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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계
두 사람은 짐승처럼 뒤엉켰다.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다.
두 사람의 육문공이 얽히며 상승작용을 일으켰다.
더구나 마겔의 특별한 마나가 흡수되어 상호작용까지 일어났다.
“아아아아!”
눈앞이 하얗게 변하는 걸 느끼며 라다는 소리를 내질렀다.
세포가 쾌락에 찌들었다.
하늘을 나는 느낌이 들었다.
연속해서 머릿속에 번개가 내리쳤다.
그리고 어느 순간 번개폭풍이 멈추고 평화가 찾아왔다.
“아!”
현자의 시간이 도래하고 라다는 깨달았다.
자신의 몸을 가득 채우는 힘을.
이질적인 감각이 느껴졌다.
이질적이면서 익숙했다.
‘어쩌면.’
감각에 주변의 사물들이 마치 이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움직여.’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돌멩이가 떠오르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러자 기적처럼 떠오르는 돌멩이.
“주인님!”
“왜?”
“저 염력 생겼어요!”
“뭐?”
“봐요!”
돌멩이가 허공에서 이리저리 움직였다.
라다의 손짓에 따라 움직이는 돌멩이.
“포인트 굳었어요!”
“어떻게 했어?”
“연결된 느낌이 들어서 해봤는데 됐어요!”
“연결?”
강지건은 서둘러 자신의 감각을 살폈다. 하지만 주변과 이어졌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난 안 되나?”
“혹시 모르니 다른 힘을 떠올려보세요.”
불도 떠올리고 바람도 떠올려봤지만 소용없었다.
하지만 번개를 떠올리자 손에서 스파크가 일었다.
“어?”
“번개의 힘을 가지게 되신 거 아닌가요?”
“이거 참.”
강지건이 익히고 있던 뇌력공이 영향을 준 것이었다.
뇌력공은 육문공과 함께 자연히 몸에 뇌력을 쌓게 해주었다. 여기에 마겔의 마나가 유입되며 초능력을 각성해야 할 때 뇌력공과 어우러져 결국 뇌력공에 번개의 힘을 더하는 것으로 끝난 것이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약간 아쉬웠지만 이내 미련을 떨쳐내는 강지건이었다.
“라다 축하해.”
“감사해요, 주인님.”
라다가 초능력을 얻게 된 것으로 만족할 생각이었다.
염력은 상점에서도 구할 수 있는 초능력이었다. 무려 3000포인트나 하는 것.
다른 점이라면 상점에서 구했을 땐 어느 정도 사용법이 함께 이식된다. 또한 스킬로 익히는 특전이 있었다. 더 사용하기 편리하고 성장이 유용했다.
즉, 직접 익힌 능력은 숙련도를 스스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아무려면 어때.’
익히고자 하면 못 익힐 건 없다.
하지만 굳이 익혀야 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뇌력공이 더 강해진 것에 의의를 두자.’
뇌력공의 성장은 상당했다. 더불어 번개의 힘을 동시에 어느 정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빠직!
손바닥 위에 뇌전의 구가 떠올랐다.
상상했더니 이루어졌다.
‘나는 번개맨이 되는 거야.’
번개처럼 빠르게!
강지건은 빠르게 움직이며 적의 공격을 모조리 피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느려!’라고 외치고 싶은 기분이었다.
크롭스크.
마겔에서의 일은 브르트족에게 일단 맡겨 두기로 했다. 세계가 넓으니 수색이 힘들기 때문이었다. 대신 차를 몇 대 마겔로 가져갈 생각이었다.
“태양광 패널 버스가 있단 말이야?”
“네, 있어요.”
공해는 모든 문명이 맞이하게 되는 문제다.
산업 혁명 이후 영국은 스모그 때문에 난리였다. 석탄의 과도한 사용이 문제였던 것.
이후 과학의 발전으로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었나 싶었지만 인구가 높아지고 개발이 급속도로 빨라지자 지구온난화 문제까지 발생했다.
또한 산업의 발전으로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해 다시 문제가 되기도 했다.
크롭스크도 이와 같은 문제를 피해가지 못했고 결국 재생 에너지 기술을 발전시켜야만 했다.
그 결과 여러 가지 물건들이 만들어졌는데 태양광 패널이 장착된 셔틀 버스가 있었다.
날씨가 좋을 때는 패널로 전기를 충전하고 날씨가 안 좋을 때면 충전소에서 충전하는 방식이었다.
하이브리드 충전 방식을 채택한 버스인 것이었다.
라다의 기억을 따라 움직였다.
버스가 주차된 버스 스테이션에 도착하자 태양광 패널들을 지붕에 단 버스들이 보였다.
“멀쩡한 것들이 보이네. 여기서 일단 라인을 만들자.”
“맡겨두세요.”
라다는 염력을 이용했다.
염력에 의해 주변의 돌들이 떠올라 라다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았다.
다가오는 좀비들은 돌에 맞고 머리가 계속 박살났다.
라다는 지속적으로 염력을 사용하다 지치면 몸을 움직여 싸웠다.
염력을 사용하니 싸우는 효율이 늘어났다.
그러다 지치면 관리실에서 밥 먹고 강지건과 한 판 수련을 뛰었다.
섹스를 하고 나면 능력이 살짝 발전했다.
육문공 덕분이었다.
육문공이 염력을 더 사용하기 쉽게 해준 것이었다.
덕분에 염력으로 제어할 수 있는 공간이 점점 더 늘어났다.
반면 강지건은 별 다른 재미는 보지 못하고 있었다.
“쳇.”
번개의 구를 쏘면 감전된다.
하지만 감전되었던 좀비는 느려지는 것 외에는 큰 피해는 입지 않았다.
최소한 머리를 맞춰 뇌를 전부 태워버려야만 했다.
결국 뇌력공으로 쌓은 힘을 이용해 좀 더 빨리 움직여 진압봉과 방패로 좀비들을 박살내는 게 강지건의 주요 전투 방식이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포인트를 얻는 것은 더욱 쉬워졌다.
‘만약 초능력이 엄청나게 발전한다면.’
좀비를 잡는 건 일도 아닐 터였다.
‘왜 포인트를 줄여버렸는지 알겠어.’
초능력이 점점 좋아질수록 사기적인 전투 방식이 가능했다.
꿈에서나 생각해볼 법한 공격이 가능했다.
뇌전을 다루게 된 강지건은 자신의 공격이 좀비에게 그리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뇌전의 구를 소환해 계속 집어던졌다.
“난 번개의 신이 될 거다! 하하하하하!”
강지건은 좀비들을 휩쓸고 다니며 스테이근 근방을 청소했다.
하지만 좀비들의 물결은 멈추지 않으니 주변의 차량과 트럭을 이용해 담을 쌓기 시작했다.
길을 막아 좀비들이 들어오기 힘들게 하려는 것이었다.
이후 차로 바리케이트를 만든 뒤 안쪽의 좀비를 청소해나갔다.
관리실 공간 확장을 위해 1120포인트를 사용해 공간을 3단계를 더 넓혔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버스를 마겔로 가져가려면 관리실에 버스를 집어넣어야만 했다. 공간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으면 기존의 물건들과 겹쳐지며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막으려면 어쩔 수 없었다.
“넓게 쓰면 좋지 뭐.”
강지건은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어차피 나중에 우주선까지 들여놓을 생각이었다.
강화외골격을 사온 문명인 안틸로프는 우주로 진출한 문명으로 추정되었다.
이 때문에 강지건은 우주선을 가질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안틸로프에 언젠가 가서 우주선을 가져올 생각이었다.
‘할 수 있다면 전함을 가지고 싶은데.’
우주 전함을 타고 좀비를 잡는다면 무지막지하게 포인트를 올릴 수 있을 거 같았다.
아니, 지구 정복도 어렵지 않다고 여겼다.
궤도에서 폭격할 수 있다면 현재 지구의 문명으로는 막을 수 없으니까.
로켓을 쏴서 대기권을 벗어나는 것도 힘겨워하는 지구 문명으로는 궤도에서 폭격하는 우주 전함을 상대할 수단은 전무하다고 보는 게 맞았다.
한 마디로 두 손 묶어놓고 때리는 격이었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
굳이 지구를 정복해야 할 생각은 없었다.
지구도 이제 관리해야 할 대상일 뿐이었다.
여러 가지 퀘스트를 진행할 때 필요한 소중한 자원이다.
또한 휴식 공간이며 안식처였다.
‘마겔이나 크롭스크에서 자동으로 해놓고 폭격하면 포인트를 막 쓸어담을 수 있을 거야.’
등급을 올리기 전에 우주 전함을 하나 꼭 구하고 싶을 정도였다.
문제는 안틸로프로 갈 순 있지만 침식도가 상당히 높은 곳이라 꺼려진다는 것.
상점에서는 제대로 된 우주 전함은 올라오지 않았다.
‘등급을 올리면 말짱 헛일이지.’
포인트를 얻지 못하게 될 수도 있으니 관리자 등급을 올리는 일은 뒤로 미뤄졌다.
‘일단 버스부터.’
시간이 지나 포털을 열 시간이 되자 라다는 염력을 이용해 버스를 포털 안으로 한 대씩 넣었다.
그렇게 총 5대의 버스를 넣은 뒤에 두 사람은 포털 안으로 들어갔다.
마겔.
태양광 버스가 갑자기 나타나자 브르트족은 깜짝 놀랐다.
“이게 뭡니까?”
“버스라는 물건이야.”
“버스요?”
“그래, 이걸 타면 쉽게 움직일 수 있지.”
강지건이 올라타서 버스를 운전해보았다.
사람을 태우고 움직이는 버스를 본 브르트족은 감탄했다.
“우와! 나도 태워줘요!”
부족을 전부 태우자 버스 5개가 꽉 찼다.
‘이걸로 이동은 쉬워졌어.’
문제는 제대로 된 길이 없으니 빠르게 달리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강지건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부족도 마찬가지였다.
버스는 벌레를 비롯해 작은 생물들의 접근을 막는데 용이했다. 즉, 아이들을 안에 태워놓으면 어느 정도 신경이 덜 간다는 장점이 있었다.
또한 좀비가 갑자기 나타나도 충분히 대처할 시간을 준다는 것이었다.
버스를 타고 움직이게 되자 브르트족의 이동 속도가 더욱 높아졌다.
반면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버스는 빠르게 망가져갔지만 라다나 강지건은 신경 쓰지도 않았다.
“저기, 저 쪽에 마물들이 많아요.”
“그러게. 저기에 뭔가 있는 거 같네.”
이동을 하던 와중에 무엇인가 보였다.
공룡들이 바글바글한 곳이 있었다.
마치 거대한 둥지와 같아 모였다.
아울러 거대한 검은 나무가 높게 솟아나 있었다.
“저 나무 수상한데? 퀘스트 설정! 저 거대한 나무를 박살낸다!”
- 퀘스트 ‘마계수 파괴’가 설정되었습니다.
“마계수?”
“마계수래요?”
“응.”
“뭔가 세계수랑 비슷한 느낌이네요.”
“혹시 크롭스크에도 마계수가 있는 거 아닐까?”
“그럴 수도 있겠어요.”
“일단 박살내자.”
두 사람은 빠르게 마계수를 향해 다가갔다.
가까이 다가가자 엄청난 수의 마물들이 보였다.
어떤 것은 마물에서 한단계 더 진화해 마수라 불릴 정도가 되었다.
또한 좀비들 중에는 진화하여 마인이 된 것도 있었다.
“적이다!”
“죽여라! 크아아아아아!”
마인들의 지휘에 마물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염! 력!”
라다가 앞으로 나섰다.
강지건과의 꾸준한 섹스로 인해 염력이 훨씬 강화된 상태였다.
더구나 꾸준히 사용했기에 많이 익숙해졌고 염력도 발전했다.
라다가 쉬지 않고 염력을 사용한 덕분이었다.
조금이라도 더 강해지기 위한 노력이 빛을 발했다.
염력으로 공간을 장악한 라다는 마물들의 공격이 서로를 향하게 만들었다.
서로 뒤엉키며 쓰러지거나 찌른다.
제풀에 넘어지며 상처입는 꼴이었다.
그러면 그 뒤를 강지건이 받쳐주었다.
“뇌!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