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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용병군주-11화 (11/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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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로 이루어진 기사단이 평야를 가로지르며 돌격하는 모습은 실로 경이로웠다.

론디니움 근처 민가에서 약탈 행위를 저지르던 게르만족 병사들은 순식간에 기사단에 의해 격파. 약탈하는 도중이었기에 대열이 흐트러진 상황이었고, 그것은 도체스터군에게 매우 이로운 상황이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이건 모두 계획온 공격이기도 했다.

나는 근처 민가를 게르만족이 결코 지나갈 리가 없다고 판단을 내렸고, 일부러 그 민가 쪽에 재물을 쌓아두고 식량을 비축하는 등의 움직임을 노출시키면서 이민족을 끌어들였다. 민가에 아무도 없으면 이상하게 보일 터이니 민가 쪽에서 거주하는 백성들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게르만족 병사에게 욕을 보이고 죽은 백성들의 수가 수십 명, 그에 반해서 민가로 끌어들인 게르만족은 8백 여명에 이른다. 머릿수로 대조해 보았을 때, 분명 이쪽이 이득이다. 자그마치 8백 여명에 달하는 게르만족을 조금의 희생으로 격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더러운 이민족을 모조리 죽여라!!"

"절대로 놓쳐선 안 된다."

"계속해서 죽여버려!"

백성들이 무고한 희생을 겪은 탓이었을까.

브리튼인으로 구성된 기사단은 동포를 잃었다는 사실 때문인지 눈이 시뻘개져서는 창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는 이민족 병사를 죽이는 데 조금의 망설임도 넣지 않는다.

아군 기사단은 약탈한 가축을 죽여 그 고기를 먹으면서 술까지 걸쳐서는 무방비하게 노출되어버린 이민족을 학살했다. 학살에 가까운 전황. 이민족이 보이는 저항은 귀여워보일 정도였다. 칼조차 휘두르기 벅찬 적병을 죽임으로서 손쉽게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분명 지휘관으로서는 기쁜 일이다.

'뭐, 작전은 성공인가.'

나는 전장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서 아군 병력들이 게르만족을 철저히 학살하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게르만족의 잔당은 약탈한 민가로 숨어들어 저항을 일삼고 있었지만, 이미 그들을 몰아넣을 수 있는 방안은 마련해두었다. 후방에서 대기하고 있던 궁병대들이 일제히 불화살을 활시위에 내걸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화살의 불길.

저들이 약탈을 일삼기 전에 미리 움막에 기름을 발라두었고, 불화살에 점화되면서 불길이 점차 확산되기 시작했다. 분명 게르만족도 기름 냄새를 맡았을 터이지만 약탈이라는 행위는 사람의 이성까지 마비시킬 정도로 중독적인 현상이다. 상대의 비명과 신음을 쾌락으로 삼는 것이 바로 약탈 행위로, 그 약탈에 중독된 게르만족은 이성적으로 무뎌진 상태였다.

"모조리 태워라!!"

시커먼 연기가 민가들을 불태우면서 자욱한 연기를 내뿜었다.

시뻘겋게 확산되는 불길이 장관이다. 불길을 뚫고서 포위망을 빠져나오는 이민족들은 그 등에 꼬챙이가 꿰뚫리면서 사망.

가장 완벽하면서도 효율저으로 죽임을 당했다. 8백 여명에 달하는 이민족을 죽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아군에게 전가될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죽이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고.

게르만족은 그 태생이 용병업을 하면서 살았던 유목민족으로, 거친 황야에서 살아남은 강인한 민족이기에 브리튼인으로서는 상대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브리튼 왕국도 바보라서 계속 당해온 것이 아니다. 상대가 강하고, 흉폭하기에 밀려버린 것이지. 물론 그 멸망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 브리튼 왕국의 썩어버린 상층부라는 것은 부정하지 않겠다.

"우리들의 가족을 죽인 놈이다!"

"한 놈도 살려두지 말고 다 죽여라!"

증오로 물든 고함을 토해내며 아군 병사들이 소리쳤다.

자신들이 지켜야 했던 백성들이 이민족에게 강간당하고 살해당하는 일을 목격한 그들은 복수심에 불타고 있었다. 브리튼인은 개인 전투력에서는 게르만에게 한참이나 밀리지만, 단결력만큼은 깊다. 브리튼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 자긍심을 짓밟은 게르만에 대해서는 강한 적의를 드러냈다.

이게 내가 원하는 과정이다.

일부러 민가에 살던 백성들에게는 대피 명령을 내리지 않았고, 8백 여명에 달하는 병력이 민가 쪽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도 알리지 않았다. 수상쩍은 낌새가 느껴지면 저 게르만족들은 결코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저들은 머리는 나쁘지만 직감은 좋다. 그래서 작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는 희새은 전제로 삼아야 했다.

무고한 이들을 희생시킨 것에 대한 죄책감? 그로서 느끼는 후회?

그런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만약 여기서 8백 여명의 게르만족을 죽이지 않았더라면 분명 다른 민가도 약탈당하면서 어마어마한 피해가 추산되었을 것이다. 여기서 저 이민족을 모두 죽임으로서 우리는 다음에 벌어질 희생을 막아냈다.

오히려 나는 지금의 선택을 당연하다고 여겼다.

분명 희생을 내지 않는 방법도 존재했지만, 그것을 택해버리면 아군 병사들에게 피해가 전해진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

그것이 바로 백성의 일부를 희생시키면서 얻는 완벽한 승리였다.

"드루이드의 불길이여, 몽마의 속삭임으로 만들어지는 화염이여. 내 적을 모두 태워죽이는 지옥의 불씨를 몰고 와주소서.【화염의 장막】"

내 옆에 나란히 서 있던 니무에가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금발 금안의 요정은 지팡이에 달린 마보석에 마력을 집속시켰고, 곧 요정의 마력은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되어 몰아쳤다. 화마가 향하는 곳은 아군 병사에 의해 포위되어 퇴각로가 없어진 게르만족의 머리 위였다.

시뻘건 홍염이 폭풍처럼 몰아치면서 남은 잔당들을 괴멸.

순식간에 전황이 종료된다.

금발 금안의 요정이 나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잘 했어? 라고 물어보는 듯하다.

그녀의 고깔모자에 손을 올리자 약간 기쁜듯이 웃었다.

과연 멀린이 만든 인공 요정인가.

마력량은 당연히 일반 마법사와는 격이 달랐고, 다룰 수 있는 마법 또한 여러가지였다. 지금 사용한 고위급 화염계 마법도 대단했다. 팔방미인의 아가씨라고나 할까.

그녀가 도체스터군에 조력을 해주면서 다룰 수 있는 책략 또한 늘어나게 되었다. 이래서 전쟁에는 우수한 마법사가 필요하다고 노래를 부르는 걸까. 지금까지는 군 마법사가 없었지만, 니무에가 참전해준 덕분에 전황이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잘 했어."

"응, 이런 일은. 간단해."

"앞으로 잘 부탁한다."

"맡겨줘."

수백에 달하는 인간들을 죽였음에도 니무에의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마치 작은 벌레를 죽인 것처럼 그 태도에 변화도 없었고, 조그마한 죄책감도 없었다. 마치 나처럼 말이다. 나는 효율을 추구하는 한편, 니무에는 그저 내 명령이었기에 따랐다는 것처럼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역시 니무에는 잘 맞는 파트너라고 할까.

"이제 얼추 병력을 일소시켰으니까.... 본거지로 쳐들어갈 일만 남았나."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생각했다.

이제 론디니움 주변의 게르만족은 천천히 하나둘씩 죽여나가고 있다. 버러지 같이도 몰리는 이민족이지만 부족을 멸망시키고 그들의 근거지를 초토화 시킨다면 어느 정도는 그 숫자가 줄어들겠지.

게르만족 부락을 공격하여 병사가 될 건장한 남성을 모두 죽여버리고, 노동력조차 되지 못하는 늙은이들을 모두 살해한다. 그리고 어린아이와 아녀자를 납치해서 노예로 삼아버린다.

전쟁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특히 아군 병력의 가장 큰 전력이라 할 수 있는 용병 기사단에게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루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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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니무에Nimue

소속: 브리튼 도체스터

직위: 마법사

종족: 요정

무력: B+  통솔: D  지력: B  정치: D

본연 스킬: [요정의 속삭임]

멀린을 깊이 따랐다고 전해지는 요정.

요정의 사랑은 깊고, 맹목적이기에 사랑하는 대상을 파멸로 이끈다고 한다.

마법 실력은 매우 출중하며 궁정 마법사 멀린이 직접 사사한 마법사이기에 천 개의 마법을 다룬다고 전해진다.

패널티: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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