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리스의 용병군주-128화 (128/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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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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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는 가장 먼저 갈리아 족에 도움을 요청했다.

비록 본국에서 수만 명에 달하는 군단병을 출격시킬 계획이었으나, 로마는 자신의 병력만을 믿고서 자만하는 세력은 아니다. 오히려 강대한 군단병과 뛰어난 지략을 겸비하여 운용하는 지략가에 가까웠다. 특히 집정관 게르마누스는 전쟁 경험이 풍부한 명장으로서 항상 로마가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길 수 있는 방침을 계획하고 염두에 두고 있었다.

원로원 의원들을 갈리아 부족에 파견.

도시 국가의 형태로 운용되고 있던 갈리아는 그 모두가 브리튼에 종속된 것은 아니었지만, 반대로 로마에 충성을 바치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갈리아 부족들을 설득하여 브리튼에 적대하도록 유도하고 갈리아의 브리튼 지원을 끊어내려고 하였지만, 오히려 로마 원로원 의원들을 맞이하고 있는 갈리아 부족들의 반응이 차갑기만 하다.

"그러다가 프롤, 웨이벨처럼 패배하면 우리는 그냥 멸망하라고?"

"벌써 두 번이나 패배하고는 뻔뻔스럽긴."

"갈리아에 또 병력을 보냈다가, 로마가 또 패전하면 그 피해를 누가 감당하라는 거요?"

"우리 부족은 중립을 유지할 것이오."

브리튼이 로마를 상대로 갈리아에서 두 번이나 대승을 거두었다는 결과는 갈리아를 떨게 만들었다. 대제국 로마라고는 하나, 그들을 지원하는 것은 어렵다. 이미 두 차례나 프롤과 웨이벨을 지원하였지만 그들은 패전하였고, 특히 갈리아 총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갈리아 부족의 도시 국가들은 함락당하고 멸망당했다.

갈리아 부족의 입장에서 보면 로마는 그 본국이 지나칠 정도로 멀리 있었고, 한편 브리튼은 가깝다. 이미 갈리아의 북부 지역을 지배하고 있는 브리튼에 더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다 늙은 로마 의원을 보내서는 세 치의 혀로 자신을 설득시키려고 하는 행동이 괄괄한 성격의 갈리아 인에게는 오히려 반감을 가져오게 되었다.

"로마가 이긴다면 로마를 지원하겠소."

"브리튼의 본국까지 쳐들어간다면 오히려 병력까지 지원하지."

"하지만 그 이전에는 어림도 없을 것이오."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먹고 살아야 할 테니까."

갈리아 부족의 강경한 반응에 로마 의원들은 무거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고, 그들 중에는 성격이 다혈질적인 로마 의원이 '대제국을 지원하지 않은 갈리아 부족은 멸망당할 것이다!'라는 발언을 일삼으면서, 오히려 갈리아 부족에게 몰매를 맞는 상황까지 벌어져버렸다. 특히 자국제일주의에 빠진 의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갈리아 부족으로서는 불쾌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갈리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우선 '중립'을 유지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부족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브리튼을 따르자는 쪽과 로마를 따르자는 쪽이 대치하는 가운데 대다수의 부족들이 중립을 유지하고 있었다.

분명 세력의 크기로 본다면 로마를 따르는 것이 합당하겠지만, 이미 두 번이나 패전해버린 터라 선뜻 지원하기도 어렵다. 그러다가 브리튼이 또 승전해버린다면, 로마를 지원한 갈리아 부족은 또다시 참화에 휩싸일 것이기 때문이다.

로마 의원들은 갈리아는 어렵겠다, 라면서 본국으로 귀환하였는데, 엉뚱한 곳에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것은 바로 브리튼이라는 약소국과는 너무도 멀리 떨어진 지역에 위치한 '사산조 페르시아'에서 브리튼을 지원하겠다면서 페르시아의 황제 호스로 1세가 로마가 점령하고 있던 시리아를 침공한 것이다.

호스로 1세는 마침 자신의 속국이라 할 수 있는 변방국에 압력을 넣기 시작한 로마 때문에 심기가 거슬렸을 뿐더러, 로마가 세계 정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빗발치면서 뒤에서 이를 갈고 있었는데, 대제국 로마가 약소국 브리튼에 두 번이나 대패하였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팔짝팔짝 뛰면서 기뻐하여 로마와의 전쟁을 선포해버린 것이다.

물론 명분은 그저 '약소국 브리튼의 용맹을 치하하며, 그에 합류하겠다.'였다. 가만히 옥좌에 앉아서는 약소국이 당하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로마 황제로서는 뒷목을 부여잡고 쓰러질 만한 일이었다.

유스티니아스 황제는 모든 중신들을 불러모아서 회의를 열었다.

당연히 회의의 주제는 '페르시아의 침공'에 대해서였다. 페르시아와는 이전부터 평화 조약을 체결하여 불가침을 내용으로 삼았는데, 이번에 그 페르시아가 조약을 일방적으로 철회하고는 시라아를 침공한 것이다. 중동의 패자라 불리는 페르시아와 평화 조약을 체결하기 위해서 막대한 금덩이를 주었거늘, 동전 뒤집듯이 입장을 바꿔버리는 페르시아의 모습에 로마 황제조차도 분노하고 있었다.

"벨리사리우스! 당장 벨리사리우스를 보내서 페르시아 새끼들을 모조리 죽이라고 해!!"

옥좌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로마 황제는 시시껄렁한 잡배도 하지 않을 욕설을 내뱉어버렸다. 그 외침에 로마 중신들이 벌벌 떨었다. 창녀 출신의 황후와 어울리더니 황궁에서 곱게 자란 황제까지도 입담이 거칠어졌다. 부부 싸움을 할 때마다 괄괄한 성격의 황후에게서 쌍욕을 들어왔으니, 그럴 만도 하지.

아무튼 황제의 명령에 따라서 로마 최고의 지휘관이라 불리는 벨리사리우스는 물론, 로마 본국에서는 집정관 칼리니쿠스 또한 병력을 이끌고서 동방으로 진격해야 했다. 로마의 군단들이 일시에 개편. 페르시아를 견제하기 위해서 대부분의 병력과 군단들이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브리튼을 돕겠다는 것은 억지입니다!"

"아국을 노리려는 페르시아의 얄팍한 수작이며, 실제로는 브리튼을 돕겠다는 것은 명분일뿐입니다."

"이번 기회에 오히려 페르시아의 야망을 짓밟을 기회일 것이옵니다."

로마는 평화 조약을 철회하고 시리아를 침공한 페르시아에 겁을 먹기는커녕 오히려 되받아치자면서 분노를 뿜어냈다. 대제국은 드넓은 영토와 수많은 신하들을 두고 있었지만, 단결력만큼은 대단하다. 국가가 위태로울 정도의 위기를 겪어버리면 반목보다는 오히려 단결을 주장하면서 전쟁을 주장했다.

원로원의 의원에 속한 수많은 중신들은 자신의 아들을 모두 입대시키면서 페르시아를 향한 적의를 드러냈고, 조국 로마를 위해서라면 아들도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로마의 중신들까지도 자신의 아들을 입대시킬 정도였으니 그 밑의 관료와 백성들 또한 전쟁을 주장하며 자원입대를 하는 사람들이 대폭 늘어났다.

전령들이 소식을 가지고 왔다.

"동고트 왕국의 패잔병인 토틸라가 왕국의 재건을 선포했습니다."

"라지카 왕국이 페르시아 진영에 가담하였습니다."

"시리아 뿐만이 아니라 안티오키아까지 공격받고 있습니다. 어서 지원을!"

"라흠 왕국에 페르시아 병력이 집결하고 있다는 보고입니다. 가산 왕국에서 지원을 요청하는 사신이 도착했습니다."

이렇게까지 궁지에 몰리면 대개 황제들은 비참함 현실에서 눈을 돌리려고 하겠지만, 동로마 제국의 최전성기를 열어버린 명군은 그에 해당되지 않았다. 오히려 욕설을 내뱉으면서도 냉철하게 판단을 내렸다.

"기존의 계획대로 벨리사리우스를 동방 전선으로 파견. 그리고 북방의 루키우스 또한 소집령을 내려서 동방 전선으로 향하도록 하라. 또한 나르세스에게는 이탈리아 정벌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말썽을 일으킨 동고트 왕국의 잔당을 멸망시키고 그 수괴인 토틸라를 잡아오도록 하라."

옥좌에 앉아서 적절하게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로마 중신들은 깊게 감명을 받았다.

북방의 초원으로 쫓겨난 게르만족은 이를 갈고 있었지만, 그를 효율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군주가 출현하지 않았기에 그저 미개한 부족국가에 지나지 않는다. 단결조차 되지 않은 부족들 따위야 루키우스 휘하의 장수가 막을 수 있으리라. 우선은 루키우스 티베리우스에게 명령을 내려서 북방을 휩쓴 정예 군단들과 함께 남하하여 페르시아와 싸울 것을 촉구했다.

또한 브리튼으로 진격하고 있던 자신의 동샌 게르마누스에게는 진군을 중지할 것을 명령하였다. 지금은 서방 원정에 신경을 쓸 바가 아니다. 동방에서 말썽이 크게 터져버렸으니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그들의 병력을 로마 본국으로 귀환시켜서 수도의 방비를 강화시켜야 한다.

집정관 게르마누스는 훌륭한 명장이며, 만약에 동방 전선에 불길한 소식이 들려온다면 그가 곧장 지원군으로 파병되어야 했다. 분하지만 약소국 브리튼에게 갈리아 전역을 넘겨주는 한이 있더라도 지금은 페르시아를 막는 것이 우선적이다.

브리튼 따위야 언제든지 짓밟을 수 있었다.

갈리아 또한 마찬가지다. 언제든지 수복할 수 있었고, 우선은 부유한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중동 국가들을 로마의 발 아래로 묶어둠과 동시에 중동의 패자를 자청하고 있는 페르시아를 물리치는 것이 먼저였다.

게르마누스는 본국으로 귀환하라는 황제의 명령을 받들었고, 로마로 귀환하던 게르마누스는 이탈리아까지 오던 와중에 다급한 소식을 황제에게 전해들었다.

황제는 자신의 동생이 전해온 서한을 받아들고는 열불을 터트려야 했다.

『브리튼의 4만 대군. 이탈리아로 원정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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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로마 제국: 유스티니아누스(최전성기)

지중해의 패자.

페르시아 제국: 호스로 1세(최전성기)

중동의 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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