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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쟁란
006
루키우스가 이끄는 본군이 최전선 거점으로 삼은 곳은 알프스 산맥의 최남단에 속한 피사와 제노바였다.
이탈리아와 갈리아의 국경선이라 할 수 있는 거점으로 로마 군단들이 집결. 루키우스는 사령부를 밀라노에 두었다. 피사, 제노아, 밀라노. 모두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중요 거점이다.
로마에 있는 교황 비길리우스는 루키우스의 전쟁 행위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규탄하면서 전쟁을 반대한 것으로 모자라, 루키우스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로마 귀족들에 한해서는 철저히 배격할 것을 선포했다.
교황에게 파문당할 것을 두려워한 로마 귀족들은 지원을 중단해버렸고, 그렇지 않아도 지중해 해안에서 서고트 왕국의 함대에 의해 수송선의 보급에 차질이 생겼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더한 충격이 가해졌다.
"루키우스에 반대하면 로마 제국의 지원을 받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소문에 의하면 루키우스는 사악하고 흉폭한 성격이라 합니다."
"동방 전선에서는 항복한 페르시아 병사들을 모두 학살했다고도 하더군요."
로마 제국의 옛 수도인 로마에서 그 터전을 잡고 있는 교황령.
주교들은 반 루키우스 성향을 가진 교황 비길리우스에 한해서는 우려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제국의 1인자는 섭정관으로 임명된 루키우스였다. 그 강대하던 페르시아까지 전면전에서 박살내버린 루키우스의 무명은 실로 거대하다. 주교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것도 당연했다. 루키우스가 직접 이끄는 병력만 하더라도 5만 대군에 달한다. 그녀가 이탈리아로 온다는 말에 주교들은 "사탄이 오고 있다!" 라고 비명을 질렀다.
사실 교황령은 브리튼과 밀약을 체결하고서 내통을 하고 있었는데, 루키우스가 대군을 이끌고서 이탈리아로 온다는 말에 속내로는 두려운 마음을 품었다. 자신들을 죽여버리기 위해서 오는 것은 아닌가, 라고 제 발을 저린 것이다. 하지만 루키우스는 이탈리아 북부에만 병사들을 배치시킬 뿐, 직접적으로 이탈리아 남부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진 않았다.
"지금 로마와 브리튼이 싸우는 전쟁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교황 비길리우스는 조로아스터교를 신봉하는 페르시아와 토템 신앙을 믿는 훈족들을 막기 위한 방파제 역할로서 동로마 제국과 브리튼을 선택했다. 옛적부터 로마는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국교로 신봉하였을 때부터 그러하였고, 브리튼은 훈족을 몰아내면서부터 그 강대함을 표출하여 교황의 신임을 얻었다.
기독교를 수호하는 두 국가가 싸우는 전쟁은 교황령에게 있어서는 자기 살을 깎아내는 일 밖에 되지 않는다. 로마와 브리튼이 서로 싸우느라 모든 영토가 잿더미가 되어 피폐하게 쇠퇴한다면 훈족과 페르시아는 누가 막으라는 말인가?
"하지만 성하. 루키우스에게 반대하면 그녀가 군사를 이끌고 이 로마까지 올 지도 모릅니다."
"기껏 로마에 받은 교황령이 몰수될수도......"
"아니면 교황청이 주도해서 양국의 평화 조약을 논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지만 그 방법은 통하지 않을 것이다.
루키우스는 자신의 인생을 건 마지막 전쟁으로 브리튼을 선택했고, 자신의 영원한 라이벌로 비세리온 펜드래건을 선택했다. 그녀의 집착은 무섭다. 조국을 위해서 싸우던 고결함조차도 전쟁을 극한으로 추구하는 집착과 광기로 물들어버렸다. 이미 조국 로마를 위해서 싸우겠다는 마음은 없다.
그저 누가 더 강하냐는 호승심으로 물든 전쟁. 그 과정에서 무엇이 희생되고 무엇을 잃던지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브리튼과 싸워서 얻을 이익이 대체 뭡니까?"
"대체 뭐길래 루키우스가 그토록 비세리온 황제에게 매달리는 거지."
"어이가 없군요."
주교들은 루키우스 티베리우스가 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토록 브리튼과의 전쟁을 개전하려는 것인지 그 이유를 몰랐다.
평민들이 히히덕거리면서 떠들고는 하는 소문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정도였다. "루키우스가 사실 비세리온을 연모한다." 리던지, "비세리온을 가지려고 그 노처녀가 발정이 나버렸다." 라는 악성 소문까지 퍼졌다. 그 누구도 루키우스가 브리튼과 전쟁을 하려는 이유를 모르니 근거 없는 헛소문으로 가득 했다.
우선 교황 비길리우스는 주교를 포함한 직속 성직자들을 로마 제국에 파견하여 평화 조약에 대해서 그 의사를 물었으나, 밀라노에서 사령부를 두고 있던 루키우스에게 곧바로 거절당했다. 루키우스는 결코 전쟁을 중단할 마음이 없었고, 오히려 멸망하기 이전까지 싸울 것이라며 호언장담까지 해버렸다.
교황이 직접 보낸 사신단까지 문전박대를 해버렸다.
유일하게 로마 제국을 말릴 수 있는 방법이 사라졌다. 교황은 강대국의 전쟁을 중단시킬 수 있는 명분과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마저도 루키우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로마와 브리튼은 둘 다 기독교를 믿는 국가였는데, 교황이 직접 보낸 사자를 거절해버린 루키우스의 행동에 큰 여파로 그 결과가 나타나버린 것은 당연했다.
감히 신의 대리자라 불리는 교황이 파견한 사신단을 쫓아내버렸다!
기독교 사상을 가진 로마인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루키우스에게는 그 어떠한 말도 통하지 않는 것을. 대체 뭐에 씌었는지 전쟁만을 고집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사흘 후.
로마 군단들이 일제히 진군을 선택했다.
"브리튼을 쳐부숴라!"
"전대 황제께서 못 다이루신 위업을 우리들이 이루자!"
"더러운 브리튼인에게서 우리의 영광스러운 고토를 탈환해야 한다!!"
과연 루키우스는 실로 영웅답다고 할까.
그녀가 휘하 병사들을 다루는 카리스마와 재능은 '저주'에 가까운 수준이다. 인류사를 위협할 정도의 거대한 전쟁을 만들어내면서도 루키우스 휘하의 장수와 군관들은 모두 그녀를 진심으로 따랐다.
제노아의 1만 5천 병력이 갈리아 남부의 마르세유로 진격.
피사의 1만 병력이 갈리아 동부의 리옹을 함락시켰다.
그리고 루키우스가 직접 이끄는 밀라노의 5만 병력이 남부와 동부를 연결하면서 전열을 세웠다. 완벽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대군이 움직인다. 수많은 전략가들이 그 용병술을 파악한다면 단연 일류라고 표현하리라.
"루키우스 전하! 현재 밀리노가 공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갈리아 지역으로 진군한 루키우스에게 불길한 소식이 전해졌다.
기껏 진군하였으나 브리튼 병력은 찾기 어려웠는데, 후방에서 사령부로 삼고 있었던 이탈리아의 밀라노가 공격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그를 듣고서 루키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비세리온이라고 할까. 여러 지역의 국경선을 횡단하면서 거대한 회전을 펼친다. 그 규모만 하더라도 일반적인 범인 따위가 상상할 수조차 없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라면 이미 대처를 마련하였다.
밀라노 주변에서 주둔하고 있던 로마 군단들이 연계를 펼치면서 브리튼의 공세를 격퇴해냈다. 꽤나 쉽게 물리친 것으로 보아 비세리온 또한 밀리노 공략에 대해서는 그리 신경을 쓰지 않은 듯하다.
그저 상대의 전력을 파악하기 위한 탐색전이라고 할까.
루키우스는 갈리아 지역의 남부에 주둔하였고, 비세리온은 기사 가웨인을 내려보내 밀라노를 한 번 찔렀다.
서로 가벼운 잽을 교환했다고 할까.
어차피 브리튼은 갈리아 남부에 한해서는 영향력을 크게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히려 로마 군단의 공격에 응수를 하였다면 지극히 비효율적이었으리라.
"비세리온의 본군은 루테시아에 있다고 합니다."
역시 이탈리아로 보낸 공세는 그저 페이크에 불과했다.
갈리아의 수도라고 할 수 있는 루테시아에서 결판을 지을 생각이다. 게다가 루테시아는 서로마 제국의 계승권을 받은 브리튼의 새로운 수도가 될 지역이라 한다. 다시 말해서 브리튼으로서는 제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사수하기 위해서라도 루테시아를 반드시 사수해야 했다. 루테시아는 갈리아 북부에 위치한 주도로서, 그 주도를 빼앗긴다는 것은 갈리아 지역을 점령한 브리튼의 모든 영향력을 상실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브리튼은 그 방어선의 중심을 오를레앙으로 잡은 듯 합니다."
"로토마구스에서 브리튼 본토의 병력들이 상륙하였다는 소식입니다."
"아마 브리튼도 결판을 내기 위해서 병력을 모으는 듯 합니다."
로마와 마찬가지로 브리튼 또한 전력을 계속해서 모으기 시작했다.
그 병력들을 모두 합친다면 가볍게 십만 대군을 초월한다. 브리튼으로서도 십만 대군을 모두 잃는다면 전력을 크게 상실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고, 페르시아와 훈족을 적대시하고 있는 로마는 말할 것도 없었다. 로마는 만약 브리튼과의 전쟁에서 패배한다면 모든 것을 잃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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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그리스 편 쓰고 싶다.
진히로인은 마녀 '키르케'가 되겠네요.
내가 마녀 취향이라.
아탈란테도 있고, 메데이아도 있고... 헤라, 아테나, 어우야.....
일찍부터 시작한 모에 문화. 역시 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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