혀 있었다.

라다의 팬들은 열광했다.

> 세상에

> 아니 직업이 뭐야!

> 노래하는 고릴라!

놀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반응은 대동소이했다.

감탄.

더구나 음원 사이트에서 노래는 곧바로 1위를 차지해버렸다.

이후 포스타에서 미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 동시에 음원을 올리며 실시간으로 강지건의 노래가 차트 등반을 시작했다.

“헐, 재주가 많은 줄을 알았지만.”

제타스의 프런트는 다시 한 번 감탄했다.

“이런 재주가 있는데 그 동안 썩히고 있었다니.”

“가정 환경이 안 좋으니 어쩔 수 없지 않았을까요?”

“그렇긴 하지.”

다들 놀라고 있었다.

“이거 슈퍼스타가 우리팀 코치이자 선수라니.”

“좋은 일이지만 걱정도 되는군.”

“재계약은 힘들겠죠.”

이제 돈으로 강지건을 잡을 수 없었다.

프로게이머로 경기 뛸 시간에 노래 부르는 게 훨씬 많이 벌게 생겼으니까.

노래를 들어보니 알 수 있었다.

“흔한 수준이 아니에요. 뜹니다. 반드시.”

“월드 스타가 될 조짐이 보이고 있어.”

“최대한 편의를 봐주도록하죠.”

“그런다고 재계약할까?”

“일단 애정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될 지 모르겠군.”

이스포츠의 역사는 짧았다.

팀의 주인도 자주 바뀌기도 했다.

주인이 바뀌며 이름도 바뀌니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의 눈에는 갑자기 팀이 나타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선수들의 수명도 짧고 팬들은 대부분 선수를 따라 응원하는 팀을 바꾸는 추세였다.

이렇다보니 팀에 애정을 갖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팬들도 이런데 선수에게 팀에 애정을 갖게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웠다.

“세계 대회 우승을 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한들 과연 될까?”

“노력은 해봐야죠.”

“그래, 해보자고.”

제타스에서는 강지건을 잡기 위해 연락하며 정성을 보였다.

그러나 강지건의 은퇴 결심이 흔들리는 일은 없었다.

“재계약은 좀 생각해볼게요. 대신 올해는 확실히 계약대로 팀에 남을 테니 걱정 마시고요. 서머 시즌과 세계 대회는 꼭 참가하겠습니다.”

강지건의 말에 다들 느꼈다.

올해가 마지막일 거라고.

전화 통화를 마친 강지건은 위튜브 구독자 증가 숫자를 확인했다.

‘엄청나게 빠른데?’

라다의 신곡 이야기에 세계가 강지건에게 관심을 보였다.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쭉쭉 올라가면서 1천만을 달성했다.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구독자가 되었다.

더구나 영어곡이었다.

노래가 좋으면 히트칠 수 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있는 노래가 더 사랑 받기 쉽다.

강렬한 비트와 거칠고 힘찬 목소리가 어우러진 노래였다.

더구나 기존에 들어본 적이 없는 새로운 형식이었다.

굉장히 독특했다.

힙합 매니아들은 천재가 나타났다며 환호했다.

라다의 작사와 작곡도 좋았지만 강지건의 표현 능력이 심금을 울린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강지건의 인생 스토리와 맞물려 가사에 생명력이 더해졌다.

매드 런.

미친 듯이 달려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노래하고 있었다.

‘나야 좋지.’

퀘스트 설정을 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할 정도였다.

순식간에 올라가니까.

그래도 상관없었다.

‘포인트 포인트.’

퀘스트 설정할 때마다 쏟아져 들어오는 포인트에 쉴 틈이 없었다.

급기야 천만을 넘어가는 순간 들어오는 포인트는 더더욱 늘어났다.

10만이 1,000 포인트.

100만이 10,000 포인트.

1000만이 100,000 포인트.

천만을 넘어간 순간 10만 구독자가 증가할 때마다 10만 포인트가 지속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세계를 구하는 것보다 위튜브 구독자를 늘리는 게 훨씬 포인트 벌기 쉬우니 여기에 빠지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좋아. 이걸로 가자.’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지만 상관없었다.

초인이니까.

피곤해서 며칠 안 잔다고 해도 죽지 않는다.

며칠 정도 수준이 아니라 1년 동안 안자도 문제가 없는 수준이었다.

‘포인트 포인트.’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지금 대박이 터졌습니다. 알고 계시죠?”

“네, 보고 있어요.”

“지금 무대 출연 요청이 빗발치고 있는데 어떻게 할까요?”

‘일단 서봐야지. 퀘스트 설정 음악방송 무대에서 가수로서 노래 부르기.’

- 퀘스트가 설정되었습니다.

“좋습니다. 한 번이라면 나가야죠. 그런데 영어곡인데 문제없겠습니까?”

“싫음 말라고 하죠.”

포스타의 매니저는 웃어 넘겼다.

애초에 강지건의 곡을 발표한 순간 해줘야 할 건 거의 다 끝난 셈이었다. 데보라 콜의 무대에서 오프닝을 맡기지 않아도 될 수준으로 강지건은 인기를 빠르게 쌓고 있었다.

때문에 포스타에서는 강지건이 활동 의욕을 보이면 최대한 지원해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활동하면 그게 다 수익이니까.

“그런데 광고 제안도 들어오는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무슨 광고인데요?”

“일단 치킨이랑 피자 광고가 있네요.”

“전에 바나나 우유 찍었는데.”

“하하하, 그건 그 사람들이 행운이죠.”

강지건이 빵 뜨기 전에 찍은 바나나 우유 광고.

식품 회사에서는 강지건의 노래가 발표되어 인기가 치솟는 순간 땡 잡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광고는 너무 많이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시간 많이 잡아먹으면 프로게이머 활동에 지장이 있으니까.”

“시즌 시작 전까지는 괜찮지 않을까요?”

“그 정도라면 괜찮지만 너무 이상한 건 빼주세요. 아니, 일단 리스트만 보내주세요. 제가 선택할 거니까.”

“추려서 보내겠습니다.”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탄생할 조짐이 보이자 재빠르게 계약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아울러 강지건에게 혹시 있을지도 모를 부정적인 일도 이미 수습된 상황이었다.

“정말 다행이에요.”

“뭐, 노래 자체는 크롭스크에서도 1등 먹은 거잖아?”

“그렇죠.”

강지건이 발표한 곡 ‘매드 런’은 크롭스크에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곡이었다.

세계 1위를 한 것도 모자라 수많은 국가에서 계속 즐겨듣는 노래 상위권을 차지했던 명곡.

그야말로 음악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슈퍼스타의 작품이었다.

“어쨌거나 번역한다고 수고했어.”

“제가 할 일인걸요.”

라다가 수줍게 웃었다.

“너 아니었으면 이렇게 하지도 못했겠지. 고마워.”

“주인님.”

“사랑한다.”

키스를 해주자 라다는 부르르 떨었다.

“퓨룹!”

라다는 환희에 휩싸였다.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에 절정에 이르렀다.

“주인님. 어서 박아주세요. 빨리요.”

염력으로 후다닥 옷을 벗었다.

1초도 걸리지 않아 나신이 된 라다는 허공에서 다리를 벌렸다.

“넣어.”

“넷! 햐욱!”

염력 섹스가 시작되었다.

허공에서 열심히 몸을 흔드는 라다는 계속해서 절정의 계단을 올랐다.

“훙엥!”

초절정의 단계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초절정의 계단을 계속해서 올랐다.

“얏훙!”

급기야 초절정을 돌파했다.

화경의 경지에 도달해 폭발했다.

“큐하아아아아앙!”

혼절하며 염력이 끊어졌다.

바닥으로 추락하기 전에 강지건이 얼른 잡아주었다.

“칠칠맞긴.”

입에서 침까지 흘리며 혼절한 라다를 침대에 내려주었다. 그리고 위에 올라탄 강지건은 다시 안으로 파고 들어가 부드럽게 허리를 흔들었다.

라다가 다시 깨어날 때까지.

이를 지켜보던 다른 서번트와 검녀들은 결심했다.

‘주인님을 행복하게 만들겠어.’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졌다.

윤경미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강지건의 영상은 이미 찾아보았다. 영상의 조회수가 폭발하며 달리는 댓글도 하나하나 읽게 되었다.

자신을 안았던 남자였으니까.

마음에 들었으니까.

사랑을 느꼈으니까.

다시 처녀가 된 기분으로 돌아간 윤경미는 옛 추억을 떠올렸다.

‘오빠.’

한 때 윤경미 또한 오빠를 섬겼던 오빠부대 출신이었다.

‘지건오빠.’

강지건이 훨씬 어리지만 상관없었다.

윤경미에게 강지건은 이미 오빠가 되었다.

‘사랑해 오빠.’

이윽고 윤경미는 댓글들을 찬찬히 살피다 진매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

“나 오빠 팬클럽 만들고 싶어.”

“오빠?”

“응, 지건 오빠.”

진매령은 피식 웃었다.

“그렇게 해.”

“너도 할 거지?”

“해야지. 네가 회장해.”

“내가 알아서 해도 되는 건가?”

“응, 내가 얘기해둘게.”

“고마워.”

통화가 끝나고 윤경미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미 수많은 팬클럽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공식 인정을 받는 것이었다.

‘오빠가 받아줄까?’

잠시 뒤, 강지건에게 전화가 왔다.

“경미야.”

“네, 오빠.”

처음부터 반말로 말하지만 윤경미는 토를 달지 않았다. 이미 그런 사이가 되어버렸으니까.

“만들면 연락해 글 남길 테니까. 그리고 조만간 보자.”

“네, 오빠.”

통화가 끝나자 윤경미는 날아갈 것 같았다.

새가 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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