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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계
관리자이기에 항상 관리창의 정보를 파악해둔다. 혹시나 새로운 변화가 있을까 싶어.
“마겔?”
변화가 생겼다.
침식도 2%의 세계가 갑자기 1%로 떨어졌다.
“왜요?”
“마겔이란 세계의 침식도가 떨어졌어.”
“혹시 이기고 있는 걸까요?”
“그럴지도?”
궁금했다.
호기심이 생겼다.
“가기 전에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으음, 훈련용 외골격은 좀 불안하니까.”
강지건은 라다의 상태도 좀 불안했다.
대부분의 포인트를 자신을 강화하는데 써서 라다는 좀 부족한 상태였다. 이를 만회하는 것은 강화외골격 덕분.
* 보크스 연합군 치안경비용 강화외골격 - 500 포인트
강화외골격의 가격이 훌쩍 뛰었다.
전투 기능이 추가되었기 때문이었다.
“천 포인트만 모으자. 공격 기능 가진 강화외골격은 써야지.”
“네.”
둘은 일단 크롭스크로 넘어가 열심히 좀비를 잡고 퀘스트를 수행했다. 생존자를 찾기 위해 움직이면서도 좀비 사냥은 가능했다.
천천히 걸어가면 알아서 좀비들이 몰려와주었다.
“크아아아아아아!”
퍽!
“으어어어어어어!”
파삭!
가까이 오면 닥치는 대로 박살내주었다.
마나연공진을 이용한 수련이 이어질수록 육문공의 효능이 몸에 새겨졌다.
더욱 강력해진 신체 능력 덕분에 강화외골격으로 낼 수 있는 출력이 어느덧 한계에 도달하고 있었다.
아무리 힘을 증폭해준다고 해도 최고 증폭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강화외골격은 기계이기 때문이었다.
한계 이상의 힘으로 다루다가는 오히려 강화외골격을 망가트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초감각으로 인해 움직임에 낭비가 사라지면서 전투 효율은 더욱 극대화되었다.
1000포인트를 모으자마자 강지건은 경비용 강화외골격 2개를 구입해 바꿔입었다.
“오오, 느낌이 다른데?”
“네, 출력이 더 늘어났어요.”
“이건 다시 되팔아볼까?”
- 사지 않습니다.
노 되팔이.
되파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 이거.”
“나중에 다른 세계에서 적당히 팔면 되지 않을까요?”
“그래, 그러면 되겠네.”
결국 훈련용 강화외골격은 고이 모셔놓기로 했다.
경비용 강화외골격은 무장이 있었다.
하지만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진압봉과 방패 그리고 비살상용 테이저건이 있을 뿐이었다.
결국 전투 스타일은 그리 달라졌다고 보긴 어려웠다.
다만 방어력이 더 올라간 것에 강지건은 만족하기로 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상점창을 보면 해당 세계의 문명이 어느 정도인지 대충 알 수 있었다.
마겔이란 곳의 물건은 그리 대단한 게 없었다.
가죽과 곤봉 그리고 돌로 만든 도구들이 있었으니까.
석기시대로 보이는 세계.
대신 거대한 동물 뼈들이 상점이 보였기에 방심하지는 않을 생각이었다.
‘공룡이 나오려나.’
강지건의 예상은 정확했다.
마겔은 공룡이 날뛰는 세계였다.
마겔.
원시적인 세계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문명은 그리 발달하지 않았고 인간이 세계의 먹이사슬 최상위에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다른 신의 힘이 섞인 세계.
공동으로 만들어진 세계에 침식이 시작되었다.
침식은 공룡들을 물들였다.
공룡들은 마물이 되었다.
아울러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쳐 좀비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다행이라면 좀비들은 공룡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좀비가 공룡을 물어도 마물이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원시 사회이기 때문에 좀비가 발생해도 인류 전체에 그리 큰 피해가 생기지 않았다.
퍼지는 속도가 현저하게 느렸다.
하지만 마물이 되어버린 공룡들이 날뛰며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었다.
속도는 느렸지만 꾸준하게 영역을 확보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마겔의 인류는 한 가지 힘을 각성했다.
마력이 모이는 맥, 마력지를 발견했고 여기서 초능력을 각성하기 시작했다.
초능력을 각성한 전사는 엄청난 힘을 보유하게 되었고 마물들은 박살낼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세계 자체가 침식에 저항할 힘을 얻게 되었고 극복해나간 것이었다.
이러한 마겔에 강지건과 라다가 도착했다.
“와, 역시 공룡시대.”
“뭔가 다 커요.”
“일단 여기 언어를 구입해야 하는데.”
하지만 언어를 상점에서 검색하자 엄청나게 많은 언어가 떴다.
“어?”
“왜요?”
“부족마다 말이 조금씩 다른 거 같아.”
“그렇군요.”
“이렇게 되면 힘든데.”
언어를 배우는 포인트는 그리 많이 필요 없었다. 하지만 모두 배우다보면 낭비가 된다.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야겠는걸.”
결국 그냥 움직이기로 했다.
“일단 사냥해볼게요.”
마물과 공룡의 차이.
두 사람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퀘스트를 설정했다.
“공룡 사냥”
- 퀘스트를 설정합니다.
보상은 공룡 한 마리당 1포인트였다.
“짜다.”
“짜네요.”
라다도 피식 웃었다.
“얼른 한 마리 잡아보죠.”
“어, 퀘스트 설정. 공룡 10마리 사냥.”
10마리는 10포인트였다.
거대한 공룡을 잡는데 포인트가 별로 들어오지 않았다.
“얼른 강해져야지.”
공룡을 향해 덤벼들었다.
경비용 강화외골격의 성능은 훨씬 뛰어났다. 움직임이 더욱 빠르고 힘도 강했다.
슈육!
공룡의 공격을 부드럽게 회피하며 돌진한다.
돌격이 멈추지도 않았다.
한바퀴 부드럽게 돌며 공격을 흘려버렸을 뿐.
바람과 같은 돌진.
알아도 막을 수 없다.
꽈앙!
진압봉이 공룡의 머리를 쳤다.
뼈가 박살나며 뇌수가 튀었다.
뇌가 박살난 공룡은 쓰러지더니 경련을 일으켰다.
-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1 포인트 적립.
“나쁘지 않지만 역시 효율이 안 좋아.”
“저기 또 있어요!”
두 사람은 열심히 돌아다니며 공룡을 사냥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공룡을 잡았는데 포인트가 들어오지 않았다.
“응? 왜 이러지?”
잡아도 포인트가 안 들어오니 수상했다.
“포인트 안 들어오는 공룡은 침식된 것 아닐까요?”
“그런가? 하긴 그럴수도 있겠네. 퀘스트 설정. 침식된 공룡 사냥 1마리 사냥.”
- 퀘스트가 설정됩니다.
보상은 10배인 10포인트가 책정되었다.
“역시.”
침식된 공룡, 마물.
이것이 답이었다.
답을 찾은 강지건은 퀘스트를 설정했다. 하지만 침식된 공룡만 잡기는 어려우니 퀘스트 슬롯을 여러 개 사용해야만 했다.
‘등급을 올린 게 또 이렇게 도움이 되네.’
등급을 올린 덕분에 사용할 수 있는 퀘스트 슬롯은 넉넉했다.
너무 빨리 올리면 실력이 딸릴 수 있는 문제가 있지만 너무 낮으면 퀘스트 슬롯이 모자란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어려워. 어려워.’
잘 계산이 되지 않았다.
‘천천히 하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을 떠올리며 강지건은 사냥에 집중했다.
마물 공룡 사냥에 이어 좀비를 발견했다.
사냥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포인트 획득이 상당히 어려웠다.
“여긴 정말 힘드네.”
“그래도 침식도가 낮으니까 금방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일단 퀘스트 걸어놓고.”
- 퀘스트가 설정되었습니다.
마겔의 침식도를 0%으로 만들게 되면 포인트가 7만이 들어온다.
“크롭스크는 10만이었는데 여긴 7만이야.”
“여기가 더 쉽다는 거겠죠?”
“그렇겠지.”
쉽다고 생각하니 그나마 의욕이 샘솟았다.
“그나저나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원.”
“일단 원인을 찾아 움직여야 하는데 이래서는 힘들어요.”
이동 속도가 너무 느렸다.
“나중에 크롭스크에서 차라도 가져오자.”
“네.”
첫 날은 적당히 움직였다.
지구에서는 연일 위튜브 구독자가 늘어났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니 구독자 증가수가 느려지는 게 보였다.
‘아, 이거 정말.’
느려지는 게 보이니 욕심이 난다.
더 올리고 싶다.
퀘스트로 20만 달성을 올려놓았다.
“뭘 하면 올라갈까?”
“이것저것 해야죠. 중요한 건 익숙하면서도 신선해야 한다는 거?”
“모순된 이야기네.”
“하지만 사실인 걸요.”
지나치게 새로우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속출한다.
시대를 너무 앞서나가서 외면 받는 사람들이 있다.
“운동 근육이라도 보여줄까?”
“먹방에 운동이라 나쁘지 않은 조합이긴 해요.”
“좋아. 그럼 오늘은 내 힘을 보여줘야지.”
“크롭스크에서 찍을까요?”
“그게 좋겠지?”
크롭스크에 바로 들어갔다. 마겔에서 지내는 동안 포털 이용 시간이 초기화 된 덕분이었다.
원한다면 지구는 한 번도 안 들리고 계속 크롭스크와 마겔을 돌아다니며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강지건은 지구 방문을 빼버릴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고향이자 본진이니까.
‘인생 즐겨야지. 안 즐기면 뭐하러 살아?’
가족과의 관계가 엉망인 강지건에게는 세상을 위한다는 정의감 따윈 하나도 없었다.
그저 자신에게 이익이 되기에 관리자 등급을 올리려 할 뿐.
이익이 되니까 강해지고 싶을 뿐이다.
즐겁게 살고 싶었다.
‘행복한 나날을 살아야지.’
푹찍푹찍.
라다의 엉덩이를 마구 찔러주었다.
헬스클럽의 좀비들을 모두 유인해 밖에서 해치우고는 안을 청소했다.
이어서 두 사람은 나신이 되어 운동을 즐겼다.
라다와 함께 기구 위에서 이런 저런 포즈를 잡으며 섹스를 즐겼다.
“간다!”
“와주세요!”
엉덩이를 푹푹 쑤시던 대물이 부들부들 떨더니 폭발했다.
씨앗이 듬뿍 뿌려지자 라다는 행복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늠름한 강지건의 모습을 눈에 담으며 라다는 외쳤다.
“사랑해요, 주인님!”
“오냐!”
사랑을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