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tep. 3. (4/16)

step. 3.

크리스가 없는 동안 유진은 공기 방울의 세례를 받으며 몸을 늘어뜨리고 있었다. 몸이 노곤했다. 손이 자유롭다면 틀림없이 손에 얼굴을 묻었을 텐데 그러지 못하는 게 갑갑했다. 오늘 유진은 나이를 어느 정도 먹은 후엔 남에게 보일 일이 없는 모습을 보였고 심지어 그것이 자신의 마음대로 조절이 되지도 않았다.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았다. 차라리 크리스가 그런 취향이라면 기분이 조금이나마 나았을 텐데 불행히도 크리스는 그 행위 자체보다는 유진이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 자체를 기뻐하는 것 같았다. 유진이 내보내는 것을 보지도 않았고 오히려 유진이 자신의 실수를 보며 패닉에 빠지자 품에 안아 눈을 가리고 토닥이면서도 기뻐하는 것이 그대로 느껴졌다.

어릴 때의 사건이 그에게 트라우마가 되어 자신을 이렇게나 괴롭히는 것일까. 그런 것치고는 굉장히 상식적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높았다. 흔히 통제 광들이 자신만을 생각해 만드는 기준과는 궤가 약간 다른 데다 조금 생각난 과거의 모습에선 꽤나 ‘착한 사람’이 아니었나. 유진이 심도 있게 공부를 했더라면 뭔가 알아차렸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지식에선 끼워 맞추기만 가능했다. 크리스는 원래 통제문제가 있고 지능이 높아 그것을 숨기는데 재능이 있었는데 감금으로 스트레스를 받다가 자신보다 약한 유진을 발견해 꾀어내기 위해 연기하고 꾀어내고 나서는 상호의존의 상태에 빠진 것.

그리고 묘하게 보상과 처벌이 굉장히 기계적이었다. 이것은 아마도 유진이 실무를 뛰며 봐온 사례가 있어서 더 크게 느끼는 것 같은데 너무 교과서적이라 이미 알고 있는 유진의 정신이 붕괴되는 속도가 느렸다. 하지만 이것을 꼭 좋은 신호로만 느끼긴 힘든 것이 유진이 크리스에게 의지하거나 스스로 움직이지 못할 때 보이는 크리스의 기쁨은 너무 진실 되어서 통제에 문제가 있는 사람인 게 확실했다. 그렇다면 욕구를 억제하기 위해 그런 방법을 취하는 것일 수도 있고 이것은 유진에게 굉장히 위험했다. 사람은 욕구를 참을 수 없다. 소아성애자들은 언제가 되건 범죄를 저지르고 시작을 하고 나면 끝없이 피해자를 만든다. 그들은 그 욕구를 절대로 참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감옥에 가서 엄청난 강간으로 성 기능이 훼손된 경우에도 나오면 다시 범죄를 저질렀다. 크리스의 통제 욕구가 지금보다 훨씬 강한데 유진의 망가짐을 걱정하여 참는 것이라면 유진에게 일 분 일 분은 점점 줄어드는 시한폭탄의 타이머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폭탄이 터지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 이미 유진에게는 넘칠 정도로 강했다.

“아아아아.”

유진이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날렸다. 유진이 지금 생각해야 하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어차피 알 수도 없는 크리스의 욕구보다는 집에서 기다릴 가족들을 떠올리며 최대한 크리스의 요구를 들어주어 경계심을 약하게 해 기회가 있을 때 도망치거나 누군가의 구출을 기다리는 것에 대해 생각해야 했다. 특히 잘해야 하는 것은 지금 일어나는 모든 일이 유진과는 무관하며 자연재해 같은 것이고 유진이 하는 모든 행동은 살기 위한 용기 있는 행동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니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아도 그것은 고작 그런 행위로 잃어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납득 시켜야 했다. 그래, 오늘도 심한 처벌 없이 통과했으니 나는 잘해낸 것이다. 정말로 잘했다. 그러니 슬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잘한 건 크리스가 이끄는 대로 너무 침잠하지 않고 빠져나와서 크리스가 기분 좋아할 만한 행동을 한 것이었다. 크리스가 옛날의 크리스이고 납치범치고는 생각보다 잘해주는 통에 유진은 가끔 순간적으로 크리스를 보통 사람 대하듯 하게 되는데 크리스는 그것을 매우 좋아했다. 유진은 몇 번이나 속으로 잘했어, 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오래 기다렸지? 춥지는 않아?”

“네.”

“그러면 나갈까?”

크리스가 유진을 일으켜 세워 타월로 감싸고 안아 들었다. 유진은 크리스가 왜 자리를 비웠는지 침실로 나오자마자 알 수 있었다. 완벽하게 정리된 침실에 아까의 흔적은 하나도 없었다. 어떤 공조시설을 쓰는지 냄새조차 한 자락 남지 않아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우습지만, 크리스가 직접 뒷정리를 한 것 같아 안심했다. 그것이 크리스의 문제에서 기인한 것임을 알면서도 그랬다.

“오늘은 코스 요리를 먹을까?”

크리스가 생글생글 웃으며 음식을 내 왔다. 제대로 늘어선 한 벌의 커트러리가 반짝였다. 크리스는 매너를 지켜 음식에 맞는 커트러리를 사용해 유진에게 음식을 먹여주었다. 2시간이 가까운 시간 동안 유진의 수발을 드는 크리스는 몹시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유진 역시 간만의 달콤한 디저트에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달콤함이 입안에 퍼지고 향기로운 초콜릿의 향이 주변을 맴돌았다. 기분이 나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유진, 디저트 좋아해?”

“네. 특히 오늘 먹은 초콜릿 케이크를 좋아합니다.”

유진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의 초콜릿 케이크가 나온 것을 뻔히 아는데 굳이 유진의 입으로 직접 듣기를 원하는 크리스의 욕망을 채워주었다. 크리스는 유진의 답이 기뻤는지 걷게 해주는 대신 유진을 안고 왈츠를 추었다. 유진은 손을 못 쓰기도 했지만 왈츠도 출 줄 몰랐기 때문에 아예 크리스의 발등 위에 발을 얹고 크리스가 움직이는 대로 움직였다. 꽤 긴 시간 움직여주어서 유진의 기분이 조금 상쾌해졌다. 크리스는 유진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상이 아니면 방 안을 걷는 것도 힘들었다. 팔도 뒤로 묶여있어 갑갑한 데다 다리도 거의 못 쓰니 가뜩이나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하던 유진에게는 많이 힘들었다. 유진의 얼굴이 상기되고 환한 표정이 되자 크리스의 표정도 좋아졌다.

“예뻐, 유진.”

크리스가 머리를 감싸자마자 입술을 벌린 유진을 칭찬하듯이 초옥초옥 입술이 닿았다 떨어졌다. 크림으로 감싸진 마시멜로가 와 닿는 것 같은 부드러움에 유진이 귀엽게 앓는 소리를 내자 크리스의 혀가 유진의 입안을 간지럽혔다. 유진이 유독 약한 앞쪽의 경구개를 크리스가 살살 튕기듯 핥는 것에 유진의 페니스가 딱딱해졌다.

“으….”

“부끄러워?”

“…네.”

“그러면 그만할까?”

“…아니요.”

크리스의 떠보는 물음에 유진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젓자 크리스가 웃으며 유진을 완전히 안아 들었다. 항상 옮길 때 옆으로 안았는데 이번엔 그대로 위로 드는 통에 유진이 놀라 바둥거렸다. 크리스는 소리 내어 웃으면서 유진을 침대에 내려놓았다.

“유진, 많이 놀랐어?”

“네. 나이가 있으니까요.”

크리스가 다시 소리 내어 웃었다. 귀여워서 어쩌지를 못하겠다는 듯이 온 얼굴에 입술을 꼭꼭 눌러 문지르던 크리스가 유진의 귀를 살짝 깨물었다.

“앙!”

“귀는 안 해도 괜찮겠네.”

“네?”

“유진, 성감대가 학습인 걸 알아?”

“아니요…?”

“사람은 쾌감을 학습해. 예를 들면 내가 이렇게 유진의 예쁜 페니스를 만져서 단단하게 세운 채로 유진이 별 느낌 없었던 부위를 같이 자극하면 나중엔 페니스에 자극이 없어도 이 부위만으로도 성적인 자극을 충분히 받을 수 있지.”

크리스는 설명하는 내내 한 손으론 페니스를 자극하면서 유진의 손등을 이로 긁고 혀로 핥았다. 그저 조금 간지럽기만 한 손등으로 정말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생기지 않았다. 남자들은 빨간 장화를 보며 자위하는 것을 반복하면 빨간 장화를 보며 발기할 수 있는 생물이었다. 그저 손등으로 발기하는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한 공포만 약간 생겼다. 다행히 손등보다는 더 흥미로운 곳이 있었는지 크리스의 입술이 손목과 팔을 타고 올라오다가 가슴의 자그만 돌기를 핥았다. 너무 부드럽게 핥아 조금 간지러운가 싶을 정도였다. 유진의 몸이 절로 움츠러들었다.

크리스는 유진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페니스와 유두에 자극을 계속 주었다. 심지어 크리스의 손길이라면 쉽게 사정하는 유진을 억지로 사정을 못 하게 하면서 긴 시간을 양쪽의 자극에 익숙해지게 만들었다.

“유두도 예쁘게 섰네. 양쪽 다 예쁜 핑크색이야.”

유진이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유두를 내려다보았다. 크리스가 작게 웃으며 다시 가슴의 돌기를 입안에 넣고 굴렸다. 점점 저릿저릿한 느낌이 나는 것 같았다.

“크리스…가…가고 싶어요.”

“벌써 가면 힘들 텐데.”

“아….”

“나는 유진에게 약해서…그럼 일단 한 번 가.”

“아니 아니 괜찮…! 앗!”

크리스가 뒤에 무슨 짓을 할지 몰라 괜찮다며 거절할 생각이었던 유진에게 격렬한 움직임이 가해졌다. 미끌미끌한 손이 마찰 없이 유진의 페니스를 문질러 쾌감이 쏟아졌다. 아까부터 줄줄 흘렀던 쿠퍼액이 크리스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질척한 소리를 냈다. 살이 젖은 소리가 부끄럽고 야해 유진은 좀 더 미칠 것 같아졌다. 크리스가 보내겠다고 했으니 바로 가는 것이 나을지, 그래도 참는 것이 좋을지 생각하고 싶은데 당장 사정하고 싶은 욕구가 머릿속을 뒤덮어 제대로 된 사고가 불가능했다. 그저 사정이 하고 싶었다.

“크…크리스. 가요, 가요, 가요. 아앗!!!!”

결국 참지 못한 유진이 사정함과 동시에 크리스의 이가 유두를 조금 아플 정도로 세게 물었다. 눈앞이 하얗게 변하면서 유두의 신경과 페니스의 신경이 연결되는 것 같았다.

“크리스, 가슴…가슴 이상해져요.”

유진이 사정 후에 약간의 진정됨도 느끼지 못하게 크리스의 입술이 유진의 작은 유두를 계속 괴롭혔다.

“예뻐질 거야, 유진.”

유진의 다리가 제멋대로 움직이며 발이 시트를 밀었다. 하지만 크리스에게서 도망갈 수 있을 리가 없었고 유진은 양 젖꼭지가 붉게 부어오를 때까지 눈물을 빼며 크리스에게 애원했다.

“크리스, 이제 더는 못 가요….”

잔뜩 갈라져 낮은 목소리로 자비를 구하자 그제서야 크리스가 입술을 떼어주었다. 완전히 진이 빠진 유진을 보며 혀를 찬 크리스가 이상한 기구를 잔뜩 가져와 유진의 앞에 늘어놓았다. 유진으로서는 용도를 짐작도 못 할 물건들이었다.

“원래는 진동기를 달 생각이었는데….”

유진의 눈이 놀람으로 커지는 것을 본 크리스가 얼굴을 굳혔다. 고작해야 놀라 눈이 커진 것에 불과했는데 거부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간만에 본 크리스의 화에 유진의 심장이 죄였다. 두려움에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지만 어떻게든 수습을 해야 했다. 정신을 차린 유진이 다급하게 몸을 일으켜 크리스의 뺨에 키스를 하고 볼을 비볐다.

“저는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으니까……크리스.”

“하긴 유진은 처음이니까. 그리고 많이 울렸으니까 오늘은 봐줄게.”

“항상 고마워요. 크리스.”

유진이 다시 크리스의 잘 뻗은 코끝에 입을 맞췄다. 부위가 의외인지 크리스의 웃음이 터졌다.

“유진은 머리가 너무 좋아. 그래서 귀엽지.”

크리스가 아주 작은 유리 그릇 같은 것을 유진의 가슴에 붙였다. 유리가 아니라 실리콘 같은 재질인지 유륜과 유두를 흡착해 빨아들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걸로 끝나나 싶었는데 크리스는 유진의 고환 쪽에 작은 판들을 하나씩 붙였다. 제대로 붙었는지 확인한 크리스가 스위치를 건드리니 아래에서 아주 미약한 진동이 느껴졌다. 솜털이 일어섰다.

“유진, 이 정도면 참을 수 있겠지?”

“네. 고마워요, 크리스.”

유진은 참을 수 없을 것을 알면서도 그나마 사정을 봐준 크리스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지금처럼 약한 진동이 아니라면 울거나 우는 것도 모자라 정신을 잃었을 것이었다. 유진은 한참을 크리스의 품에 안겨서 머리를 쓰다듬어지다가 잠이 들었다. 유진의 눈꺼풀이 아주 느리게 깜박거리는 동안에도 기계들은 전혀 건드리지 않던 크리스는 유진이 잠이 들어 팔을 움직여도 깨지 않자 묶어 두었던 것들을 제거하고 팔을 마사지한 후 한참 움직이게 하고는 다시 팔을 묶어 놓고 불을 끈 후 침실을 나갔다.

유진은 간질간질한 기분 때문에 잠에서 깨어났다. 크리스가 없는 모양인지 불이 다 꺼져있었다. 기계의 진동이 느껴지는 게 계속 자극이 오는 것 같았다. 유진의 허벅지가 베베 꼬였다. 부드러운 시트가 페니스에 닿는 것도 소름이 쭈뼛 들 정도로 좋았으나 비빌 수도 없었고 어차피 제대로 가려면 크리스가 있어야만 했다. 발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크리스가 필요했다.

“크리스.”

“크리스.”

“크리스.”

“유진, 빨리 일어났네.”

“크리스, 저 가고 싶어요.”

“눈이 부실 테니까 눈 감고 있어, 유진.”

크리스가 천천히 조도를 올리는 것이 느껴졌다. 아프게 안 하겠다고 말하더니 아주 약간의 눈부심도 싫은 모양이었다. 기껏해야 침대 위의 스탠드를 켠 정도로만 조도를 높인 크리스가 유진에게 다가왔다.

“가고 싶어서 깼어?”

“네.”

“잔뜩 젖었네?”

유진이 눈을 깔고 고개를 끄덕이자 크리스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항상 이렇게 젖어 있으면 좋겠어. 예뻐, 유진.”

크리스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성기를 입에 문 크리스 때문에 유진은 그저 허덕이는 것밖에 못 했다. 몇 시간 동안 약한 진동으로 자극 받았던 성기는 크리스의 입술이 다가올 때부터 기대감으로 떨다가 귀두가 크리스의 입안에 문질러지자 절정감이 치솟았다. 아랫배가 열기로 끓어올랐다. 사정을 해 그것을 해소하고 싶었다.

“크…. 크리스…갈 것 같아요.”

“가.”

크리스의 입술이 유진의 예민한 부분을 짓뭉갰다. 눈앞이 새하얘졌다. 미칠 것 같았다.

“아…아흣!”

유진의 사정과 동시에 가슴에 붙어있던 흡착기가 거칠게 떼어졌다. 번개가 수직으로 내려꽂혔다.

“흐…아…하아 하아.”

“맛있게 익었네.”

크리스의 말대로 유진의 유두는 붉고 통통하게 부어올라 있었다. 크리스가 후 하고 약하게 숨을 내뱉자 허리가 휘었다. 아주 가는 깃털이 사락거리며 유두를 스치는 것 같았다. 유진의 몸이 절로 움츠러들었다. 크리스가 움츠러드는 유진의 어깨를 붙잡아 통통한 유두를 살짝 핥았다.

“흐읏!”

“유진, 기분 좋아? 대답은 안 해도 되겠다.”

크리스의 말대로 유진의 페니스가 터질 듯이 서 쿠퍼액을 줄줄 흘렸다. 쿠퍼액이 흐르며 스치는 감각이 유진의 몸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크리스는 유진이 완전히 가진 못하게 유두와 페니스를 괴롭히다가 작은 링을 유두에 채웠다. 차가운 링이 유두 뿌리를 조이는 게 이상한 감각이었다. 간질거리는 건지 욱신거리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정말 예뻐.”

붉게 충혈된 유두가 죄여져 더 단단하게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다. 유진은 그 상태로 페니스를 빨리다 유두를 튕겨지다를 반복했고 점점 미칠 것 같이 가슴이 간지러웠다.

“크…크리스….”

“응, 유진.”

“가슴이 간…간지러워요”

크리스가 긁어줄 것처럼 손가락을 구부려 유진의 가슴에 얹었다. 유진이 허리를 쫙 펴서 가슴을 내밀었다. 붉은 유두가 시야에 들어와 유진은 눈을 올려 크리스의 눈과 마주쳤다. 하지만 크리스의 손가락은 간질거리는 유두가 아니라 유륜과 가슴을 긁으며 유두는 스치듯 지나쳤다.

“…크리스….”

“응, 유진.”

“유…유두가 간지러워요.”

“젖꼭지.”

“저…젖꼭지가 간지러워요. 만져주세요.”

크리스의 눈이 예쁘게 휘었다. 유진의 머리가 아찔하게 핑 돌았다. 크리스는 양손으로 유진의 젖꼭지를 세게 눌렀다 놨다. 약간 아플 정도로 눌릴 땐 간질거림이 사그라들어 살만했는데 손을 놓자 피가 돌면서 더 간지러워졌다. 유진의 말에 흐느낌이 섞였다.

“계…계속 만져주세요.”

유진은 더 만져지고 싶었다. 만질 때만 살 것 같았다. 크리스가 유진을 들어 자신의 허벅지 위에 올렸다. 유진의 성기가 크리스의 허벅지에 닿으면서 유진이 간지러운 부위가 둘로 늘어났다. 유진의 허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크리스가 유진이 가슴을 내밀고 허리를 흔들어 자신의 성기를 크리스의 허벅지에 비비는 걸 사랑스럽다는 표정으로 보며 젖꼭지를 만져주는 게 좋았다. 유진의 입술이 유진이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달싹였다.

“키스도 조르고. 생각보다 욕심이 많네, 유진.”

흥분에 상기되어 있던 유진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크리스가 웃으며 유진의 벌어진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덮었다. 입안과 유두, 페니스가 한꺼번에 자극을 받아들였다. 유진의 머리에 폭죽이 펑펑 터졌다. 그런데도 페니스의 자극이 미약해 도통 가지지가 않았다. 좀 더 격하게 허리를 흔들었지만 크리스의 손길이 없이는 사정이 불가능한 것 같았다. 하지만 유두의 자극이 너무 좋아서 그것을 포기할 수도 없었다. 유진은 스스로가 미친 사람처럼 느껴졌지만 그래도 참을 수가 없었다.

“크리스….”

유진이 울며 크리스를 불렀다. 크리스가 몸을 완전히 기대오며 우는 유진의 허리를 단단히 끌어안고 볼을 감싸 눈을 마주쳤다.

“뭐가 이렇게 서러워? 유진?”

“가고 싶어요.”

“못 가겠어?”

“네….”

울먹거리며 크리스에게 매달려 가고 싶다며 애원하는 자신이 얼마나 추할지 아는데도 크리스의 시선엔 사랑스러움만 담겨 있었다. 서러움이 더 커져 유진의 울음이 심해졌다.

“쉬이. 유진, 내가 가게 해줄 테니까 울지 말고.”

몸 전부를 들썩이며 우는 유진의 눈물로 얼룩진 얼굴에 크리스가 베이비 키스를 하며 부드러운 손길로 유두를 돌렸다. 전기가 흘렀다. 크리스가 양 엄지로 유진의 유두를 눌러 돌리다가 눈물 한줄기가 귀로 흐른 것을 따라 귀로 입술을 옮겼다. 귀에 입술이 닿자 유진은 목을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절로 움츠러들었다. 도망간 유진의 귀를 핥아 달콤한 신음을 얻어낸 크리스가 유진의 가는 목덜미를 한입에 물었다. 유진의 신음이 높아졌다. 그리고 선 근육을 따라 입술을 빗장뼈로 옮겼다. 유진이 자신을 무게를 싣지 않고 누르는 크리스의 몸에 자신의 페니스를 닿게 해 허리를 움직였다. 그렇게라도 페니스에 자극을 얻고 싶었다. 유진의 재촉에 크리스의 입술이 가슴으로 내려와 유두를 이로 긁었다. 유진의 허리가 완전히 들려 뒷머리가 침대에 눌렸다. 좋아서, 너무 좋아서 미칠 것 같았다.

“아흐, 좋아요. 좋아, 좋아.”

유진이 정신없이 교성과 좋다는 말을 반복해서 내뱉었다. 크리스의 빈 한 손이 유진의 젖은 페니스로 향했다. 질척한 액이 크리스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했다. 빠르게 문질러지는 손가락에 유진의 귀두가 점점 열이 올랐다.

“크…크리스…이상해져요.”

“잔뜩 이상해져.”

유진은 하얀 정액 대신 맑은 물을 자기 턱에 닿을 정도로 세게 내뿜었다. 눈앞이 새하얗게 변했다. 전신에 들어찼던 쾌감이 폭발하듯 유진을 덮쳤다. 유진은 결국 정신을 잃었다.

가슴이 잡아 당겨지는 듯한 기분에 유진이 눈을 뜨니 주변이 환했다.

“크리스…?”

“응, 유진. 일어났어? 기분은?”

유진은 유난히 기분이 좋아보이는 크리스를 보고 자신의 몸을 빠르게 살폈다. 역시나 가슴이 이상한 기계에 물려있었고 그 때문인지 몸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사지를 벌려 고정해 놓았다.

“괜찮…아읏.”

유진이 온몸이 묶이고 가슴에 이상한 기계까지 부착하고도 괜찮다는 말을 하려고 한 것이 기쁜지 크리스의 얼굴에 웃음이 퍼졌다. 거기에 유진이 세지는 가슴의 자극으로 신음하며 쿠퍼액을 흘리자 크리스는 눈을 떼지도 못하고 바라보며 눈에 호선을 그렸다. 좁아진 눈으로도 광채가 기이할 정도로 반짝였다.

“이제 거의 끝날 것 같은데.”

크리스가 커다란 유리관 같은 것을 유진의 페니스에 씌웠다. 유진은 크리스를 보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아무런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는 표시였다. 어색한 미소임에 틀림이 없는데도 크리스가 만족한 듯이 목을 울렸다. 크리스의 입술이 유진에게 다가왔고 유진은 최선을 다해 키스에 매달렸다. 분명 고통은 느껴지지 않을 테지만 크리스가 주는 쾌감들은 너무 강렬하고 전에는 겪어본 적이 없어 무서웠다. 부드러운 키스로 유진의 입안을 만지던 크리스는 페니스까지 기계의 흡입되는 자극에 시달리자 유진의 모든 것을 앗아가려는 사람처럼 격렬하게 입안을 탐했다.

“으……으응…흐…읏!!!”

페니스와 유두가 동시에 세게 조이며 빨아들여 졌고 유진은 엄청난 신음을 크리스에게 넘기며 절정에 달했다. 눈을 뜨고 있는데도 눈앞이 하나도 안 보였다. 팔다리의 힘이 하나도 없이 축 늘어지자 크리스가 가슴에 붙어있던 흡입기를 떼어주었다. 퐁 소리와 함께 흡입기가 제거되자 평소보다 훨씬 커져 있는 유두가 나타났다. 흡입기를 붙이기 전에 젤이라도 발랐는지 번들거리고 붉었다. 익숙하지 않은 모습에 유진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아, 예쁘다.”

“아흣!”

크리스가 황홀한 표정으로 유진의 유두에 입을 맞춰왔다. 분명 말캉하고 촉촉한 입술이라는 것을 아는데도 엄청난 자극이 유진을 덮쳐왔다. 뜨거웠다. 불덩이가 닿는 것 같았다. 크리스는 나머지 한쪽에도 입을 맞춘 후 다시 링을 채웠다. 어제와는 달리 작업이 한참 걸려 유진의 허리가 떨렸다. 또다시 절정에 오를 것 같았다.

딸랑하고 방울 소리가 들렸다.

“?”

“이렇게 몸을 세우면, 예쁜 소리가 나지.”

크리스가 유진의 팔다리를 고정한 끈을 늘리고 유진을 앉히자 유두가 조이는 데다 무거웠다. 몸을 움직이는 동안에도 계속 딸랑거리는 소리가 들려 확인하니 유두가 링에 죄여있을 뿐만 아니라 은색으로 빛나는 방울과 새까만 추가 같이 달려있었다. 지금이야 떨어져 나갈 정도로 무겁다거나 하진 않고 조금 묵직하다는 느낌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거운 느낌이 들 것이 확실했다. 유진은 저도 모르게 크리스에게 달라붙었다.

“예뻐, 유진. 좀 더 기분 좋은 걸 해줄게.”

크리스는 유진의 고환에 어제의 진동 패드 같은 것을 붙이고 귀두 바로 밑 예민한 곳에 링을 끼웠다. 링의 안쪽에 돌기가 있어 예민한 부분이 제대로 눌리는 데다 진동기능까지 있어서 안 그래도 사정만으로도 무거웠던 성기가 더 무겁게 느껴졌다. 뭔가를 내보내고 싶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진동이 매우 약하다는 것 하나였다. 유진의 볼이 살짝 상기되자 크리스가 사랑스럽다며 입을 맞춰왔다. 크리스가 온 얼굴에 키스의 비를 내리는 동안 유진도 입술을 내밀어 크리스가 닿을 때마다 초옥 소리를 내며 입을 맞췄다. 상을 받아 기구들이 제거되거나 제대로 크리스의 손으로 갈 줄 알았는데 크리스는 유진을 일으켜 세워 침실을 걷게 했다.

발기된 성기가 걸음을 무겁게 하고 움직일 때마다 흔들리는 추가 유두를 아래로 잡아당겼다. 그리고 유진이 움직일 때마다 울리는 방울 소리에 야한 기분이 들었다. 소리를 들을 때마다 등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 났다. 하지만 걸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이라 유진은 최선을 다해 움직였다. 크리스는 느린 유진의 속도에 맞추어 걸으며 유진이 비틀거릴 때마다 받쳐주었다. 채 몇 바퀴를 돌지도 않았는데 등에 땀이 배고 페니스에서 계속 나온 쿠퍼액이 예민해진 피부를 타고 천천히 흘러 유진을 미치게 만들었다.

“크리스….”

“유진, 힘들어?”

“네. 간지럽고 가고 싶어요….”

“참는 건 안 되지.”

크리스의 입술이 예쁜 호선을 그렸다. 유진은 힘을 빼고 크리스의 품에 안겼다. 크리스가 유진을 안아 올려 침대로 옮겨주었다. 유진은 시트가 등에 닿는 감촉에 앞으로 주어질 크리스의 애무를 기대하며 눈을 감았다.

“으읏?”

크리스의 입술이 와 닿은 곳은 유진의 페니스가 아니라 유두였다. 당연히 페니스에 제대로 된 자극이 주어질 거라 생각했던 유진은 당황했으나 곧 아무 생각도 못 할 정도의 쾌감에 몸을 떠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아읏…좋아, 좋아요.”

일부러 방울이 흔들리게 만드는 크리스 때문에 방울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유진의 무릎이 계속 세워졌다 풀렸다를 반복했다. 페니스의 진동이 분명 약했는데 조금만 더 하면 갈 것 같았다.

“조금만…조금만 더…아…흐읏!”

크리스가 유진의 유두를 입술로 감싼 이로 세게 깨물고 유진은 절정에 달했다.

“이제 유두만으로도 제대로 갈 수 있게 됐네, 유진.”

크리스의 미소에 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 크리스는 유진이 유두로 간 것만으로는 만족이 안 되는지 계속 곁에 있으면서 유진의 유두를 가지고 놀았다. 아예 뒤에서 안고 양손으로 유두를 잡아당기면 유진이 위아래를 적셨다. 그러나 그렇게 되어도 유진이 지치기 전까지 만지다가 완전히 지쳐 절정 직전에 바들바들 떨면 행위를 멈췄다. 그리고 음식을 먹여주거나 씻겨 주거나 하며 잠깐 쉬게 했다가 다시 만지기를 반복했다. 중간중간 핥거나 젤을 발라 마찰로 인한 손상은 하나도 없을 텐데도 유두에 화끈화끈하게 열이 올랐다.

“유진, 조금만 더 키울까?”

“네.”

유진은 전혀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지만 크리스의 요구를 거부할 수가 없어 고개를 끄덕였고 곧 추를 늘린 채로 네발로 엎드렸다. 수치스러웠다. 크리스는 그 자세에서도 배 쪽에 올라 붙은 유진의 페니스를 손으로 쥐고 흔들어 유진의 몸이 마구 흔들리게 했고 당연히 추를 두 개나 단 유두는 당겨졌다.

“아…아읏…흐으…아…가요, 가요, 가요.”

크리스의 손이 속도를 올렸고 유진의 허리도 보다 빠르고 넓게 움직였다. 크리스의 허락에 온몸이 기뻐 비명을 질렀다. 추가 미친 듯이 흔들려 유두까지 당겨져 흔들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유진이 사정했다.

“하아, 하아…아읏!!!!”

크리스가 유진의 링을 아주 조금만 늘려 잡아 뺐다. 링의 좁은 곳을 유진의 퉁퉁 부은 유두가 지나며 긁혔다. 유진의 허리가 젖혀지고 묽은 액을 방출했다. 유진의 팔에 힘이 빠져 얼굴이 침대에 처박히는 것을 받아낸 크리스가 유진의 몸을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고생했어. 유진.”

유진은 대답 대신 고개를 크리스의 품에 묻었다. 크리스가 웃는지 작은 떨림이 느껴졌다. 유진의 눈이 천천히 감겼다.

유진이 눈을 뜨자 높은 천장 밖으로 새파란 하늘이 보였다. 대체 며칠 만에 보는지 모르는 바깥이었다. 평범한 하늘인데도 눈을 뗄 수 없었다. 가슴의 자극도 잊은 유진이 멍하니 입을 벌리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크리스가 말을 걸어왔다.

“잘 잤어? 유진.”

“네. 잘 잤어요.”

“기분은 어때?”

“좋아요.”

크리스가 유진의 좋다는 대답에 웃으며 다가왔다. 유진은 시선을 바로 옆의 크리스에게 옮기다가 천장을 열어 하늘과 햇빛이 들게 했으면서도 주변에 광치료기들이 잔뜩 놓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환할 때 조명 색이 무척 하얗고 밝음이 꽤나 강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에 흰색계열이 많아 놓치고 있었다. 유진은 크리스의 엄청난 세심함에 감탄하며 또 한편으로는 절망했다. 천장이 거의 완전하게 열린다는 걸 보면 장소 준비만도 몇 년이 걸렸을지 몰랐다. 그리고 광치료기라니 감금당하는 사람에겐 필수이지만 감금하는 사람 중에 이것까지 챙길 사람이 있을까.

“잠이 덜 깬 거야?”

“아뇨, 너무 좋아서…고마워요.”

한참 멍하게 있다 크리스의 질문에 정신을 바짝 차린 유진이 빠르게 수습했다. 다행히도 크리스는 자신이 준비한 것이 유진의 마음에 들어 매우 기쁜지 유진이 고맙다는 말을 하며 몸을 기대자 적당히 넘겨 주었다.

오늘은 포상의 날인지 크리스는 유진을 잔뜩 걷게 해주었고 맛있는 음식도 먹여주었다. 다만 유두와 페니스는 계속 단단하게 굳어 있어야만 했다. 유두를 죈 링이 세 개로 늘어 억지로 길이가 늘려지고 있었다. 잡아 당겨진 유두가 욱신거렸다. 방울도 그대로였다. 페니스는 기구 같은 건 없었지만 크리스가 사정까진 가지 못하게 하면서 계속 손으로 자극을 주었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쿠퍼액이 흘러 미끌거리는 것도 그대로 느껴졌다. 사실 페니스에 자극을 주지 않아도 가슴의 자극 때문에 유진의 페니스는 내내 서 있을 것 같았다.

“크리스…가고 싶어요.”

유진이 가슴을 내밀며 말하자 크리스가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왔다. 유진이 정답을 맞힌 것 같았다.

“이제 젖꼭지만 해주면 되는 거야?”

“…밑에도.”

크리스가 웃으며 유진의 맨들한 치골 쪽을 손가락으로 훑었다.

“성기요.”

“흐음.”

“페니스…?”

“유진은 잘 모르니까 그쯤 해둘까?”

크리스가 웃으며 유진의 페니스를 손으로 감싸 움직이고 유진의 젖꼭지에 끼워진 링을 이로 물어 빼내었다. 가뜩이나 부은 젖꼭지가 링에 한번, 크리스의 이에 또 한 번 긁혔다. 미칠 것 같았다. 유진의 페니스가 쿠퍼액을 줄줄 흘리기 시작했다. 너무 기분이 좋아 신음조차 내지 못하고 숨만 삼키는 유진을 꽤나 괴롭힌 크리스가 링이 다 빠지고 드러난 젖꼭지를 보며 감탄했다.

“이제 옷을 입어도 보일 거야.”

크리스의 말대로였다. 며칠째 잡아 당겨지고 계속 서 있었던 유진의 유두는 처음의 옅은 색과는 다르게 눈에 확 뜨일 정도로 붉었고 톡 튀어나와 있었다. 유진은 그제야 크리스의 의도를 제대로 알 수 있었다. 크리스는 유진의 일상생활에서도 자신의 흔적이 드러나길 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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