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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용병군주-74화 (74/195)

<-- 콘월로 돌아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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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레도니아를 평정하고서 무사히 브리튼의 수도 카멜롯으로 입성했다.

멀린은 수시간 동안 나와 섹스를 즐긴 여파로 인해 아픈 허리를 끌고서 웨일즈로 다시 귀환. 가웨인은 새하얀 피부가 더 밝아진 채도를 유지하면서 행복하다는 분위기를 뿌렸다. 이번 원정으로 나와 연인 관계로 발전한 태양의 기사. 그녀야말로 이번 원정의 가장 큰 공헌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하! 오늘도 좋은 아침입니다!'

금발의 여성이 집무실의 문을 벌컥 열고서 들어왔다.

가웨인이다.

아침 햇살처럼 눈부신 금발을 가진 여성은 어느 때보다 한껏 행복한 모습으로 나를 맞이했다. 카멜롯의 왕궁으로 복귀하자마자 그 동안 보류되었던 국정 서류를 결재하면서 하룻밤을 꼬박 세어버린 터라 눈이 뻑뻑하다. 아그라베인이 옆에서 도와주었지만 그래도 버겁기는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녀의 도움 덕분에 지금까지 서류 업무가 밀린 적은 없다.

집무실에는 문을 열고 들어온 가웨인과 나를 도와 보좌를 해주고 있던 아그라베인. 이 두 명의 소녀가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푸른 머리카락을 뒤로 틀어올려서 포니테일을 하고 있던 아그라베인이 이지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칼레도니아 정벌에 수고하셨습니다, 주인님. 그리고 가웨인 언니도..... 일이 잘 풀린 모양이네요. 다행입니다."

아그라베인은 다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묘하게 그녀의 시선이 가웨인의 하복부와 내 하복부 쪽을 힐끗 번갈아서 보고 있었다. 이미 그 시선을 본 것만으로도 아그라베인이 뭘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차렸다. 우리 둘의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보고서 파악해버린 모양이다.

가웨인은 뺨에 손을 얹으면서 고개를 돌렸고, 나 또한 헛기침을 하면서 그에 대한 대답을 피했다. 정식으로 부부 사이가 아닌 남녀 관계가 남몰래 섹스를 나누었다는 사실은 누구에게 함부로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으니까.

"사랑하는 여인은 역시 미소도 예쁘네요. 그리고 그 사랑이 이루어졌기 때문일까요, 유독 가웨인 언니가 더 예뻐 보입니다."

"지, 진짜?"

"예. 역시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일까요. 외모에 관심이 없던 가웨인 언니가 화장까지 하실 줄이야. 조금 놀랍습니다. 저도 어서 남자를 만나고 싶은데요? 물론 듬직하고 능력 좋으면서도 국왕이라는 직함을 가진 카멜롯의 군주를 제 연인으로 삼고 싶습니다."

대체 누구를 말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그라베인의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이 카멜롯에 나를 제외한 다른 군주가 있을 줄이야. 아서를 말하는 건가. 아그라베인은 아서를 좋아하고 있는 모양이다.

가웨인 뿐만 아니라 197명에 달하는 미소녀 엘프 부대를 대동하고 있는 나에게 또다른 여인과 다리를 놓는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과하다. 이런 상황에 한 명이 더 생긴다고 하더라도 딱히 별다를 건 없어 보인다만.

"나는 가웨인 말고는 앞으로 계획이 없는데."

"저야 괜찮습니다. 전하와 몰래 밀회를 즐기는 편을 선호하니까요. 멀린 경과 취향이 비슷한지라."

가웨인과는 가까운 시일 내로 첩으로 들일 예정이다.

브리튼 왕국은 처와 첩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모계 사회였지만 왕족이나 귀족들의 삼처사첩 하렘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사회를 띄고 있었다. 거기다가 하렘을 만들려는 사람이 카멜롯의 군주라면 모든 것이 통용된다고 할 수 있겠지.

삼처사첩.

이미 그 허용량을 초월해버렸다.

가웨인은 삼처사첩에 대해서 수락을 해주었고. 문제는 모르간이다.

총 197명에 달하는 엘프 미녀들과 함께 카멜롯에 입성하는 내 모습을 보더니 그대로 니무에와 함께 후궁으로 잠적해버렸다.

무섭다.

후궁으로 언제 한 번 발걸음을 옮겨야 하는데 겁이 난다.

이럴 때 멀린이 있어준다면 좋을 텐데. 이 멀가년은 도움을 필요로 할 때만 없다. 도움이 안 되는 녀석 같으니라고.

아그라베인이 내 정곡을 찔렀다.

"이모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솔직하 많이 상처를 입으셨을 걸로 예상됩니다만."

"하아....."

머리를 싸매면서 테이블 위로 쿵쿵 때려박았다.

남녀 관계에 대해서라면 눈치가 빠르고 항상 내 옆의 여인들에게 질투를 보내는 모르간의 성격상 197명의 엘프 여인들을 보고서 그것을 예측하지 못할 리가 없다. 카멜롯으로 귀환하고서 모르간과 니무에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가레스는 이번 경우만큼은 모르간의 편에 섰고, 주변 여인들도 모두 '네가 잘못 했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유일하게 남성 기사인 제레인트만이 나에게 호응을 해주었고, 팔라메데스까지 포함한 여성 기사들은 모두 모르간을 지지했다. 지아비가 머나먼 원정길에 나가있는 동안 노심초사 하고 있었을 아내의 고통과 외로움을 무시하고 바람이나 폈다는 사실에 노골적은 반항이 나를 덮쳤다.

내가 쓰레기 같기는 하지.

당장 후궁으로 달려가야 할 것 같은데.

"우선 서류부터 처리한 다음에요, 주인님. 아직 한참이나 남았습니다."

"알았어."

아그라베인이 따가운 말을 보내면서 내게 서류를 내밀었다.

서류에 결재를 하면서도 요즘 따라서 발기가 멈추지 않는 페니스에 신경이 쓰였다. 미약을 연거푸 마셔버렸기 때문에 그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아직 내 혈액에는 미약 성분이 녹아있었고,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멀린이 말하길 모두 해소되려면 적어도 1달 이상은 걸린다고.

발기를 해버리면 페니스의 사이즈가 짐승 수준으로 커졌고, 매번 성욕을 참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카멜롯에 도착하고나서도 집무실이나 침실, 그리고 창고 같은 곳에서 가웨인이나 여러 엘프들과 섹스를 나누었다. 지금이라도 당장 사랑스런 아내를 보고 싶었지만, 그녀는 후궁에서 칩거하고 있는 상태였다.

서류를 내던지면서 일어섰다.

"젠장! 어서 아내를 만나러 가겠어! 이 따위 서류는 보류다! 내일 브리튼이 멸망하더라도 아내를 보러 가겠다고!"

두 손을 펼치면서 서류더미를 집어던졌다.

펄럭거리면서 허공을 비행하는 서류들. 가웨인과 아그라베인의 시선이 무너지기 시작한 서류더미를 향한다. 나는 서류를 모두 내던지고서 집무실을 박차고 나와서 후궁전으로 달려나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마법 트랩이 걸려 있었는지 후궁전으로 발을 옮기지마자 화염더미들이 들이닥쳤다.

"으아아악!!"

간발의 차로 피해냈다.

붉은색의 마법 술식들이 화단과 정원, 조각상, 벽면 등에서 수십 겹들이 전개. 표적으로 정한 인물이 후궁전으로 들어올 경우에 트랩이 발동되는 구조로 만들어진 마법이다. 그 표적에게 불덩이를 꽂아넣기 위해서 마법을 미리 짜두고서 함정처럼 발동시켰다. 그 표적이 나라는 건가.

엑스칼리버를 순간적으로 뽑아들어서 막아내지 않았다면 나는 죽었다. 그것도 숯검댕이가 되어서 죽어버렸다.

"모르간, 혹시 있어? 나라니까, 사랑스런 남편!"

아무런 대답도 없다.

필사적인 외침을 토해냈지만 정작 안에서는 아무런 대응도 없었다.

마법 트랩이 수도 없이 걸려버린 던전이라 할 수 있는 후궁전을 돌파하려고 시도했다. 결국 후궁전 내부로 도착한 시간은 그로부터 반나절이 지난 뒤였다. 모르간이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마법 트랩을 모두 파훼하고서 내부에 도착하니 그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미 모르간은 친정으로 떠나버렸다.

딸아이 니무에를 데리고서.

콘월로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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