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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 story- His mistake. (16/16)

Side story- His mistake.

유진은 맛있는 냄새에 눈을 떴다. 음식을 준비하는 소리가 들렸다. 크리스가 오기를 기다리며 다시 눈을 감았다. 일렁이는 햇살이 더 기분 좋게 만들었다.

“유진.”

부드러운 목소리가 유진을 불렀다. 약하게 잠이 들어 바로 정신이 안 차려졌다. 고개를 저어보았다. 작게 웃는 소리가 들리고 커다란 손이 유진의 등과 침대 사이를 파고들었다.

“일어나야지.”

말과는 다르게 품에 안아 등을 도닥이는 손길이 잠을 더 불렀다. 그래도 슬슬 일어나야 할 때였다. 유진이 눈을 깜박였다.

“잠깐만.”

크리스가 유진의 눈을 감게 했다. 따뜻한 물로 적신 타월이 눈을 덮었다. 그 위를 솜씨 좋게 눌러 마사지한 크리스가 타월을 걷어내며 유진의 눈가를 닦아주었다.

“고마워요, 크리스.”

유진이 크리스의 목을 팔로 감자 그의 입술이 천천히 내려왔다. 유진은 입술만 내밀어 그에게 키스했다. 기분 좋은 아침의 시작이었다.

“오늘은 뭐예요?”

유진이 크리스에게 들려 식탁으로 이동하며 물었다. 크리스의 입술이 유진의 이마에 내려왔다.

“연어 샌드위치.”

“아보카도랑 크림치즈 넣은 거요?”

메뉴를 확인하는 유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크리스가 솟은 볼에 또 입술을 내렸다.

“응, 유진이 좋아하잖아.”

유진이 흐흐하는 소리를 내며 웃자 크리스가 코를 비벼왔다. 간질거리는 접촉에 유진의 웃음소리가 좀 더 커졌다. 식탁 앞에 도착하자 크리스가 유진을 아주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유진은 자신의 앞에 놓이는 접시를 바라보았다. 색만으로도 싱싱함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한 색을 한 음식들에 군침이 돌았다. 크리스가 유리컵에 담은 음료까지 내려놓자 유진은 다시 크리스에게 팔을 벌렸다. 크리스가 유진을 안아 들고 자리에 앉았다. 크리스의 다리 사이에 앉혀져 그가 섬세한 동작으로 자른 샌드위치를 받아먹었다. 유진의 부푼 볼에 크리스의 입술이 몇 번이고 와 닿았다. 꽤 큰 유리컵을 유진이 전부 비울 때까지 크리스의 움직임은 계속되었다.

유진의 식사가 끝나고서야 크리스의 식사가 시작되었다. 유진은 몸을 틀어 크리스를 바라보았다. 크리스가 뭔가를 먹을 때마다 그의 목이나 볼에 입을 맞췄다. 크리스가 주스를 마시며 유진의 입안을 손가락으로 헤집었다.

“흐으….”

유진의 목소리에 달콤함이 섞였다. 이젠 입안을 건드리는 것도 위험했다.

“또 섰네.”

크리스가 유진의 귓가에 속삭였다. 유진의 눈가와 귀에 붉은 물이 들었다.

크리스가 식사를 마칠 때까지 달뜬 몸으로 지분거림을 받아내야 했던 유진이 반쯤 녹초가 되어 크리스의 품에 안겼다. 크리스는 유진을 안은 채로 빠르게 욕실로 향했다. 세면대 앞의 의자에 앉혀져 이가 닦이고 세수가 끝난 유진은 크리스에게 다시 안겨 욕조로 향했다. 크리스가 가운을 흘리듯 벗고 유진과 함께 욕조에 들어갔다. 크리스의 맨살에 닿은 유진의 몸에 열이 올랐다.

“크리스.”

유진이 크리스를 올려다보며 그의 가슴에 입을 맞췄다. 입술을 누른 채로 고개를 들지 않는 유진의 머리에 크리스가 손가락을 넣었다. 두피를 누르는 감각에 유진의 허리가 튀었다.

“흣.”

크리스의 손가락이 유진의 머리카락과 목의 경계로 내려와 빙글빙글 원을 그렸다. 유진의 고개가 뒤로 젖혀져 근육이 섰다. 크리스가 유진의 도드라진 근육에 이를 박았다. 피도 나지 않을 정도로 얕은데 유진은 마치 잡아먹히는 사슴처럼 바들바들 떨었다. 그리고 커다랗게 뜨인 눈에 드러난 동공 역시 크게 열려 반사광이 없이 빛을 흡수했다.

“유진, 정신 차려야지.”

크리스의 목소리에 웃음기가 섞였다. 유진의 눈동자가 느리게 크리스를 향했다.

“크리스, 만져주세요.”

여전히 빛을 모조리 먹어버려 어딘지 몽롱한 눈빛으로 말하는 유진을 크리스의 입술이 덮쳤다. 유진의 입술은 조금의 저항도 없이 크리스의 혀를 받아들였다. 크리스가 착하게 반응하는 유진을 칭찬하듯 잔뜩 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가슴의 돌기를 눌렀다. 움찔거리는 유진의 몸 때문에 욕조의 물이 튀어 올랐다.

“하으… 좋아….”

붉게 익은 젖꼭지가 열이 올라 더욱 붉어졌다. 크리스가 젖꼭지를 당겼다. 욕조를 붙잡은 유진의 손가락 끝이 하얗게 질렸다. 크리스가 좀 더 잡아당기자 물이 출렁거렸다.

“벌써 흘렸네. 이렇게 헤퍼선.”

크리스가 웃음기를 섞어 말했다. 유진의 얼굴과 귀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막…막아주세요.”

“계속 흘리면 되지.”

크리스가 유진의 젖꼭지를 향해 입술을 내렸다. 그 덕에 여유가 생긴 손이 유진의 페니스로 내려가 젖은 입구 주변을 문질렀다. 선액이 더 흘러 크리스의 손가락이 빨라졌다.

“크리스, 크리스.”

유진이 달뜬 목소리로 크리스를 불렀다. 크리스의 이가 유진의 젖꼭지를 물었다.

“하읏!”

물이 출렁거렸다.

“기다려야지?”

크리스의 물음에 유진의 고개가 몇 번이나 끄덕여졌다. 크리스가 유진을 칭찬하듯 혀로 돌기를 굴렸다. 유진의 몸에서 힘이 빠지고 발이 욕조를 디뎠다가 미끄러졌다.

계속되는 크리스의 애무에 유진이 허리를 비틀면서도 신음 외의 소리는 내지 않았다. 크리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크리스가 유진을 들어 올려세우고 벽을 짚게 했다. 유진이 떨리는 다리로 버티는데 목덜미에 크리스의 입술이 내려왔다.

“아….”

탄성에 가까운 숨소리에 크리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유진의 근육이 긴장해 도드라졌다. 크리스의 입술이 유진의 도드라진 근육을 따라 목에서부터 꼬리뼈 부근까지 내려왔다. 유진의 성기가 쿠퍼액을 줄줄 흘렸다. 크리스의 손이 올라붙은 유진의 페니스를 스치듯 훑다 아래쪽의 구슬을 굴렸다. 유진의 발이 미끄러지며 다리가 점점 벌어졌다. 크리스가 유진의 통통하게 부은 회음부를 눌렀다.

“아읏!”

유진의 몸이 바르르 떨렸다. 크리스가 균형을 잃은 유진의 골반을 쥐고 자신의 것을 유진의 입구에 맞췄다. 유진의 몸이 흔들렸다.

입구에 닿아 열기를 내뿜는 것이 선사하는 쾌감을 잘 알고 있는 유진은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엉덩이를 흔들었다. 어제 밤늦게까지 했던 행위로 부드럽게 삽입이 가능할 터였다. 유진이 크리스를 돌아보았다. 크리스가 웃으며 버드키스를 했다.

“!”

“유진은 예쁜 짓만 하네.”

크리스의 거대한 성기가 유진의 안을 벌리며 끝까지 들어왔다. 유진은 입을 벌리고 있는데도 소리를 내지 못했다. 다리가 붕 떴다. 발이 닿지 않아 크리스의 것에 꿰뚫리듯 박힌 유진을 크리스가 밑에서 쳐올리며 움직였다. 쾌감점이 두들겨 맞듯이 박혔다. 유진의 페니스가 하얀 정액을 충격이 올 때마다 내보냈다.

“좋, 좋아요, 크리스, 크리스.”

유진의 목소리엔 쉽게 흐느낌이 섞였다.

아침부터 과격한 정사 뒤에 늘어진 유진을 크리스가 살뜰히 챙겼다. 몸에 물을 닦아준 것은 물론 머리카락을 말려주고 얼굴과 몸에 화장품도 발라주었다. 기구들을 달고 속옷부터 양말까지 옷도 입혔다. 물론 아침의 정사가 없더라도 크리스는 같은 루틴으로 유진의 아침을 준비했다. 자신의 품에 앉혀 신발까지 신기고 안아 든 채로 내려와 차에 유진을 태운 크리스가 안전벨트를 채워주었다.

“오늘따라 예쁘네. 걱정되게.”

크리스가 유진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 주며 말했다. 촉하고 부드럽게 입술도 닿았다 떨어졌다. 유진이 볼을 물들이고 말했다.

“매일 예쁘다고 말하잖아요….”

“예쁘니까.”

크리스가 웃으며 다시 유진의 코끝에 잔키스를 내렸다.

“걱정되는 것도 정말이야. 요즘 유진이 너무 풀어져서.”

“또 그 말. 별일 없을 거예요. 입사한 지가 언젠데.”

유진은 그 말을 너무 자주 들어 익숙해진 데다 말하는 표정에 웃음이 섞여 있어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것이 문제였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 아까부터 유진의 머릿속을 채우던 생각이었다. 조금 일찍 일이 끝난 행운에 기뻐하는 사이 분위기는 팀 전부와 함께 펍에 가는 것으로 흘러갔다. 술자리를 별로 즐기지 않는 데다 크리스와의 시간만을 기다리던 유진은 별로 끌리지 않았다. 몸에 있는 기구들도 불편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일들로 아예 근무 자체를 자주 쉬었던 유진이 빠진다고 하기엔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오늘 팀 동료들과 펍에 가게 되어서 조금 늦어질 것 같아요.

-잘 다녀와. 누군가를 홀리지 않게 조심하고.

유진은 크리스의 메시지에 웃음이 터졌다. 괜한 걱정을 하는 크리스가 아주 조금 귀여웠다.

“켄, 여기야!”

사람들로 북적대는 펍의 안쪽에서 동료가 팔을 흔들며 유진을 불렀다. 유진이 다가가자 팀 동료들이 전부 모여있었다.

“사람이 많네.”

“안 그래도 다른 팀도 오늘 여기에 몇 팀 있다더라.”

동료의 말에 주위를 둘러본 유진의 눈에 익숙한 얼굴들이 몇 보였다. 눈이 마주치고 가볍게 손을 흔드는 사람들에게 유진도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주변에서 술을 들이켜는 소리가 났다. 유진도 그 소리를 들으니 목이 좀 마른 것 같았다.

“나도 맥주 좀.”

“빨리 갔다 와.”

유진이 바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직원이 웃으며 인사하는 것을 받은 유진이 맥주를 주문하려는 찰나 누군가가 끼어들었다.

“저기요.”

“아.”

유진이 아는 사람이었다. 유진에게 자료를 받으러 자주 오는 행동팀의 신참이었다. 유진이 아는 티를 내자 눈을 휘며 웃었다.

“맥주?”

“네. 맥주요.”

그가 유진의 몫까지 내려 하는 것을 유진이 당황해 막았다.

“매일 빨리 달라고 쪼는데 이 정돈 제가 살 수 있게 해주세요.”

손까지 모으고 웃는 통에 유진의 고개가 아래위로 움직였다.

“그러면 제가 감자튀김을 사겠습니다.”

입술을 내미는 모습에 유진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감자튀김을 시키고 맥주를 받아든 유진이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켄!”

사람들이 늘어 있었다. 유진이 눈짓을 하자 술기운에 오른 동료가 합쳤단다. 유진은 고개를 끄덕이곤 빈자리에 몸을 넣었다. 대강 이 잔만 비우고 적당히 돌아가야겠다고 말해야지 하고 생각하는 유진에게 사람들이 계속 인사를 해왔다. 술에 취해 몸을 기대는 사람도 있었다. 동료의 눈이 가늘어지더니 유진의 어깨를 툭툭 쳤다. 유진은 그제야 자신에게 쏠린 사람들의 시선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유진이 그 자리를 바로 박차고 나올 수는 없었다. 유진은 최대한 건성으로 대답하며 주변을 계속 둘러보았다. 맥주도 빠르게 비웠다. 불안감에 마른 입안은 맥주 한 잔을 모두 비우고도 젖지 않았다.

“이만 가볼게.”

“벌써요?”

원래 한 잔만 같이 하면 언제든 빠져도 되는데 잡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유진은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사과하고 펍을 나왔다. 소음에서 멀어지자 좀 나았다.

“일찍 가시니 아쉽네요. 저…할 말이 있는데….”

펍을 따라 나와서까지 다가온 사람 때문에 흠칫 놀란 유진은 눈을 완전히 접어 웃고 있는 크리스를 발견했다. 심장이 터질 듯이 뛰었다. 빨리 그 사람을 들여보내는 것에 집중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났다. 겨우 떼어내고 돌아서려는데 눈을 마주치며 다가오는 다른 사람이 있었다. 유진은 모르는 척 몸을 돌려 크리스에게 달려갔다.

“크리스!”

“좀 늦었지? 유진.”

유진의 손이 툭하고 떨어졌다. 크리스를 따라 주차된 차에 와서도 유진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차를 타고 집에 도착할 때까지 유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유진은 크리스의 경고를 쉽게 생각했다.

주차를 마친 크리스가 차에서 내려 유진의 쪽으로 왔다. 벨트를 풀고 유진을 안아 올린 크리스의 얼굴에 표정이 없었다.

“크리스….”

“유진.”

크리스가 유진이 말을 못 하도록 했다. 유진은 그저 크리스를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현관문을 열고 유진을 내려놓은 크리스가 유진의 옷을 벗겼다. 익숙해질 때도 되었는데 여전히 드러나는 피부에 유진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흐읏….”

크리스가 기구를 제거하기 시작하자 유진에게서 신음이 새었다. 원래라면 크리스가 귀여워 어쩔 줄을 모르겠다는 듯이 키스해올 타이밍인데 눈이 마주치는 것도 눈웃음도 귀엽다는 말도 키스도 없었다. 유진의 눈썹과 어깨가 처졌다.

기구를 모조리 제거한 크리스가 발목에 방울을 채우지 않고 유진을 안아 들었다. 크리스의 걸음이 빨랐다. 욕실에 도착해 샤워부스에 유진을 세운 크리스가 물을 틀었다. 쏟아지는 물에 유진이 눈을 감자 거품이 문질러졌다. 다른 때보다 훨씬 집중한 크리스가 세심하게 유진을 씻기기 시작했다. 크리스의 손가락이 유진의 귓바퀴 안쪽을 긁었다. 유진의 허리가 튀었다. 그러나 크리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진이 크리스의 눈치를 보며 몸에 힘을 주었다.

크리스는 아주 끈질기게 유진의 발끝까지 거품을 내어 씻겼다. 유진은 다시 물이 틀어졌을 때 저도 모르게 눌렀던 숨을 크게 내쉴 수 있었다.

“입 벌려.”

유진의 생각과는 다르게 크리스는 아직 유진을 씻기는 것을 끝내지 않은 것 같았다. 유진이 차갑게 떨어진 명령조의 말에 입을 벌리자 칫솔이 들어왔다. 평소보다 긴 시간 칫솔질을 당하고 훨씬 많은 횟수의 헹굼을 했다. 유진은 자신이 움직인 것도 아닌데 지쳤다. 크리스가 커다란 수건으로 유진의 몸을 둘둘 감았다.

유진은 자신을 침대 위에 내려놓은 크리스가 욕실로 가는 것을 보며 시트를 움켜쥐었다. 다른 때보다 훨씬 차가운 반응이었다. 화가 많이 났구나 싶어 계속 기운이 빠졌다.

“유진.”

돌아온 크리스가 유진을 부르며 입을 맞췄다. 유진은 크리스의 혀를 열렬히 환영했다. 적극적으로 혀를 얽자 크리스가 웃는 것이 느껴졌다. 유진이 크리스에게 몸을 붙였다. 빨리 용서받고 싶었다.

“하으… 음….”

키스에 빠진 유진이 물기 어린 소리를 흘렸다. 약하게 떨리는 유진의 몸을 받친 크리스가 유진의 몸을 감싸고 있던 타월을 풀어 나신으로 만들더니 다시 안아 들었다. 유진이 크리스의 목을 감고 매달렸다. 크리스가 유진을 들고 방 한쪽에 놓인 장난감 말 앞으로 향했다.

처음 보는 장난감 말은 이 방에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애초에 세련된 느낌으로 정돈되어있는 방인 데다 두 사람 모두 성인이라 장난감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인테리어를 위한 물품이라기엔 너무 컸다. 유진이 타도될 만큼 큰 말이었다. 유진은 무엇인지 묻고 싶었지만 크리스가 유진이 입을 여는 것을 원하는 것 같지 않아 입을 다물고 있었다. 크리스가 유진을 조심스럽게 바닥에 세웠다. 발에 와 닿는 러그가 부드러웠다.

유진이 크리스를 올려다보자 크리스가 고개를 숙였다. 유진의 눈이 감겼다. 키스가 시작되었다. 입안 전부를 확인하듯 돌아다니는 혀에 유진의 다리가 풀렸다. 스르르 내려가는 유진의 허리를 안은 크리스가 등을 쓸었다. 커다란 손이 등 전체를 받치는 감각에 유진의 몸이 떨렸다. 닿은 곳에서부터 욱신거렸다. 크리스는 유진의 몸이 떨리자 고개를 살짝 틀어 보다 깊게 키스했다. 입안을 가득 채우는 크리스 때문에 유진의 호흡이 얕아졌다. 크리스가 작게 웃는 소리가 났다. 유진의 긴장이 조금 풀렸다.

“흐으….”

풀린 몸을 크리스가 당겨 안고 유진의 올라붙은 엉덩이를 쥐었다.

“흣.”

유진의 입에서 탄성이 새어 나오는 걸 크리스가 삼켰다. 크리스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유진의 페니스에서 선액이 흘렀다. 커다란 손이 엉덩이를 완전히 감싼 것만으로도 피부표면이 간질거리는데 움켜쥐니 척추를 타고 전류가 흐르며 헤픈 요도구에서 선액이 나왔다. 크리스가 부러 유진의 페니스를 자신의 몸에 눌러지게 만들었다. 유진이 허리를 흔들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딸깍하는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질척거리는 액체의 소리가 나고 유진은 허리 근육을 좁혔다.

유진이 각오한 대로 젤을 바른 크리스의 손이 유진의 페니스 주변을 문질렀다. 데워진 젤이 기분 좋음을 선사했다. 유진의 다리가 좀 더 벌어졌다.

“하아… 응….”

응석을 부리듯 달콤한 신음이 연신 유진의 입에서 새었다. 말을 하지 못해 참느라 입을 다문 상태였는데도 흘러나오는 신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크리스가 손을 미끄러뜨려 살짝 도드라진 유진의 회음부를 문질렀다. 유진의 고개가 젖혀졌다. 버틸 수 없는 쾌감에 유진이 크리스의 가슴에 손을 짚었다. 그러자 크리스가 유진의 입구를 문질렀다. 이제는 완벽하게 성감대가 된 입구를 끈질기게 문지르는 크리스 때문에 유진은 아예 크리스에게 들려있는 것과 다름없었다. 바닥에 닿은 발은 그저 닿아 있기만 했다. 유진은 허락을 갈구했다.

“유진, 할 말이 있어?”

“잘못했어요. 크리스.”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야지?”

“네.”

벌을 받는다고 해도 사과한 것만으로도 유진의 기분이 나아졌다. 유진이 크리스에게 볼을 비볐다. 크리스의 손가락이 느리게 유진의 안으로 들어왔다.

“크리스….”

젤로 젖은 손가락은 저항 없이 유진의 안으로 들어왔다. 내벽이 크리스의 손가락에 달라붙는 것이 느껴졌다. 유진은 키스를 졸랐다. 크리스가 아랫입술에 살짝 붙어나온 유진의 혀를 간지럽혔다. 유진이 할짝대듯이 크리스의 혀를 건드렸다. 몸 안이 뜨거웠다.

안에 들어간 크리스의 손가락 개수는 유진의 안이 풀리는 것에 맞춰 늘어났다. 젖은 내벽이 들러붙었다 떨어지는 소리가 야했다. 크리스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게 좀 더 빨라지고 격해지자 유진의 떨림과 교성도 심해졌다.

“흐, 아, 좋아, 좋아요, 흐읏!”

유진이 뒤의 자극으로 사정하려는 것을 크리스가 손가락으로 입구를 막아 못하도록 했다. 유진의 눈이 크리스를 향했다.

“아직은 안 돼. 안으로만.”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크리스는 유진의 앞을 막은 채로 안을 진탕 시켰다. 완전히 안이 녹아 끈적하게 달라붙는 내벽을 헤집듯 문지르다 부어오른 전립선을 세게 눌렀다. 유진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사정이 없는 절정에 달했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 발끝으로 선 유진을 크리스가 들어 올려 장난감 말 위에 올렸다. 유진이 절정으로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눈을 깜박였다. 크리스가 유진의 손을 말의 목에 두르고 묶었다.

크리스가 유진의 손을 고정하고 위치를 조정하자 기계가 작동하는 소리가 들렸다. 작은 소리인데도 유진의 숨소리만 있던 방에선 잘 들렸다. 말의 등에 닿은 피부로 진동도 느껴졌다. 조금 있으니 말의 등에서 무엇인가가 솟았다.

“하읏.”

유진이 허벅지를 조여 엉덩이를 들었다. 하지만 유진의 도망은 계속해서 솟아 나오는 것 때문에 실패로 돌아갔다. 단단한 것이 유진의 안으로 들어왔다. 매일 삽입되어 있는 기구의 길이를 넘기고도 계속해서 들어오는 기구에 유진의 다리에 힘이 더 들어갔다. 크리스가 단단해진 유진의 허벅지를 쓸었다.

“예뻐, 유진.”

다가오는 손에 흠칫 놀랐던 유진은 그 손이 자신을 누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크리스의 칭찬도 듣지 못했다. 크리스가 몇 번 더 유진의 팽팽한 허벅지를 쓸다 손을 뗐다. 그리고 의자를 가져와 옆에 앉았다.

유진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안으로 한 번 달해 민감해진 안에 기구가 안쪽의 쾌감점 직전에서 멈춰져 있었다. 다리의 힘이 풀리는 순간 기구는 안쪽의 쾌감점을 누를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발을 받쳐주는 곳이 없는 지금의 상태론 그리 오래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깊은 삽입을 피하려 다리에 잔뜩 힘을 준 유진은 안도 그렇게 조였고 기구를 물고 있는 자체로 쾌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쾌감을 느끼려 안에 힘이 좀 더 들어가고 그것이 반복되자 허리를 움직이고 싶어졌다. 그러나 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욕망을 참았다. 하지만 크리스가 허락하지 않았다.

“입술 깨물면 안 되지.”

크리스가 유진의 입에 자신의 손가락을 물렸다. 유진은 아이처럼 크리스의 손가락을 빨았다. 크리스의 손가락이 유진의 입천장을 긁었다.

“하읏!”

유진이 입안에서 느껴지는 쾌감에 버티지 못하고 제대로 주저앉았다. 기구가 유진의 쾌감점을 짓눌렀다. 눈앞이 새하얗게 빛났다. 유진의 입이 벌어진 상태로 크리스의 손가락을 빨던 것도 멈췄다. 크리스의 손가락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눌린 쾌감점에서 계속해서 눈앞이 번쩍거릴 정도의 쾌감을 보냈다. 유진이 쾌감에서 도망치려 엉덩이를 들었다.

“유진, 도망가면 안 돼.”

분명 크리스의 말에는 웃음이 섞여 있었다. 그러나 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진이 아무리 허벅지에 힘을 주어 버티려고 해도 말이 흔들리면 몸을 띄우고 있을 수가 없었다.

“너… 너무, 흣, 아, 너무 강해요.”

유진의 힘겨운 애원에도 크리스는 말을 멈춰주지 않았다. 말은 정말로 살아있는 것처럼 위아래로 흔들렸다가 앞뒤로도 흔들렸다. 유진의 몸이 말의 움직임에 따라 위로 솟으며 안을 긁혔다가, 젖은 살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쾌감점을 박혔다. 유진이 고개를 저었다. 지독했다. 쾌감에서 도망치려 버텨도 금세 주저앉게 되고 그럼 쾌감점을 기구로 눌리는 채로 앞뒤로 흔들려 문질러졌다.

“흐읏, 아, 안 돼, 안 돼요.”

고개를 저으며 신음하는 유진의 페니스에선 정액이 섞인 쿠퍼액을 줄줄 흘렸다. 젖은 소리가 점점 더 노골적으로 변했다. 반투명한 체액이 요도를 빠져나가며 주는 쾌감이 겹쳐 말 목을 붙잡은 유진의 손끝이 희게 변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말의 목을 잡는 것밖에 없었다.

“크리스, 크리스.”

벌이라는 생각에 크리스가 됐다고 할 때까지 참으려고 했던 유진은 버티지 못하고 크리스를 불렀다. 크리스가 의자에서 일어섰다. 유진은 안도했다.

다가온 크리스가 유진에게 입을 맞췄다. 유진이 입을 벌려 크리스의 키스를 받아들였을 때 크리스가 유진의 젖꼭지를 당겼다.

“하읏!”

“빠른 말을 탈 땐 가슴을 숙여야지.”

유진의 가슴이 말의 목에 닿을 때까지 양 젖꼭지를 잡아당기는 크리스의 행위에 유진의 페니스에서 엉긴 정액이 솟았다. 유진은 신음조차 내지 못하고 입을 벌린 채로 벌벌 떨었다.

크리스가 유진의 사정이 끝날 때까지 지켜보다 등을 눌러 자세를 확인하고 손을 뗐다. 그러자 말이 격하게 움직일 때마다 흔들리는 유진의 몸 때문에 젖꼭지가 문질러졌다. 유진의 신음이 높아졌다.

“하읏, 크, 크리스, 읏, 제, 제발, 제발, 앗.”

눈앞에 번개가 치듯이 번쩍이고 등에는 계속 힘이 들어가 가슴을 붙이고 있을 수가 없었다. 유진이 눈물로 젖어 흐려진 눈으로 크리스를 보며 애원했다. 그러나 말의 움직임만 좀 더 격해졌다.

연이은 사정에 안이 텅 비자 유진은 사정없이 안으로 달했다. 달하는 도중에도 쏟아지는 자극에 절정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겹쳐 절정을 느꼈다. 계속된 절정은 유진의 힘을 모조리 빼놓았고 힘이 빠진 유진의 몸은 삽입을 보다 깊게 만들었다.

“흐읏, 아.”

유진의 신음에 흐느낌이 섞였다. 아니 흐느낌에 약간의 신음이 섞였다. 유진의 다리가 공중에서 흔들렸다. 크리스가 손가락을 유진의 입안에 넣었다. 한꺼번에 두 개나 들어온 크리스의 손가락은 유진의 입안을 마구잡이로 헤집었다. 느끼는 곳들에 닿아 누르고 손끝으로 긁어대는 움직임에 유진의 벌어진 입에서 타액이 줄줄 흘렀다. 이미 죽을 것 같은데 말의 흔들림에 맞춰 손가락이 쑤시듯 움직이자 유진의 시야가 하얗게 변했다. 더는 견딜 수 없었다.

“아읏, 아, 크리스, 읏, 크리스, 흣, 가 안아 주세요.”

정답을 얘기한 모양이었다. 말의 움직임이 점점 약해지다 멈췄다. 그래도 여전히 눌리는 쾌감점 때문에 유진의 떨림은 멎지 않았다.

크리스가 손가락들을 빼고 늘어진 유진의 등에 입을 맞췄다. 유진이 등을 휘며 움직이다 안에 아직 든 기구 때문에 몸을 튕겼다.

“흐… 흐앗.”

유진이 크리스를 잡고 싶어 몸을 움직였지만 묶인 팔을 들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말이 움직여 시달릴 때도 움직이지 않던 손을 움직이자 끈 때문에 자국이 생겼다.

“유진.”

크리스가 유진의 손을 붙잡았다. 유진이 손을 흔들던 것을 멈췄다. 크리스가 빠르게 끈을 풀었다. 완전히 치워지기도 전에 유진이 크리스의 손목을 쥐었다. 걸쳐져 있던 끈이 스르륵 흘러내렸다.

“잘못했어요….”

유진은 몸을 일으키지도 못하면서 크리스의 손을 잡아당기고 그 손등에 볼을 비볐다. 유진이 고개를 들 때까지 기다려준 크리스가 유진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고 천천히 당겼다. 기구가 느리게 빠져나가는 감촉이 등 뒤를 차갑게 만들었다.

기구가 완전히 빠져나갈 때 유진은 다시 절정에 달했다. 고개가 넘어가며 드러난 목울대에 크리스의 입술이 닿았다. 그대로 유진을 품에 안은 크리스가 침대로 향했다. 유진은 계속해서 크리스의 살갗에 피부를 비볐다. 좋았다. 말에 올려져 혼자 달하는 것은 무섭고 허전했다. 크리스의 온기가 없었다. 그리운 온기에 닿자마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침대에 눕혀질 때도 크리스의 목을 감은 유진이 몸에 힘을 줘 눕지 못하는 것을 크리스가 무릎으로 버텨 같이 누웠다.

“크리스, 크리스.”

보채는 아이처럼 크리스를 부르는 유진의 입술에 크리스가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아… 응….”

아까보다 훨씬 달콤한 신음이 흘렀다. 유진의 눈에 열이 올라 촉촉하게 젖었다. 크리스가 유진의 뒤통수를 손가락으로 마사지하듯 손끝에 힘을 주어 받쳤다. 유진의 목이 움츠러들었다.

“흐….”

잔뜩 좁혀진 목에 크리스가 입술을 묻었다. 혀가 근육을 뭉개듯 누르며 지나갔다. 유진의 허리가 떴다. 이젠 나올 것도 없다 생각했던 유진의 페니스가 단단하게 서 배에 닿았다. 크리스가 목에서 빗장뼈로 옮겨왔다. 빗장뼈의 모양대로 이를 세워 긁자 유진의 무릎이 세워졌다. 힘이 들어간 발이 발가락으로만 침대를 짚어 밀어댔다.

“간지러워요….”

도리질을 치는 유진을 눈을 떼지 못하고 바라보던 크리스가 너무 익어 투명함까지 느껴지는 젖꼭지로 향했다. 눈에 보이는 것처럼 뜨끈뜨끈함이 느껴졌다. 입술로 가볍게 물자 유진의 손이 크리스의 머리카락을 헤집었다. 크리스가 혀로 젖꼭지를 완전히 눌렀다가 살살 핥았다.

“하읏, 아, 그러, 그러면, 힛, 앙.”

유진의 허리가 휘었다. 덕분에 가슴이 내밀어져 크리스가 빨아들여 핥았다.

“안, 안 돼요, 앗, 또.”

유진의 페니스에서 너무 묽어져 흐르는 쿠퍼액이 새었다. 스스로의 배를 적시는 것을 크리스가 젖꼭지에 입을 댄 상태로 문질렀다.

“흐앗!”

금세 유진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요도가 열기로 지글거렸다. 정액을 내보낼 수 없어 열기가 쌓이기만 했다. 빠끔거리는 것이 유진에게도 느껴졌다. 크리스가 퉁퉁 부은 젖꼭지를 놔주고 유진의 페니스를 물었다.

“흐읏, 아, 안 나와….”

개폐를 반복하는 요도구에 크리스가 혀를 뾰족하게 만들어 삽입하듯이 세게 눌렀다. 기구로 길들여져 벌어진 유진의 요도에는 너무 강한 자극이었다. 유진은 입을 벌린 채로 소리가 나오지 않는 비명을 질렀다. 뜨거워 불 속에 있는 것 같았다.

크리스는 미끈거리는 유진의 페니스를 사탕을 빨 듯이 빨았다. 젖은 점막에 휩싸여 문질러지는 유진이 높은 소리로 울었다. 유진의 발가락이 동그랗게 말렷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 엉덩이까지 뜨자 크리스가 유진의 입구를 덧그렸다. 직전까지 기구로 시달린 입구가 자극에 조금 벌어졌다. 크리스의 손가락이 열린 틈으로 들어왔다.

“흐아….”

녹진한 내벽이 크리스의 손가락에 감겼다. 뜨겁고 들러붙는 내벽에 크리스의 입에서 한숨이 흘렀다. 크리스의 한숨에 유진의 몸에 열이 더 올랐다. 안쪽을 조여대는 유진에게 입을 맞춘 크리스가 손가락을 늘려갔다. 여러 개의 손가락을 무리 없이 받아들인 유진은 성기를 삽입한 듯이 움직이는 손가락에 울었다.

“빠…빨리, 빨리….”

크리스가 손을 움직이는 속도를 높였다. 젖은 살이 쑤셔지며 노골적인 젖은 소리를 내었다.

“손, 손가락 말고… 흣, 넣, 넣어 주세, 하읏.”

크리스가 유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가락을 한 번에 뽑아버렸다. 들러 붙어있던 내벽이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따라 나왔다. 바깥에까지 슬쩍 모습을 내비쳤다 돌아가는 내벽에 크리스가 자신의 것을 갖다 댔다. 닿자마자 완전히 맞물렸다.

“!”

크리스의 것이 들어오자마자 유진이 사정했다. 아주 적은 양의 사정에 흥분이 해소되기는커녕 더 열이 올랐다. 유진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크리스가 마음대로 조였다 풀리는 내벽을 짓찧었다. 유진의 신음이 더욱 커졌다.

“힛, 좋, 좋아, 아흣, 좋아요, 크리스, 크리스.”

유진의 손가락이 크리스의 팔을 파고들었다. 크리스의 허리 짓이 조금 더 강해졌다. 유진의 뒷머리가 시트에 마구잡이로 비벼져 엉망으로 헝클어졌다.

“아…아….”

지나친 쾌감에 유진이 연달아 몇 번이고 가다 완전히 늘어졌다. 크리스가 힘이 없어 자신이 움직이는 대로 흔들리는 유진의 몸을 잡고 계속해서 움직였다.

“이, 이제, 흣, 더, 더는 못, 못 가요, 아, 거기, 거기 문지르면, 하읏!”

굵고 단단한 귀두가 유진의 안쪽 돌기를 눌러 문질렀다. 힘이 풀려 도망도 못 가면서도 고개를 젓던 유진이 완전히 의식을 날렸다.

절정에서 정신을 잃은 유진의 내벽이 물고 있던 크리스의 것을 자를 듯이 조였다. 그 감촉에 크리스가 유진의 안을 자신의 정액으로 채웠다. 크리스가 자신의 것을 천천히 빼내자 엉긴 정액이 따라 나왔다. 하얀 정액이 붉은 입구와 어울렸다. 크리스가 시선을 그곳에 고정한 채로 자신의 것을 끝까지 뺐다. 귀두 끝에 입구가 걸렸다가 풀어지자 유진의 몸이 의식을 잃은 상태로도 떨렸다. 크리스가 완전히 닫히지 못한 유진의 안에 손가락을 넣어 벌렸다. 크리스의 정액이 벌어진 입구로 아주 느리게 흘러나왔다.

크리스는 정액이 더는 흐르지 않을 때까지 유진의 얼굴 곳곳에 키스하며 기다렸다. 느리던 상태에서 더 느려지며 양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던 것도 사라졌다. 크리스가 유진을 살며시 침대에 내려놓았다.

유진의 몸에 가득한 체액들을 젖은 천으로 깨끗하게 닦은 크리스가 유진을 안아 들고 방을 옮겼다. 보송한 시트가 기분이 좋은지 볼을 비비는 유진을 들어 올려 자신의 위에 놓았다. 유진이 꼬물꼬물 움직이더니 가슴팍에 볼을 대고 멈췄다. 크리스가 유진의 다리를 벌렸다. 무릎을 침대에 딛도록 만들고 젤을 짜 넣었다. 아예 입구를 삽입해 통이 거의 다 비워질 때까지 눌러, 안에서 받아들이지 못한 젤이 유진의 입구를 더럽혔다. 크리스가 다시 삽입을 시작했다.

재차 들어오는 것에 유진이 바르작거리는 것을 크리스가 팔째로 끌어안아 붙잡았다. 유진은 몇 번 몸을 틀다 얌전해졌다.

유진이 정신을 차리면서 자신이 정신을 잃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놀라서 몸이 튀는데 무거운 몸은 제대로 반응하지 않았다.

“유진, 가만히 있어야지.”

크리스의 말에 유진이 움직이려던 것을 멈췄다. 천천히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를 느낀 유진이 크리스를 올려다보았다. 다시 열이 올라 눈가가 발갰다. 크리스가 붉어진 눈가에 입술을 내렸다.

“이제 그만 울어. 유진.”

유진이 고개를 끄덕이다 다시 작게 말했다.

“다음부터 그런 일이 없도록 할게요.”

크리스가 웃었다. 그 때문에 몸이 떨렸고 유진은 안에 들어있는 것의 부피감을 다시 느꼈다.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또 생길 거야. 유진.”

크리스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벽을 없앴으니까.”

유진은 크리스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유진의 고개가 옆으로 기울었다. 크리스가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유진은 그저 내 말만 들으면 돼.”

유진은 그제서야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크리스의 말을 쉽게 넘긴 것이 자신의 잘못이었다. 유진의 고개가 아래위로 움직였다.

크리스가 웃으며 유진의 이마에 키스했다.

“이제 상을 받을까?”

[길들여지다]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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