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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용병군주-96화 (96/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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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튼에 전란의 징조가 오고 있음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세력을 다스리는 군주들은 간접적으로나마 서로마 제국의 붕괴와 함께 시작된 시대의 격류를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로마 황제 유스티아누스는 총애하는 사령관들에게 군단을 일임함으로서 서로마 제국이 차지하고 있던 과거 로마 영토를 탈환하고 있었고, 점점 설 자리를 잃기 시작한 게르만족들은 다른 지역으로 도망치면서 로마의 추격을 피하려고 했다.

로마의 추격을 피하고 변방에 다시 한 번 게르만족의 나라를 세우려는 야심을 가진 가이세리크는 부하들을 이끌고서 브리튼에 상륙. 론디니움과 그 인근의 동부 지역을 차지함으로서 게르만족의 나라를 선포해버린다.

"골 때리네."

게르만족 정벌에 투입할 병력들의 준비가 모두 끝났다는 케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케이는 매우 유능하게도 현재 다른 업무로 인해 자리를 떠난 아그라베인을 대신하여 훌륭하게 내정을 다스렸다. 탁한 금발을 어깨까지 늘어뜨린 소녀는 검은 드레스의 옷자락을 움직이면서 부지런히도 일했다.

"또 왜? 무슨 왕님의 입이 그렇게 더러워? 입에 혹시 걸레라도 물었어?"

"그러는 너도 충분히 입이 걸레잖냐. 물론 정조까지 걸레라는 건 아니지만."

"시집도 안 간 숙녀한테 걸레라니, 대체 어릴 적부터 인성 교육을 어떤 식으로 받은 거야?"

"너도 마찬가지잖아."

친아버지가 바로 우서 왕 시절부터 무명을 떨친 기사 엑터인데도 성격이 불량하고 행동거지도 불순한 케이가 그 딸로 태어나다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고지식한 성격을 가진 엑터의 밑에서라면 분명 엄한 교육을 받았을 터인데도 케이는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아서에게 물으니 어릴 적부터 엑터의 강압적인 교육에 줄곧 반발을 표한 것이 케이라고 한다. 매번 아버지 엑터와 싸우고 가출하고, 이런 과정의 반복이었다고 아서가 고백했다.

"전하, 가웨인입니다!"

문을 박차고서 금발의 공주님이 다가왔다.

오크니 왕국의 공주 기사는 총총걸음으로 달려와서는 내게 안겨들었다. 요즘 들어서 게르만족과의 전투에 투입할 토벌군을 조직하고 훈련을 담당하느라 만남이 뜸했다. 그녀의 동생인 가레스는 아직도 군사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고, 지금은 가웨인만 짬을 내서 나를 만났다.

공식적으로 카멜롯 군주의 첩이 된 가웨인은 노골적인 애정 행각을 자주 갈구했고, 언제나 그 끝은 섹스로 끝을 맺었다. 가웨인과 마지막으로 섹스를 나눈 것이 언제였더라. 적어도 1주일 정도는 되었을 걸로 예상된다. 1주일이나 이런 미녀를 안지 못했다니, 이렇게 한탄스러울 때가 있나.

서로 업무가 겹쳐지지 않는 이상에야 같은 카멜롯에 있어도 만나는 일이 적어졌다. 시간이 경과될수록 처리해야 할 업무가 대폭 늘어났고, 그 때문에 바빠서 만나지 못하게 된다. 가웨인은 외롭고 쓸쓸했다면서 투정을 부렸다.

"전하, 뵙고 싶었습니다."

"나도."

나와 가웨인을 힐끗 바라보면서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짓는 케이.

그녀가 팔짱을 끼고서 물었다.

"혹시 몇 년 동안이나 헤어진 부부였어? 내가 알기로는 고작 1주일 밖에 되지 않은 걸로 아는데. 그리고 첩 주제에 왕님의 애정을 독차지하려고 하지 마. 저 왕님 녀석은 아서의 것이니까. 뭐, 절반 정도는 모르간 르 페이의 것이기도 하지만. 우선 너는 제 2순위 대상이잖아, 거유 년아."

"큭! 가슴도 없는 주제에!"

"언젠가는 자랄 거야!"

이제 20대에 근접하는 여성의 발언치고는 설득력이 적다. 이미 20대에 도달했으면 발육은 끝을 맺었다고 보는 편이 좋지 않을까.

아서보다도 나이가 많은 주제에 체격과 신장은 아서보다 작다. 단아하고 귀여운 면이 있는 아가씨였지만 타고난 입담과 거친 성격은 주변에 남성이 꼬이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물론 도M 성향을 가진 변태 남성들에게서는 인기가 폭발하고 있었지만.

"전하, 이제 드디어 게르만 토벌전을 시작하는군요! 어서 론디니움을 수복하고 브리튼의 통일을 이루시는 겁니다."

"그렇게 될 거야. 내가 왕님을 도울 테니까."

가웨인의 말에 대답한 것은 케이였다.

케이는 팔짱을 낀 채로 도도하게 나를 조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동생인 아서와 혼인을 치르면서 가족 관계가 된 나를 케이는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 건들기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일을 처리해주었고, 밤을 지새우면서까지 내정 업무를 이어나갔다.

물론 사춘기 남성이라면 이런 상황이 '혹시 이 녀석, 날 좋아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물론 그럴 일은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케이라는 여성이 나를 좋아할 이유는 조금도 없기 때문이다.

"가웨인, 우선 토벌군의 규모부터 살펴보고 싶은데."

"알겠습니다, 전하!"

내 말에 가웨인은 자신이 훈련시킨 부대의 위용을 보여주고 이를 칭찬받을 생각에 싱글벙글 웃음을 지었다. 금발의 여기사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나와 팔짱을 꼈고, 그를 바라보며 케이가 얼굴을 구겼다.

연병장에서 가레스에게 훈련을 받는 병사들은 곧바로 전장에 투입시켜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정예병들이었다.

칼레도니아 정벌전에도 참전했던 브리튼인 병사도 있었고, 콘월에서부터 나를 따라준 병사도 있었다. 브리튼인, 콘월인 뿐만 아니라 웨일즈인과 각종 민족들이 뒤섞인 군단들은 오로지 나를 군주로 받들고서 충성을 맹세했다.

엘프들도 훈련을 반복하고 있었다. 수려한 아름다움을 가진 엘프 여성들의 미모에 남성들의 눈이 돌아갔다. 그럼에도 엘프들은 그들의 시선을 전적으로 무시하고서 훈련에 적극적으로 임했고, 멀리서 지켜보는 내 시선을 목격한 엘프 여성들이 눈동자에 하트 모양을 그렸다.

다른 남성들의 구애는 철저히 무시로 일관하고 있는 엘프들은 오로지 내게만 순수한 사랑을 보냈다. 그 사랑이 너무도 적극적이라서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엘프들의 사랑을 거부할 남자는 없다. 지금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때로는 격렬한 육체 관계를 나누기도 했다.

이번에 엘프들은 궁수로도 투입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군마에 올라서 기사단으로 투입되기도 한다고 들었다. 주로 근위 기사단의 측면을 띄고 있다. 내 곁에 머물면서 호위 임무를 맡았고, 내 곁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엘프들은 적극적으로 근위 기사단의 역할을 받아들였다. 물론 낮에는 호위를 시작하고 밤에는 뜨거운 밤시중으로 일을 대신하겠지만.

"아, 전하. 나오셨군요."

엘프들의 대장 노릇을 하고 있던 트리스탄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게 뛰어왔다. 훌쩍 뛰어오르면서 내가 서있는 곳까지 거리를 좁힌다. 붉은 활을 어깨에 매고 있던 트리스탄은 내게 가벼운 인사를 하면서 웃음을 보여주었다.

아일랜드에 다녀온 엘프 레인저는 카멜롯으로 도착하여 내게 충성을 맹세하였고, 다른 엘프들처럼 내 측근에 머물면서 호위 역할을 받아들였다.

트리스탄은 자신과 혼인한 아일랜드 공주 이졸데와 함께 카멜롯 왕성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수려한 아름다움을 가진 미인 부부가 왕성 복도를 거닐면서 애정 행각을 보이는 걸 발치에서 본 적이 있다. 동성 부부의 사이에 끼어서 3P를 즐기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엘프들은 오늘도 활기차네."

"예, 조금이라도 더 전하의 도움이 되고 싶어하니까요."

"전투에서도 활약 부탁할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엘프 기사단부터 시작해서 요정과 드루이드에 이르기까지.

인간 군단으로만 편성된 것이 아니다. 칼레도니아에서 내게 충성을 다짐한 이종족들도 합류하여 싸워주기로 하였고, 그들이 가진 종족 특유의 능력을 발휘한다면 앞으로의 전투에서도 큰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그리 확신한다. 애초에 그것을 위해서 이종족들을 먼 칼레도니아에서 데려왔으니까.

"게르만족을 토벌하고 우선 브리튼을 통합한다."

"그 다음에는, 로마인가요?"

가웨인이 물었다.

그에 대해서 선뜻 답하지 못했다. 카멜롯에 대놓고 조공을 요구한 로마의 서신을 받아든 가웨인은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오만불손한 로마를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한 인원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에게 선뜻 대답하기 어려웠다.

"로마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루도록 하자."

".....알겠습니다."

가웨인은 조금 못마땅한 미소를 지었지만 반박은 하지 않았다.

오크니의 공주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나에게 트리스틴아 말했다. 조금 머뭇거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전하, 제 아내가 오늘 밤에 전하께 식사라도 대접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만.... 혹시 어떠신지 의중을 묻고 싶습니다."

"나는 상관 없는데."

트리스탄의 요청에 곧바로 승인했다.

물론 아일랜드의 공주인 '금발의 이졸데'를 보고 싶기도 했고. 지난번에는 먼 발치에서 봤기 때문에 자세히 그 외모를 보지는 못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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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오버워치에 빠졌네... 골드는 어찌해야 가나...

원고료 쿠폰이 줄어들었다. 힘내자.

(원고료 쿠폰 연참이 밀려서 조금 늦어지고 있습니다.

저번 달에 너무 많이 받아서리. 물론 주신 쿠폰을 다 놓치지 않고 연참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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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트 님, 쿠폰 27장 감사합니다.

(쿠폰을 주시면 바로 코멘트를 써주세요. 그래야 어느 독자분이 보냈는지 압니다.

쿠폰을 보낸 시각과 갯수는 뜨는데 정작 아이디가 안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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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신개념 자본주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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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2018/0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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