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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라다가 엄청난 인기를 끄는 것을 본 야은설은 의욕이 생겼다.
‘나도 상공을 돕고 싶어.’
강지건이 구독자 수에 연연하는 이유를 안다. 구독자가 늘어나면 포인트를 벌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저도 노래해도 될까요? 아, 춤도 추고 운동도 할게요. 뷰티도 하고.”
“그럴래?”
“네!”
보통은 자신만의 채널을 만든다.
하지만 야은설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상공 채널이 흥해야지.’
이렇게 여러 사람이 한 채널에서 활동하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하나의 작은 방송국이라 할 수 있었다.
인기가 없을 때라면 몰라도 인기가 높아지면 영향력이 상당히 생긴다.
심지어 PPL 신청까지 들어오니까.
돈은 문제가 아니었다.
구독자 수가 중요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을 모으면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까?’
구독자 순위 1위는 1억7천만을 넘는다.
1억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기왕이면 1억.’
언젠가 한계가 찾아오면 위튜브로 포인트를 더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너무 열 내지 말고 그냥 취미로 해. 예쁘니까 잘 될 거야.”
“네!”
강지건은 가볍게 할 것을 주문했다.
지나치게 방송에 매몰되는 것은 좋지 않았다. 주객이 전도된다.
인생이 방송에 의해 휘둘리게 되는 상황이 펼쳐지면 우울증이 도질 것이다.
“포인트는 다른 걸로 얼마든지 벌 수 있어. 라다 요번에 음원 1위 한 덕분에 포인트 좀 땡겼다. 앞으로 전 세계 차트에 올리는 건 어때?”
“그럴 게요.”
국내 차트에서 1위를 먹은 것도 점수를 상당히 주었다.
“히트곡 많잖아. 이걸로 계속 히트 치면 점수를 많이 챙길 수 있어.”
더구나 소설도 순항이었다.
돈이 필요하긴 하지만 관리자인 이상 그리 많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힘이 있으니까.
쓰고 싶을 때 쓸 수 있을 정도만 있으면 충분했다.
“난 그럼 연습하러 갈게.”
세계를 좌우할 힘이 가진 존재는 현재 프로게이머로 세계 1등을 먹어보겠다며 연습실로 향했다.
“라다씨랑 친해요?”
“왜?”
“사인 좀.”
연습실에 도착하니 팀원들은 물론 감독과 코치 그리고 프런트까지 다가왔다.
“알았어요.”
“오오!”
“한 번 만날 수 있을까요?”
“그런 좀.”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커트해버렸다.
‘싸게 굴면 피곤해.’
귀찮아진다.
누군 쉽게 만나주고 자긴 왜 안 만나주는 거냐고, 차별 하냐고 따지면 궁색해진다.
그러니 아예 다 안 만나주는 게 최고다.
만나자는 사람 모두 다 만나주는 건 불가능하니까.
더구나 라다는 외부활동 할 생각이 없었다.
“앞으로 활동은 위튜브로만 하기로 했어요. 제 채널에서 노래를 부를 겁니다.”
“엇?”
“뭐에요 그게?”
“그냥 채널 개설하면 돈 왕창 벌 텐데!”
“곡 팔아서 번다고 하니까 알아서 하겠죠. 피곤한 거 싫어하는 성격이라서.”
“아아, 그런.”
“메모. 라다님은 피곤한 걸 싫어하신다.”
강지건이 한 말은 거의 실시간으로 퍼져나갔다.
제타스의 코치 하나가 SNS에 올렸고 이게 기사화 되면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더불어 강지건의 위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더욱 뛰어올랐다.
앞으로 외부에서는 보기 힘들고 오직 위튜브 채널로만 볼 수 있다니 더 그런 것이었다.
“그럼 연습하죠?”
강지건이 연습을 외친 뒤에야 들떠 있던 연습실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 외부 활동은 안 한다고?
> 위튜브만 해?
> 혹시 가짜 아냐?
> 아, 이거 그건가? 딥페이크?
음해하려는 사람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유명한 사람만 골라서 저격하는 것이다.
이유는 다양하다.
심심해서, 스트레스 받아서, 마음에 안 들어서, 기타 등등.
라다도 처음에는 칭찬이 주를 이뤘지만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자 저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 요즘 기술 좋아졌네. 그럼 목소리도 딥페이크야?
> 기술 좋아졌으니 모르지.
> 어디 회사냐? 알면 나도 좀 알려주라. 주식 사게.
> ㄹㅇ. 이 정도 노래를 컴퓨터로 부르게 하면 가수들 다 씹어 먹을 수 있는데 주식 사야지.
> 천의 목소리가 뭐냐 천만의 목소리도 가능하겠다.
> 암튼 자기 목소리 아닐 수 있음. 기계음이 분명함. 요새 얼마나 많은데.
> 그래서 회사 어디냐고요.
> 목소리 보정하는 게 어디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런데 저 정도 수준이면 그냥 가수 필요 없는 거 맞아. 그래서 회사 어디야?
녹음할 때 목소리를 건드려서 보정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 그리 문제로 보는 사람은 없었다.
> 그럼 작곡은? 작곡도 인공지능이 대신 해준 거야?
> ㅇㅇ. 인간은 필요없는 시대가 왔음
> 작곡도 인공지능이 작사도 인공지능이 얼굴은 딥페이크 목소리는 보정 캬 다 가짜네.
> 그럼 너도 해.
> 맞아 너도 해.
> 너도 해서 돈 벌면 되잖아. 왜 못하고 그러고 있어?
> 라다 엔터테인먼트 주식 나온 거 있나요? 여기가 코인급 회사라면서요?
> ㄹㅇ 얼굴 목소리 작사 작곡 다 기계로 해낸 기술력이면 미래 가요계 다 씹어먹을 회산데 코인급 맞지
> 이제 디지털 가수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인간은 더 이상 인간에 환호하지 않습니다.
> 아 그냥 듣기만 하라고요. 인간은 음악을 할 재능이 없습니다 재능이
> ㄹㅇㅋㅋ
> 라다 엔터테인먼트를 사자!
라다를 저격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박글이 올라오며 라다는 인터넷에 떠도는 밈의 주연이 되어버렸다.
> 라다님이 노래하신다 인간들은 다 고개 숙여라
> 인간 위에 머신있다
> 머신 라다
> 여신 머신 라다
> 이게 머신 일이고!
관심은 뜨거웠다.
하지만 라다는 강지건의 위에 올라타 스스로를 불태우는 중이었다.
“햐읏!”
가슴을 쥐어짜며 음란한 표정을 짓는다.
“주인님, 좋아요?”
“응.”
엉덩이를 요란하게 휘젓는다.
“후엥! 저도 좋아요. 가슴. 가슴 만져주세요.”
강지건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으로 이끈다.
꽉 쥐는 손길을 느끼며 라다는 미소 지었다.
그때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야은설이 다가와 라다의 가슴을 입에 물었다.
그리고 강지건의 손을 빼앗아 자신의 은밀한 균열로 인도했다.
“상공, 저도 만져주세요.”
강지건의 손가락이 균열을 더욱 크게 벌렸다.
균열 속은 다른 차원이다.
“으힝!”
차원이 요동친다.
이계로 들어간 손가락은 마음껏 내부를 휘저었다.
“그런데 은설이는 무슨 방송 찍을 거야?”
“저는 일단 운동부터 찍을 게요.”
“운동?”
“네, 평범하게 헬스 자세 하나씩 찍어서 올릴 거예요.”
“그래, 열심히 해봐.”
“넷! 흐양!”
다음 날, 야은설의 영상이 강지건의 채널에 올라가자 반응이 폭발했다.
> 이 처자는 또 누구고?
> 친구래.
> 강지건 친구?
> 라다 친구 은설이라고 하던데?
성은 알려지지도 않았다. 야은설의 신분은 진매령과 같은 대만계 미국인으로 되어 있었지만 굳이 성까지 알릴 필요는 없었다.
“안녕하세요! 은설입니다! 오늘은 제 친구 라다와 함께 운동 영상을 찍어볼 거예요! 다이어트 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시작해볼까요?”
별로 대단할 거 없는 영상이었다.
이미 널리 알려진, 너무 우려먹어서 국물도 우러나오지 않을 수준으로 우려낸 사골 같은 헬스 자세 정보들이었다.
하지만 같은 정보도 누가 전달하느냐에 따라 주목도가 달라진다.
아직 안 본 눈을 가진 사람들은 보고 싶어 하는 법.
더구나 미녀인 라다와 야은설이 함께 보여주는 자세는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 눈나....
> 나 꼬추가 이상해
> 호에엥
> 눈나 나죽어
> 아 누구랑 결혼하지? 라다를 버리자니 은설이가 불쌍하고 은설이를 버리자니 라다가 불쌍하고
> 위에 미친놈 병먹금
남자들의 반응은 한결 같았다.
레깅스를 입은 모습은 수많은 남자들의 마음을 폭격했다.
라다와 야은설.
두 미녀의 레깅스 차림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더구나 여자들의 반응도 상당했다.
> 언니 예뻐요
> 따라하면 저도 언니처럼 될 수 있어요?
> 언니 식이요법은 어떻게 하나요?
온갖 질문들이 다 올라왔다.
음담패설과 욕도 상당했다.
물론 이런 이들은 라다가 모두 자료를 수집해놓았다.
욕을 듣는다고 멘탈이 흔들릴 수준은 아니었지만 가만히 놔두면 귀찮게 굴기 때문이었다.
“아, 구독자 빠졌다.”
이러한 뜨거운 상황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생기기도 한다.
헬스 위튜버였던 황윤주는 갑자기 줄어든 구독자에 신경이 곤두섰다.
“이 채널 때문인 거 같은데? 요즘 뜨겁더라.”
친구인 서주희가 보여주는 강지건의 채널.
“으응, 대단한 건 맞는데. 으으.”
황윤주는 답답했다.
그냥 외국인이고 말이 안 통하는 거면 상관없었다.
하지만 라다와 야은설의 한국어는 유창했다.
원어민과 차이가 없었다.
더구나 강지건의 채널은 국제적인 인기를 얻고 있었다.
국뽕을 좋아하는 위튜브 시청자들이 상당수 몰려들고 있는 채널이기도 했다.
“어떻게 할래?”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황윤주는 한숨을 내쉬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상대의 약점이 될만한 것을 찾아 언론플레이를 한다.
게시판에 찌르거나 소문을 내거나.
안 좋은 소문을 퍼트리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것도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가면 잘 통하지 않았다.
“벌써 200만 찍었어.”
강지건의 채널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었다.
프로게이머 주제에 미녀들이 나오는 채널을 가지고 있으니 그 가치가 더 뛰었다.
더구나 노래까지 발표한 라다는 티비 출연도 하지 않았다.
라다를 보려면 강지건의 채널을 봐야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 때문에 라다 엔터테인먼트는 뭐하는 회사냐고 항의를 했다가 라다가 혼자 운영하는 회사라고 하자 조용해졌다.
인기가 있으면, 계기가 있으면 갑자기 세계적인 스타가 되는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 바로 인터넷 방송계였다.
“이 기세로 쭉 이어간다면 천만까지 갈 텐데. 잘못 건드리면 큰일나.”
언론플레이를 하다 걸리면 역풍이 분다.
“차라리 도움을 요청해보자. 함께 하자고 연락 해봐야지.”
“받아줄까?”
“몰라.”
황윤주는 강지건의 계정으로 이메일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