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관리자가 되었습니다-3화 (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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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관리자가 되었다

‘푸드파이터? 해볼까? 한다!’

종종 푸드파이터 영상을 보았던 강지건이었다. 이유는 별 거 없었다. 먹는 게 좋으니까.

누군가는 왜 거지같이 남 먹는 거 보냐고 욕을 했다.

그럴 때마다 강지건은 ‘그럼 댁은 왜 남 섹스하는 거 보고 딸치는데?’라고 되받아쳤다.

남자치고 야동 안 본 사람 찾아보기는 하늘의 별따기.

야동보고 딸치는 것보다는 먹방 보고 뭔가 먹는 게 더 건전하다고 강지건은 생각했다.

먹방은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인 식욕을 건드린다.

개인마자 어떤 것이 더 우선인지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는 가치관의 차이로 이어지기도 한다.

‘먹는 게 최고지.’

좋아하니까 고민 없이 선택했다.

‘방송은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해야 오래 한다고 그랬어.’

1인 방송 선배들이 한 말이었다.

돈을 벌려고 달려들면 대부분 금방 나가떨어진다고.

영상에 엄청난 공을 들여도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그냥 재미로, 취미로 하다보면 뜨기도 하고 망하기도 하고 그런다는 것.

마라톤과 같으니 지나친 욕심으로 스프린트를 하지 말고 페이스 잡고 오래 가야 한다고 했다.

영상을 찍으면 찍을수록 소재는 고갈되기 마련이다.

그러니 결국 꾸준히 영상을 뽑을 수 있는 소재들이 선택된다.

먹방이 바로 꾸준히 영상을 뽑기 좋은 소재 중 하나였다.

세상에 음식은 엄청나게 많으니까.

세계의 음식을 하나씩 찍어서 올리기만 해도 10년은 거뜬히 버틸 수 있다.

과자만 해도 수백종이다.

음료수와 기타 등등을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

햄버거나 피자만 해도 브랜드가 여럿이며 매해 신상이 출시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먹방을 찍는다.

하지만 특별함이 없으면 뜨기 어렵다.

강지건은 생각을 안했다.

충동이 이성을 앞질렀다.

‘그런데 푸드파이터는 어떻게 되는 거지?’

- 1000명의 사람에게 푸드파이터라고 인정받으면 됩니다.

‘영상을 올리면 딱이군!’

바로 영상 제작에 들어갔다.

앞과 뒤의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고 먹는 모습에 적당히 자막을 집어넣는 편집을 했다.

무료 음악까지 배경으로 넣었다.

이후 바로 영상을 올렸다.

‘두근두근. 이제 내일이면 전직일까?’

하지만 다음 날 전직이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영상 조회수는 5였다.

다음 날.

‘이대로는 안 돼!’

퀘스트가 클리어 되지 않으면 포인트를 벌 수단이 사라진다. 아직 퀘스트를 1개씩밖에 설정을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었다.

- 등급을 올리면 퀘스트 숫자도 늘어나나?

- 등급 하나당 퀘스트 하나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등급은 어떻게 올리지?’

- 첫 등급은 10포인트를 소모하여 올릴 수 있습니다.

‘멍청한 나놈!’

어제의 멍청한 자신을 욕하는 오늘의 강지건이었다.

현재 보유한 포인트는 3.

‘꼴랑 3!’

조금만 더 인내하며 올렸으면 금방 올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충동적인 행동이 이를 가로막았다.

‘후우, 충동적인 행동은 고쳐야 하는데.’

매번 고쳐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다시 충동적으로 행동한다.

생각만으로 쉽게 고쳐지면 세상에 고생할 사람 없다.

‘어쩔 수 없지.’

이미 벌어진 일. 강지건은 실수에 집착하며 또 다시 실수하지 않기 위한 다짐을 하기보다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선택했다.

‘영상 조회수가 낮으면 인정받기 힘들어. 그럼 뿌려야지. 어떻게 뿌릴까?’

답은 인터넷 커뮤니티였다.

‘어그로를 끌어보자.’

길게 생각하지 않고 여기저기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 원숭이 라면 먹방

= 5개 뚝딱 푸드파이터 등장

= 밴또도 울고 갈 스피드 먹방

글을 몇 개 올렸다.

하지만 글 조회수 자체가 낮았다.

영상 링크를 달았지만 링크 조회수로 올라가는 경우는 더더욱 적었다.

“젠장!”

10분 만에 좌절했다.

‘더 빨리 안 되나?’

마음이 급했다.

‘아 현기증 나.’

빨리 등급 올리고 싶은데 못 올리니까 현기증이 났다.

‘실시간으로 어그로를 끌려면 어디로 가야할까? 그래, 비제이 방에 쳐들어가보자.’

하지만 비제이들이라고 바보는 아니다.

엉뚱한 놈이 자기 채널에 와서 홍보하는 걸 그대로 봐주지는 않는다. 이미 이런 행동은 싹 거르는 시스템이 정착되었다. 홍보하다가 걸리면 바로 퇴장이었다.

하지만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딱 만원만 쓰자.’

강지건은 가장 유명한 비제이의 방송시간을 기다렸다.

비제이들은 방송을 할 때 영상후원을 받기도 한다.

후원금과 함께 영상을 띄우면 봐주는 형식이다.

가끔 소재가 고갈되었거나 방송을 좀 쉽게 하고 싶은 사람들은 영상후원을 방송 소재로 잡기도 한다.

올라오는 영상을 보면서 코멘트 해주고 채팅에 어울려주는 것이었다.

물론 이런 것은 어느 정도 시청자를 확보한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무엇보다 입담이 좋아야 했다.

보통 자신의 본방송을 하기 전에 영상후원을 보면서 방송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방송을 시작한 순간에는 바로 시청자들이 접속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적당히 사람이 모일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방송 시간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가 있었다.

방송 등급을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 방송 시간을 채워야 하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었다.

강지건은 바로 이점을 파고들 생각이었다.

‘한 번만. 한 번만 잘 뜨면.’

피 같은 돈 만원.

아깝다.

하지만 질러버리라는 충동이 점점 강해져서 결국 지갑을 열었다.

인터넷 방송 플랫폼은 여럿 있다.

국산도 있고 외제도 있다.

강지건이 고른 비제이는 외제 플랫폼인 록온이었다. 미국산 게임 전문 방송 플랫폼으로 모기업이 세계적인 인터넷 쇼핑몰 로키스였다.

국산 방송 플랫폼도 상당한 경쟁력이 있었지만 강지건이 록온을 고른 이유는 간단했다.

‘여기 비제이들이 좀 덜 맵지.’

사실 비제이들은 플랫폼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도 한다.

개인 사정에 따라 바꾸는 것이다.

수입이 좀 더 좋다 싶으면 바꾸는 것도 있다.

하지만 플랫폼마다 어느 정도 성향이 있기도 했다.

국산 방송 플랫폼인 올프리 티비는 말 그대로 상당한 자유를 추구하는 플랫폼이었다. 문제는 너무나 자유로워서 논란이 되는 사건 사고가 수두룩하다는 것.

그야말로 정글과 같은 곳이었다.

물론 외국 방송 플랫폼이라고 이상한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올프리 티비는 악명이 자자했다.

무엇보다 록온은 게임 중심 방송이기 때문에 비제이들도 조심하는 면이 있었다. 자극적인 행동보다는 게임을 잘 하는 사람이 잘 나가는 플랫폼이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슬쩍 흘리면 그래도 좀 덜 얻어맞겠지.’

비제이도 이미 물색해두었다.

좀 관대하기로 유명한 비제이인 ‘늘보라’라는 여자 비제이였다.

‘늘보라님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 님 푸드파이터 어떻게 생각함?

“푸드파이터? 잘 먹는 사람?”

= 띠링! 고래님이 10,000원 후원하셨습니다.

= 이 인간 정도면 푸드파이터? <영상>

“어?”

비제이 중에서도 성향이 있었다.

후원을 안하면 아예 소통이 안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냥 채팅창에 올려도 봐주는 사람이 있었다.

늘보라는 호기심 많고 호응이 좋은 편이었다.

그렇기에 골랐다.

“와, 국물까지 다 마신 거야? 진짜 푸드파이터인가?”

= 저걸 왜 마심.

= 그래도 굉장한데?

= 5개에 저 정도 시간이라니 시간 너무 끄는데?

시청자 수가 꽤 되는 방송인이기에 금방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이내 다음 영상 후원으로 넘어가는 늘보라였다.

별 다른 언급도 없었다.

“하핫! 그럼 다음 가볼까?”

얼핏보면 홍보는 실패한 것 같았다.

하지만 강지건은 차오르는 기쁨을 맛보았다.

“이거지!”

-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 푸드파이터가 되셨습니다. 보상으로 10포인트를 지급합니다.

위튜브 조회수가 높이 올라간 것도 아니었다.

방송에서 그리 많이 언급 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영상을 봤던 시청자들이 ‘푸드파이터네’라고 생각한 순간 관리자 시스템에서는 인정 카운트가 올라갔다.

1,000이 넘는 사람들이 강지건의 영상을 보고 푸드파이터라고 생각한 순간 퀘스트에 필요한 조건이 충족되었다.

“크으! 바로 등급 올린다!”

- 하-2로 등급을 올리시려면 10포인트가 필요합니다. 계속하시겠습니까?

“한다!”

- 하-2로 승급하셨습니다.

이름: 강지건

직위: 임시 관리자

등급: 하-2

포인트: 3

퀘스트: 없음

“크으!”

‘올랐구나! 그럼 이제 퀘스트 하나 더 설정 가능?’

- 설정하실 수 있는 퀘스트의 수는 2개입니다.

‘이번에는 뭘 해볼까?’

강지건은 행복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늘보라는 방송을 종료했다.

“후우.”

피로가 몰려온다.

청순하고 새콤한 이미지와 달리 방송이 끝나자 좀비처럼 흐느적거리며 냉장고를 열었다.

푸쉭!

캔맥주를 따고는 단숨에 원샷한다.

“꿀꺽! 꿀꺽! 꿀꺽! 캬아아아아아아!”

시원한 맥주가 들어갔다.

하지만 그렇다고 속이 확 풀리도록 시원한 건 아니다.

알콜은 기본적으로 몸속에 들어가면 열나게 만든다.

독한 술일수록 열기를 더 확실하게 느끼게 된다.

‘어디 오늘은 어떤 인간들이 있었으려나?’

안주로 땅콩과자를 하나 까고는 우물거리며 방송에서 거슬렸던 점들을 찾아보았다.

혹시나 놓친 인간이 있다면 접근금지, 밴을 때리기 위해서였다.

“아, 이 자식.”

후원 영상으로 먹방을 홍보한 강지건을 발견했다.

‘영상은 초짜 영상인데. 컨셉일까? 아니면 본실력일까?’

영상이 아주 나쁜 건 아니지만 퀄리티가 떨어졌다. 그럴수밖에 없었다. 영상이 정말 잘 뽑히려면 카메라만 신경 써서는 안 된다.

조명이 필수다.

조명을 잘 살려야 더 좋은 영상을 뽑아낼 수 있다. 여기에 사람의 경우에는 메이크업까지 해서 조명빨을 더 잘 받게 해주어야 인물이 확 산다.

괜히 비제이의 방송과 실물에는 큰 간극이 존재하는 게 아니다.

‘감히 날 이용해 먹어?’

방송에서는 대충 넘어갔다. 척 봐도 신입이었다. 위튜브 링크를 찾아 들어가보니 조회수가 처참했다.

‘이게 전부라면 얼마 못 버티거나 뜰 때까지 한참 걸릴 수도 있겠는데?’

조금 유명세가 있다거나 했다면 사람을 시켜 논란을 터트려 매장시켜버렸을 것이다.

남의 방송에 홍보를 했다는 식으로 커뮤니티에 풀어버리면 심심한 악플러들이 알아서 물어뜯어준다.

‘이런 신입은 건드려봐야 나만 손해야.’

노이즈 마케팅이 될 수도 있으니 언급하지도 않고 반응도 안 해주는 게 안 도와주는 길이다.

‘그래도 리스트에 추가!’

메모장에 적어둔다. 나중에 유명해지면 논란을 터트리기 위한 기억의 메모장이다. 아울러 영상도 편집해서 저장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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