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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계

초능력을 얻게 된 진매령은 자신의 얼굴을 보았을 때 깜짝 놀랐다.

20대 한창 아름다움이 뿜어져 나오던 전성기의 외모가 되돌아온 탓이었다.

피부의 변화에 놀랐다.

아울러 몸 안의 변화도 뚜렷했다.

회춘한 것이었다.

이제 나이는 정말 숫자일 뿐인 상황이었다.

진매령은 이내 이해했다.

강지건이 가진 힘은 신선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반로환동 정도는 무리도 아닌 일로 여겨졌다.

‘너무 많은 걸 받았어.’

해준 것도 별로 없는데 받기만 했다.

그렇기에 무엇이든 해주고 싶었다.

사문을 위기에서 구해준 것도 모자라 어마어마한 힘을 주었다.

‘죽을 때까지. 아니 죽어서도 갚아야 할 은혜.’

강지건에게 더욱 안기며 물었다.

“혹시 부족하시면 제가 풀어드릴까요?”

“음, 하루 종일 하긴 그렇고 이제 포인트 벌어야지.”

진매령도 포인트가 무엇인지 이제는 알았다. 라다에게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포인트가 있어야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제가 뭘 하면 되죠?”

“그거야 강해져서 무왕계의 침식도를 낮추는 거지.”

“맡겨주세요.”

‘전부 다 죽었어.’

자신감이 끌어 올랐다.

더구나 사문을 공격했던 혈마교는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아, 그리고 이거.”

강지건은 마침 생각난 것을 구입해 주었다.

스킬, 초감각이었다.

초감각을 얻게 된 순간, 진매령은 세상을 보는 시야가 달라졌다.

마나, 기가 눈에 보였다.

“아아아!”

“그럼 사냥이나 한 번 가볼까? 얼른 익숙해져야해.”

이후 라다까지 해서 세 사람은 공룡 사냥에 나섰다.

진매령은 얼른 강지건의 품에 안기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아야 했다.

은밀한 구멍에서 물이 줄줄 흘러나왔지만 자신의 초능력, 수력으로 새지 않게 꽉 막았다.

공룡은 거대했다.

진매령은 처음에는 덩치에 살짝 긴장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새롭게 익힌 무공을 사용했다.

“퉤!”

침을 뱉었다.

순간 침은 날카로운 작은 칼날잎으로 변했다.

이어서 공격해 들어오는 공룡을 살짝 피하며 칼날잎으로 긁었다.

작은 상처가 생기며 피가 흘렀다.

그때였다.

“혈화.”

상상이 중요했다.

피를 혈화로 만드는 상상을 했다.

초능력이 발동하며 혈화가 만들어졌다.

날카로운 피의 꽃잎이 만들어졌다.

아직은 진매령의 지배하에 있던 혈화는 상처를 더욱 벌렸다.

더 많은 피가 흐르고 피는 다시 더 거대한 혈화로 변했다.

출혈이 멈추지 않았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앙!”

공룡은 당황하며 고개를 흔들었지만 소용없었다.

급기야 핏줄이 터지며 피가 줄줄 흘렀다. 그 순간 진매령은 웃었다.

“다 확인했어.”

피를 통해 공룡의 몸 안에 있는 모든 피의 흐름을 파악했다.

이후에는 간단했다.

능력이 닿는 영역까지 존재하는 모든 액체를 칼날로 만들었다.

이어서 난도질했다.

“쿠엉!”

공룡은 괴로워하다 그대로 쓰러졌다.

초능력에 대항할 능력이 없는 존재는 당할 수밖에 없는 공격이었다.

이를 지켜보며 강지건은 잠깐 생각했다.

‘스록트라 당신은 대체 뭘 만든 건가?’

스록트라라는 존재가 만들어낸 마나연공법은 사기에 가까웠다.

초능력을 더욱 강화하는 마나연공법, 무공이었다.

그런데 이건 그냥 시작일 뿐이었다.

초월의 날개는 초능력을 강화해 초월적인 존재를 만들기 위해 존재했다.

그 끝은 아무도 모를 정도로 끝이 없는 무공이었다.

물론 워낙에 난해하고 조건이 복잡했다.

또한 효율이 그렇게 좋은 건 아니었다.

다만 강지건이기에 조건을 맞출 수 있는 것이었다.

상점에서 필요한 것들을 구입해 조건을 맞춰주니 손쉽게 강해지고 있었다.

‘관리자가 최고야.’

문제를 해결해야 할 존재이니 당연히 강해야 했다.

‘그런데 난 대체 어디까지 강해져야 할까.’

상상이 좀처럼 되질 않았다.

너무 지나치게 강한 힘이 아닌가 싶어 두렵기도 했다.

‘얼마나 큰 문제가 있기에 이런 힘이 주어지는 걸까?’

답답했다.

‘아냐, 너무 앞서가지 말자. 지금 즐기면 되는 거야.’

공포에 삼켜질 순 없었다.

‘인생 즐기자.’

강지건은 진매령에게 다가갔다.

이제는 라다와 마찬가지로 레깅스에 스포츠 브라를 하고 있는 진매령이었다.

강지건에게 더욱 몸매를 어필하려는 작은 노력이었다.

탄탄한 복근과 수련으로 다져진 잔근육이 살아있는 몸이지만 여성의 미를 강조하는 가슴과 둔부가 살아있었다.

더구나 얼굴은 20대 초반의 처녀처럼 싱그럽기만 했다.

과거의 얼굴을 되찾은 진매령은 매력적인 여자일 뿐이었다.

‘나이가 많다지만 우리에겐 이제 별 의미가 없는 얘기이려나?’

강지건은 직감했다.

자신에게 수명은 어쩌면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마겔로 넘어갔던 목적을 달성하고 24시간이 되자마자 바로 무왕계로 되돌아왔다.

딱 하루 비운 동안 검녀문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얼마 남지 않은 제자들은 폐관 수련을 위한 비동에 숨어 곧 돌아올 장문인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어?”

“누구세요?”

“나다.”

돌아온 장문인, 진매령을 못 알아본 제자들이 속출했다.

너무나 젊어진 장문인의 모습은 낯설었다.

옷차림부터가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이방인들과 같았다.

하지만 이내 알아볼 수 있었다.

장문인만이 가질 수 있는 표식을 내보였으니까.

“장문인?”

“어떻게?”

제자들은 다들 어리둥절.

“모두 주군의 덕이다.”

진매령은 자신이 가진 힘을 선보였다.

순간 허공에서 물로 만들 꽃잎이 생성되었다.

“어엇?”

“사술?”

“사술이 아니다. 초능력이라고 하는 것이다.”

제자들은 다들 경악했다.

자리를 비우고 하루만에 돌아온 장문인의 많은 것이 순식간에 변했다.

더구나 무공의 경지는 과거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까마득히 높은 경지에 이른 것으로 보였다.

‘대체 저 분의 힘이 어느 정도기에.’

강지건의 능력에 새삼 전율했다.

선택을 받으면 강해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제자들도 주군을 모신 수 있습니까?”

“아쉽지만 그건 주군의 뜻에 달렸다.”

숫자에 제한이 있어서 받지 못하는 것을 진매령은 모든 것이 강지건의 뜻에 달렸다는 식으로 바꿔서 전달했다.

‘약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은 말하지 말자.’

조금이라도 얕보일 수 있는 말은 하지 않으려는 진매령이었다.

“유화는 들으라.”

“예, 장문인.”

살아남은 제자들 중에서 가장 서열이 높은 제자가 바로 유화였다.

“앞으로 유화 네가 내 뒤를 이어 장문인이 되어라.”

“네?”

“오늘부터 무공 전수에 들어가겠다.”

다들 경악했지만 이내 이해했다.

현재 검녀문은 봉문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수많은 제자가 죽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영향력이 줄어들 것은 불 보듯 뻔했다.

앞으로 제대로 사문을 존속시킬 수 있을지 의문일 정도.

이런 상황에서 장문인인 진매령이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외부 활동을 통해 검녀문의 건재함을 알려야 한다.

하지만 장문인이 나돌아다니다 사고가 나서 죽는다면?

무공은 실전되고 검녀문은 더욱 약해지게 된다.

그러니 차기 장문인을 내정한 뒤 움직이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좋다. 다들 그렇게 알고 유화를 보필해주었으면 한다.”

“허면 장문인께서는 앞으로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혈마교에 복수할 것이다.”

진매령은 이를 뿌득 갈았다.

지금 가진 힘이라면 혈마교가 전혀 두렵지 않았다.

강지건과 함께 한다면?

더 두렵지 않았다.

서번트로서 강지건을 보좌해야 하는 운명을 받아들인 진매령이었다.

미녀들로 이루어진 검녀문.

강지건은 검녀들을 보며 사진을 찍었다.

“어쩌시려고요?”

“응, 그냥 보관했다가 보려고.”

아름다운 미녀들의 검무는 보는 맛이 있었다.

이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지켜보았다.

검녀들은 처음에는 어색해했지만 장문인이 허락한 사람이라 받아들였다.

주군으로 모시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장문인 진매령이 난화검무를 선보였기 때문이었다.

매화검무를 뛰어넘는 무공의 존재에 다들 경악했다. 제자들은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던 검무였다.

하지만 사정을 듣게 되자 강지건은 모두 인정했다.

실전된 무공을 알려줄 수 있는 존재였다.

검녀들에게는 신선처럼 보일 뿐이었다.

“은공, 그것은 무엇입니까?”

서열이 낮은 야은설은 언제나 그렇듯 강지건의 시중을 드는 역할이 맡겨졌다.

다른 제자들은 다들 무공 수련에 집중하고 있었다.

검녀문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면 강함은 필수였다.

얕보이면 무시당한다.

유린한다.

“카메라라는 거야. 볼래?”

찍은 사진을 보여주자 야은설은 신기해했다.

“정말 신기한 물건입니다. 저도 찍어주시겠습니까?”

“음, 거기 서봐.”

적당히 포즈를 취하게 하고선 사진을 찍었다.

청초한 얼굴과 달리 키가 크고 탄탄한 몸을 가진 야은설이었다.

늘씬한 모델과 같은 포스가 느껴지는 사진이 찍혔다.

사진을 본 야은설은 신기해했다.

그런 야은설을 보는 강지건은 대물이 불끈하는 것을 느꼈다.

‘으음.’

하지만 참았다.

그러나 이를 본 진매령이 다가왔다.

“주군, 혹여 은설에게 관심이 있으십니까?”

연인처럼 귓가에 속삭였다.

“어? 아냐.”

“하지만 몸은 다르게 말하고 있는데요?”

“그냥 매력적이니까 반응한 거지. 남자가 다 그렇잖아?”

“취하셔도 됩니다.”

“응?”

진매령은 웃으며 강지건의 품에 안겼다.

“검녀문은 이제 상공의 것입니다. 제자들에게 기쁨을 알려주시지요.”

“그래도 돼?”

“상공 덕분에 겨우 지킨 사문입니다.”

매화검후 진매령은 문파를 통째로 강지건에게 바쳤다.

받은 은혜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울러 문파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제 상공을 위한 문파가 되는 거야.’

더 이상 산속에서 조용히 살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장문인으로서 검녀문을 더욱 강하게 만들 길이 보였기에 택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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