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적 토벌 -->
010
요크 성의 내곽을 점령하기 위한 공성전이 시작되었다.
항복을 잇달아서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었으나 이에 불응. 도저히 내성의 병력들을 구슬릴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 나는 즉시 전 부대에 공성전을 명령했다. 가웨인과 란슬롯 등의 용맹한 무장들이 공성 병기를 지휘하면서 성문을 두들기기 시작했고, 특히 아서는 나와 거래한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도 분발하여 직접 선두에서 지휘를 맡았다.
"전군 성벽을 넘는다! 보두앵의 목은 우리들이 가져가야 한다!"
세피아색의 기사왕이 소리치자 웨일즈 출신의 병사들이 함성을 질렀다.
보두앵의 혈족이라 할 수 있는 알베르의 폭정을 받았던 웨일즈였기에 이번 보두앵 토벌전에는 가장 적극적으로 참전하였다. 가슴 깊은 곳에 숨겨진 증오심이 표출되면서 그들의 힘이 되어주었고, 성벽을 타고 오르는 사다리에 향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특히 칼리번을 치켜든 아서가 직접 사다리를 타고서 적 성벽에 오르는 기예를 펼쳤기에 병사들이 더욱 분발했다.
"우리들의 아내와 딸을 강간한 역적 알베르의 혈족인 보두앵을 죽이자!"
"희대의 대역적이다! 무조건 죽여라!"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왕께서 성벽 위로 올라가셨다."
성벽 위로 올라선 아서를 대신하여 웨일즈 군단을 지휘하는 것은 멀린도, 베디비어도 아니었다. 캐러독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성이었다. 그리 특별할 것 없는 특징을 가진 무채색의 남성은 굳건하게도 중앙에 서서 군사들에게 지휘를 내렸고, 병력들을 다루는 용병술에 대해서라면 나에 필적할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과연 웨일즈에서 "군대를 잘 통솔하는 캐러독"이라는 이명으로 칭송을 받는 무장다웠다. 란슬롯과 베디비어가 뛰어난 무력을 가짐으로서 기사 서훈을 받았다면, 캐러독 같은 경우에는 지휘관으로서 연전연승을 거두었기에 평민 출신이었음에도 빠르게 기사 작위를 받을 수 있었다.
뛰어난 지휘관은 기사 1백 여명과 바꿀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하다.
아서의 휘하에는 군략에 뛰어난 멀린과 베디비어가 있었지만, 그들을 제치고서 아서를 대신할 지휘관으로 임명된 남성이 바로 캐러독이었다.
"란슬롯 경, 기마부대를 이끌고 대기해 주십시오. 성문이 뚫리는 순간, 그 성문 안쪽을 방어하고 있는 적 병력을 분쇄하는 겁니다."
"알겠습니다."
흑발의 미남이 캐러독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대륙 건너편에 위치한 브르타뉴 지방을 다스리고 있는 영주인 란슬롯이었지만, 캐러독의 말에는 순종적이었다. 왜냐하면 평민 출신인 캐러독이었지만, 아서가 부재중일 경우에 모든 지휘권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아서의 총애를 받고 있다는 뜻이겠지. 캐러독이 총지휘를 하는 데는 멀린도 찬성표를 던졌을 정도였다.
웨일즈 병력을 이끄는 무장진은 꽤나 견고한 팀워크를 가지고 있었다.
맹장에는 란슬롯과 베디비어. 그리고 군사적인 카리스마라 뛰어난 아서. 후방에는 지휘권을 넘겨받은 캐러독과 적의 마법사에 대처하기 위해서 대기중인 멀린. 한편 이 전장에 없는 케이와 엑터는 웨일즈에서 왕 역할을 대리하면서 내정을 살피고 있다고 한다.
"요크는 기사왕의 영토로 편입하겠다."
"역적 보두앵은 나와서 기사왕의 심판을 받아라!"
"무엄하다! 왕의 어전이거늘!"
어느 순간부터 아서를 중심으로 한 병력들이 성벽을 완벽하게 점령했다. 그리고 베디비어가 지휘하던 병력들이 성문을 충차로 깨부쉈고, 통로가 열리자 란슬롯이 용감무쌍하게도 기마병들과 함께 적 성문으로 난입하여 적병들을 짓밟으며 용맹을 떨쳤다.
호수의 요정 비비안에게서 받았다고 전해지는 아론다이트를 휘두르는 흑발의 남성은 그야말로 전설상에 나올 법한 기사였다.
"내가 바로 브르타뉴의 란슬롯이다! 내 아론다이트를 받을 자가 있는가!"
란슬롯은 스피어를 앞으로 내밀면서 대기병용 밀집대형을 구성하고 있는 적 보병들에게 달려들었다.
그가 타고 있던 흑색 군마는 크게 울면서 난동을 부렸고, 그 위에 타고 있던 란슬롯이 아론다이트를 휘두르자 쓰러지지 않는 병사가 없었다. 날렵하고 우아한 검술로 적을 유린한다. 그 뒤로 베디비어가 증원군을 대동하고서 성문을 넘어서자 적의 군세들이 일제히 무너져 내렸다.
나는 그것을, 내성 안쪽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가웨인과 가레스 자매의 맹공으로 아서가 공략하고 있는 성문과는 반대편을 공략해내는데 성공을 거두었고, 제레인트와 팔라메데스가 이미 보두앵이 피신하고 있던 내성의 궁을 점거하기 시작했다. 사라센 소녀가 두 자루의 시미터를 휘두르면서 근위병을 제압, 제레인트는 병사를 이끌고서 왕궁을 점거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웨일즈 촌놈에게 빼앗길 수는 없다."
"우리는 카멜롯의 정예군이다! 그 명예를 실추시키지 마라!"
특히 팔라메데스와 제레인트는 웨일즈의 촌구석에 있던 놈들에게 요크 궁을 빼앗길 수 없다는 듯이 점거하는 속도를 빠르게 올렸다. 저항하는 병사들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죽였다. 사라센 소녀의 시미터는 매우 매서웠기에 저항하는 병사들은 모두 그 목이 따여서 죽어버렸다.
"전하, 어서 어전으로."
"보두앵이 안에서 벌벌 떨고 있을 거예요."
이윽고 보두앵을 지키던 잔당들의 처리가 모두 끝나자, 가웨인과 가레스가 좌측과 우측에 서며 정중한 모습을 취하고는 내게 안쪽의 내궁으로 향할 것을 권유했다.
물론 오크니 공주자매들의 요청에 승인하면서 그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안으로 향하였다. 걸음을 움직이며 복도를 거닐었고, 마침내 보두앵이 웅크리고 있는 내궁에 도착했다. 이제 드디어 브리튼 왕국을 멸망 직전까지 치닫게 만든 역적을 볼 수 있게 된다. 그 광경을 아서는 보지 못해서 아쉽겠군.
아직까지도 웨일즈 병력은 성벽 공략에 애를 먹고 있었다. 이제 슬슬 궁으로 돌격하고 있으리라. 군사를 지휘하고 있는 캐러독도 분명 뛰어난 지휘관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빨랐다. 그에게는 장수와 병사들을 더 가혹하게 내몰 수 있는 과감성이 부족했다.
그에 반해서 나는 가웨인과 가레스에게 적극적인 돌파를 명령했고, 오크니의 아리따운 공주님들은 적의 예봉을 일거에 꺾어내리면서 용맹을 떨쳤다. 제레인트와 팔라메데스의 조력 또한 매우 훌륭했다. 모르간과 니무에도 적 마법사를 제압하고 공격 마법을 파훼시키면서 아군의 공격을 도와주었다.
"재상을 지켜라!"
"저 검은 옷을 입은 자가 비세리온이다!"
"끝까지 싸우자!"
궁을 지키고 있던 근위병으로 보이는 병사들이 달려들었다.
역적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지키고 있던 근위병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들고서 달려들었다. 가웨인과 가레스가 응전하기 위해서 거리를 좁혔고, 그녀들이 지휘하던 보병들도 근위병들에 맞서 싸웠다.
서로 롱소드를 휘두르면서 궁을 피로 물들인다. 요크로 쫓겨났음에도 사치를 부리는 데 앞장 섰던 보두앵의 침실은 매우 호화스러운 장식드링 주렁주렁 달려있었고, 그 사치스러움은 브리튼 왕을 초월했다. 하지만 빛나는 돌멩이일 뿐, 그것이 보두앵의 목숨을 지켜줄 수는 없었다.
그를 지켜주던 목숨줄이나 마찬가지인 근위병들이 모두 죽었다. 가웨인과 가레스의 공격에 뛰어난 검술 실력을 가진 근위병들이 모두 죽임을 당했고, 이제 드디어 역적 보두앵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튀어나온 배와 몇 겹으로 접힌 턱살. 벌벌 떨고 있는 두꺼운 어깨와 함께 조류처럼 짧은 다리까지. 당장에 성인병으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비만에 가까운 과체중의 인간을 보았다. 그와는 초면이 아니다. 보두앵이라는 이름의 위정자가 나를 귀족으로 임명할 당시에 카멜롯에서 본 적이 있다.
물론 그는 귀족으로 임명한다는 그 임명서에 서명만 하였을 뿐, 나를 직접 대면하지는 않았다. 나는 그의 모습을 먼 발치에서 볼 수가 있었고, 다시 한 번 그를 봤을 때는 얄궂게도 새도 떨어트린다는 권력을 가진 위정자가 몰락한 꼴이 되어 있었다.
웃음이 나왔다.
고작해야 피래미 수준의 인간을 파멸시키는데 이런 노력이 걸리다니.
최종적으로 요크 성이 함락되었고, 궁에서 일하고 있는 아리따운 시녀들은 모두 내 소유가 되었다. 전쟁에서 패배한 머저리의 모든 재산은 승전한 정복자의 것이 된다. 그것은 고금동서의 역사에서 흔히 전해지는 이야기였다. 보두앵이 가지고 있던 그 모든 것이 나의 소유가 되었고, 심지어 그의 식솔들까지도 내게 그 목숨줄이 쥐여져 있었다.
"오래 걸렸군."
벌벌 떨고 있는 위정자의 앞으로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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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사 X 오크의 조합은 인류가 만든 가장 훌륭한 딸감이며, 이를 부정하는 변명은 일체 듣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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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앤 님, 쿠폰 27장 감사합니다.
(쿠폰을 주시면 바로 코멘트를 써주세요. 그래야 어느 독자분이 보냈는지 압니다.
쿠폰을 보낸 시각과 갯수는 뜨는데 정작 아이디가 안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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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차/아리냥의 작품 하나를 선정하면 1연재 가능.
어느 작품이든 상관 ㄴㄴ
PS. 신개념 자본주의 작가.
자낳작.
유통기한: 2018/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