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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용병군주-149화 (149/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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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바다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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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고트의 왕으로 추대된 테이아는 용감하게 싸웠으나, 캄파니아 지역의 쿠마이를 포위하고 있던 나르세스의 역공을 받아서 패배했다.

테아이는 아군 병력을 구원하기 위해서 지나치게 서둘렀는데, 장기전이 될 줄 모르고 군량을 적게 챙긴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나르세스의 계략에 말려들어서 동고트의 병력이 전멸했고, 테아이는 몬스 락타리우스 전투에서 패배하여 전사했다. 그의 죽음으로 사실상 동고트는 멸망할 수밖에 없었고, 명군 토틸라에 의해 부흥을 일구어냈던 동고트가 무너졌다.

"이제 브리튼을 공격합시다!"

"저 섬나라 야만족 놈들, 결코 살려두지 않겠소."

"이미 파사를 지나서 갈리아로 접어들었다고 합니다."

로마 장수들은 동고트를 어느 정도 정리하고서 브리튼을 다음 표적으로 삼았다. 하지만 지금의 로마로서는 다시금 전쟁을 일으킬 여력이 되지 않았다. 이미 수도는 폐허가 되어버렸고, 어머니의 땅이었던 이탈리아의 전역은 황폐화가 진행된 상태였다. 이탈리아에 다시 번영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적어도 10여 년 정도는 내정에만 매달려야 할 것 같았다.

황제 유스티니아누스는 미꾸라지처럼 도망친 브리튼이 괘씸하고 미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대제국의 황제라고는 하여도 독단을 행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전란을 마무리하고 군대를 해산시키고 내정을 살펴야 한다. 지금은 전쟁보다는 내치에 힘을 쏟아야 할 때였다.

"브리튼 놈들을 놓친 것이 한스럽구나!"

황제는 직접 수도로 상경하여 잿더미로 변한 도시를 복구하고 동고트의 잔혹한 마수를 피해서 가까스로 생존한 시민들을 포용했다. 선정을 베풀었고,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국정에 집중하였다. 지금은 아직 혼란기였고, 무엇보다 브리튼과 동고트의 침입으로 황폐화한 국토를 다스릴 필요성이 있었다.

브리튼과의 전쟁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브리튼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원정군을 보내야하는데, 지금 상황으로서는 마땅치가 않다. 외국을, 그것도 먼 거리에 위치한 외국을 공격하는 원정은 그만큼 병력과 물자가 천문학적으로 소요된다. 그렇지 않아도 나르세스가 외국 용병들을 고용하면서 재물들을 아낌없이 사용해버린 터라, 국고가 부족해졌을 정도였다.

물론 나르세스를 원망하는 것은 아니다.

이탈리아 탈환전과 동고트 섬멸전에서 가장 큰 전공을 세운 것은 다름아닌 나르세스였다. 환관 출신이라는 트라우마가 있는 노장은 벨리사리우스는 넘어서는 전공을 세웠고, 그는 군부의 1인자가 되어 로마의 군단들을 모두 지휘하고 있었다.

나르세스가 고했다.

"폐하, 동고트의 잔당들 중에서 귀순을 요청하는 병력들은 군단으로 편입시키겠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적이 아닌가?"

황제가 얼굴을 딱딱하게 굳히면서 말하자, 나르세스가 고개를 내저었다.

"그렇사옵니다만.... 페르시아 전선에 병력이 부족합니다. 이미 동고트는 토틸라와 테이아를 잃고서 우두머리가 없으니, 감히 반란을 일으키진 못할 것입니다."

"군부에 대한 일이니 알아서 하시오."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동고트 왕국은 결국 벨리사리우스에게 멸망하였고, 나라를 잃은 유민들에게는 살려주는 대신에 다른 땅으로 이주할 것을 명령했다.

동고트 유민들은 나라를 잃고 눈물을 머금으며 오스트리아로 떠났다. 로마로서도 괄괄한 동고트를 지나칠 정도로 압박하는 것에는 부담을 느꼈다. 동고트족에게 가혹한 압박을 펼쳤다가 제 2의 토틸라, 제 3의 토틸라가 연이어 출현하는 것에 공포까지 느꼈을 정도였다.

토틸라의 출현은 오히려 동고트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동고트인들은 자신도 할 수 있다, 라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고, 로마도 야만족으로 치부했던 동고트인들의 전력에 크게 경악하여 그들에게는 손을 대지 않았다. 다시 전쟁이라도 일으켜버리면 로마도 난감해지기 때문이다.

"숙부 폐하, 이탈리아의 동고트 장수들을 모두 추살했습니다."

은발의 소녀가 낭랑한 어조로 보고를 올렸다.

그 말에 황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조카딸에게 그 전공을 치하하는 말을 건냈다. 루키우스 티베리우스는 소규모의 정예병을 이끌고서 이탈리에서 항전을 주장하던 동고트 장수들을 모두 추살했다.

테이아 왕이 사망한 이후에도 안돌프, 라그나리스 등의 장수들이 동고트 부활을 꿈꾸면서 항전을 이어나갔지만 루키우스에게 연패하여 모두 전사하였다. 우두머리들을 모두 죽이고 그 부하들은 로마 군단으로 편입되었다. 이번 이탈리아 쟁탈전으로 로마의 전력 또한 크게 감소하였으므로 페르시아 전선에 내세울 병력이 부족했다. 그 전력의 감소를 메우기 위해서 원수와도 같은 동고트인들을 수용해야 했다.

"브리튼 원정은 불가하다. 아국 사정이 그리 좋지는 못하니."

콘스탄티노플에 저장하고 있는 재물들까지도 모두 폐허가 된 이탈리아의 복구에 쏟아부어야 할 판이었고, 페르시아와는 평화 협정을 약조했지만 그들이 언제 깰 지는 모른다. 페르시아는 전염병이 확산되면서 일시적인 평화를 약속하였을 뿐이지, 전염병의 여파가 사라진다면 어떤 행동을 나올지 알 수가 없다.

로마와 페르시아가 격돌한 시리아는 아직도 충돌지대로 남아있었고, 그를 사수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병력을 보내야 했다. 그리고 이베리아 반도에서도 야만족들이 들끓고 있었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었다. 지중해를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서라도 이베리아의 동부 지역을 차지할 필요가 있었는데, 서고트족들 때문에 부담감이 컸다. 게다가 북방의 초원에는 훈족의 후예들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으므로 모든 전선에 비상이 걸린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나르세스가 말했다.

"폐하, 훈족의 동태도 심상치가 않습니다. 훈족의 후예들이 쿠트리구르 족과 우투르구르 족으로 나뉘어 서로 대립하고는 있지만, 언제까지 그들끼리 동족상잔을 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들은 아국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루키우스도 그에 거들었다.

"이베리아, 페르시아. 서방 전선도 힘들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은발의 소녀는 내심 기뻐하고 있었다.

그녀의 예상대로 유럽 전역이 전쟁의 징조를 확산시키고 있었고, 이번에는 훈족과 서고트족까지도 전쟁을 일으키려 하고 있었다. 동방의 페르시아 또한 방심할 수 없는 난적이다. 동쪽에서는 페르시아, 서쪽에서는 서고트, 그리고 북쪽에는 훈족과 남쪽에는 남방대륙의 야만인들까지. 대제국 로마는 감당해야만 하는 적들이 너무도 많았다.

적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전쟁이 늘어난다는 뜻이고, 전쟁이 늘어난다는 것은 최고의 오락거리가 그치질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전쟁을 하나의 놀이로 여기고 있는 전쟁광에게 있어 그것은 쾌락에 가까운 유희와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브리튼은 대부분의 전력을 그대로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 다시 로마로 원정을 개시할 것이다.

"머리가 아프군. 머리가 깨질 것 같구나."

옥좌에 앉아서 외적의 방비에 대해서 논하던 유스티니아누스가 관자놀이를 짓눌렀다. 그의 전신에서는 식은 땀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안색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잔기침을 할 때가 많아졌으며 매번 멍하게 시간을 낭비하는 일도 늘어나버렸다.

로마와 동고트가 이탈리아를 침공하던 와중에 로마 황제는 전염병을 앓고 있었다. 당장에 치료를 받아야 했던 시기에도 국정을 수행하기 위해서 강행군을 했고, 심지어 콘스탄티노플을 떠나서 수도 로마로 오기까지 했다. 점점 피로가 쌓이면서 황제의 몸은 쇠약해지기 시작했다.

몸을 지배하고 있는 병마도 문제였지만, 그보다 더한 것은 인생의 반려자였던 황후 테오도라가 사망하였다는 것이다. 테오도라는 평생에 걸쳐서 앓고 있었던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 원흉에는 로마와 동고트가 있었다. 괄괄한 성격의 테오도라는 평소처럼 멀쩡하게 돌아다녔는데 수도 로마가 함락당하고 10만에 달하는 시민들이 학살당하였다는 소식을 듣고는 충격을 받아서 세상을 떴다.

황후의 비참한 죽음에 황제는 분노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브리튼을 찢어죽이고 싶었지만 지금은 무너진 나라를 일으켜야 할 때였다. 모든 것을 대제국 로마를 위해서. 그 때문에 철천지원수와도 같은 동고트의 유민들을 모두 받아들이거나 강제로 이주시켰고, 그들이 반란을 일으키지 못하돍 관용적인 대우를 베풀었다.

모든 것은 로마를 위하여.

유스티니아누스는 자신의 조국을 위해서라면 들끓어오르는 자신의 감정까지도 죽일 수 있었다. 황제는 인간의 감정을 가져서는 안 된다. 모든 군주가 그러하였고, 브리튼의 왕인 비세리온 펜드래건도 그러하였다.

왕은 인간이되 인간이 아니다.

언제나 현명하면서 완벽한 모습으로 행동해야 한다.

황제는 침묵했다.

지금의 로마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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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을 보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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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편, 151편을 끝내고 7년 뒤로 흘러가겠네요.

모드레드 등장.

갤러헤드, 퍼시벌 등장.

원탁의 기사 2세대들이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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