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특별 외전 - 영수의 일기 (26/26)

특별 외전 - 영수의 일기

《7월 8일 오전 4시 32분 날씨 흐림》

경찰을 피해 지방에 내려온 지 벌써 일주일째. 시내에 있는 24시 대형 마트에 계산원으로 취직했다. 밤 12시부터 아침 12시까지 12시간 근무.

인적이 드문 시골이어서 이 시간대에 마트에 오는 손님은 거의 없다고 했다. 사장님이 정말 좋으신 분 같다. 앞으로 열심히 해야겠다.

《7월 9일 오전 3시 20분 날씨 흐림》

사장 새끼의 말과 달리 시내에 있는 유일한 24시 대형 마트라 그런지 새벽 시간에도 장을 보는 손님이 꽤 됐다. 같은 계산원 아주머니가 젊은 사람이 고생한다면서 캔 음료를 내밀었다. 냄새를 맡아보니 시큼한 것 같아서 화분에 쏟아버렸다.

《7월 13일 오전 4시 43분 날씨 흐림》

항상 새벽 시간대에 와서 마트를 쓸어가는 커다란 놈이 있다. 겉보기에는 단정해 보이는 스타일이지만 나는 단번에 알 수 있었다.

《7월 14일 오후 12시 54분 날씨 흐림》

생물 코너에서 폐사 위기에 처한 금붕어 세 마리를 데려왔다. 마트는 생물 관리가 제대로 안 되니까 문제다. 임시로 지내고 있는 창고에 작은 어항을 준비한 다음, 여과기와 냉각기를 설치했다. pH 8, 수온은 23도. 이름은 뭐가 좋으려나.

《7월 15일 오전 5시 6분 날씨 흐림》

금붕어 이름을 정했다. 첫째 형준이, 둘째 수찬이, 셋째 명현이. 완벽한 이름을 붙여주니 더 정이 갔다. 퇴근하면 또 예뻐해 줘야겠다.

《7월 16일 오전 4시 11분 날씨 흐림》

오늘 새벽에도 그 커다란 놈이 혼자 장을 보러 왔다. 나는 다른 곳을 보는 척 그놈을 주시했다. 옆자리 계산원 아주머니는 그놈을 볼 때마다 텔레비전에서 자주 봤다느니 허벌라게 잘생겼다느니 어쩌고저쩌고 호들갑을 떨어댔다.

텔레비전이라면 나도 질릴 정도로 나오고 있는데.

《7월 17일 오전 2시 13분 날씨 흐림》

옆자리 아주머니와 이야기하다가 그 커다란 놈의 이름을 알아냈다. 범철. 이름도 다분히 범죄자 같은 이름이다. 아주머니한테 그놈을 조심하라고 했다가 괜히 비웃음만 샀다.

역시 보통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나 같은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멍청하다. 저 광기를 느낄 수 없다니. 어떻게 저런 놈이 멀쩡하게 사회를 돌아다닐 수 있는지 의문이다.

《7월 18일 오전 4시 15분 날씨 흐림》

오늘은 내 사진이 신문 1면에 나왔다.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잘 보이진 않지만 흐릿한 사진이 꽤 마음에 든다.

《7월 19일 오전 10시 20분 날씨 비》

지루해 지루해 지루해 지루해 씨발 지루해……….

《7월 20일 오전 5시 1분 날씨 흐림》

슬슬 셋째 명현이에게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다. 인구가 많지 않은 시골이라 그런지 마땅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지루해.

《7월 22일 오후 12시 30분 날씨 맑음》

퇴근길에 내 이상형을 발견한 것 같다. 안타깝게도 차가 신호에 멈춰 있는 동안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지만. 이름이 뭘까.

《7월 23일 오전 4시 12분 날씨 흐림》

어쩔 수 없이 마트 안에서 명현이 동생을 골라야겠다. 누가 좋을까. 마트 사장, 점장, 계장, 창고 직원, 누군지 모르는 아저씨…….

《7월 24일 오전 11시 30분 날씨 맑음》

다른 사람은 다 필요 없다. 완벽한 내 이상형이 다시 나타났으니까. 머리카락 한 올까지 완벽한 내 이상형은 과자를 잔뜩 들고서 내가 있는 계산대 앞에 섰다. 그는 나에게 “계산이요.”라고 말했고 나는 그에게 “4만 2천 원입니다.”라고 말했다. 우리의 역사적인 첫 대화다.

그런데 씨발! 심각한 문제가 숨어 있었다. 갑자기 옆에서 튀어나온 범철이 정확히 “아따 이런 거 묵지말란께. 몸에도 안 좋은 거.”라고 끼어들면서 내게 카드를 내민 것이다!

아아! 알고 보니 내 완벽한 이상형은 이미 미친놈에게 감금당한 인질이었다. 일기를 쓰면서도 눈물이 흐른다.

《7월 25일 오후 6시 날씨 흐림》

아무래도 그 미친놈에게서 내 이상형을 구해줘야겠다.

《7월 27일 오후 1시 2분 날씨 흐림》

오늘 마트에서 금붕어 한 마리를 더 데려왔다. 세 마리의 금붕어가 있는 어항에 넣어주니 금방 적응해서 주황색 꼬리를 흔들었다. 넷째 이름은 서진이다.

《7월 28일 오후 2시 30분 날씨 흐림》

이상형의 정보를 정리해봤다.

이름 : 서진이

성별 : 남자

나이 : 20대 추정

좋아하는 것 : 스낵류 과자, 아이스크림.

특징 : 미친놈에게 감금당했음.

《7월 30일 오후 6시 날씨 맑음》

오늘은 쉬는 날이지만 마트 앞에서 서진이를 기다리기 참 잘했다! 그는 오늘 화려한 무늬의 붉은색 셔츠와 밝은색 바지를 입고 나타났다. 하얀 피부에 빨간색이 정말 잘 어울린다. 새하얀 몸이 온통 붉은색으로 뒤덮이면 어떨지 벌써 기대됐다.

나는 마트에서 장을 보고 떠나는 두 사람의 차를 들키지 않게 미행했다. 서진이를 태운 차는 서울에선 본 적 없는 규모의 커다란 한옥 앞에서 멈춰 섰다. 멀찌감치 차를 세운 나는 그들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다음 조심스레 그 집에 접근했다.

조용히 돌담 너머에 귀를 기울이니 정원에서 떠드는 말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들은 집에 들어가지 않고 계속 정원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간혹 웃는 소리가 들린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조용해지더니, 작은 말소리가 곧 희미한 신음으로 바뀌었다. 멀어서 제대로 들리지 않았지만 분명히 서진이 괴로워하는 신음 소리였다. 그 미친놈에게 고문당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나는 한시가 급해졌다.

《7월 31일 오후 3시 7분 날씨 흐림》

어제 들었던 애처로운 신음이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다. 서진이가 괜찮을지 걱정돼서 또 그 집을 찾았다. 안타깝게도 오늘은 어떤 소리도 엿들을 수 없었다. 어서 서진이가 미친놈에게서 벗어나 자유롭게 하늘을 날았으면 좋겠다.

《8월 1일 오전 3시 40분 날씨 맑음》

기회는 바로 찾아왔다! 조금 전에 그 미친놈이 마트에 혼자 나타난 것이다! 그 집에는 지금 서진이가 혼자 있을 게 분명하다!

나는 계장에게 몸이 아파서 먼저 퇴근한다고 말한 다음, 필요한 준비물을 마트에서 훔쳐 차 뒷좌석에 실었다. 오늘은 서진이가 자유로워지는 날이다.

아! 그 하얀 몸에 칼을 쑤셔 넣을 생각만 해도 가슴 떨린다!

매끄러운 만년필로 오늘의 일기를 작성한 영수는 수첩을 탁, 소리 나게 덮었다. 차창 밖을 보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한여름인데도 비가 와서 그런지 새벽 기온이 으스스했다. 살인하기에 안성맞춤인 날씨다.

흐흥. 기분 좋게 콧노래를 부르던 영수는 뒤돌아서 다시 한번 준비물을 확인했다. 회칼, 고무장갑, 장화, 비닐, 전기톱…….

첫 번째 이상형 형준이 때 이후로 전기톱은 필수라는 것을 깨달았다. 일반 톱으로는 깨끗하게 잘리지 않아 어찌나 고생했던지. 그날 했던 톱질만 생각하면 아직도 어깨가 빠질 것 같다.

영수는 백미러를 보며 두툼한 입술을 씩 올려 웃었다. 출발하기 전에는 언제나처럼 라디오 버튼을 꾹 눌렀다.

「 “네… 평소 알고 지내던 20대 남성 세 명을 잇달아 살해하고,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김영수가 아직도 도주 중인데요. 하루하루 공포에 떠는 국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 」

지지직, 지루한 심야 라디오 뉴스에서 신나는 록 음악이 나오는 채널로 주파수를 맞췄다.

“우후!”

영수는 시끄럽게 울리는 음악의 볼륨을 키우며 한껏 헤드뱅잉을 해댔다. 기다려온 순간인 만큼 아드레날린이 미친 듯이 솟구쳤다.

그리고 흥분한 그가 액셀을 밟는 순간.

꽈앙―!!

엄청난 굉음이 울리고 몸이 허공에 붕 뜨는 것이 느껴졌다. 삐이, 귀에서는 날카로운 이명이 울렸다. 슬로모션처럼 움직이는 시야에 차 유리창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이 보였다. 점점 더 가까이…….

이내 퍼억, 소리를 내며 영수의 대가리가 유리창에 처박혔다. 곧바로 뜨끈한 액체가 주르륵 얼굴 위로 흘러내린다. 익숙한 쇠 맛이었다. 제 입 안으로 흘러들어온 피를 느리게 훑던 영수가 욕을 내뱉었다.

“시이…발….”

어떤 미친 새끼가 멀쩡한 차를 뒤에서 갖다 박은 것이다. 두개골이 깨질 것같이 띵하고 울렸다.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술 처먹은 게 아니고서야 대체 누가 운전을 이따위로 한단 말인가. 음주 운전은 살인 행위라는 것도 모르는 멍청한 놈이 분명하다.

빠드득 소리 나게 어금니가 맞물리는 순간 누군가 똑똑, 그의 차 창문을 두드렸다. 영수는 험악하게 일그러진 표정으로 창문을 내렸다.

“아… 머리야…… 시발, 운전을 뭐 이따위로…….”

빗속에 서 있는 커다란 남자와 눈이 마주친 영수는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아, 미안합니다잉.”

몸을 숙이며 사과를 건네는 남자의 목소리는 꽤 정중했다.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머금은 남자를 바라보는 영수의 얼굴이 서슬 퍼렇게 질렸다.

남자는 곧바로 열린 창문에 두꺼운 팔을 쑥 집어넣더니 영수의 머리끄덩이를 아무렇게나 붙들어 잡았다. 그러고는 쾅! 소리가 나게 머리를 핸들 위에 처박는다. 동시에 붉은 액체가 후드득 사방으로 튀었다.

“씨벌, 한 번에 대가리를 터쳐브렀어야 되는디. 그라제?”

남자가 비웃음 섞인 어투로 자기 말에 동의를 구했다.

“아…… 무슨…….”

영수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골골거렸다. 아무래도 머리가 박살 난 것 같다. 눈알이 터졌는지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아직도 안 뒤져브렀네.”

옆에서 남자가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시끄러운 이명에 섞였다. 그리고 한 번 더. 콰앙! 부딪치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영수는 정신마저 까맣게 암전됐다.

똑, 똑, 물방울이 일정한 간격으로 시멘트 바닥에 떨어졌다. 무표정한 얼굴로 손목시계를 확인한 철은 바닥에 널브러진 호스를 집어 들고 수도꼭지를 돌렸다.

호스 끝에서 물줄기가 세차게 뿜어져 나오면서 의자에 묶여 있는 영수의 얼굴에 촤르륵 뿌려졌다.

“픕! 프흡…!!”

드디어 정신이 들었는지 영수가 고개를 마구 흔들며 연신 물을 뱉어냈다. 피딱지가 딱 달라붙어서 잘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반쯤 열자,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금붕어 어항. 자신이 임시로 숨어 지내던 폐창고다.

동시에 영수의 눈앞에 날카롭게 빛나는 회칼이 들이밀어졌다. 아까 마트에서 훔친 것이었다.

“사,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영수는 가느다란 목소리로 빌기 시작했다. 몸을 낮춰 그와 시선을 맞춘 철은 칼등으로 그의 뺨을 툭툭 건드리며 입을 열었다.

“야 씹뻘 새끼야. 니 뭐여.”

“네, 네?”

“니 뭣이냐고.”

철이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철은 이 새끼가 그냥 마트 계산원인지, 회 뜨는 사람인지, 전기톱으로 나무를 하는 사람인지, 선뜻 추측되지 않았다. 오늘 나올 때 잭나이프를 준비했지만 문득 차 뒷좌석에 놓인 회칼을 보고 더 괜찮겠다 싶어 바꾼 것뿐이었다.

중요한 건 이 새끼가 서진을 바라보는 눈빛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는 보는 순간 바로 알 수 있었다. 습하고 더러운 속내를 감추지 못하는 눈빛.

게다가 서진을 미행해서 집까지 따라오기까지 했다. 그날은 서진이 자신과 연인이라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일부러 정원에서 사랑을 나눴다.

하지만 눈치가 더럽게 없는 영수는 다음 날에도 찾아와 또 집 주변을 알짱거렸다. 철의 인내는 거기까지였다. 그길로 영수가 지내는 곳을 알아낸 다음 지금 여기서 이런 상태로 마주하게 된 것이다.

“저, 저는 그냥! 그냥, 그냥… 영화 보고….”

영수는 필사적으로 자신의 찌질함을 어필했다. 연쇄살인마 영화를 보고 감명받아서 살인을 시작한 자신과 달리 눈앞의 남자에게선 진짜 광기가 보였다. 생전 처음으로 제대로 된 미친놈을 만난 그는 호랑이를 만난 고양이처럼 한없이 작아지는 것을 느꼈다.

한숨을 내뱉은 철이 그의 머리통을 툭툭 밀며 입을 열었다.

“임자 있는 남자를 그딴 눈깔로다가 쳐다보믄 쓰냐 안 쓰냐잉.”

“아, 안 볼게요, 다시는…….”

“남의 애인을 집까지 막 쪼차와불고.”

“절대! 절대 안 쫓아갈게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영수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볼썽사납게 빌었다.

“한 번 더 눈에 띄믄 뒤져.”

철이 낮은 목소리로 경고를 내뱉자 영수가 피, 콧물, 눈물로 범벅된 얼굴을 세차게 주억거렸다. 그가 앉아 있는 의자 아래로 졸졸 흘러내리는 노란 액체가 그 대답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쯧, 얼굴을 구긴 철은 회칼을 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졌다. 쨍그랑 소리를 내며 기다란 쇳덩이가 아스팔트를 나뒹굴었다.

어쩐지 축축하고 기분 나쁜 창고였다. 손을 툭툭 털며 창고를 빠져나가던 철은 구석에 놓인 어항을 발견하고 마지막으로 금붕어에게 먹이를 주었다. 주인이 얼마나 묶여 있다가 발견될지 모르니.

***

철의 집 정원 한가운데에 지어진 정자는 사실 정자라는 말보다 가제보라는 영단어가 더 어울렸다. 한국적인 분위기 보다는 서양의 전원주택 마당에 있을 것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그늘막 안쪽에 매달린 작은 조명들이 반딧불이처럼 예뻤다.

산들산들 밤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주변에 흐드러지게 핀 꽃들이 제각각 향기를 풍겼고, 저 멀리 보이는 한옥의 돌담은 고즈넉한 운치를 더했다. 그런 곳에 미남자 둘이 꼭 붙어 있으니 퍽이나 비현실적인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서진을 무릎 위에 앉힌 철은 그가 아직도 입 안에 있는 사과를 오물거리는 중인데도 또다시 복숭아를 주둥이 앞에 들이밀었다.

“아.”

입을 벌리라는 듯한 남자의 단마디에 서진은 우물우물 사과를 씹어 삼키고 복숭아를 입에 물었다. 그가 열심히 과일을 섭취하는 동안 철이 한층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아픈 환자가 일은 무슨 일이여.”

너무 당당한 헛소리에 서진은 사레가 들릴 뻔했다. 그냥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자신도 일해야 하지 않겠냐고 한 것뿐인데 남자는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철은 서진을 정말로 환자 취급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때 교통사고가 꽤 큰 트라우마였는지 서진의 건강에 있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살짝 체했나’ 하는 정도로 가슴이 조금만 불편하다고 해도 바로 둘러업고 병원으로 달려가 호들갑을 떨어댔으니.

“이제 환자 아니거든. 아, 덥다, 그만 들어가자.”

입 안에 가득한 복숭아를 넘긴 서진이 말문을 열었다. 지난번에 철이 정원에서 갑자기 덤벼드는 바람에 더워 죽을 뻔했다. 아무튼 행복한 시간이었지만….

잠시 후, 철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온 서진은 거실에 켜져 있던 텔레비전을 보며 한 마디 던졌다.

“어? 김영수 잡혔나 보네.”

철은 화면을 흘끔 쳐다보더니 관심 없다는 듯 서진을 끌어안고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2일 저녁, 세 명의 남성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도주 중이던 김영수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의 일기장에서 자신이 살해한 남성들의 이름을 붙인 물고기를 키우고 또 다른 범죄를 계획했다는 엽기적인 정황까지 포착됐습니다. 한 폐창고에서 의자에 묶인 채로 발견된 김영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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