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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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으응.”

자다 일어난 황윤주는 자신의 방임을 깨닫고 잘 떠지지 않는 눈으로 일어났다.

“끙.”

쪼르르륵.

화장실에서 한 번 물을 뺀다.

‘목말라.’

피로와 술기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

몸이 그리 편치 않았다.

술이 잘 안 받는 몸은 괴롭다.

약간의 술에도 취해버리며 숙취까지 느껴버리는 황윤주였다.

냉장고를 뒤져 물을 마시자 조금 개운해진 느낌.

“아으.”

머리가 살짝 띵했다.

두통이다.

‘내가 왜 그랬지.’

주량 3잔을 훨씬 넘어서 마셨다.

인간은 항상 저지르고 난 뒤 후회한다. 그리고 또 잊고는 반복한다.

‘에이, 몰라.’

생각하길 그만 둔 황윤주는 뭔가 두통을 줄여줄 것을 찾았다.

길게 생각하는 게 귀찮았다.

생각하면 머리만 더 아프다.

그러니 생각을 안 하면 된다.

후루루루루룩!

“캬하!”

라면을 끓였다. 맛있다.

하나만 먹고 심심했지만 밥을 말아먹는 짓은 하지 않았다.

국물을 버리고 양치질을 하고 나서 다시 방으로 돌아가려 할 때였다.

“으그그그그그극!”

“응?”

이상한 소리가 서주희의 방에서 났다.

황윤주는 뭔가 싶어 다가갔다. 그러다 안에서 들려오는 말소리를 들었다.

‘뭐야 이건?’

주인님이란 소리까지 듣자 호기심이 생겼다.

문을 열고 보니 서주희의 뒷모습이 보였다.

벌거벗은 몸으로 엎드려 강지건의 물건을 열심히 빨고 있었다.

“흡!”

놀라서 소리를 내다 참았다.

그때, 서주희와 눈이 마주쳤다.

“일어났어?”

“어, 응.”

“들어와.”

황윤주는 머뭇거렸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너무 당황해서.

생각을 하지 못하는 틈에 서주희가 일어나더니 다가왔다.

알몸에 가슴을 덜렁거리며.

“자자, 들어와.”

강지건이 누워서 바라보는 게 보였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절대 강제로 한다는 느낌이 아니다.

‘만난 지 하루도 안 되었는데?’

뭔 일이 있었나 싶다.

마지막 기억은 고기집이었다.

깨어나 보니 집이고.

중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에 없었다.

당혹스러울 뿐이었다.

“다 들었어?”

“아니.”

“후훗, 여긴 이제 내 주인님.”

“주희야.”

“자자, 앉아봐. 너도 전에 궁금해했었잖아.”

예전 강지건의 운동 영상을 보고 깔깔거린 적이 있었다.

음담패설도 했었다.

하지만 사실 황윤주도 처녀였다.

입으로만 떠들지 사실 남자랑 잔 적은 없었다.

그냥 호기심에 마구 찾아보고 떠들 뿐.

운동을 하면서 겪은 바에 의하면 남자들과 관계를 맺었던 선후배들이 다들 헤어졌다는 것이었다.

혈기가 넘치는 나이.

에너지 레벨이 또래보다 엄청나게 왕성하다.

운동을 해서 체력도 좋다.

에너지가 넘친다.

당연히 불이 붙을 확률도 높았다.

그래서 끝까지 가는 일이 있지만 오래 가지는 못한다.

그냥 성욕을 해소한 수준에서 끝나버린다.

이런 상황을 몇 번 목격한 황윤주는 연애하지 않았다.

남자를 멀리했다.

도움이 안 되니까.

“만져봐요.”

강지건이 씩 웃었다.

느물거리는 고릴라 같은 얼굴.

못 생겼지만 벗고 있는 몸이 시선을 잡아끈다.

얼굴만 빼면 완벽했다.

지금까지 운동을 하며 본 그 어떤 남자들보다 완벽했다.

생전 처음 보는 대물도 아름답게 보였다.

“자.”

서주희가 손을 잡고 이끈다.

빼지 못했다.

거부하지 못했다.

술이 덜 깨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친구와 함께 있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음란한 호기심이 고개를 들어서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두근.

손이 닿는 순간 느껴지는 심장 박동.

조심스럽게 대물을 감싸쥔다.

핏줄이 느껴진다.

근육이라도 들어가 있는 것 같다.

“더 가까이에서 볼래?”

서주희가 대물 옆에 얼굴을 들이밀고 웃는다.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황윤주는 친구의 행동에 저도 모르게 가까이 댔다.

코앞에 보이는 대물에서 야릇한 냄새가 올라온다.

침 냄새.

그런데 왜 이렇게 이 꾸리꾸리한 냄새가 몸을 자극시키는 걸까?

황윤주는 저도 모르게 더 가까이했다.

그때 서주희가 대물에 입맞춤을 했다.

“멋져요, 주인님.”

“어, 그래.”

강지건은 건성으로 답하며 손을 뻗었다.

서주희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런데 마치 강아지를 다루는 것처럼 제멋대로였다.

“이리 엉덩이 대 멍멍아.”

“멍멍.”

강아지 흉내를 내며 몸을 돌리는 친구. 결국 대물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상태가 되었다.

“흑!”

강지건이 서주희의 엉덩이 사이에 얼굴을 묻은 게 보였다.

최면에 걸린 것처럼 황윤주는 모든 것을 바라보았다.

모든 게 꿈같았다.

몸이 붕 뜨는 느낌.

‘쟨 또 왜 저래?’

강지건은 황윤주를 보며 감각을 확대했다.

‘아직 취한 상태네.’

의식은 깨어있지만 몸의 감각이 취해있는 게 느껴졌다.

생각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

‘쟤는 술자리 잘못 가지면 남자랑 모텔에서 일어날 타입이네.’

주량도 약하고 자고 일어났는데도 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주도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술이 깨지 않은 지금은 매우 수동적이었다.

“자, 너도 해봐.”

강지건의 대물을 한 번 빨았던 서주희는 황윤주를 바라보았다.

보통은 애인과 이러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가린다. 친구는 사과하며 나가고 연인과 단 둘이 남는 게 보통이다.

그저 헤프닝 실수 정도로 여기고 지나가며 나중에 다시 상황 설명하는 게 보통.

‘주인님이 좋아하시겠지?’

슬쩍 눈치를 보았다.

강지건은 열심히 서주희의 균열을 핥고 있었다.

그게 또 기대감을 품게 만들었다.

‘이거로 전기 찌직 해주시지.’

전기 맛을 또 보고 싶었다.

아픈데 좋았다.

초능력자.

생전 처음 보았고 경험해보았다.

좋았다.

잡고 싶었다.

뭐든 해주고 싶었다. 좋아할 만한 일이라면 뭐든 해서 곁에 남을 생각이었다.

‘윤주랑 자면 으응.’

상상하니 질투가 솟는다.

가슴이 울컥.

근데 그게 또 좋았다.

그래서 친구를 끌어들였다.

보고 싶었다.

가슴 속에 자꾸 피어나는 검은 감정을 더욱 맛보고 싶었다.

불쾌하면서도 황홀한.

자괴감을 느끼게 하는 그 감정을.

비틀린 욕망은 멈추지 않았다.

황윤주가 대물을 머금는 것을 보자 심장이 쿵쾅거렸다.

“으응.”

황윤주는 정신이 없었다.

맛이 없는데 멈추질 못했다.

색다른 맛.

이상한 맛.

그렇지만 가슴 두근거리는 맛.

그리고 갑갑했다.

부족했다.

“으응.”

계속 빨면서 생각했다.

무의식은 말한다.

구멍을 막아야 한다고.

홍수 났다고.

물이 샌다고.

막아야 한다고.

수리를 위해 옷을 벗어던졌다.

별 다른 의식은 없었다.

본능이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

아직 술에서 깨지 못한 의식은 성적 흥분에 휘둘렸다.

무성애라 하여 성적 끌림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성적으로 흥분할 순 있다. 관계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성이건 동성이건 성적인 끌림을 못 받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섹스 중독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섹스에 집착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냥 그렇게 생겨먹은 것이다.

타고나길 그럴 수 있고 혹은 살면서 생긴 변화 때문에 그리 되는 사람들도 있다.

황윤주는 섹스 중독은 아니었다.

하지만 성에 관심이 많았다.

젊은 몸, 성적 관심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처녀인 이유는 오직 하나.

남자를 사귀는 게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 가까이 하지 않았다.

그랬던 것이.

그 동안 억눌려왔던 성욕이 폭발해버렸다.

초콜릿을 처음 먹고 정신을 못 차리는 아이처럼.

이성을 잃고 달려들었다.

쑤욱.

“끙!”

아팠다. 처음이니까.

처녀막이 찢어지는 느낌에 몸이 덜덜 떨렸다.

멈춰버렸다.

그때 강지건에게 엉덩이를 빨리던 서주희가 몸을 일으켰다.

“이제 너랑 나랑 기둥동서네.”

짧은 키스를 하며 환하게 웃는 서주희의 표정에는 그늘이 있었다.

황윤주는 멍했다.

생각이 이어지질 않았다.

‘어쩌다?’

의문이 생겼을 때는 머리가 아팠다. 두통.

숙취.

생각을 안 하고 그냥 감각에 몸을 맡긴다.

그러자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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