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리스의 용병군주-166화 (166/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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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튼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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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튼의 왕을 '서로마 제국의 새로운 황제'로 추대해버린 행동에 대해서 이루어질 결과. 면밀하게 따져보자면 교황 비길리우스는 최대한 머리를 굴리면서 짜낸 계책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동로마가 불리하다는 계책인 것은 틀림없다. 기껏 고국 탈환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서로마 제국의 영토를 탈환하고 있던 와중에 굴러들어온 돌멩이가 행패를 부리는 것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서로마 제국의 새로운 황제.

그것이 대해서 가장 이득을 볼 사람은 교황 비길리우스였다.

그는 동로마 제국에 선심을 쓰면서 구국의 도움을 주는 척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강대국 브리튼을 교묘하게 체스판으로 불러낸 다음에 새로운 기독교의 수호자로 세우려는 수작에 불과했다. 동로마냐, 아니면 새롭게 탄생될 서로마냐. 어느 쪽이든 좋다. 지금 상황에서 보았을 때, 교황은 브리튼을 소환하여 동로마를 구원한 것이며, 브리튼으로서는 교황이 황제국으로 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준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비록 유스티니아누스는 새로운 로마의 황제가 즉위하는 것에 대해서 피를 토하는 심정이겠지만, 그것을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다. 콘스탄티노플의 심장부까지 들이닥친 훈족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브리튼의 도움이 필요로 하고, 로마의 사직을 지키기 위해서는 비세리온 펜드래건에게 전적으로 매달려야 할 터이니.

모든 것은 정치의 시작에서 비롯되고, 그 정치의 시작은 인간의 다툼과 손익을 계산하는 잔머리에서부터 시작된다. 그것이 바로 인류사였고, 인류사는 인간의 잔머리에서부터 비롯된다.

그 모든 것이 모이고 모여서,

로마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에서 그 최종 결전이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어째서 브리튼이 참전한 것이냐-----!!"

훈족의 수장인 칸 자베르간가 소리치며 광분했다.

다 잡은 고기를 놓친 것이 지금의 심정일까.

훈족 내부에서도 라이벌 격으로 칭해지는 우투르구르 족을 격파하고 그들의 세력을 흡수한 쿠트리구르 족의 수장이 되었다. 슬라브족, 튀르크족과 결합하여 연합을 이루었으며, 소아시아 일대를 유린하면서 로마의 심장부를 유린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브리튼이 로마의 동맹국으로서 참전.

표면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던 동맹에 교활한 브리튼이 무상으로 참전할 리가 없다. 멸망하기 직전인 로마를 돕겠다고 나설 정도의 큼지막한 황금덩이가 저들에게 떨어졌기 때문에 나선 것이리라.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짐작되지 않는다.

분명 잔머리로 유명한 교황이 움직인 것으로 추측은 되지만, 과연 그는 비세리온 펜드레건에게 무슨 제안을 한 것일까.

페르시아 전선에서는 고착화가 진행중.

루키우스 티베리우스가 소규모의 병력만으로 페르시아 대군을 성공적으로 막아내면서 그들의 진격을 막아냈다. 압도적인 병력차였음에도 기적에 가까울 정도의 지략을 발휘하여 막아낸다. 페르시아가 훈족을 돕기 위해서 아르메니아를 점령해야 하는데, 그것이 무너졌다.

현 전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훈족은 콘스탄티노플의 함락에 실패. 그리고 페르시아 또한 아르메니아의 점령에 실패. 서고트 왕국은 브리튼이 로마의 동맹국으로서 참전하였다는 소식에 보스포루스 해협으로 향하고 있던 대규모의 함대들의 뱃머리를 돌리도록 명령했다. 노리는 적은 로마였지, 브리튼이 아니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게르마니아 전선에서 로마 군단의 움직임을 묶어두고 있던 게르만 군세들 또한 갑작스럽게 움직임을 정지시켰다. 게르만족은 중립이다. 무식하고 사나운 주제에 교활하기까지 하다. 그들은 훈족과 페르시아, 로마와 브리튼. 이 네 개의 국가들이 어떤 결과를 맞이하느냐에 따라서 그 결정권을 내리게 될 것이다.

브리튼이 패전한다면 게르마니아 전선을 뚫고 남하하여 로마의 모든 속국들을 약탈할 것이고, 훈족이 패전한다면 즉시 말머리를 꺾어서 훈족의 영향권에 위치한 초원 지대를 유린할 것이다. 게르만은 결과를 보고서 자신의 이득에 맞게 행동한다. 교활한 이리들은 초원에 몸을 숨기고서 때를 기다린다.

"작전 행동은 어떻게 할까요?"

"브리튼 놈들이 서쪽에서 내려오면 즉시 요격한다! 콘스탄티노플도 로마도! 결코 양보하지 않겠다!"

"하, 하지만 페르시아 쪽에서는 아무런 연락도...."

"페르시아 따위에게도 주지 않는다. 로마도 브리튼도 모조리 쓸어갈겨주마!"

브리튼은 곧바로 공세를 준비하지는 않았다.

로마의 속국에서 차레대로 병력 지원이 오고 있었던 탓이다. 지금까지 훈족이 무서워서 벌벌 떨었던 속국들은 브리튼이 참전하여 십만 대군을 이끌고 콘스탄티노플까지 진격하자 '해볼 만하다.'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이모니아, 그리스, 알페스, 라이티아, 노리쿰 등 수십 개에 달하는 속국들이 일제히 군사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로마가 너무도 압도적일 정도로 불리하였깅에 강 건너 불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브리튼이 가세하면서 점차 한쪽으로 기울어지던 저울추가 수평을 이루기 시작했고, 그 저울추의 균형에 가담하기 위해서 나서게 되었다.

로마의 속국들도 훈족과 페르시아의 세상이 되어버리면 곤란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동안 믿고 있던 기독교를 포기해야 할 뿐더러, 고유 문화와 종교를 섬기던 속국들까지도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로 강제 개종을 해야할 것이다. 그 두려움과 공포가 바로 속국들의 참전 요인으로 작용했고, 훈족이 가진 악랄하고 흉폭스러운 이미지는 결코 그들과 상존할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

"전하, 이쪽에서 먼저 요격을....."

"아니. 잠시 기다려."

가웨인의 말에 비세리온이 고개를 내저었다.

콘스탄티노플 서부에서 십만 대군을 주둔하고 있던 브리튼은 움직이지 않았다. 병력이 차츰 모이기 시작했을 뿐더러, 훈족은 로마 속국들이 전장에 가세하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칠 것이라는 안약한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들은 북방 초원의 전사들이었고, 패배한 상대에게 관용조차 베풀지 않는 악마와도 같았다.

훈족을 경계하지 않는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고, 브리튼에 가세하여 모여든 속국 연합군들은 훈족에 대해서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참전한 것을 보면 훈족이 지배하는 세상이 어떤 꼬락서니일지를 잘 알기 때문에 내린 결정일 것이다.

"저쪽에서 먼저 공격을 감행할 거야. 콘스탄티노플을 이대로 공격해봤자 얻을 수 있는 결과는 없을 테니까."

"그들은 하루라도 빨리 아군을 공격하여 승리의 명예를 얻고자 할 테니까요."

"그렇지."

그 말대로 훈족 연합군은 콘스탄티노플을 둘러싸고 있던 포위망을 풀었다.

그와 동시에 서쪽으로 진격하기 위한 전열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악랄하기로 유명한 훈족의 경기병대들이 선두에 서고, 털가죽을 눌러쓴 초원의 전사들이 칼날이 휘어진 곡도를 치켜들었다.

일시적으로 콘스탄티노플을 향한 공격을 중단.

서부에 있는 브리튼 군영을 공격하기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 전쟁에서 깊은 손실을 입으면 안 돼. 로마가 뒤통수를 칠 가능성이 너무 높아."

"신경을 쓸 상대는.... 훈족 뿐만이 아니군요."

"페르시아 전선도 문제야. 언제까지 루키우스가 페르시아 대군의 발목을 잡고 있을지를 알 수 없으니."

훈족의 진영에서는 각 부족장들 중에는 "차라리 로마와 교섭해서 연공을 납부받는 걸로 끝내버리자."라고 소극적인 주장하는 파벌도 존재했지만, 대부분의 족장들은 로마는 물론 브리튼까지 쓸어버려서 세상의 주인이 되자고 발언하는 자들이 훨씬 많았다. 그들에게는 로마도, 브리튼도, 그리고 페르시아도 무섭지 않았다.

태어날 때부터 말을 타는 방법을 배우며, 투쟁과 싸움을 반복하면서 싸움꾼이 되는 훈족들은 건장한 근육을 뽐내면서 얼굴과 몸에는 기이한 문신을 새겼다. 뜨겁게 입김을 토해내는 말에 올라서 진격할 준비를 갖추었다.

결전의 장소는 콘스탄티노플.

콘스탄티노플의 성벽 위에 올라선 황제는 사태를 관망하고 있었고, 페르시아 또한 아르메니아로 진격하던 것을 멈추고서 금방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대전의 결과를 지켜보기로 결정을 내렸다. 마찬가지로 루키우스 또한 로마의 운명을 결정지을 결과를 기다렸고, 비세리온 펜드래건은 모든 준비를 끝내고서 훈족의 진격을 기다렸다.

싸워서 이기는 자가 패권을 가진다.

그것은 전쟁의 기본 원칙이다. 승자는 모든 것이 가지고, 패배자는 모든 것을 잃는다.

가장 먼저 전쟁의 시작을 알린 것은 훈족의 경기병대였다.

뿔나팔을 불면서 진격을 시작. 1만 기가 넘는 기병대가 진격하면서 지상에 커다란 파도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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