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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시 포프스
네이가, 카리아 가문의 장원.
체시 포프스는 육문공을 수련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했다.
‘좋아. 너무 좋아.’
육문공은 쉬웠다. 마력 재능이 없는 체시가 익혀도 별 문제 없을 정도로.
그렇기에 더욱 매달렸다.
‘조금이지만 나아지는 게 느껴져.’
마나를 다루는 감각이 조금씩 섬세해지는 게 느껴졌다.
보통이라면 느끼기 힘들었겠지만 마나가 두 배로 늘어난 상태였던지라 가능했던 일이었다.
가지고 있는 마나를 다루는 것이 더욱 초점을 두며 육문공을 수련했다.
아울러 운동을 시작했다.
‘탄탄한 몸.’
슬쩍 조금 떨어진 곳에서 수련하는 델을 보았다.
레깅스와 달라붙는 티셔츠를 입은 델의 모습은 멋지게만 보였다.
여인으로서의 굴곡은 물론 탄력이 넘치는 근육들이 함께 숨쉬는 완벽한 조화.
‘주인님을 기쁘게 하려면.’
또한 강지건에게 도움이 되려면 지금보다 더 건강해져야함을 느꼈다.
‘일을 많이 하려면 체력이 중요해.’
뭐든지 기본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체시는 체력 운동에 매진했다.
“자, 먹어.”
운동을 하고 나면 델과 함께 전투식량을 나눠먹는다.
트럭에 잔뜩 쌓여있기에 몇 개고 마음대로 꺼내먹는 게 가능했다.
“나쁘지는 않네요.”
빵만 잔뜩 먹던 시절에 비하면 상당히 나아진 식단이었다.
“식사 끝나고 사격 훈련.”
“네.”
강지건이 주고 간 무기들은 소총과 권총 유탄 발사기 중기관총등 다양했다.
탄약도 잔뜩 있었다.
이 무기들의 장점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가까이에서 쏘면 아이도 성인을 죽일 수 있었다.
허접한 검술로는 어떻게 해보지도 못한다.
마나연공법을 익힌 기사나 아티팩트를 가진 사람들이나 대항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평범한 병사는 총을 이기기 힘들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준비된 사격장에서 총을 쏘기 시작했다.
타앙!
묵직한 50구경 권총이 델의 손에서 불을 뿜었다.
두 손으로 잡고 제대로 자세를 잡아야 할 것은 한 손만으로 다루는 델이었다.
능력이 되니까 가능한 짓이었다.
타앙!
빠르게 탄창을 비웠다.
50구경으로 쏜 것 답지 않게 표적지에 뚫린 탄착군은 가운데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것도 가운데를 중심으로 살짝 삐져나온 수준이지 그냥 계속 같은 구멍을 통과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였다.
“와아, 대단해요.”
“너도 나중에 할 수 있게 될 거다.”
“으으, 그랬으면 좋겠어요.”
체시는 권총사격을 하지 않았다.
소총이 주어졌다.
개머리판을 어깨에 대고 총을 잡고 조준하면서 쏘았다.
타앙!
몸에 묵직한 충격이 가해졌다.
표적지에 맞추지 못했다.
오기가 솟은 체시는 300발을 집중해서 계속 쏘았다.
사격 훈련 이후에는 또 먹었다.
먹은 다음에는 달리고 델과 함께 마나 수련에 들어갔다.
델은 아렉 백작가의 마나연공법을 수련했다.
스킬로 익힌 것들은 자동으로 수련이 되니 대지의 마나를 이용한 마나연공법만 따로 수련하면 그만이었다.
‘좋다.’
대지의 마나를 이용해 수련을 할수록 초능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었다.
미미하지만 확실히 도움이 되는 수련이었다.
‘이걸로 좀 더 강해질 수 있으면.’
마수 사냥에서 큰 공을 세울 수 있었다. 카이라 가문을 기사가 아닌 황제 가문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주인님.’
강해지는 기쁨과 함께 강지건을 애타게 찾는 물이 은밀한 균열에서 흘러나왔다.
기쁨의 물이었다.
흥분한 델은 스스로를 위로하기 시작했다.
‘주인님.’
그때 체시가 사격을 마치고 들어오고 있었다.
“아앗! 잠시 기다려주세요!”
옷을 훌러덩 벗은 체시는 냉큼 달려와 델에게 붙었다.
“응?”
“제가, 제가 도와드릴 게요. 이렇게 하면 되죠?”
체시의 레깅스를 아예 벗겨버린 뒤 다리 사이에 고개를 묻었다.
델은 가만히 체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흠.”
부드러운 혀가 균열을 위로해주고 있었다.
열심히 물을 퍼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가슴이 간질거렸다.
균열이 작게 진동했다.
“어때요?”
“좋아.”
이미 한 번 경험했던 일이었다.
체시가 강지건에게 안겼던 날 서번트들과 함께 질펀하게 즐기며 서로를 애무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목적은 서로를 좀 더 빨리 느끼게 해서 자신의 차례가 빨리 오도록 만들려는 게 목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서로 뒤엉켜 즐겼던 서번트와 체시는 유대감을 쌓게 되었다.
무엇보다 체시는 이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중의 하나라고 여겼다.
또한 흥미가 많았다.
성적인 일에.
강지건이 좋아하는 일이니 체시도 좋았다.
이윽고 두 사람은 다리를 교차해 서로의 균열을 마주했다.
파이프라인을 만들기 위해 다리를 조였다.
“아흥!”
파이프라인을 맞추며 신음이 울려 퍼졌다.
‘또 저러고 있네.’
플레이오프 4강전 당일.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던 강지건은 자신을 감시하는 사람을 다시금 포착했다.
‘아는 척 말자.’
괜히 어설프게 건드려봐야 상대에게 경각심만 심어줄 거라 생각하고 강지건은 무시했다.
하지만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날 계속 자극하면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거야.’
마음속으로 서진남을 향해 경고를 날리며 제타스 연습실로 향했다.
아침 일찍 모인 제타스 선수들은 마지막으로 밴픽과 전술을 확인해보았다.
“지나치게 작전만 고집하지 말고. 완벽하게 상대를 낚는다면 좋겠지만 상대가 알아차리고 변화를 시도할 수 있으니까.”
“의외의 픽이 나오면 정석대로 일단 두드린다.”
이미 다 아는 사실이었지만 한 번 더 말해준다.
경기 도중에 당황했을 때 떠올릴 수 있게끔.
“안 풀린다고 막 던지지 마! 안 풀릴 땐 버티는 거야!”
“기회는 강선수가 만들어낼 테니까! 무조건 버티면 돼!”
강지건은 이번에 탑 라이너로 출전하게 되었다.
칼록은 자신이 뒤로 밀려나자 아쉬워했지만 인정해야만 했다.
‘나보다 더 잘 하니 원.’
탑라이너로서 할 수 있는 모든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이 현재의 강지건이었다.
2:1 싸움에서도 살아남는 것은 물론 상대를 둘 다 잡아내는 일도 종종 벌였다.
더구나 상대를 라인에서 압도하며 생긴 여유로 로밍까지 다니며 정글에서 압박을 넣는 플레이까지 능숙하게 해냈다.
어느새 강지건은 칼록의 이상향이자 목표가 되었다.
“우리가 더 강하다는 점을 잊지 마. 상대는 기복이 심해. 미드와 바텀은 그냥 무난하게 반반만 가면 이길 수 있어.”
“네!”
작전은 탑에서 상대를 터트리는 것이었다.
연습이 어느 정도 끝나자 경기장으로 향했다.
“안녕하십니까! 전설 한국 리그 4강전 두 번째 경기 이제부터 중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어제 정말 화끈했죠?”
“네! 대영이 3:0으로 원라이프를 압도적으로 잡아냈죠.”
“무엇보다 작년의 포스가 살짝 엿보이는 경기이기도 했습니다. 30분 전에 상대를 박살내며 그대로 밀어버렸거든요!”
“그게 대영의 무서움입니다. 초반부터 굴러가는 스노우볼을 확실히 굴려서 격차를 더 벌리죠.”
“스노우볼을 확실히 굴릴 줄 아는 팀이라 이거죠!”
“맞습니다!”
“그럼 오늘 경기는 어떻게 될 거라 생각하십니까? 예상 들려주시죠!”
중계진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활발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 오늘 제타스 망각
> 제타스가 카이저 바르지.
> 예전 카이저가 아니다. 이건 못 이긴다.
> 시즌 막판에 포스 못 봄? 오늘 카이저가 제타스 바름.
> 한국 사람이면 카이저 응원 합시다 예?
> 탈한국을 노리기에 제타스 응원.
> 뮤즈 폼 돌아왔더라. 오늘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 이렇게 잘하는 주전 놔두고 뻘짓한 거 보면 가슴이 터질 거 같았음.
채팅창에도 경기를 기다리며 수다를 떠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팀 카이저는 여전히 한국 리그 최고의 인기팀이었다.
때문에 경기를 보려는 시청자들의 숫자가 상당했다.
팀 카이저 선수들은 긴장을 풀기 위해서 자신들만의 루틴을 가져가고 있었다.
허나 중요한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긴장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후우.”
뮤즈는 탑과 정글 선수들을 보다 자신의 일에 집중했다.
음악을 들으며 생각을 비웠다.
그때 문이 열리며 서포터 포지션을 맡은 선수가 들어왔다.
“괜찮아?”
“네.”
코치가 등을 두드려주었다.
안색이 좋지 않았다.
긴장이 지나친 탓에 화장실에서 토하고 온 것이었다.
예민한 선수들이 있었다.
이런 선수들은 긴장과 압박감이 가장 큰 적이었다.
자신이 가진 실력의 반도 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었다.
기복이 심한 탑과 정글도 긴장감에 다리를 떠는 게 보였다.
저마다 긴장을 풀기 위한 행동을 반복했다.
마음이 안정될 때까지.
뮤즈는 이 모든 상황을 다 알면서도 잠시 방치했다.
‘내가 흔들려선 안 돼.’
현재 팀을 바치고 있는 버팀목이었다.
원거리 딜러를 맡은 선수가 그나마 긴장을 덜 해서 다행이었다. 경험이 많이 쌓인 원거리 딜러는 자신의 파트너인 서포터를 다독여주며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넌 그냥 나만 보고 움직여. 알았지?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거? 그냥 해. 나랑 잘 맞잖아? 실수해도 괜찮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네.”
궁합이 그럭저럭 잘 맞는 바텀듀오였다.
경험이 많은 베테랑 원거리 딜러와 예민한 신참 서포터는 나름 죽이 잘 맞았다.
경기 시간 10분 전.
이제 슬슬 일어나 나갈 시간이 되자 뮤즈는 음악을 끄고 일어났다.
“야, 니들 긴장했냐?”
“형.”
“그냥 평소 하던 대로 해. 뒤는 내가 봐줄 테니까.”
“네.”
“콜 잘 확인하고. 수상한 거 있으면 바로바로 알리고 알았지? 그것만 하면 되니까.”
“알았어요.”
“집중하자.”
말 몇 마디였다.
특별한 것도 없었다.
하지만 전설의 말에는 무게가 있었다.
탑과 정글러는 금방 안정을 되찾았다.
일시적인 효과였지만 경기 시작 전까지만 하면 될 일이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난 다음에는 정신없이 집중하게 될 테니까.
기분 좋은 시작이 중요했다.
경기장에 들어서자 뮤즈는 상대 선수들을 잠깐 볼 수 있었다.
‘저 선수가 나오네.’
강지건이 자리를 잡는 게 보였다.
상대팀을 살피던 뮤즈는 표정을 굳혔다.
‘탑?’
탑 라이너인 칼록이 보이지 않았다.
‘탑을 한다고?’
뮤즈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평소 강지건이 보여주었던 모습이 탑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하지만 데이터가 너무 없었다.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정글도 아니고 탑을 노린다 이거지?’
제타스의 작전이 눈에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