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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우승 그리고...
“안녕하세요. 우선 논란으로 팬 분들의 마음을 심란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 아님.
> 누가 라다 욕함?
> 님 잘못 한 개도 없으니 사과 노노.
팬들은 일단 실드를 쳐주었다.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이번에는 확실하게 얘기를 들었습니다. 부모님과의 관계도 다 밝힐 예정이고요.”
> 그것이 궁금하다!
시청자 수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라다의 팬들은 물론 강지건을 아는 사람들 그리고 프로게이머 팬들까지.
500만을 넘는 위튜브 채널을 가진 주인의 과거사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많았다. 더구나 얘기를 하는 사람은 빌보드 차트 1위곡을 만든 작곡가였다.
“이건 진짜. 저도 듣고 좀 마음이 아팠어요. 원래 뭔가 아픔이 있는 친구라는 건 알았는데.”
라다는 연기를 하며 우울한 분위기를 조장했다.
그리고 차분한 목소리와 함께 강지건의 과거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강지건의 부모는 이혼했다.
이후 서로 각자 가정을 꾸렸다.
강지건의 존재는 이들에게 짐과 같았다. 실제로 짐짝 취급을 받았다.
이렇게 지냈던 이야기는 좀 더 디테일하게 알려졌다.
청소년기에 게임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데요. 그나마 돈을 모아서 중고 컴퓨터로 무료 게임을 돌리는 게 전부였다고 하니까.”
> 게임을 잘하게 된 이유가 이렇게 슬프다니.
> 젠장 대체 무슨 싸움을 해온 거냐고.
할아버지가 죽은 뒤, 얼마 되지 않는 생활비는 친구들과 어울리기에는 터무니 없이 부족했다.
뭔가 배울 돈도 없었다.
아끼고 아껴서 컴퓨터를 샀고 무료 게임을 했다.
그 무료 게임이 바로 전설이었다.
“그러더라고요. 게임 안에서는 현실의 재산이나 가족 관계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고. 그냥 실력 앞에 모두 평등한 게 좋았다고요.”
> 맞는 말이지.
> 아으.
> 젠장 누가 물 뿌렸어? 왜 잘 안 보여?
“그러다 군 입대를 앞두고 부모님에게 용기 내서 전화를 했데요.”
하지만 강지건의 부모들은 말했다.
“이제 성인이니까 알아서 하라고. 생활비도 벌어서 쓰라고 그랬데요.”
> 어?
> 뭐?
“입대 하던 날 부모의 배웅을 받지도 못했데요. 편의점에서 컵라면에 김밥 먹다가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 씨발.
> 뭐야.
> 실화냐?
> 와 나.......
“그래도 군대 생활을 하다가 첫 휴가를 받았을 때 부대를 나오고 나서 갈 곳이 없었다고 해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연락해봤는데 그랬데요. 알아서 잘 지낼거라 믿는다고요.”
> 헐.
“성인이니까 알아서 하라고 그랬다네요. 그때 3시간만에 복귀했데요. 부대 근처에서 차타고 번화가로 나가서 피자 하나 사들고 복귀했데요.”
> 첫 휴가 3시간 컷.
> 와....
채팅창이 느려지더니 멈췄다.
“이후 휴가 안 나갔다고 그러더라고요. 나갈 이유가 없다고. 나가봐야 어디 갈 곳도 없고. 그게 또 서러웠데요. 차라리 진짜 고아라면 입대할 일도 없었을 텐데. 부모가 멀쩡히 살아있으니 입대는 피할 수 없었다네요.”
침묵이 이어졌다.
다들 라다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다.
어느새 라다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울먹이면서 간신히 얘기하는 중이었다.
“정말 불쌍해요. 그래도 부모가 진 빚이니 자기가 나중에 다 갚겠다고 하더라고요.”
> 그럼 왜 본인이 얘기 안 한 거임?
“지금 충격 받아서 제 정신이 아니더라고요. 저랑 얘기할 때도 횡설수설하고. 술 마시고 뻗었어요.”
> 개충격.
“어쨌거나 자식을 짐짝 취급했으면서도 빚도 하나 제대로 관리 못하고 자식에게 민폐 끼친 분들에게 한 마디 해주고 싶네요. 그렇게 살지 마세요.”
> 진짜. 맞는 말이지.
> 사실이라면 진짜 이런 거 가지고 괴롭게 하면 안 되는 거지.
채팅창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강지건의 이야기는 뉴스를 탔다.
여론은 순식간에 뒤집어졌다.
며칠 뒤, 강지건의 부모가 진 빚을 받으러 찾아온 이들에게 라다는 한푼도 깎지 않고 돈을 다 주었다.
대신 차용증을 제대로 챙겼다.
빚을 넘겨받았다는 것을 변호사를 통해 확실히 처리했다.
모두 확실히 강지건의 부모들이 만들어낸 빚이었다.
“많이도 빚졌네.”
“그냥 빚더미네요.”
“라다.”
“네?”
강지건은 이를 갈았다.
“추심해. 가지고 있는 거 다 털어.”
“네.”
“감히 내 돈 먹고 편하게 살 생각을 하지도 못하게 만들어.”
강지건은 이를 갈았다.
일단 자신을 짐짝 취급하던 부모들이 이런 식으로 뒤통수 친 것이 화가 났다.
얼얼했다.
‘천륜이고 나발이고. 각자 갈 길 가자고 했으면 조용히 갈 것이지.’
만약 강지건이 청소년기에 억하심정을 가지고 사고를 치고 다녔다면?
부모에게 책임을 지라는 사람들이 줄을 섰을 것이다.
그러면 새로 꾸린 가정이 파괴 되고도 남았다.
방법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참았다.
남는 게 없는 일이었으니까.
만약 강지건에게 힘이 없었다면 지금쯤 어딘가의 공장에 틀어박혀 일만 했을 것이다. 그러다 부모의 빚을 갚으라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쫓겨 다녔을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배후는?”
“알아냈어요.”
라다는 인맥이랄 게 없는 것 같았지만 있었다.
자신의 노래를 불러 세계적인 스타로 우뚝 선 데보라 콜과 포스타였다.
이들이 가진 영향력은 상당했다.
당연히 언론 쪽에 연줄이 있었고 부탁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배후를 알아다 주었다.
데보라의 다음 곡을 써주겠다는 약속 하나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었다.
“OP 그룹 총수 일가의 진태성이라고 하네요.”
“역시 그 인간이었나.”
자신에게 접근했던 남자의 이름이 나오자 조용히 듣고 있던 서주희가 움찔했다.
“네 잘못 아니야.”
“하지만.”
“아니라는데 말대꾸야? 혼나야겠네.”
엉뚱한 것으로 꼬투리 잡으며 서주희를 혼냈다.
대물로 엉덩이를 팡팡 때려주었다.
“흐윽!”
찰싹.
손으로 엉덩이를 계속 때려주니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뭘 잘못했어?”
“아니라고 했는데 말대꾸 한 거 잘못했어요!”
“그래, 잘 아네. 내가 아니라고 하면 아닌 거야. 알았지?”
“네.”
“좋아. 호오.”
엉덩이를 때리던 것을 멈추고 어루만져주었다.
고통과 쾌락 속에 서주희는 부르르 떨며 더욱 엉덩이를 흔들었다.
서주희를 힘껏 혼내준 다음, 강지건은 본론을 꺼냈다.
“OP 그룹을 눌러줘야겠어.”
“어떻게 할까요?”
“일단 돈을 벌어야지. OP그룹을 망하게 해보자고.”
“그게 목표인가요?”
“그래, 돈 믿고 지랄하는 놈들이니까 돈을 못 벌게 해줘야지. 다 빼앗을 거야.”
죽이는 건 너무 쉬웠다.
“죽여봐야 포인트도 안 나와. 아 대신, 화나니까 누가 가서 좀 패주고 와.”
“제가 갈까요?”
야은설이 나섰다.
“그래, 바람 좀 맞혀라.”
“걱정 마세요.”
야은설이 살벌하게 웃었다.
늦은 밤, 진태성은 클럽을 나섰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클럽에서 종종 놀았다.
신나게 놀다 괜찮은 여자를 보면 찍었다.
그렇게 원나잇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여자 둘을 양 옆에 끼고 주차장으로 향할 때였다.
퍼억!
갑자기 진태성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코는 뭉개졌고 피가 터져나왔다.
“꺄악!”
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경호원들이 대번에 달려왔다.
하지만 근처에는 아무도 없었다.
퍽퍽퍽퍽!
마치 투명인간에게 구타 당하는 것처럼 진태성은 몸을 떨었다.
우직.
가슴뼈가 부러지고 얼굴이 엉망이 되었다.
처참한 몰골이 되었다.
“으아아아악!”
그러다 무릎이 박살났다.
하지만 구타를 한 존재는 없었다.
기상천외한 일에 경호원들은 혼이 나간 얼굴이었다.
“도련님을 지켜!”
“몸으로 막아!”
퍼억!
그제야 경호원들이 구타 당했다.
하지만 경호원들도 무사할 순 없었다.
보이지 않는 존재에 의해 계속해서 구타당했다.
여자들은 이미 도망갔고 주차장에는 엉망진창으로 망가진 진태성과 경호원들이 쓰러져 있을 뿐이었다.
“흥.”
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야은설이 시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감히 주인님을 음해해?’
초능력을 이용한 구타였다.
바람의 힘.
떨어져 있었어도 초능력을 이용하는 것에는 문제없었다.
증거도 증인도 남지 않는 폭행 방식이었다.
‘일단 돌아가야지.’
야은설은 유유히 자리를 벗어났다.
폭행의 현장을 지켜본 사람들은 꽤 있었지만 하나 같이 범인을 볼 수 없었다는 증언만 나오는 미스터리가 되었다.
OP 그룹은 발칵 뒤집혔지만 범인을 추정하는 것에는 실패했다.
며칠 지난 뒤, 강지건은 제타스 연습실로 향했다.
프런트에서는 제발 연락 좀 해달라고 했었지만 다 씹었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폐를 끼쳤습니다.”
“아닙니다. 그런 사연이 있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프런트에서는 일이 잘 풀린 덕분에 더 이상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한 때는 원망하기도 했지만 일이 잘 수습되었으니 그냥 좋게 넘어가려고 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더구나 강지건이 미안한 표정으로 사과하고 있었다.
힘없는 모습.
다들 안쓰러운 감정에 말을 제대로 못 꺼냈다.
“힘든 일 있으면 말씀하세요. 최대한 돕겠습니다.”
단장까지 찾아와 회식하라며 카드를 맡기고 갔다.
기분이 나쁠 땐 맛난 것 좀 먹고 기운 내야 한다는 것.
“그럼 피자 먹죠.”
“괜찮아요?”
“네, 저 피자 좋아해요.”
강지건의 말에 다들 웃었다.
첫 휴가에 피자 사들고 복귀했다는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1인 1피자.
한 번에 수십만원이 나가는 지출이었지만 단장의 카드로 하는 주문이기에 다들 부담없이 제일 먹고 싶은 것들을 시켰다.
피자에 대한 선호가 별로인 이들은 그냥 가장 비싼 걸 시켰다.
그렇게 피자 파티를 하고 강지건은 일찍 퇴근할 수 있었다.
‘방송을 좀 해야겠어.’
강지건은 인터넷 방송을 오랜만에 켰다.
그러자 사람들이 구름 같이 몰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