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김산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며 다가오는 아들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아빠에게 한 대 얻어맞은 이탁은 상체가 잠시 흔들렸으나 오뚝이처럼 일어나 김산의 상체를 눌렀다. 먹지 못해 힘이 빠진 아빠는 이빨 빠진 호랑이나 다름없었다.
“싫어…! 싫다고! 놔!”
정신적으로 많이 약해진 김산이 아이들에게 벗어나기 위해 반항했다. 김산의 주먹이 제법 날카롭게 이탁의 얼굴과 상체로 날아들었다. 이탁은 아빠의 주먹을 다 맞아주었다. 신음 한 번 내지 않고 맞아주는 이탁을 지켜보던 이삭이 달려들어 김산의 다리를 제압했다. 김산이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이탁은 피 섞인 침을 뱉어냈다. 흠씬 두들겨 맞은 얼굴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계속 입안에 고이는 피가 거슬렸는지, 이탁이 인상을 쓰며 바닥에 침을 연신 뱉어냈다.
“화 풀렸어?”
이탁이 아빠 손목을 꽉 잡아 누르며 물었다. 김산은 대답하지 않았다. 이탁은 괴로움에 일그러진 아빠의 얼굴을 보며 피식 웃었다.
“화 안 풀렸나 보네. 더 때릴래?”
맞는 건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이탁이 물었다. 김산은 묵묵부답이었다. 이탁은 찢어진 입가가 아프지도 않은지 웃었다. 다친 얼굴로 웃는 아들은 순수해 보였다. 아빠에게 성기를 세우는 아들 같지 않았다. 사랑에 빠진 소년처럼 달콤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몸에서 힘이 서서히 빠졌다. 더 이상의 반항은 무리라는 판단이 들었다. 지금 도망친다고 발버둥 쳐봤자, 아이들은 작정하고 자신을 굶기고 복종시킬 것이다. 자신을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아이들의 경계심을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거 같았다. 김산이 포기한 듯 몸에 힘을 뺐다. 이탁도 아빠의 손목을 내리누르던 손에서 힘을 뺐다. 그러더니 이마를 덮은 머리를 쓸어 올려주었다. 몇 번이고, 애정을 담아서.
“아빠.”
“왜.”
김산이 인상을 쓰며 무뚝뚝하게 물었다. 이삭도 다리에서 떨어졌다. 이삭이 천천히 다가와 약을 물고 키스했다. 약이 입안으로 들어왔다. 곧이어 이삭이 입에 물을 머금고 키스했다. 물이 목구멍으로 들어왔다. 물과 약을 꿀꺽 삼켰다. 이삭이 기특하다는 듯 아빠 머리를 매만졌다. 손이 내려와 콧등과 뺨을 매만졌다. 물기가 남은 입술을 만지던 이삭이 고개를 숙여 아빠에게 키스했다. 아들의 입술이 부드러웠다. 깃털처럼 포근히 내려앉아, 입술을 빨아들였다. 질척거리는 소음이 맞닿은 입술에서 퍼졌다. 처음보다 능숙해진 키스에 김산은 묘한 기분을 느꼈다. 친아들이 아니라 마치 연인과 키스하는 기분이었다. 이삭이 눈을 감은 채, 키스를 마쳤다. 눈을 느리게 뜬 이삭이 맑고 큰 검은 눈을 보더니 빙그레 웃었다.
“아빠도 우리 사랑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사랑치고 너무 거친 거 같은데.”
김산이 목에 걸린 줄을 당기며 탄식했다. 이런 게 사랑이라면, 사랑하지 않는 게 나을 것이다. 김산이 눈을 돌려 아들을 훈계하듯 냉철한 눈으로 보았다. 아들이 시무룩해져서 김산의 손을 꼭 잡으며 중얼거렸다.
“근데 이렇게 안 하면 아빠가 도망갈 거잖아요.”
“안 하면 되잖아.”
“하고 싶어 죽겠는데 어떻게 안 해요? 아빠만 생각하느라 머리랑 자지가 다 터질 뻔했어요.”
이삭이 아빠 손바닥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빠의 냄새를 그러모아 맡은 이삭이 애절하게 말했다.
“아빠는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참았는지 몰라서 그러는 거예요. 알면, 우리한테 이렇게 할 수가 없어.”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투정에 김산이 미간을 찌푸렸다. 이삭은 아빠 손바닥에 뽀뽀를 쪽 한 후, 고개를 들어 올려 웃었다.
“그래도 다행이에요. 아빠가 우리 사랑에 점점 익숙해지는 거 같아서. 계속하다 보면 아빠도 우리 사랑을 알고, 감동하실 거예요. 애도 낳고, 잘살아 봐요. 우리.”
아이라는 말에 김산의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다. 아무리 들어도 적응되지 않는 임신 얘기에 몸이 벌벌 떨렸다. 적응이 되려면 자신이 정신을 놓는 수밖에 없을 거 같았다. 김산의 눈이 다시 절망으로 물들고, 온몸이 떨려오자 이탁이 혀를 찼다. 이탁은 아빠의 정신을 사정없이 쪼아대는 이삭을 밀어냈다.
“적당히 해.”
“그럼 너는?”
이삭이 빈정거렸다. 이탁은 아빠에게 얻어맞은 뺨을 만지며 말했다.
“난 착해서 아빠 화풀이 대상이 됐잖아.”
이탁은 늘어진 아빠의 다리를 들어 올려 어깨에 걸쳤다. 며칠 쓰지 않아 좁아진 구멍에 발기한 성기를 갖다 댔다. 벌써부터 귀두를 조이는 게 장난이 아니었다. 눈가가 흐물흐물 풀렸다. 구멍에서 시작된 아픔에 김산의 입이 벌어지면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본격적인 섹스의 신호도 주지 않고 이탁은 제멋대로 욕구를 풀기에 급급했다.
“아, 아…!”
김산은 손으로 시트를 부여잡고 버텼다. 아들의 성기가 너무 컸다. 이탁은 아빠의 촉촉하고 뜨끈한 내부로 성기를 밀어 넣으며 읊조렸다.
“아빠는 우리 절대 못 버리니까 적당히 해도 된다고.”
“하긴….”
이삭이 벌어진 김산의 입에 성기를 넣었다. 촉촉한 점막이 힘없이 성기를 받아들였다. 위아래가 다 아들들의 성기로 가득 찼다. 이삭이 혓바닥에 귀두를 대고 허리를 움직였다. 목젖을 푹푹 찌르는 성기에 숨이 막혔다. 목구멍까지 들어오려는 듯, 성기가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위에 들어온 거대한 성기만으로도 힘든데, 아래에서 내벽을 짓누르며 들어오는 성기에 고통스러웠다.
“크읍, 읍, 으…!”
조금씩 빠져나갔던 성기가 내부로 들어왔다. 구역질이 밀려오면서 발가락이 움찔거렸다. 조금이라도 편해지고자 고개를 비틀고, 허리를 당겨보았으나 그때마다 아이들이 잡고 억지로 눌러서 도망가지도 못했다. 이탁은 바르작거리는 아빠가 거슬렸는지 허리를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열심히 아빠의 입에 대고 성기를 박아대던 이삭은, 김산이 숨을 못 쉬자 성기를 빼내었다. 김산의 입에 연결된 타액이 쉽게 끊어지지 않았다. 이삭은 아쉬운 마음에 아빠의 입술에 성기를 비볐다. 김산은 차마 삼킬 용기가 나지 않아 혀를 내밀어 귀두만 핥아주었다.
“어?”
김산의 변화에 이삭의 눈매가 가늘어졌다가, 서서히 웃음으로 변했다. 이삭은 김산의 입안으로 성기를 반쯤 넣으며 중얼거렸다.
“아빠가 자지 좋아한다.”
“오늘 두 개 먹여준다니까 좋아하시는 거야.”
이탁이 허리를 퍽, 쳐올리며 말했다. 순간 그 부근에 닿은 성기에 김산이 숨을 삼켰다. 찌르르하고 울리는 감각에 눈에서 불꽃이 튀어 올랐다. 눈이 풀리고, 입에서 달콤한 신음이 흘러나오자 두 아들의 입에서 음흉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삭은 김산의 입에 사정을 하고 뒤로 물러났다. 김산의 붉은 입술을 타고 뿌연 정액이 흘러내렸다.
“아깝게.”
그걸 본 이탁이 혀를 차며 손가락으로 정액을 훔친 후, 아빠 입에 넣어주었다. 그러면서 허리를 푹, 푹 찧듯이 넣자 김산의 입이 벌어지며 정액을 삼켰다. 이탁의 손가락을 성기처럼 빨아대자 이탁이 흥분한 듯 성기를 거칠게 움직였다. 내부가 짓이겨지고 있었다. 잘못하면 헐어서 피가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거친 움직임이었다.
“아, 으, 아앗! 아!”
시트를 잡을 새도 없었다. 상체가 위로 올라갔다가, 잡힌 허리 때문에 빠르게 내려왔다. 점막도 함께 위아래로 비벼지고 있었다. 쓰라리고, 아픈데 그 부근을 찔러주면 그런 아픔쯤 견딜 수 있었다.
“아빠, 이탁이 자지 좋아?”
이탁이 키득거리며 웃으며 김산이 느끼는 부위를 집중적으로 찔렀다. 아들의 성기인데, 자신이 낳은 아들이 자신을 범하고 있는데 좋아서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힘을 주려 해도, 힘을 줄 수가 없었다. 입도 잘 닫히지 않았다. 힘없이 늘어져 누워 아들이 박아주는 대로 신음하고, 우는 수밖에 없었다. 찌걱거리고 쿨쩍거리는 소리가 아래에서 빠르게 들렸다. 점막이 성기에 착 달라붙어, 빼낼 때면 함께 딸려나갈 것 같았다. 그러나 이탁이 착하게도 성기로 점막을 안으로 밀어 넣어 줬다. 이탁은 얼굴을 가리는 김산의 손을 잡아 아래로 잡아당겼다. 깊게 접합하면서 아빠의 상체를 안았다. 아빠의 상체를 두 팔로 꽉 안았다. 김산이 숨을 헐떡거리며 이탁의 어깨에 얼굴을 대고 가만히 있었다.
그때, 이탁의 성기로 가득 찬 내부로 무언가 들어오고 있었다. 아무리 약을 먹어 힘이 풀렸어도 아래로 무언가 들어오는 느낌은 선명하게 느껴졌다.
“아…싫어…싫어…으읏…싫어, 아파….”
김산이 울음을 터트렸다. 이탁의 성기 위로 딱딱한 것이 들어와 느리게 움직였다. 발기했던 김산의 성기가 아래로 수그러졌다. 아빠의 성기를 보던 이탁이 땀에 젖은 아빠의 귀를 물었다. 이탁이 야하게 귀를 빨아댔다. 질척거리는 소리가 곧장 때려 박혔다. 민감한 부위가 자극당하자, 아래에서 올라오던 고통이 약간이나마 희석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정도 들어갔어.”
이삭이 넣은 것은 적당한 두께가 있는 딜도였다. 하얀색 딜도를 손잡이만 보일 정도로 꾸욱 밀어 넣은 이삭이 유심히 구멍을 살펴보았다. 매끈하게 펴진 구멍이 버거워 보이긴 했으나 무리 없이 두 개를 삼키고 있었다. 거대하게 발기한 이탁의 성기 위로 들어간 하얀 딜도를 조심스레 돌리자 구멍이 느슨하게 풀리는 게 보였다. 이탁도 슬슬 허리를 움직였다. 이탁의 성기와 딜도가 맞물리며 김산의 내부를 확장시켰다. 내부 주름이 사라질 거 같은 움직임에 김산이 고개를 저었다. 아팠다. 아프고, 아프고, 또 아팠다. 김산이 엉엉 울음을 터트리며 다리를 움직여보았으나 약을 먹어 이완된 몸은 제대로 된 반항을 할 수 없었다.
“아빠, 우리 둘을 임신하고 있었잖아. 그때라고 생각해. 이번엔 아래로 두 개를 먹는 거야.”
“싫어…싫어…아파….”
“괜찮아. 우리가 잘 해줄게.”
이탁은 우는 아빠를 달랬다. 이삭이 넣은 딜도를 천천히 빼내고 자리를 잡았다. 침대에 등을 대고 누운 이탁이 아빠를 끌어안고 있었고, 그 위로 이삭이 무릎 꿇고 앉아 성기를 구멍에 갖다 댔다.
“아빠, 넣을게요.”
이삭이 짧게 예고하고서 힘을 주어 성기를 넣었다. 성기와 구멍이 빠듯하게 맞물린 틈을 귀두로 비볐다. 구멍이 슬슬 열렸다. 잠시 닫혔던 구멍이 들어오는 귀두에 맞춰 열리더니 아주 천천히 귀두부터 먹었다.
“아…아! 아파…! 아파!”
김산은 아픔에 벌벌 떨었다. 온몸이 병자처럼 떨리고, 쾌락을 못 느껴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 눈물이 떨어져 이탁의 어깨와 얼굴에 닿았다. 이탁은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러나 김산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울었다. 아래가 이렇게 열려 영영 닫힐 거 같지 않아서 무서웠다.
“괜찮아요, 아빠. 잘 들어가고 있어…괜찮아.”
들어오는 귀두에 맞춰 구멍이 열리는 게 잘 보였다. 더 이상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남자를 잘 아는 구멍은 명기처럼 쭉쭉 두 아들의 자지를 받아먹었다. 하나가 들어왔을 때도 팽팽하게 당겨졌던 입구는, 이제 살짝만 닿으면 찢어질 것처럼 벌어졌다. 조이는 힘은 확실히 없었다.
동생의 단단한 성기와 아버지의 뜨끈하게 달아오른 내벽이 이삭의 성기를 반겼다. 나무토막 같은 두 개의 성기가 좁은 구멍에서 서로 만났다. 이삭은 시간을 들여 성기를 다 넣었다. 한 구멍 안에 두 개의 성기가 조용히 맞물려 있었다. 이탁은 자신의 성기에 맞닿은 형의 성기에 엉뚱한 생각을 했다. 아빠 뱃속에서도 이렇게 맞붙어있었을까.
이삭은 입구를 슬쩍 만져보았다. 구멍이 뜨끈뜨끈했다. 혹사당한 구멍은 열을 내뿜고 있었다.
“두 개 잘 드셨어요. 이제 움직일게요.”
“으으으…제발…그만해.”
김산이 이탁의 어깨에 고개를 파묻고서 애원했다. 그러나 이삭은 애원은 듣지 않겠다는 태도로 엉덩이를 세게 때리고, 허리를 움직였다. 또한 이탁도 아빠의 귀를 빨면서 허리를 조금씩 움직였다.
배로 품었던 두 명의 아이들이 이번엔 한 구멍에 두 개를 넣고 움직이고 있었다. 몽둥이 같은 성기가 느리고, 꿋꿋하게 구멍을 푹, 푸욱 벌리며 들어와 그 부근을 자극했다. 약을 먹어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김산은 무기력하게 엎드려 누워 엉덩이를 움찔거렸다.
“아빠, 아기들 자지 어때? 두 개 동시에 먹으니까 배부르지?”
“아빠도 이걸 봐야 하는데. 나중에 영상 찍어서 보여드릴게요. 아빠 구멍이 얼마나 맛있게 우리를 먹고 있는지.”
두 개의 성기가 한계치를 넘어선 구멍에서 중간 부위까지 나올 정도로 뺐다가, 천천히 넣었다. 처음엔 구멍이 다칠까 봐 조심스럽게 움직이던 아이들도, 내벽이 어느 정도 적응을 하자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슷한 간격을 두고 움직이던 성기가 이젠 제멋대로 움직였다. 하나가 들어오면, 하나가 나가고, 하나가 다시 들어오면, 다시 다른 것이 나가는 게 반복되었다. 구멍이 조이질 못했지만, 두 개가 함께 아버지를 범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두 아들은 넘쳐흐르는 쾌락에 신음을 흘렸다. 김산은 두 아들 사이에 껴서 손가락 하나 까닥이지 못하고, 입만 벌리고 있었다.
이러다가 구멍이 뻥 뚫려버리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큰 성기 두 개가 한참을 내부에서 움직였다. 구멍이 꽉 다물릴 틈이 없었다. 구멍은 두 개의 성기에 맞게 확장되어 있어, 다물리는 데 시간이 걸렸다. 그런 처지에 아들들이 봐주지 않고 마구잡이로 박아대니, 다물릴 수가 없었다. 김산은 내벽 안에 불이 붙은 것 같아, 괴로웠다.
쌍둥이답게 두 아이들은 비슷하게 사정했다. 두 아이의 정액이 뒤섞여 고였다. 이삭이 빠져나가고, 그다음 이탁이 빠져나갔다. 구멍이 조금씩 다물리기 시작했다. 이삭은 손가락을 넣어 빨갛다 못해 시뻘겋게 변한 내벽을 보며 웃었다.
김산은 이탁의 위에서 힘없이 누워 눈물 젖은 눈을 깜박거렸다. 하도 울어서 눈이 너무 뜨겁고 따가웠다. 쉬고 싶었다.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이삭이 정액으로 흥건한 내부에 성기를 박아 넣었다. 예고 없이 시작된 두 번째 섹스에 김산은 눈을 감았다.
이삭은 삽입한 상태에서 천천히 침대에 누웠다. 이번엔 정자세로 이삭의 가슴을 지지대 삼아 눕게 되었다. 김산의 다리가 M자로 벌려졌다. 이탁이 다가와 구멍에 손가락을 찔러 넣더니 자신이 들어갈 공간을 가늠했다.
“아빠, 이탁이 자지 넣을게.”
“아…으윽!”
이삭의 성기로 가득 찬 구멍에 이탁의 뜨끈한 귀두가 느껴졌다. 잠시 후, 이탁의 두꺼운 귀두가 구멍과 성기를 짓누르며 안으로 들어왔다. 김산이 아파서 울며 손을 뻗어 이탁을 안았다. 하지만 힘없는 팔이 매달리다가 축 늘어졌다. 이탁이 다리를 더 활짝 벌리게 해서 성기를 박아 넣었다. 처음보다 녹진하게 구멍이 잘 풀려서 넣기에 수월했다. 어린아이 팔뚝만 한 두 개의 성기가 미세한 틈도 허용하지 않고, 딱 맞물렸다. 아랫배가 부풀어 오를 거 같았다. 김산은 눈을 감은 채, 아들에게 잡힌 손을 움직여보았다. 움직이지 않았다. 줄이 끊긴 인형이 된 기분이었다.
“우리 아빠 자지 두 개 너무 잘 먹는다. 앞으로 이렇게 먹여줄게. 많이 먹고, 임신하자.”
이탁의 천진난만한 말에 김산이 눈을 잠시 떴다가, 질끈 감아버렸다. 더 이상 아들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자신은 비참하고 괴로운데, 자신을 범하면서 행복해하는 아들을 보자 기분이 이상했다.
“아빠, 눈 감으니까 더 잘 느껴지지 않아? 안에서 아들들 자지가 움직이고 있다고.”
이탁이 아빠의 엉덩이를 찰싹, 찰싹 때리며 말했다. 때릴 때마다 내부가 성기 두 개를 힘들게 조였다. 성기 두 개가 내벽을 찢어버릴 것처럼 꽉 채우고 있었다. 삼키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성기 두 개가 내벽을 비비며 움직였다. 벌어지지 않을 것 같은 내벽이 벌어져 성기가 출입을 반복했다. 김산의 벌어진 입에서 무력한 신음과 침이 흘렀다. 이탁은 시선을 내려 성기 두 개가 박힌 구멍을 보았다. 붉게 달아오른 구멍을 보자 음심이 솟구쳤다. 이렇게 얕게 쳐올리는 건 재미가 없었다. 이탁은 형이 베고 있는 베개에 손을 대고서, 허리를 세워 깊게 넣었다. 더 벌어지지 못할 거 같던 구멍이, 벌어져 이탁을 받아들였다. 얌전히 내부에 있던 형의 성기에 비벼졌다.
“찌, 찢어져…안 돼, 아!”
몽둥이 같은 성기가 다른 성기를 누르면서 들어오는 게 내벽을 통해 고스란히 느껴졌다. 숨이 덜컥 막히는 느낌이었다. 아들들의 출입에 따라 상체가 흔들렸다. 이삭이 김산의 귀를 물고 빨았다. 아들이 귀를 빨아주자, 신기하게도 고통이 조금씩 무뎌졌다. 김산이 쾌감을 느끼는지 희미한 신음을 흘리며 손가락을 움찔거렸다. 이삭은 성기를 움직이지 않고 삽입만 한 채, 손을 움직여 아빠의 성기를 잡았다. 따뜻하고 딱딱한 성기가 잡혔다.
“아빠, 만져주니까 좋죠?”
“으응…흐읏!”
이삭이 귀두를 강하게 비벼주었다. 눈에 불꽃이 타닥 튀었다. 이를 악물어도 달콤한 신음이 쏟아져 나왔다. 이탁이 쾌감으로 뭉개진 아빠의 얼굴을 보며 입술을 내렸다. 벌어진 입술에 아들의 입술이 닿았다. 이탁이 아랫입술과 혀를 입에 넣고 쪽쪽 빨았다. 성기를 푹, 푹 찔러 넣어 느끼는 부근을 정확히 찔러주자 맞물린 입술 사이로 신음이 나왔다. 이삭은 아빠를 꼭 안던 손을 더듬어 유두를 잡아 비틀었다. 작고 도톰한 유두가 앙증맞게 눌렸다.
“흐으응…!”
김산이 목을 젖히며 울었다.
“아빠 좋아죽는데?”
이삭은 귀를 빨아주던 입술을 떼어내고, 유두를 손가락으로 움켜잡고 이리저리 비틀었다. 손톱을 세워 긁어내려 주자 김산이 쾌락에 못 이겨 허리를 흔들었다. 이삭이 성기를 느리게 움직였다. 이탁이 빠르게 출입해 느끼는 부근을 자극한다면, 이삭은 느릿하고 감질나게 움직여 그 부근에서 감돌아 모호한 쾌감을 선사해주었다. 이탁과 이삭의 성기는 푹, 푹 소리가 날 정도로 움직였다. 성기 움직임에 따라 고였던 정액이 두꺼운 기둥을 타고 흘러내려 입구로 나왔다.
아들들이 각각 다른 위치에서 쾌락을 자극해주었다. 김산은 이탁의 젖은 피부에 뺨을 댄 채 헐떡거렸다. 성기가 벌떡 서서 이탁의 배에 닿았다. 이탁은 아빠의 성기를 움켜잡고 허리를 퍽, 퍽 쳐올렸다. 형과 성기가 맞닿아, 아빠가 느끼는 지점을 찌르는 것이 좋았다. 물 먹은 스펀지처럼 축 늘어진 아빠의 몸을 마음대로 가지고 노는 것도, 좋았다.
“아아, 아빠…나 다시 아빠 배로 돌아간 거 같아. 너무 좋아.”
이탁이 와락 신음을 흘리며 붉어진 목덜미에 입술을 묻었다. 짭짤한 맛이 났다. 마치 사과를 베어 문 듯 달콤한 맛도 났다. 구멍이 더 이상 제 기능을 못 할 정도로, 성기 두 개를 내부에 처박고 움직이던 아이들이 드디어 사정을 했다. 두 개의 성기가 한 지점에 대고 정액을 방출했다. 내부가 정액으로 채워지는 기분에 김산은 눈을 감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이탁의 성기가 느릿하게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성기를 빼낸 이탁은 아빠의 상체 쪽에 앉더니, 열기가 덜 빠진 성기를 유두에 비볐다. 유두에 마찰되는 미끈한 감각에 눈을 뜬 김산은 유두에 비벼지는 귀두를 보고 충격으로 얼굴을 굳혔다.
“아빠 찌찌 말랑해서 좋다. 부드러워.”
이탁이 아이 같은 단어를 사용하며 유두에 연신 귀두를 비볐다. 김산은 이탁을 밀어내려 해도, 약을 먹은 터라 무리였다. 이탁은 아빠의 손을 펼쳐 자신의 성기를 잡게 했다. 묘한 자세가 연출되었다. 김산이 이탁의 성기를 잡고 유두에 비비는 것 같은 자세가 나온 것이다. 그것을 본 이삭이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아빠를 안은 채 고환이 눌릴 정도로 성기를 박아 넣었다. 두 아들의 정액으로 넘실거리는 내부를 성기가 파헤치니, 정액이 기둥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렸다. 이삭의 고환과 음모에 정액이 투둑 떨어졌다.
“앗, 아, 아아, 흐…! 아아아!”
느끼는 부근을 연속으로 찔러주었다. 김산은 결국 이탁의 성기를 놓고 울부짖었다. 눈앞이 하얗게 점멸되었다. 머리는 열과 쾌감으로 달궈져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자신의 얼굴에 사정하는 게 이탁이고, 내부를 강하게 찔러주는 게 이삭이라는 걸, 자각하지 못하고 입술을 달싹여 애원했다. 쾌감에 전율하고 있었다.
이제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쾌락밖에 없는 듯, 쾌락의 잔재를 붙잡고 싶었다.
“더 세게…! 아앗!”
“더 세게 해달라잖아. 더 세게 해, 형.”
이탁은 신나게 소리 내서 웃으며 아빠 얼굴에 사정을 마치고 구멍처럼 발갛게 부은 유두를 머금었다. 아들의 정액을 얼굴에 뒤집어쓴 김산은 쾌감에 절은 얼굴로 흐느꼈다. 목에 걸린 목줄이 성기의 출입에 맞춰 흔들거렸다. 유두를 공갈 젖꼭지 빨 듯 쪽쪽 빨아주는 힘에 김산은 쾌감을 참지 못하고 사정했다. 김산의 정액이 핏, 하고 터져 나와 시트에 툭, 툭 떨어졌다. 그걸 본 이탁이 유두를 이 사이에 문 채 피식 웃으며 남은 손으로 다른 유두를 잡아 돌렸다.
“아, 좋아…! 흐으…!”
“좋아?”
이삭은 거슬리는 목줄을 풀어서 던져버렸다. 아빠의 목을 끌어안고 성기를 퍽, 퍽 쳐올렸다. 김산은 이삭에게 안긴 채, 울부짖었다. 더 이상 끓어 넘치는 쾌감을 참을 수 없었다. 뱃속에 열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이걸 풀어주지 않으면, 열에 잠식되어 죽어버릴 거 같았다. 남자를 맛본 몸이 더욱더 남자를 원하고 있었다. 길고 단단한 성기가 한계를 넘어서 괴롭히는 게 좋았다. 성기가 단번에 그 지점을 비벼주는 것도 좋았다. 언제부터 이렇게 남자를 원하는 몸이 되었는지 모른다.
“좋아, 아앗!”
“아들 자지 좋다고 말해.”
“아, 아들…자지…흐응…아, 좋아…!”
김산이 왈칵 울음을 터트리며 말을 더듬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엉엉 울면서 얼굴을 가렸다.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 얼떨떨하다가, 정신을 차린 후 괴로워서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아무리 아들이 시켰어도 정신을 놓고 그런 말을 따라 하다니. 죽고 싶었다. 정말로 죽고 싶을 정도로 참담했다.
유두를 빨던 이탁이 달려들어 손목을 내렸다. 이탁은 절망에 범벅이 된 아빠의 눈을 보고 청아하게 웃었다. 저것조차 사랑스러웠다. 어차피 죽지도 못할 거면서, 그냥 같이 즐기면 될 것을 쓸데없이 정직한 아빠가 귀엽기도 했다.
온갖 자세로 붉은 내벽을 맛본 이삭이 성기를 빼내었다. 연결된 성기를 타고 정액이 느릿하게 떨어졌다. 이탁은 아빠의 몸을 엎드리게 하고, 성기를 바로 박아 넣었다. 숱한 섹스를 했어도 여지를 주지 않고 박아대는 거친 삽입은 견디기 힘들었다. 김산은 더운 숨을 내뱉었다. 괴로웠다. 김산이 시트를 부여잡고 이마를 비볐다. 이탁이 아빠의 엉덩이를 연신 때리며 말했다. 찰싹, 찰싹 소리를 내며 손바닥에 감기는 엉덩이가 무척 좋았다. 한 손에 잡기도 좋았고, 살결도 부드러워서 음미하기에 좋았다.
또한, 하얀 엉덩이가 자신에 의해 붉어진다는 것이 가학적인 성향을 충족시켰다. 이탁은 쓰게 웃었다. 어쩔 수 없었다. 이삭과 이탁은 평범한 섹스로 만족할 수 없었다. 그들은 사랑하는 아빠를, 임계점 이상으로 들끓게 하는 섹스를 즐겼다. 한계는 돌파하라고 있는 것이었다. 아빠는 육체와 정신이 허락한 한계를 넘어설 수 있었다.
“이탁이 자지가 맛있다고 말해봐. 말하면 안 때릴게.”
아들에게 얻어맞는 엉덩이가 따갑고 아팠다. 김산은 아들의 매서운 손을 피하기 위해 앞으로 기어가 봤으나 아들이 득달같이 따라와 성기로 벌을 주듯 박아대며 김산을 벼랑 끝으로 밀었다. 김산은 쾌감으로 폭발할 것 같은 내부를 견디지 못했다. 그는 뒤를 돌아보며, 짐승처럼 자신의 내부를 탐하는 아들을 보고 울먹거리며 말했다.
“이탁이 자지…맛있어…흐, 제발, 그만…아! 아앗! 아, 그만, 그만! 아파…!”
아프다고 울부짖는 김산의 성기를 이탁이 강하게 잡고 흔들었다. 김산의 성기가 뜨끈뜨끈했다. 이탁은 웃음을 터트리며 날렵한 등에 상체를 댔다.
“좋아서 꽉꽉 조이는데, 뭐가 아프다고 엄살이야. 아직 멀었어, 아빠.”
푹, 찌걱 하는 음란한 소리가 방 안 가득 울렸다. 이탁은 음모가 완전히 밀착할 정도로 강하게 처박고 나른한 신음을 흘리며 사정했다. 김산의 허벅지는 달달 떨리다가 힘이 빠졌다. 더 이상 버티는 건 무리였다. 허리가 빠질 것처럼 아팠다. 침대에 완전히 널브러진 김산이 손과 발을 움찔거렸다. 이토록 강렬한 오르가슴은 처음이었다. 최희서와 할 때도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오르가즘에 아빠로서 가져야 할 자존심을 팔아넘겼다.
김산이 절망에 허우적거려 우는데, 아들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발기한 성기를 만지며 다가왔다. 입술로 다가온 성기를 보고 김산이 울컥 울음을 터트리자, 이삭이 예쁘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자지가 아빠를 너무 사랑하나 봐요. 가라앉을 생각을 안 하네요.”
“그만….”
김산이 애절하게 울며 부탁했지만, 이삭은 끝내 성기를 따뜻한 입안에 넣었다. 김산의 눈에서 그나마 남은 이성이 뭉개졌다.
“아빠 우리 자지 달래줘요.”
이삭이 천사처럼 웃었다.
*
정액을 위아래로 듬뿍 먹은 몸을 힘들게 일으킨 김산은 침대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김산은 정신이 나간 눈으로 바닥을 기다가 문고리를 잡고 일어났다. 자신의 본능이 이끄는 대로 움직였던 김산은 의아함에 고개를 돌려보았다. 이삭이 풀어준 목줄이 보였다. 그는 손을 더듬어 목을 매만졌다. 환각이 아니었다. 목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김산의 눈에 실낱같은 희망이 넘실거렸다. 김산은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밖으로 나왔다. 아이들에게 시달린 허리와 내벽이 미친 듯이 아팠지만,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김산의 머릿속엔 이제 도망밖에 남지 않았다. 벽에 몸을 숨기고 고개만 내밀어 주변을 보던 김산은 아무도 없다는 걸 깨닫고, 옷과 지갑만 챙기고 나왔다. 운동화를 구겨 신고 밖으로 나오자 쨍한 햇빛이 김산을 반겼다. 김산은 눈 부신 햇살에 눈을 가렸다.
한여름이었다. 아이들에게 당했을 때가 한여름을 향해 가기 전이었는데, 어느새 더위가 절정이 되어 온 세상이 더운 열로 뒤덮여있었다. 멍하니 현관문 앞에 서서 더위를 맛보던 김산은 정신을 차리고 절뚝거리며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하강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층수가 점점 다가올 때마다 겁이 나서 도저히 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혹시나 엘리베이터를 타다가 아이들을 만날까 봐 무서웠다.
김산은 난간을 잡고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다리에 힘이 빠져 몇 번이고 구를 뻔했지만, 김산은 집중해서 계단을 내려왔다. 1층에 도착한 김산은 느리게 걸어가 주변을 살폈다. 아무도 없었다. 간혹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높은 목소리가 들릴 뿐이었다. 더위 탓인지 땀이 계속 흘러내려 눈을 찔렀다. 땀을 닦아낸 김산은 아파트 단지 앞이 아니라 산책로와 연결된 작은 통로로 빠져나왔다. 정문은 아이들과 만날 가능성이 컸다. 김산은 그늘 하나 없는 산책로를 계속 걸었다. 먹은 거라곤 정액, 물, 죽 한 그릇이 전부인 몸은 금방 지쳤다. 김산은 어지럼증을 못 이기고 길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머리가 너무 어지러웠다. 아이들에게 혹사당한 내부 때문에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헉, 헉….”
뜨거운 아스팔트에 손을 대고 숨을 고르던 김산은 눈을 질끈 감고 일어났다. 어서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했다. 지옥이라도 좋으니, 아이들이 없는 곳으로 가야 했다. 택시 정류장으로 나왔으나 택시가 한 대도 없었다. 버스를 타야 하나. 고민하던 김산은 머리가 계속 어지러워, 시원한 편의점에 들어가 잠깐이라도 더위를 식히기로 했다. 편의점에 들어가자 알바생이 건성으로 “어서 오세요.”라고 인사했다. 김산은 인사를 무시했다. 지금 타인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삼각 김밥과 같은 음식들이 채워진 냉장 식품을 보자 입에 침이 고였다. 예전엔 쳐다도 보지 않았는데 음식이란 이유만으로 먹고 싶어졌다. 음식다운 음식을 먹어본 게 언제였더라. 김산은 충동적으로 삼각 김밥 하나를 집어 들었다. 배가 너무 고팠다. 입에 침이 고여 뚝뚝 떨어질 거 같았다. 김산은 참치 마요 삼각 김밥과 물을 구입했다. 아무 생각 없이 자신이 들고 다니던 카드를 내밀었다.
김산은 편의점에서 김밥을 천천히 씹어 먹었다. 너무 맛있어서 눈물이 핑 돌았다. 아이들에게 강간당하고, 감금당한 몸은 이런 인스턴트 음식에도 감동했다. 아이들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남은 김밥을 욱여넣은 김산은 물을 삼켰다. 위가 줄어든 탓에 삼각 김밥 조그만 것 하나를 먹어도 배가 차는 느낌이었다. 김산은 물을 꼭 쥐고 밖으로 나왔다. 택시 정류장에 택시가 도착해 있었다. 그걸 타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역이 그리 멀지 않았다. 택시로 15분 거리였다.
기차역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빠른 시간대 기차를 보았지만, 적어도 30분은 기다려야 했다. 김산은 되는 대로 기차표를 끊고 대기실에 앉아있었다. 머리가 어지러워서 눈을 뜰 수 없었다. 삼각 김밥을 급하게 먹은 탓인지 배가 울렁거렸다. 구역질이 올라왔다. 화장실에 가야 하나. 생각해보니 아이들이 밥을 제대로 주지 않아 화장실을 언제 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소변을 볼 때도 항상 아이들이 데리고 갔기에, 자기 마음대로 갈 수 없었다는 것만 기억이 났다.
아무래도 화장실을 가야겠다. 그 마음을 먹고 비틀거리는 몸을 일으켰으나 결국 몸이 바닥에 쓰러졌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보는 게 느껴졌다. 수치심에 입술을 질끈 물고 고개를 드는데, 시야에 검은 운동화가 보였다. 익숙한 운동화였다. 이삭의 생일선물로 작년에 사준 것과 동일한 모델이었다.
“아빠.”
다정한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렸으나 김산은 고개를 완전히 들 수 없었다.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리기 시작했다. 공포에 짓눌린 김산이 기묘한 신음을 흘리며 도망가려는데, 이삭이 다가와 김산을 안아 올렸다. 주변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쳐다보았지만 아빠라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김산은 몸을 계속 떨었다. 그의 떨림이 멈추지 않자 이삭이 천사처럼 예쁘게 웃으며 김산을 꼭 안아주었다. 김산의 몸이 흠칫 굳었다. 이삭은 아빠 어깨에 턱을 올리더니, 나긋하게 속삭였다.
“아빠, 답답했나 봐요. 외출도 하시고.”
김산의 입이 조개처럼 꽉 다물려 열리지 않았다.
어떻게 안 거지? 내 몸에 GPS라도 심어놓은 것인가? 도대체 어떻게 내가 여기 있는 걸 안 거지?
김산의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일부러 휴대전화를 안 가지고 나왔다. 추적이 될까 봐, 지갑만 들고 나왔다. 역시 현금을 뽑아야 했었나. 하지만 어차피 내 카드라 조회를 못 할 텐데…. 김산은 아들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김산의 떨림이 멎었고, 얼굴에 서려 있던 공포도 사라졌다.
이삭은 피식 웃으며 아빠의 어깨에 손을 얹은 채, 휴대전화 화면을 보여주었다. 그걸 확인한 김산의 눈이 커졌다. 이삭의 휴대전화로 실시간으로 카드 내역이 전송되어 있었다. 어떤 편의점에서 얼마를 긁었는지, 택시 요금을 얼마나 지불했는지, 기차에서 지불한 기차 비용까지.
“그거 아빠 카드 아니에요.”
이삭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 카드예요. 모르셨구나.”
김산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보았다. 자신이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방에 굴러다니던 지갑에 있는 카드는 당연히 자신의 것인 줄 알았다. 똑같은 모양이었고, 낡은 부위도 비슷했으니까. 몸에 밴 습관대로 카드를 내민 탓에 당연히… 김산이란 이름이 적혀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앞면에는 김이삭이라는 이름이 영문으로 적혀있었다.
“사람 습관이라는 게 무서워요. 그렇죠?”
김산의 손에 들린 카드를 너그럽게 뺏어간 이삭이 아빠 귀에 대고 속삭였다.
“외출은 여기까지예요.”
“이탁이는.”
이탁이 보이지 않아 물었다. 이삭은 피식 웃으며 아빠의 손을 꼭 잡고서 말했다.
“다른 데에 있어요. 아빠 찾으러.”
“넌 어떻게….”
“글쎄요. 감이랄까?”
귀엽게 웃으며 되물은 아이가 손을 잡아끌었다.
“집에 가요.”
*
집에 돌아오면 성기로 호되게 혼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의 결과가 벌어졌다.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나온 김에 병원에 가자고 말했다. 아이들이 자신을 데리고 간 곳은 신경정신과였다. 아빠의 정신이 너무 불안해 보인다며, 정신과 약이라도 받아먹으라고 했다. 몸 떨림이 멈추지 않아 김산은 우선 약을 받아먹기로 했다. 신경안정제라도 먹어야 할 거 같았다.
양쪽에 장성한 아이들이 떡하니 버티고 있어서, 더 이상의 도망은 불가능이었다. 사실 방금 것도 도망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카드 내역이 들통나 잡혔으니 말이다. 자신의 안일함에 절로 탄식이 나왔다. 유일하게 도망갈 수 있는 기회였는데, 바보같이 카드를 써서 잡히다니…. 김산은 정신과 육체에 달라붙은 불안감과 우울함에 이름을 부르는 간호사의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
“아빠, 들어가 봐.”
이탁이 등을 가볍게 툭툭 때리며 들어가 보라고 말했다. 김산은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절뚝거리며 상담실로 들어갔다. 상담실은 병원이라기보단, 아늑한 집안 같았다. 소파에 천천히 앉았다. 원장이 웃는 얼굴로 김산을 반겼다. 김산은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꾸벅거렸다.
원장은 무엇이 불안하냐고 물었다. 김산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아이들이 매일 같이 자신을 강간하고, 임신하라고 협박한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었다. 아이들의 미래가 걸렸기 때문이다. 눈을 내리뜬 채, 주먹을 움켜쥐었다. 원장이 그 후로도 넌지시 질문을 던졌으나 김산은 다른 생각에 빠져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김산의 정신은 넋이 빠진 듯, 원장의 질문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상담은 싱숭생숭하게 끝나고 말았다.
이탁은 힘없이 걸어 나오는 아빠를 안아주었다. 김산이 한숨을 내뱉으며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 이탁이 착한 아들의 탈을 쓰고 어깨를 주물러주었다.
“뭐 먹고 싶어?”
이탁이 애교 있게 물었다. 김산은 아들의 얼굴을 보며, 다른 사람이 듣지 못하게 말했다.
“너희 정액이랑 자지 빼고 다.”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이탁은 입술 끝을 당겨 웃었다. 입술이 미친 듯이 꿈틀거리는 걸 보아하니, 웃음을 억지로 참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탁은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소리 내서 웃었다. 사람들이 쳐다보았다. 이탁이 헛기침을 하며 웃음을 마무리했다. 이탁은 무심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빠의 귀에 대고 말했다.
“정액이랑 자지를 제일 좋아하면서.”
“…제발 조용히 해. 머리 어지러우니까.”
무거운 한숨이 나왔다. 김산은 실제로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눈을 감았다. 못 먹어서인가.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머리가 띵하니 아파왔다.
“알았어. 밥 줄게. 오늘은 고기 먹자.”
이탁이 조곤조곤 말하며 깍지를 꼈다. 남들이 보기에는 영락없이 착하고, 애교 많은 아들이었다. 집에 돌아가면 또 얼마나 짐승 같이 달려들지…. 김산은 지친 듯 숨을 내뱉었다. 너무 피곤했다.
“아버님이 상당히 불안해 보이세요. 질문에도 제대로 답을 못하시고, 자주 정신을 놓으시는 게….”
원장의 답변에 이삭이 탄식하듯 한숨을 내쉬었다. 이삭은 얼굴을 슬쩍 가리고, 한숨을 연거푸 내쉬었다. 그러나 가려진 얼굴은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입가를 가린 이삭은 목소리에 힘을 빼고 말했다.
“아버지가…요새 이상하세요. 정상이 아닌 거 같아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원장이 안경을 치켜 올리며 물었다. 이삭은 고민하는 듯 눈을 돌렸다. 가증스러운 연기에 슬슬 불을 붙일 시점이었다. 이삭은 원장을 보고 괴로운 얼굴로 말했다.
“정신을 놓으셨는지 자꾸 돈을 함부로 사용하세요. 한 번에 몇백, 몇천이 오가는 돈을 사용하시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불안해서….”
이삭의 눈이 눈물에 젖어 들어가고,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이삭은 완벽하게 두려움에 사로잡힌 아들을 연기했다. 누가 보아도 도박 때문에 망가진 집과 아버지를 걱정하는 아들이었다. 원장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는 볼펜을 빠르게 돌리며 물었다.
“최근에 아버님한테 안 좋은 일이 있으셨나요?”
“저도 모르겠어요.”
이삭이 일그러진 얼굴로 애써 웃으며 대답했다. 얼굴을 감싼 이삭이 응어리 맺힌 목소리로 힘겹게 말했다.
“아버지가 왜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답답해요…. 하지만 제일 무서운 건, 아버지가 저희 집 가장이셨는데 돈을 막 남한테 주시고 그러셔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원장은 섣불리 대답하지 않았다. 이삭은 원장의 눈치를 살폈다. 그는 조심스럽게 자신이 생각한 방안을 꺼냈다.
“혹시 이런 경우에도 성년후견제도를 신청할 수 있을까요?”
“법원에 신청하셔야 하는데 까다로워요.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니까요. 심신 미약이나 거액의 돈을 탕진할 때, 의식을 차리지 못할 때 등의 경우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게 지속성이 있어야 해서 아마 단기간에 발생한 거로는 안 될 겁니다.”
“지속적이요?”
이삭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원장이 무신경한 어투로 이어서 말했다.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걸 입증하고 싶다면 친족의 증언 외에도 진단서가 필요해요. 요새 이걸 악용하는 사례가 있어서요. 성년후견제도라는 자체가 아무래도 무능력자라고 선고하는 거다 보니 신중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이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을 때 이야기입니다. 만약 거액의 돈을 지속적으로 마음대로 쓰셔서 집안이 흔들린다면 바로 법원에 신청하셔도 될 겁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니, 그것은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하시죠.”
이삭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났다. 상담은 짧게 끝났다. 이삭은 아빠와 이탁이 기다리는 소파로 걸어가면서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지속적이라….”
몇 개월 정도만 더 이 짓을 하면 되려나.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데 여기서 그만둘까. 이삭은 가볍게 생각하며 뻐근한 목을 매만졌다. 이삭은 이탁의 어깨에 기대 잠든 아빠를 보았다. 눈을 감고, 색색거리며 잠든 얼굴이 무방비했다. 자신들에게 당해 도망칠 정도로 절박했으면서, 이탁의 어깨에 기대 잠든 모습이라니.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 이삭은 그만 애달프게 웃고 말았다.
이삭과 이탁은 잠든 아빠를 깨워 택시에 태웠다. 택시 운전기사가 장성한 아들을 보고, 아들이 매우 잘 생겼다며 김산에게 칭찬을 했다. 김산은 그 말에 웃음 아닌 웃음을 지으며 주먹을 쥐고 있었다. 이탁이 김산 옆에 앉아 성기를 주물럭거리고 있었다. 성인이 된 아들이 아버지에게 해서는 안 될 짓이었지만, 김산은 이탁이 만져주는 손길에 반응하고 있었다. 신음을 참느라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얼마나 하얗게 질렸던지, 김산을 본 택시기사가 괜찮으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괜찮아요.”
이탁이 웃으면서 대신 말했다. 물론 이탁의 손은 여전히 성기를 만지고 있었다. 이탁이 바지 위로 음란하게 덧그리며 성기를 자극했다. 김산은 터져 나오려는 신음을 겨우 눌러 참았다. 다리가 덜덜 떨리고 있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한 몸이, 도망칠 때는 힘들어서 쓰러질 정도였으면서 아들의 손에는 착실하게 반응했다. 끔찍하게 음란한 몸이 원망스러워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택시기사는 고개를 숙이고 오들오들 떠는 김산이 이상했는지 고개를 갸웃했다. 조수석에 앉아있던 이삭은 아빠를 흘깃 보더니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아버지가 몸이 안 좋으셔서 그래요.”
“어이구, 그래?”
택시기사가 마음씨 좋아 보이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김산은 그런 게 아니라고, 아들이 자신의 성기를 강제로 발기시키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제발 자신을 도와달라고, 자신을 임신시키려는 아이들을 막아달라고 애원하고 싶었으나 지금은 신음을 참는 것만으로도 버거웠다.
“흡…!”
이탁의 손이 세게 성기를 잡았다. 찌릿한 쾌감이 몸에 작살처럼 꽂혔다. 머리가 순식간에 멍해졌다. 김산이 숨을 들이마시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탁이 느릿하게 귀두를 매만지고 있었다. 다리가 미친 사람처럼 덜덜 떨렸다. 구멍이 허전함에 벌렁거리고 있었다. 어서 빨리 길고 단단한, 온기를 가진 몽둥이가 내벽을 쑤셔주길 바라고 있는 것이었다.
“아버지 병원 모셔다드리고 지금은 집에 가는 거예요. 집에서 푹 쉬셔야 할 거 같아서….”
“아들들이 효자네.”
기사가 “허허.”, 하고 웃으며 눈물을 삼키는 김산에게 말했다. 이탁은 어서 대답하라는 듯, 성기를 만지던 손을 떼어냈다. 올 듯, 말 듯 하던 쾌감에 몸을 뒤틀던 김산은 입가를 가리던 손을 내리고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네, 네…맞아요. 효, 효자죠….”
이탁이 짓궂게 웃었다. 택시기사는 김산을 안쓰럽다는 듯 보고 이삭과 이탁에게 아버지 잘 보살피라는 덕담을 했다. 차는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다. 김산이 후들거리는 몸으로 잘 걷지 못하자, 이탁이 김산을 업었다. 아들의 등에 축 늘어진 김산은 눈을 감고 헐떡거렸다. 속이 좋지 않았다. 삼각 김밥 먹은 걸, 신경정신과에서 모조리 토하고 왔는데도 속이 뒤틀린 것처럼 아팠다. 김산이 등에 늘어져서 “아파….” 하고 중얼거리자 이탁이 혀를 찼다.
“그러게 왜 그런 걸 먹었어. 집에 가서 고기도 못 먹겠네.”
이탁이 아빠의 엉덩이를 아이처럼 토닥거리며 말했다. 김산의 손가락 끝이 꿈틀거렸다. 이제 완벽한 사내가 된 아들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은 김산이 읊조렸다. 배고파서 기운이 없었다.
“밥…밥 줘. 배고파….”
뜨거운 쌀밥에 간장이라도 좋으니 밥을 먹고 싶었다. 정액을 삼키는 일은 그만두고 싶었다. 이탁은 거울에 비치는 연약한 아빠의 모습에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뒤에 서 있던 이삭이 고개를 저었다. 이삭과 이탁은 김산을 데리고 방으로 왔다. 침대에 눕히고서 던져놓은 목줄을 챙겨와 목에 채웠다. 다시 채워진 목줄에 김산이 침울하게 눈을 떴다. 이탁이 천천히, 그러나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옷을 벗기고 있었다. 김산은 아이의 손목을 잡았다.
“오늘은 안 하면 안 돼? 너무 아파. 배도 고프고….”
배고프단 소리가 통했는지, 이탁이 빙그레 웃었다.
“밥 줘?”
밥이라는 말에 김산의 눈에 이채가 돌았다. 고개를 정신없이 끄덕였다. 이탁이 알겠다는 듯, 부엌으로 사라졌다. 이탁의 빈자리를 이삭이 채웠다. 이삭은 아빠가 입은 옷을 벗겨냈다. 신경정신과에서 받아온 항우울제를 입안에 넣어주고, 물을 삼키게 했다. 아들이 주는 약을 반항 없이 받아먹은 김산은 성기를 만지작거리는 손길에 인상을 찡그렸다. 두 아이의 성기를 두 개를 동시에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는데, 섹스를 더 하라는 건 자신더러 죽으라는 것과 같은 뜻이었다. 김산이 다리를 움직여 비틀자 이삭이 다리를 M자로 세우게 했다. 아빠의 성기를 장난감처럼 만졌다. 창백했던 뺨이 서서히 붉어졌다. 청초한 얼굴에서 눈가만 발그레해지니 요염한 분위기가 흘렀다.
김산의 입에서 옅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성기를 전체적으로 감싼 뜨거운 손이 부드럽게 만져주는 게 좋았다. 자신의 쾌감을 먼저 생각해주는 배려가 느껴졌다. 다른 손으로 고환을 주물러주던 손이 위로 올라와 가장 민감한 부위를 만져주었다. 김산이 베개를 꽉 잡고 흐느꼈다.
“아아…!”
“이탁이만 택시에서 만졌잖아요. 저도 만져야죠.”
아이가 귀두를 뭉개듯 압박했다. 김산의 몸이 벌벌 떨렸다. 부피가 커진 성기를 정성스럽게 만져주던 이삭은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이삭이 김산의 다리 사이에 앉아 고개를 숙였다.
촉촉하고 열기가 있는 숨결이 예민한 귀두에 느껴졌다. 곧이어 따뜻한 점막이 성기를 감싸주는 게, 의식이 짓뭉개질 정도로 강하게 느껴졌다. 이삭이 김산의 성기를 삼키고서 쭉쭉 힘을 줘 삼켰다. 혀를 내밀어 귀두를 애무해주자 김산이 참지 못하고 상체를 이리저리 비틀었다. 벌어진 입에서 침이 흘렀다. 눈가엔 눈물이 맺혀 아래로 또륵, 하고 흘러내렸다. 집에 감금되어 밖을 나가지 못해 더욱 하얘진 피부가 붉게 물들여진 것이 무척 야릇했다. 이삭은 아빠의 허벅지를 잡아 더 벌리며 성기를 전부 삼켰다. 목구멍이 찔려서 답답하고 당장이라도 뱉어내고 싶었지만, 아빠가 눈물을 머금고 헐떡거리는 게 보고 싶어 펠라를 계속했다.
“아, 이삭아…아, 아…흑…!”
김산은 오래 버티지 못했다. 택시에서부터 이탁이 자극했던 몸이라, 약간만 세게 해주니 금방 싸버렸다. 이삭은 얼굴을 찡그리며 아빠의 정액을 입에 머금고 있다가 삼켰다. 비릿한 맛이 입안에 맴돌았다. 김산은 사정 후 밀려오는 탈력감에 숨을 거칠게 내뱉으며 눈을 감았다. 하도 울어서 눈이 뜨끈뜨끈하고 따끔했다. 김산은 멍한 눈을 깜박거리며 천장을 보았다. 머리가 어지러워서 그런지 천장도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뭐야, 둘이. 나 빼고 연애했어?”
밥을 차려온 이탁이 투덜거리며 들어왔다. 이삭은 피식 웃으며 입에 묻은 정액을 닦아냈다.
“어. 너도 아빠랑 택시에서 연애했잖아.”
김산은 연애라는 말에 누워서 미간을 찡그렸다. 그것이 연애라는 단어로 칭해질 정도로 달콤하고 사랑스럽던 행위였던가. 전혀 아니었다. 자신의 성적 욕구를 채우기에 급급했던 청년의 어설픈 장난질이었다. 그 장난질에 넘어간 건 자신이었지만…. 택시에서 수작을 부리던 이탁을 떠올리던 김산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삭은 베드 테이블을 가지고 왔다. 이탁이 트레이를 테이블에 올렸다. 쌀밥이 아니었다. 묽은 달걀죽에 동치미 국물뿐이었다. 밥이 먹고 싶어 눈을 위로 들어 올렸다. 눈에 떠 있는 간절한 소망을 엿본 이삭은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나 이삭이 고개를 단호하게 저었다.
“쌀밥을 먹으면 위장이 못 받아들일 거예요. 우선 죽 드세요. 좀 나아지면 그때 밥을 드릴게요.”
과연 정말일까. 그런 의심이 들었다. 김산은 수저를 들고 있다가 무심코 중얼거렸다.
“…죽만 줘서 힘 빼려는 게 아니고?”
아주 조용하고 낮은 속삭임에 이탁이 소리 내서 웃었다. 입가를 가리고 웃는 게 청순한 배우 같았다. 이탁은 김산의 손에 들린 수저를 뺏어갔다. 김산의 눈이 당황으로 물들어갔다.
“자꾸 그러면 안 준다?”
이탁이 아빠의 턱을 강하게 잡고서 자신 쪽으로 당겼다. 아들의 손아귀에 꼼짝없이 잡혀버린 김산이 이를 악물었다. 아이의 눈은 유쾌한 장난을 치는 것처럼 밝았다. 김산이 턱을 빼내려 하자, 아이가 턱을 잡고 흔들었다.
“잘못 했어요.”
잘 빠진 눈매가 종잇장처럼 일그러졌다.
“라고 말해봐. 잘못 했어요, 주인님.”
김산은 따라 말하지 않았다. 아이의 눈이 가늘어졌다. 이탁은 형을 보았다. 이삭이 테이블을 들고 일어났다. 서서히 멀어져가는 테이블을 본 김산이 뒤늦게 잘못했다고 말하려 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이탁은 아빠를 강제로 침대에 눕히고, 웃으면서 말했다.
“아빠 안 되겠다. 더 굶어야 정신을 차리겠네.”
지독하게 굶은 때를 생각했다. 아이들이 아침, 점심, 저녁 번갈아 가며 와서 정액이라도 먹으라며 펠라를 시키고, 먹이게 했던 게 떠올랐다. 벌써부터 속이 울렁거렸다.
“싫어….”
“싫어도 어쩔 수 없어. 아빠가 말을 안 들으니까.”
달걀죽 대신 나타난 것은 이탁의 성기였다. 이탁이 아빠의 머리만 침대 밖으로 빼내고, 몸은 정자세로 침대에 눕게 했다. 목이 절로 젖혀지며 아팠다. 입을 벌리지 않으려 해도 아이가 목을 눌러 입을 벌리게 했다. 이탁의 성기가 입안으로 뱀처럼 꾸물거리며 들어왔다. 두꺼운 성기가 억지로 입에 길을 냈다. 혓바닥과 입천장을 긁어내리고 목젖까지 쳐들어온 성기가 꾹, 꾹 더 들어왔다. 숨 막히는 소리가 질척이는 소리와 섞였다. 김산은 괴로움에 발로 시트를 밀어내고, 동동 굴렸다. 김산이 손을 들어 종마 같은 허벅지를 밀어내는데도 이탁은 봐주지 않고 목줄을 잡아당겼다. 목이 조여오는 동시에 성기가 들어와 여린 점막을 괴롭혔다. 점막이 뜨거워지고 아팠다. 목구멍 안에 찬 성기를 뱉어내고 싶었다. 강제로 성기를 깊이 삼키는 건,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큽!”
이탁이 봐주지 않고 성기를 처박았다. 여린 살을 가진 고환이 코에 닿았다. 음모가 입술에 닿아 따끔했다. 여러모로 숨을 못 쉬게 하는 환경이었다. 이탁은 목줄을 잡아 김산의 숨통을 조절하며 성기를 넣었다, 빼는 것을 반복했다.
“크흡, 헉, 흐억, 헉…으읍!”
숨을 쉬지 못해 얼굴이 붉어지자 이탁이 성기를 빼내었다. 한껏 벌어진 턱이 아팠다.
“밥 먹자, 아빠.”
고운 미소를 띄운 이탁이 숨을 쉬는 김산의 목에 성기를 박아넣었다. 목 안이 너무 아팠다. 들어와서는 안 될 것이 들어와 구역질을 유도했다. 침과 속부터 올라온 액이 섞여 김산의 얼굴을 적셨다. 하얀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목까지 번져갔다. 쿨쩍, 거리는 소리가 연달아 들렸다. 부엌까지 들리는 괴로운 김산의 신음에 이삭이 들어왔다. 김산이 숨을 못 쉬고 있었다. 시트를 양손으로 힘겹게 부여잡고, 상체를 비틀며 이탁의 성기를 피하려고 발버둥 치고 있었다. M자로 벌어진 다리에 힘이 바짝 들어가 덜덜 떨리고 있었다. 이탁은 아빠의 가슴팍에 시선을 고정하며 침착하게 입안을 맛보았다. 뜨거운 입안은 다른 생명체 같았다. 내벽과 다르게 조이면서 성기를 감싸는 축축하고 여린 점막이 좋았다. 부드럽고 연약하다. 약간만 세게 해도 찢어져 피가 날 거 같았다.
실제로 계속 펠라를 요구하다가 김산의 입이 헐어버린 적이 있었다. 그 후로 펠라도 멈췄기에 김산은 그날부터 물밖에 마시지 못했다. 김산은 하루가 다르게 말라갔다.
“흐으읍….”
김산이 우는 소리를 내면서 눈을 질끈 감았다. 타액이 흘러내려 얼굴을 흠뻑 적셨다. 긴 속눈썹에 끈적거리는 타액이 걸렸다. 언제쯤 이 괴로운 성교가 끝날까. 김산은 몽롱해지는 머리로 생각해보았으나 답은 나오지 않았다. 김산의 입에서 우는 소리가 나왔다.
드디어 이탁이 인상을 쓰며 사정했다. 탁한 정액이 김산의 목구멍 안으로 고여 들어갔다. 이탁은 김산이 삼킬 때까지 봐주지 않았다. 울음과 함께 정액을 삼킨 김산이 기침을 하며 고개를 들어 올렸다. 포르노에서나 할 법한 자세로 아들의 성기를 빨고, 핥고, 정액까지 삼켜야 했다. 김산이 엎드려 누워 헐떡거렸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기둥 같은 다리가 보였다. 이삭이었다. 고개를 숙이고 숨을 고르는데, 힘이 실린 손이 머리채를 잡아 올렸다. 꺼덕거리는 음흉한 성기가 다가왔다.
“그만…잘못했어….”
김산은 괴로움에 못 이겨 울면서 애원했다. 이삭은 아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체념한 김산은 눈을 감고 히끅거렸다. 이삭은 아무 말 없이 흉흉하게 일어난 성기를 밀어 넣었다. 혓바닥에 닿는 또 다른 비릿한 맛에 김산이 눈을 떴다. 맺혀 있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김산은 좀 더 편해지고자 아들의 성기를 부드럽게 잡고, 빨았다. 없는 힘을 쥐어짜서 아들의 성기를 반 정도 삼켜 압력을 주었다. 이삭은 생각지도 못한 적극적인 아빠의 모습에 눈을 가늘게 떴다. 곧이어 웃음을 머금은 이삭이 아빠의 머리채를 잡고, 성기를 더 넣었다. 김산은 별다른 반항 없이 눈을 감고 성기를 삼켰다. 목젖에 닿는 아들의 성기에 인상을 쓰긴 했지만, 밀어내지 않고 혀를 내밀어 기둥을 애무했다. 혓바닥에 닿는 혈관의 느낌이 생생했다.
“아, 너무 좋다.”
이삭이 눈을 감고 황홀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허리를 얕게 쳐올렸다. 들어온 성기가 목젖을 찔끔 찔렀다가 혓바닥을 긁으며 나갔다. 빈틈으로 숨을 쉴 때면 성기가 다시 들어와 숨을 쉬지 말라는 듯 앗아갔다. 아들은 오랜 시간 아빠의 헐거워진 입안을 맛보았다. 입술이 타액으로 젖어 음란하게 번들거렸다. 이삭은 입안에 사정하지 않고, 성기를 빼내 오동통하게 부은 입술에 대고 사정했다. 정액이 입술에 잠깐 닿았다가 아래로 떨어졌다. 김산이 멍한 눈을 들어 올렸다. 이삭이 젖은 성기를 아빠 얼굴에 비볐다. 비릿한 냄새에 김산이 고개를 저어 피하자, 말랑한 성기로 아빠 얼굴을 탁탁 때렸다.
“밥 먹고 싶죠?”
아들의 성기로 뺨을 얻어맞은 김산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굴욕적이었지만, 밥은 먹고 싶었다. 밥을 제대로 먹었다면 진작 아들들을 때려눕히고 이곳을 도망쳤을 것이다. 아마 아이들도 그것을 알고 밥을 주지 않은 것이겠지.
아이들이 이해가 갔지만, 한편으로는 서러워서 눈물이 흘렀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미칠 거 같았다. 김산은 침대 맡에 엎드려 누워 헐떡였다.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런 고민도 힘이 있어야 할 수 있었다. 지금처럼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었다. 생각을 멈춘 김산은 이삭의 남자다운 허벅지를 꽉 잡고 매달렸다. 붉어진 입술이 벌어지고, 그 안에서 눈물과 함께 애원이 나왔다.
“잘못 했으니까….”
“그래요, 아빠. 그러면 안 돼요. 아빠는 이제 우리가 주는 밥만 먹으면 돼요. 돈도 벌지 않아도 돼요. 우리가 돈 벌어 올 테니까, 아빠는 이곳에 쉬면서 우리 애 키우면서 같이 행복하게 살면 되는 거예요.”
아들의 목소리는 행복에 젖어있었다. 그러나 김산은 끔찍한 미래에 눈물이 맺히는 대로 흘려보냈다. 아들은 처연한 눈물을 닦아주며 중얼거렸다.
“아빠가 우리랑 살겠다고 말하면, 우리도 이런 거 안 할 거예요. 이렇게 안 하면 아빠가 우리 말을 듣지 않을 테니까…. 어쩔 수 없어요.”
마치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처럼 화살을 돌리는 말에 김산은 눈을 들어 올렸다. 아이가 서글픈 얼굴로 웃고 있었다. 서글프고, 괴로운 건 자신인데 마음의 상처를 얻은 것처럼 구는 아이가 이해 가지 않았다. 아이는 무릎 꿇고 앉아 김산의 입술과 얼굴을 닦아주었다. 차갑고 촉촉한 물티슈가 금세 정액과 타액을 닦아내고, 바닥에 던져졌다. 아이는 깨끗해진 아빠 입에 쪽, 하고 뽀뽀했다. 신경정신과에 있을 때 아이가 억지로 이를 닦인 게 이해가 갔다.
이러려고 그랬구나. 참담함에 눈을 감았다. 자신을 위한 게 아니었다. 모든 것이 자신들의 행복을 위한 것이었다.
“밥 먹어요, 아빠. 나아지면 쌀밥을 줄게요.”
아이가 머리를 매만지더니 몸을 일으켰다. 곧이어 고소한 달걀죽 냄새가 났다. 음식 냄새를 맡자 음울하던 머리도 조금 맑아졌다. 입에 침이 고였다. 김산은 엎드렸던 몸을 일으켜 덜덜 떨리는 손으로 수저를 집어 들었다. 성인용 밥그릇에 반 정도 차 있었다. 성인이 먹어도 배고플 양이었으나 김산은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우선 먹기만 하면 괜찮을 거 같았다. 뱃가죽에 달라붙은 허기부터 달래고 싶었다.
죽을 떠서 입에 넣는데, 계속 눈물이 나서 그런지 약간 짠 것 같았다. 간이 밍밍하게 된 죽이었지만, 굶고 먹은 음식은 어떤 진수성찬보다 맛있게 느껴졌다. 김산이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울면서 죽을 힘겹게 삼키는 모습에도 이삭과 이탁은 무감한 표정을 지었다.
*
김산이 이탁과 한 방에서 몸을 섞는 동안, 이삭은 컴퓨터로 성년후견제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의사의 말대로 단기간에 발생한 일로는 성년후견제도를 통과할 수 없었다. 지금으로써는 지속적으로 거액의 돈을 탕진해야 했다. 물론 김산의 이름으로 말이다. 김산이 신경정신과도 다니기 시작했으니, 진단서까지 들이밀면 법원은 말없이 허락해줄 것이다. 친자식 둘이 증언을 하고, 의사의 진단서를 내고, 더불어 도박으로 돈을 잃은 걸 보여준다면…. 머리로 모든 계획을 마친 이삭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불법 인터넷 도박 창을 켰다. 김산의 이름으로 만든 아이디로 사이트에 접속했다. 아빠가 자신들을 위해 모아둔 돈으로 거액을 충전하고, 아무에게나 투자했다. 어차피 누구에게 투자해도 불법 사이트 운영자만 가져갈 돈이었다.
아빠가 자신들을 위해 힘들게 돈을 모았다는 걸 안다. 그러나 양심의 가책은 없었다. 아빠가 자신들을 위해 몸을 팔고, 번 돈은 어차피 자신의 것이었다. 아빠도 그렇게 말했다. 너희를 위해 쓰라고. 그러니 자신들이 마음대로 써도 될 거 같았다. 이미 몇백의 돈이 아빠의 계좌를 통해 빠져나갔다. 서민들 평균 월급을 웃도는 금액이 단 한 번의 클릭으로 사라졌다.
이런 무의미한 짓을 벌여도 최희서가 준 돈이 워낙 많아서 상관없었다. 아버지가 경호원으로 일하면서 조금이나마 모은 돈도 있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오더라도, 그때면 자신들이 돈을 벌고 있을 테니 걱정은 없었다.
아빠가 영원히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자신들에게 종속된다면, 그것으로 됐다.
“돈 날렸네.”
기분 좋은 어투로 중얼거린 이삭은 컴퓨터를 껐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가볍게 기지개를 켠 이삭은 미리 받아온 성년후견제도 신청서를 작성했다. 피성년후견인은 김산, 성년후견인은 자신들이었다. 이것을 법원에서 심사하고 통과시켜준다면 아빠는 자신들의 서명이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취업도, 해외여행도, 심지어 카드 한 장 만들 때도 자신들의 허락이 있어야 했다. 피성년후견인에게는 선거권도 없었다. 철저하게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것이었다.
그건 상당히 기분 좋은 일이었다. 자신들이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력자인 아빠라니.
“아빠가 얼른 임신해야 할 텐데….”
그래야 확실하게 도망을 못 갈 텐데. 이삭은 안타까운 어조로 중얼거렸다. 아빠가 늘 먹던 약도 못 먹게 하고 있는데 도통 임신이 되지 않았다. 약을 장기간 복용해서 그런 것인가. 아무래도 임신을 도와주는 약이라도 먹여야 할 거 같았다.
아빠가 자신들을 이해하지 않아도 좋았다. 이해하지 않아도, 어차피 자신들의 곁에 있을 테니까. 자신의 손목을 그을 때 아빠의 눈을 안다. 다친 건 자신인데, 마치 당신이 다친 것처럼 괴롭게 헐떡이던 그 얼굴을.
아빠는 도망치고 싶어도 자신들에게 마음이 묶여 도망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이삭과 이탁에게 돌아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년후견제도를 택한 것은, 예방책이었다. 사람 일이라는 게 언제나 확신할 수 없다. 아빠의 사회적 입지를 망가뜨릴 작정이었다. 그의 카드를 빼내고, 아빠와 똑같은 카드를 만들어 늘 있던 자리에 넣은 것도 도망을 염려해서였다. 자신의 휴대전화에 카드내역을 받아 언제든 어디에 갔는지 알아야 했다. 그래야 당장 잡으러 갈 수 있었다. 이탁과 잠시 슈퍼마켓에 다녀온 사이 아빠가 도망갈 줄은 몰랐다. 몸이 워낙 약해져서 못 나갈 줄 알았다. 자신들도 방심한 것이 있었지만, 미리 선수를 친 덕분에 바로 아빠를 잡을 수 있었다. 평상시의 김산이라면 자신의 카드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챘을 테지만, 도망가는 것에 급급했기에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몸에 밴 습관 때문에 알아채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신청서 작성을 마친 이삭은 입맛을 다시며 일어났다. 아빠에게 자지를 먹이러 갈 시간이었다.
*
눈을 떴을 때 보이는 게 흔들리는 아들의 얼굴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했다. 무의식중에 보면 사랑스럽고 애틋한 아들의 얼굴이었는데, 의식을 차리면 아래에서 올라오는 쾌감에 흐느끼는 자신이 있었다. 김산이 정신을 차리고 눈을 깜박거렸다. 안개가 낀 듯 탁했던 시야가 맑아졌다. 다리를 어깨에 걸치고 성기를 박아 넣던 이삭이 고개를 숙였다. 아들이 고개를 숙이는 탓에 삽입이 깊어져 연결된 부위와 내부가 욱신거렸다. 쾌감 안으로 밀려들어 오는 이상야릇한 고통에 김산은 입술을 벌리며 헐떡거렸다. 이삭이 입술을 벌려 아빠의 신음과 함께 입술을 덥석 물었다. 처음에는 입을 맞춰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던 아이였다. 무작정 입술을 쪽쪽 빠는 게 고작이었다. 그랬던 아이가 숱하게 입을 맞추면서 능숙해졌다. 입술을 농밀하게 빨아들이며 혀를 넣어 입안을 애무했다. 아들이 아니라는 것만 의식하지 않는다면 애절하고 달콤한 키스였을 것이다. 그 키스를 하는 사람이 아들이라는 게 정말 가장 큰 문제였다. 애정을 담아 입술을 빠는 아들을 피하기 위해 손을 달싹거렸지만, 침대 헤드에 고정된 탓에 손을 뻗을 수 없었다. 반항하는 걸 포기한 김산은 눈을 감고 아들의 입술을 얌전히 받아들였다.
“하아…아빠, 너무 좋아요.”
입술을 떼어낸 이삭이 칭얼거리며 허리를 난잡하게 움직였다. 생크림 같던 키스와는 너무 대조적인 거센 움직임에 김산은 얼굴을 찡그렸다. 맞물린 내벽이 얼얼하고 화상을 입은 듯 뜨거웠다. 약간만 움직여도 생채기가 날 정도로 예민해져 있는 내벽을 달구는 성기에 김산은 결국 막혔던 신음을 다 토해냈다.
“아파…그만, 그만해줘…아, 윽!”
“아빠 자지 좋아서 섰는데요?”
이삭이 빙그레 웃으며 김산의 성기를 매만졌다. 커다랗고 매끈한 손이 노골적으로 귀두를 꾹꾹 눌렀다. 여린 살이 쓰릴 정도로 비벼주자 시야가 하얗게 점멸되었다. 김산의 내부가 쾌감에 반응하여 이삭의 성기를 조였다. 빠듯하게 맞물린 내벽이 나가지 말라는 듯 조르고 있었다. 쾌감을 느낄 때와 느끼지 않을 때 확연히 다르게 조이는 내벽을 음미하는 것도 재미가 있었다. 이삭은 어깨에 걸친 아빠의 다리를 잡아 무릎이 시트에 닿을 정도로 내리눌렀다. 김산 귀 옆에 무릎이 닿을락 말락 했다. 허리가 위로 올라갔다. 이삭이 성기를 위에서 아래로 퍽퍽 박아넣었다. 안쪽 깊숙이, 더 깊숙이 드릴처럼 파고드는 성기에 김산은 신음도 내지 못하고 발가락을 오므렸다. 장기를 한 곳에 몰아넣을 것 같았다. 그 와중에도 성기는 발기해 꺼덕거렸다. 머리를 뜨겁게 만드는 쾌감에 오므라들었던 발가락이 펴졌다. 눈 안도 뜨거웠다.
하얀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눈물에 젖은 눈가는 물감을 덧칠한 것처럼 빨갰다. 이삭이 김산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고 성기를 푸욱 넣었다. 느끼는 지점을 한 번에 귀두로 눌러주자 김산이 숨 쉬는 걸 멈췄다. “아흑.” 하는 달달한 신음이 흘러나오며 김산의 입이 벌어졌다. 목을 뒤로 젖히고 눈물을 흘리는 아빠의 모습에 이삭은 입가에 웃음을 띄웠다.
“아빠, 사랑해요.”
“아윽, 하…아앗, 앗!”
성기가 속도를 높여 출입을 빨리했다. 내벽은 이제 전기가 감전된 듯 짜릿짜릿한 쾌감이 흘렀다. 퍽, 퍽 박아대던 이삭이 고개를 숙여 키스했다. 연결된 입안에서 혀가 끈끈하게 엉겨 붙었다. 이삭의 것인지, 자신의 것인지 알 수 없는 타액을 삼켰다. 이삭이 입술을 맞댄 채, 성기를 단숨에 찔러 넣고 사정했다. 정액이 안에 고였다. 이삭은 성기가 안에서 발기할 때까지 빼내지 않았다. 이삭은 먹지 못해 마른 아빠의 배를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아빠, 한 달이 넘도록 했는데 왜 임신을 못 해요?”
“…내가, 어떻게 알아.”
빌어먹을 애새끼들. 김산이 속으로 욕을 내뱉으며 베개에 얼굴을 댔다. 아이들에게 시달린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졌다. 화낼 힘도 없었다. 밥이라도 제때 주면 모를까, 툭하면 밥 가지고 협박을 하는 애들을 한 대 때리고 싶었다. 내가 자기들을 어떻게 키웠는데.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과거에 김산은 눈물이 왈칵 올라왔다.
뱃속에서 꼬물거리던 아이들을 잊을 수 없다. 산부인과에 가서 아이의 심장 소리를 들었을 때, 자신의 심장은 감격으로 쿵쾅거렸다. 처음 태동이라는 걸 느꼈을 때, 너무 놀라서 배를 감싸 안고 있었다. 내 배에 살아 움직이는 애가 둘이나 있었다. 제대로 된 가족이 생길 거라고, 행복해했었다. 내가 만든 나의 가족이었다. 처음 젖을 물렸을 때, 쪽쪽 거리면서 빨던 얼굴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뚝뚝 흘렸었다. 이 아이들은 자신을 버리지 않고, 자신을 사랑해줄 거라고 생각하자 절로 가슴이 아프면서 좋았다.
이제야 김산은 깨달았다. 자신은 사랑에 목말라 있었던 거라고. 그래서 남들보다 더 맹목적으로 아이들에게 매달린 것이었다. 그래야 떠나지 않을 거라고 은연중에 느꼈다.
사랑하는 아이들이었고, 자신이 만든 안락한 울타리였다. 밖에서 고단하고 힘들어도, 돌아오면 달려와 안아주는 아이들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는 삶이었는데.
그런데 어떻게 이토록 잔인하게 대할 수 있을까. 몇 날 며칠 느꼈던 서글픔이 밀려와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울어도, 울어도 이 원통함이 사라지지 않았다. 울수록 증가되고 있었다.
김산이 갑자기 소리 없이 눈물을 뚝뚝 흘리자 이삭이 당황했다. 이삭은 아빠의 손을 묶어놓은 밧줄을 풀었다. 김산이 해방된 손목을 만지작거렸다. 그러다가 가만히 있는 이삭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이삭의 입에서 피가 튀었다. 이삭은 고통 어린 신음을 삼키며 인상을 찡그렸다. 손등으로 피를 닦아낸 이삭은 아픔보다 서글프게 우는 김산이 걱정되어, 불안한 얼굴로 김산을 보았다.
몸을 일으킨 김산은 허리와 안에서 밀려오는 통증에 상체를 숙였다. 성기가 안 박히는 날이 없는 내벽은 약간만 움직여도 얼얼하게 아팠다. 김산은 굶주린 배를 감싸 안고 헐떡였다. 배는 배대로 고프고, 시달린 내부는 내부대로 아픈 엿 같은 상황이었다.
“아빠, 왜 그래요?”
“너희야말로 나한테 왜 그러는데….”
말하는 데도 힘이 들어 완벽한 문장이 나오지 않았다. 뒷말이 저절로 흐려졌다. 말이 더 이상 나오지 못했다. 김산은 배를 안은 채, 눈을 감고 있었다. 몸 상태가 시간이 흐를수록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눈에 띄게 마른 손목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김산이 겨우 숨만 내쉬며 앉아있는 걸 지켜보던 이삭은 입술을 느리게 달싹거렸다.
“사랑하니까요.”
사랑한다는 말에 김산이 이마를 짚었다. 어떤 짓을 해도 사랑한다는 말로 무마하려는 저 속내가 이해가 안 됐다. 분명히 자신은 제대로 가르친 것 같았는데 어째서 저렇게 개망나니가 되어버린 것인가. 최희서의 유전자가 그렇게 강했나? 김산이 얼굴을 들어 올렸다. 서슬 퍼런 살기가 깃든 김산의 눈매에도 이삭은 당당하게 웃으며 바짝 다가왔다. 길쭉한 손이 다가왔다.
“사랑해서 그래요, 아빠. 아빠를 너무 사랑해서 어디로 보내기가 싫어서.”
이삭이 짐승처럼 기어와 달려들었다. 몸이 무력하게 뒤로 넘어갔다. 예전 같았으면 귀엽다면서 안아줬을 몸이었지만 지금은 한 대 때려서 밀쳐내고 싶었다. 김산은 미간을 찡그리고 하얀 천장을 바라보았다. 아이들과 몸을 섞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처음에는 횟수를 세어보던 것도 이제 하지 않았다. 미칠 거 같은 분노와 우울, 체념이 반복되었다. 증세가 나날이 심해지자 아이들은 매일같이 꼬박꼬박 약을 먹였다. 이것도 안 듣는다면 마약이라도 사 와서 먹이자는 말을 듣고 김산은 애써 담담한 척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자신이 죽지만 않는다면 무슨 짓이든 할 아이들이었다.
죽든지, 도망가든지 이제 둘 중 하나였다. 그 갈림길에 서서 자신은 나날이 고민을 하고 있었다. 도망을 못 간다면 이 집에서 떨어져 죽고 싶었다. 아이들이 자신에게 드러내는 욕망보다 그 욕망에 반응하고 쾌감을 느끼는 자신의 몸이 끔찍해서, 버틸 수 없었다.
“아빠한테 우리가 너무 한 거 같아요?”
“그럼 이게 정상적이라는 거야?”
김산은 기운 없는 목소리로 정색하며 되물었다. 상체에 붙어있던 이삭이 몸을 떼어냈다. 예쁜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갸웃했다.
“근데 우리가 정상적으로 고백했으면 역겹다고 도망갔을 거잖아요. 어떻게 아들이 아빠한테 그럴 수 있냐고 말하면서.”
이삭은 피식 웃으며 김산의 앞머리를 쓸어 올렸다. 다정하고, 부드러운 손길에 가슴이 살짝 움찔했다.
“지금도 알아요. 우리 두고 도망가려고 열심히 머리 굴리는 거.”
“도망 안 간다니까….”
김산이 침을 꿀꺽 삼키며 말해보았으나 아이가 고개를 저었다. 아이는 미세하게 떨리는 아빠의 눈을 빤히 쳐다보며 싱긋 웃었다.
“거짓말. 도망갈 거잖아.”
아이는 김산의 아랫배에 얼굴을 댔다. 근육이 잘 잡혀있던 배는 감금으로 인해 말랑해지고 더 납작해졌다. 30대 중반 남자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보기 좋은 배였으나, 약해 보이는 건 사실이었다.
“도망가지 마세요, 아빠.”
이삭이 김산의 손을 꼭 잡고서 중얼거렸다. 그 음성에 담겨있는 애정이 확실하게 느껴져 김산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우리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도 돼요. 도망만 가지 말아줘. 우리 옆에 있어 줘요.”
아랫배에서 얼굴을 뗀 이삭이 가까이 다가와 키스했다. 혀가 떨어지지 않을 것처럼 얽혔다. 마치 작은 뱀이 입술을 나뭇가지 삼아 올라오는 듯,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누구의 타액인지도 모르고 넘겨주는 걸 꿀꺽 삼켰다. 입술을 서서히 떼어낸 이삭이 아빠 얼굴을 진중한 눈으로 훑어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를 사랑하지 않아도, 우리 애는 사랑해주겠죠? 아빠는 마음이 약하니까.”
“제발 떨어져.”
김산이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와 대화를 하면 할수록 정신이 서서히 마모되어 부스러지는 느낌이었다. 항우울제를 복용해도 나아지는 건 없었다. 낮에는 돈을 벌어야 한다며 집을 자주 비우는 아이들이 돌아온다고 생각하면, 몸이 미친 듯이 떨리고, 열이 나고, 두통이 시작되었다. 저녁에 돌아온 아들은 발정 난 짐승처럼 달려들었다. 아무리 먹어도, 먹어도 식욕이 해소되지 않는 벌을 받은 에리식톤 같았다. 매일 입과 구멍 안에 정액을 토해내도 다음 날이면 똑같은 양을 뱉어내는 아이들이 두려워졌다. 목구멍에 정액이 달라붙어 그 맛이 종일 가는 건, 정말 끔찍한 일이었다.
하지만 아이의 성기가 허벅지를 스치고 구멍에 닿으면, 그런 건 상관없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성기가 주는 쾌감이 미치게 좋았다. 모멸감과 수치심이 온몸을 뒤덮었다. 지금도 아이의 체취와 손길에 반응하는 몸이 원망스러웠다.
“도망가지 마.”
이삭이 김산의 몸을 꼭 끌어안으며 울 거 같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면 나 진짜 죽어버릴 거야.”
지금 여기서 죽어버리라고 말할 수 없었다. 아이가 정말 자신의 눈앞에서 죽어버렸다간, 자신이 미쳐버릴 거 같아서. 아무리 아이들이 못된 짓을 해도 자신은 아이들을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는 아이들이었으니까.
정말 모순적인 자신의 마음에 김산은 눈을 감아버렸다.
*
안방에 늘 가동되어있던 에어컨이 꺼졌다. 알몸으로 안방에서 생활하던 김산은 어느덧 에어컨을 끌 정도로 날이 선선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밖을 나가지 못하니 날씨가 어떻게 변했는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 수 없었다. 이곳에 갇혀 아침엔 아이들이 주는 밥을 받아먹고, 점심엔 혼자 잠을 자고, 저녁엔 아이들의 성기를 빨거나, 성기에 박히는 일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자신이 경호원으로 일하던 시절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일상에 길들여지고 있었다. 어쩌면 항우울제를 복용한 덕분일지도 모른다. 항우울제를 먹으면 머리에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멍해지면서 잠이 몰려왔다. 그러다가 눈을 뜨면 저녁이었고, 아이들이 들이미는 성기를 아무 생각 없이 물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김산은 밖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 의해 이 방에 감금된 이후로 자신의 발로 나갔을 때 빼고 밖에 나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늘 모든 걸 이 방 안에서 해결해야 했다. 휴대전화도, TV도 없는 이 고독한 방에서 오로지 아이들만이 오길 기다리는 삶이라니. 김산은 버석한 웃음을 지으며 침대 헤드에 몸을 기댔다.
아무 생각 없이 창밖에 떠다니는 구름을 보고 있었다. 할 일이 이것밖에 없었다. 갑자기 안방 문이 벌컥 열렸다. 고개를 돌리니 이삭과 이탁이 서 있었다. 김산은 아이들의 흔적이 남은 몸이 새삼 부끄러워 이불을 끌어 올려 나신을 가렸다. 이삭이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앉았다. 아이가 김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한결같이 다정한 손길에 김산은 덤덤히 눈을 깜박거렸다.
“잘 잤어?”
이탁이 입고 있던 상의를 팔을 교차해 잡아 벗으며 물었다. 이탁의 근육이 빛을 받으며 꿈틀거렸다. 아빠 옆으로 다가온 이탁이 손을 뻗어 아빠의 목에 걸린 목줄을 매만졌다.
“아빠 여기 다쳤다.”
“…알면 잡아당기지 마.”
김산이 짜증을 내며 목줄을 가져갔다. 이탁이 피식 웃으며 아빠 옆에 벌러덩 누워, 허리를 끌어안았다. 앞에는 이삭이, 옆에는 이탁이 자신의 허리를 부둥켜 있는 상태에서 김산은 입을 달싹였다. 밖에 보내달라고 하면, 아이들이 보내줄까. 잠깐이라도 좋으니 밖에 나가서 바람을 쐬고 싶다고 하면…. 고민하던 김산은 애정 어린 손길에 희박한 용기를 가졌다. 혹시 모른다. 아이들이 자신을 잠시라도 밖에 보내줄지도.
“…도망 안 갈 테니까, 밖에 잠깐 보내주면 안 돼?”
조심스러운 요청에 아이들이 고개를 돌렸다. 서로의 눈빛을 주고받던 이삭과 이탁은 몸을 일으키더니, 생각 외로 순순히 목줄을 풀어주었다. 너무 쉽게 풀린 목줄에 김산은 멍청하게 눈을 들어 올렸다. 이삭은 그런 아빠의 얼굴이 귀엽다는 듯 웃으며 양손으로 뺨을 만졌다. 다정하고 부드러운 손길에 김산은 야트막한 희망을 가지고 물었다.
“정말 보내주는 거야?”
“네. 대신 저희랑 같이 나가요.”
아이가 빙그레 웃으며 뒤로 물러났다. 이탁은 어딘가로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옷을 가지러 간 것인가. 김산이 알몸으로 침대에 앉아있는데, 사라져 보이지 않았던 이탁이 들어왔다. 이탁의 팔에는 김산이 입을 옷이 걸쳐져 있었고, 손에는 가지각색의 성인용품이 들려있었다. 김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저런 건….”
“혹시 모르잖아. 아빠가 우리 밀치고 도망갈 수도 있는 건데.”
이탁은 옷더미를 던지며 농을 던지듯 유쾌하게 말했다. 김산은 이삭의 손길에서 벗어나 뒤로 물러났다. 이삭은 굳이 잡으러 오지 않았다. 다만, 이탁과 나란히 서서 바지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예쁘게 웃을 뿐이었다. 이탁은 예전에 요도에 넣었던 금속을 들어 올렸다. 보기만 해도 요도가 짜릿하게 아파오는 기분이었다.
“아빠가 결정해. 이걸 하고 잠깐이라도 나갈지, 아니면 임신할 때까지 계속 갇혀있을지.”
김산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을 터트렸다. 자신이 무엇 때문에 아이들이 보내준다고 했을 때, 희망에 차서 가슴을 두근두근했던 것일까. 순순히 자신을 보내줄 리가 없었다. 허구한 날 임신 얘기를 하면서 억지로 임신을 시키려는 걸 보면, 뻔히 알 수 있었는데. 그렇게 당해놓고도 멍청하게 아이들을 믿은 자신이 한심했다. 김산은 고개를 숙이고 멍이 든 자신의 몸을 보았다. 확실히 몸이 말라 있었다. 하루에 많이 먹어야 한 끼, 보통 이틀에 한 끼만 먹는 몸이니 당연했다. 하루의 임무처럼 섹스를 하니 멍이 사라지지 않는 것도 이해갔다.
김산은 고개를 돌려지는 해를 보았다. 꼭 자신 같았다. 빛을 잃고, 서서히 세계의 저편으로 먹혀들어 가는 자신. 김산은 몸을 돌려 한참 창밖을 보았다. 이때가 아니면 밖을 나갈 수도 없겠지. 한 번이라도 좋으니 자연의 냄새를 맡아보고 싶었다. 자유롭던 그때를, 찰나라도 좋으니 생각해보고 싶었다.
“…좋아.”
김산은 포기한 음성으로 긍정의 뜻을 내비쳤다. 이탁이 손에 성인용품을 들고서 다가왔다. 이삭이 자신의 몸을 엎드리게 했다. 침대에 상체를, 바닥에 무릎을 대고 있었다. 시트를 부여잡은 채, 숨을 천천히 내뱉는데 안으로 차가운 젤 느낌과 함께 둥근 것이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둥글면서 두께감이 있는 걸 보아하니, 바이브레이터인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처럼 바이브레이터가 윙윙거리며 내부에서 진동했다. 시트를 잡은 손에 힘이 더욱 들어갔다. 김산이 소리도 못 내고 참는데, 이탁은 소리 내서 웃으며 “아빠, 하나 더.”라고 중얼거렸다. 길게 연결된 전선과 오물오물 먹은 입구로 딱딱한 것이 닿는 게 느껴졌다. 그것은 종종 이탁과 이삭이 아빠의 구멍을 넓히기 위해 사용했던 하얀 딜도였다. 결코 얇지 않은 두께의 딜도가 슬그머니 내벽 안으로 사라졌다. 손잡이까지 욱여넣을 기세로 힘을 주던 이탁은 손을 뗐다. 맞아서 붉고 푸르게 멍든 엉덩이 사이에 흔들리는 딜도 손잡이가 참으로 보기 좋았다. 마지막으로 잘했다는 뜻으로 아빠의 엉덩이를 세게 때렸다. 손바닥으로 내려친 것뿐인데 매우 날카로운 소리가 한적한 공기를 갈랐다.
“아!”
김산이 밭은 신음을 흘리며 시트를 꽉 잡고 고개를 숙였다. 바이브레이터와 딜도를 삼킨 것만으로도 힘든데, 아이가 엉덩이를 때려서 안이 더 자극되었다. 찌르르하고 울리는 쾌감에 김산은 헐떡거리며 다리를 오므렸다. 이젠 무리였다. 더 이상 뭔가를 할 수 없었다. 김산이 덜덜 떨며 침대에 붙어있는데, 이삭이 덜덜 떠는 김산을 안아 허벅지에 앉혔다. 다리를 M자로 활짝 벌린 채 이삭에게 안겨있어야 했다. 눈을 슬며시 뜨니, 이탁이 보석이 박힌 기구에 젤을 묻힌 채 앞에 앉는 게 보였다.
“아빠, 요도에도 넣어주는 거 좋아하지?”
이미 겪어본 고통과 감당할 수 없는 쾌감을 알기에 김산은 고개를 저으며 울었다.
“싫어…싫어…!”
요도에 섬뜩한 느낌이 느껴졌다. 곧이어 푹하고 꽂히는 느낌이 들었다. 내벽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좁은 요도를 벌리며 들어오는 매끄러운 금속에 김산이 고개를 젖혔다. 뭔가 박혀있으면 안 되는 부위에 이물질이 들어오자 허벅지가 예민하게 파르르 떨렸다. 느끼면 안 되는데, 몇 번 해봤다고 요도를 자극하자 미치도록 느끼고 있었다. 찌릿찌릿한 고통이 쾌감으로 변한 듯, 아프면서 쾌감이 짜르르 울렸다. 아이는 금속이 박힌 귀두를 꿀밤 때리듯, 검지와 엄지를 겹쳐 탁 때렸다. 귀두가 따끔하게 아프고, 박힌 기구가 요도 안에서 살짝 움직여 숨이 멎었다. 미끈한 귀두에 머무른 보석이 은은하게 자태를 뽐냈다.
“흐윽…!”
아픈 건지, 쾌감인 건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입이 벌어지면서 침이 질질 흘렀다. 김산이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탁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김산의 옷을 집어 들었다. 속옷을 입히고, 차례차례 옷을 입혔다. 날씨가 여름에서 가을로 변했기에, 밤에 나갈 때는 얇은 카디건을 입는 게 좋았다. 두 아들은 효자처럼 김산의 손을 양쪽에서 잡고 현관문까지 데리고 갔다.
“헉, 헉….”
안에서 요동치는 바이브레이터와 그걸 꾹 누르고 있는 딜도 때문에 느끼는 지점이 계속 자극되었다. 그 부근을 바이브레이터가 진동하면서 비벼주자 성기가 벌떡 섰는데, 사정을 못 하게 막고 있으니 죽을 거 같았다. 정도가 너무 심각한 쾌감에 김산은 주저앉아 울고 싶었다.
앞에 박혀있는 것 때문에 사정도 하지 못해, 앞과 뒤가 동시에 터질 것 같았다. 김산은 현관문 앞에서 배를 감싸 안고 주저앉았다. 안이 너무 민감했다. 김산이 무릎을 바닥에 대고 엎드려 흐느껴 울자, 이삭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오늘이 아니면 밖에 못 나가요.”
“안 나갈 거야? 그럼 여기서 우리랑 섹스나 하든가.”
이탁도 김산의 엉덩이를 매만지며 음란하게 속삭였다. 김산은 떨리는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현관문까지 엉금엉금 기어가 신발을 집어 들었다. 이젠 오기가 생겼다. 밖에 나가고 싶다. 밖에 나가서 자신이 사람이라는 걸 느껴보고 싶었다. 여기에 갇혀서 아이들의 섹스 토이로 살고 싶지 않았다. 김산은 아들의 손을 잡고 일어나, 신발을 힘겹게 신었다. 거의 발을 질질 끌듯이 걸어 엘리베이터까지 걸어갔다. 하강 버튼을 누르고 벽에 기대어 기다렸다. 마침 외출을 위해 나온 이웃이 김산에게 인사했다.
“오랜만이야, 이삭 아빠.”
김산은 안에서 요동치는 바이브레이터 때문에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다. 말을 했다간, 신음이 봇물 터지듯 나올 것 같았다. 김산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자, 이웃이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어디 아파?”
“아, 아뇨…안 아픕니다.”
겨우 더듬거리면서 말을 한 김산은 고개를 푹 숙였다. 옆에 있던 이탁이 흔들리는 아빠의 몸을 잡아주었다. 아빠를 다정하게 꼭 안아준 이탁이 이웃을 보며 슬픈 어조로 중얼거렸다.
“아빠가 요새 아프셔서 집에 계셨어요. 오랜만에 같이 외출이나 하려고요.”
“아, 그랬구나…. 어휴, 이삭 아빠. 몸조심해. 이삭 아빠도 나이가 있으니까 조심해야 해. 그래도 다행이야. 이삭 아빠는 든든한 아들 둘이 있어서. 둘 다 효자잖아.”
이삭과 이탁은 아파트에서 소문난 미인이자, 모범생이었다. 둘 다 수도권에 있는 명문대에 입학했고, 그것이 학교 플래카드에 걸렸다. 김산은 그것이 정말 자랑스럽고 뿌듯해 아는 사람을 만나면 이삭과 이탁의 자랑하기에 바빴다. 그것이 한 사람, 두 사람에게 알음알음 알려져 어느새 둘은 유명인이 되었다. 물론 얼굴이 워낙 예쁜 덕도 있었다.
“네, 네…. 효자죠, 저희 애들이….”
김산은 눈물이 날 것 같은 목소리를 삼킨 채 대답했다. 그 탓에 목소리가 떨리고 발음이 뭉개져 완벽하게 전달되지 않았다. 그 목소리를 들은 이웃은 안쓰럽다는 얼굴로 김산을 보았다. 김산은 쥐구멍이라도 좋으니 숨고 싶었다. 구멍에는 바이브레이터와 딜도를 넣고, 앞에도 기다란 것을 박고 있는 상태라는 게, 끔찍할 정도로 수치스러웠다. 김산이 이탁의 품에 안겨 눈물을 소리 없이 흘리며 옷자락을 잡자, 이탁이 달래듯 김산의 상체를 안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세 사람은 1층에 내려 매우 느린 걸음으로 인근 공원으로 갔다. 여러 개의 공원이 있었는데, 그중 이 공원은 놀이기구도 별로 없고, 으슥한 곳에 있어서 날라리들의 성지였다. 오늘은 날라리들도 오지 않았는지 공원이 썰렁했다. 이탁은 가장 어두운 벤치에 앉았다. 김산은 가운데에 앉아 허리를 숙였다. 바깥바람을 조금이라도 쐬고 싶어서 나온 것이었는데, 안에 이상한 것들을 달고 오는 바람에 정상적인 산책도 하지 못했다.
“아빠, 바람이 좋다. 그치?”
이탁이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지만 김산은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안에서 웅웅대면서 그 부근을 자극하는 바이브레이터와 그것을 짓누르는 딜도를 빼내고 싶었다. 딜도든, 앞에 박혀있는 거든 무엇이든 빼고 싶었다. 성기가 바짝 서 있는데 요도에 보석 달린 금속이 박혀있어 사정을 할 수 없었다. 자신을 도망 못 가게 하려는 아이들의 계획은 성공적이었다. 자신은 적어도, 이곳에서 도망가지 못할 것이다. 안에 있는 것을 빼낸다고 해도 온기를 가진 무언가가 안을 쑤셔주길 바라고 있었으니까. 그것도 한 개가 아니라 두 개가 동시에 들어와 쑤셔주길, 내벽이 바라고 있었다.
김산은 올라오는 신음을 눌러 참았다. 썩은 동아줄이나 다름없는 이탁의 허벅지를 잡았다. 애틋한 손길에 이탁은 능글맞은 웃음을 띠며 고개를 돌렸다. 김산의 눈이 풀려있었다. 마치 약을 한 것처럼, 정신없이 움직이는 눈이 애원하고 있었다. 제발 자신을 이 지독한 쾌감에서 풀어달라고.
“아빠, 어떻게 해줄까.”
이탁이 김산의 턱을 잡고 물었다. 김산은 멍한 눈을 깜박였다. 쾌감에 시달려 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고여, 깜박이자 주르륵 흘러내렸다. 붉은 뺨 위에 투명한 궤적이 그려졌다. 그 궤적을 손끝으로 뭉갠 이탁이 느긋하게 물었다.
“원하면 이렇게 말해봐.”
“어, 어떻게…?”
김산이 초조함에 헐떡거리며 물었다. 이탁은 아빠의 다리를 벌려서, 힘을 얻어가는 성기를 꽉 잡은 채 귀에 대고 말했다.
“박아주세요, 주인님.”
“싫어…이러지 마.”
김산이 아들의 어깨에 매달려 흐느꼈으나 아들은 매정했다. 이삭도 몸을 일으켜 사라지려 했다. 이탁은 이미 이삭보다 앞에 서서 걸어가고 있었다. 자신을 이런 몸으로 만들어놓고, 이곳에 방치해놓고 사라지려 했다. 김산은 아이들을 쫓아가려 허둥지둥 일어났다. 하지만 움직임에 따라 점막에 딸려 올라간 딜도를 바이브레이터가 쿡 찌르자 바닥으로 무너졌다. 부드러운 흙길에 손을 댄 김산은 결국 왈칵 울음을 터트렸다.
“바, 바….”
잔뜩 뭉개진 말을 두 아들이 고개를 돌렸다. 김산은 바닥에 엎어져, 흙에 이마를 비비며 서글픔과 쾌감이 뒤섞인 울음을 터트렸다.
“바, 박아…주세요…. 주, 주인님…아, 흑, 아아…아….”
죽고 싶었다. 쾌감에 쫓겨 쉽게 무너지는 몸이 되어버렸다. 아들의 자지가 아니면 만족할 수 없었다. 두 개가 들어와 내부를 마구 벌리고 정액을 안에 쏴주길 바라고 있었다. 김산이 이성을 놓고 울음을 터트리며 흙을 잡자, 이탁이 다가와 상체를 일으켰다. 이탁은 눈물을 줄줄 흘리는 아빠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이탁은 몸을 터질 듯이 안아주며 키스했다. 김산은 얽혀 들어오는 강한 혀에 잡고 있던 정신을 놓아버렸다. 성기가 터질 듯이 아팠다. 얼른 이것을 빼내고 사정하고 싶었다. 그 후, 안에 뜨듯한 성기들이 들어와 그곳을 찔러주길 바랐다.
“해 줘…. 세게…흐….”
김산이 어눌한 말투로 중얼거렸다. 이탁이 아빠를 안아 공원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오가는 길이 아니라 나무와 수풀로 우거진 곳에 들어와 단숨에 아빠의 바지를 벗겨 내렸다. 요도에 박혀있는 보석이 어둠 속에서도 환하게 빛났다. 귀두를 튕기듯 때려주자 김산의 상체가 흔들리며 무너졌다. 이탁은 벽 같은 상체로 김산을 지탱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이삭이 안에 박혀든 딜도를 빠르게 빼내고, 성이 난 성기를 박아 넣었다. 딜도가 점막을 세차게 비비며 나가는 걸 견디기도 힘들었다. 딜도가 준 쾌감의 흔적이 내부에 고스란히 남아, 그것이 사라지기를 바랐는데 그러기도 전에 온기를 가진 단단한 성기가 들어와 내부를 만족스럽게 채웠다. 성기가 들어왔을 뿐인데 머리가 하얗게 될 정도로 좋았다.
“아아아!”
김산이 자지러지듯이 울며 이탁의 팔뚝을 꽈악 잡았다. 이탁은 조용히 하라는 듯, 아빠의 입술을 손바닥으로 틀어막았다. 김산의 몸이 뒤에서 박아 올리는 힘에 흔들렸다. 김산의 눈이 아까보다 더 풀렸다. 완전히 쾌감에 절은 눈이었다.
그걸 본 이탁의 눈이 완연한 행복으로 물들어, 밝게 반짝였다.
“아빠, 조용히 해야지. 사람들이 듣고 우리 신고하면 어떻게 해? 우리가 패륜으로 감옥에 가길 바라는 거야?”
이탁이 웃으면서 김산에게 다그치자 김산이 고개를 저었다. 아이들이 감옥에 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 그래도 아이들은 평범한 사회인으로 살아야 했다. 김산이 입술을 꾹 다물고 신음을 참아내는 걸 본 이탁은 산뜻하게 웃으며 바지를 벗었다. 나무에 몸을 기댄 이삭이 아빠의 다리 하나를 들어 올렸다. 이탁이 쿠퍼액으로 번들거리는 성기를 매만지며 앞으로 다가왔다. 이탁은 이삭의 성기가 맞물린 구멍에 손가락을 넣어 공간을 확인했다. 그 행위만으로도 김산은 기대감과 두려움에 다리를 움찔거렸다. 이탁의 성기가 안에 든 이삭의 성기를 누르면서 들어온다는 자체가 자신을 떨리게 만들었다.
“아빠, 넣는다. 힘 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탁이 손가락을 빼냈다. 틈이 닫히기 전에 성기를 입구에 갖다 대어 힘을 줬다. 바이브레이터와 딜도 덕분에 풀어진 내부는 쉽게 이탁의 성기를 삼켰다.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세이렌에게 홀린 것 같았다. 이탁은 굵직한 신음을 흘리며 인상을 찡그렸다. 위태로운 자세로 삼키는데, 기가 막히게 조인다.
“응…하, 으…아…아!”
김산은 선 채로 아들 둘의 성기를 받아야 했다. 오로지 한 발로 서서 버티느라 다리가 부들부들 떨려 금방이라도 무너질 거 같았다. 마치 파도 앞의 모래성이 된 것 같았다. 약간의 철썩임이 있다면, 금세 와르르 무너져 형체도 없이 사라지리라.
“…흐으…!”
이탁의 성기가 이삭의 성기에 맞물려 길을 내며 들어왔다. 숨이 막혔다. 좁은 내부를 벌리는 두 개의 성기 때문에 입구가 아팠다. 김산이 뒷목을 젖히며 신음하자 이탁이 다가와 키스했다. 입을 맞춰 신음을 모조리 앗아간 이탁이 혀를 내밀어 입안을 누볐다. 김산은 초점이 풀린 눈으로 어둠이 짙게 깔린 하늘을 보았다. 고작 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바람을 느끼기 위해 나온 것이었다. 그래도 목표한 바는 이루어서 나쁘지 않았다. 김산은 눈을 내리떴다. 빨판처럼 달라붙어 입술을 빨아들이는 아들이 보였다. 아들의 혀를 받아들인 후, 힘없이 중얼거렸다.
“빼 줘…아파….”
“뭘 빼줘?”
이삭이 성기를 느리게 움직이며 물었다. 엇박자로 빠져나가며 박히는 성기 두 개에 김산은 눈을 감고 축 늘어져 헐떡였다. 구멍에 들어온 성기는 무두질을 하는 거 같았다. 가죽을 계속 펴는 작업처럼, 아이들의 성기는 쉴 틈을 주지 않고 내벽을 마찰시키고 확장시키는 것 같았다. 벌겋게 달아오른 내부가 아릿하고 얼얼했다. 벌어진 다리도 아프고, 한쪽 다리는 세 명의 체중을 받아내느라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가장 고통스러운 건, 여전히 요도에 박힌 금속이었다. 싸고 싶었다. 말랑하던 성기가 터질 것처럼 탱탱 부풀었다. 김산은 손을 꾸물거려 자신의 성기를 잡았다. 마른 나뭇가지 같은 손가락이 성기를 힘겹게 잡는 모습을 지그시 보는 이탁의 시선은 나긋하고 부드러웠다. 김산은 그 시선을 감지하고서 눈을 감아버렸다.
이탁은 회피하는 김산의 턱을 잡아, 자신 쪽으로 당겼다. 청초하고, 잘 생겼다. 이탁은 아빠 입술에 살포시 키스하고서,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빠가 빼 봐.”
김산이 눈을 떴다. 아들을 보았다. 이탁이 다정하게 ‘어서.’라고 명령했다. 김산은 한 손으로 성기를 잡고, 다른 손으로 요도 안에 박힌 보석을 잡았다. 아주 슬쩍 들어 올렸을 뿐인데 요도 안이 비벼지고 있었다. 짜르르하게 퍼지는 쾌감과 고통에 김산이 손을 놓고 신음했다.
“하아, 하…못 하겠어…. 너무 아파….”
김산이 울먹거리자 이탁이 쯧쯧 혀를 찼다. 이탁은 아빠의 성기를 단숨에 잡아채고, 거침없이 보석을 잡아 나사를 빼듯 돌렸다. 금속이 안을 긁으면서 빠져나가고 있었다. 요의와 비슷한 감각이 아래로 쏠리기 시작했다.
“아빠, 이제 뺀다. 싸고 싶으면 싸.”
요도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던 보석이 완전히 빠져나갔다. 김산은 신음을 흘릴 새도 없이 바들바들 떨면서 사정했다. 정액이 푸슛, 푸슛하며 분수처럼 이탁의 앞에 쏟아져 나왔다. 그걸 본 이삭이 “분수가 예쁘네.”라고 농담했다. 아빠의 정액을 상체로 받은 이탁이 피식 웃으며, 얼굴에 묻은 정액 방울을 손가락으로 훑어 입에 머금었다. 쪽, 하고 빨아낸 이탁은 김산의 엉덩이를 잡아 양쪽으로 벌렸다. 고개를 숙이자 성기 두 개를 간신히 삼키고 있는 게 보였다. 대단한 구멍이었다. 이제 약 없이도 두 개를 수월하게 삼켰다. 처음 약을 먹이고 했을 때보다 지금이 만족스러웠다. 그때는 조임이 없어 헐렁한 구멍에 박는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구멍이 좋아서 성기 두 개를 조이는 게 느껴졌다.
“아빠도 즐겼으니 이제 우리도 움직일게.”
경고하듯 내뱉은 말에 김산은 헐떡거리며 이탁의 어깨를 꽉 잡았다. 긍정의 신호에 이탁과 이삭이 야외에서 아빠의 구멍을 마음껏 탐했다. 두 개의 기다란 성기가 그곳을 각기 다른 방향으로 찌르고 도망갔다. 내벽은 가지 말라는 듯, 성기 두 개를 애타게 조였다. 그러나 그런 내벽을 비웃기라도 하듯 성기가 내벽을 푹푹 찔러대며 나가고, 들어왔다. 내벽의 조임이 성기를 따라가지 못했다. 김산은 아래에서 폭죽처럼 터지는 쾌감에 입을 꽉 다물고 신음을 삼켰다. 그늘에 가려져 사람들은 자신들을 보지 못했지만, 사람들이 오가는 발소리는 자신은 들을 수 있었다,
“…근데 어디서 이상한 소리 들리지 않았어? 무슨 소리지? 강아지가 있나?”
가로등이 설치된 길가로 걷는 한 사람이 숙덕거리는 게 드문드문 들렸다. 김산은 황급히 입을 틀어막고 오들오들 떨었다. 정작 이삭과 이탁은 태연하게 웃으며 발갛게 익은 유두나, 성기를 매만졌다.
결코 들켜선 안 된다. 사람들이 이 광경을 보게 해서는 안 된다. 입술에서 피가 날 정도로 참은 김산은, 난데없이 퍼지는 정액의 느낌에 눈을 감았다. 이삭은 유두를 꽉 꼬집고, 이탁은 김산의 성기를 억세게 잡은 채 벌을 주듯 사정한 것이다.
드디어 끝이었다.
“안 들리는데? 네가 잘못 들은 거 아니야?”
“그런가…. 확실히 들었는데. 강아지가 헐떡거리는 거 같았어.”
두 남자가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김산은 벼랑 끝으로 떨어진 이성을 잡지 못했다. 마른 몸에서 힘이 스르륵 빠져나가자, 이삭과 이탁은 성기를 넣은 채 가만히 김산을 받쳐 안았다. 이삭이 먼저 나가고, 그다음 이탁이 정액과 젤로 엉망이 된 구멍에서 성기를 빼내었다.
이탁이 어깨에 김산을 걸쳤다. 이삭은 남자치고 얇고 메마른 발목에 걸쳐진 김산의 바지를 잡아 위로 쭉 올렸다. 붉고, 검고, 푸른 멍이 남은 허벅지가 어둠에 둘러싸여 있다가 사라졌다.
“아빠 업어야겠다.”
이탁의 말에 이삭이 김산을 안았다. 김산이 정신을 놓은 와중에도 아팠는지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움찔거렸다. 이탁이 등을 숙였다. 이삭은 아빠를 천천히 이탁의 등에 올려놓았다. 김산의 팔이 늘어져 흔들거렸다.
아빠를 업은 듬직한 아들과 그 뒤를 지키는 또 다른 아들의 모습은 아무리 보아도 사이좋은 부자지간으로 느껴졌다.
*
공원에서 아이들에게 호되게 당하고 나서, 김산은 한동안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지독한 몸살이 찾아온 것이다. 늘 온도를 조절하는 방에서 몸살이 걸린 이유는 단 하나였다. 아이들 때문이었다. 김산이 몇 날 며칠을 정신을 못 차리고 침대에만 누워있자, 아이들도 죄책감이 들었는지 몸에 손을 대지 않았다. 약을 먹어도 열은 쉽게 내려가지 않았다. 김산이 너무 아파하자 이탁은 침대에 머리를 숙이고 사죄했다.
‘아빠, 미안해.’
그 소리에 김산은 아무 말도 못 하고 무의식중에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몸에 밴 습관 때문이었다.
드디어 침대에서 일어났을 때, 김산은 아이들이 극진히 차려준 밥상을 볼 수 있었다. 김산이 좋아하는 삼계탕이 뚝배기에 펄펄 끓고 있었다. 김산은 말없이 삼계탕 다리를 뜯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속에서 울컥하고 올라오는 느낌에 입을 틀어막았다. 김산은 먹던 닭다리를 내려놓고 화장실로 달려가려 했으나, 워낙 약해진 몸이 화장실까지 가지 못하고 바닥에 엎어졌다. 김산은 바닥에 엎드려 누워 구역질을 했다. 먹은 것이 없어 나오는 게 거의 없었다. 기운이 빠진 김산이 바닥에 엎어져 멍 때리는데, 이삭이 다가와 김산의 몸을 일으켜주었다. 물티슈로 입을 닦아주는 손길에 가만히 있었다. 이삭은 아빠의 핼쑥해진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아빠, 임신 테스트해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김산은 임신이란 말에 눈을 크게 떴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임신이라니. 설마 자신이 입덧을 한 것인가. 김산은 덜덜 떨리는 손을 들어 올려 배를 감싸 쥐었다. 그 모습을 본 이삭의 눈에 기묘한 빛이 서렸다. 이탁이 눈치 빠르게 일어나 방에서 작은 박스를 가지고 왔다. 직접 박스를 깐 이탁이 아빠 앞에 무언가를 내밀었다.
“한 번 해보자.”
임신 테스트 기였다. 김산은 창백해진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미친 사람처럼 넋이 나가 중얼거리는 김산의 얼굴을 빤히 보던 이삭이, 뺨을 잡은 후 단호하게 말했다.
“아닐 수도 있으니까 해봐요. 아니라면 병원에 가봐야 하니까.”
“맞으면…?”
김산이 임신 테스트기를 잡고 떨면서 중얼거렸다.
“임신이 맞으면…? 임신이 맞으면 어떻게 할 건데?”
“우선 하고 나와요.”
“말해줘.”
눈가에 열이 고이더니 눈물이 흘러내렸다. 김산은 제발 아니라고 말해달라는 듯, 약간의 희망을 담아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그러나 웃음은 길게 유지되지 못했다. 웃음은 서서히 절망으로 점령된 울음으로 변해 일그러졌다. 김산은 하얗고 정갈한 손을 보았다. 자신을 지옥 연옥 불에 떨어뜨린 아름다운 손이었다. 아들의 손을 잡고 매달렸다. 이삭은 그런 아빠를 안쓰러운 눈으로 보더니 두 팔을 벌려 꼭 안았다. 아들의 품에 안긴 김산은 구슬프게 울었다. 아빠의 이마에 쪽쪽 거리며 키스를 해주던 이삭은 뺨을 어루만지며 주문을 걸듯 속삭였다.
“임신 아닐 수도 있어요. 너무 걱정 말아요.”
끝까지 대답을 회피하는 이삭을 노려본 김산은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걸어갔다. 변기에 앉은 김산은 능숙하게 임신 테스트기를 사용했다.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렸다. 제발 아니길, 아이들의 말처럼 자신의 착각이길…. 제발 신이 자신을 버리지 않았기를. 손을 잡고 기도를 하는데, 몇 분 후 결과가 임신 테스트기에 떴다.
그걸 확인한 김산은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을 경험했다. 발밑이 푹 꺼지고, 자신은 무저갱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바닥이 없는 저 세상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임신이었다.
호흡이 거칠어지고, 심한 감기에 걸린 사람처럼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재빨리 화장실 문을 잠근 김산은 변기에 웅크리고 앉아 임신 테스트기를 만졌다. 그는 자신의 아랫배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해야 하지? 이대로 아이를 낳아야 하나? 아이들의 말처럼, 막상 아기를 낳으면 자신은 섣불리 도망갈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때와 똑같았다. 배에서 요동치는 생명이 만지기만 해도 사랑스러워서, 스스로 발이 묶여버렸던 때와.
“싫어….”
김산은 눈물을 후드득 떨구며 중얼거렸다. 아이의 존재 자체가 싫은 것은 결코 아니었다. 이 유전자를 제공한 사람이 자신이 낳은 아이들이라는 게 싫은 것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질문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머릿속에서 돌았으나 답은 나오지 않았다. 김산은 그 이유를 깨닫고 울면서 허탈하게 웃었다. 이미 답은 알고 있었고, 자신이 거부했을 뿐이다. 김산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울분이 쌓이고, 쌓여 앙금이 되어 깊숙이 침전되어 버렸다. 주저앉아 울어도 해결되지 않을 일이었다.
어째서 여기까지 온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았다. 왜 아이들이 자신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건지, 무슨 이유로 이런 계획을 짠 것인지, 왜 자신을 임신시키려는 것인지. 김산에게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설득당하고 싶어도 아이들은 모든 걸 사랑한다는 말로 치환하고 있었다.
결국 가장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결말에 치닫게 될 미래였는데, 무엇을 위해 그토록 부정했던 것일까. 김산은 배를 만지며 고개를 들었다.
화장실 문이 열리고 있었다. 고개를 힘없이 들어 올렸다. 무표정한 얼굴의 이삭과 웃음을 머금고 있는 이탁이 보였다. 이탁은 이삭을 밀치고 들어와 김산의 손에 들린 임신 테스트기를 가져갔다. 확인한 이탁이 환한 웃음을 짓더니 말했다.
“임신했네?”
이탁이 이삭에게 임신 테스트기를 내밀었다. 그것을 확인한 이삭이 부드럽게 웃으며 그걸 들고 밖으로 나갔다. 이탁은 알몸으로 변기에 앉아 청승맞게 떨고 있는 김산을 안아 밖으로 나갔다. 아빠를 소파에 앉혀준 이탁이 아빠의 배를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드디어 애가 생겼네.”
김산은 신이 정성껏 만든 아름다운 피조물을 보며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지워달라고 해도, 안 지워줄 거지.”
이탁이 어림도 없다는 듯 소리 내서 웃었다. 이탁은 아빠의 눈물 젖은 뺨을 만졌다. 음식을 제때 섭취하지 못해 거칠어졌지만, 아직도 만지기 좋은 뺨이었다. 양 뺨을 감싸고, 눈물이 어룽어룽 매달린 얼굴을 감상했다. 이런 감정이 깃든 아빠의 얼굴은 처음이었다. 바닥의 바닥까지 내려간 사람의 얼굴이었다. 이 얼굴을 언제 봤던지 과거를 더듬어 보던 이탁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아빠가 집에 온 최희서를 봤을 때, 이런 얼굴과 비슷했다. 당황, 두려움, 공포…. 어렸을 때는 알지 못했다. 어째서 아빠가 떨리는 손으로 돈을 쥐여주며 나가라고 재촉했는지. 아빠가 왜 울 것처럼 자신들을 떠미는지.
아빠는 무서웠던 것이다. 자신을 지탱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는 현실이. 이탁의 기억 속에 아빠는 항상 강해 보였다. 주름 하나 허락하지 않은 깔끔한 검은 정장을 입고, 무감한 얼굴로 서서 밖을 보는 아빠는 한 폭의 그림처럼 잘 생겨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서늘한 아빠였는데, 자신이 다가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부드럽게 웃어주었다. 그 웃음은 콘크리트처럼 매우 단단해 보였다. 언제나 자신을 지탱해주고, 지지해줄 것 같은 벽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지금, 자신들의 손길에 길들여진 아빠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은 연약한 소년처럼 느껴졌다. 햇빛을 못 받아서 그런 탓일까. 아니면 소같이 검고 큰 눈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걸까.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하던 이탁은 우수에 찬 아빠의 얼굴을 이리저리 만지며 상냥하게 속삭였다.
“어떻게 생긴 앤데 지운다고 해.”
김산이 묵직한 숨을 내쉬며 배를 감싸 안았다. 이삭은 방에서 가져온 옷을 김산에게 건넸다. 옷을 주는 게 이상해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자 아이가 웃으며 말했다.
“산부인과 가셔야죠.”
다정하고 부드러운 어투에도 김산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아이들의 잔혹함을 잘 안다. 말을 안 듣는다는 핑계로 일주일 굶기는 건 기본이었다. 아침, 점심, 저녁 정액과 물을 받아먹어야 했던 치욕스러운 하루들을 떠올린 김산은 이를 악물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배고프지 않느냐며 구멍에 있던 정액도 삭삭 긁어서 먹였다. 안 먹은 정액이 없었다. 일주일 내내 정액에 시달려 비릿한 맛만 났다. 물도 하루 치가 정해져 있어서 많이 마실 수 없었다.
자신들의 심기를 거슬리게 하면 밥을 뺏는 것도 다반사였고, 섹스 때 왜 그렇게 자지를 달라고 조르냐고, 엉덩이를 때리는 일도 있었다. 성기 두 개를 넣고 조이지 못한다며 엉덩이를 맞아가면서 성기를 조여야 했던 때도 있었다. 새록새록 생각나는 치욕스러움에 김산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김산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갔다. 이탁이 걱정스러웠는지 이마를 만졌다.
“열은 없는데.”
너희들 때문에 스트레스받아서 아픈 거라고 말해주고 싶었으나 김산은 눌러 참고 없는 힘을 쥐어짜내 옷을 입었다. 딱 맞았던 옷들이 헐렁거렸다. 살이 얼마나 빠진 건지, 감이 오지도 않았다. 예전보다 눈에 띄게 손목이 마르고 허벅지에도 살이 없는 걸 보면, 확실히 많이 빠진 것 같았다.
“아빠 이제 밥 잘 먹어야 돼. 아기가 먹여야 하잖아.”
김산이 울컥해서 이탁의 손을 밀쳤다.
“그럼 진작 주지 그랬어.”
일어나자 머리가 어지러워 비틀거렸다. 넘어지려는 김산을 이삭이 재빨리 다가와 잡아주었다. 아들의 팔에 기대 헉헉거리던 김산은 이삭을 밀쳐내고, 현관까지 느리게 걸어갔다. 신발을 신고 문을 열었다. 가을 햇살이 풍만하게 쏟아져 내렸다. 무더기로 쏟아져 내려 눈을 온전히 뜰 수 없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풍경에 김산은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다.
하늘이 이토록 아름다웠던가. 누군가 청소기로 구름을 빨아들인 것처럼, 하얀 점 하나 없는 푸른 하늘이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하늘뿐만이 아니었다. 아파트 단지에서 바람에 나부끼는 이파리,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 남들에게는 일상적인 풍경이 김산에게는 너무 오랜만이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기간 동안 갇혀있었을 뿐인데.
“아빠, 가요.”
“…응.”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김산은 굳어있던 다리를 움직였다. 이대로 떠나고 싶다. 어떠한 것에도 구속받지 않고 훨훨 떠나고 싶었다. 36년을 고단하게 살았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어린 시절, 최희서와 얽혀 힘들었던 시절, 아이들에게 헌신했던 15년. 잊으려고 노력했던 기억들이 김산을 비웃기라도 하듯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그나마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려보려고 노력했으나 도무지 떠오르는 게 없었다. 내가 과연 행복하기는 했던가. 행복은 진작 우울한 기운에 불타 잿더미가 되어 사라져버린 듯했다.
그래도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 그 생각이 머리에 똬리를 틀었다.
그럼 이렇게 살고 싶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데?
똬리가 느릿하게 고개를 들며 물었다. 김산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똬리의 정체는 구렁이였다. 매끈한 검은 몸을 가진 구렁이가 낼름낼름 혀를 내밀었다. 구렁이가 히죽 웃었다.
어떻게 할 건데? 차라리 죽어버리지그래? 그럼 자유로워질 거 아니야. 애도 안 낳고, 떠날 수 있잖아.
김산은 내면에서 동화책 속 콩 나무처럼 자라난 구렁이를 보며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구렁이가 입으로 변해 자신에게 다가왔다. 입이 쩍 벌어지며 혀가 축 나와 김산에게 다가왔다.
죽어, 그냥. 아들 자지 빨면서 느끼고 그렇게 살래? 그러다가 아들 애 낳고 살래?
김산의 눈이 서서히 텅 비기 시작했다. 그의 눈에 깃들기 시작한 건, 구름 하나 없이 투명하고 맑은 하늘이었다. 아들들은 그것도 모르고, 하늘만 보고 서 있는 아빠를 잡아끌었다.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김산은 주먹을 쥐었다, 폈다. 엘리베이터에서 들리는 소음 덕분인지 잠시 나갔던 정신이 돌아왔다. 김산은 거울 속 남자를 오랜만에 자세히 보았다. 혈색이 없는 마른 남자가 무표정하게 서 있었다. 한눈에 봐도 눈빛이 오묘했다. 눈 속에 용도가 불분명한 녹슨 칼이 있었다.
*
산부인과에서 기초적인 검사를 마친 김산은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이탁의 손을 잡았다.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자신의 의지대로 안아준 적이 없는 아빠가 손을 잡아주자 이탁은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탁은 기분이 좋았는지 방긋 웃는 얼굴로 김산을 보았다. 김산은 아들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다가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옛날 살던 집에 가보면 안 될까?”
“무슨 집?”
“임대 아파트.”
그 말에 아이들의 표정이 떨떠름하게 변했다. 시선을 교환하던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삭이 택시를 잡았다. 이삭과 김산이 뒷좌석에, 이탁이 조수석에 앉았다. 세 사람은 택시에 어떠한 대화도 하지 않았다. 아이들도 김산의 분위기가 뭔가 변했다는 것을 알았는지, 못된 말을 내뱉지 않았다. 어쩌면 임신했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했다. 아이를 잃고 싶지 않으니까. 김산은 지친 얼굴로 좌석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팠다. 가장 아픈 곳은 아이들의 성기 두 개를 받았던 구멍이었다. 조금만 걸어도 부은 곳이 쓰리고, 짓눌려 아팠다.
이제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희망도 사라졌으니, 미루고 미루었던 현실을 마주 봐야 한다. 아이들을 선택할 것인지, 자유를 찾을 것인지.
이 상황에 대해 이해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으니 한결 편해졌다. 이해 못 하는 걸 왜 이해하려고 애썼을까. 포기하면 그만인 것을. 김산은 눈을 떠서 주먹을 쥔 자신의 손을 보았다. 사람들은 경호원치고 깨끗하고 부드러운 손이라고 말했다. 아이들도 퇴근한 자신의 손을 잡고 집에 갈 때면, 아빠 손이 세상에서 제일 부드럽다며 좋아했다.
그랬던 아이들이었는데. 명치부터 울컥하고 뜨거운 것이 올라왔으나 김산은 억눌러 참았다. 과거의 아이들에게 동요되면 안 된다. 김산은 시큰하게 달아오르는 눈이 거슬렸다. 그래서 눈을 감아버렸다. 울고 싶지 않았다. 우는 것도 지쳐버렸다.
임대 아파트에 도착한 셋은 어디로 가지 않고, 공원에 앉아있었다. 낡은 임대 아파트는 재개발 계획에 들어서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 썰렁했다. 김산은 아이들과 살았던 동을 확인했다. 불이 켜진 집들이 조금이지만 보였다.
아주 좁고 낡은 아파트였으나 아이들이 있어서 좋았다. 그저 아이들이 있어서 행복했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내가 낳은 내 아이들이었으니까. 내가 만든 가족. 김산은 새로운 생명이 자라나고 있는 배를 만져보았다.
‘너한텐 미안한 마음뿐이야. 부모를 잘 만났으면, 너도 이렇게 괴롭지 않았겠지.’
속으로 중얼거리던 김산은 정면을 무심한 얼굴로 보며 입술을 달싹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