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관리자가 되었습니다-2화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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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관리자가 되었다

‘젠장! 젠장! 젠장!’

후회가 밀려들었다.

육문공으로 육체를 강화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두 가지였다.

기 그리고 영양분.

영양분이야 먹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기는 달랐다.

직접 내공구결에 따라 몸에 기를 축적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걸 어떻게 해?’

문제는 굉장히 효율이 안 좋은 구결이었다는 것이었다. 괜히 최하급 상점에 있던 무공이 아니었다.

‘마나연공진을 이용한다면?’

마나를 쉽게 모을 수 있다. 그런데 구입한 마나연공진을 발동하려면 이성 파트너가 필요했다.

‘돈도 없고. 여친도 없고.’

여전히 자신이 얻은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확신하지 못하는 강지건이었다.

‘돈을 쓸 순 없어!’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를 힘보다는 손에 쥐고 있는 현금이 더 소중했다.

자신이 보는 모든 것이 환상일 뿐이라면 돈을 썼을 때 허무하게 돈만 날리는 꼴이 되니까.

‘게임이나 하자.’

결국 강지건은 포기했다.

‘환상이라면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그런데 계속 이러면 정신 병원이라도 가야 하나?’

언젠가 봤던 영화를 떠올리는 강지건이었다.

영화는 정신분열증 환자에 대한 내용이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면 환각이다.

정말 본인만 볼 수 있을 특별한 경우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지구에서는 백이면 백 환각을 본 것으로 학자들이 결론을 내렸다.

“후우, 미치겠네.”

돈을 없으면 돈을 벌 생각을 하면 되지만 강지건은 아직까지 일하고 싶지 않았다.

‘평생 죽어라 일하게 될 텐데. 지금은 놀아야지.’

혼자 사는 몸이었다.

부모하고는 연이 끊어진 거나 마찬가지인 상태였다.

어릴 때 이혼한 부모는 각자 따로 가정을 꾸렸다. 어려서 외할아버지 밑에서 자랐지만 외할아버지와 그리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었다. 더구나 고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외할아버지는 죽었다.

결국 고등학교에서는 혼자 살아야 했다. 다행이라면 부모로부터 최저한의 생계비는 받았다는 것.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강지건은 군대에 갔다.

그리고 제대한 지금 모아두었던 약간의 돈으로 원룸을 구하고 놀고 있었다.

피 같은 돈이 금방 줄어들겠지만 강지건은 미래를 생각하지 않았다.

‘인생.’

그냥 게임이나 하고 싶었다. 돈이 부족해질 때까지 하고 싶었다.

그냥 시원하게 놀고 싶었다.

제대했으니까.

혼자 사는 강지건은 그냥 좀 즐겁게 지내고 싶었다.

정해둔 기한은 딱 한 달.

이후에는 일을 할 생각이었다. 노가다든 공장이든 무엇이든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일단 놀면서 미래를 생각해보고 싶었다.

“나만의 시간! 나만의 인생! 나만의 길을 우어어어엉!”

엉터리 노래를 부르며 전설에 접속했다.

“오늘은 꼭 3승을 찍겠다!”

- 퀘스트를 설정하시겠습니까?

“어?”

갑자기 뜬 메시지에 어리둥절.

‘이것도 퀘스트가 되나?’

- 현재 티어에서 전설 3승을 퀘스트로 설정하시겠습니까?

‘한다!’

- 퀘스트가 설정되었습니다.

- 퀘스트 보상을 책정합니다.

- 퀘스트 완료시 1포인트가 보상으로 지급됩니다.

“헙!”

‘3승에 1포인트면 300번 이기면 100포인트 아냐? 그러면 뭔가 또 살 수 있겠는데? 그런데 한 판에 최소 30분에서 1시간쯤이면 하루 12시간 게임만 한다고 해도 25일간 연승을 해야 하는데?’

전설의 솔로랭크에서 25일 동안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승리하는 것은 프로게이머가 와도 힘들었다.

불가능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일.

‘일단 해보자!’

그러나 일단 들이박고 보는 강지건이었다.

일단 강지건은 자신이 보유한 아이디 중 가장 티어가 낮은 아이디로 접속했다.

브론즈.

‘아이언이 좋은데.’

하지만 아이언 티어는 도달할 수 없었다. 아무리 배치매치를 잘못 치러도 이미 상당히 높은 티어를 찍어봤던 강지건은 아이언에 배정되지 않았다.

계속해서 패배하고 싶어도 팀원이 캐리하면 승리 당해 버린다.

높은 티어에서는 한 명이 트롤링을 하면 팀이 패배의 늪에 빠지지만 낮은 티어에서는 한 명의 캐리로 승리가 가능하다.

‘되겠지?’

강지건은 탑 라인에 섰다. 주력 라인이 탑이기 때문이었다.

게임이 시작되었다.

시작되자마자 라인전을 세게 걸고는 몰아쳤다.

하지만 게임은 패배했다.

“아오!”

‘나는 이겼는데!’

탑 라인은 이겼다.

그런데 팀이 졌다.

‘탑의 숙명!’

게임 흐름과 가장 동 떨어져 있는 라인이 탑이었다.

프로 경기에서는 탑도 매우 중요하다.

안 중요한 라인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솔로 랭크에서는 이야기가 많이 다르다.

첫판부터 계획에서 어긋났다.

결국 총 6판을 해서 겨우 3승을 챙겼다.

-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1포인트가 보상으로 지급됩니다.

‘이대로는 안 돼.’

이런 페이스라면 두 달 정도 게임만 잡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강지건에게는 2달 동안 놀 수 있는 돈은 없었다.

‘퀘스트 설정을 내가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 안에 팔굽혀펴기 100개 한다!

- 퀘스트가 설정되었습니다.

- 퀘스트 보상을 책정합니다.

- 퀘스트 완료시 1포인트가 보상으로 지급됩니다.

‘젠장 겁나 짜네.’

일단 팔굽혀펴기를 시작했다.

“훅! 훅! 훅!”

처음에는 기세가 좋았다.

10개를 하고 휴식을 취했다.

‘단번에 하려고 하면 힘들어서 안 돼.’

근육이 피로를 회복할 시간을 자주 주었다.

그 결과 100개를 어렵지 않게 해냈다.

-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1포인트가 보상으로 지급됩니다.

‘이건 너무 힘드네. 좀 더 쉬운 거 없나? 그래, 라면이나 한 개 끓여볼까? 퀘스트로 라면을 하나 끓이겠다!’

- 난이도가 너무 낮아 퀘스트 설정에 실패합니다.

‘너무 쉬운 건 안 되나? 그럼 라면 5개를 10분 안에 먹겠다!’

- 퀘스트가 설정되었습니다.

설정에 성공했다. 보상은 여전히 1포인트.

하지만 강지건은 슬슬 감을 잡았다.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것에서 좀 더 난이도가 높은 일들만 포인트를 주는 퀘스트로 설정 가능하다는 거지? 그럼 혹시 연애라도 하게 되면 많이 주려나?’

- 현재 설정할 수 있는 퀘스트의 숫자는 1개입니다.

- 퀘스트를 취소하시겠습니까?

‘아냐, 그냥 할 거야.’

라면 먹는 게 어려운 건 아니었다.

커다란 냄비에 물을 끓였다.

보글보글 물이 끓을 때 미리 준비해둔 면과 스프를 동시에 넣고 휘휘 저으며 면을 풀었다.

‘파송송 계란 탁!’

약간의 사치까지 부려 보았다.

‘플러스 김치국물!’

마지막으로 김치국물을 넣어 국물맛을 더욱 살리는 길을 택했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라면 맛이 예전 같지 않아.’

원가절감으로 인해 라면의 맛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양도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반면 가격은 인상되는 추세.

물가 인상분을 따지면 사실 별 차이 없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300원 하던 것이 갑자기 400원 500원 이런 식으로 가격이 변화하면 물가가 오른다고 느끼게 된다.

품질은 더 떨어지는 게 느껴지는데 가격만 오르는 꼴이니 당연히 라면에 대한 인기가 줄어든다.

하지만 그래도 먹을 사람은 먹는다.

‘나 같은 호구는 먹을 수밖에 없어.’

돈 없고 요리가 귀찮은 강지건은 라면밖에 몰랐다.

‘캔참치 김치찌개 한 번 해봐. 캔참치 넣어야 하잖아.’

캔참치조차 강지건에게는 귀한 물품이었다.

‘스팸 같은 건 정말 호사야.’

캔참치나 캔햄은 꿈도 꾸지 않았다.

캔햄 몇 개 살 돈이면 계란 한 판이다.

계란 한 판이면 하루 계란을 한 개씩 한 달 동안 먹을 수 있고, 2개씩 먹으면 보름을 버틸 수 있다.

‘돈만 많으면.’

라면에 캔햄과 캔참치를 넣고 마무리로 모짜렐라 치즈를 뿌렸을 것이다.

‘랍스터를 넣는 것도 좋겠지.’

라면 하나 가지고 로망을 꽃 피운다.

돈만 많았으면.

‘한우 등심을 듬뿍 넣은 라면을 끓였을 텐데.’

돈만 많았으면.

‘인삼을 넣은 건강맛 라면도 만들어 먹고.’

망상은 라면이 다 끓는 순간 멈췄다.

“후우.”

뚜껑을 열자 확 하고 올라오는 스팀과 향기.

‘좀 식혔다가 도전해야지.’

퀘스트는 10분 안에 먹는 것이었다.

라면 5개의 양은 사실 먹는데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문제는 온도.’

뜨거우면 빨리 먹기 힘들다.

식혔다.

부채질을 하며 뒤적뒤적 하면서.

면을 들어 올리며 후후 불면서 식히고 또 식혔다.

‘자고로 뜨거울 때 먹어야 제맛이지만.’

하지만 10분컷을 하려면 식혀야 했다.

빨리 먹기 위해서 맛을 포기한다.

애초에 빨리 먹으면 맛을 느낄 시간도 별로 없다.

‘됐다.’

면이 준비되었다.

적당히 식은 면을 두고 먹으려고 한 순간 문득 스쳐지가는 아이디어 하나.

‘빨리 먹는 거 찍어서 위튜브에 올려볼까?’

위튜브.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로 인기 위튜버는 돈을 잘 번다. 물론 상위 1%에 해당될 경우의 이야기다.

어떤 분야든 상위 1%에 속하면 어느 정도 돈을 벌 수 있다.

어마어마한 숫자의 영상 제작자 사이에서 1% 안에 꾸준히 랭킹되어 돈을 번다는 것은 보통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강지건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해보자.’

충동이 앞섰다.

제대하면서 구매한 스마트폰을 설치하고 녹화를 시작했다.

“자! 뽕라면 5개! 10분컷 도전합니다! 으쌰!”

띡.

타이머를 누르고 먹기 시작한다.

“후루루루루루루루루룹! 음냠냠!”

꿀꺽.

“후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룩!”

먹는다기보다는 마신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3분도 안 되어 면을 다 클리어 해버렸다. 하지만 강지건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꿀꺽! 꿀꺽! 꿀꺽!”

국물까지 마셔버렸다. 짠맛이 많이 느껴졌지만 그냥 마셨다.

이어서 냄비 바닥에 남은 건더기까지 수저로 싹싹 긁어 먹었다.

“끝!”

띡!

3분27초.

라면 5개의 면과 국물까지 다 해치운 시간이었다.

“보셨죠? 국물까지 다 끝냄! 파하고 계란도 넣었었어! 이 정도면 나도 푸드파이터 가능?”

-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1포인트가 보상으로 지급됩니다.

- ‘푸드파이터가 되자’를 퀘스트로 설정하시겠습니까?

“어?”

갑자기 전직 퀘스트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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