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월의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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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월(Cornwall)은 브리튼 남서부의 끝자락에 위치한 주(州)로, 공작령으로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콘월에는 광물 자원이 풍부해서 브리튼에 몇 없는 철광석 광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철광석을 산출하여 벌어들이는 자금력이 어마어마하다고 들었다.
대서양과 영국해협 사이에 있는 콘월반도를 차지하며, 대륙과 가까운 해안지역이었기에 해산물이 풍부하고 해외 교역도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를 지키는 병력은 지극히 적었기에 남부에서 치고 올라오는 노르만족 때문에 큰 골칫거리를 안고 있다고.
"멀린 공의 초대로 왔다고 들었네만.... 아무튼 반갑네."
꽤나 말끔하게 생긴 미중년이 내게 말했다.
화려한 의복을 걸친 미중년은 콘월을 다스리고 있는 틴타젤 공작으로, 물방울의 귀부인이라 불리는 이그레인(Igraine)을 아내로 두고 있다. 빌어먹을 공작. 얼마나 돈이 많길래 한 때는 브리튼 왕국 최고의 미녀라고 불리었던 이그레인을 아내로 두고 있는 건가. 당시 귀족 남정네들이 질투로 밤을 불태웠다고 들었다.
물론 내가 어렸을 때 있었던 일이니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예. 맡겨주신다면 노르만족을 격퇴해 보이겠습니다."
"고맙네, 도체스터 백작."
그나마 도체스터라는 변경 지역을 담당하면서 백작의 작위에 오른 것에 대해서 쓴웃음을 지었다.
만약 몰락 귀족의 신분 그대로였다면 콘월 공작이라는 인물조차 접견하지 못했겠지. 권력 만세라고 할까. 과거에는 권력에 배반당해 가문이 멸망당했지만 지금은 다시 권력의 자리에 올라서 백작이 되었다.
아무튼 각설하고.
지금 나는 브리튼의 남서부 끝자락에 위치한 콘월에 머무르고 있었다. 대동하고 온 병력은 기마병 1백 기. 궁정 마법사인 멀린이 "콘월 공작령이 노르만 세력에 대공세를 맞이할 거야."라고 나에게 넌지시 경고를 하였고, 나는 그것을 거부했지만 애처럼 징징거리며 내게 매달리는 멀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콘월로 병력 지원을 해야만 했다.
"......"
젠장할.
망할 몽마 마법사.
"백작이 동쪽에서 론디니움을 지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네. 흉폭한 게르만족을 여러 번이고 격퇴해낸 명장이라고. 부디 우리 영지도 잘 부탁하지."
"알겠습니다."
얼굴에 주름이 있는 중년 남성이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흐음. 어떻게 저딴 얼굴로 이그레인 같은 절세의 미녀와 결혼을 한 걸까. 설마 공작이라는 배경을 이용해서? 그럴지도 모르지. 콘월 공작은 대대로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명문가였으니까.
적어도 콘월 공작은 브리튼 왕실을 대표하고 있는 재상 보두앵의 바로 밑 서열에 위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서열로 계산하면 그렇다는 거고, 변경 중에서도 끝자락에 위치한 콘월에만 박혀있을 뿐이니 그렇게 큰 세력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틴타젤 공과 이야기를 끝내고서 알현실에서 나왔다.
알현실의 문을 열고 나오자 복도에는 금발 금안의 요정 마법사가 우두커니 서있다가 나를 반겼다. 나와 함께 콘월로 도착한 작은 소녀는 나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이야기, 잘 끝냈어?"
"그래. 네 엄마가 저지른 일의 뒷처리를 하느라 바쁘다."
"엄마 아냐. 언니."
"....언니라."
과연 황혼의 마법사인 멀린을 '언니'라고 칭할 수 있을까.
엄마라는 호칭도 꽤나 어리게 쳐줬다고 생각하는데.
폭군 보티건, 그리고 지금은 중년 남정네가 되어버린 우서 펜드래건까지.
보티건 시절부터 궁정 마법사로 임명되어 브리튼 왕실을 위해서 일한 몽마의 연령은 측정이 불가능하다. 대충 환산해보면 적어도 마흔 살은 넘으려나. 물론 마흔 살이라는 것은 최소한으로 잡은 기준이다. 우서 펜드래건이 태어나기 전부터 멀린은 존재해왔고, 그것을 기준으로 잡으면 쉰 살은 넘을 것 같았다.
엄마가 아니라 할머니 같은데.
금색 눈동자를 껌뻑이는 니무에를 바라보았다.
올해로 태어난 지 고작 3년 밖에 되지 않은 인조 요정은 자신을 창조한 멀린을 두고 '언니'라고 불렀다. 니무에에게 들으니 멀린이 '언니'라고 부를 것을 강요했다고. 언젠가는 '아줌마'라고 불렀다가 지옥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나참, 그 녀석은 나이는 어디로 먹은 거야? 나보다 두 배는 더 차이가 나면서."
"....동감."
도체스터에 남아 내정관으로서 업무를 시작한 기네비어를 대신해서 니무에가 나와 함께 콘월에 도착했다. 나를 따라서 온 1백 여명의 기마병들은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나와 니무에는 콘월성에서 방금 틴타젤 공작과 회담을 나누었다.
그렇게 대단한 내용은 없다.
콘월은 막대한 자원을 제공해주고, 그 대가로 나는 콘월을 위협하는 노르만족을 제거한다. 노르만족은 우수한 조선술과 항해술 덕분에 대륙과 브리튼 사이에 위치한 해협을 자기네 앞마당처럼 돌아다니면서 약탈을 일삼았고, 노르만족은 가장 위협적인 해적과도 같았다.
콘월은 특히 섬나라의 끝자락에 위치한 지역이었기에 그만큼 해상과 노출되는 방면에 많았고, 그 해상을 이용해 노르만족이 공격을 번번하게 걸어왔다. 이미 콘월 지역에 위치한 해안 지역에 위치한 마을이 여럿 당했다고 했다.
"아, 당신이 도체스터 백작이군요. 앞으로 잘 부탁해요."
니무에와 함께 복도를 걷고 있었고, 그 자리에서 금발의 귀부인과 만났다.
수려한 금발을 허리까지 늘어뜨린 여인은 푸른 벽안을 빛내면서 나를 반겼다. 그녀의 얼굴에 담긴 미소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고, 섬세한 몸짓은 곱게 자란 귀족가문의 영애만이 가지고 있는 고귀함이었다. 웨일즈 시골자락에서 자란 가짜 공주님인 기네비어와는 차원이 다르다.
너무 고귀해서 눈이 부시다고 할까.
귀부인이 내뿜는 후광에 눈이 부시다. 내 옆에 서있던 니무에는 눈가를 찌푸리면서 "누, 눈부셔..."라고 중얼거렸다.
나는 그녀의 고귀함을 보기만 하였는데도, 그녀의 이름이 이그레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눈부신 자태와 아리따운 용모를 가진 귀부인이라고 하여 '물방울의 귀부인'이라는 이명까지 붙어버린 절세의 미녀. 수려한 금발의 여인과 마주하면서 나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내 옆에 있던 니무에가 나를 보더니 뚱한 표정을 짓는다.
이 녀석은 왜 저기압이 되어버렸지.
"예. 공작부인."
"어머 어머. 제 두 딸아이는 이미 시집을 가버려서 무리겠네요.... 막나 딸아이는 바깥으로 나올 생각도 안 하고 있으니."
이그레인이 친근한 어조로 말하면서 뺨에 손을 올렸다.
콘월 공작과 이그레인 사이에서 태어난 두 딸들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모르가즈와 엘레인. 두 딸들은 각자 오크니의 왕인 로트와 브리튼 왕국의 중앙 귀족에게 시집을 가버렸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막내 딸이 있다고는 들었는데 그에 대해서는 소문을 들은 바가 없다. 하지만 모친인 이그레인을 닮았다면 분명 미인이라 생각한다. 장녀 모르가즈와 차녀 엘레인은 눈부신 미소녀라고 들으니 아마도 미소녀가 확실하겠지. 만약 부친인 틴타젤을 닮았다면 가망은 없어 보인다.
"아무튼 잘 부탁해요."
"알겠습니다."
호의적으로 대해주는 사람에게는 마찬가지로 호의적으로 대한다.
그게 내 원칙이다. 적어도 웃는 낯짝으로 상대를 대해주는 것이 사람으로서의 기본이다. 물론 나중에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이해 관계에 맞춰서 배신하느냐, 신뢰를 하느냐가 결정된다.
물론 이그레인처럼 아리따운 여성을 배반하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지만 말이다. 나는 미녀와 미소녀에게 약한 성격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 말하면 남정네들 같은 경우에는 조금의 인정도 없이 상대하지만.
이그레인과 수십 분 정도 대화를 나눈 뒤에 헤어졌다.
복도를 거닐면서 틴타젤 공이 나에게 머물도록 권유한 별실로 향했다. 콘월성의 일부분을 떼어서 내 별실로 이용하라고 권유했다. 다시 말해서 콘월 지역에서 극빈으로서의 대우를 받고 있다고 할까. 그만큼 노르만족 토벌에 대해서 나에게 바라는 점이 많은 모양이다. 적어도 콘월 공작이 변경의 백작에게 이러한 대접을 할 정도라면 그 기대가 크겠지.
복도를 거닐고 있던 걸음을 멈춰 세웠다.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기분 탓은 아니다. 니무에도 경계심으로 가득한 표정을 지으면서 걸음을 멈춰 세웠다.
"마력, 강해.... 엄청난.... 언니에 필적할 마법사.
"그러게나 말이다."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느껴지는 한데 볼 수는 없다라. 어딘가에 숨어있는 건가.
그 시선에 담긴 감정에는 결코 선의라는 것은 없었다.
강한 적개심과 분노, 그리고 증오심. 나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에 해당되는 듯한 감정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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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모르간 르 페이Morgan le fay
소속: 잉글랜드 콘월
직위: 귀족가 영애
종족: 인간
무력: A 통솔: C 지력: A+ 정치: B
본연 스킬: [아발론의 붉은 마녀]
아발론 연대기의 주인공인 아서왕의 이부누이.
콘월 공작과 이그레인 사이에서 태어난 삼녀. 황혼의 마법사 멀린의 제자.
아발론 연대기의 종지부를 찍은 여인으로 불리며, 동시에 배반의 기사 모드레드의 모친.
패널티: 확인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