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 쟁란 -->
002
"이걸로 저도 전하의 애인이 된 거죠?"
가레스가 팔짱을 끼고 오면서 말했다.
금발의 예쁘장한 아가씨는 아무래도 지금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펠라치오의 기교가 좋은 소녀는 말랑한 혀와 달콤하게 녹아들어가는 목구멍이 좋았다. 남자의 페니스를 빨기 위한 입이라고 할까. 부드러운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가레스가 베시시 웃음을 지었다.
"모르간한테는 들키지 마."
"알아요. 이모님에게 들키는 것도 재밌는 상황이 되겠지만.... 저도 제 목숨은 소중하니까요."
그렇게 말하면서 가레스가 피식 웃었다.
이제는 여자를 꼬시다 못해 어린 여자애와 섹스를 했다는 것이 밝혀지면 모르간에게 죽는다. 물론 엘프 여성들과 난교를 벌일 적에는 가레스보다 어려보이는 여자애와도 했지만.... 그 엘프 로리의 실제 나이는 나보다 연상이니 양심에는 찔리지 않는다. 사실 찔리기는 해도 실제 연령이 많다는 핑계를 대면서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중이다.
그러면 가레스가 섹스를 한 것은 어떻게 스스로를 납득시킬까.
먼저 가레스 쪽에서 나와의 섹스를 바랬으니 그걸로 납득해야겠다.
"혹시, 저녁에 시간 되세요?"
가레스는 나와 함께하고 싶은 시간을 원했다.
점점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섹스의 횟수도 늘어났지만 그만큼 애정도도 깊어졌다. 가레스를 번쩍 안아들었다. 가볍다. 깃털처럼 가볍다고 말하는 건 과장된 말이겠지만 적어도 병장기보다는 가볍다. 작은 여체가 이렇게까지 가벼울 줄이야.
금발의 유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니무에만큼이나 작다. 실제 나이는 니무에보다 연상이겠지만, 적어도 10대 후반. 실제 연령보다는 어린 외견 연령을 가지고 있어서 착각을 하기 쉽다. 인형처럼 아기자기한 귀여움을 가진 유녀는 내게 안겨서는 서로 시선을 마주하고 있었다.
"왜요, 전하? 그렇게 지긋히 보시면 가슴이 두근두근거리는데요?"
"흠. 아무것도 아냐."
"부끄러워하시긴."
"부끄러워하지 않았어."
금발 유녀를 다시 내려놓고서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레스에게는 미안하지만 오늘 밤에는 트리스탄과 그녀의 아내인 이졸데와의 저녁 식사가 잡혀 있었다. 오래 전부터 약속을 해온 것이라 무르기가 어렵다. 그래서 가레스에게는 거절을 표시했고, 가레스는 심통이 난 표정을 지었다. 달콤한 무드가 깨져서 삐쳤다고 할까. 역시나 아직 어리다.
"이번에는 트리스탄 경을 노릴 셈인가요?"
"그냥 저녁 식사만 같이 한다는데 어째서 그런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거야?"
"전하는 여성과 가까이 하면 무조건의 확률로 그 여성을 안아버리니 문제잖아요. 실제로 칼레도니아에서 언니와 곧바로 동침을 해버렸고."
가웨인 건에 대해서 그 예시를 들어버리니 반박하기 무척이나 어렵다. 내가 입술을 달싹거리면서 당황스럽다는 얼굴을 보이자, 가레스가 키득키득 웃으면서 내 입술에 작은 버드키스를 했다. 이제는 커플이라도 된 것처럼 가벼운 스킨십을 즐겼다.
"왜 질투를 하냐. 질투가 심한 건 네 이모님과 언니로 충분하다고."
"흐응, 저는 사실 전하와 가까워지기 전에는.... 전하는 군주님이시기 때문에 여러 여성과 동침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좀 더 전하를 소유하고 싶다고 할까요...."
활기찬 성격의 유녀가 이번에는 새하얀 얼굴을 붉히면서 조금 당황스럽다는 어조로 말했다.
매번 내게 노골적인 섹드립을 날리던 유녀가 부끄러움으로 가득한 얼굴을 보이다니. 절로 흥분이 된다. 그녀의 입안에 여러 번이고 정액을 뿌렸지만 아직도 페니스가 선다. 지금이라도 당장 유녀의 보지에 삽입을 해버리고 싶었지만 애써 참았다.
"그럼 저는 가볼게요. 언니하고 또 계획이 잡혀 있어서요. 늦으면 또 언니한테 잔소리를 들을 것 같고."
폴짝 일어서면서 장난스럽게 손을 흔들더니 가레스가 집무실에서 나갔다.
내 일상은 언제나 집무실에서 이루어진다. 집무실이 아니면 회의실에서 이루어진다. 전시가 아닌 경우의 일상은 매번 이러했다. 군주라고 해서 언제나 주지육림의 삶을 살진 않는다. 게다가 나는 술에 약한 체질이라 주독에 빠질 일도 없었다. 문제점은 여색일 너무 밝힌다고 할까. 이미 197명에 달하는 엘프 여성들을 모두 첩으로 두고 있었고.
아서에게서 밤에 시중을 받고 있었고, 그를 질투하는 모르간과도 섹스를 즐겼다. 질투가 심한 아내를 달래주는 것은 남편으로서의 책무였다. 특히 모르간은 질투가 심한만큼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서 자주 동침을 해주어야 했다.
"아, 주인님. 업무는 모두 끝나셨습니까?"
마침 아그라베인이 들어왔다.
푸른 머릿결을 포니테일 형식으로 묶은 미녀는 새하얀 목덜미를 강조한 와이셔츠를 입고 있었다. 날이 무척이나 더웠기에 아그라베인의 옷도 새하얀 피부가 조금 드러난 노출을 자랑했다.
물론 평소의 아그라베인을 기준으로 말하는 것이지, 다른 여성들에 비하면 노출도가 적었다. 아그라베인은 나를 제외한 타인에게 피부를 노출시키는 것을 되도록이면 꺼려했기 때문이다.
"그럭저럭."
뒤로 상체를 젖히면서 말했다.
내 모습에 아그라베인이 작게 웃음면서 새로운 서류더미를 가져왔다. 콘월의 공주기사 출신답게 근력이 강해서 그런지 서류더미의 양이 상당하다.
"내일 분량입니다. 오늘은 종료, 라고 할까요."
"고마워. 여기서 더 했으면 피곤했을 거야. 요즘은 노안이 오는 건지 눈도 침침해."
"아직 주인님의 연령은 20대 초중반이십니다만."
"이 정도의 업무를 하면 저절로 80대가 되버릴 거다."
수면을 취하는 시간, 정확히 말하면 밤에 섹스를 하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서류업무에 투자하고 있었다. 군주로서 당연한 일과라고 생각은 하지만 피곤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작은 소왕국의 국왕조차 이렇게 바쁜데, 대제국의 황제는 얼마나 더 바쁜 삶을 보내고 있을까. 로마 황제는 지금까지 잘도 과로사로 죽지 않았다.
아그라베인이 안색을 굳히면서 말했다.
"주인님, 말씀드려야 할 사안이 있습니다."
"뭔데?"
"우서 펜드래건이 수상합니다. 그의 지척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발견되고 있다는 시녀의 보고입니다."
"자세히 설명해."
지금까지 우서 펜드래건에 대한 감금처럼 대하던 처우를 조금이나마 개선시켜준 것이 원인이었을까. 감히 이 늙은 왕은 내 뒤통수를 칠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딸인 아서와의 혼담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기에 조금은 신뢰를 해보려고 했지만 그건 내 실수였다. 그는 아직도 카멜롯의 군주가 되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었다.
우서는 한편으로는 자신의 딸인 아서를 설득하려고 했겠지만, 아서는 이미 제 1왕비가 되어버렸고 나를 맹목적으로 따라주는 아이였다. 한없이 기특한 기사왕이 배신을 할 리가 없었다. 늙은 왕에 대해서는 불신을 품고 있었지만, 그의 딸에게는 신뢰를 주고 있었다.
"혹시라도.... 우서 왕이 로마에 지원군을 요청한다면....."
"좆되는 거지."
아그라베인이 품고 있는 우려에 대해서 가장 간결하게 설명해주었다.
가장 잘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아도 대제국 로마는 브리튼에 내정 간섭을 할 야심을 품고 있었는데, 그 야심이 실현될 수 있도록 명분을 제공할 수는 없다. 지금 로마는 적당히 브리튼을 공격할 수 있는 명분을 찾고 있었고, 전 국왕인 우서의 요청이라면 그 명분으로서 부족함이 없다.
"우서를 잘 감시해. 그냥 탑에 박아두고 밥 주고 똥 싸게만 해."
"알겠습니다. 감히 주인님을 노리려고 하다니, 목숨이 아까운 줄 모르는 노친네군요."
"아서에게는 들키지 않도록 하고."
"예."
내 말에 아그라베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철저히 우서를 견제하는 내 행동에 만족한 듯하다.
아그라베인은 특히 현 정권에 대해서 반발하는 우서에 대해서 강한 적개심을 품고 있었다. 효율주의자인 아그라베인은 조금이라도 방해가 되는 요인은 미리 제거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도 우서를 몰래 죽여버리자는 과격한 발언을 철회하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그녀의 언니인 가웨인은 우서의 암살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우서를 죽여야 한다는 제 의견을 바뀌지 않습니다."
"나도 알아. 그 늙은이는 죽어주는 쪽이 고맙지. 나로서도, 브리튼으로서도. 하지만 아서가 있잖아. 우리 귀염둥이 기사왕이 왕비로 버티고 있는데, 그 아비를 죽여버리면 어떻게 되겠어? 그냥 탑에 박아두고 늙어죽도록 해야지."
"예. 그저 늙은 왕에게 들어갈 밀가루가 아까워졌을 뿐입니다."
역시나 날카로운 일침이다.
케이와 쌍벽을 이루는 독설가다운 발언이라고 할까. 그러고보니 케이는 어디 있는지 모르겠군. 아그라베인과 함께 있으면 나를 까기에 바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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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아니 님, 쿠폰 10장 감사합니다.
(쿠폰을 주시면 바로 코멘트를 써주세요. 그래야 어느 독자분이 보냈는지 압니다.
쿠폰을 보낸 시각과 갯수는 뜨는데 정작 아이디가 안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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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품이든 상관 ㄴㄴ
PS. 신개념 자본주의 작가.
자낳작.
유통기한: 2018/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