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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지 황제
003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병사.
그리고 그 다음을 이은 것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인물인 루니어 황자였다. 유스티누스 2세로 즉위한 황제는 가장 큰 걸림돌이며 정치적인 변수로 작용할 유스티누스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주로 정치적인 술수를 펼치는 것은 황후 소피아였다.
소피아는 우선 대장군 유스티누스의 직책을 모두 박탈한 다음에 유배를 보내듯이 이집트의 총독으로 보내버렸고, 마지막에는 암살자로 하여금 유스티누스의 목을 베어서 그 수급을 콘스탄티노플로 가져올 것을 명령했다.
"무, 무슨! 유스티누스 전하를 살해하다니!"
"이건 폭정이오! 폭정이란 말이오!"
"게르마누스 전하와 유스티누스 전하.... 그 두 부자는 평생에 걸쳐서 로마에 충성을 다한 군인이었거늘!"
원로원은 이미 뇌물과 함께 황실로부터 갖은 이권을 받았음으로 황후의 충견이나 다름 없었고, 유스티누스를 따랐던 군인들이 주로 반발했다. 외적을 막으면서 로마에 봉사한 군인들로서는 자신들의 대장을 죽인 것에 대해서 원한을 품는 것은 당연했고, 로마의 지방에서는 군인 봉기가 일어나면서 혼란스러운 정국을 악화시켰다.
물론 루키우스 티베리우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콘스탄티노플을 벗어나 제 2의 수도 로마로 피신하여 정권을 잡아버렸다.
이탈리아 총독 나르세스는 그녀를 환영하였고, 동고트 전쟁에서 활약한 바가 있는 루키우스를 이탈리아 시민들도 반겼다. 이미 유스티누스가 잔혹하게 살해당하면서 로마 황실과 로마 군부는 더 이상 같은 하늘 아래에서 살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비록 벨리사리우스는 사망하였지만, 로마에 아직 나르세스와 루키우스가 건재했다.
로마 군부를 중심으로 수많은 군인들이 이탈리아로 망명을 선택. 유스티누스 2세는 자신이 살해한 유스티누스는 반역을 꾀한 반역자였으며, 그의 누이인 루키우스 티베리우스 또한 반역자임을 공표해버렸다. 나르세스에게는 루키우스를 체포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나르세스는 오히려 황실에서 보낸 사자를 죽여버리는 만행을 저질러버리고 만다.
"더러운 원로원 놈들과 그 끄나풀들을 내 손으로 죽여버리겠다."
여든 살이 넘은 노인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나르세스에게서는 젊은 혈기가 흘러 넘쳤다. 벨리사리우스가 병으로 죽고서 로마 군부에서는 노익장 역할을 하게 된 나르세스는 자신의 전우이자 아들이었으며, 존경하는 위인이었던 유스티누스를 죽인 황실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며 로마 황실에 서한을 보냈다.
콘스탄티노플에 선전포고와 비슷한 경고를 보내버린 것이다.
그를 두고서 사람들은 로마 제국이 소아시아와 이탈리아로 나뉘어 내전으로 치닫고 있음을 인지했다.
로마 시민들은 루키우스를 지지했다.
루키우스는 전쟁을 좋아하여 시민들의 지지도가 낮았지만, 명군이라 불리었던 유스티누스를 살해한 로마 황실에 대한 적개심 때문인지 루키우스를 지지한 것이다. 나르세스를 후견인으로 두고 있는 루키우스는 가장 강대한 군권력을 가진 인물이었고, 야만족의 공포를 아직도 느끼고 있는 로마 시민으로서는 자신의 목숨을 지켜줄 수호자를 필요로 하였다.
"교황에게서는 내전의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이 도착했습니다. 콘스탄티노플과 화친하여 로마 제국의 재건에 동참하라더군요."
"웃기지 마! 당장에 그 얼간이 황제와 황후 년을 죽여버리지 않고서는 끝나지 않아!"
적어도 군권력에 있어서는 루키우스가 유리하다.
이미 로마의 유능한 군인들이 루키우스의 편에 붙기 시작했고, 실질적인 지휘권을 가진 군단장들 또한 그에 합류했다. 페르시아 전선에서 전설을 세워버린 루키우스의 위용은 이미 널리 알려진 상태였고, 동방 전선에 있던 군단들은 루키우스를 지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유스티누스에게 경외를 느끼고 있던 라지카의 국왕 차트흐 2세 또한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페르시아 제국에서까지 호스로 1세가 직접적으로 비겁한 방법으로 유스티누스를 살해한 로마 황실에 대해서 규탄 성명까지 발표해버리자 로마 제국의 외교 관계는 파탄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004
"....이상이 케이 경의 보고입니다."
"개판 오분전이라는 말을 지금 쓰는 거겠지."
비세리온은 보고서를 집어던지면서 중얼거렸다.
유스티누스가 죽었다.
개인적으로는 슬픈 마음도 들었지만, 대국적으로 바라보면 브리튼에게 그리 부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이로운 상황이다. 대장군 유스티누스는 사교성이 좋고 외교 분야에 뛰어난 천재였기에 로마 제국과는 적대 관계였던 브리튼, 서고트, 페르시아, 라지카 등 각국들과 친분을 맺으면서 장기적으로 로마의 부흥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그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사망하면서 모든 목적들은 수포로 돌아갔다.
"로마는 영웅을 스스로 버렸군."
"유스티누스가 황제로 즉위되었다면, 로마는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이후로 또다른 전성기를 맞이하였을 테니까요."
푸른 머릿결의 미녀가 답했다.
아그라베인 또한 유스티누스를 존경하고 있었다. 그의 실질적인 재능과 천재성에 대해서는 경외를 표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카멜롯의 재녀라고 불리는 아그라베인의 상위호환이라고 할까. 그토록 뛰어나던 인재가 로마 제국의 황후 소피아에게 살해당했다. 그의 수급은 마치 가축처럼 콘스탄티노플의 성벽에 내걸린 상태였고, 그 몸뚱이는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었다.
"애초에 유스티누스 2세가 출현한 것도...."
"황후 소피아의 계략이라고 생각됩니다."
"이거야 원. 여자 한 명 때문에 유스티니아누스 대제가 이룩한 모든 업적이 날아간다고? 지옥에서 대제가 울겠군."
비세리온은 이미 서거해버린 로마 황제에 대해서 대제(大帝)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이미 로마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을 뿐더러, 그가 반평생에 걸쳐서 이룩한 로마의 황금기에 대해서 칭송하고 있었다.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활동할 뿐인 쇠약한 로마를 지금의 영토까지 발전시킨 것은 대제였다.
그가 없었더라면 로마는 대제국이 되지 못했으리라.
비록 강대한 야만족들로 인하여 로마 통일제국의 모든 영토를 수복하지는 못했지만, 그에 가장 가깝게 영토를 확장시켰다. 그런 업적을 세운 황제는 유스티니아누스가 유일했다. 벨리사리우스, 나르세스 등의 유능하 군인들이 있었기 때문이겠지만, 그를 다스렸던 황제가 뛰어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의 로마는 처참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꿈꾸었던 강대한 군사력은 물거품이 되어버렸고, 유스티누스가 기틀을 다진 친선 외교는 잿더미가 되었다. 남은 것은 같은 동족들끼리의 내전 뿐. 이탈리아와 소아시아가 나뉘면서 내전이 일어났다고 한다.
웃기는 일이 아닌가.
로마의 대제가 쌓은 치적이 모조리 날아가는 순간이다.
페르시아의 호스로 1세는 평생에 걸쳐서 싸웠던 로마가 이토록 스스로 무너지는 것에 대해서 회의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로마가 이렇게까지 패망할 줄은 몰랐다. 로마는 스스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다른 보고입니다만. 북쪽 초원의 아바르족과 롬바르드족이 로마에 반란을 일으키며 남하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그들은 로마의 속국이었을 텐데?"
"그렇습니다만.... 로마 황실이 그들에게 납부하던 연공을 일방적으로 취소해버렸다고 합니다."
"미쳤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는 이민족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정책을 펼치기도 하였는데, 로마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강대한 야만족에 한해서는 금과 보석, 보물을 연공으로 납부하는 조건으로 화친을 맺고 있었다. 물론 그 연공은 꽤나 상당한 양이라서 로마 시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유한 로마가 지불하지 못할 것은 없었다.
연공을 중단한 것은 좋다.
로마 시민들에게 있어 그것은 세금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니까.
하지만 아무런 준비도 없이, 북방의 야만족이 침공을 할 경우에 대비할 수 있는 병력조차 전선에 배치시키지 않고서 아바르족과 롬바르드족에 제공하던 연공을 일방적으로 중단시켜버린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겨난다.
그렇제 않아도 피폐해진 상태의 로마 제국인데 연공을 중단해버리면서 북방의 야만족들을 도발했다. 대체 뭘 믿고 그런 어리석은 선택을 한 것일까. 야만족의 침공을 막을 수 있는 명장들은 이미 내전을 일으킨 상태. 루키우스와 나르세스는 이탈리아에 있다. 무방비로 노출된 콘스탄티노플은 대체 어떻게 될까.
설마 브리튼에 도움을 요청하러 쪼르르 달려오는 건 아닐 테지.
우리를 호구로 보지 않는 이상에야.
그리고 그로부터 1주일 후.
콘스탄티노플에서 군사적 지원을 요청하는 로마 사신단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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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튼: ㅋㅋㅋㅋㅋ 실화냐
페르시아: 개꿀잼
서고트: 뭔 일이래.
라지카: 로마 제국이 나로호가 되버렸네. 유일한 특기가 자폭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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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나 님, 쿠폰 20장 감사합니다.
(쿠폰을 주시면 바로 코멘트를 써주세요. 그래야 어느 독자분이 보냈는지 압니다.
쿠폰을 보낸 시각과 갯수는 뜨는데 정작 아이디가 안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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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차/아리냥의 작품 하나를 선정하면 1연재 가능.
어느 작품이든 상관 ㄴㄴ
PS. 신개념 자본주의 작가.
자낳작.
유통기한: 2018/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