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관리자가 되었습니다-27화 (26/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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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계

상점에서 아이템을 찾아보니 낙스에는 2차 세계 대전 수준의 무기들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지구보다 좀 쳐지는 곳이네.’

무왕계는 도검이 주로 올라왔다. 여기에 영약 같은 것들이 있었다.

‘영약을 먹으면 빨리 강해진다지만. 굳이 살 필요는 없겠지.’

아주 급하다면 영약을 먹을 것이다.

하지만 강지건은 아직 영약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영약에 포인트를 낭비하고 싶지도 않았다.

비싼 것이 일회성이기 때문이었다.

‘무공이 많다니 여길 가볼까?’

좀 더 강해지기로 했다.

무기 사용법도 슬슬 배워야 함을 느꼈다.

‘초능력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무기술 하나 정도는 익혀두는 것도 좋겠지.’

만약을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 일섬패왕도 - 2,000포인트

결국 무공을 상점에서 구입했다.

매직-3 등급에 속하는 무공.

일섬패왕도.

설명은 간단했다.

요약하면 ‘단숨에 썰어버린다’였다.

‘단숨에 썰어버린다. 좋잖아?’

라다와 함께 익혔다.

4,000포인트가 추가로 날아갔다.

2만8천을 쓰고 4천을 추가로 또 썼다.

총 3만2천을 순식간에 써버렸다.

‘역시 버는 게 어렵지 쓰는 건 넘나 쉬워. 이래서 절약해야 돈 번다고. 나 같은 개미는 티끌이라도 모아야 해.’

“주인니이이이이이이이임!”

무공을 선물해주니 라다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뭐 필요한 거 없으세요?”

“음, 맛있는 거 먹고 싶어.”

“잠깐 기다려보세요.”

“아냐, 여기 맛있는 거 있잖아.”

강지건은 라다의 구멍을 잡았다.

“아잉.”

부끄러워하는 척하며 라다는 다리를 냉큼 벌렸다.

복근과 함께 구멍이 벌렁거리고 있었다.

강지건은 바로 구멍을 채우며 맛을 보았다.

“역시 라다는 맛있어.”

“하악! 감사해요!”

라다는 행복했다.

‘나의 신이시여.’

멈추지 않고 초월적인 힘을 연속으로 나눠준다.

인간을 초월한 힘을 계속해서 나눠주는 강지건은 라다에게는 신이었다.

라다가 마겔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되자 강지건은 일단 일을 맡겼다.

‘게임이나 해야지.’

브르트족을 통해 문명을 발전시키며 포인트를 벌 생각이었다.

마겔을 일단 침식에서 자유롭게 해주니 놀고 싶었다.

‘나에게 주는 보상이 필요해.’

무엇보다 아직 챌린저 1위를 찍지 못했다.

중간에 퀘스트를 하느라 지구에서 보낸 시간이 적었던 탓이었다.

“응?”

게임을 실행하니 쪽지가 왔다.

한 번 붙어봤던 상대.

- 시간 나면 한 판 해요.

강지건에게 한 번 털렸던 제타스의 프로게이머, 칼록 유민수였다.

유민수는 최근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사실 유민수만 이런 것이 아니었다. 리그의 탑라이너들이 죄다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이는 최근 진행된 패치 때문이었다.

패치의 내용이 탑라이너의 플레이에 영향을 주었다.

예전에는 상대를 잡을 수 있던 플레이가 더 이상 허용되지 않게 되었다. 똑같은 챔피언 구도에서 똑같은 아이템을 들고 똑같은 시간에 정확하게 모든 행동을 같이 했을 때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것이다.

탑라이너들이 한 아이템에 붙은 방어력 상승 효과 때문이었다.

사실 갑자기 유민수가 실력이 녹슬었다고 하긴 어려웠다.

본인에게 문제는 없었다.

다만 패치로 인해 조정을 해야만 했다.

이는 야구로 따지면 투수의 투구폼에 이상이 생긴 격이다. 타자라면 타격폼에 변화가 생긴 것.

이를 새로 조정해나가야 하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프로게이머는 이러한 패치를 매 시즌마다 겪게 된다.

한 해가 지나면 대대적인 패치가 이어져 많은 것이 바뀌기도 한다.

메타 자체가 변하는 일도 생긴다.

본인 실력과 상관없이 플레이에 영향이 온다.

외부에서 볼 땐 갑자기 슬럼프가 와서 실력 발휘를 못하는 걸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게 아니다.

메타에 적응을 아직 못했기 때문이다.

이 메타 적응력에 따라 선수의 성적이 달라질 정도다.

적응하는 방식은 선수마다 다르지만 패치로 인해 챔피언 티어가 아래로 내려가게 되면 강제로 다른 챔피언들을 사용해야만 한다.

야구로 따지면 쓰리 쿼터로 던지던 투수에게 갑자기 언더핸드로 던지도록 강요가 들어오는 꼴이다.

언더핸드로 못 던지는 건 아니지만 최고의 투구가 나오진 못한다.

이게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매 시즌 반복된다.

언더 핸드로 갔다가 오버 핸드로 바꿨다가 다시 사이드로 갔다가 쓰리 쿼터로 돌아왔는데 갑자기 너클볼을 던지라는 식으로 매번 바뀌는 것이다. 또한 구종도 슬라이더, 포크볼, 투심, 포심, 커터 등등 이거저거 마구 요구하는 식이다.

괜히 프로게이머들이 패치 한 번 하면 미치겠다고 하는 게 아니다.

피지컬이 하락하지 않아도 성적이 들쭉날쭉하게 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진득하게 실력을 쌓아도 힘든데 패치로 이래저래 변화가 생기니 결국 적응력이 강한 선수들이 위로 올라가게 된다.

적응력이 좋은 이들이 실력이 더 좋아 보이는 환경이니까.

이 때문에 시즌 초반에 반짝하는 팀이 있고 시즌 후반에 연승을 쌓으면서 기적 같이 올라오는 팀도 있다.

어쨌거나 유민수는 강지건을 떠올렸다.

‘연습 상대로 괜찮아.’

피지컬은 자신보다 위에 있는 강지건이었다.

맞상대를 하면서 자신의 플레이를 점검하기에 괜찮은 상대로 여겨졌다.

더구나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볼 생각이었다.

방송에서 지는 바람에 망신을 당하긴 했지만 원한을 갖거나 하진 않았다.

- 하죠.

연락이 왔다.

바로 약속을 잡고 접속한다.

“잘 부탁해요.”

보이스 채팅으로 대화를 나누며 연습에 들어갔다.

‘프로게이머 연습 상대. 퀘스트 설정.’

- 퀘스트가 설정되었습니다. 보상 1 포인트.

보상은 형편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아 프로 연습 상대라니. 좋네.’

강지건은 그냥 즐겼다.

프로의 연습 상대라고 하지만 역으로 보면 프로가 자신의 연습 상대가 되어준 거나 마찬가지다.

연습은 팽팽했다.

1:1을 통해 유민수가 원하는 매치업을 해주었다.

하지만 프로의 연습은 1:1이 전부가 아니다.

1:1 라인전 연습을 한 뒤에는 게임을 통해 맞라인을 서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 지금부터 하는 플레이는 중요한 거니까 경기에 나오기 전까지 함구해주셨으면 합니다.

> 네, 그럴게요.

제타스의 코치에게 부탁을 받았다.

며칠만 참아달라는 이야기였기에 순순히 받아들였다.

‘나중에 숙소에 한 번 불러준다고 했으니까.’

함께 방송을 진행하는 합방도 해준다고 했다. 강지건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이야기였다.

어쨌거나 코치의 요구 사항을 듣고 연습 상대가 되어주었다.

상대가 요구하는 챔피언과 룬 그리고 아이템 트리를 따라갔다.

> 라인전 잘하시네요. 진짜 프로 생각 없어요?

> 네, 제가 팀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요.

> 아 아쉽네요.

강지건은 내부 스크림에서 프로와 맞먹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1:1과 팀전에서 탑라이너의 움직임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1:1에서는 상대만 보면 되지만 팀전에서는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기습을 대비해야만 한다.

상대가 밀린다고 신나게 밀고 들어갔다가 목이 따이는 경우는 너무나 흔하다.

밀리는 게 진짜 밀리는 게 아니고 빵뎅이를 흔들어 낚시를 한 경우다.

우연히 맞아 들어가는 것도 있지만 결국 팀전은 팀원들과 함께 하기에 신경 써야 할 것들이 훨씬 더 늘어난다.

경기 전체를 바라보는 눈을 가져야만 비로소 시작점에 선다고 할 수 있었다.

‘아쉽긴 하지.’

하지만 아쉬움은 빨리 털어냈다.

‘새로운 경험.’

퀘스트 설정을 통해 포인트를 얻었지만 얼마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색다른 경험은 추억이 되어주었다.

과거에는 프로와 게임을 한 번 하는 것만 해도 영광이었을 것이다.

아니, 챌린저는 구경도 하기 힘든 세계였다.

관리자가 된 이후에 도움을 받아 결국 이런 경험도 하게 되었다.

‘니가 효자다.’

시스템이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누릴 수 있는 건 최대한 누려야지.’

군대에 가기 전에도, 군대에 있을 때도 낙이 되어주었던 게임이었다.

프로게이머들의 게임 하는 모습을 보며 절망적인 상황을 잠시라도 잊고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 한 판 더?

> 네. 더 가죠.

강지건은 유민수의 상대를 성실히 해주었다. 며칠 후, 유민수는 새로운 플레이로 상대 탑라이너를 발라버리고 멘탈을 무너뜨렸다. 덕분에 승리를 쉽게 가져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강팀 상대로 한 일이기 때문에 의미가 컸다.

유민수의 상대를 해준 강지건은 라다를 불렀다.

“무왕계에 한 번 가볼까해.”

“준비는 다 되었어요.”

“그래, 그 전에 라다 스킬 하나 더.”

치유력을 높여주는 활생공을 라다에게 사주었다.

1000포인트짜리였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다.

많은 포인트를 투자한 라다가 죽는 것보다 포인트를 좀 더 투자하는 편을 선택한 강지건이었다.

투자 받은 라다는 다시금 감격했다.

이젠 익숙해질만도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매번 새롭고 짜릿했다.

은밀한 구멍을 쑤시고 있는 강지건의 대물처럼.

라다는 염력을 이용해 몸을 띄워 강지건에게 매달렸다.

강지건은 가만히 서있는데 라다의 몸이 움직였다.

허공에서 자유롭게 섹스가 가능해졌다.

염력을 이용한 공중부양 섹스였다.

기어이 한 판 뛰며 물을 빼낸 뒤에야 두 사람은 무왕계로 이동했다.

“주변에 아무도 없어요.”

“음. 좋아.”

무왕계의 깊은 산속에서 두 사람은 처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 감각에 이상한 것이 잡혔다.

“싸우는 소리 같은데요?”

“가보자.”

두 사람은 빠르게 싸우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렸다.

“크크크, 그만 항복하라고. 그러면 살려는 줄 테니까.”

“이 악적! 절대 용서 못한다!”

“하하하!”

산 속의 작은 장원이 공격을 받고 있었다.

장원을 지키는 것은 검을 든 여인들.

반면 공격하는 것은 적색 무복을 입은 자들이었다.

“혈마교 놈들! 네 놈들에게 절대 굽히지 않는다!”

“매화검후? 그대만 항복하면 다 좋게 끝나는 것을 계속 반항하는 것인가? 좋아! 아주 좋아! 하하하하하!”

현재 무왕계는 정사대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마인들.

이들은 평소와 다른 힘을 가지고 정파를 몰아치기 시작했다.

혈마교의 무사들의 눈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악마와 같이 소름끼치는 광경.

검녀문의 검녀들은 최선을 다해 막아내고 있지만 역부족이었다.

‘예전이었다면!’

검녀문의 문주인 매화검후는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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