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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용병군주-66화 (66/195)

<-- 북방의 패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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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튼인들의 저력은 픽트족으로서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대단했다.

오랫동안 스코트족의 지배를 받고 있었던 소수 부족들을 해방. 그들에게 자치를 주면서 포용하려는 정책을 펼쳤다. 결국 패배한 스코트족은 더 북쪽으로 퇴각. 던디를 점령한 브리튼 기사단은 현재 주둔 중이었고, 이제 곧 다시 출격할 준비를 갖추었다.

잿빛 머리카락의 엘프 미녀인 트리스탄은 브리튼 기사단의 위용과 브리튼인으로 구성된 병사들의 용맹한 모습을 보면서 감탄을 드러냈고, 접전이 펼쳐질 때마다 승리를 이끌어내는 내 군략에 여러모로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종종 내게 관심을 가지고서 군략에 대해서 물었고, 인간들이 주로 전쟁시에 내리는 판단과 작전에 대해서 물어보는 일이 빈번했다.

"그러면 아군의 소수일 경우에는....."

"그런 경우에는 되도록이면 전투를 피하는 경우가 좋지. 하지만 적보다 아군의 병력이 적을 때가 빈번하게 일어나. 그런 경우에는 평지 전투를 피하고 산악이나 자연 환경을 이용한 방어전으로 유도하는 게 이롭겠지."

"그렇군요. 그건 저희 엘프들도 자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만.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어떻게 합니까?"

"그에 대해서는------."

트리스탄과 자주 군략에 대해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업무도 모두 끝낸 뒤였고, 거기다가 할 일도 마땅히 없었다. 숲의 요정이라 불리는 엘프 레인저와 던디 성의 성벽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거센 북풍이 몰아치기 시작한다. 눈이 뒤섞인 서릿바람이다. 점점 북쪽으로 진격하면 할수록 거친 날씨가 아군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이렇게까지 척박하고 황량한 땅이라면 딱히 아군이 취해도 무용지물일 것 같았다.

칼레도니아의 최북단이라 할 수 있는 오크니 왕국의 공주님이신 가웨인의 말에 따르면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추위가 더해지고, 특히 오크니 왕국은 정상적으로 농삿일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황량한 얼음의 땅이라고 한다.

그런 곳에서 왕국을 세운 오크니가 대단하다. 오크니는 매우 소규모의 약소국이었는데, 그런 나라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 나라를 아무도 점령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땅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인간은 대단해요. 어떻게 하면 전쟁에 대해서 그렇게 잘 알죠?"

"전쟁을 많이 겪었으니까. 인류사를 논할 때 전쟁을 빼놓을 수가 없을 정도로."

"전쟁에 대해서, 학습을 했단 말이군요."

"그래. 학습은 빠르잖아, 인간이."

내 말에 트리스탄이 고개를 끄덕였다.

숲의 요정으로서도 인간이 전쟁을 즐기는 생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픽트족은 다수의 인구를 채우고 있는 스코트족에 맞서기 위해서 엘프와 요정, 드루이드들을 끌어들였고, 그렇게 엘프들도 전쟁에 참전하게 되었다. 엘프들은 자신의 공간인 숲을 지키기 위해서 싸워나가게 되었는데 결국에는 전쟁터의 장기말이 되었다는 것은 같았다.

전쟁에 찾아오는 죽음의 바람은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부여된다. 그래서 전쟁이라는 것은 무섭다. 승자와 패자가 나뉘고, 선과 악이 나뉜다. 그것을 나누는 저울의 기준은 오로지 힘과 권력으로, 설령 엘프와 요정이라 할지라도 전쟁에서 패배한다면 악의 축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전쟁에서 매번 브리튼이 승리를 거두고 있었기에 동맹 세력이라 할 수 있는 엘프와 요정, 드루이드는 선으로 남을 수 있었고, 지금도 스코트족에 맞서 싸우면서 대등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트리스탄의 활약이 크다. 절대로 이기지 못할 전황에서조차도 적 지휘관을 저격하여 살해하면서 전공을 세웠다.

"엘프들은 어때? 이번 전투에서."

"여전하죠. 싸우고 지치고 죽고. 인간과 같아요, 그런 점에서는."

"그런가."

"전하에게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적어도 전쟁에서는 매번 승리를 거두니까요. 전쟁에서 패배해서 끔찍한 꼴을 당해버린 전우들도 있었으니까요."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왕으로서, 지휘관으로서의 본분이야. 고맙다고 생각할 건 없어. 이기는 게 당연한 거니까."

그래,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

그 말이 익숙하고 자주 꺼내지는 까닭은 그만큼 중요하고 가장 타당한 말이기 때문일 것이다. 전쟁에서 패배하는 무능한 군주는 필요 없다. 설령 폭군이라 할지라도 전쟁에서는 무조건적으로 이겨야 할 것이며, 설령 성군이라 할지라도 전쟁에서 패배해서는 안 된다.

그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기에 전투에서 매번 승리를 거두어 왔다. 알베르와 보두앵, 그리고 그를 따르던 지방 귀족, 게르만족에 이르기까지. 모든 불안요소들을 격파하고 대립 세력을 축출하면서 그들의 영토를 점령하였고, 지금의 브리튼을 만들었다.

나는 만족하고 있다.

적어도 과거의 브리튼보다는 내가 다스리고 있는 브리튼 왕국이야말로 이상향에 어울리는 모습이리라. 그것에 위안을 삼고서, 전쟁에서 내가 죽인 목숨과 죽음들에 반박한다. 내가 브리튼을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던 살인이었다고 나 자신을 속이면서.

"이번에 스코트족을 몰아내면 엘프들은 이제 더 이상의 전쟁에 참전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

"예, 맞아요. 저희 엘프들은 그저 어머니의 숲을 지키기 위해서 싸울 뿐. 숲을 불태우고 난동을 부렸던 스코트족이 없어진다면 저희 엘프도 싸울 이유가 없어지죠. 저희는 살인을 꺼리지만 어머니의 숲을 불태운 원한과 그를 갚기 위한 복수는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요. 스코트족이 없어진다면 저희는 인류사에 개입하지 않을 거예요."

"그런가. 너는 유능한 녀석이던데. 이번 전쟁이 끝나면 이쪽에 끼어도 좋아."

"그건 고마운 말씀이네요."

내 제안에 대해서 트리스탄이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트리스탄이라는 이름의 엘프 아가씨는 매우 유능하다. 아일랜드의 공주인 이졸데와 혼인 관계라는 특이한 속성이 있지만 뛰어난 사격 솜씨와 상대방을 향해서 절대로 빗나가지 않는 화살을 쏘는 활 페일노트를 가지고 있다. 엘프들 중에서도 최고의 사냥꾼으로 불리는 트리스탄은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인재였다.

칼레도니아에서 스코트족을 몰아낸다고 할지라도 이 북방의 땅에 야만인들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런 이유를 들어서 인구가 많지 않은 웨일즈나 아일랜드로 엘프가 이주하는 방법은 어떻냐고 제안을 해보았다. 기존에 거주하던 숲을 포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이 된다면서 트리스탄이 넌지시 의문을 표시했다.

"원래 마음이 맞는 곳이면 다 고향이 되는 법이야. 나는 이미 내가 살던 고향 따위는 잊어버렸는 걸."

"그런가요? 슬픈 말이네요."

"고향에만 연연하면 어떻게 살겠냐. 그 때마다 고향을 바꿔서 생각해야지."

트리스탄도 옳다고 생각하였는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고지식한 엘프들 중에서도 그나마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그녀답다고 할까. 기존의 숲에만 머물러서는 스코트족이 아니더라도 다른 야만인들의 공격을 받을 것을 예측하고 있었다. 고상한 자존심보다는 동족의 미래를 추구하는 그녀의 성격상 차라리 인간들이 없는 땅으로 이주하는 것을 선호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동포들을 관리해야 하니까요. 다음 방침이 내려지면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그래."

잿빛 머리카락의 엘프 아가씨는 그렇게 말을 마치고서 성벽 위에서 훌쩍 뛰어내렸다.

꽤나 높았음에도 무리 없이 바닥에 착지. 주변을 경계하고 있던 병사들은 갑자기 엘프 미녀가 성벽 위에서 떨어져 지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놀랐는지 뒤로 넘어졌다. 그를 보며 트리스탄이 작게 사과를 건네고 있었다.

이지적인 외모와는 달리 덜렁거리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엘프는 인간과는 사고 방식부터가 다르다. 그래서인지 그 차이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소한 실수를 저지르는 구석이 많았다.

트리스탄과 헤어지고서 추운 몸을 달래고자 곧바로 침실에 달려와서는 침대에 누웠다. 따스한 벽난로의 온기와 이불 속이 나를 속박한다. 꽁꽁 얼어붙은 몸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이대로 잘 생각이다.

매번 고난으로 가득한 서류 업무 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었기 때문일까. 오늘은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빨리 자야겠다. 아직 초저녁이었지만.

그리고 두 눈을 감으려고 할 때,

익숙한 목소리가 문 너머로 들렸다.

"가웨인입니다. 들어가도 될까요?'

이 저녁에 무슨 일이람.

아무런 일도 없을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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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히로인의 h씬이 보고 싶으십니까.

원래 이 소설은 h씬은 안 쓰려고 했는데. 그리고 이 소설은 130편 내외에서 완결.

*후원, 원고료 안 가립니다.

사실 후원쿠폰은 원고료 쿠폰에 비해 값이 떨어지긴 하지만....

자본주의 작가는 그걸 따지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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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S  님, 쿠폰 13장 감사합니다.

(쿠폰을 주시면 바로 코멘트를 써주세요. 그래야 어느 독자분이 보냈는지 압니다.

쿠폰을 보낸 시각과 갯수는 뜨는데 정작 아이디가 안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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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료 쿠폰10개 = 연재 하나.

설차/아리냥의 작품 하나를 선정하면 1연재 가능.

어느 작품이든 상관 ㄴㄴ

PS. 신개념 자본주의 작가.

자낳작.

유통기한: 2018/0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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