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리스의 용병군주-49화 (49/195)

<-- 아발론의 붉은 마녀 -->

006

"그러면 우리들은 가볼 테니까 오붓한 시간 보내세용~"

멀린이 과장된 몸짓으로 손을 흔들며 외쳤다.

아서와 멀린은 이만 웨일즈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세피아색의 기사왕은 돌아가기 싫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지만, 그녀의 멘토 역할을 하는 멀린이 귀환을 재촉하자 어쩔 수 없이 그를 따라야 했다. 아서는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내게 한마디를 남겼다.

"다음에는 보두앵 토벌전에서 뵐 수 있기를 기대할게요."

"그래."

아서 펜드래건이라는 소녀를 처음으로 만난 것이지만 꽤나 성격도 싹싹하고 용모도 단정해서 호감이 가는 아이였다. 손을 대기에는 너무 어리다는 점에서 양심이 찔리지만 응큼한 꼬맹이인 가레스보다야 낫다.

언젠가는 아서와 멀린을 만날 수 있겠지. 보두앵 토벌전에서 만나기로 우선 표면적인 합의를 보았으니까. 그녀 휘하의 란슬롯과 베디비어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서 휘하에는 쟁쟁한 실력의 기사들이 많았고, 인재들의 우위성을 놓고 본다면 결코 카멜롯에 뒤쳐지지 않으리라.

아서와 멀린이 떠나자, 모르간은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소금을 왕창 집어서는 현관에 뿌려버렸다. 그렇게나 싫은 거냐. 싫은 것을 넘어서 아주 역병 취급이군. 소금을 왕창 뿌린 다음에 현관문을 꼭 닫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폭풍이 지나간 듯한 기분이야."

그녀의 말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아직 하나의 폭풍이 내게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모르간 르 페이. 자신의 존재가 내게 있어서는 폭풍과도 같다는 것을 아직 모르고 있다.

모르간이 내게 폭하고 안겨들었다.

그녀 쪽에서 먼저 내게 애정을 요구하는 일은 드문 경우다. 아서와 멀린이 사라지자 이제서야 기회라는 듯이 내게 안겨오는 모르간. 새빨간 그녀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면서 그녀의 온기를 느꼈다.

"네 말대로 폭풍 같았네."

"당신! 왜 그 기사왕 계집애한테 도움을 요청한 거야?"

내 품에 안긴 모르간이 고개를 홱하고 들어서는 나를 노려보았다.

어째서 확고한 정통성을 가진 라이벌을 아군으로 받아들이냐는 힐난의 문책이다. 그녀의 성난 주장에 피식 웃음을 지으면서 그녀의 허리에 두 손을 올렸다. 서로 몸을 겹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대화를 시작했다.

"아군으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아서. 적어도 지금 여기서는 죽일 수 없었어. 아서가 나보다 강하니까. 하지만 전쟁에서는 내가 이겨. 무조건의 확률이라고 해도 좋아."

"그래서?"

"아군으로 받아들이면...... 좋겠지. 기사왕이 오히려 앞장 서서 내 지지를 호소해주면 그것만큼 좋은 정통성은 없을 테니까. 물론 멀린의 의중을 몰라. 그녀는 수십 년 전부터 아서의 탄생을 예언하고 그녀를 왕으로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으니까. 하지만 말이야. 아서와 멀린이 내 휘하로 들어와 준다면 브리튼은 최강국이 될 수 있어. 로마 제국도, 대륙의 여러 나라들도. 모두 이길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돼."

"욕심도 많긴."

그렇게 말하면서도 모르간은 "그게 당신답기는 하네."라는 말을 덧붙였다.

나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그녀다운 발언이라고 할까. 진지한 내 얼굴을 보면서 '못 말리네'라는 말도 아끼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것은 브리튼 왕국 뿐만이 아니다. 이왕에 한 나라의 왕이 된다면 영토 정복은 필수였고, 좁은 섬나라를 벗어나서 대륙을 도모하는 것도 꿈은 아니겠지. 기사왕 아서와 최고의 마법사인 멀린이 함께 해준다면야 무엇이 두렵겠는가.

대륙을 도모한다.

적어도 기사왕이 합류를 해준다면 역적 보두앵은 물론, 론디니움에 똬리를 틀고 있는 가이세리크까지 단숨에 정벌할 수 있을 것이다.

분열된 브리튼을 통일하고 이 나라를 다시 한 번 기사들의 제국으로 격상시킨다. 그게 지금 내가 구상하고 있는 미래이며, 하나의 목적이다. 언제까지 이 좁은 섬나라에 갇혀있을 생각은 없었고, 우리도 대륙에 영토를 가져야 할 때였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대륙의 강대국에게 속국 신세를 당하게 되리라.

"그러면 아서와 결혼할 거야?"

"말이 또 왜 그렇게 되는 걸까."

"그 꼬맹이와 결혼하면.... 정통성이 완벽하게 다져지잖아. 아서가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는 진정한 브리튼의 왕재가 될 테니까."

"너를 제외한 다른 여자와는 몸을 섞을 생각도 없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말하자 모르간은 살포시 웃음을 지으면서도 새빨간 눈동자만큼은 촉촉하게 빛나고 있었다. 매력적이라고 할까. 이 붉은 눈동자가 내 얼굴을 가득 담으면서 점점 거리를 좁혀들었다.

모르간과 사납게 키스를 나누었다.

그녀의 서툰 키스 솜씨도 좋았고, 그녀의 입술을 정복하듯이 몰아치며 입안에 혀를 집어넣어 난폭하게 빨고 핥았다.

움찔거리는 모르간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이성과 처음으로 키스를 나누는 모르간의 어깨가 미약하게 떨렸다. 그러면서도 두 팔로 내 머리를 끌어 안으면서 결코 놓지 않았다.

"츄르릅..... 하읏....!!"

타액을 교환하면서 그녀의 몸을 여러 번이고 더듬었다.

가슴이 성감대였는데 커다랗게 솟아오른 봉오리를 만지자 모르간이 활처럼 허리를 휘면서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에로한 몸매의 멀린이나 가웨인보다는 작지만 모르간의 몸매도 훌륭했다. 솟아오른 거유와 함께 잘록한 허리 라인이 돋보이는 매력적인 몸매를 가진 미인.

그녀가 입고 있던 붉은 드레스가 흐트러지면서 점차 새하얀 피부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드레스가 풀어지고 그 안에 입은 하얀 블라우스의 단추를 푼다. 블라우스까지 벗겨버리자 모르간의 새하얀 젖가슴이 모습을 드러내면서도 부끄러운 듯이 핑크색의 유실이 블라우스에 살포시 가려져 있었다.

새하얀 얼굴을 색기로 물들인 모르간이 물었다.

"나 책임질 거야?"

"당연하지."

"언제까지나?"

"물론."

"나 성격 엄청 안 좋아."

"알아. 나도 마찬가지야. 서로 잘 맞네."

내 대답에 모르간이 키득키득 웃음을 흘렸다.

그녀로서는 용기를 가지고서 물어본 것이겠지만 나로서는 곧바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들이었다. 언제나 머릿속으로 생각해온 질문이었고, 언제든지 물으면 대답할 수 있는 질문들이다. 나는 언제나 모르간에게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할 준비가 되어 있었으니까.

"나 질투도 많아."

"귀여워서 좋아."

"사, 사실 예전에 당신을 뒤에서 죽이려고 한 적도 있어."

"그건 무섭네."

"다른 여자하고 바람나면 그 계획을 실행할지도 몰라."

"주의할게."

블라우스를 반쯤 걸치고 있는 모습으로 모르간이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서로 시선을 교환한다.

그녀의 블라우스는 새하얀 어깨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벗겨진 상태였고, 슬쩍 수줍은 유두가 엿보였다. 미려하다고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을 정도로 새하얀 피부가 눈부시다.

청초하면서도 수려한 아름다움을 가진 미인이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음을 지어버리니 불끈하고 내 아랫도리가 반응했다. 아랫도리에서 점차 커지는 움직임을 감지했는지 모르간이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도 무언가 결심한 듯한 얼굴을 했다.

그녀도 드디어 나와 동침하려는 마음을 가진 걸까.

이미 결혼한 사이나 마찬가지였고, 아이는 언제 낳을 거냐고 주변인들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그 결실을 맞이하려는 모양이다.

다시 한 번 모르간과 키스를 시작했다.

타액을 교환하고 혀를 굴리면서 그녀의 반응을 살폈다. 조금 전보다는 익숙해졌는지 모르간 쪽에서도 혀를 움직이며 내 움직임에 반응하고 있었다.

"당신,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알아?"

"응."

마지막으로 내 마음을 확인하려는 듯이 모르간이 물었다.

지금까지 콘월의 공주님으로서 이성 관계에 대해서는 매우 고지식할 뿐더러, 지금까지 맞선조차 본 적이 없는 그녀였기에 나와의 섹스를 앞두고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머뭇거리는 그녀의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했다.

울먹거리는 눈빛을 짓는 절세미녀가 물어본다면 자연스레 상냥해질 수밖에 없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마치 어린아이를 달래듯이 그녀의 등을 쓸어주면서 최대한 내 감정에 대해서 밝혔다.

"매번 얼굴을 보고 싶고, 아침에 일어나면 사랑하는 사람이 처음으로 담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고, 다른 이성이 곁에 붙으면 괜한 질투심이 생기고,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진심으로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그, 그렇구나...."

최종적으로 내 마음을 확인한 모르간이 기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듯이 내 가슴팍에 안겨서는 작게 속삭였다.

"나와 당신도, 당신과 나도. 서로를 사랑하고 있구나."

====================

너무티나 님, 쿠폰 10장 감사합니다.

(쿠폰을 주시면 바로 코멘트를 써주세요. 그래야 어느 독자분이 보냈는지 압니다.

쿠폰을 보낸 시각과 갯수는 뜨는데 정작 아이디가 안 뜬다.)

=============================

원고료 쿠폰10개 = 연재 하나.

설차/아리냥의 작품 하나를 선정하면 1연재 가능.

어느 작품이든 상관 ㄴㄴ

PS. 신개념 자본주의 작가.

자낳작.

유통기한: 2018/01/13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