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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롭고 짜릿해
“와, 완전 카피캣이었어요.”
“그 정도야?”
“네, 덕분에 다음 경기에서 변수가 없으면 미드에서는 이길 수 있을 거 같아요.”
“중요한 건 경기가 불리해질수록 집중력이 올라간다는 점이죠. 더 날카로워지고 피지컬이 갑자기 상승한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
제타스 선수들과 연습생들은 연습 경기를 통해 반반 오대호에 대한 대처법을 확실하게 뽑아낼 수 있었다.
“미드만 잡으면 버스터는 이길 수 있어요.”
다음 날, 제타스 선수들은 경기에서 버스터를 세트스코어 2:0으로 압살해버렸다.
“새로운 코치님 덕분입니다.”
팀의 미드라이너인 부티 최경재는 MVP로 선정되어 인터뷰를 남겼다.
“새로운 코치라면 얼마전까지 인터넷 방송을 하시던 고래님을 말씀하시는 거 맞나요?”
“네.”
해설가인 임동재는 눈을 빛내며 질문을 던졌다.
“저도 그분 아는데요.”
화제가 될 수 있는 일이었다.
비제이 출신 코치.
전설 팬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일이었다.
인터넷 방송도 겸하고 있는 임동재는 바로 이를 알아보고 물었다.
“어떤 식으로 도움을 주셨는지 말해주실 수 있나요?”
“연습 상대를 해주셨습니다.”
“연습 상대요?”
“네, 반반 선수처럼 플레이해주셨어요.”
“그래요?”
연습 상대가 다른 사람의 스타일로 플레이하며 연습 상대가 되어주는 일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때문에 의문이 생겼다.
‘대체 얼마나 도움이 된 거지?’
“제가 말만으로 하는 건 설명이 잘 안 될 거 같네요. 직접 보셔야 제대로 이해가 되실 텐데.”
“아, 정말 아쉽군요. 인터뷰에서 볼 수 없다니.”
“그러게요.”
“어쨌든 정말 수고하셨고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강지건의 인지도는 한층 더 올라갔다.
하지만 강지건은 자신의 인기가 올라가는 것을 확인하고 있지 않았다.
연습 상대를 해준 이후 바로 크롭스크로 넘어갔기 때문이었다.
크롭스크.
안틸로프산 장갑수송차가 달리고 있었다.
차에 탄 강지건은 진매령의 엉덩이를 잡고 열심히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반면 라다는 광기의 질주를 보여주고 있었다.
“퀘스트 설정! 1만!”
- 퀘스트가 설정되었습니다.
“퀘스트 설정! 1천!”
- 퀘스트가 설정되었습니다.
“퀘스트 설정! 1백!”
- 퀘스트가 설정되었습니다.
“퀘스트 설정! 1백!”
강지건은 계속해서 퀘스트를 설정해야만 했다.
라다가 좀비들을 향해 질주했기 때문이었다.
터더더더더더더더덕!
안틸로프산 장갑수송차가 지나간 자리에는 좀비들의 시체만 즐비했다.
상체는 모두 터져나갔다.
마치 차창에 부딪혀 터져나간 벌레들 같았다.
장갑수송차에는 흠집하나 나지 않았다.
어마어마한 속도로 포인트가 쌓이고 있었다.
“퀘스트 설정! 1백!”
포인트가 벌릴 때 바짝 번다고 강지건은 멈추지 않고 외치며 허리를 숙였다.
아래에 깔린 진매령은 더욱 달라붙으며 엉덩이를 흔들었다.
강지건이 섹스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고 칭얼거리지 않았다.
그럴 정신도 없었다.
쾌락에 취해 헤롱거리기 바빴다.
시간을 알차게 쓰고 있는 강지건이었다.
라다는 차를 몰며 자신의 아버지가 향한 섬으로 가고 있었다.
장갑수송차라면 따로 배를 구할 필요도 없었다.
물에선 보트처럼 움직일 수 있었다.
에너지만 충전되면 만사해결이다.
라다는 흥분한 얼굴로 신나게 운전했다.
“저기 와인샵!”
“오! 털자!”
지나가다가 와인상점을 보면 멈춰서 털었다.
다른 것은 그냥 지나쳤지만 와인은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
강지건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기 때문이었다.
와인을 빠른 속도로 챙겨서 짐칸에 싣고는 다시 달렸다.
그렇게 빠르게 달리다보니 하루도 되지 않아 결국 섬에 도착했다.
“좀비.”
섬에 도착하자마자 본 것은 좀비였다.
“후우.”
라다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럴 거 같았어.’
라다가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안전한 벙커인줄 알았는데 계속 사람을 받아주다보니 결국 감염자가 섞여 들어왔다.
이후 벙커는 지옥이 되었고 결국 버려져야만 했다.
라다의 아버지가 피한 섬도 마찬가지였다.
감염자가 섬에 들어와 결국 퍼지게 되었다.
탈출하려 한 흔적들이 여기저기 있었다.
“헬기가 없네.”
“네, 떠난 거 같아요.”
수색을 계속했다. 그리고 라다는 좀비가 된 자신의 아버지를 보았다.
“후우.”
자신을 물려고 하는 아버지였던 존재를 보며 라다는 주먹을 쥐었다.
“잘 가요.”
마지막 인사와 함께 머리를 박살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이제 침식도를 낮추러 가죠.”
“음, 원인을 찾을 때까지 계속 달려야 하나?”
“감각이 인도해주지 않을까요?”
옆에서 듣고 있던 진매령이 거들었다.
“감각이?”
“네, 좀비들도 보면 기운이 다 다르잖아요.”
“더 강한 것들은 마인으로 변할 거에요.”
“여기도 마계수 같은 게 있지 않을까?”
“인공위성을 통해 보는 게 제일 빠를 거 같아요.”
“아니면 정찰기가 있으면 좋겠는데.”
“군부대에 가면 접속 가능할 거에요.”
결국 목적지는 정해졌다.
“그나저나 가기 전에 일단 여기서 챙길 것 좀 찾아보자.”
“그래요.”
비상시에 대비한 섬이라 비축물자가 상당히 많았다.
더구나 싸구려도 아니고 모두 고급이었다.
“와인이다!”
와인과 샴페인도 한 가득이었다. 최우선으로 술을 챙긴 뒤에는 통조림을 챙겼다.
귀금속은 내버려두고 옷은 입을 것만 따로 챙겼다.
“여긴 어떻게 할까?”
“봉인해두고 나중에 쓰는 건 어떨까요?”
“세계가 다 우리 거나 마찬가지니까. 전세 낸 것처럼 쓸 수 있지 않나요?”
“그렇긴 하지. 그래도 생존자들이 있을 테니까.”
정리가 끝나고 일행은 다시 지구로 돌아왔다.
관리실에 들어서자 짐부터 내렸다.
관리실 한 쪽에 와인이 계속해서 쌓였다.
“아, 보고 있기만 해도 배부르다.”
“술이 좋으신가요?”
“응, 초감각 때문에 매령도 느끼고 있는 문제잖아.”
“하긴 음식 맛이 예전 같지는 않았어요.”
진매령은 무인이었다.
강호를 돌아다니다보면 맛없는 음식을 먹어야 할 때가 있다.
산 속에서 살다보면 맛없는 것을 먹어야 할 때가 있다.
살다보면 맛없어도 먹어야 할 때가 있다.
무인이기에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게 되었다고 불평을 늘어놓지는 않았다.
“요리를 배워요.”
“상공, 저도 요리 스킬을 가질 수 있을까요?”
“응.”
바로 구매해주었다.
“주조도 배우고 싶어요.”
“술 만들어보게?”
“네! 상공을 위한 술을 만들고 싶어요.”
강지건이 맛을 무척이나 따지는 것을 보고 정했다.
진매령이 나서자 라다도 따라했다.
“저도요.”
결국 둘 다 주조 스킬을 익히게 되었다.
스킬을 익히자마자 진매령은 요리를 시작했다.
초감각은 요리 실력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재료만 제대로 구하면 조리에서 실패하는 일은 없었다.
진매령은 재료를 낭비하지 않고 맛을 최대한 끌어내었다.
여기에 MSG까지 사용했다.
MSG를 제대로 사용하면 최고급 요리 못지않은 맛을 낼 수 있다.
MSG가 감칠맛 그 자체니까.
초감각을 이용해 맛을 맞추니 최고의 맛이 느껴지는 요리가 완성되었다.
여기에 와인과의 마리아주가 이루어지도록 만들었다.
환상의 콜라보에 강지건은 만족했다.
먹방 영상이 뚝딱 만들어졌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요리를 산처럼 쌓아놓고 먹는 모습이 찍혔다.
쉽게 보기는 어려운 요리들이었다.
여기에 와인까지.
“만족스럽다.”
다 먹고 나서 흐뭇하게 웃었다.
촬영이 종료되었다.
“수고하셨어요.”
“응.”
‘만족스럽다.’
또 하나의 영상이 만들어졌다. 영상은 빠르게 라다가 편집해서 올렸다.
그때였다.
-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어?”
강지건의 위튜브는 구독자 20만을 찍었다.
엄청나게 빠른 페이스였다.
“어째서?”
“알겠어요. 저번 경기에서 승리한 제타스 MVP 인터뷰에 주인님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래?”
영상을 찾아본 강지건은 피식 웃었다.
호기심을 느낀 이들이 강지건의 게임 영상을 찾아보며 먹방 영상도 같이 보게 되었다.
여러 영상들을 보고 구독 버튼을 누른 것이었다.
“나야 좋지.”
다시 퀘스트를 설정했다. 이번에는 30만.
“이제 뭐하실 건가요?”
“일단 소설이 얼마나 벌었지?”
“현재 1천만원 정도 수익을 벌었어요.”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 1천만원이면 상당히 좋은 페이스였다.
“헬스클럽은 좀 천천히 하고. 라다도 방송 어때?”
“저요?”
“응, 엔터테인먼트 회사 차리려면 일단 어느 정도 인지도는 올려야 하잖아. 나랑 같이 합방하자.”
“네.”
거부하는 법이 없었다.
라다는 즉각 크롭스크에서 대박을 친 인기곡 하나를 선택했다.
지구에서도 인기를 칠법하면서도 그 어떤 곡하고도 유사한 점이 없는 곡이었다.
잠깐 편집프로그램으로 MR을 만들어냈다.
이후 녹음 부스에 들어가 자신의 목소리로 녹음까지 마친 라다였다.
“노래 좋은데?”
타이틀은 ‘끝내고 싶다’.
이별을 원하는 사람의 심정을 담은 노래였다.
단순하지만 독창적인 코드가 곡의 분위기를 묘하게 만들었다.
“히트곡이니까요.”
“그럼 영상 찍자.”
영상 촬영은 얼마 가지 않아 끝났다.
하지만 영상은 바로 올리지 않았다.
저작권 등록이 우선이었다.
“이건 며칠 기다려야겠네.”
“이름이 알려지면 의뢰가 들어오지 않겠어요?”
“그렇지. 그나저나 아쉽게 됐어.”
“그럼 두 사람은 이제부터 마겔에 검녀문을 만들어줘.”
“네, 걱정 마세요.”
“그럼 난 일하러 간다.”
강지건은 홀로 제타스의 연습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