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리스의 용병군주-172화 (172/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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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튼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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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전선에서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페르시아의 명장 미흐로에가 병사.

그 후임으로 나코라간이 부임하여 사력을 다해 싸웠으나, 루키우스에게 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외교력이 뛰어난 유스티누스가 라지카의 국왕 구바제 2세에게 도움을 요청하였고, 라지카 왕국군과 합류하여 동맹군을 이끌며 페르시아 병력들을 왕국에서 몰아냈다.

페르시아에서 입지적인 인물이었던 미흐로에가 병으로 세상을 뜨면서 막상막하로 이루어지던 전황의 균형이 깨지고 말았다.

하지만 라지카 왕국에 잔존하고 있는 문제는 그 뿐만은 아니었다. 페르시아를 몰아내자 구바제 2세는 내심 다른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고, 루키우스 휘하의 장수들에게 살해당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렇지 않아도 브리튼에게 굴욕적인 약조를 체결한 것에 대해서 앙심을 품고 있었는데, 겨우 라지카 왕국 따위가 로마의 뒤통수를 후려치려는 생각을 한 것에 대해서 분노한 것이다. 적어도 루키우스 휘하의 장수들은 로마가 멸망할 위험에 놓이자 이를 배반하려 했던 속국들이 대해서 강한 원한을 가지고 있었고, 라지카 왕국의 태도에 그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어쩌자고 국왕 전하를 죽이신 겁니까----?! 그것도 라지카 왕국에서!"

"우리를 배반한 자야. 살려둘 이유는 없었어."

"하지만 이건 너무 갑작스러운 일입니다. 게다가 국왕이 살해당했다는 것에 대해서 라지카인들이 용납할 리가 없습니다."

"내가 그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을 리가 없잖아."

루키우스는 구바제 2세가 로마 장수들에게 살해당하자 라지카인들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하급 군관들을 몇 명 정도 뽑은 다음에 국왕 살해범이라는 혐의를 씌우고서 처형했다. 로마 본국에서 수사관을 파견하여 국왕을 살해한 진범이라고 최대한 꾸며낸 다음에 아군 군관을 죽였다.

물론 희생된 군관들에 한해서는 최대한의 선심으로 유가족들에게만큼은 사례를 크게 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군관들을 죽이기 전에 그들과 합의를 본 사항으로, 로마의 황녀가 가족들을 보살펴주겠다고 하자 군관들은 이에 동의했다.

"누님은 속국들에 대해서 너무 무자비하십니다."

"로마에 충성을 다하는 국가만이 로마의 속국을 칭할 자격이 있는 거야. 그 충성의 맹세를 져버렸으니 죽여버리는 것은 당연해. 적은 포상과 가혹한 처벌. 그것은 정치의 기본 원칙이잖아."

"무슨.... 그건 로마의 규칙입니다. 속국에게 적용할 수는....."

"속국도 로마야. 그들은 로마의 신민이지. 우리들을 받들기 때문에 속국인 거야. 우리를 배반하겠다면 그 배반에 대한 응보를 해줄 수밖에 없어."

루키우스는 딱히 속국들에 대해서 무차별적으로 억압하는 성격은 아니다.

그저 조국으로 여기는 대제국 로마를 배반하고 이간질하려는 배반자에 대해서 강한 부정을 나타낼 뿐이다. 그녀에게 있어서 로마는 전부였고, 그 로마에 일생을 걸었다. 어릴 적부터 전쟁을 통해서 조국에 봉사했으며 지금까지 싸움을 이어나갔다. 그래서일까. 로마의 적을 죽이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잡았고, 로마의 적을 죽이는 것을 일생의 과업으로 삼았다.

당연히 그녀에게 있어 구바제 2세는 당연히 죽여야 할 적이었고, 그녀의 속내를 알아챈 부하들이 먼저 나서서 라지카의 국왕을 제거하였다. 국왕을 죽인 뒤에는 친로마적인 성향을 가진 차트흐 2세를 옹립. 차트흐 2세는 로마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면서 루키우스와 정치적인 동맹을 맺게 되었다.

페르시아와 최종적으로 결판을 지은 곳은 이로 성이었다.

지원군을 기다리던 페르시아 군을 공격. 페르시아 병력 6만 명이 로마 군단병의 기습을 받아서 반절 이상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하여 전쟁포로로 붙잡혔고, 라지카 왕국에 주둔하고 있던 페르시아 세력이 모두 축출되었다.

페르시아 황제 호스로 1세는 6만에 달하는 병력의 태반을 잃은 나코라간에게 분노하여 그에게 책형을 내려 죽여버렸고, 라지카 왕국에서 모든 페르시아 세력을 토벌한 루키우스는 영웅이 되었다. 구바제 2세가 그녀의 휘하 장수에게 살해당하면서 민심이 악화되었지만, 언제 그랬냐는듯이 인지도가 오르면서 라지카인들의 영웅이 되었다.

"하아.... 그러면 페르시아 제국과의 협상은 제가 나서겠습니다. 폐하께서도 제게 일임하신 일이니까요."

"좋아. 페르시아와 계속 적대하는 것은 좋지 않으니까."

이대로 애매하게 페르시아와 결판을 낸다는 것에는 조금 아쉬움이 남았지만 루키우스는 이번만큼은 뒤로 물러서기로 했다.

훈족의 침공으로 소아시아 일대가 큰 피해를 입었고, 전쟁을 장기전으로 수행하기에는 로마 황제의 몸상태가 좋지 못했다. 내부의 불안을 두고서 외부의 적과 싸울 수는 없다. 이미 로마의 속국이었던 라지카 왕국을 구했고, 아르메니아도 페르시아의 위협에서 벗어났다. 동방 전선이 평화를 되찾았으며, 이제 곧 호스로 1세로부터 먼저 로마와 협상을 체결하자는 연락이 올 것이다.

유스티누스가 페르시아로 직접 나아가 황제 호스로 1세와 평화 조약을 체결했다.

페르시아로서는 명장 미흐로에가 죽고 그 후임이었던 나코라간까지 책형을 받아 사망하자, 아직도 로마가 건재하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호스로 1세는 중동 지역에 존재하는 로마 속국들은 물론 소아시아 일대까지 손에 넣고 싶었으나 브리튼에 의해 훈족이 격퇴당하고 콘스탄티노플이 건재하다는 것에 약간의 두려움을 느꼈다.

이대로 로마와 전쟁을 치를 경우 브리튼이 그에 개입할지도 모른다.

훈족과 같은 처참한 몰골이 되는 것은 사절하고 싶다. 호스로 1세가 가장 눈치를 보고 있는 상대는 로마가 아니라 브리튼이다. 비세리온 펜드래건은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는 전쟁 군주였고, 그와 직접적으로 싸우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로마. 페르시아.

양대 제국 간의 협약이 체결되어 적대행위가 종결되었고, 이후 5년 동안은 결코 상대 영역이 침범하지 않겠다는 불가침 조약까지 이어서 체결하게 되었다. 유스티누스는 라지카 왕국의 영역에 대해서 로마가 주도권을 가져가는 대신에 페르시아에게 일정한 연공을 바친다는 내용에 대해서 동의해지만, 루키우스가 강하게 거부하고 나섰다.

루키우스가 직접 5만에 달하는 병력을 이끌고서 페르시아 제국의 국경선까지 진출.

이에 페르시아 황제는 겁을 집어먹고 로마에 요구한 연공을 포기했다. 루키우스 티베리우스는 동방 전선에서 가장 유명한 영웅이었고, 페르시아가 자랑하던 미흐로에까지 패배시킨 인물이기도 했다.

"이대로 귀국하실 생각입니까?"

"그래. 어차피.... 페르시아와의 전쟁은 끝났어."

루키우스는 페르시아가 곧장 뒤통수를 후려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들은 믿는 것은 아니다.

명장 미흐로에를 잃고서 혼란스러워진 군부를 다독이느라 페르시아가 당장은 공세를 가하지 못할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브리튼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당연히 죽여야지. 그 야만족들 따위에게 서로마 제국의 영토를 모두 넘긴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조약인가?"

"그 따위 놈들에게는 갈리아 영토도 아까워."

우선 루키우스 휘하의 장수와 군관들은 반 브리튼의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대제국 로마와 대등한 위격을 가진 국가가 있어서는 안 된다. 팍스 로마나. 모든 세계는 로마를 중심으로 흘러가야 하며, 더 이상 로마의 위신을 떨어트리는 나라가 존재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갈리아 영토를 넘긴 것도 용납할 수 없었고, 그들에게 과거 서로마 제국의 영토를 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페르시아 전선에 있는 로마 병력들이 콘스탄티노플로 회군.

루키우스 티베리우스는 회군할 것을 명령했다. 이제 페르시아와의 전쟁이 끝났다. 그렇다는 것은 브리튼을 견제하기 위한 병력들이 동방 전선에서 귀환한다는 것을 의미했고, 브리튼에 대해서 적대적인 성향을 가진 로마 군인들이 콘스탄티노플로 도착할 것이다.

루키우스와 비세리온.

동쪽과 서쪽에서 각자 활약하여 명성을 높인 지휘관들이 만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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