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Irony(2) (9/9)

유담은 김산이 예쁘게 묶어준 머리를 잡으며 난데없이 징징거렸다. 아무 말 없이 있던 이삭은 그저 웃고만 있었다. 딸의 칭얼거림도 듣기 좋았는지, 미소가 은은하기 그지없다.

“싫어.”

아이는 무엇이 싫었는지 심통을 부렸다. 이삭의 품에서 머리 묶인 게 싫다고 울기 시작했다. 결국 보다 못한 김산이 아이를 안아 들었다. 김산이 아이 뺨에 뽀뽀를 하며, 머리를 풀어주었다. 아이가 훌쩍거림을 멈추고 김산의 어깨에 뺨을 댔다. 순진무구한 눈빛으로 돌아와 뒤에서 장난을 치는 이삭을 빤히 보았다.

김산은 부쩍 큰 아이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여자아이의 머리카락이 목을 간지럽혔지만, 가만히 있었다. 더 한 것도 견디는데 이것을 못 견딜까 싶었다.

집에 도착하자, 호텔 갈 준비를 마친 이탁이 유담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려주자 아이가 강아지처럼 뛰어가 이탁에게 덥석 안겼다. 이탁이 유담을 안아 허벅지에 앉혔다. 저렇게 있으니, 영락없이 아빠와 딸이었다.

“김유담, 얼마나 놀고 온 거야. 오빠랑 놀러 가자고 해놓고. 오빠 섭섭했어.”

이탁이 특유의 능글맞은 말투로 아이를 놀리며 뺨을 꼬집었다. 아이가 배시시 웃자 이탁도 거울을 마주 보듯 웃었다.

“아가, 이리 와. 씻고 가야지.”

이삭의 말에 유담이 ‘응.’하고 대답하며 쪼르르 달려갔다. 아이가 이삭과 화장실에 들어가는 걸 확인한 김산은 방으로 갔다. 옷장을 뒤적거렸다. 이탁도 김산을 따라 들어와 옷을 고르는 모습을 관찰했다.

“김유담은 공주님처럼 입고 싶다고 난리던데.”

아이가 벌써 그런 말을 구사하나? 김산이 의아함에 눈을 깜박였다.

“공주님 같은 옷?”

김산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 이탁이 갑자기 입술에 쪽 뽀뽀했다. 김산이 멀뚱멀뚱 보다가 고개를 슥 돌려 마저 옷을 보았다. 이탁은 김산의 어깨에 이마를 기대더니 시무룩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빠는 분위기가 너무 없어.”

허리를 휘감아오는 두툼한 팔에도 김산은 무심하게 아이 옷을 골랐다.

“애가 셋이라 힘들어서 그렇다.”

“둘은 다 커서 아빠한테 잘 해주는데….”

맨살을 음란하게 만지는 손을 찰싹 때려 저지했다. 김산은 이탁에게서 빠져나와 밖으로 나갔다. 아이가 입기 편한 옷으로 들고 나왔다. 아이가 수건을 두른 채,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인형을 들고 웃고 있었다. 김산이 웃으면서 내려다보자, 유담이 자신처럼 젖은 인형을 쭉 내밀며 혀 짧은 소리로 말했다.

“코코!”

아이의 젖은 몸을 이삭이 허둥지둥 닦아주었다. 온몸이 흠뻑 젖은 걸 보아하니, 발과 손, 얼굴을 씻기는 동안에도 아이가 장난을 친 모양이었다. 김산은 아이가 옷을 입는 걸 도와주었다. 헝클어진 검은 머리도 곱게 빗겨주었다. 노란색 원피스를 입은 유담이 짧은 팔다리를 움직이는 게 병아리 같았다. 아이가 고개를 숙일 때마다 하나로 묶은 머리가 움직여 사랑스러웠다.

이탁이 현관문에서 팔짱을 낀 채 유담을 기다리고 있었다. 유담은 이탁이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아이가 인형을 안고 이탁에게 걸어갔다. 김산은 유담의 뒷모습을 차분한 시선으로 보았다. 검은 머리가 시야에서 나풀거리다가, 장막이 거두어지듯 뒤로 물러갔다. 예쁜 얼굴이 시야에 가득 찼다. 아이가 선한 눈웃음을 지었다. 자신을 향한 애정이 두텁다. 무한한 신뢰로 가득한 애정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유담이 아빠에게 인사를 하며 손을 흔들었다.

“아빠, 안녕.”

김산은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아이가 이탁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유담을 보는 이탁의 시선이 녹아내릴 듯 달콤했다. 문이 서서히 닫혔다. 햇빛이 어둠에 먹혀들어 가는 게 선명하게 보였다.

한 지점에서 빛이 소멸된 순간, 뒤에서 자신을 안아오는 팔에 김산은 숨을 천천히 들이마셨다. 느릿하고, 완강하게 올라온 손에 의해 턱이 돌아갔다. 기다렸다는 듯 입술에 포개지는, 온기를 머금은 부드러움에 손끝이 저려왔다. 입술을 여러 번, 공을 들여 빨아들이는 힘에 다리가 비틀거렸다. 우스운 일이었다. 수없이 겹친 입술이었고, 맛본 몸이었는데, 고작 이런 걸로 몸이 흔들리고 있었다. 김산은 안까지 들어오고 싶어 하는 아들의 욕구를 알아채고, 자세를 바꿨다. 이탁은 올려다봐야 했지만, 이삭은 비슷한 위치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숨이 가빠온다. 아들이 숨조차 가져갔기 때문일까. 아들의 키스가 조급해지고, 거칠어질수록 숨이 뜨거워져 감당할 수 없었다. 김산이 자신도 모르게 어깨를 잡고, 다리를 벌려 중심을 잡자 이삭이 입을 맞댄 채 웃었다. 어느새 몸이 계속 뒤로 밀려, 소파였다. 이삭은 충격을 염두 했는지, 한 팔로 허리를 감싸 안아 소파에 눕혀줬다.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지척에서 느껴졌으나 전혀 시원하지 않았다. 더웠다. 안에서 응축된 열이 키스로 폭발한 것 같았다.

김산은 고개를 젖혀 숨을 고르게 내셨다. 지금까지 자신의 손을 부드럽지만, 확고하게 잡고 있는 하얀 손을 보았다. 열기가 고인 눈을 들어 올려 아들의 팔을 더듬어 보았다. 어렸을 적, 사고를 당해 흉터가 남았지만 올곧고 예쁜 팔이었다. 아직 아기인 유담과 비교해도 뽀얀 피부가 형광등 빛을 받아 건강하게 보였다. 가느다랗게 보이지만 탄탄한 목에서 어깨, 손목까지 내려오는 선이 굵직하면서 아름다웠다. 남자답게 고혹적이고 아름다운 팔이 움직이더니, 김산의 손을 잡았다. 이삭은 김산의 위에 올라탄 주제에, 달래려는 듯 한없이 정중하게 손등에 키스했다. 눈을 감은 아들의 얼굴이 비 오는 날 수국같이 청초했다. 단정하게 자른 앞머리가 눈썹 위에서 흔들거렸다. 아들의 속눈썹이 수줍음을 타는지,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잎처럼 살랑살랑 움직였다. 입술이 떨어졌다. 낙인을 찍은 것도 아닌데, 아들의 입술이 진하게 머물고 간 자리가 뜨거웠다.

“아빠.”

김산이 대답하지 않고, 눈을 반쯤 뜬 채 멍하니 바라보자 이삭이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아들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아들이 자주 뿌리는 향수 냄새가 후각을 점령했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김산은 자동적으로 손을 들어 아들의 등을 끌어안았다.

“그거 아세요? 저희의 탄생부터, 육아, 자위, 첫 키스, 첫 섹스… 다 아빠예요.”

다정하게 속삭인 아들이 키스했다. 아들의 면 티셔츠를 잡는 손에 힘이 바짝 들어가 힘줄이 돋았다. 다리를 벌리자 아들이 안으로 파고들었다. 아들의 날렵한 코가 볼에 닿았다. 입술을 빨고, 붉은 입안을 더듬고 애무하는 키스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약을 한 것도 아닌데, 머리가 아득해졌다. 근육밖에 없는 것 같은 아들의 등을 더듬거리며 만졌다. 아들의 입에서 신음이 가느다랗게 나왔다. 고열에 신음하는 사람처럼, 뜨겁고 애처로웠다. 아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온 김산이 아들의 목에 팔을 감았다. 아들이 입술을 떼어내자, 연결된 타액이 뚝 끊겼다.

이삭이 떨리는 손길로 김산의 입술을 닦아주었다. 왜 이렇게 아들이 떠는 것일까. 텅 빈 눈으로 아들을 보는데, 이삭이 고개를 숙여 김산의 어깨에 이마를 댔다. 자신의 상체를 끌어안은 팔에 힘이 잠시 들어갔다가 스르륵 빠져나갔다. 아들은 툭 튀어나온 쇄골과 어깨 부근에 이마를 댄 채로, 가라앉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너무 좋아서, 죽을 거 같아요.”

“…죽으면 안 돼.”

김산이 대답하며 아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언제 해줬는지 기억도 안 나는 까마득한 스킨십이었다. 아이도 그것을 알아채고 가만히 있었다.

한낮의 햇살이 조각조각 쪼개져 두 사람의 몸 위에 나풀나풀 내려앉았다. 김산은 눈이 부셔 미간을 찌푸렸다. 사랑 고백을 한 사람처럼 얼굴이 붉어진 이삭이 잘 보였다. 워낙 예쁜 얼굴이라, 눈을 멍청하게 뜨고 볼을 붉히고 있는 건데도 무척 잘 어울렸다. 김산과 눈이 마주치자 이삭이 눈을 아래로 내리뜬 채, 입술을 앙다물었다.

“안 할 거야?”

김산이 무심하게 물었다. 이삭이 천천히 눈을 돌렸다. 김산은 눈을 깜박거리며 아들의 붉어진 뺨을 만졌다. 정말 아픈 사람처럼 뜨거웠다. 아들은 아빠가 만져주는 게 좋았는지, 아예 손목을 붙들고 손바닥에 뺨을 대고 있었다. 아들이 눈을 곱게 감은 모습이 인형 같았다.

“아빠 손 차가워서 기분 좋아요.”

소파에 널브러져 있는 손도 잡아올려 뺨을 감싸게 했다. 양쪽 손이 모조리 아들에게 잡혀버렸다. 아들이 내뱉는 숨이 조금씩 차분해졌다. 한결 나아진 눈으로 김산을 보던 이삭이 후련한 얼굴로 웃었다. 청초하고 아련하던 분위기가 금세 상쾌하고 활발해졌다. 이삭이 흐트러진 김산의 머리카락을 손가락 사이에 넣고 비비며 말했다.

“아빠도 하고 싶죠?”

딱히, 라고 말하려다가 김산은 한숨을 내쉬며 생각을 바꿨다. 그는 아들의 멱살을 잡고 당겼다. 이럴 땐 “싫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입으로 막는 게 더욱 효과적이었다. 아들들은 정상적으로 보이나 실은 고삐 없는 경주마와 같았다. 제어가 되지 않았다. 유일한 제어는 자신뿐이었다. 그 무엇도 필요 없었다. 자신이 배로 품고 낳은 아이들이니 바로 알 수 있었다.

가장 효과적인 건 키스였고, 그다음으론 섹스였다.

김산이 멱살을 잡고 키스해주는데도, 뭐가 좋은지 이삭은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삭은 열에 들뜬 키스를 하는 내내, 김산의 옷 안에 손을 넣어 맨살을 만졌다. 아들의 손이 최종적으로 향한 곳은 유두였다. 유두를 콱 잡은 탓에 김산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신음이 주체하지 못하고 터져 나왔다. 입술을 떼지 않아, 계속 신음이 입안에서 맴돌았다. 유두를 꼬집고, 비트는 손길에 김산이 다리를 비틀었다. 몸에 힘이 들어갔다.

“으읏….”

김산이 다리를 연신 움직이며 입술을 달싹거렸다. 유두가 민감해진 게 자기도 느껴져서 수치스러웠다. 임신하기 전부터 아이들이 열심히 물고 빨아서 예민해졌다. 그 당시에는 옷깃만 스쳐도 설 것 같았다. 이삭은 아예 상의를 확 들췄다. 벗기지 않고, 옷만 들춰서 가슴까지 훤히 드러내자 당장 자지가 설 만큼 야릇했다. 이삭은 흐트러진 머리를 쓸어 올렸다. 김산이 집요한 아들의 시선에 못 이기고 눈을 떴다. 그새 눈물이 매달려있었다.

“이젠 만져만 줘도 우네.”

수치스러운 말에 김산이 손으로 얼굴을 가리자, 아들이 손목을 잡아 눌렀다.

“왜 벌써 울어요. 앞으로 더 울 텐데.”

가만 안 두겠다는 심보가 느껴졌다. 이삭이 입술 끝을 틀어 올렸다. 김산이 눈물을 한 방울 느리게 흘리며 마른침을 삼켰다. 이삭이 양쪽 유두를 잡아 세게 비틀었다.

“아!”

“좋아요?”

이삭이 천진난만하게 웃는 얼굴로 물었다. 김산이 아무 대답도 못 하고, 고개를 젖혀 헐떡거리자 이삭이 고개를 숙여 속삭였다.

“울지만 말고 말해 봐요. 좋아요, 아빠?”

“조, 좋…아. 하아, 아앗!”

좋다는 말이 완성되자, 아들이 고개를 숙여 유륜을 빨아들이고 이로 씹었다. 아픈데 허리가 달달 떨릴 만큼 좋았다. 좋아서 미칠 거 같았다. 김산은 입을 벌리고 소리도 못 낸 채, 아들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유두를 빨아주고, 꼬집어 주는 것만으로도 쌀 것 같았다. 젖은 혀가 유두를 구슬 굴리듯 톡톡 만져주었다. 혓바닥으로 느리게 전체적으로 만져주고, 젖은 살덩어리를 물고 압력을 줘서 입안으로 빨아들였다.

“아읏!”

볼이 오목해질 정도로 세게 빨아주던 아이가 유두를 놓아주더니, 김산이 방심한 틈을 타 깨물었다. 따끔하면서 짜르르한 감각이 전신을 꿰뚫었다. 성기가 발기했다. 이삭은 김산이 입고 있는 면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 단단하게 솟은 성기를 꽉 만져주었다. 손바닥으로 마찰을 느릿하게 이어갔다. 힘든 일을 안 해본 고운 손바닥에 단단한 귀두가 닿았다. 귀두를 둥글게 만져주며 유두도 함께 빨아주었다. 한쪽만 괴롭힌 덕분에 비교될 정도로, 한쪽만 부어오르고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아직 빨아주지 않은 유두에 더운 숨이 닿자 김산이 눈을 반쯤 뜨고서 숨을 불규칙적으로 내뱉었다.

“하아…!”

아이의 입술이 닿았다. 김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유두를 자기 것처럼 갖고 노는 농밀한 혀 놀림에 손이 움찔 떨렸다. 아이가 손을 맞잡아왔다. 김산이 힘을 줘 잡자, 아이가 유두를 빨면서 웃었다. 쪼옥, 하고 유두를 흡입하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귀를 적셨다. 입술을 뗀 아이가 고개를 숙여 재차 빨아댔다. 방금 전 빨아줬던 유두는 에어컨 바람에 맞아 말랐지만, 열기는 여전히 있었다. 아이가 손가락으로 괴롭히고 있었다. 다른 곳은 내버려 두고, 예민한 유두만 건드는 아들이 얄미웠다. 이러다가 얇은 피부가 벗겨져 쓰릴 것 같았다. 김산은 깍지를 풀고 아이 이마를 밀어냈다. 김산은 붉어진 얼굴로 아들을 멍한 눈을 보며 입을 열었다.

“아파….”

타액으로 흠뻑 젖은 입술을 혀를 내밀어 핥은 아들이 야릇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박아줄 때보다 안 아프잖아요.”

“…그거랑 다르게 아파.”

김산이 중얼거리며 소파에 머리를 댔다. 유두가 아릿하게 아팠다. 정말 피부가 벗겨진 건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아플 리가 없었다.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아이는 김산의 발그레한 뺨을 매만지더니 싱긋 웃었다. 아이가 바지를 훌렁 벗겼다. 속옷도 함께 내려서 다리가 한순간에 드러났다. 김산이 활짝 다리를 벌린 게 부끄러워 오므리려 했다. 그러나 아이가 손목을 잡아당겼다. 상체가 위로 올라갔다. 턱 끝까지 올라가 있던 셔츠 자락이 흘러내려 배를 가렸다. 티셔츠만 입은 채로 소파에 앉아 아들을 빤히 보았다. 수없이 몸을 섞었으면서 이럴 때는 순진하게 구는 아빠의 얼굴이 좋아 이삭은 피식 웃었다. 이삭은 마주 앉아 아빠를 보고서, 입술에 쪽 소리 나게 키스했다.

“우리 새로운 거 해볼까요?”

김산의 얼굴이 차츰 굳어갔다. 아이들이 새로운 것을 얘기할 때마다 진저리가 났다. 호텔에서 이상한 성인용품을 달고 몇 시간을 견뎌야 했던 때나, 구슬을 넣었을 때가 생각났다. 김산이 추위를 타는 사람처럼 몸을 떨었다. 이삭이 걱정 말라는 듯, 안아서 등을 토닥여주었다.

“아픈 거 아니에요.”

김산을 다정하게 달래준 이삭이 뺨에 키스해주었다. 아이는 붉은 기가 남은 뺨을 사랑스럽다는 듯이 보고는, 김산을 천천히 소파에 눕혔다. 김산은 체념한 듯 한숨을 내쉬며 눈을 깜박거렸다.

“아빠, 서로 자지 빨아주기 해요. 사이좋게. 좋죠?”

서로 자지를 빨아주는 자세를 연상한 김산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런 기이한 자세는 본 적도 없고, 해본 적도 없었다. 각자의 성기가 얼굴에 닿아있는 자세를 떠올린 김산은 아이를 바라보며 안절부절못했다.

“그냥 내가 빨아줄게.”

“아빠만 빨아주면 무슨 재미예요. 같이 맛봐야죠.”

아이가 친절하게 웃으며 설명했다. 재미는 너 혼자 보라고 해주고 싶었는데, 모든 말을 마친 아이가 김산의 가랑이에 얼굴을 처박았다. 날렵하고 군더더기 없는 동작에 김산은 숨을 멈췄다. 달아오른 숨결이 귀두에 닿고, 그 뒤 축축한 점막이 귀두를 감싸는 게 느껴졌다. 황홀한 감각이었다. 아래부터 올라오는 쾌감에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알아서 벌어졌다. 이삭의 듣기 좋은 웃음소리가 허벅지 살에 부딪히며 나부꼈다. 뿌리 부분을 잡은 이삭이 입을 크게 벌려 김산의 성기를 잔뜩 빨았다. 추웁, 춥하고 점막과 단단한 살덩어리가 달라붙는 소리가 김산의 귓가에 닿았다.

“아흑, 아… 더….”

아들의 성기를 힘없이 잡은 채, 김산이 덜덜 떨며 중얼거렸다. 위에 엎드려서 김산의 성기를 애무하던 이삭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이삭의 입술과 턱, 뺨 부근이 흠뻑 젖어 무척 야했다.

“아빠, 자지 빠셔야죠. 아빠가 하실 일이 지금 그건데, 안 하시면 어떡해요.”

아들의 느긋한 명령에 김산이 입을 열어 위에서 꺼덕거리는 성기를 머금었다. 입을 벌리자 이삭이 성급하게 성기를 위에서 아래로 처박았다. 목젖을 직격으로 찌르는 두텁고 긴 성기에 김산이 기침했다. 목이 벌써부터 아팠다. 목구멍을 이용해서 아들들의 성기를 받아들이는 건, 언제나 해도 버겁고 힘든 일이었다. 김산이 기침을 하며, 손톱을 세워 단단한 허벅지를 긁어도 이삭은 멈추지 않았다. 목구멍을 확장시키는 성기에 김산은 괴로움에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러자 이삭이 달래려는 듯 혀를 내밀어 기둥을 슥 핥아주었다. 몸이 저린 것처럼 떨려왔다.

아들의 성기를 빨아서 괴로운데, 반대로 아들이 성기를 빨아줘서 미치도록 좋았다. 눈이 점점 풀렸다. 성기는 수치도 모르고 벌떡 서서 기대감에 축축하게 젖어갔다. 이삭이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을 빠는 것처럼 입을 벌려 게걸스럽게 성기를 핥았다. 침이 뚝뚝 흘러 음모와 고환에 떨어져 고였다. 그 감각이 피부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인식되어 쾌감이 배가 되었다. 김산은 아들의 성기를 잡은 채 울었다.

자신이 해주는 것보다 저렇게 당할 때, 견디는 게 힘들었다. 좋아서 그저 울고 싶은데, 아들이라서 마냥 좋아할 수 없는 희미한 윤리관이 그를 괴롭혔다. 김산이 성기를 빠는 둥, 마는 둥 하면서 헐떡거리자 이삭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이삭이 몸을 들어 포개듯 김산 위에 엎드렸다. 김산의 눈에 가득 고인 애처로운 눈물을 닦아준 이삭이 입술에 부드러운 키스를 남겼다.

“이런 게 부끄러워요?”

김산이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돌렸다. 이삭이 턱을 잡아 돌렸다. 눈을 반쯤 감고서 숨을 터트리던 김산은 아들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유혹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유혹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빠의 몸 전체가 유혹이었다. 이삭은 자신의 어깨와 목 부근에 맴도는 손을 잡아 내렸다. 열기가 남은 건조한 손바닥에 입술을 내렸다. 이삭이 손바닥에 아릿한 키스를 남기며 눈을 떴다. 깊이가 보이지 않는 투명한 갈색 눈에 사로잡힌 김산은 다리가 들리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이삭은 아빠의 두 다리를 어깨에 걸치고서, 짙은 분홍색으로 물든 입안에 손가락을 넣었다. 입에 들어온 것을 김산이 반사적으로 빨았다. 이삭은 김산의 혓바닥을 슬슬 눌러보고, 잡아보았다. 손가락에 힘을 줘, 입을 벌리게 했다. 장미보다 붉고 음란한 구멍이 보였다. 저 안에 성기를 마구 처박고 싶었다. 정액을 아빠 몸 곳곳에 퍼트리고 싶었다. 자신의 음심을 감추지 않은 이삭은 아빠의 입안을 손가락으로 애무했다. 손가락으로 느끼는 부위를 만져주자 김산의 몸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그 부근을 슬슬 손끝으로 매만지자 김산의 눈빛이 바뀌었다. 그저 어서 박아주길 바라는 눈빛이었다.

김산은 자신의 입안을 희롱하는 아들의 손놀림에도 가만히 있었다. 김산이 고인 침을 삼키고서, 아들의 손가락을 애무하자 이삭은 여우 같은 눈웃음을 살포시 지었다.

“넣어줘요?”

이삭은 끝까지 젖은 손가락을 빼내, 아래 구멍에 처박으며 말했다. 단번에 손가락 두 개를 넣었는데도 김산이 무리 없이 조였다. 김산은 숨을 느리게 내쉬며 손을 바르작거렸다. 이삭은 갈 곳을 잃은 손을 잡아 자신의 목에 댔다. 김산이 눈을 감고서 아들의 목에 팔을 감았다. 이삭은 고개를 숙여 침으로 범벅이 된 입술을 핥아주며 아래 구멍을 맛보았다. 마디가 툭 튀어나온 손가락에 점막이 달라붙었다. 그뿐만 아니라 구멍이 강도를 달리해 손가락을 마음껏 조였다. 손톱이 보일 때까지 빼낸 후, 끝까지 단숨에 박아 넣자 김산이 흡, 하고 숨을 멈췄다. 이삭은 연신 입술에 뽀뽀를 하며 아빠를 달랬다. 푸욱, 푹하고 구멍을 오가는 손가락이 빛을 받아 어둠 속에서 번들거렸다.

“아빠, 두 개로는 모자라죠?”

“으응… 아….”

김산이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를 젓자, 이삭이 키득거리며 웃었다.

“아, 물론 손가락 두 개요. 자지 두 개는 우리 아빠가 너무 좋아해서….”

그 사이 손가락이 하나 더 들어왔다. 내부가 서서히 차는 느낌에 입안이 말라간다. 기대감, 두려움, 약간의 떨림이 가슴에서 뒤섞여 김산을 지배했다. 김산이 눈을 질끈 감고서 입을 열었다.

“하, 할 거면 얼른….”

김산이 더듬거리며 중얼거렸다. 이삭은 눈을 가늘게 뜨고서 김산의 몸을 감상했다. 티셔츠가 턱 끝까지 올라가 훤히 하얀 배와 가슴을 드러내고 있었다. 물고 빨아서 부어오른 유두는 붉게 변해있었다. 가슴 주변도 군데군데 붉게 물들었다. 갈색 머리가 붉은 뺨 위에 메마른 잔디처럼 붙어있었다. 이삭이 천천히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자, 베어 물면 붉게 흘러내릴 것 같은 뺨이 보였다. 뺨을 엄지로 느리게 만지자 김산이 수치심에 감았던 눈을 떴다. 유난히 큰 검은 눈동자가 눌렀던 감정을 분출했다. 김산의 입술이 움직였다.

“해 줘.”

분출된 욕구를 조절하지 못하는 목소리에 이삭이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었다. 구멍에서 노닐던 손가락을 빼낸 이삭이 둔부를 잡아 벌리며 속삭였다.

“아빠가 직접 벌려보실래요?”

김산의 손을 잡아 엉덩이 살을 잡게 했다. 김산이 예쁘게 웃는 아들을 보기 힘들었는지, 입술을 꽉 깨물고 눈을 감았다. 김산이 떨리는 손으로 엉덩이를 벌렸다. 이삭은 웃음기 배인 눈을 내려 주름을 모았다가 피는 구멍을 보았다. 하얀 엉덩이에 가려졌던 구멍이 붉은 속살을 내비치고 있었다. 빨리 자지를 달라는 듯, 애타게 조임을 보여주었다. 이삭은 그 응답에 보답하듯, 쿠퍼액으로 번들거리는 자지를 잡고 아빠의 구멍에 비볐다. 주름에 귀두가 닿았다. 김산이 무의식적으로 기대감에 침을 삼켰다. 입이 벌어지더니 헉헉거리는 숨소리가 들렸다. 이삭은 고의적으로 웃음을 흘리며 입구에 귀두를 위아래로 비볐다. 메마른 구멍 입구가 축축하게 젖어갔다. 이삭은 왼손으로 판판해진 가슴을 매만졌다. 손바닥에 유두가 비벼졌다. 김산이 눈을 크게 뜨더니, 곧 일그러뜨리며 울었다. 이삭은 손바닥으로 유두를 눌렀다가, 비비면서 귀두를 천천히 안으로 밀어 넣었다. 넣기만 했을 뿐인데, 벌써부터 구멍이 좋아서 난리였다. 더 이상 진입할 수 없을 정도로 조였다. 그토록 숱하게 자지를 먹어본 구멍인데, 늘 넣을 때마다 이 난리였다. 이삭은 도톰하게 올라온 유두를 꼬집으며 이를 악물고 성기를 계속 넣었다. 달라붙는 점막을 거부하며 성기가 더 좁은 곳을 향해 진입했다. 유두를 꼬집고, 풀어주기를 반복하자 조임의 세기가 강해졌다.

“으으… 하앗!”

“아직 다 안 넣었어요.”

다 넣은 줄 알고 안심한 듯, 숨을 내쉬던 김산의 가슴을 매만지며 이삭이 냉정하게 말했다.

“흐윽, 아, 아파….”

김산이 감았던 눈을 뜨면서 울먹거렸다. 평상시엔 약간의 흐트러짐조차 허용하지 않던 아빠가 잠자리에선 야하게 다리를 벌리고, 쉽게 우는 모습이 이삭의 흥분을 고조시켰다. 이삭은 팽팽하게 당겨진 하얀 허벅지 안쪽을 뚫어지게 보았다. 좁은 구멍 안으로, 먹혀들어 가는 자신의 성기가 보였다.

자신이 있었던 근원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실로 흥분되는 일이었다. 자신을 낳아준 창조자를 다시 범하고, 임신시키는 일은.

아버지는 자신의 모든 일의 처음이었다. 걸음마, 말하는 것, 산책, 자전거 타는 법, 횡단보도를 건널 때 손을 드는 법…. 더 나아가서 자위의 대상이 되어주었고, 자위하는 법을 알려주었고, 자신의 첫 섹스 상대였다. 마침내 자신의 아이까지 낳아준 아버지였다. 사실 유담의 아버지는 누군지 모른다. 이탁이나, 이삭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상관없었다.

어차피 둘은 아버지의 뱃속을 공유한 쌍둥이였다.

“다 들어갔어요. 어때요?”

“으, 응… 좋아…. 하아….”

이삭은 자신의 성기가 들어찬 아빠의 아랫배를 보았다. 판판한 복근밖에 없었다. 이삭은 움직이지 않고 배를 만져보았다. 어디까지 들어갔을까. 자신의 성기가 제법 긴 편이니 배꼽까진 들어가지 않았을까. 무심히 생각하던 이삭은 아빠의 손목을 잡아 배를 누르게 했다. 김산이 눈을 돌려 이삭을 보았다. 눈물이 툭, 떨어진다. 이삭이 입술 끝을 유려하게 올려 웃으며 말했다.

“아빠, 어디까지 들어갔어요?”

“…모르…아!”

모르겠다고 중얼거리는 김산의 말이 듣고 싶지 않아, 이삭은 손목을 잡아 성기가 삽입된 구멍을 만지게 했다. 확 벌어진 구멍이 성기를 만지는 게 손끝으로 느껴졌다. 김산의 얼굴이 타들어 갈 것처럼 붉어졌다.

“여기서부터, 어디까지 들어간 거 같아요?”

이삭은 진지한 얼굴로 김산의 배를 보며 물었다. 아이가 손목을 강압적으로 잡아 배에 올렸다. 고통과 쾌감에 의해 곱아든 손가락을 강제로 피게 해서 어디까지 들어왔는지 만져보라고 명령했다. 김산의 손가락이 피아노 건반을 오가는 것처럼 복근 위를 움직였다. 그의 손가락이 촘촘한 근육을 가로질러 한 지점에 닿았다. 아마 이쯤 정도일까. 사실 김산도 어디까지 들어왔는지 잘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아이의 성기는 너무 깊이 들어와 자신의 내장을 짓누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여기….”

아이가 곧고 긴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보더니 빙그레 웃었다. 이삭이 김산을 따라 자신의 손가락도 그곳에 두고, 꾹꾹 눌렀다. 김산은 손으로 얼굴을 폭 가렸다. 자그마한 얼굴이 큰 손에 완전히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이삭은 손목을 잡아 내렸다. 울먹거리는 얼굴이 시야에 보름달처럼 차올라 눈을 뗄 수 없었다.

입술을 달싹거린 이삭이 허리를 좀 더 숙였다. 삽입이 깊어지자 김산이 헉, 하고 숨을 마셨다. 구멍이 빠듯하게 열렸다. 붉게 달아오른 점막이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듯, 성기에 끈끈하게 달라붙었다. 귀두가 미끄러지듯 파고 들어가 느끼는 지점을 비비자 김산의 어깨가 굳었다. 소파에 널브러진 손가락 끝이 움찔거린다. 가지런하고 풍성한 속눈썹에 눈물이 매달리기 시작했다. 김산의 모든 변화를 눈여겨본 이삭이 웃으며 성기를 반쯤 빼냈다. 점막이 떨어지자 안에 불을 붙인 듯 홧홧하게 달아올랐다.

“하윽!”

자신의 어깨에 걸쳐진 다리에도 힘이 들어가면서, 동시에 이삭을 안으로 빨아 당겼다. 본능적인 움직임이었다. 아빠가 자신을 원하고 있었다. 자신과 연결된 내부가 자지를 음미하며 빨아들이고 있었다. 김산의 목이 뒤로 젖혀지면서, 목젖이 흔들리는 게 보였다.

“아아…아! 아, 흣, 아앗!”

신음소리가 한없이 달다. 이삭은 성기가 푸욱,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파묻었다. 성기가 좁아 든 안을 파헤치며 들어오자 내부가 힘껏 성기를 조였다.

“아아아! 조, 좋아…! 아흑, 아… 좋아…!”

“좋아?”

이삭이 탁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되물었다. 김산이 눈물로 어룽거리는 눈을 깜박거리더니, 흐느끼며 대답했다.

“으응…좋아… 아, 아앗!”

이삭이 허리를 좀 더 세워 푸욱, 찍어 내렸다. 김산의 눈이 부릅떠졌다. 이삭은 줄 끊긴 인형 같이 흔들거리는 손을 잡았다.

좋다고 흐느끼는 아빠가 이럴 때 약해 보여서 잡아주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았다. 김산은 울면서도, 자신을 파멸로 몰아붙인 아들의 손을 잡았다.

결코 끊을 수 없는 천륜이었다. 끊고 싶어도 끊어질 수 없는 관계였다.

“하아, 아, 거기, 으, 아아…!”

쉬지 않고 연달아 그 부근을 찔러주는 성기에 김산이 엉엉 울었다. 너무 강한 자극이었다. 차 안에서 이탁이 누워서 찔러줄 때와 똑같은 감각에 시달렸다. 성기는 진작 사정했고, 다시 일어서고 있었다. 이삭은 위아래로 흔들거리는 아빠의 얼굴을 홀린 듯이 보았다.

정말 사랑스러웠다. 딸이자 동생인 유담을 볼 때와 다른 느낌의 사랑스러움이었다. 너무 잘 느껴서, 넣어주기만 해도 헐떡거리며 우는 얼굴이 사랑스러워 참을 수 없었다.

“원래… 이렇게 잘 느껴요? 다른 남자들도?”

이삭이 짓궂게 웃으며 물었다. 김산은 고개를 저었다. 우느라 대답을 못 하는 듯했다. 울어서 목소리가 어느새 잠겨있었다. 이삭은 뿌리까지 깊게 넣어 안에 사정한 후, 성기를 느리게 빼내었다. 성기의 모양대로 길이 난 구멍이 입구를 오물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자 성기가 재차 힘을 얻었다.

이삭은 지쳐서 늘어진 김산을 엎드리게 한 후, 발기한 성기를 매만지고 곧장 찔러 넣었다. 바로 느끼는 부근을 만져주자 김산이 소파를 긁어내렸다.

“…아앗!”

“아빠, 원래 다른 남자들도 이렇게 잘 울어요? 아빠만 잘 우는 건가?”

“몰라… 흐응…읏!”

김산의 옆얼굴을 빤히 보던 이삭이 환하게 웃었다.

“저도 몰라요. 아빠하고만 해서, 다른 사람이 어떤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아빠 외에는 알고 싶지도 않아요.

속으로 그 말을 중얼거린 이삭은 김산의 하얀 엉덩이가 붉어질 때까지, 허리를 움직였다. 내부의 감각이 성기에 의해 마모되어 갔다. 김산은 안에서 지속되는 마찰에 결국 눈을 감았다. 마찰이 불러일으키는 쾌감이 너무 강했다. 온몸이, 정신이 감당할 수 없었다.

‘아빠, 사랑해요.’

마지막으로 생각난 말은 절절한 사랑 고백이었다. 아이와의 잠자리 기억은 드문드문한데, 오로지 그것은 선명하게 기억났다.

*

드디어 짧고 강했던 장마가 막을 내렸다. 세상은 하늘에서 청소라도 한 것처럼 반짝거렸다. 햇빛이 알알이 걸린 이파리들이 빳빳하게 서서 존재를 과시했다. 가끔 바람이 불면, 자기들끼리 부딪혀 햇빛이 이리저리 움직여 다른 이파리에 달라붙었다. 간혹 빈틈이 생길 때면 바람이 그 사이로 미끄러져 내리고, 그 위를 햇빛이 타고 내려와 지면에 떨어졌다. 그러면 마치 하늘에서 다이아를 녹여 뿌린 것 같은 찬란한 광경이 만들어졌다.

한적하고 아늑한 광경 속에 고급스러운 세단이 끼어들었다. 난데없는 침입자였으나, 은은한 검은 광택을 자랑하는 덕에 눈에 띄는 것 없이 광경에 녹아들었다. 세단은 외부인 전용 주차장에 멈췄다.

잠시 후, 뒷좌석에 한 남자가 내렸다. 마침 바람이 불어 남자의 검은 머리를 헤집고 지나갔다. 남자는 길게 뻗은 손가락으로 어지럽게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했다. 남자는 가벼운 옷차림이었다. 아무런 장식도, 무늬도 없는 단순한 검은 티셔츠에 하얗고 예쁜 발목이 드러난 앵클 팬츠를 입고 있었다. 늘 왁스로 고정해서 올리던 머리도 내린 터라, 그의 나이보다 훨씬 어리게 느껴졌다.

“덥다.”

남자는 뜨거운 지면에 질색하며 중얼거렸다. 슬슬 치밀어 오르는 남자의 짜증을 알아챈 건지, 운전석에 있던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가벼운 옷차림에 선글라스를 쓴 남자와 달리, 운전석에 내린 남자는 각 잡힌 정장을 입고 있었다. 정장을 입은 남자가 양손 가득 집을 챙겨서 다가왔다.

“대표님, 선물 놓고 내리셨습니다.”

“맞다, 선물.”

그는 남자의 손에서 선물을 받아들었다. 정장을 입은 남자는 다소곳하게 손을 모으고 대표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선글라스를 쓴 터라 대표의 눈이 보이지 않아 초조했다. 평상시엔 나른하고 유들유들한 대표지만, 언제 기분이 틀어질지 몰라 조마조마했다.

대표의 입술이 유려하게 움직였다. 그는 기분 좋은 듯,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서 비서에게 말했다.

“차 키 내놔.”

비서가 차 키를 곱게 내밀었다. 키를 받아 주머니에 쑤셔 넣은 남자는 비서의 어깨를 토닥여주고서 말했다.

“퇴근해.”

“예, 대표님.”

“참, 큰형한텐 가족 여행 못 간다고 알려줘.”

대표의 가족은 매년 여름과 겨울에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사 남매뿐만 아니라 아내들과 남편, 자식들도 동참했다. 최희서는 이혼 전까지 강도윤과 최여정과 함께 가족여행을 다녀오곤 했으나, 올해는 여정이 해외로 엄마인 강도윤과 떠났기 때문에 갈 이유가 없어졌다. 최희서가 못 간다고 하면 큰형 최희가 무척 실망할 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은 다른 가족과 단란함을 느끼고 싶었다.

지금은 주말 오후 한 시. 이 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번듯한 대기업에 다니는 이삭과 이탁도 집에 있는 시간이었다.

가족상봉하기에 정말 적절한 시간이었다. 두 아들의 경악스러운 반응보다 덤덤하면서 은근히 짜증을 낼 김산의 얼굴이 보고 싶었다. 생각만 해도 사타구니가 아파왔다. 최희서는 속에서 넘치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조금씩 나눠서 입 밖으로 흘려보냈다. 다행히 아파트 단지에 아무도 없었다.

최희서는 마치 자신의 집인 것처럼 능숙하고 빠르게 김산의 가족들이 사는 아파트로 들어갔다. 어렸을 땐 아버지 소유 섬에서, 사춘기는 자신만의 고급 저택에서, 그리고 결혼 후에는 웬만한 학교보다 훨씬 큰 저택에서 생활하는 최희서에게 서민 아파트는 신기한 느낌이었다. 어떻게 수많은 사람이 닭장 같은 아파트에서 모여 살 수 있을까. 겉에서 봤을 땐 좁아 보였는데, 막상 들어오니 내부가 아늑했다. 그래도 최희서 기준에선 싸구려였다. 이 아파트도 서민들 기준으론 상당히 비싸다고, 비서가 넌지시 말해줬던 것이 기억났다.

최희서는 선글라스를 벗으며 혀를 찼다. 그렇게 많은 돈을 줬으면 펑펑 쓸 것이지…. 자신의 집도 처분한 걸 보면, 돈이 꽤 있을 텐데 그걸 한심하게 모아놨다가 애들에게 준 김산이 한심했다.

결국 그 돈은 아이들에 의해 공중분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그 사실을 과연 김산이 알고 있을까. 최희서는 기대감에 찬 눈으로 배시시 웃었다.

성년후견제도를 이용해 김산을 아무것도 못 하게 만든 아이들이 대단해 보였다. 성년후견제도는 쉽게 통과되는 것이 아니었다. 까다롭고 꽤 귀찮은 절차를 하나하나 통과해서 끝내 김산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은 아이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그 정도면 정말 열렬한 사랑이었다.

자기 아빠가 몸 바쳐서 얻은 돈을 한순간에 날려버린 걸 알았을 때, 최희서는 약간 당황했다. 물론 생활에 타격이 올 정도로 돈을 날리진 않았으나 남들은 가져보지 못한 돈을 아무렇지 않게 날리는 대범함에 웃음이 나왔다.

아들들이 일을 저질렀으니, 수습은 이제 본인이 해줘야 할 때였다. 이혼도 했겠다, 김산의 몸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줬겠다…. 눈을 번뜩인 최희서는 띵, 소리를 내며 도착한 엘리베이터 문을 바라보았다. 엘리베이터가 스르륵 열렸다. 천천히 올라탄 그는 선물을 꼭 쥐고서, 머리에 익힌 층수를 눌렀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사이,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최희서가 내려서 고개를 우측으로 틀었다. 걸음을 옮겨 문 앞에 섰다. 여느 집과 같은 도어락이 설치되어 있었다. 허리에 손을 올리고 고민했다.

벨을 누를까. 아니면 미리 가져온 카드키로 문을 열까.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최희서는 카드키를 가져다 댔다. 최희서는 문고리를 잡아당겼다. 문이 부드럽게 열렸다. 최희서가 운동화를 벗고, 막 발을 놓을 때쯤 사박사박 거리는 발소리가 들렸다. 최희서는 현관과 쭉 연결된 통로에서 무심한 얼굴로 서 있는 김산을 발견했다. 김산은 무감한 얼굴이었고, 두 아들은 난데없는 아름다운 침입자에 상당히 당황한 얼굴이었다.

이래서 연륜이 중요한 법이다. 김산은 자신에게 수없이 당해서인지 당황하지도 않았다.

“안녕, 자기야.”

최희서는 손을 들어 흔들었다. 김산이 천천히 팔짱을 끼며 어디 한번 해보라는 눈빛을 보냈다. 서늘한 눈매에 서서히 감도는 감정에 최희서는 만개한 꽃처럼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희서 왔어요.”

노래를 부르듯 산뜻하고 수줍음이 가득 배인 음성에 이삭과 이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반대로 김산의 얼굴은 무뚝뚝하기 그지없었다.

“그대로 나가.”

김산이 빠르게 다가와 멱살을 틀어잡으며 싸늘하게 말했다. 최희서는 소리 내서 웃으며 김산의 손목을 잡았다. 손목이 예전보다 말라 있었다. 최희서는 손에 든 선물을 내려놓고서, 김산의 손목이며 팔뚝, 배를 만지며 태연하게 말했다.

“우리 자기 왜 이렇게 말랐어. 내가 일부러 몸 관리하라고 시간도 줬잖아.”

“네가 언제.”

“왜 이래, 새삼스럽게.”

최희서는 김산의 목에 팔을 감으며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속삭였다. 김산의 눈이 점점 가라앉았다. 화를 내고 싶은데, 집에 아이들이 있으니 화를 낼 수 없는 처지라 눌러 참는 게 보였다. 정말 고지식하고 재미있는 김산이었다. 이럴수록 더 깔아뭉개고 박고 싶은 걸 모르는 눈치였다. 최희서는 손을 내려 김산이 엉덩이를 꽉 틀어잡았다.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정신적 바람도 허용치 않는 최희서였던지라 이 엉덩이를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드디어 마음껏 생각하고, 맛볼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우리가 단순한 사이도 아니고…. 얼굴 보러 올 수도 있는 거잖아? 겸사겸사 자지도 맛보면 좋은 거고…. 아, 설마 아들들하고 구멍동서 된 게 싫어서 그런 거야?”

김산의 분노가 폭발했다. 구멍동서라는 저급한 말에 김산이 주먹을 힘껏 쥐고, 최희서의 얼굴을 갈긴 것이다. 뼈와 뼈가 부딪히는 빡, 하는 소리가 집에 크게 울렸다. 간식을 먹고 있던 유담이 쪼르르 달려 나왔다. 이탁이 아이를 안아 방으로 데리고 갔다. 유담이 “오빠?”하고 이탁에게 물었지만, 이탁은 아이가 최희서를 보지 못하게 막았다. 이삭은 아빠를 말려야 하나, 고민하다가 내버려 두었다. 최희서가 맞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김산에게 처음 한 대 맞아준 최희서는 민첩하게 고개를 틀어 다음 주먹을 피했다. 머리를 노리는 발차기를 피한 최희서가 김산의 멱살을 잡아 벽으로 밀쳤다.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답지 않게 차가운 시선으로 최희서를 노려보던 김산이, 최희서를 품으로 끌어당겼다. 엄청난 힘에 억압된 최희서가 도망가려 했으나, 김산이 더 빨랐다. 김산이 최희서의 복부에 짧고 빠르게 주먹을 먹여주었다. 최희서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천천히 상체를 숙였다. 김산이 주먹을 거두고 뒤로 물러나자 최희서가 얻어맞은 부위를 감쌌다. 최희서는 손을 뻗어 김산의 고운 발목을 꽉 잡았다. 집요하고 끈질긴 최희서의 행동에 김산은 허탈한 숨을 내뱉었다. 고개를 숙이고 고통을 인내하던 최희서가 벽에 몸을 기대어 앉았다. 길고 묵직한 숨을 흘린 최희서가 그답지 않게 처연한 미소를 지으며 김산을 보았다. 얻어맞은 뺨이 빨갛게 부어있고, 아파서 미간을 찌푸리는데도 얼굴이 예뻐서 김산은 순간 당황했다.

“산아, 나 지금 너무 슬프다.”

뜬금없는 말에도 김산은 방심하지 않았다. 최희서는 또라이였다.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초조함과 불안함에 주먹을 다시 쥐는데, 최희서가 눈물이라도 흘릴 것처럼 눈을 깜박거리며 씁쓸하게 말했다.

“우리 산이, 나이 먹었나 봐. 예전엔 네가 때리면 정말 아팠는데, 이젠 별로 안 아파. 나 진짜 너무 슬퍼.”

최희서가 정말 슬퍼 보여서 김산은 할 말을 잃었다. 최희서가 툭 건들면 눈물을 흘릴 것 같은 눈을 내리깔고, 자조적으로 중얼거리는 모습이 동양화의 서글픈 미인 같았다. 그러나 김산은 속지 않았다. 그의 입에서 절로 ‘미친 새끼.’란 말이 맴돌았다. 이삭도 마찬가지였으나, 아빠와 마찬가지로 아직 어린 유담이 있는 집에서 욕을 하고 싶지 않았다. 아이는 지켜줘야 했다. 최희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도, 유담이 놀랄까 봐 화를 내지 못했다. 이삭은 어린 딸이 들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을 꾹 누르고서, 아빠의 넓은 어깨를 잡고 속삭였다.

“아빠, 최희서 미쳤어요. 상대하지 마요.”

하지만 낮은 말이라도 최희서가 듣기에 무리는 없었다. 미쳤다는 말에 최희서가 아픈 배를 잡은 채 웃었다. 미친 사람처럼 웃는데도 목소리가 워낙 좋아서 듣기 괜찮았다. 벽을 짚고서 좀비처럼 일어난 최희서가 앓는 소리를 내며 허리를 쭉 폈다. 그는 앳된 얼굴의 이삭을 빤히 보더니, 자신의 턱을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비싼 도자기를 품평하듯 냉정했다.

“내가 미친 건 맞지만, 너희들도 만만치 않잖아.”

이삭이 말없이 최희서를 노려보았다. 자신을 만들어준 아버지를 보는 눈이 아니었다. 저 눈빛은 연적을 보는 눈이었다. 예상했던 대로의 반응이라 최희서는 그저 웃길 뿐이었다.

“부모 취급은 바라지 않았지만…. 적어도 은혜는 갚아야 할 거 아니야? 응?”

최희서는 뻐근한 뒷목을 매만지며 눈웃음을 살포시 지었다. TV에서 가끔 보여주던 영업용 눈웃음에 이삭은 어깨를 흠칫 떨었다. 요사스러운 메두사를 본 느낌이었다.

“무슨 일이야?”

나오고 싶어 하는 유담을 겨우 달래 방에 놓고 온 이탁이 빠르게 다가와 물었다. 이삭은 아무 말 없이 최희서를 보다가, 이탁의 어깨를 잡고 귀에 대고 속삭였다. 이삭을 통해 말을 들은 이탁의 눈빛이 묘하게 변했다. 키와 체격을 빼면 외모가 별반 다르지 않은 이삭과 이탁을 하찮다는 듯이 바라본 최희서가 고개를 돌렸다. 그의 뜨거운 시선이 닿은 곳에는 김산이 있었다. 김산은 아들 둘과 아빠의 대치를 방관자처럼 바라보며 무심히 있을 뿐이었다.

“애들 착하다며?”

“내가?”

김산이 되물었다. 눈살을 찌푸리던 김산이 이삭과 이탁의 유전자 제공자인 최희서를 보며 말했다.

“너 닮아서 개새끼야.”

담담한 말투에 최희서는 박장대소했고, 이삭과 이탁은 얼굴이 붓기 시작한 최희서를 한심하다는 듯이 보았다. 웃음이 점차 사그라졌다. 언제 웃었냐는 듯 말끔한 얼굴이 된 최희서가 얻어맞은 뺨을 매만지며 눈을 들었다. 최희서의 말간 갈색 눈과 마주한 이탁이 싱긋 웃었다. 거울을 통해 얼굴을 보는 것 같은 기묘한 느낌이었다. 이탁은 결코 환영할 수 없는 침입자를 쫓아내기 위해 걸음을 옮기는데, 저 멀리서 산들바람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문틈으로 네 사람을 관람하던 유담이 호기심을 못 참고 다람쥐처럼 뛰어나온 것이다. 김산은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아이가 넘어질까 봐, 놀라서 달려가 아이를 안았다. 최희서가 아이에게 다가갔다. 아이는 오빠들과 흡사한 얼굴을 한 최희서를 보고 흠칫 놀랐다. 최희서가 웃으면서 하얀 뺨을 만졌다. 햇빛을 베어 문 것 같은 상큼한 미소에 아이의 눈이 커졌다.

“안녕, 아가야.”

유담이 꺅, 소리를 내며 김산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 다정한 목소리와 달리 눈빛은 무생물을 보는 듯 무신경했다.

“산이 성공했네.”

최희서가 둥글둥글한 아이 머리를 보며 산뜻하게 말했다. 김산은 헛소리하지 말라는 엄한 눈빛으로 최희서를 보았다. 최희서는 시야에 들어온 아이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매만지며 입을 열었다.

“기억 안 나? 어렸을 때, 네가 나한테 그랬잖아. 너 닮은 딸 갖고 싶다고.”

“기억 안 나.”

김산이 냉정하게 말하며 최희서 어깨를 밀어냈다. 최희서는 순순히 밀리지 않았다. 그는 정말 평범한 부부인 것처럼 김산에게 다정하게 다가가, 그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김산은 힘을 줘서 버텼다.

“난 기억 잘 나. 네가 임신할 수 있다고 나한테… 악!”

김산은 더 이상의 말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최희서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짧은 비명을 지른 최희서가 정강이를 매만지며 소리쳤다.

“씨발! 아프다고!”

애 앞에서 절대 욕은 안 한다는 철칙이 있는 김산이 긴 다리로 최희서를 또 때렸다. 얻어맞은 최희서가 비명도 못 지르고 부들부들 떨었다.

“내가 욕하지 말랬지.”

“씨….”

뒷말이 입에서 맴돌았지만 최희서는 입을 다물었다. 그도 아기 앞에선 욕을 하고 싶지 않았다. 아직도 얼얼한 정강이를 만진 최희서가 자신을 빤히 보는 시선에 눈을 들어 올렸다. 송아지 같은 검은 눈이 자신만 보고 있었다. 최희서는 아이에게 예의상 웃어주고, 김산과 이삭, 이탁을 보며 넌지시 말했다.

“애 맡길 데 없어? 잠깐 맡기고 오지.”

이삭이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집 안 가세요? 이제 가세요.”

“우리 아직 부자상봉도 못 했다고, 아들.”

최희서가 능글맞게 웃으며 이삭과 이탁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가 정말 친근한 아버지인 것처럼 두 팔을 벌려 아들들을 끌어안았다. 순간적으로 최희서에게 반항도 못 하고 안긴 이삭과 이탁이 그를 밀치려 했지만, 최희서의 입이 먼저 열렸다. 그는 쌍둥이의 옷깃을 꽉 틀어잡고서 귀에 대고 속삭였다. 쌍둥이만 들을 수 있도록.

“남자로서 내기해볼래? 김산이 누구 자지 제일 좋아하는지?”

그걸 왜 우리가 하냐는 눈빛을 이탁이 보내자 최희서가 유혹하듯 등을 매끄럽게 매만지며 한층 낮아진 목소리로 속삭였다. 달아오르기 시작한 갈색 눈이 촉촉했다.

“부자상봉 한 번 화끈하게 해보자고.”

목소리가 건조하고 차가워진 공기에 버터처럼 녹아들어 귀에 감겼다. 이삭과 이탁은 서로 눈빛을 건넸다. 김산은 품에 안겨 칭얼거리는 유담을 달래느라 바빴다.

처음엔 최희서의 말을 무시하고 내보내려 했다. 낳아준 아빠와 자신들에게 유전자를 제공한 아버지와 함께 섹스를 하자니. 그것도 김산이 누구 자지를 좋아하는지 내기를 하자니. 불쾌한 감정을 고스란히 내비치던 이탁은 별안간 눈을 가늘게 뜨고 최희서를 보았다.

자신도 늘 생각만 하던 것을 최희서가 입 밖으로 꺼낸 것이다. 더 이상 만날 일이 없는 사람이라, 생각으로만 하고 있었는데 저렇게 말을 하니 음심이 슬슬 머리를 들어 올렸다.

아빠는 누구의 자지를 제일 좋아할까? 이상한 데서 승부욕이 발생했다.

최희서는 고민해보라는 듯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김산은 진지하게 생각에 빠진 세 사람을 두고, 우는 유담을 달래기 위해 서둘러 통로에서 벗어났다. 아이는 세 사람 사이에서 흐르는 기류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통로를 벗어나도 징징거림을 멈추지 않았다.

이런 고민 자체가 짜증이 났는지, 이탁이 고개를 돌려 최희서를 보았다. 최희서가 체셔 고양이처럼, 입술 끝을 당겨 얄밉고 예쁘게 웃었다. 이삭은 손을 올려 이탁의 어깨를 잡았다. 이삭의 눈빛을 본 이탁이 소리를 낮춰 중얼거렸다.

“그래도 최희서랑 하는 건 좀….”

내키지 않는다는 듯, 중얼거리던 이탁은 이삭과 최희서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 이탁의 눈에 희미한 웃음이 감돌았다. 이탁은 언제나 그런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그 이유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어렸을 적, 최희서와 섹스를 하는 아빠는 분명 좋다고 신음을 흘렸다. 하얀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바닥을 긁어내리며 애틋하게 우는 모습은 정말 좋아 보였다. 비디오에서도 몸을 틀며 좋다고 헐떡거리는 아빠가 머리에 박혀 떠나지 않았다. 최희서의 한마디가 호기심과 승부욕을 증폭시켰다. 아빠가 최희서와 하는 건 싫었다. 최희서의 목을 비틀어 죽이고 싶을 정도로 싫었지만, 아빠의 입에서 솔직한 얘기를 듣고 싶었다.

자신을 사랑한다거나, 혹은 그래도 자신을 제일 좋아한다는 말을. 아빠가 동의만 해준다면, 최대한 부드럽고 사랑을 담아 안아줄 것이다. 물론 평상시에도 그랬지만, 오늘은 자신에게만 안기는 아빠가 보고 싶었다.

“궁금하긴 하네. 아빠가 누구 좆을 제일 좋아할지. 형은?”

이탁이 되물었다. 이삭은 동생의 눈빛에 골치가 아픈지 인상을 찡그렸다. 이탁은 벌써 수긍한 눈치였다. 동생의 뒤통수를 세게 후려갈기고 싶었다. 이삭은 딱히 수긍하고 싶지 않았으나, 자신이 안 한다고 하면 둘이서 신나게 김산과 섹스할 거 같았다. 셋이 뒹구는 걸 상상하자 속에서 불이 일어났다. 그건 절대 볼 수 없었다. 생각만 해도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머리가 분노로 터질 거 같았다. 이탁과 최희서가 아빠와 뒹구는 꼴을 보느니, 자신도 포함해서 아빠를 공유하는 게 나았다. 아빠는 자신의 연인이었다. 자신이 행하는 모든 일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연인이었다.

최희서와 이탁을 막을까. 고민하던 이삭은 웃는 낯을 하고 있는 최희서를 보며 말했다.

“아빠가 동의하면 할게요. 단, 오늘만이에요. 더 이상 우리 가족에게 접근하지 마세요.”

이삭의 말투가 조곤조곤하고 부드러워, 언뜻 보면 물러난 것 같았지만 눈빛은 매서웠다. 정말 자신을 죽일 눈빛이었다. 무서움보단 이런 점에서도 자신을 닮았다는 점이 느껴져, 최희서는 히죽 웃고 말았다.

“나도 한 번이면 충분해. 김산이 누굴 걸 제일 좋아하는지, 계속 궁금했거든. 그걸 풀기 위해서 온 것뿐이야.”

맹세를 하듯 단호하고 짧게 말한 최희서는 들고 온 카드키를 쌍둥이를 향해 던졌다. 키가 큰 이탁이 수월하게 잡아들었다. 카드키를 돌려본 이탁은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어떻게 들어왔나 했더니, 미리 카드키를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문득 최희서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아빠가 덤덤하게 말했던 게 떠올랐다.

‘자신이 정한 신조 외에는 아무것도 안 지키는 사람.’

“정말… 신조 지키는 거 빼곤 다 쓰레기시네.”

이탁이 노골적으로 비웃었다. 귀엽다는 듯 아들의 뺨을 안 아프게 두들긴 최희서가 장성한 아들들을 보며 말했다.

“쓰레기라니. 난 적어도 너희들처럼 아빠는 안 따먹었어.”

“그걸 알려준 본인이 하실 말은 아니지.”

이탁이 맞받아쳤다. 최희서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곧 여우 같은 눈웃음을 배시시 지었다.

“그래서 싫었어? 좋았잖아. 지금도 만족하면서 사는 거 같은데…. 그래, 애 아빠는 누구야?”

최희서가 이삭의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 흐트러진 옷깃을 정리해주며 은근히 물었다. 최희서의 장난스러운 눈빛을 무시한 이삭이 말했다.

“그게 중요해요?”

최희서가 씩 웃었다. 그는 두 아들의 어깨를 그때처럼 꽉 잡아주고서 쐐기를 박았다.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근본이 이러면 어쩔 수 없다니까.”

잔잔한 웃음을 머금은 최희서가 등을 돌렸다. 김산이 보이지 않았다. 이삭과 이탁도 김산이 사라진 걸 눈치채지 못했다.

김산은 부자간의 이상한 감정 교류에 동참하지 않았다. 그는 유담을 지키고 싶었다. 이삭과 이탁은 애 앞에선 자제한다 하지만, 최희서는 도통 믿을 수 없었다.

최희서가 같이하자고 할 텐데, 도망갈까. 그는 품에 안겨 호기심에 몸을 비트는 아이를 물끄러미 보며 생각했다. 천진난만한 아이를 보자니 도망갈 마음이 스스로 사라졌다. 유담이 커다란 검은 눈을 깜박거렸다. 점점 공허해져 가는 김산의 눈을 오롯이 본 아이가 아빠를 꼭 안았다. 아이의 작고 통통한 손이 김산의 넓은 등을 토닥거렸다.

“괜찮아.”

엉성하고 혀 짧은 소리였지만, 김산은 들을 수 있었다. 아이는 ‘괜찮아.’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유담도 뭔가를 감지한 걸까. 초조해 보였다. 그는 아이를 꼭 안아준 후, 내려놓았다. 최희서가 자신의 집인 것처럼 들어와 소파에 털썩 앉았다. 그는 팔을 쭉 뻗어 김산의 어깨에 올렸다. 김산이 무감한 얼굴로 팔을 밀쳐내자 다시 얹었다. 포기한 김산은 최희서 근처에서 맴도는 아이를 보았다. 아이는 최희서 주변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아이는 최희서가 궁금한데, 차마 용기가 안 나는 듯했다. 최희서와 함께 돌아온 이탁이 유담을 제지하긴 했으나, 유담은 이탁의 손을 뿌리쳤다. 이탁은 용케 아이 앞이라고 불같은 화를 참고 있었다. 이탁은 선심 쓰듯 최희서와 유담 가운데에 서서, 유담에게 검지를 내밀었다. 유담이 이탁의 긴 검지를 잡고서 몸을 꽈배기처럼 꼬았다.

“공주님 선물 사 왔어. 드려.”

최희서가 거드름을 피웠다. 공주님이란 말에 유담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최희서가 턱을 괸 채 아이를 보더니 방긋 웃었다.

“공주님 인형 좋아해요?”

아이가 수줍게 웃었다. 아이는 어느새 거실로 온 이삭의 다리에 숨어 얼굴만 내밀어 최희서를 보았다. 그는 소리 내서 웃더니 김산의 어깨를 두들겼다. 김산은 고개를 모로 돌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벌써부터 짜증이 나고 지쳤다. 이삭은 인형이란 말에 흥분하기 시작한 유담을 안아 방으로 데려갔다. 이탁은 종종 유담을 맡기는 아주머니에게 연락하고 있었다. 친절하게도 이웃은 유담을 몇 시간 동안 봐주겠다고 했다. 김산은 무덤덤한 눈으로 웃는 낯의 최희서와 분주한 두 아들을 지그시 보았다. 돌아가는 게 역시나 뻔했다. 김산은 허벅지를 은밀하게 만져오는 손을 잡았다.

“무슨 개수작이야.”

“수작?”

최희서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로 물었다. 그가 김산의 어깨에 손을 올려 자신 쪽으로 당기더니, 척추를 따라 손가락을 움직였다. 힘이 빠진 손가락 끝에 담긴 의도를 알아챈 김산은 최희서를 보고 처음으로 웃어 보였다. 덤덤한 미소였다. 그와 대조적으로 최희서는 날씬한 허리에 손을 감고서 확 끌어당겨 안았다. 최희서의 입술이 약한 바람처럼 피부를 만지고 지나갔다.

“사랑한다고 말하면, 그냥 대줄래?”

김산의 서늘한 눈이 최희서의 유들유들한 눈을 날카롭게 벨 것 같았다. 최희서는 슬쩍 드러난 비단 같은 살을 손으로 맛보며 나른한 어투로 속삭였다. 유담이 깔끔하게 옷을 입고서 이삭과 이탁의 손을 잡고 거실에 나타났다. 최희서는 아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그는 사이좋은 친구 같은 자세를 유지하며 아이에게 웃어줬다. 이삭과 이탁은 허튼짓하지 말라는 눈빛을 매섭게 보내고서, 양쪽에서 아이 손을 잡았다. 아이가 “아빠, 안녕.”하고 발랄하게 소리치는 게 들렸다. 그것이 최희서를 유일하게 잡고 있는 이성의 끈이었다. 아이가 나가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최희서는 김산의 허벅지 안쪽에 손을 넣었다. 김산이 손목을 잡아 막았다. 순순히 잡혀준 최희서가 똑같은 높이에서 김산을 보며 말했다. 그의 눈에 이제 장난기가 없었다.

“너 돈 받고 몸 대주는 거 싫어하잖아. 어떻게 해야 몸 대줄래?”

“넌 나랑 왜 하고 싶은 거야.”

김산이 덤덤하게 물었다. 그 말에 최희서는 일 초의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너랑 섹스할 때 제일 좋다니까.”

김산은 최희서와 했던 섹스를 떠올렸다. 어렸을 때라 기억도 가물가물했다. 그냥 ‘아팠다.’라는 정도만 떠오른 김산은 멀뚱멀뚱 가만히 있었다. 김산의 얼굴을 빤히 보던 최희서는 뭔가 자존심이 상했는지, 욱한 얼굴로 말했다.

“자식들이랑 해서 기억이 안 나는 모양인데, 나도 잘해.”

“…음.”

떨떠름하게 대답한 김산은 몸을 일으켰다. 김산이 가려는 기색을 보이자 최희서가 안절부절못하는 얼굴로 김산의 손목을 잡았다. 김산이 무감한 얼굴로, 강아지 같이 끙끙거리는 최희서를 보았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절대 안 하는 최희서는 김산의 입에서 허락이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었다. 최희서가 저런 표정을 지을 줄 알았나. 무심히 생각하던 김산을 아들들과 똑같은 흑발을 매만졌다. 손길이 닿는 것만으로 최희서가 좋아 죽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덩치 큰 강아지 같았다. 몇 번 그렇게 머리를 만져준 김산은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 해주면 또 네가 각종 이유를 들어서 억지로 하겠지.”

“억지로는 빼.”

최희서가 질색했다. 최희서가 일어나서 김산의 목을 감싸 안으며 말했다. 처음엔 그나마 있던 인내심이 어느새 증발되어 사라지고, 남은 건 짜증과 신경질밖에 없었다.

“그냥 하면 안 돼? 씨발, 자지도 가려 받는 거야?”

“옛날엔 그랬는데….”

무심한 얼굴로 중얼거리던 김산은 눈을 내리떴다. 순간, 고민을 하던 김산이 최희서 멱살을 잡아당겨 방으로 데려갔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자신이 찾아가지 않아도, 아이들이 자신을 찾아올 것이다. 최희서와 두 아들이 무슨 대화를 했는지 감이 잡혔고, 확신으로 굳혀졌다.

“자기야, 너무 거칠다.”

최희서가 질질 끌려오면서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최희서를 침대에 던졌다. 대 자로 누운 최희서가 고개를 들기 전에 김산이 올라탔다. 배에 묵직하게 느껴지는 체중에 최희서가 웃으며 김산의 등을 감싸 안았다. 이불이 두 사람에 의해 뭉개지고 밀렸다. 최희서의 손이 대범하게 위로 올라와 김산의 얼굴을 가리는 갈색 머리를 쓸어 넘기고, 뺨을 어루만졌다. 그의 손가락이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검은 눈을 건드릴 듯, 가까이 다가왔다가 아래로 내려가 뒷목을 감쌌다.

“여기 왜 온 거야. 우리 관계는 끝났잖아.”

김산의 중얼거림을 들은 최희서가 뒷목을 자신 쪽으로 당기며 말했다. 중저음의 목소리가 입술에 닿았다.

“누구 자지를 제일 좋아하는지, 계속 궁금했거든. 그래서 애들한테 물어봤지.”

“그딴 걸, 아들하고 내기한 거야?”

김산이 물었다. 최희서가 웃으면서 김산의 입술에 쪽, 하고 키스했다. 애정이 가득 담긴 키스라 불쾌했다.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 막상 최희서와 아들들을 상대하려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정말 끝의 끝까지, 파멸로 향해도 되는 걸까. 자신은 아들들과 그런 관계이니 괜찮았으나, 아들들은 아니었다. 엄연히 친부와 같이 섹스를 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지켰어야 했는데. 중학교 때와 다름없이 최희서가 귀찮아 무의식중에 상대하고 말았다.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두 아이의 얼굴이 마음에 걸렸다. 텅 빈 김산의 눈에 머뭇거림과 초조함, 죄책감 등이 떠올랐다. 최희서는 부드럽게 웃으며 김산의 뺨을 살며시 만졌다. 최희서가 주는 아늑한 온기가 불안하던 마음을 더욱 증폭시켰다.

“너보다 내가 아들들을 잘 알잖아. 어떤 걸 좋아하는지 아니까…. 원래 부모는 그런 거잖아? 자식이 원하는 대로 해줘야지. 너도 그러고 있고, 물론 나도 그러고.”

반쯤 내리뜬 눈이 문 열리는 소리에 올라갔다. 문이 열리고, 두 아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이탁은 바로 보인 두 사람의 야릇한 분위기에 인상을 썼다. 김산은 자신의 얼굴을 사랑스럽다는 듯이 매만지는 최희서의 손을 잡아 내렸다. 최희서가 싱긋 웃는 게 보였다. 웃는 것도 아들들과 똑같았다. 그 모습을 무심히 보던 김산은 허리를 반듯하게 세우며 물었다.

“셋이 하는 거야?”

“셋이 하는 게 싫으면 안 하셔도 돼요.”

이삭이 다가와서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만져주며 대답했다. 이탁은 침대에 걸터앉아, 아빠의 뺨을 잡고서 자신 쪽으로 당기며 말했다.

“아빠가 싫다고 하면 안 할게.”

두 아들의 말을 들은 김산은 최희서를 보았다. 시선을 받게 된 최희서가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서 김산의 허리를 더듬거리며 만졌다. 최희서는 자신을 향한 화살 같은 시선에 느긋하게 웃었다. 그의 손이 김산의 살을 애틋하게 만지자 이삭의 눈에 불이 붙었다. 김산은 싸우지 말라는 듯, 최희서의 턱을 잡아 자신을 보게 만들었다. 최희서가 말 잘 듣는 듯 착한 아이처럼 김산을 보았다. 보석처럼 영롱한 갈색 눈이 한없이 진지했다. 김산은 스스로 입맞춤이라도 할 것처럼, 고개를 숙였다. 최희서가 나지막한 신음을 흘리며 손을 올려 김산의 머리를 감싸고, 아래로 당겼다. 김산은 키스를 하지 않았다. 그는 최희서의 귓가에 대고, 그만이 들을 수 있게 어떤 말을 속삭였다. 김산의 느리고, 정중한 말을 들은 최희서의 눈이 커졌다가 가늘어졌다. 말을 마친 김산이 눈을 반쯤 내리뜬 채, 최희서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그렇게 해준다면, 셋이 하고.”

최희서가 짧게 웃더니, 손가락을 까닥였다. 버릇없는 제스처에도 김산이 고개를 숙여 키스했다. 애틋하고, 아련한 키스가 느릿하게 이어졌다. 김산의 입에서 젖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 모습을 보는 두 아들을 초조하게 주먹을 쥐었다. 참지 못한 이탁이 달려들 기세였다. 때마침 김산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진하고 깊은 키스에 김산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에 비해 최희서는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최희서는 김산의 손목을 아프지 않게 잡아당기며 말했다.

“다 줄 테니까, 가져가.”

그 말을 들은 이탁이 먹잇감을 노리는 짐승처럼 다가왔다. 이탁의 커다란 손이 닿기 전, 최희서의 손이 김산의 머리채를 잡고 아래로 강압적으로 내렸다.

“처음은 무조건 나야.”

짧게 중얼거린 최희서가 입을 맞추었다. 두피가 아팠으나 내색하지 않았다. 김산은 두 손을 최희서 머리 사이에 두었다. 김산이 눈을 감고 입을 벌려 혀를 받아들이는 걸 본 이탁이 성큼성큼 다가와, 침대 위에 올라갔다. 이탁의 손이 김산의 바지를 벗겼다. 한두 번 벗겨본 솜씨가 아니라 금방 바지를 벗기고, 말랑한 성기를 잡았다. 아들의 손이 성기를 잡자 감긴 눈이 꿈틀거렸다. 김산의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 그 모습이 무척 청초하고 가련해서, 최희서의 성기가 힘을 받았다. 김산이 눈을 느릿하게 뜨더니 멍하게 최희서를 보았다. 최희서가 입을 부드럽게 맞춘 상태에서 눈웃음을 지었다. 머리채를 놓아준 최희서는 손을 내려 김산의 엉덩이를 잡았다.

거기서 아들의 손과 만났다. 김산의 입술을 마음껏 탐하고, 희롱한 최희서가 고개를 들어 이탁을 보았다.

“예의는 갖추지?”

최희서가 김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김산은 최희서 품에 안겨 가느다란 신음을 흘리며, 다리를 벌렸다. 구멍을 헤집는 손가락이 유난히 길고, 마디가 툭 튀어나와 있다. 이탁의 손이었다. 촘촘하게 오므라든 주름을 펴는 손가락에 김산이 눈을 찡그렸다. 젤을 발랐어도 두 개를 갑자기 넣어서 아팠는데, 손가락 두 개를 누르며 하나가 더 들어오고 있었다. 살과 착 맞닿은 내벽을 벌리는 손가락에 김산이 고개를 숙였다. 최희서가 늘 뿌리는 향수 냄새가 강하게 맡아졌다. 자신의 구멍을 벌리고 있는 게, 아이들 아빠와 아이들이라는 게 새삼스럽게 자각되었다. 머리에 열이 올라와 둔해진다. 눈가가 붉게 달아오른다.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흐으… 아….”

“부자상봉 이렇게 하는 건 또 처음이네.”

이탁이 웃음을 흘리며 손가락 두 개를 철퍽, 철퍽 넣었다. 손톱이 다 나올 정도로 빼내다가 손등까지 넣을 기세로 한 번에 박았다. 점막이 아릿하게 달아올랐다. 이탁의 거친 동작과 비교될 정도로 최희서는 부드럽고 느릿했다. 예의를 갖춘 최희서의 손가락이 섬세하게 구멍을 확장시켰다.

“살살해.”

최희서가 말했다. 그는 길고 하얀 목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천천히 즐기자고.”

“아, 우리는 그렇게 안 해도 되거든. 당신이랑 다르게 아빠는 우리가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줘서 말이야.”

이탁이 나른하게 말하며 손가락을 빼냈다. 아직 최희서의 손가락이 들어가 있는데, 단단하게 발기한 이탁의 성기가 주변에서 배회했다. 회음부를 귀두로 긁어내리자 서서히 시작되던 오르가즘에 불이 붙었다. 회음부를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귀두로 비벼주니 김산이 바들바들 떨며 최희서를 끌어안았다. 입구 주변에 뭉쳐져 있던 젤이 귀두 덕분에 회음부에 잔뜩 발라졌다. 내부에 있는 주름을 다 확인해보려는 기세로 손가락을 넣던 최희서가 빼냈다. 최희서는 바지를 슬슬 벗기 시작했다.

“아빠, 저는요?”

이삭이 자위를 하며 다가왔다. 김산이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들었다. 이삭이 침대 위로 올라와, 김산의 머리를 고정하고 입술에 귀두를 비볐다. 미끈한 귀두가 얇은 입술 피부를 마음대로 누볐다. 이삭이 김산의 머리를 잡아당겼다. 검붉고 단단한 살덩어리를 보던 김산이 입을 열었다. 몇 년간 길들인 덕분이었다. 귀두를 빨아들인 김산이 눈을 내리떴다. 혀에 닿는 미끈한 감촉도, 비릿한 맛도 아무렇지 않았다. 혀를 내밀어 귀두를 전체적으로 훑어주었다. 뿌리 부분을 손으로 부드럽게 쥐고서 사탕을 빠는 것처럼 빨았다. 이삭은 은은한 미소를 띤 채, 아빠의 머리를 매만졌다. 갈색 머리카락이 하얀 손가락 사이로 나왔다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김산이 눈을 들어 올렸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큰아들의 눈과 마주쳤다. 아버지의 입안을 제 마음대로 맛보는 아들의 눈에 애정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김산은 붉어진 얼굴을 숙였다. 이삭의 성기가 목젖까지 금세 찌르며 들어왔다. 이제 시작인데, 벌써부터 지칠 거 같았다.

역시 세 명을 한꺼번에 상대하는 건 무리였나. 멍한 머리로 생각하던 김산은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성기에 몸을 흠칫 굳혔다. 묵직하고, 단단한 것이 아래에서 위로 쭈욱 밀고 들어오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풀어줬다 하지만, 다리가 완전히 펴지지 않은 상태라 구멍이 좁았다.

“으읍…흐…!”

김산이 울고 싶어도, 입에 철퍽철퍽 들어온 이삭의 성기 때문에 울 수 없었다. 이탁인가, 최희서인가. 고민은 뚝 끊겼다. 성기가 끝도 없이 깊은 내부로 들어오고 있었다. 숨이 막혔다. 아래에서 위로 들어오는 성기와 입과 목을 고문하는 성기 때문이었다. 김산이 성기를 문 채, 안쓰럽게 바들바들거리는데도 부자는 멈추지 않았다.

“처음은 나랬잖아. 자기야, 느껴져?”

최희서가 누워서 삽입을 하며 손을 내려 김산의 가슴팍을 더듬거리며 만졌다. 아들의 성기를 빠느라 김산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삽입을 견디면서 다른 남자를 만족시킨다는 건, 언제 해도 힘든 일이었다. 턱이 뻐근하게 아팠다. 성기가 무작정 들어오려는 목구멍도 쓰라렸다. 입안은 예전부터 헐었지만, 오늘따라 얼얼하게 아픈 것 같았다.

“으읍, 읏, 아…모, 못 하겠…아!”

위,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성기에 결국 김산이 울음을 터트렸다. 자신이 따라가기엔 두 사람의 삽입이 너무 빨랐다. 처음 자신에게 했을 때나 하던 짓을, 아이들이 하고 있었다. 김산이 고통을 줄이기 위해 다리를 벌리고 성기를 뱉었다. 이삭이 기다려주는 동안, 김산은 최희서 어깨에 손을 대고 호흡을 골랐다. 최희서가 성기를 거의 다 밀어 넣은 채, 김산의 얼굴을 느릿하게 만졌다. 눈물을 닦아준 최희서가 머리채를 잡아 내렸다.

“…아들 냄새.”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던 최희서가 키스했다. 아빠의 구멍을 애타게 매만지던 이탁은 짜증을 내며 내려왔다. 아들들이 팔짱을 끼고 어디 해보라는 듯, 번들거리는 눈으로 바라보자 최희서가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김산에게 성기를 박아대는 세 사람 간의 이상한 승부욕이 불타올랐다. 반드시 김산의 입에서 자기가 일위라는 말이 듣고 싶은 남자들의 유치한 내기가 시작된 것이다.

푸욱, 소리가 날 정도로 성기가 아래에서 위로 들어오자 김산이 키스를 하면서 몸을 비틀었다. 눈살을 찌푸린 눈매가 예뻐서 최희서가 혀를 밀어 넣으며 피식 웃었다. 그의 웃음소리가 맞닿은 곳에서 울려 퍼지자 이삭이 다가가 최희서를 떼어놓았다.

“적당히 하시죠.”

“순정파였어?”

최희서가 능글맞게 중얼거리며 김산을 바르게 눕혔다. 다리를 자기 어깨에 걸친 최희서가 성기를 음모가 닿을 정도로 깊게 넣었다. 김산이 헉, 숨을 들이마시며 최희서 어깨에 매달렸다. 그걸 이삭이 앗아가 자신의 손을 잡게 했다. 이삭의 손을 잡은 김산이 눈을 들어 올려 이삭을 보았다. 이탁은 머리맡에 앉아 땀에 젖은 김산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딱히 위로는 되지 않아 김산은 가만히 숨을 내뱉었다.

“난 우리 아들이 순정파인 줄 몰랐네.”

최희서가 일부러 아들이라고 부르면서 비웃었다. 그는 붉게 달아오른 뺨을 엄지로 매만졌다. 눈물이 뭉개졌다.

순간 최희서의 얼굴이 기묘하게 변해갔다. 늘 가면을 쓴 듯, 매끄럽고 단아하던 그의 얼굴에 미묘한 금이 가더니 최희서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는 눈을 반쯤 내리감은 채, 숨을 고르며 자신을 빤히 보는 시선에 처음으로 쓰게 웃었다.

“산아, 널 사랑해주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내가 질투가 났나 봐.”

“…닥쳐, 씨발 새끼야.”

울음이 섞인, 낮고 거친 욕설에 최희서가 환하게 웃더니 성기를 빼내었다. 점막이 딸려 나가는 홧홧한 느낌에 김산이 이삭의 손을 꽉 잡았다. 김산도 마주 잡는 걸 본 최희서가 느릿하게 웃더니 성기를 퍽, 박았다. 성기에 달라붙어 있던 붉은 점막이 안으로 밀려들어 갔다. 마찰로 인해 열이 내부에 확 퍼졌다.

“흐으…!”

상체가 위로 밀렸다. 김산이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렸다. 너무 크고, 단단해서 안이 뭉개질 거 같았다.

문제는 아직도 시작이라는 점이었다. 이삭과 이탁도 한번 시작하면 쉽게 멈추지 않았다. 과연 제정신으로 끝까지 갈 수 있을까. 멍하니 생각하던 김산은 느끼는 부근을 단번에 찔러주는 성기에 흡, 하고 숨을 멈추었다. 최희서가 김산의 뺨을 감싸면서 성기를 퍽, 퍽 넣었다. 상체가 연신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오기를 반복했다. 젤 덕분에 저 깊은 곳까지 성기를 넣는 게 쉬웠다. 남자 맛을 알고 환호하며 빨아들이는 내부가 기특해, 최희서는 희미하게 웃었다. 웃음은 최희서 내부로 사그라졌다. 최희서가 임신이라도 시킬 것처럼, 아주 깊은 곳까지 도달했다. 다리를 내리고 싶었다. 그러나 자신의 허리를 안은 손이 그것을 허락해주지 않을 것 같았다.

“아빠, 조금만 기다려. 내 게 최고라고 느끼게 해줄게.”

머리를 쓰다듬던 이탁이 고개를 숙여 키스했다. 김산이 입을 벌려 받아들였다. 붉은 혀가 질척거리면서 오갔다. 그걸 지켜보던 이삭과 최희서 눈이 번들거렸다.

“음…응…흐읏…!”

최희서가 다리를 좀 더 바짝 안고서, 허리를 빠르게 움직였다. 내부가 들쑤셔지고 있었다. 내벽이 좁아 드는 것을 못 기다리는 듯, 성기가 거침없이 들어왔다. 몸이 마구잡이로 흔들려서 아들과 키스하는 것이 방해되었다. 숨이 모자라 김산이 고개를 틀고 헐떡였다. 이탁이 스스로 떨어졌다. 최희서는 선단까지 빼냈던 성기를 쭉 넣으며 손을 뻗어 김산의 턱을 붙잡았다. 허리가 들려서 성기가 안까지 들어와 느끼는 부근을 찔렀다. 찌르르한, 익숙한 전류가 몸에 흘렀다. 머리가 뜨거워져 사고회로가 완전히 정지되었다. 신음도 내뱉지 못하고 김산이 몸을 굳히며, 손을 움직였다. 그 미세한 변화를 눈치챈 최희서가 웃으며 허리를 숙였다. 그의 얼굴이, 냄새가, 체온이 너무 가까워 피할 수 없었다.

그가 턱을 잡은 채 키스했다. 난잡하게 헤집고 있는 내부와 달리 위는 꿀을 바른 것처럼 달콤했다. 가슴까지 따스하게 달래줄 것 같은 키스를 김산이 피했다. 최희서는 생각보다 순순히 떨어져 나오면서, 김산의 귀에 대고 아주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속삭임을 들은 김산의 눈이 커졌으나, 그 후로 최희서가 웃으면서 성기를 세게 넣어 속삭임이 잊혀졌다.

“아…!”

“아들들이 잘해줬나 봐. 아주 질질 싸네.”

최희서가 벌떡 일어선 김산의 성기를 보며 느긋하게 웃었다. 그는 일부러 느끼는 부근을 교묘하게 피해가며, 김산을 괴롭혔다. 답답하게 자신을 옥죄어오는 쾌감에 김산이 다리를 움직여 최희서를 끌어당겼다. 최희서가 소리 내서 웃었다.

그러나 이탁이 최희서의 상체를 밀어냈다. 이제 그만 하라는 무언의 협박에 최희서가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효자 맞네.”

“적당히 해.”

이탁이 서늘하게 화를 냈다. 최희서는 밀린 김산의 상체를 끌어당겨 삽입을 깊게 했다. 성기가 안으로 쭈욱 들어와 느끼는 지점을 한번에 찔러주자 김산이 떨었다. 정액이 안에 고이는 게 느껴졌다. 최희서가 느릿하게 빠져나갔다. 달아오른 내부가 조여들기 전에, 이삭이 침대 위로 올라왔다. 김산은 눈을 감고 숨을 내쉬다가 눈을 떴다. 최희서보다 앳된 얼굴이었다. 어깨가 살짝 마른 것이 이삭이었다. 김산은 널브러진 손을 움직여 아들의 목을 감싸며 가느다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살살….”

고분고분한 고양이 같은 김산의 태도에 최희서가 일어나, 바지를 정리하며 웃었다. 그는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멍한 얼굴로 아들의 성기를 기다리는 김산의 얼굴이 야했다.

이삭이 아빠를 꼭 끌어안으며 성기를 넣었다. 겨우 오므라들었던 내부가 다시 펴지는 느낌에 김산이 인상을 찡그렸다. 최희서가 너무 세게 해서 내부가 얼얼하게 아팠다. 이삭은 그나마 섹스 스타일이 부드러워서 다행이지만, 이탁이 힘으로 밀어붙일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몸이 떨렸다.

이삭은 눈물 젖은 뺨에 애절하게 키스했다. 입술이 뺨을 타고 내려와 김산의 입술에 닿았다. 입술이 포개졌다. 마지막 잔을 받아드는 사람처럼 두 사람의 키스가 경건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최희서의 입술에 삐딱한 웃음이 걸렸다. 불을 붙인 최희서는 자신을 바라보는 이탁의 시선에 눈웃음을 지었다.

“왜? 너도 피워?”

“줘.”

이탁이 당당하게 요구했다. 최희서가 담뱃갑과 라이터를 던졌다. 그걸 빠르게 받아든 이탁이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여 연기를 빨았다. 살짝 눈을 내리뜨고 연기를 음미하는 모습을 지그시 보던 최희서가 키득거렸다.

“김산이 집에서 담배 피우는 거 싫어하잖아.”

“아빠 지금 그런 거 신경 못 써.”

이탁이 연기를 뱉어내며 중얼거렸다. 최희서와 이탁의 시선이 침대에 고정되었다. 이삭이 김산을 엎드리게 하고 성기를 넣었다. 뒷목을 꽉 누른 탓에 얼굴을 들기가 힘든지, 김산이 등을 들썩이고 있었다. 김산의 손이 힘없이 시트를 잡았다. 힘줄이 돋아난 마른 손등 위로 이삭의 커다란 손이 겹쳐졌다. 이삭이 하얀 목덜미에 숨을 토해내며 김산을 안았다. 고환이 납작하게 눌릴 때까지 들어온 성기가 들어와, 김산이 고통스러운지 울었다. 이삭이 뒷목을 슬그머니 놔주었다. 김산이 고개를 돌렸다. 자신을 보고 있는 이탁과 최희서의 시선을 감지한 김산이 눈을 깜박거렸다.

“아, 앗, 으…아!”

이삭의 성기가 예민하게 달아오른 내부를 괴롭혔다. 쾌감과 고통이 뒤섞여 분간이 되지 않았다. 처음에 담담하던 모습이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보자 이탁은 참을 수 없었는지, 몸을 일으켜 다가갔다. 바지를 벗은 이탁이 김산의 머리를 잡아 올렸다. 성기를 입술에 비빈 후, 곧장 박아 넣었다. 김산이 위, 아래로 아들을 받아들이며 몸을 움찔 떨었다.

김산이 내뱉는 신음은 이탁의 성기에 닿아 산산조각났다. 이탁이 담배를 피우며 아빠의 뒷머리를 잡아 깊게 삽입했다. 성기가 목젖을 찌르고, 안으로 들어왔다. 음모가 입술에 닿아 따끔했다. 숨통을 꽉 누르는 성기에 김산의 얼굴이 금세 붉어졌다. 김산이 손을 들어 올려 이탁의 허벅지를 잡았다. 이탁이 담배 연기를 뱉어내며 손을 천천히 풀었다. 긴 타액이 연결되었다. 타액이 끊기고, 김산의 턱을 타고 침이 질질 흘렀다. 괴로운 와중에도 김산의 발기한 성기를 본 최희서가 웃었다. 휴대용 재떨이에 꺼내 담배를 비벼 끈 최희서가 다리를 꼬고 턱을 손등으로 받쳤다. 그의 눈이 흥미진진함과 쾌감으로 얼룩졌다.

과연 누구 자지가 좋다고 말을 해줄까. 최희서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아름답게 웃었다. 정말 기대하는 바였다.

그것은 두 아들도 마찬가지였다. 셋 중 누가 제일 잘하는지, 궁금했다. 쓸데없는 자존심이란 걸 알지만, 그래도 이기고 싶었다. 김산의 입에 성기를 넣는 이탁의 눈이 호승심에 불탔다.

“아빠, 맛있어?”

이탁이 눈물을 닦아주고, 머리를 쓸어 올려주며 물었다. 김산이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입에 든 성기를 애무하는 것으로 벅찼다. 이삭이 성기를 완전히 빼냈다가, 단숨에 넣는 탓에 상체가 확 밀려 이탁의 성기가 안을 매섭게 찔렀다. 입안이 얼얼했다. 온통 정액 맛이었다. 목덜미에도 정액이 다닥다닥 붙은 것처럼, 그 맛이 오래 남아있었다. 김산이 눈을 질끈 감았다. 김산이 쉬려는 틈을 주지 않고, 이탁이 아직 사정을 하지 않은 성기를 넣었다. 김산이 울음을 삼키며 성기를 빨았다. 춥, 추웁하고 성기를 맛있게 빠는 소리가 젖은 소리와 뒤섞여 방에 종소리처럼 울렸다. 이삭의 성기가 출입할 때마다 젤과 고였던 정액이 딸려 나와 김산의 입구를 적셨다. 주름에 알알이 고인 액체가 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큽…!”

이탁이 성기를 밀어 넣는 바람에 김산이 숨도 못 쉬고 기침했다. 김산이 빼달라는 눈빛을 보냈지만, 이탁은 머리를 잡고 마음대로 성기를 박아 넣었다. 거칠고 강압적인 태도에 최희서의 눈빛이 변했다.

그러나 제재하진 않았다. 그는 늘 그랬던 것처럼 지켜보았다. 지루하기까지 한 섹스에서 유일하게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건, 순종적으로 우는 김산의 얼굴이었다. 과거의 김산이었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난교였다. 그 변화를 이끈 두 아들이 대견스럽기도 하면서, 조금 얄밉기도 했다.

나한테는 저렇게 쉽게 안 벌려줬으면서. 역시 아들은 다른 건가. 묘한 질투로 최희서가 눈을 가늘게 떴다. 이삭이 사정을 하고 뒤로 물러났다. 단 두 번의 섹스에서 김산이 탈진한 듯, 침대에 누워 눈을 못 뜨고 있었다. 이탁이 김산을 엎드리게 한 후, 다리를 하나로 모았다. 김산이 마른 침을 삼키며 눈을 겨우 떴다. 이탁이 좁아 든 구멍을 억지로 파고들고 있었다. 살이 툭, 하고 벌어지는 느낌에 김산이 이를 악물었다. 다리를 벌려도 아픈데, 다리를 일부러 붙이게 하고 삽입을 하는 게 괘씸했다. 이탁이 담배를 피우며 눈을 내려 아빠의 엉덩이를 보았다. 탄력적으로 올라간 하얀 엉덩이 사이로 꾸물꾸물 들어가는 거대한 성기가 몹시 마음에 들었다.

“흐….”

시트에 이마를 비비며 인내하는데, 누군가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주었다. 향수 냄새에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김산이 욕을 내뱉으려다가도, 내벽 주름을 아예 없앨 기세로 들어오는 성기에 고개를 숙였다. 축축해진 입술이 시트에 닿았다. 뜨거운 숨이 시트에 부딪혔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증발해버렸다.

김산의 갈색 머리카락을 무덤덤한 눈으로 보던 최희서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아예 작정하고 가져온 넥타이였다. 그는 김산의 머리를 들어 올려, 눈을 가려버렸다. 당황한 김산이 버둥거렸지만, 이탁이 양 손목을 잡아 등 뒤에 누른 상태라 반항하지 못했다.

“시, 시…아! 아, 아파…! 흐으…아, 으응, 흐읏…!”

두 사람에게 시달렸을 김산을 배려해 이탁이 매우 느리고 진중하게 성기를 움직였다. 다리를 벌리지 않은 탓에, 끝까지 넣지 못했으나 이것으로도 색다른 느낌이었다. 공략할 수 없는 새로운 곳을 침범한 느낌이었다. 어린아이 팔뚝처럼 두꺼운 검붉은 성기가 반 정도 파묻혀 사라졌다가, 번들거리며 밖으로 빠져나왔다. 김산이 엎드려 누워 숨을 힘겹게 이어갔다. 최희서가 얼마나 단단하게 묶어놨는지, 눈을 가린 넥타이가 풀릴 거 같지 않았다.

이탁이 다리를 붙여서, 골반을 꽉 잡고 성기를 꾸욱, 꾹 넣었다. 안쪽이 아니라 입구가 벌어지는 느낌이 선명했다. 입구에 귀두와 그 중심 부위까지 들어와 입구를 힘겹게 벌리고 나갔다. 그나마 최희서와 이삭이 드나든 덕분에 느슨하게 풀려서 이 정도지, 그렇지 않았다면 진작 큰일이 났을 것 같았다. 일부러 구멍이 오므라들 때까지 기다려, 다시 주름을 느긋하게 펴는 작업을 반복했다. 입구 부분에 열이 올랐다. 부어오른 입구가 성기에 마찰 되어 더 붓고 있었다.

김산의 입에서 그만이라는 말이 올라올 뻔했지만, 아들의 애틋한 고백이 생각나 말을 하지 못했다.

‘…이제 그만할 수 없는 거 알잖아.’

이탁의 처연하고, 뜨뜻미지근한 고백이 입이 다물렸다. 김산은 이마를 시트에 처박고 들지 않았다. 입구만 열심히 벌리던 이탁이 김산의 허리를 잡아 올렸다. 골반을 커다란 손으로 꽉 잡았다. 입에 침이 고였다. 잡힌 손목이 시트에 힘없이 널브러져 흐느적거렸다. 그 손을 누군가 잡아 세웠다. 상체가 들리고, 턱이 잡혔다. 코에 감도는 향수 냄새를 짓누르는 비릿한 냄새에 김산은 입을 벌렸다. 예상한 대로, 성기가 입안으로 들어왔다. 단숨에 입안을 점령한 묵직함에 김산은 기침을 하며 성기를 손으로 잡았다. 성기를 반쯤 빼내고, 혀를 내밀어 핥았다. 솟아난 혈관까지 섬세하게 핥는 솜씨에 최희서의 입가에 감도는 미소가 흐릿해졌다.

김산의 갈색 머리카락을 강아지 만지듯 쓰다듬은 최희서가 고개를 들어, 허리를 움직이고 있는 이탁을 보았다. 입구에서 빠져나온 성기가 탁한 빛에 둘러싸였다. 최희서는 자신의 성기를 물고 놔주지 않는 김산의 얼굴을 무표정한 얼굴로 보다가, 욕구가 드리운 이탁의 얼굴을 보았다. 최희서가 뒷머리채를 잡아 눌렀다. 목구멍으로 훅 들어온 성기에 김산이 콜록거리면서도, 끝까지 참아 삼켰다.

“김산은 원래 펠라를 잘 못 했거든. 근데 너무 잘 하네.”

“매일 넣어줬으니까.”

후희에 젖어 있던 이삭이 말했다. 이삭이 천천히 다가와 침대에서 흔들거리는 아빠의 살갗을 만졌다. 손바닥에 닿는 피부가 부드럽고 촉촉했다. 베어 물면 달콤한 맛이 날 거 같은 유백색 피부를 손끝으로 일일이 만진 이삭이 이탁의 어깨를 잡았다. 두 아들이 무심한 얼굴을 한 최희서를 보며 웃었다. 김산을 볼 때와 달리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눈으로 아들들을 보던 최희서가 성기를 빼냈다. 입에 들어찬 성기가 빠져나가면서, 입이 흥건하게 타액으로 젖었다. 김산의 입술에 대고 사정을 하자, 김산이 혀를 내밀어 정액을 핥아 먹었다.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나온 반응에 최희서는 소리 내서 웃더니, 김산의 어깨를 슬슬 매만졌다. 김산을 끌어안은 이탁이 누웠다. 김산의 몸이 따라 이탁의 위에 눕혀졌다. 벌떡 일어선 성기를 매만지며 다가온 이삭이 김산의 다리를 벌리며 자리를 잡았다. 넥타이에 눈이 가려져서 보이지 않는 게 아쉬웠다. 이삭은 일부러 소리를 죽인 채, 손가락으로 주름이 사라진 입구를 매만졌다. 김산이 이탁의 상반신에 몸을 기댄 채, 손을 움찔거렸다. 이탁이 팔을 움직여 김산의 턱을 붙잡고 키스했다. 손목을 잡는 큼직한 손에 김산은 무의식중으로 몸에서 힘을 뺐다. 아들이라면,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아으…흐윽….”

손가락이 끝내 틈새를 비집고 들어왔다. 성기와 손가락 하나가 맞닿은 게 내부에서 느껴졌다.

빙글 돌려 내부의 공간을 확인한 이삭이 손가락을 빼냈다. 이삭이 꺼덕거리는 성기를 느슨하게 잡았다. 이탁의 성기가 들어찬 입구에 귀두를 갖다 대었다.

“아빠, 넣을게요.”

이삭이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몇 번 미끄러졌던 귀두가 빠끔 열린 안으로 들어왔다. 입구가 확 벌어지는 아픔에 김산이 숨을 들이마시고 손을 허우적거렸다. 이상하게 오늘따라 아팠다. 넥타이가 축축하게 젖어 들어갔다. 김산이 소리도 못 내고 몸을 움츠렸다. 이탁이 긴장을 풀라는 듯, 뺨에 키스했다.

그러나 경직된 몸이 풀리지 않았다. 그 모습을 줄곧 무심하게 지켜보던 최희서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이래서 애들은….”

고의적으로 중얼거린 최희서가 매서운 아들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입을 벌려 김산의 유두를 빨았다. 입과 손으로 정성껏 유륜과 유두를 애무해주었다.

“하아, 아, 흐응…!”

김산의 얼굴이 붉어졌다. 넥타이가 더 검게 물들었다. 미처 흡수되지 못한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그 눈물을 손으로 닦아낸 이삭이 김산의 내부에 성기를 계속 밀어 넣었다. 내부가 두 개의 성기에 따라 벌려졌다. 성기가 딱 맞물리지 못하고, 이삭의 성기가 약간 비틀어져서 안에 자리 잡았다.

“하읏, 아, 거기…으으읏!”

거기, 란 말에 최희서가 웃으면서 유륜 전체를 빨아주고, 살짝 유두를 깨물어주자 김산이 가느다란 목소리로 울었다. 유두를 자극하는 바람에, 쾌감이 고통을 이긴 것이다. 안이 아들들의 성기에 벌어지는 것보다 유두를 빨아주는 게 좋아 김산이 고개를 젖히며 헐떡거렸다. 아빠의 머리카락이 목과 어깨 부근의 여린 살을 간지럽혔다. 이탁은 아빠의 허리를 꼭 안은 팔을 좀 더 올려, 최희서가 빨지 않는 유두를 잡았다. 제각기 다른 방향과 방법으로 애무 당하는 유두 때문에 김산의 성기가 섰다. 벌떡 일어난 성기를 최희서가 잡았다. 뿌리를 강하게 잡고, 엄지로 귀두를 자극했다. 김산의 입에서 신음이 끊이지 않았다. 최희서는 시트를 붙잡고 있는 김산의 손을 잡아, 자신의 성기를 잡게 했다.

“놀지 마.”

최희서가 열에 들뜬 목소리로 조급하게 말하며, 김산의 손을 직접 움직여 자신의 성기를 만지게 했다. 몇 번 그러다가, 김산이 느리지만 자의적으로 최희서의 성기를 만졌다. 굳은살이 많이 사라진 손바닥이 한결 부드러워져, 성기를 더욱 포근하게 감쌌다.

이삭은 아름다운 최희서의 옆모습을 응시하다가, 김산의 다리를 잡고 허리를 조금씩 움직였다. 이탁은 누워있는 탓에 움직일 수 없었다. 이탁은 움직이는 대신, 김산의 귀를 잡고 빨았다.

“흐, 아윽, 하아…앗!”

이삭의 성기가 아주 느리게 반만 넣고, 뺐다. 내부가 다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눈이 진지했다. 일직선으로 들어온 이탁의 성기 위에 비스듬하게 얹어진 이삭의 성기를 내부가 간신히 빨아들였다. 김산이 적응할 때까지 함부로 움직이지 않던 이삭은 제 마음대로 움직였다. 그래도 하나를 넣을 때보단 속도가 느렸고, 깊이 들어가지 못했다. 지금 자세론 더 깊게 넣을 수 없었다. 그래도 두 개를 넣어 맛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흐으으…!”

최희서의 성기를 잡은 김산의 손에서 힘이 빠졌다. 성기를 자극하고, 더불어 싸늘한 바람이 닿는 유두까지 만져주는 손에 눈앞이 하얗게 변했다. 온몸이 전율하고 있었다. 몸이 더 강하고 짜릿한 쾌감을 원하고 있었다. 고통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다. 최희서의 성기를 잡고 있던 손이 결국 침대에 툭 쓰러졌다. 손에 묻은 정액이 하얀 시트에 비벼졌다.

하지만 최희서는 김산의 성기를 놓지 않았다. 그는 끈질기게 달라붙어 김산의 성기를 만져주고, 고개를 숙여 유두를 머금고 자기 소유인 것처럼 갖고 놀았다.

“하윽…아앗! 아!”

유두를 질척하고 강하게 빨아주는 덕분에 내부가 노곤하게 풀리며 성기 두 개를 노련하게 조였다. 조임이 아까보다 느슨했지만, 그래도 성기에 달라붙는 뜨끈하고 쫀득한 내벽에 이삭이었다. 김산의 배를 안고 있던 이탁이 팔이 내려가고, 그 위에 이삭의 손이 올라갔다. 이탁의 손은 얇은 피부가 벗겨진 김산의 유두를 잡았다. 손톱으로 긁어주자 김산이 흐응, 하고 달콤하게 울며 발을 움직였다. 김산의 발가락이 안으로 말린 후, 다시 제 모습을 찾아갔다.

안을 누비는 성기가 힘을 얻어 빨라졌다. 성기와 점막이 마찰하는 찌걱거리는 소리가 네 사람의 귀를 자극했다. 유두를 공들여 애무하던 최희서가 못 참고 일어났다. 그는 벌떡 선 성기를 매만지며 신음을 흘렸다.

이삭 또한, 탁한 소리를 내뱉으며 김산의 내부에 사정했다. 이삭이 빠져나갔다. 이탁이 누운 상태에서, 허리를 흔들어 김산이 느끼는 부위를 찔렀다. 김산의 성기가 벌떡 서더니, 아래에서 위로 정액을 내뿜었다. 정액이 후드득, 시트로 떨어졌다. 허리와 목을 단단히 안아 고정한 이탁이 허리를 강하게 움직여 안을 퍽, 퍽 소리 날 정도로 박았다.

“아, 흐윽, 너, 너무… 아앗! 흐응, 아, 시, 시…싫…!”

싫다는 말도 채 나오지 못했다. 이탁이 성기가 빼낸 후, 내부가 일자가 될 정도로 세게 넣었기 때문이다. 바로 그 부근을 찔러주는 강한 힘에 김산이 눈을 뜨고 바들바들 떨었다.

그러나 넥타이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온통 암흑이었다. 이제 누가 자신의 내부를 찌르는지, 누가 자신의 유두를 빠는지, 성기를 빨아주는지, 또한 자신의 입에 들어오는 성기가 누구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잠시 정신이 멍해진 사이, 김산의 몸에서 이탁이 빠져나갔다. 힘겹게 오므라드는 구멍에 손가락을 넣자 누구의 정액인지도 모르는 것들이 뭉쳐서 떨어졌다. 이번엔 이삭이 침대에 눕고, 그 위에 김산을 엎드리게 했다. 이삭의 성기가 내부로 곧장 들어왔다. 김산은 아래에 깔린 게 누군지도 모르고, 매달려서 엉엉 울었다.

“아파…아파…힘들어, 모, 못 하겠어…”

그러나 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와, 뜨끈한 성기를 부어오른 입구에 대고 비비고 있었다. 누구일까. 이탁일까? 김산이 멍한 머리를 흔들며 생각을 해보려 했다.

“흐으응, 앗, 싫어…!”

싫다고 울지만, 내부는 들어오는 성기를 환영했다. 두 개의 성기에 내벽이 달라붙어 놔주지 않았다. 더불어 자신의 성기까지 만져주는 강하고 상냥한 손길에 머릿속이 검게 변했다. 길고 단단한 손가락이 성기를 전체적으로 감싸고, 위아래로 귀두까지 포함해 만졌다. 엄지와 검지로 귀두를 잡고, 비비는 손길에 김산은 소리도 못 내고 울었다. 쾌감이 섞인 울음소리에 이탁은 쯧, 하고 혀를 차며 다가와 입에 성기를 물려주었다. 김산이 “으응, 응….” 하고 백치처럼 울면서 성기를 빨았다. 목젖을 찔러도 느끼는지 김산이 바들바들 떨었다.

“구멍에서 부자가 만난 건 처음일걸.”

최희서가 야릇하게 웃으며 자신의 성기에 닿은 아들의 성기를 보았다. 자신의 아들답게 성기가 매우 크고 우람했다. 나름 흡족했다. 아들이 잘 큰 것 같았다.

김산은 이탁의 성기를 빠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탁이 머리채를 잡고 성기로 입안을 농락하고 있었다. 축축하고 예민한 입 점막을 성기로 눌러주는 것만으로도 김산이 느꼈다. 예민하지 않은 구석이 없었다.

“이런 건 포르노에서 못 봤어.”

최희서가 하얀 엉덩이를 잡아 벌렸다. 성기 두 개가 맞물린 입구가 노골적으로 잘 보였다. 근원을 알 수 없는 탁한 액체가 묻어있는 입구가 붉게 달아올라 있다. 촘촘하게 잡혀있던 주름은 다리미로 편 듯이 존재하지 않았다. 최희서는 엄지로 예민한 입구를 꾹 눌러보았다. 김산이 성기를 문 채 울었다. 엉덩이를 잡아 벌린 채로 이삭의 성기에 자신의 성기를 비비며 움직였다.

김산은 자세가 불편한지, 한 손을 침대에 짚고서 남은 손으로 이탁의 성기를 잡은 상태로 몸을 지탱했다. 안대에 가려진 눈가가 궁금해서 풀고 싶었으나, 이탁은 내버려 두었다. 눈만 넥타이로 가리고서, 붉은 입술로 그것보다 붉은 성기를 물고 있는 게 마음에 들었다. 흐트러진 듯, 흐트러지지 않은 얼굴을 마음껏 감상하며 성기를 철벅철벅 넣었다. 붉은 입술이 동그랗게 열려 성기를 열심히 물고, 빨고, 나온 정액을 삼켰다.

최희서는 날씬한 허리를 잡았다. 이삭이 느릿하게 움직였다. 아들의 두툼한 성기 위에서 아빠의 성기가 움직였다. 한 구멍에서 부자의 성기가 맞닿아 뜨거운 쾌감을 선사하고 있었다.

“정말… 화끈하네.”

이탁이 성기를 힘있게 빨아들이는 김산의 턱을 감싸며 야릇하게 중얼거렸다. 최희서는 제법 진지한 얼굴로 김산의 몸에 엎드려 성기의 출입을 반복했다. 성기가 빠르게 움직이지 않았다. 녹진하게 풀린 내부를 느긋하게 맛보았다. 그때, 이삭이 김산의 어깨와 목에 짧은 키스를 남기며 허리를 움직였다. 아래에 눌린 이삭의 성기가 힘 있고, 짧게 안을 찔러주었다. 무리일 거라고 생각했으나 김산은 생각 외로 잘 받아들였다. 최희서는 김산의 골반을 힘껏 잡고서, 허리를 세게 움직였다. 위에서 사정 봐주지 않고 세게 움직이는 성기에 내벽이 아릿했다. 둔탁한 통증이 이어졌다. 그러다가 물결처럼 쾌감이 일어나, 전신을 휘어 감았다.

네 사람의 더운 숨과 땀, 체온, 신음이 한데 뒤섞여 방을 데웠다. 김산은 세 사람 사이의 중심이 되어 움직이지도 못한 채, 몸을 떨었다.

“흐으읏!”

최희서의 성기가 내벽을 세차게 가르며 들어와 느끼는 부근을 찔렀다. 미세하게 떨리는 몸이 멈췄다. 김산은 이탁의 성기를 물던 걸, 놓고서 고개를 숙였다. 입도 얼얼해서 더 이상 성기를 물 수 없었다. 입에 고였던 침이 왈칵 쏟아져 시트를 물들였다. 김산의 손이 축 늘어져 안 움직였다. 그러다가 이삭이 김산의 어깨를 물면서 성기를 푹, 넣자 파들거리며 손이 움직여 시트를 붙잡았다. 힘겹게 시트를 유영하는 손을 이탁이 잡았다.

“아….”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연약한 신음이 나오더니, 김산의 고개가 늘어졌다. 두 개의 성기가 한꺼번에 밀려 들어와 느끼는 부근을 만져주자, 너무 강한 쾌감에 못 참고 기절한 것이다. 최희서가 인상을 찡그리며 안에 사정했다. 그 뒤를 이어 몇 번을 더 움직이던 이삭이 정액을 분출했다. 내부가 금세 새롭고 따스한 정액으로 가득 찼으나 김산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삭이 김산을 유리 인형 다루듯, 섬세한 동작으로 안아주며 성기를 빼냈다. 흉흉하고 검붉은 성기가 얇은 막에 둘러싸인 듯, 빛났다. 성기를 타고 나오던 정액이 느릿하게 시트에 떨어졌다. 그 모습을 묘한 눈으로 보던 최희서가 이탁이 던져놓은 담배를 찾았다. 담뱃갑에서 담배를 빠르게 빼낸 그가 필터를 물었다. 최희서가 한 모금을 빠는 동안, 이삭이 김산을 깨웠다. 아주 깊은 의식까지 떨어지지 않았던 김산이 몽롱한 눈을 깜박거렸다. 이삭이 웃으면서 김산의 통통해진 입술을 매만지며 말했다.

“좋아서 몇 번이나 싸셨네요.”

김산은 사정으로 축축한 자신의 성기를 만지는 손길에 움찔 떨었다. 아들의 손은 너무 부드러웠다. 생크림을 녹인 것 같았다. 그저 만졌을 뿐인데도, 김산이 허벅지를 오므리며 덜덜 떨었다. 척추를 타고 이리저리 몸을 누비는 오르가즘이 너무 강했다. 김산은 눈에 힘을 줘서 앞을 보았다. 침대 헤드에 최희서가 기대어 자신을 보고 있었다. 머리가 쾌락에 물들여져서 그런 것일까. 담배 연기가 유령처럼 흐느적거려서 그런 것일까.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 건지, 확실하게 인식되지 않았다.

“아빠, 그래도 역시 제가 제일 좋죠?”

이삭이 뺨에 연달아 키스하며 물었다. 김산은 말없이 아들의 어깨에 얼굴을 기댔다. 숨이 폭포같이 아래로 흘러내려 이삭의 피부를 적셨다. 김산의 입에서 드문드문 신음이 나왔다. 김산의 턱을 들어 올렸다. 넥타이가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아쉬움이 남았으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입에 진득한 키스를 남겼다. 김산은 무방비한 어린아이처럼 이삭을 끌어안으며 입을 벌렸다. 타액이 고이지 못하고 맞닿은 입술에서 질척하게 흘러내렸다.

“으응…흣.”

입술을 떼자 김산이 아들의 옷자락을 틀어잡고 신음을 흘렸다. 키스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찰나의 순간, 눈을 감고 떴을 뿐인데 회음부와 부은 구멍을 비비는 단단한 것이 느껴졌다. 뭉툭한 끝이 흘러나온 정액을 윤활제 삼아 여린 살에 미끄러져 내렸다. 이미 몇 번의 출입을 반복해 부은 구멍은 귀두만 스쳐도 아플 지경이었다. 입구가 쓰라리고 아릿했다.

“아…흑!”

몇 번이나 회음부를 느릿하게 비비던 성기가 예고도 없이 불쑥 구멍으로 들어왔다. 민감하게 변한 내벽은 넣어주기만 해도 즉각 조였다. 내벽이 성기의 모양대로 조여들었다. 붉고 달아오른 점막이 발기한 몽둥이에 달라붙기 전, 한 남자가 다가와 귀두를 갖다 대었다. 완전히 삽입된 구멍에서 닿는 익숙하고, 무서운 감각에 김산이 숨을 들이마셨다. 눈이 가려져서 그런지, 본능적인 공포가 배가 되었다. 그 공포를 성기를 넣은 남자가 알아채고서, 김산의 머리채를 숙여 입을 맞추었다.

“으음…아, 흐….”

키스를 나누며 숨을 나누는 통에 입구에서 미끄러지던 두툼한 귀두가 입구 안으로 들어왔다. 들어오는 게 힘들 뿐이었지, 들어와 자리를 잡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결코 작지 않은, 소위 대물이라 불릴 만한 성기 두 개가 김산의 구멍에서 오밀조밀 자리 잡고 움직였다. 시야가 안보이니, 모든 감각이 예민해져 들어온 성기가 느끼는 부근을 짓누르는 게 훨씬 선명하게 느껴졌다. 온몸이 방금 전보다 심하게 덜덜 떨렸다. 마치 성기가 주는 쾌감이 없으면 못사는 사람처럼, 마약에 중독된 사람처럼 쾌락을 좇아 몸이 움직였다. 내부가 알아서 성기 두 개를 바짝 조여 나가지 못하게 하고, 자신이 거기에 스스로 길들여 졌다.

“흐으응….”

입술이 서로 꽉 붙어있어서 신음이 완전히 나오지 못했다. 남자의 입안에서 뭉개졌다. 그나마 살아남은 것들이 틈으로 빠져나왔다. 김산의 날씬한 허리를 잡은, 뒤치기 자세로 성기를 박아 넣은 이탁이 슬금슬금 움직이기 시작했다. 빈공간 없이 딱 맞물린 내부가 벌어지면서, 입구도 열렸다. 귀두가 입구 부분에 걸쳐졌다가, 느릿하게 뱀처럼 안으로 기어들어 갔다. 커다란 성기가 뒤에서 치고 들어오는 감각이 상당했다. 내장이 죄다 입으로 쏟아져 내릴 것 같았다. 심지어 아래에 누워서 슬슬 허리를 움직이는 남자 때문에, 내벽이 아예 헐어버릴 거 같았다. 김산이 키스를 하면서 바들바들 떨자, 남자가 입술을 떼고서 귀에 대고 속삭였다.

“아직 멀었어.”

신음이 섞인 탁한 목소리가 귀에 닿았다. 그러나 이탁이 퍽, 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넣는 바람에 김산의 몸이 앞으로 쏠렸다. 그 탓에 아무 생각도 못 했다. 밀리는 몸을 아래에 누운 최희서가 꽉 잡아주었다. 상체가 최희서와 이탁에게 붙잡혀 도망갈 수 없었다. 엉덩이가 뻥 뚫릴 것 같아, 김산이 고개를 숙이며 흐느껴 울었다.

“으읏, 아…하아….”

이탁이 손을 내려 김산의 성기를 잡았다. 딱딱하게 치솟아 있었다. 사회적 관념을 벗어던진, 수치를 모르는 성기를 두터운 손으로 잡고 기특하다는 듯 만져주었다. 또한 입을 벌려 덥석 귀를 물어주고서, 혀로 핥아주었다.

“하으읏!”

내부의 그곳까지 성기로 자극당했다. 눈앞이 분명 암흑이었는데, 하얗게 변해 번쩍거렸다. 온몸의 성감대를 두 남자가 애무하는 바람에 정액이 멈출 새 없이 나왔다. 몇 번째 사정인지 알 수가 없었다. 온몸이 늘어지기 시작했다. 오로지 세 남자가 주는 쾌감에만 반응했다. 김산이 고개를 늘어뜨린 채, 몸을 움찔움찔 떨었다. 성기 두 개가 자기주장을 뚜렷하게 하며 안을 쑤시고 있었다. 눈가가 뜨끈했다. 더 달아오를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임계점을 초과해서 들끓고 있었다. 분출해서 사라졌다고 생각한 열이, 쾌감이, 뱃속에서 고여서 몸을 괴롭혔다. 강한 오르가즘에 발가락이 오므라들고, 남자의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하앗, 아, 조, 좋아…. 아, 아아!”

머리가 미칠 정도로 두 개의 성기가 주는 쾌감이 좋았다. 입이 벌어지고, 타액이 뚝뚝 떨어졌다. 모든 힘이 구멍에 쏠린 듯, 구멍이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성기 두 개를 조여 흥분을 유도했다. 김산의 사정을 배려해 느긋하게 들어오던 최희서도 아래에서 힘껏 성기를 움직였다. 성기가 반쯤 안으로 들어갔다가, 내벽을 확 긁으며 나와 재차 찔렀다. 밑에 있는 성기가 나가면, 위에 있는 이탁의 성기가 둔탁하게 안을 쿡, 쿡 비볐다. 쾌감을 잇따르는 또 다른 쾌락에 무엇이든 잡고 버텨야 했다.

“좋아, 자기야? 내 게 좋아?”

최희서가 웃음기 배인 목소리로 물었다. 김산은 아찔한 쾌감에 고개를 저으며 아무 말도 못 했다.

“아빠, 내 자지가 좋지? 최희서 건 아무것도 아니잖아.”

이탁이 퍽, 하고 치면서 귀를 따끔하게 물었다. 두 남자가 어느 순간 속도를 같이해 안을 쑤욱, 쑥 밀고 들어왔다. 내벽 주름이 다 사라진 거 같았다. 그렇게 많이 박고, 삽입했는데 멀쩡할 리가 없었다. 그래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았다. 아무것도 못 느끼고, 생각하지 못하는 지금 이 상황이.

허억, 헉…. 김산의 입에서 마라톤을 한 것처럼 달뜬 숨이 터져 나왔다. 눈앞이 어질거렸다. 당장이라도 기절해도 이상하지 않을 몸 상태였다. 김산이 삶의 의지를 담은 손으로 어깨를 움켜잡자, 이탁이 그것을 보고 시트를 잡게 했다. 그 위에 자신의 손을 겹쳐 깍지를 꼈다. 양쪽 손 모두 그렇게 하자, 최희서가 눈을 가늘게 뜨고서 김산 목에 이를 세워 박았다. 짭조름한 맛이 났으나 개의치 않았다. 부드럽고 고운 살결이 혓바닥을 잠식시켰다.

“으응, 아아… 큽!”

놀고 있던 김산의 입에 이삭의 성기가 들어왔다. 세 사람이 엉켜서 질펀하게 노는 걸 보니 성기가 벌떡 선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두 사람의 자지를 받아들이면서 얼굴을 붉히고 우는 모습에 성기가 반응했다. 김산은 제멋대로 볼의 여린 점막을 가르고, 곧이어 목젖까지 찔러오는 뭉툭한 성기에 숨을 멈췄다. 이탁이 깍지를 낀 채라 성기도 잡을 수 없었다. 그저 아들이 넣어주는 대로 빠는 방법밖에 없었다. 김산의 더운 숨이 성기 전체를 감쌌다. 축축하고, 따스해서 좋았다. 평상시보다 달아오른 입안을 성기로 누볐다. 김산이 기침했다. 철퍽, 거리는 소리가 한 곳에서 나지 않았다.

두 아들이, 그리고 아버지가 한 자식을 낳아준 아버지를 맛보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렸다. 시트에 닿은 김산의 손가락 끝이 붉게 물들었다. 이삭이 뒷머리를 잡고 당기는 터라, 성기가 끝내 뿌리 끝까지 모조리 들어갔다. 고환이 턱에 닿았다. 부르튼 입술이 따끔거려 힘들었다. 숨이 막혀오자 김산의 내벽에 힘이 들어갔다. 김산 구멍에 성기를 넣은 이탁과 최희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조임이 달라졌다. 깍지를 낀 이탁의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 아빠를 부둥켜안은 이탁이 신음을 김산의 목덜미에 쏟아냈다. 최희서 또한 더 깊숙이 들어가고 싶어 안달이 나, 푹 소리 나게 성기를 넣으며 목덜미에 입술을 갖다 대었다. 입술에 닿는 살결이 달콤했다.

“아빠, 좆물 드셔야죠.”

땀에 푹 젖은 앞머리를 쓸어 올려주며, 속삭였다. 김산은 뻐근한 턱을 다물지 못하고 아들이 넣어주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 볼을 오목하게 해서, 빨아주는 게 고작이었으나 아들은 그것으로도 만족한 듯 눈을 가늘게 뜨고 신음했다.

“하아, 아빠….”

이삭인지, 이탁인지 누군가 신음을 토해냈다. 곧이어 정액이 입과 구멍에 쏟아졌다. 퍼억, 하고 박아 넣기가 무섭게 아이들이 사정을 해버린 것이다. 턱과 엉덩이에 닿은 두 개의 고환이 납작하게 눌렸다. 밑에 누워서 성기를 얕게 넣던 최희서도 아들들 못지않게 강한 힘으로 성기를 욱여넣으며 사정했다. 온몸이 정액에 절여진 거 같았다.

눈이 뜨거웠다. 검은 시야에서 벗어나고 싶어 손을 올리는데, 누군가 손을 낚아채 등 뒤에 고정했다. 무릎에 딱딱한 것이 닿았다. 상체는 땀과 정액에 범벅이 된 시트에 눕혀졌고, 다리는 바닥에 늘어진 채 벌어졌다. 더운 체온이 느껴졌다. 김산은 입술을 살짝 물었다가 놓으며, 갈라진 목소리로 애원했다.

더 이상은 정말 무리였다.

“그만… 아!”

두 명의 성기를 받아들였던 붉은 내벽을 힘차게 성기가 갈랐다. 음모와 말랑한 고환이 느껴질 정도로 한 번에 깊숙이 들어와 숨이 턱 막혔다. 엄청난 압박감에 내벽이 다치는 기분이었다. 고개가 절로 시트에 닿고, 신음이 안으로 먹혀들어 갔다. 김산이 소리도 못 내고 바들바들 떨었다. 마치 안에 든 세 사람의 정액을 다 긁어내려는 듯, 들어찬 성기가 들어올 때보다 더 강하게 쭈욱 내벽을 벌리며 나갔다. 정액이 딸려 나왔다. 그 감각만으로도 느껴버렸다. 성기가 서기 시작했다.

“으응, 앗, 아…으응!”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계속, 연달아 그 짓을 반복하며 안에 든 정액을 질투심에 넘쳐 긁어내고 있었다. 살과 살이 부딪히는, 폭력적인 소리가 연달아 접합부에서 들렸다. 김산이 숨을 멈추고, 내뱉기를 반복했다.

굉장히 폭력적인 오르가즘에 김산이 도망가려 몸을 비틀었다. 손목을 슬그머니 잡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자신을 놓아주지 않겠다는 의도에 김산은 울음을 터트렸다.

“아, 아아!”

“내가 말했잖아. 아직 멀었다고.”

누구였지, 멀었다고 말한 사람이. 기억이 나지 않아서 고개를 저었다. 김산이 도망을 포기하고 침대에 엎어져 누워, 성기를 받아들였다. 조임은 신경 쓰지 않는 듯, 제 욕심껏 박던 남자가 김산의 척추에 키스했다. 도드라진 뼈를 따라 입술을 포개고, 혀를 내밀어 핥더니 삽입을 깊게 하며 중얼거렸다.

“내가 누구야?”

“하아, 하, 모, 모르…!”

“기억해야지. 너한테 지금 좆질 하고 있잖아.”

듣기 좋은 웃음소리를 터트린 남자가 성기를 쭉 빼내고, 퍽 소리 나게 넣으며 되물었다.

“내가 누구야.”

최희서, 김이삭, 김이탁. 셋 중 하나였는데 쉽게 입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그러던 중, 강한 향수 냄새가 났다. 김산은 침대에 엎어진 고개를 들고서 겨우 입을 움직여 말했다.

“희서… 최희서… 하윽!”

남자가 정말 기분 좋은 듯, 유쾌하게 웃었다. 손목을 잡은 손을 놓아주었다. 시트를 생명줄처럼 잡으며 버텼다. 최희서의 성기가 하얀 엉덩이 사이를 빠르게 오갔다. 내벽이 조일 틈을 주지 않았다. 점막들이 달아올라, 닿기만 해도 김산이 자지러졌다.

“아, 읏…!”

느끼는 부근을 만져주는 순간, 김산은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 온몸을 파도처럼 덮친 쾌감에 떨다가 헉, 헉 밭은 숨을 내뱉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최희서가 성기를 안에 바짝 박아 넣으며 사정했다. 그의 묵직하고 더운 숨이 머리 위에 흩뿌려졌다. 정신이 점점 힘을 잃어가는데, 최희서가 떠나간 자리를 다른 남자가 채우는 게 느껴졌다.

아들들이 남은 것이다. 붉게 부은 구멍을 귀두로 쓸어 만졌다. 미끈거리고, 뜨겁게 마찰되는 느낌에 김산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넥타이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아들이 커다란 손으로 침대 위에 널브러진 자신의 손목을 잡아 누르는 게 느껴졌을 뿐이었다. 유난히 부드러운 게 이삭이었다.

“이삭아….”

김산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이삭을 불렀다. 이삭은 대답 없이 고개를 숙여 뺨에 키스하며 성기를 넣었다. 자신이 애원해도 끝내지 않을 걸 알기에 김산은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었다.

“아아….”

구멍은 풀어주지 않아도 녹진하게 잘 풀렸다. 야금야금 들어오는 성기를 받아먹었다. 힘이 미약하게 풀린 구멍을 달래듯 성기가 부드럽게 움직였다. 손길처럼 따스한 움직임에 김산은 입술을 앙다물며 다리를 오므렸다.

“벌리셔야죠.”

아들이 다정하게 다그치며 다리를 벌리고, 벌을 주듯 세게 넣었다. 손끝, 발끝 할 거 없이 쾌락이 퍼져나갔다. 기절하고 싶었다. 실제로 의식이 끊기고 있었지만, 자신의 몸을 탐하는 자들이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그들은 섹스하는 내내 잠깐 의식을 잃는 것도 싫었는지, 뺨을 가볍게 두들기거나 어르고 달래서 깨웠다. 이삭은 최희서와 같은 자세로 김산의 구멍에 성기를 박아대다가, 마음에 바뀌었는지 침대 위로 올라가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얇은 피부가 벗겨져 붉게 변한 유두를 빨아주는 입술에 김산은 울음을 터트리며 아들의 머리를 밀었다. 이제 젖도 나오지 않는 가슴이 뭐가 그리 좋은지, 어린 시절처럼 달라붙었다.

아들이 다리를 벌리게 하고서, 성기를 위에서 아래로 찍어 눌렀다. 느리지만 정확하게 그 부근만 누르는 성기에 김산의 성기가 서고, 유두가 꼿꼿하게 변했다. 이삭이 그 유두를 양손으로 잡아당기며 웃었다. 예민해진 몸은 고작 그것만으로도 전율했다.

“하으윽, 아, 아…으읏!”

상체가 밀릴 정도로 세게 박아 넣어, 퍽, 퍽, 소리가 나던 접합부에서 소리가 멈췄다. 이삭이 나른한 숨을 뱉어내며 사정했다. 몇 번째 정액을 받는 것인지 가물가물했다.

다리를 벌린 채 힘없이 있었다. 다리가 두텁고 큼지막한 손에 의해 들어 올려졌다. 김산은 시트를 부여잡으며 울었다. 그 손을 이탁이 자신의 목에 두르게 했다. 이탁의 어깨에 올려진 손이 미끄러져 내렸다. 힘이 쭉 빠진 탓이었다.

“아빠, 내가 안아줄게. 괜찮아.”

이탁이 연신 눈물 젖은 뺨과 입술에 쪽쪽 키스를 해주며 안아 올렸다. 다리를 허리에 감게 한 이탁이 양팔을 어깨에 걸치게 하고, 다시 눕혔다.

“앗…아, 으…으응…!”

아들과 키스를 하면서 삽입을 견뎌야 했다. 정말 더 이상은 무리였다. 아래가 얼얼했다. 이탁과 키스를 하는 데도 진이 빠져 타액이 줄줄 턱을 타고 흘렀다. 방금 전 두 사람에게 혹사당한 구멍을 배려하는 것인지, 이탁이 전혀 다르게 움직였다. 정말 사랑을 해주는 듯, 아프지 않게 해주는 섹스에 김산은 손을 더듬어 아들의 널찍한 등을 만졌다. 없는 힘을 쥐어짜서 아들을 끌어안았다. 김산이 적극적으로 안아주자, 감동한 듯 이탁이 고개를 숙여 애틋한 키스를 했다. 비가 오는 날, 벤치에서 했던 키스와 같았다.

“아빠….”

아들의 애절한 음성이 들리면서, 눈을 가리던 넥타이가 풀렸다. 세상이 안개가 낀 듯 탁했다. 너무 울어서 눈이 바늘로 찌르는 듯 따끔거렸다. 의식이 혼미해졌다. 이제 그만 자고 싶었다. 김산의 눈이 몽롱해지면서, 감기기 시작했다. 이탁은 사정을 하면서 김산을 조심스럽게 안아 올렸다. 그는 아들의 널찍한 뺨에 달아오른 뺨을 댄 채, 눈물에 푹 젖은 눈을 깜박거렸다. 의식이 서서히 멀어져갔다.

그러는 와중에 뿌연 시야를 가르며 한 남자가 다가오는 게 보였다. 누구일까. 자신의 눈꺼풀을 내려주며, ‘이제 됐어.’라고 말해준 이는.

*

아이들이 주는 애정은 독주였다. 독성이 강해, 자신의 존재 가치마저 부수는 술이었다. 파멸이란 걸 알면서도 아이들이 흘려주는 독주를 받아 마신 자신의 죄도 컸다. 독주는 처음에 썼지만, 끝은 달콤했다. 달콤함은 중독을 불러일으켰다. 더, 더, 더… 어느새 자신이 아이들의 독주를 갈구하며 스스로 중독되고 있었다.

자꾸 빠져들어 갔다. 숨결 한 자락마저 앗아갈 중독성이었으나, 김산은 강제로 입을 벌리게 하고 독주를 들이붓는 행동을 막을 생각이 없었다.

아들의 말처럼, 이제 그만할 수 없었다. 자신의 손을 잡아 오는 그 손길이 애틋하고 다정해서 도저히 놓을 수 없었다. 자신도 그 손을 놓고 멀쩡한 정신으로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자신보다 훨씬 크고 단단해진 남자다운 손이었지만, 어째서인지 김산은 자꾸 작고 여렸던 아이들의 손을 떠올리게 되었다.

‘아빠, 이것 봐. 내가 아빠 주려고 만들었어.’

꿈속에서 이탁은 고작 9살이었다. 아이는 퇴근하고 돌아온 김산에게 자신이 만들었다는 꽃다발을 내밀었다. 종이로 엉성하게 접어 만든 꽃은 금방이라도 흐물흐물 풀어질 거 같았으나, 김산은 그 무엇보다 예쁘게 보였다. 김산이 활짝 웃으며 꽃다발을 받아들자 아이가 손을 뒤로 모으며 배시시 웃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이삭은 말없이 다가와 김산의 가슴팍에 꽃을 달아주었다. 뒤꿈치를 들어 올리고 힘겹게 다는 모습이 귀여워, 김산은 허리를 숙여줬다. 아이가 입을 다물고 야무지게 꽃을 달아주었다. 정장 재킷에 달린 꽃을 본 이삭이 드디어 해맑게 웃으며 아빠의 얼굴을 잡고, 볼에 쪽 뽀뽀했다.

‘아빠, 이거 어버이날이라고 제가 만든 거예요.’

‘오늘이 어버이날이었어? 아빠가 깜박했네.’

김산은 쓰게 웃으며 칭찬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아이들이 좋아서 소리 내서 웃었다. 김산은 이탁이 준 꽃다발을 들고 큰방으로 향했다. 그는 괜찮은 병을 찾아, 그곳에 꽃을 걸어두었다. 이삭이 만들어서 달아준 꽃도 떼어내 조심스럽게 상자에 넣었다. 상자엔 아이들이 아빠에게 선물이라며 내민 조막만 한 물건들이 있었다. 구슬, 예쁜 돌멩이, 네잎클로버 등등. 그것들을 귀엽다는 듯 바라본 김산은 다리에 매달리는 온기에 고개를 돌렸다. 이삭과 이탁이 양쪽에 매달려 웃고 있었다.

‘아빠, 좋아요?’

‘그럼. 좋지.’

그는 이삭의 뺨을 다정하게 만져주었다. 이탁이 질투를 느꼈는지, 자기도 만져달라고 얼굴을 내밀었다. 김산은 바닥에 앉아, 두 아이를 동시에 만져주며 온화하게 웃었다. 아이들은 잘 생긴 아빠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에 행복한 듯, 해맑게 웃으며 아빠에게 안겼다. 두 아이가 불도저처럼 안기려 하자, 김산은 타고난 신체적 능력으로 아이들을 받쳐주었다. 두 아이를 품에 안은 순간이 가장 행복했다.

하늘이 내려준 가장 귀한 선물이 둘이나 있었다.

“아빠, 아파?”

오랜만에 꾸던 달콤한 꿈이 울먹거리는 어린 목소리에 끝났다. 김산은 몽롱한 눈을 깜박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유담이 이삭의 품에 안겨 훌쩍거리고 있었다. 아빠에게 안기고 싶은지 비엔나소시지 같은 두 팔을 벌렸다. 그 모습을 보던 이삭이 유담을 안아 달랬지만, 유담은 아예 고개까지 젖히며 울었다.

“아빠, 아빠아아…”

아이의 울음에 이삭은 난처한 기색이었다. 그 모습을 힘없이 보던 김산은 몸을 일으켰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열은 없었지만, 세 남자를 상대하는 바람에 힘이 많이 빠진 상태였다. 그래도 김산은 힘을 내서 유담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빠, 쉬세요.”

이삭이 팔을 버둥거리며 우는 유담을 달래며 말했지만, 유담의 울음소리가 커져 무리였다. 김산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기 이리 줘.”

별로 내켜 하지 않지만, 김산이 부탁하니 이삭은 어쩔 수 없이 유담을 침대에 올려주었다. 유담이 훌쩍거리면서 김산을 보고서 덥석 안겼다. 김산은 능숙하게 아이를 받쳐 안았다. 그는 아이의 등을 토닥거리면서, 다정하지만 쉰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아가, 아빠 보고 싶어서 울었구나.”

유담이 손가락을 입에 넣었다. 김산이 쓰게 웃으며 손가락을 부드럽게 잡아 내렸다. 아이는 이제 아빠 곁에 떨어지지 않겠다는 의지로, 두 팔로 김산의 목을 끌어안았다. 묵직한 무게에 김산은 신음을 흘리며 엉덩이를 받쳤다. 이삭이 보다 못해 손을 뻗었지만, 유담이 사이렌 같은 소리를 내며 거부하는 바람에 포기했다. 이삭의 품에선 아빠를 찾으며 울던 유담은 아빠가 안아주자 점차 울음을 그치고, 급기야 품에서 잠들었다. 김산은 평온한 얼굴로 유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눈물 젖은 뺨이 싱그럽다. 아무리 오빠들이 잘 해줘도 자신이 없으면 불안함에 우는 딸이 사랑스러웠다.

하늘이 주신 선물이었다. 세상 사람들이 더러운 관계로 태어난 아이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김산은 아이를 조심스럽게 베개에 눕혔다. 아이가 주먹을 느슨하게 쥐고서 잠에 빠져들었다. 추울까 봐 이불까지 덮어주었다. 아이가 입술을 오물오물 거리는 게 귀여워 한참을 보았다.

그 모습을 이삭은 애절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침대에 앉아 자신의 딸을 챙기는 아빠가 사랑스러워서 참을 수 없었다. 이삭은 천천히 무릎을 꿇고, 하나뿐인 연인의 허벅지에 얼굴을 파묻었다. 근육이 있어서 딱딱했지만, 괜찮았다. 그 무엇보다 따스하고 아늑한 장소였다. 김산은 아기 때처럼 안겨 오는 이삭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사랑한다는 말은 못 해주지만,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었다. 아빠의 부드럽고 상냥한 손길에 취한 듯, 이삭이 눈을 곱게 감은 채 중얼거렸다.

“아빠, 사랑해요…”

아이가 넋두리하듯 고백했다. 그 고백이 끝나자, 문이 열리며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가 들어왔다. 단정하게 왁스로 넘긴 머리 덕분에 둥글고 하얀 이마가 보기 좋게 드러났다. 팔에 걸친 재킷을 내려놓는 것뿐인데, 넓은 어깨가 위협적으로 움직였다. 퇴근하고 돌아온 이탁의 손에는 풍성한 꽃다발이 들려있었다. 해맑게 웃던 이탁은 아빠의 허벅지에 뺨을 대고, 순진한 척 눈을 깜박이는 형을 보더니 인상을 찡그렸다.

“뭐야, 왜 저래…”

형이 가증스럽다는 듯 중얼거린 이탁이 다리로 형을 밀려 했으나, 이삭은 밀리지 않았다. 힘으로 버텼다. 이탁은 형을 밀어내는 걸 포기했다. 형의 집착은 자신 못지않았다. 이탁은 김산 옆에 자연스럽게 앉아 꽃다발을 건넸다. 김산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꽃다발을 받아들였다.

“예쁘네. 잘 어울려.”

이탁이 솥뚜껑 같은 손을 들어 올려 김산의 머리, 목, 어깨를 매만지며 말했다. 이탁은 은근히 기쁜 듯한 눈으로 꽃다발을 감상하는 아빠 얼굴을 관찰했다. 창백해진 뺨이 꽃을 들고 있어서 그런가. 생기가 있어 보였다. 빨고 싶었다. 그걸 참지 못하고, 이탁은 고개를 숙여 아빠의 뺨에 키스했다. 김산은 이탁이 입술에 키스할까 봐 꽃다발로 입가를 가렸다. 안 그래도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턱 부근만 꽃으로 가린 모습이 사랑스러워 이탁이 눈웃음을 지었다. 김산이 앞머리를 내렸을 뿐인데 장미꽃을 든 것만으로 연예인 화보처럼 잘 생겼다. 하나뿐인 자신의 연인이자, 아빠의 멋있는 모습에 이탁은 매끄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보니 이 말을 안 했네.”

면도가 잘 된 턱을 매만진 이탁이 김산을 응시했다. 이탁의 예쁜 입술이 열리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달달하고, 거부할 수 없는 독주 같은 고백이 흘러나왔다. 그걸 받아먹는 건 김산의 이제 김산의 의지였다.

“사랑해.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도.”

김산은 눈을 내리떴다. 꽃다발을 슬쩍 치우자, 여전히 바닥에 앉아 허벅지에 얼굴을 대고 있는 이삭이 보였다. 이삭이 미소 지었다. 더없이 순수해서, 정열적으로 느껴지는 미소였다. 말하지 않아도 사랑한다고 느껴지는 애정에 김산은 꽃다발로 얼굴을 가렸다.

이상하게도 오늘따라 얼굴에 열이 올랐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김산은 꽃다발을 치우라는 아들의 말에 눈만 내밀고, 열이 오른 얼굴을 가렸다.

사랑이었다.

어쩔 수 없는 사랑이었다.

<격리실> 외전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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