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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우승 그리고...
델의 기사단을 이끌고 싶다는 소원이 이루어졌다.
아켈이 부탁했다는 이야기에 감사하는 마음도 생겼다.
‘주군을 위해서 강한 기사단을 만들어야지.’
보답하는 길은 오직 강지건이 원하는 일을 이뤄주는 것.
‘모든 것은 주군을 위해서.’
삶의 목표가 바뀌었다.
이제는 강지건이 삶의 목표가 되었다.
‘짜릿해.’
진정한 기사가 된 느낌이었다.
초능력까지 얻었으며 초월의 날개를 생각하면 매번 신나고 전율이 일었다.
‘일단 육문공부터 가르쳐야지.’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바로 몸이었다.
육문공을 기초로 하여 몸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시작할 생각이었다. 아울러 강지건이 사는 세상, 지구에서 구해온 여러 가지 헬스 관련 서적들을 바탕으로 짜낸 트레이닝을 더할 생각이었다.
그냥 한 마디로 빡세게 굴릴 계획을 계속해서 세우고 있었다.
얼마나 힘든 날이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여인들은 강지건 옆에 붙어있었다.
한편, 강지건이 네이가에 가있는 동안 사건이 터졌다.
- 유명 프로게이머의 부모! 막대한 빚 갚지 않아!
- 프로게이머 집안의 빚투!
- 피해자들의 절규. 빚투 이대로 괜찮은 걸까?
갑자기 기사가 떴다.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강지건의 부모가 빚을 갚지 않아 소송을 당했다는 이야기였다.
“뭐 이런 개 같은 일이?”
스프링 시즌 우승을 달성한 뒤에 터진 뉴스는 임팩트가 있었다.
물론 세간에서도 주목을 하긴 했다.
> 쯧쯧, 하여간 게임하는 놈들은 제대로 된 놈들이 없어.
> 이건 또 누구야?
> 강지건?
강지건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를 본 라다의 눈에 불똥이 튀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이죠?”
야은설도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누군가 주인님을 음해하고 있어.”
“그럼 이게 사실이 아니란 건가요?”
“그건 아닐 거야.”
라다는 이를 갈았다.
‘빚을 지긴 했겠지. 노린 것이든 뭐든.’
중요한 것은 부정적인 의견이 퍼지기 전에 막는 것이었다.
라다는 바로 인터넷 방송을 켰다.
현재 강지건의 폰으로 계속해서 연락이 오고 있었지만 강지건이 없기에 연결은 불가능했다.
라다는 받을 생각도 하지 않고 방송을 통해 입장을 발표하기로 했다.
“오늘 제 친구의 뉴스가 떴네요. 연락도 많이 오고 난리가 났어요.”
> 어케 된 일임?
> 님 그 친구 버려요. 지지임.
> 라다님 빨리 피하셔야 합니다.
라다의 팬들은 강지건 때문에 똥물이 튈까 두려워했다.
“친구를 버리라는 분들은 일단 다 퇴장.”
옆에서 지켜보던 야은설이 잽싸게 퇴장시켰다.
“일단 친구는 지금 충격 받아서 방에서 안 나오고 있어요.”
> 헐. 뭔 충격?
“다 이유가 있어요. 사실 제 친구는.......”
강지건의 가정사가 라다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저도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부모님과 얼굴을 마주한 적은 물론 연락을 한 일도 손에 꼽을 정도라고 했어요. 부모의 빚을 모른척했다거나 그런 음해는 솔직히 멈춰주었으면 합니다. 사실이 아니니까요.”
> 헐. 그런 사정이?
> 구라 같은데.
> 증명가자.
“증명은 당장 어려우니 됐고 일단 받아야 할 빚이 있다는 분들 채권 가지고 오세요. 제가 살게요.”
> 잉?
> 뭐임?
“제가 대신 갚을 테니까 그 채권 다 가져오시라고요. 돈 받고 싶어서 이 난리 친 거잖아요. 가져와요. 안 가져오고 떠드는 분들은 돈 받을 생각 없는 걸로 알겠어요.”
강지건에 대한 여론이 더 악화되기 전에 라다가 먼저 받아냈다.
돈?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돈은 라다도 많이 벌고 있었다.
현재 라다가 작곡한 곡을 부른 데보라 콜은 빌보드 1위를 찍으며 맹렬히 인기몰이중이었다.
세계적인 탑스타로 우뚝 섰다.
현재 계좌에 있는 돈으로 채권을 다 못 산다고 해도 문제가 아니다.
이미 빌보드 1위곡을 뽑아낸 라다였다.
데보라 콜의 소속사인 포스타에서는 계속해서 다른 곡을 계약하자며 몸이 달아오른 상태였다.
돈 좀 빌려주면 곡을 주겠다고 하면 얼씨구나 하고 빌려주고도 남았다.
“돈 받고 싶으면 그 차용증 다 가져와요. 변호사한테 검사 받고 문제 없으면 제가 다 살 테니까.”
라다의 발언은 금방 기사화되어 속보를 타기 시작했다.
누군가 시작한 언론플레이는 중간에 막혀버렸다.
이유는 간단했다.
라다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작곡가였으며 인기인이었다.
세계적인 명성이 있는 사람이 친구를 위해 지갑을 열었다는 사실은 기사화하기 좋은 미담이었다.
클릭수에 미친 기자들 혹은 아르바이트 기자들은 라다의 뉴스를 있는 대로 찍어냈다.
하루가 지나고 강지건은 돌아왔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자세히 얘기해드릴게요.”
강지건은 폰을 살피길 포기하고 일단 얘기부터 들었다.
“기가 막히네.”
부모의 빚 문제가 갑자기 뉴스를 탔다는 것부터가 이상했다.
“그래 누가 한 건지 알아냈고?”
“지금 조사 중이에요.”
“그래, 배후를 찾아내. 그거 일단 퀘스트로 올린다. 퀘스트 설정, 날 음해하려는 배후 찾기.”
- 퀘스트가 설정되었습니다.
눈이 돌아가자 퀘스트 슬롯에 대한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누군지 걸리기만 해봐.’
아무리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라지만 이상한 일이라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강지건이 프로게이머라고 해서 이렇게 갑자기 뉴스를 탈 일은 아니었다.
빚투 문제가 논란거리라 하더라도 엄청난 유명인 혹은 연예인이 아닌 이상 사람들이 관심 가지지도 않았다.
기사가 나와도 욕이나 몇 마디하고 넘어가는 수준.
강지건이 아무리 충격적인 데뷔를 한 프로게이머라고 해도 리그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게임계 그리고 청소년 사이에서나 큰 사건이지 보통 성인들은 신경도 안 쓸 사람이었다.
게임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기껏해야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전설적인 선수 뮤즈의 이야기나 관심을 좀 가질 정도다.
그런데 대대적으로 뉴스를 타며 포털 사이트 메인에 기사가 걸렸다.
이건 여간해서는 있기 힘든 일이었다.
대한민국 이스포츠팀이 세계 대회에서 우승해도 메인에 걸릴까 말까한 수준이다.
워낙에 다른 뉴스가 많아서 이스포츠 이야긴 뒤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의심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돈을 얼마나 많이 빌린 거야?’
아직 돈을 받겠다고 연락 온 사람이 없어 정확한 빚의 규모를 추정할 순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있었다.
“라다, 그 인간들이 빚을 더 낼 수 있으니까 일단 채권을 사서 대신 추심을 해. 내가 하면 욕 먹을 테니 라다가 그쪽으로 진행해줘.”
“네.”
“그리고 기왕이면 내 얘기도 라다가 직접 해줘. 난 그냥 조용히 있을게.”
“그러시겠어요?”
“응, 내가 나서봐야 좋을 거 없으니까.”
아무리 부모가 잘못했다고 해도 자식이 비난하고 나서면 또 의견이 반반으로 갈라질 수 있었다.
자식이 부모를 욕하는 것도 나쁘다고 말할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논리적으로는 잘못을 한 부모가 욕을 먹는 게 맞지만 세상일은 논리만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사람들의 감정이 논리를 누르고 앞서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그런데 그렇게 해도 욕할 사람은 욕하지 않을까요?”
“어차피 부정적인 여론은 다 차단할 수 없어. 그냥 내가 나서지 않는 게 최소화하는 길이지. 그리고 빚도 라다가 갚겠다고 했잖아. 일단 나도 열심히 해서 갚을 거라고 했다는 것도 같이 말해줘.”
“네.”
“그럼 부탁할게.”
강지건은 라다가 풀어야 할, 자신의 가슴 속에만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서럽던 나날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자 짜증이 어마어마하게 샘솟았다.
“실패했습니다.”
“뭐야?”
“죄송합니다.”
강지건을 빚투 문제로 흠집내려 한 것은 서주희를 좋아하는 진태성이었다.
OP 그룹의 힘을 통해 언론을 이용해 강지건을 묻으려 한 것이었다.
“대체 뭐가 문제였지?”
“강지건의 친구인 라다 갈킨이 문제였습니다.”
“라다? 그 작곡가?”
“네, 본인이 빚을 모두 갚아주겠다고 선언하면서 분위기가 묘해졌습니다. 비난하는 여론보다는 라다를 칭송하는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친구를 위해 시원하게 지갑을 연 라다는 의리의 대명사가 되었다.
혹은 연인 사이가 아니냐는 말이 있었지만 이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친구든 연인이든 가까운 사람의 빚을 대신 갚겠다고 나선 것은 분명 미담이었으니까.
부정적으로 흐를 뻔한 여론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긍정적인 흐름으로 이어가버린 것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강지건과 부모를 욕하는 뉴스를 계속 작성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여론의 관심은 과연 라다가 정말 빚을 갚아줄 것인가에 있었으니까.
“그럼 빚을 늘리면 안 될까?”
“저쪽에서는 변호사를 고용할 예정입니다. 잘못하면 뒤를 밟히게 됩니다.”
“으음. 어쩔 수 없지.”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가기로 했다.
일이 제대로만 풀렸으면 강지건은 사죄 방송을 하고 휴식기를 가지든 뭘 하든 물러나게 되었을 것이다.
프로게이머?
팀에서도 방출하거나 그냥 출전시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팀에서 방출 당하고 인터넷 방송을 쉬게 되면?
강지건은 백수였다.
지금까지 알아낸 바에 의하면 강지건이 하는 일은 별 거 없었으니까.
여러 사업체가 강지건의 이름으로 되어 있었지만 라다나 진매령이 외면한다면 다 망할 사업으로 보고 있었다.
그런데 라다의 반응은 너무나 의외였다.
돈 문제가 엮이면 친하던 사람과도 벽을 쌓는 게 보통이었다.
‘일만 제대로 풀렸어도.’
아쉬움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강지건이 프로게이머 활동을 못하게 되고 방송까지 쉬게 된다면 서주희와의 관계도 끝날 거라고 생각했었다.
‘다음에는 뭐로 조져볼까?’
하지만 무기는 아직도 많았다.
유명인들은 의외로 뉴스에 약했다.
가짜뉴스라도 자주 나오게 되면?
명성에 금이 가기엔 충분했다.
자꾸 안 좋은 뉴스가 나오면 ‘혹시?’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다.
나중에 가서 가짜 뉴스였다는 게 밝혀져도 소용없었다.
사람들은 가짜 뉴스였다는 사실에는 크게 주목하지 않는다.
그냥 언론에서 시끄럽게 떠들면 ‘이런 일이 있었네?’하고 그것만 보고 지나간다.
자세히 알아보는 경우보다 그냥 보고 지나가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강지건이 이러한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그만큼 체급이 높아야 했다.
명성도 급이 다른 수준이 되면 가짜 뉴스에도 잘 안 흔들리게 된다.
오히려 가짜 뉴스를 뿌린 쪽에 역풍이 분다.
슈퍼스타가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익에 빨대를 꽂은 소속사와 관계자들이 가만히 두고 보질 않기 때문이다.
“일단 잠시 조용히 지내지.”
“네.”
“그리고 일이 어떻게 풀리는지 알아보고.”
“네.”
진태성은 일단 관망하기로 했다.
> 라다가 중요 방송을 한다고 함.
> 그런데 강지건 이 자식은 왜 안 나오고 자꾸 라다를 내세움?
> 여자 뒤에 숨는 건가?
> 겁쟁이 자식.
> 야, 각도기 챙겨라.
> 일단 라다 얘기 듣고 판단하겠다.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라다가 중대 발표를 하기로 한 시간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