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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늦어서 죄송합니다.
스트롱건
그냥 호응해준다.
“그래서 누구랑 사귀는 거야?”
잠깐 딴 길로 샜던 대화 주제가 다시 돌아왔다.
“어, 그냥 다 친구에요. 제가 도움 많이 받고 있죠.”
“우리 애도 게임하면서 키보드만 부시지 말고 좋은 친구 사귀었으면 좋겠는데.”
“그래요?”
“그렇다니까?”
아줌마들의 수다는 계속 이어졌다.
강지건은 어느 누구와도 사귀지 않는다는 식으로 얼버무렸다.
‘굳이 지금 스캔들 만들 필요야 없지.’
스캔들이 두려운 건 아니었다.
하지만 구독자 수 증가에 영향을 줄 일은 아직 하고 싶지 않았다.
다시 촬영이 시작되었다.
강지건은 운동을 하다 구경하는 여자들을 보고 슬쩍 웃통을 깠다.
“어? 왜 벗었어요?”
“팬 서비스.”
“뭐래.”
“팬 서비스.”
자세를 잡으니 근육이 더욱 커지며 선명하게 드러났다.
탄탄한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의 카리스마.
아줌마들은 물론이고 구경하던 회원들은 다들 감탄했다.
“와, 예술이다.”
“운동을 얼마나 한 걸까?”
“쇠질했습니다. 후읍!”
앞으로 잡고 뒤로 잡고 이리저리 포즈를 잡아주니 다들 즐거워했다.
‘그래, 이런 것도 좋지.’
이후 올라간 영상은 다시 한 번 화제가 되었다.
윤경미는 운동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는 학원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남편은 회사.
‘이 인간이 또.’
하지만 윤경미는 알고 있었다.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는 중이라는 것을.
회사에서 일을 한다고 하지만 거래처 직원과 그렇고 그런 관계라는 것은 이미 확인이 끝났다.
‘어휴.’
이혼 생각을 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를 생각해서 참았다.
그래도 생활비 가지고 장난질을 치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니가 그래봐라.’
윤경미는 슬슬 나쁜 마음을 품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데 자신이라고 가만히 있고 싶지는 않았다. 괜히 억울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바람을 피우고 싶어도 겁이 났다.
무엇보다 아무하고나 뒹굴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오늘,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이 있었다.
‘멋있었지.’
강지건.
검녀 헬스클럽의 관장인 진매령과 아는 사이이다. 야은설이란 회원을 통해 알게 된 인맥이라고 했다.
더구나 라다와도 친한 남자.
얼마 전에 기사에 뜬 강지건의 사연은 연민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자신이 아는 청년이 남모를 아픔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이 마음을 흔들었다.
그런데 웃통을 까는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다.
‘운동 정말 열심히 한 거 같은데. 게임도 열심히 한 모양이고.’
그냥 게임만 하고 놀았던 수준이 아니었다.
프로게이머가 될 정도로 게임을 잘 했다.
더구나 몸도 엄청나게 단련했다.
윤경미의 눈에는 성실하게 살았던 흔적으로만 보였다.
절망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삐뚤어지거나 사고 치지도 않고 훌륭하게 성장한 남자였다.
‘아아.’
윤경미는 상상을 해보았다.
단단한 근육을 안아보고 싶었다.
‘안기면 어떤 느낌일까?’
손이 절로 팬티속으로 들어갔다.
벌써 젖어 물소리가 찌걱찌걱 났다.
‘으응. 안아줘.’
윤경미는 손을 멈추지 못했다.
다음 날, 강지건은 또 다시 운동을 하러 갔다.
최대한 영상을 많이 뽑기 위해서였다.
‘오늘은 뭘 할까?’
운동 콘텐츠를 쭉쭉 뽑을 필요가 있었다.
“오늘은 댄스로 하죠.”
진매령은 즐거운 다이어트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주인님이 파트너 역할을 해주세요.”
“알았어.”
잠시 뒤, 강지건을 뒤에 세워주고 진매령이 촬영에 들어갔다.
영업시간이 끝난 뒤였지만 촬영을 구경하러 남은 사람들은 집중해서 보았다.
방청객이 따로 없었다.
“일단 즐거운 다이어트를 하려면 활동적으로 변하는 게 좋죠. 걷기가 아무리 효과가 괜찮다고 해도 마냥 걷는 거 솔직히 지겹잖아요?”
“맞아요!”
“지겨워요!”
음악을 들으면서 걸어도 지겹다. 효과를 보기 위해 수십분을 걷는 것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일상이 되지 않으면 일부러 챙기기가 쉽지 않다.
“사실 다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쉽지는 않죠. 취미 붙이기도 힘들고 또 시간 내기 힘들 때도 있고. 어쨌거나 오늘은 친구와 할 수 있는 걸 소개해볼까 해요. 사교 댄스죠.”
강지건이 섰다.
진매령이 앞에 서서 자세를 잡았다.
춤을 본격적으로 배운 것은 얼마 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초인인 두 사람에게 댄스를 배우는 것은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안정적인 자세에서 진매령이 움직이며 설명을 한다.
강지건은 물 흐르듯이 맞춰주었다.
“저기요!”
그때였다.
도중에 끼어든 사람이 있었다.
윤경미였다.
“네?”
“저도 한 번 해봐도 되나요?”
“물론이죠. 나와주세요.”
윤경미는 설레는 마음으로 강지건 앞에 섰다. 그리고 손을 마주 잡는 순간 몸이 찌릿찌릿해지는 기분이었다.
‘아아.’
억센 손에서 느껴지는 남성미.
흥분하고 있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자세를 잡았다.
“자, 그럼 움직여볼까요?”
진매령이 박수를 치며 박자를 맞춰주었다.
천천히 흐르는 박자에 윤경미는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흐응?’
윤경미가 흥분했다는 사실은 이미 초감각으로 파악하고 있던 강지건이었다. 하지만 함부로 건드렸다가는 안 좋을 수 있으니 참고 있었다.
‘흥분했네. 나한테 안기고 싶다 이거지?’
강지건은 내색하지 않으려는 윤경미에게 맞춰주었다.
‘툭 건드리면 넘어올 거 같은데 어떻게 할까?’
아무리 흥분했다고 하더라도 함부로 하다가는 좋지 않을 수 있었다.
‘일단 알아가는 게 좋겠지.’
강지건은 서두를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춤을 다 추고 나서 윤경미는 흥분한 상태로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촬영은 얼마 뒤에 끝났다.
정리를 해야 하는 시간, 회원들이 하나둘 나가고 있었다.
이에 강지건은 준비시켜둔 음료수를 돌리기 시작했다.
“이거 하나씩 드세요.”
“어? 이게 뭔가요?”
“감사해서요. 저번에 주신 것도 있고요.”
비타민 드링크를 돌렸다.
받는 사람도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잘 마실게요.”
한 명씩 나눠주며 드디어 윤경미의 차례가 되었다.
강지건은 슬쩍 건네주며 눈을 바라보았다.
약 1초.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눈을 마주치며 건네주었다.
윤경미의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이 감각에 느껴졌다.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아니요, 제가 고마웠어요. 갑자기 해보고 싶어서 끼어든 건데.”
“배우고 싶으시면 관장님한테 말씀드려보세요.”
“그럴게요.”
“그럼.”
짧은 인사와 함께 그렇게 돌아섰다.
‘퀘스트 설정. 윤경미 함락.’
- 퀘스트가 설정되었습니다.
강지건은 윤경미를 안기로 했다.
지구에서 생활하거나 다른 세계에서 활동하는 것 외에 강지건은 항상 여자들을 안았다.
검녀들은 물론 이제는 카리아 기사단의 여인들도 안아주었다.
서번트들을 매일 같이 상대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흐양!”
진매령은 강지건의 품에서 소녀처럼 울부짖었다.
‘나 어려진 느낌이야.’
강인한 강지건의 품에선 항상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나이를 잊었다.
‘사랑스러운 분.’
푸푹!
“흐우엥!”
진매령은 한껏 사랑을 즐겼다.
땀이 진득하니 흐를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고 강지건의 대물을 받아들였다.
“좋았어?”
“네, 행복했어요.”
한바탕 하고 난 뒤에 진매령은 강지건의 품에 안겨 숨을 골랐다.
“그런데 윤경미한테 관심 있으세요?”
“응, 나랑 잘 생각 있어보였잖아. 그리고 퀘스트도 있고.”
“그렇군요. 그래도 조심하셔야 해요. 다른 회원들이 보면 나쁜 소문이 퍼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거야 당연하지. 매령이 한 번 자리를 만들어보는 건 어때?”
“그럴까요?”
“그래. 난 데뷔 준비를 할 테니까. 매령이 알아서 진행해줘.”
“네, 걱정 마세요.”
진매령은 환하게 웃으며 입술을 내밀었다.
모이를 바라는 아기새 같았다.
강지건이 살짝 키스해주자 자지러지게 웃었다.
강지건은 데뷔 준비를 위해 라다를 돕기 시작했다.
그 사이 진매령은 윤경미를 살피며 기회를 보았다.
“언제 또 촬영하나요?”
관심 없는 척 촬영 일정을 물어보는 윤경미였다.
“요즘 하는 일이 있어서 당분간 힘들데요.”
“무슨 일인데요?”
“그건 비밀이에요. 후훗.”
“아하, 그렇게 말하니까 더 궁금한데.”
잡담이 이어진다.
회원 관리는 중요했다.
더구나 윤경미는 대기업 부장의 아내였다.
“그런데 오늘 저녁은 뭘 드실 건가요?”
“뭐가 좋을까요?”
먹는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그때 윤경미가 슬쩍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관장님은 연애 안 하세요?”
“좋아하는 사람이 있긴 있어요. 그런데 경쟁이 심해서 좀.”
“아, 그건 괴롭죠. 그냥 관장님 좋아해주는 사람 택하세요. 안 그러면 힘들어요.”
“네, 그럴게요.”
“그런데 오늘 저녁에는 그럼 여기서 드실 건가요?”
“네, 도시락.”
“아휴, 안쓰러워서 어째요?”
“몸매 관리를 위해서 하는 거니까요. 괜찮아요.”
“그러지 말고 함께 식사하는 건 어때요?”
윤경미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음, 그럴까요?”
그때 다른 아줌마들도 끼어들어서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다.
진매령은 관장이기에 자리를 비웠을 땐 야은설이 직접 회원 관리를 했기 때문에 관리의 공백 따윈 없었다.
아줌마들과 윤경미의 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고기와 야채를 잔뜩 샀다.
“오늘은 제가 실력을 보여드리죠.”
“기다할게요! 관장님!”
친목을 다지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