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방의 패자 -->
005
던디 성을 출병한 2천의 브리튼군은 신랄한 전략과 전술에 날개가 돋은 호랑이처럼 활약하면서 스코트족을 따르던 부족들을 각개격파.
필승에 가까운 방식으로 승리하면서 칼레도니아 일대에 브리튼이 진정한 패자임을 증명해냈다. 항복하는 부족은 살려두고, 끝까지 저항하는 부족은 갓난아기조차도 모조리 죽여버리면서 그 잔혹함과 공포감을 조성했다. 부족이 거처하던 부락 그 자체를 불태워버리는 악행까지 저지르게 되자, 스코트족이 마침내 항복을 선언한다.
왕 역할을 하던 대족장을 처형.
그 대족장의 식솔들 같은 경우에는 스코트족에게 고향 숲이 불태워지는 피해를 입은 엘프들의 원한을 풀기 위해서 그들 좋을대로 하도록 신변을 넘겨주었다.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처형을 실행한 트리스탄만이 알 뿐이다.
스코트족의 본거지였던 애버딘 성에 입성하여 칼레도니아의 주인이 브리튼인임을 공표해버렸다. 물론 동맹 관계였던 픽트족은 이 성명서에 대해서 반발했고, 한편 픽트족의 산하 관계에 머무르고 있던 이종족들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저희로서는 브리튼의 군주인 전하가 최고의 은인이니까요."
트리스탄이 말했다.
잿빛 머리카락을 길게 기른 엘프 아가씨는 원수 관계였던 스코트족을 몰아내버리고 그 우두머리를 죽이도록 해준 나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른바 원수를 갚도록 도와준 은인이라는 셈이다. 픽트족이 실수한 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엘프와 드루이드, 요정 등의 이종족들을 내 부하처럼 동맹군으로 파병시켰다는 점이다. 그들은 전투를 수행할 때마다 내 명령에 순종족으로 따라주었고, 지금은 내 부하나 마찬가지였다. 같이 싸운 전우였으니 후방에서 손가락이나 빨고 있던 픽트족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이미 그들은 나를 지휘관으로 받들고 있었고, 사납고 난폭한 스코트족과 그를 따르던 부족들을 상대로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는 백전불패의 지휘관인 내게 매료되어 있었다. 작은 요정들은 날갯짓을 하면서 내 주변을 맴돌면서 승전을 축하했고, 드루이드와 엘프들은 고개를 숙이면서 그 고마움을 대신 표현했다.
"드루이드는 들어라. 스코트족이 과거에 너희들의 터전을 빼앗았다고 들었다. 그 숲은 물론 그 일대를 모두 그대들의 영토로 인정한다. 물론 요정들도 마찬가지다. 인버네스의 겨울숲은 모두 그대들에게 다시 양도하겠다."
과거에 스코트족의 영토 분쟁에서 패배한 드루이드와 요정들은 그들에게 고향을 빼앗겼는데, 그 고향 땅을 돌려주는 것은 물론 인간들이 결코 침범하지 못하도록 개인 영토로 인정해주었다. 그에 대해서 공식적인 문서 또한 작성하면서 그들의 마음을 얻고자 했다.
픽트족이 선수를 치기 전에 이쪽에서 먼저 결행에 옮긴 것이다.
그 이전에 케이와 상의를 거친 이후에 결정한 내용으로, 물론 드루이드와 요정들, 그리고 엘프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였다. 이종족들은 카멜롯 군세에 매우 큰 도움이 되어주었고, 그들을 산하 관계로 둘 수 있다면 그 무엇도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가웨인이 우려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픽트족과의 관계가 악화될 거예요. 그들로서는 부하나 마찬가지였던 엘프를 빼앗은 셈이니까요."
"나도 알아. 하지만 그건 감수해야지. 픽트족이 공격을 감행하겠다면 우리도 응수할 거야."
물론 픽트족과의 전쟁이 벌어진다면 우리들이 포섭하려는 드루이드, 엘프, 요정들은 나서지 않을 것이다. 이미 우리들에게 은혜를 입었고, 이종족들은 인간과는 달리 자신들이 입은 은혜에 대해서라면 죽어서도 잊지 않는다. 그 후예들까지도 자기네 종족이 받은 은혜를 항상 기억하고 그를 보은하기 위해서 목숨을 바친다.
그런 녀석들이다.
그렇기에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그들을 포섭하려는 것이고, 픽트족은 지금까지 이종족에 대해서는 그리 적극적인 친선 정책을 펼치지 않았기 때문에 포섭 작업이 꽤나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었다.
픽트족과 이종족은 서로 산하 관계일 뿐이지, 직접적인 군신 관계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교류룰 나눈 적도 없었을 뿐더러 서로 간의 단결력도 적고 희박했다. 그 덕분일까. 트리스탄은 이미 이 쪽에 마음이 기운 듯하다.
묘하게 상기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점이 미심 쩍지만 말이다. 분명 아일랜드의 공주를 신부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째서 나에게 부쩍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걸까. 그것도 사랑하는 이성을 바라보는 듯한 감정으로.
트리스탄이 내 곁을 맴돌 때마다 가웨인의 눈꼬리가 휘어졌다.
"뭔가요, 그 엘프는! 전하는 저와 이모님의 남자입니다!"
"아니, 애초에 이모부님을 연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너도 정상은 아니지 않을까?"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저는 이모부님이라도 제가 좋아하는 전하이기 때문에 사랑하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서 가웨인의 태도가 적극적으로 변했다.
나와 거리를 좁히는 것조차도 부끄러워하던 기색이 강했는데, 내게 처녀를 바치고 비공식적으로 연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요즘에는 내게 사랑을 속삭이면서 내 손길을 애타게 갈구했다. 주변인들 몰래 즐기는 애무와 섹스에 중독되어버린 금발의 여기사는 질투로 가득한 시선으로 엘프 여성들을 노려보았다.
"왜 그러냐, 또."
"저 엘프들이 수상합니다."
"그것도 병이다. 의심병. 혹시 의부증이라는 말은 아니?"
자신의 남편에게 광적으로 기대려고 하는 증상으로, 단순히 질투가 아니다.
조금이라도 남편이 안 보이면 어디서 바람을 피거나 자신을 속이고 있을 거라고 망상을 품고 정신적으로 착란과 광기를 일으키는 정신병이다. 가웨은을 바라볼 때마다 의부증이 의심된다. 지금은 초기 증상을 보이고 있을 뿐이지만, 계속해서 의구심이 든다.
"트리스탄 경 뿐만이 아니라 엘프 여성들의 대다수가 전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엘프들은 능력이 출중한 이성을 선호한다고 한다. 숲의 요정이라 불리는 엘프들은 사나운 짐승과 야만인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종족을 유지시켜야 하기 때문에 강한 유전자를 남겨야 한다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강한 이성과 교미를 함으로서 튼튼한 자식을 원했고, 그런 이유에서인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달하게 느껴졌다.
우리 군에 소속된 엘프들이 총 214명.
과거 엘프들이 스코트족과의 전쟁으로 대부분의 남성이 죽어버렸고, 지금 군에 소속된 2백 여명의 엘프들이 대부분 여성이다. 트리스탄에게서 들으니 190명에 달하는 엘프들이 여성이라고 말했다.
물론 엘프라는 종족의 특성상 모두 아리따운 미녀들이다. 가슴이 커다랗고 다리가 늘씬한 누님 엘프부터 시작해서, 케이와 니무에와 비슷하게 보일 정도로 로리 체형의 엘프들도 많았다. 취향대로 즐기는 엘프들과의 하렘 전성기인가. 사이즈가 작은 요정들과는 섹스 자체가 불가능하겠지만, 엘프들은 인간과 별다를 것이 없는 신체 특징을 가지고 있었기에 딱히 애로사항은 없다.
100여 명의 엘프 여성들이 모두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여러모로 충격적이다. 불쌍한 건 결국 엘프 남성들이군. 그들은 동족인 여성들을 모두 나에게 가로채인 셈이니. 하지만 또 트리스탄에게 들으니 그건 또 아니란다. 엘프 남성들은 동족 여성보다도 브리튼인 여성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이번 전쟁이 끝나면 혼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어째서 그런 거지?"
트리스탄이 내 물음에 답했다.
"브리튼인 여성들은 모두 순종적이고 가사에 능합니다. 그리고 엘프와는 달리 농삿일 등 모든 잡일에 대해서도 능하죠. 가사는커녕 일반적인 잡일조차 못하는... 엘프로는 무리가 아닐까라고...."
"너희는 그러면 뭘 잘하는데?"
"사냥입니다. 그리고 열매 채취나 꽃 가꾸기....."
흠. 엘프 남성조차도 포기해버리고 종족이 다른 브리튼인 여성과 국제 결혼을 선택할 정도로 엘프 여성들은 가사일에 너무도 절망적이다. 사냥에 능하지만 다른 일에 대해서는 잼병 수준.
따스한 요리를 할 줄 알고, 심지어 순종적인 부인 역할을 해줄 브리튼인 여성들을 선호할 만도 했다. 선녀 미녀들로 구성된 엘프 여성들을 기피하는 엘프 남성들은 멍청한 게 아니다. 오히려 유능하고 머리가 좋았다.
"그래서 어쩌라고. 나는 브리튼으로 돌아갈 건데."
"저희도 따라가겠습니다."
저희?
트리스탄을 중심으로 수많은 엘프 여성들이 나를 향해서 황홀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을 목격했다. 모두 나를 따라서 카멜롯까지 갈 셈이다. 이 녀석들은 진심이다. 스토커처럼 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경계하면서 무조건적으로 나와 관계를 가질 생각으로 가득 했다.
이성을 유혹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투박한 방식으로 실천한다.
바로 자신이 이상형으로 생각하고 있는 이성을 죽자고 쫓아다니는 것. 고백을 받아줄 때까지 이성을 쫓아다닌다. 한 번 사랑을 느낀 엘프 여성은 그 사랑의 대상을 항상 따라다닌다. 그 대상이 죽거나 사랑을 받아줄 때까지.
모르간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 앞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예수 코스프레를 하고 있을 내 모습이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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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삼국지 서량난신에서는 난교도 했는데...
여기서는 어떨까.
기피하는 사람이 많은 거 같은데.
엘프 하렘 난교는 어떤가요? 의견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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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들판 님, 쿠폰 13장 감사합니다.
(쿠폰을 주시면 바로 코멘트를 써주세요. 그래야 어느 독자분이 보냈는지 압니다.
쿠폰을 보낸 시각과 갯수는 뜨는데 정작 아이디가 안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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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신개념 자본주의 작가.
자낳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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