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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충이 아니지만 반박하지 않는다

‘벌써 26인분.’

상당히 긴 시간 동안 고기를 구워 먹었다. 그래도 유익한 순간이었다.

데보라는 라다에게서 많은 조언을 받을 수 있었으니까.

새로운 목소리 사용법은 데보라 자신에게도 충격이었다.

“당신의 성대는 좀 더 풍부한 소리를 낼 수 있어요. 물론 당장 무리하다보면 균형이 무너질 수 있으니까 조심해요. 균형이 깨지면 음색도 변하니까.”

보컬은 어찌 보면 관악기라 할 수 있었다.

좀 더 복잡하고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

살아있는 악기.

시간이 지나며 음색이 변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고장 나면 고치기도 힘들다.

“폐활량을 좀 더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게 빠르게 하면 밸런스 깨질 수도 있으니까 적당히 꾸준히. 알죠?”

“고마워요.”

운동한다고 무리하다가 이상해질 수도 있는 거다.

특히 서서히 강화되지 않고 갑자기 무리하게 되면 성대 결절이 올 수 있었다.

치료 이후에 음색이 확 변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간혹 어떤 사람은 더 좋아졌다고 하지만 이미 좋은 음색을 가진 사람에게는 불필요한 모험이다.

더 나빠질 확률도 무시 못 한다.

촬영이 끝났다.

데보라 콜과 헤어진 강지건은 라다와 야은설과 함께 서주희의 아파트로 향했다.

“어서 오세요.”

집에 들어서자 서주희가 알몸으로 인사해왔다.

“그러고 있었어?”

“네!”

해맑게 웃는다. 눈은 강지건을 살폈다.

연락을 받고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은 채 기다린 것이다.

“좋네. 마음에 들어.”

“감사해요!”

“그럼 상을 줘야지.”

거실 중앙에 선 강지건은 지퍼를 내렸다. 그러자 강아지처럼 다가와 덥석 대물을 무는 서주희였다.

“보고싶었어요.”

“뭐가? 날? 아니면 이거?”

“으응.”

대답을 않고 뺀다.

눈은 강지건의 얼굴을 살핀다.

‘일부러 이러네.’

보통이라면 곧바로 강지건을 보고 싶었다고 할 것이다.

섹스 파트너일 뿐이었다면 대물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주희는 이도저도 아닌 것처럼 대답을 끌었다.

망설였다.

모르는 척.

눈은 반응을 기다린다.

짜증과 분노를 내비치면? 확실히 기억해둘 것이다.

“바로바로 대답 안 하지? 벌 받아야겠다. 뒤돌아.”

“으응, 용서해주세요.”

“돌아.”

애원하면서도 신난 표정이다.

‘혼나는 건지 벌 받는 건지.’

짜악!

엉덩이를 때려주자 부들부들 떤다.

“흐윽!”

“잘못했어 안했어?”

“잘못했어요!”

“뭘 잘못했어?”

“대답이 느렸어요!”

“그래, 대답이 왜 느려! 내가 우스워 보여?”

짜악!

보통 사람이라면 때린 사람도 손바닥이 얼얼해질 정도였다.

하지만 아픈 것은 서주희 뿐이었다.

“윽!”

“다음부터 또 할 거야? 안 할 거야?”

“잘못했어요!”

“안 한다고는 안 하지?”

“잘못했어요!”

짜악!

플레이에 어울려준다.

그리고 마지막은 대물전기고문이었다.

“으그그극!”

서주희는 금방 오줌을 싸며 실신했다.

모든 것을 지켜보던 야은설은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얘기는 들었지만, 정말 저렇게 하는 게 즐거운 건가요?”

“응.”

“으응. 주인님 말이니 믿겠지만 솔직히 그냥 괴롭히려고 하는 말 같아요.”

이것이 마조와 살면 겪게 되는 또 다른 문제였다.

마조는 분노를 유발하고 결국 혼나려 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폭력이 어느 정도 사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조 성향이 하드 할수록 더욱 심해진다.

제3자가 볼 땐 그냥 연인을 학대하는 걸로 보일 뿐이다.

신고 들어가면 잡혀갈 수도 있다.

성폭행으로 재판을 받게 되면 무조건 유죄다.

마조가 아니라고 모든 진실을 토해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관계가 그리 깊지 않다면.

그리고 진짜 엄청난 마조라면.

상황을 컨트롤 하지 못하는 자를 더 이상 위에 두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마음이 식어버린다.

외면하고 피해자 행세를 하면 순식간에 죄인이 되어 감옥행.

하지만 강지건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보면 영락없이 학대로 보일 텐데.”

“괜찮아. 경찰 신고가 들어가든 뭘 하든.”

“하긴.”

지구 출신이기에 애정이 있지만 굳이 자신의 신분을 그대로 유지할 생각은 없었다.

지구에서의 명예나 현재 생활은 과거의 잔재였다.

평범한 인간이던 시절 꿈꾸던 것들.

해보지 못한 일들을 하며 퀘스트도 깨고 욕망도 해소하고 그런 것이었다.

마음만 먹는다면 단숨에 지구 정복도 가능한 강지건이었다.

지구는 이미 강지건의 관리 아래 놓인 상태였다.

마음만 먹으면 범죄 조직을 만들어 꿀꺽 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지 않는다.

‘지구는 내 놀이터니까.’

놀이터를 일부러 박살낼 이유는 없다.

무엇보다 포인트만 있으면 신분은 얼마든지 새로 만들 수 있다.

라다와 야은설 그리고 진매령에게 해준 것처럼.

“다 같이 놀자.”

라다와 야은설도 옷을 벗고 거실에서 어울렸다.

잠시 정신을 잃었던 서주희는 눈을 떴다.

앞에서 강지건이 라다와 야은설과 뒤엉켜 있었다.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날 거 같다.

그런데 그게 또 마음을 자극하며 기분 좋게 했다.

기분 좋은 아픔.

해방감.

이상한 일이었다.

상처입고 아프면서 해방감을 느끼다니.

하지만 이는 혼나지 않고 윽박질러지지 않고 기다리는 것에 지친 것이다.

어려서부터 엄격한 부모의 지도 아래에서 자랐다.

서주희는 평범했지만 집안은 평범하지 않았다.

항상 노력하라는 말을 들었다.

혼나기도 많이 혼났다.

항상 긴장한 상태로 지내며 언제 혼나나 기다릴 정도.

오히려 혼나고 난 뒤에 찾아오는 시간이 더 후련했다.

조용히 아픔을 감내하고 있는 동안에는 아무도 건들지 않으니까.

비록 말뿐인 훈육이라고 하더라도 상처를 받으면 아팠다.

눈물이 났다.

때로는 엄하게 혼나기도 했다. 시험 점수가 안 좋은 날은 특히 더 심했다.

별로 어려운 시험도 아닌데 실수해서 틀린 것이 있다며 혼난 적도 있었다.

그래도 어찌 자신을 추슬러 명문대에 입학했다.

혼신의 힘을 다한 것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겨우 한숨을 내쉬며 안도할 뿐 그리 칭찬해주지는 않았다.

부모님, 그리고 가족에게 명문대 입학은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평범하지 않은 성장 과정이 마조 회로를 구성하는데 일조한 것이었다.

압박감을 크게 느끼던 서주희는 강지건에게 모든 것을 맡기자 해방감을 느꼈다.

“주인님! 주인님!”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버림받고 싶지 않았다.

서주희는 달려가 강지건의 발을 빨았다.

이어서 닥치는 대로 애무하며 애정을 표현했다.

절대 질 수 없다는 마음뿐이었다.

아름다운 여자들에게 밀려버리면 자신을 봐주지 않을 것 같았다.

엄격하던 가족보다는 강지건이 더 좋았다.

초능력자에 자신을 잘 알아주었으니까.

“왔구나 귀염둥이?”

그리고 환히 웃으며 칭찬해주기도 했다.

강아지를 다루는 것처럼 머리를 쓰다듬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네!”

“좋아. 얼른 올라와.”

위에서 허리를 흔들던 라다를 밀어내고 자리를 내주었다.

서주희는 감격하며 올라탔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아, 저렇게 미녀를 밀어내고.’

자신을 반겨준 행동에 서주희는 눈물이 났다.

“왜 울고 그래?”

“행복해서요.”

“그래.”

푸욱.

결합을 하는 순간 쾌락이 밀려왔다.

‘아아, 좀 더 좀 더!’

쾌락을 갈구하며 허리를 흔든다.

쾌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서주희는 만족하지 못했다.

“으응! 주인님! 좀만 더! 좀 더!”

채워지지 않은 부분은 육체적인 게 아니었다.

정신적인 부분이었다.

꼬여버린 회로.

마조가 원하는 해방감.

혼나고 싶었다.

고통을 통해 고통을 기다려야 하는 불안에서 해방되고 싶었다.

지나친 행복은 오히려 불안하다.

언제 깨질지 모르니까.

그래서 행복이 깨지면 마음이 아프면서도 후련하다.

더 이상 깨질 게 없으니까.

잃을 게 없으니까.

모두 다 내던져버리고 싶어진다.

“이게 어디서?”

강지건은 뇌전을 일으켰다.

“으그그그그그그그그극!”

감전의 고통 속에서 서주희는 환희했다.

‘아아! 이거야!’

잠시 뒤 오줌을 질질 싸며 덜덜 떨었다.

강지건은 부드럽게 엉덩이와 등을 쓰다듬어주었다.

“자꾸 기어오르면 혼나. 알았어?”

“네, 주인님.”

‘메모메모.’

꼭 기억해둬야 할 일이었다.

혼나고 싶으면 섹스하는 동안 계속 뭔가 요구하면 된다고.

서주희는 조금씩 강지건의 곁에서 살아갈 규칙을 세워나갔다.

잠깐 일이 있어 나갔던 황윤주는 집에 돌아와 경악했다.

“왔어?”

“대체 이게 무슨.”

“헤헤, 얼른 와.”

강지건은 여자들과 뒤엉켜 있고 서주희는 위에 올라타 허리를 흔들다가 손짓했다.

대낮부터 여자 셋을 안고 뒹구는 강지건의 모습에 답답하기도 했지만 뭐라 하지 않았다.

‘우라지게 멋진 몸이네.’

강지건의 몸은 여전히 멋있었다.

꼴려버린 황윤주도 결국 옷을 벗고 안겼다.

첫 경험은 친구와 함께한 3P.

2명 더 추가되어 5P를 하는 것이 문제가 되진 않았다.

더구나 다른 두 사람은 앞으로 함께 위튜브 영상을 찍을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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