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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출도
철검방에서는 진매령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여기 혈마교에 대한 정보입니다.”
혈마교는 철검방에서도 적대하는 세력이었으니까. 더구나 알아서 가서 싸워준다고 하는 사람이었다.
정보 좀 주는 것으로 생색낼 수 있는 기회였다.
만약 진매령이 검녀문 재건을 위해 도움을 달라고 했다면 난색을 표할 일이었다.
적당히 좋은 말로 조금 적선해주고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적과 싸워주겠다니 냉큼 정보를 주었다.
“감사합니다.”
정보가 담긴 책자를 받은 진매령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 쉬었다 가시지요?”
“아닙니다. 한시가 급합니다.”
“허어, 준비가 되지 않아 제대로 돕지 못해 죄송합니다.”
“마음만 받겠습니다.”
진매령은 철검방에 오래 머물지 않고 떠났다.
“검녀문에 정보를 줄 필요가 있었을까요?”
철검방 장로의 제자가 질문을 던졌다.
“혈마교와 싸우겠다고 하는데 안 줄 건 또 뭐냐. 요즘 들려오는 소식도 심상치 않고.”
“하지만 저 정보들은 다 돈 아닙니까?”
“이렇게 쓰려고 산 정보지. 우린 우리의 길을 가면 된다.”
철검방은 대장장이들의 문파에서 시작되었다.
근본은 결국 철로 된 상품을 생산해 파는 것이다.
이것이 주요 수입원이다.
문파에 속한 대장장이들을 보호하는 것도 이들의 일이었다.
이들은 거대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었다. 한 마디로 강호식 재벌이었다.
사실 대다수의 문파들이 따지고 보면 기업이나 마찬가지였다.
종교를 중심으로 한 문파들은 신도들의 성의와 제사와 장례식을 통해 수익을 올린다. 관련 물품들도 이들과 관련이 있었다.
표국은 물류와 관련 있었다.
삼류 문파들 중에는 용병처럼 이리저리 붙어다니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 안 좋은 목적으로 뭉친 이들도 문파를 이루기도 했다.
도둑들의 문파도 있었다.
의술을 행하는 의원들도 문파를 이루었다. 의원에게 행패부리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스스로를 지키려고 하다 보니 결국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고 문파를 이루게 되었다.
심지어 거지들도 문파를 이루었다.
자기들 구역에서 영업하는 다른 거지들을 쫓아내기 위해서.
산적과 해적들도 문파가 있었다.
이것이 강호다.
그런데 혈마교가 갑자기 다른 영역을 무자비하게 침범하기 시작했다.
서서히 영역을 넓히는 거라면 용납이 가능하다.
이는 정당한 경쟁에서 밀렸다고 보니까.
하지만 무력으로 억압하는 모습을 보이면 적이나 마찬가지다.
혈마교는 특정 지역의 사람들이 뭉쳐 만든 종교였으나 세를 뻗어나가며 충돌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마교라고 불리게 되었다.
기득권을 차지한 종교 문파의 영역을 침해하니 마교라 칭해 아예 선을 그어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혈마교 덕분에 무기 수요가 늘어났지 않습니까?”
“그건 코앞만 보는 생각이다. 혈마교가 아니더라도 무기 수요는 언제나 있다. 중요한 건 그들은 공존을 원하지 않는다는 거지.”
함께 살아갈 생각이 없고 뭐든지 다 독차지하려 한다.
독재를 하려는 세력이기에 저항에 직면하는 것은 당연했다.
“균형이 중요하다. 그리고 철로 된 도구는 꼭 전쟁이 아니더라도 언제나 수요가 있다.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항상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생각해라. 명심하도록 해라.”
“네, 스승님.”
철검방은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자기 할 일에 집중했다.
철검방이 지배하는 도시.
진매령은 주변을 돌아보았다.
‘여기에도 삼류 문파가 있지만.’
하지만 철검방의 지배를 받아들여 호응하는 문파들이었다.
광산에서 일하는 인부들이 모여 만든 문파도 있었고 시장의 상인들이 모여 만든 문파도 있었다.
자잘하지만 영역에서 질서를 지키며 자신들이 얻은 수익의 일부를 세금처럼 철검방에 내며 살아갔다.
만약 도시 전체에 우환이 생겼을 때 철검방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모두 돌아설 문파이기도 했다.
‘건드릴 순 없겠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진매령은 서둘러 장갑수송차를 향해 달렸다.
‘시간이 없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 빨리 혈마교를 정리하고 무왕계의 침식을 막는 것이었다.
그래야 강지건에게 도움이 되니까.
“다녀왔어요.”
“금방 왔네?”
“굳이 친분을 유지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힘을 얻게 된 진매령은 문파간의 친목 도모에 관심이 사라졌다.
예전이라면 친목도모를 통해 좀 더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상호이익증대를 노려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강지건이 더 중요했다.
문파의 상실되었던 비전을 다시 되찾게 해주고 더 큰 힘을 주었으니까.
앞으로 얼마든지 더 강해질 수 있는 강지건이 더 중요했다.
“그래, 그건 뭐야?”
“혈마교의 정보가 담긴 책이에요.”
“음, 그 문제는 매령이 알아서 해.”
강지건은 대충 넘어갔다.
무왕계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으니 굳이 참견할 생각이 없었다. 잘못하면 일만 더 꼬이니까.
무엇보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있었다.
“어때? 좋지?”
“네! 좋아요!”
검녀들과 놀아야 했다.
검녀들은 강지건이 가져다 준 속옷을 입고 움직여보았다.
몸에 착 달라붙지만 마치 입지 않은 것 같은 느낌.
신비롭기만 했다.
덕분에 안에 주렁주렁 입어야 했던 속바지를 벗어 던질 수 있었다. 그랬더니 좀 더 가뿐한 느낌이 들었다.
여기에 스포츠 브라는 가슴이 쳐지는 것을 막아주며 지나치게 흔들릴 때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해주었다.
좀 더 안정된 느낌에 검녀들은 다들 브라에 환호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착 달라붙는 레깅스도 마음에 들었고 운동화도 좋았다.
위에 입는 티셔츠도 너무나 간단하고 편했다.
“상공, 정말 감사해요.”
검녀들을 대표해 유화가 나서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구와 크롭스크의 문물을 검녀들의 눈을 뜨게 해주었다.
문명이란 것이 무엇인지 몸소 체험하고 나니 무왕계의 많은 것들이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더구나 장갑수송차에 타고 있는 것도 매우 편했다.
무왕계에서 여행은 지루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목적지에 도달하려면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하루 이틀 걷는 게 아니다.
몇 날이고 걸어야 한다.
마차나 말을 타면 좀 더 빨리 간다지만 돈이 든다.
어지간히 부유하지 않은 이상 마차나 말은 이용하지 못한다.
그런데 장갑수송차에 타니 그냥 누워서 드라마만 보는데 목적지에 도착했다.
엄청나게 신기한 일이었다.
이동하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니.
혁명이었다.
‘가보고 싶다. 지구.’
유화를 비롯한 검녀들은 모두 강지건이 자란 지구에 대한 동경을 품었다.
“그런데 상공, 지구는 정말 드라마에 나온 것과 같나요?”
“음, 그건 많이 미화된 거야. 가보면 실망할 걸?”
“그래요?”
“그래, 그러니까 너무 기대는 하지 마.”
“아쉬워요. 저도 카페라는 곳에 가서 커피를 마셔보고 싶었어요.”
“저도요. 정말 예뻤는데.”
“그런 거야 여기에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으음, 이 세계에서요?”
“그래, 나중에 기회가 되면 경치 좋은 곳에 카페 하나 만들면 어떨까 싶네.”
풍경 좋은 곳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별장으로 삼고 싶었다.
매일 지내야 한다면 불편하겠지만 여러 세계를 들락거리는 게 가능한 강지건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나저나 그렇게 입으니까 예쁜데. 함 해야지.”
“흐응, 어떻게 할까요?”
“엉덩이를 보여줘. 구멍을 보고 싶어.”
“이렇게요?”
레깅스를 내린 유화는 엉덩이를 보여주었다.
안에는 아무 것도 입지 않아 그대로 은밀한 균열이 보였다.
도톰한 둔덕의 문 사이 자리한 은밀한 균열.
“흐에에엥.”
손으로 만지작거리자 유화는 신음했다.
“소리가 좋다.”
강지건은 더 참지 못하고 대물로 찔렀다.
“햑!”
유화는 안을 꽉 채우는 대물의 존재에 부들부들 떨었다.
‘아, 느껴져. 상공이 느껴져.’
안을 쑤셔대는 대물의 움직임에 유화는 열심히 보조를 맞춰주었다.
“상공! 상공!”
“왜!”
“더 세게! 상공! 더 세게!”
“오냐!”
콱콱.
푹찍퍽푹.
강지건인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찔러댔다.
“앙앙!”
유화는 환희에 물들었다.
이후 검녀들은 차례차례 강지건에게 안기며 환희를 맛보았다.
“혈마교의 세력이 상당히 넓게 퍼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본진은 여기입니다.”
진매령은 땅에 지도를 그렸다.
“이게 어느 정도 되는 거리지?”
“말을 탄다면 한 달은 꼬박 걸릴 겁니다.”
“머네.”
“네.”
혈마교의 본진은 매우 멀었다. 다른 나라에 근거지를 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냥 쳐들어가서 혈마만 잡자.”
“알겠습니다.”
진매령도 강지건의 의견에 동조했다.
혈마교를 물리쳐 강호를 구하는 건 진매령이 알 바가 아니었다.
복수는 혈마교의 본진을 무너트리는 걸로 충분하다.
‘빨리 끝내버려야겠어.’
더구나 침식을 막으려면 혈마 이외에 다른 자들도 상대해야 했다.
“그럼 빨리 가자.”
목적지가 정해졌다.
장갑수송차가 달렸다.
그렇게 하루를 더 달리고 24시간이 되었을 때, 장갑수송차를 운전하는 것은 진매령이 되었다.
강지건은 야은설과 함께 지구로 돌아갔다.
“오셨나요?”
“응, 별 일 없지?”
“네, 참 오늘 노래 저작권 등록이 끝났어요.”
“그래? 그럼 이제 음원 사이트에 등록하고 발표할까?”
“네.”
크롭스크에서 대히트를 쳤던 노래 ‘끝내고 싶다’는 발표까지 얼마 남지 않게 된 것이었다.
“정말 수고했어. 상을 받아야 할 텐데 뭘로 받을래?”
“주인님의 대물로 천박한 보지를 콱콱 찔러주세요.”
어느새 하의를 벗어버린 라다가 다리를 벌리고 도톰한 둔덕도 좌우로 벌렸다.
숨겨져 있어야 할 구멍이 그대로 드러났다.
뻐끔거리는 것이 먹이를 노리는 사냥꾼 같다.
“후훗, 좋아.”
호랑이를 잡기 위해 용감하게 굴로 들어간 강지건의 대물이었다.
굴속의 호랑이는 연신 얻어맞았다.
“히융!”
신음을 흘리며 얻어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