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가이드 인 더 시티 (58)화 (58/114)

#58

승오의 능력이 없었다면 의진은 밤새 악몽에 시달려 있지도 않은 천음 앞에 무릎을 꿇고 빌었을지도 몰랐다. 죽어가는 에스퍼를 살리기 위해 빌빌 길었던 그 날처럼, 제발 끔찍한 악몽을 떠올리지 않게 해달라고.

‘도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는 의진을 끌어안은 채 승오는 밤을 보냈다.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의진에게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천음에 대체 그에게 어떤 식으로 고통을 주었는지. 마음 같아선 토씨 하나 빼먹지 않고 알아내고 싶었다.

그러나 의진이 그것을 거부했고 또, 승오가 그 기억을 읽는다고 해서 변하는 일은 단 하나도 없었다.

“…….”

간신히 조각 잠이 든 의진을 바라본 승오는 머리를 넘겨주며 한숨을 쉬었다.

해가 능선 위에 올랐을 때까지 결국 뜬눈으로 지새운 승오가 훈련 일정에 맞춰 침대에서 일어났다. 잠들어있는 의진의 뺨에 신성한 의식이라도 치르듯 길게 입을 맞추고 욕실로 걸어 들어갔다.

「훈련 갔다 올게. 점심시간에 올 거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