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71 3부 : 사랑의 증명법 =========================
71화
새가 쪼는 듯이 조심스러운 입맞춤이 키스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웠다. 입술 사이로 파고드는 민혁의 체온이 생경하게 느껴진다. 도윤은 침대 위에 앉은 채로, 민혁은 일어나 도윤에게 온몸을 기울여 입을 맞춘다. 도윤이 키스를 마친 후 옅은 숨을 뱉는다. 서로가 내뱉는 숨이 얽힐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서 다시 한번 눈이 마주친 순간, 도윤은 힘을 주어 민혁을 끌어당겼다. 도윤에게 닿기 위해 구부렸던 민혁은 도윤의 손길에 따라 침대 위로 올라와 도윤에게 다시 한 번 입을 맞춘다.
진하게 숨이 얽힌다. 조금 전 담백했던 키스와는 달리 민혁이 도윤의 입 안을 헤집어놓는다. 입천장과 혀 밑을 진득하게 쓸어내린다. 민혁의 입술은 도윤의 귀 옆과 턱선을 따라 키스를 수놓았다. 간지럽기도 하고 온몸이 저릿한 느낌에 도윤이 몸을 잘게 떨며 민혁이 지분거린 쪽으로 고개를 숙였다.
“아, 간지러워...”
“그래?”
민혁이 다시 한 번 웃으며 귀 옆에 길게 키스한다. 도윤은 입을 맞춘 자리에서 전류가 퍼지는 듯한 감각이 들어 몸서리를 쳤다. 팔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배 아래쪽이 빠듯하게 조였다. 도윤은 저도 모르게 감각의 과잉으로 인해 민혁을 밀어냈다. 전혀 밀릴 만한 힘이 아닌데도 민혁은 쉽게 밀려났다.
“도윤아, 사랑해.”
민혁은 그렇게 말했다. 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윤을 손을 뻗어 민혁의 정장 단추를 하나 하나 풀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도윤이 옷을 입혀줄 때 도움을 주었는데, 지금은 반대였다. 베스트 단추를 풀고 와이셔츠 단추까지 풀자 선명한 복근이 드러났다. 민혁은 도윤이 단추를 풀고 있는 동안 도윤을 집요하게 눈으로 훑었다. 만지고 있지 않은 데도 만져지는 기분이라 도윤은 어쩐지 부끄러웠다.
이윽고 셔츠가 풀리자 민혁이 기다렸다는 듯이 도윤의 파자마를 벗기기 시작했다. 위아래 모두 흰 실크 파자마가 살결에 미끄러지며 벗겨지기 시작했다. 민혁은 서두르고 있었으나 그 손짓 하나하나가 정중했다. 살을 스치며 벗겨진 파자마를 바닥에 던져두고, 민혁은 도윤의 속옷까지 벗겨내었다.
“여전히 예쁘네.”
민혁은 도윤을 들어 뒤에서 안는 자세로 바꾸었다. 그리고는 부드럽게 성기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한 손은 도윤의 어깨부터 유두까지 지분거리고, 한 손으로는 성기를 잡아 흔들었다. 오랜만에 하는 자위와 애무가 주는 지나친 자극, 그리고 긴장에 도윤의 성기에서 흰 정액이 곧 흘러나왔다.
“빨라, 도윤아. 그렇게 좋았어?”
“아니거든...!”
도윤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 모습도 사랑스러운 듯 민혁은 도윤의 볼에 살짝 입맞춤을 한 뒤 서로 보고 앉는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는 정액을 윤활제 삼아 천천히 도윤의 뒤를 열기 시작했다. 도윤의 뒤로 두껍고 긴 손가락이 하나 들어오기 시작했다. 도윤은 저도 모르게 긴장으로 얼었다. 내벽을 벌리고 침입하는 손가락이 생경했다. 길고 두꺼운 그 감각에 더욱 얼어 빠듯하게 손가락을 조였다.
“읏...”
“힘...빼고, 천천히 받아들여 봐.”
“이 몸으로는 처음이라서...”
잘 안 되나봐. 그렇게 말한 순간 민혁의 눈빛이 이상하게 빛났다. 반쯤 돌아간 것 같은 표정에 도윤은 뭔가 잘못 말했나 하고 자신의 말을 곱씹어 보았다. 한편, 민혁은 자신의 손가락 하나가 들어가자 잘라먹듯 조이는 구멍과 도윤이의 처음이라는 선언에 반쯤 돌아가 있었다. 지금 당장 이 구멍으로 자신의 것을 처박고 엉엉 울며 그만해달라고 때까지 지독하게 달라붙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하...도윤아.”
“응...읏...”
“그런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민혁이 내벽을 쓸어내렸다. 이리저리 누르며 민혁은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이윽고 어느 한 지점을 민혁의 손가락이 꾹 누르자 도윤의 입에서 버거워만 하던 도윤의 입에서 탄성과도 같은 신음소리가 나왔다. 도윤은 자신의 안쪽이 반응하며 민혁이 누른 쪽에서부터 시작된 떨림이 퍼지는 것을 느꼈다. 온몸이 잘게 찾아오는 쾌락으로 떨리는 것을 느꼈다. 도윤이 아, 하며 민혁의 어깨에 얼굴을 묻자 민혁은 손가락 개수를 늘려 그 부분을 집요하게 누르기 시작했다. 교묘하게 자극당하자 도윤이 민혁에게 절박하게 매달려 몸 구석구석에 힘을 제멋대로 주기 시작했다.
“아...앗.... 거기....너무...응...”
“왜, 하... 좋아?”
좋았으면 좋겠다. 민혁은 그렇게 말하고 세 번째 손가락을 넣었다. 자신의 손가락을 빠듯하게 조이는 내벽이 느껴졌다. 도윤도 자신의 구멍을 벌리고 들어오는 손가락을 느꼈다. 교묘하게 이곳저곳을 자극하며 쾌락의 여운을 남기는 손가락에 신음을 흘린다. 긴 손가락으로 안을 남김없이 훑고 찌르는데 꼭 벌써 부터 성기에 꿰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도윤은 정액을 발라 매끄러워진 손가락이 쉴 새 없이 전립선을 자극하는 통에 미세한 전류에 튀는 듯한 느낌을 들었다. 느끼는 부분을 정확하게 누르자 파득거리며 허리를 들었다. 허벅지가 제멋대로 오므라든다. 저도 모르게 내벽을 조이고 숨을 멈춘다.
“아,,흐아....앗....!”
도윤이 매달리며 신음을 쏟아내자 민혁이 도윤의 뒤에서 손가락을 뺐다. 곧이어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벨트가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도윤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민혁의 바지가 벗겨지고 깊게 파인 치골을 지나 드로즈 위로 나타나는 굴곡을 보고서는 도윤은 저도 모르게 주춤하고 뒤로 물러섰다. 민혁은 그런 도윤을 잡아 다리를 벌렸다. 그리고는 도윤의 구멍에 민혁의 것을 맞추었다. 한번 꾹 눌러 제대로 자리를 잡았는지 확인했다.
“숨 쉬어, 도윤아.”
말은 다정했으나 삽입은 폭력적일 정도로 버거웠다. 엄청나게 길고 굵은 성기가 자신의 뒤쪽을 억지로 벌려가며 들어오고 있었다. 도윤의 구멍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성기는 거대하다는 말이 어울렸다. 들어오는 순간부터 가장 두꺼운 부분이 입구를 자극하는 통에 쾌락과 고통이 동시에 존재한다. 도윤은 숨을 헐떡거렸다. 귀두가 다 들어가자 도윤의 뒤쪽 근육이 제멋대로 날뛰며 경련하고 있었다. 덕분에 민혁은 살아있는 것처럼 제멋대로 조이며 자신을 자극하는 도윤 덕에 거의 욕을 내뱉을 뻔 했다.
“하...진짜... 민도윤....”
도윤이 숨이 넘어갈 듯 헉헉대는 것을 보면서 민혁이 잠시 숨을 따라 같이 쉬어 주었다. 길게 내뱉고 길게 쉬면서 잠시 안정되는 도윤을 보던 민혁은, 이윽고 한 번에 자신의 거대한 성기를 밀어붙였다. 뜨거운 내벽이 민혁의 좆을 씹어댄다. 도윤은 삽입의 충격으로 인해 안쪽 모든 부분이 자극당하는 것을 느꼈다. 이상한 충족감이 차오른다. 내벽이 열로 달아오르고 반사적으로 구멍을 조였다. 더 받아들이고 싶었다. 너무 버거운데, 너무 충분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무언가가 더 자신을 긁어주었으면 하는 느낌이 들었다. 도윤이 다시 한 번 신음을 내뱉는다. 거대한 성기가 삽입되는 충격으로 도윤의 성기가 실금하듯 사정했다. 도윤의 눈가에 눈물이 저절로 맺혀 있다.
“흐읏....하....민혁아, 민혁아.”
“도윤아...죽을 것 같아...”
도윤이 숨을 짧게 끊어 쉬며 자신 안에 차오르는 민혁의 이름을 불렀다. 저도 모르게 이미 성을 떼고 이름만 부르는 모습에 민혁의 이성이 또 한 번 끊어졌다. 민혁 역시 본능적으로 허리를 움직였다. 자신의 성기를 빠듯하게 조이다 풀어지며 다시 조이는 도윤의 내벽에 민혁은 도윤을 눕히고 정상위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는 도윤의 머리 양옆에 손을 대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아아, 움직, 갑자기 그렇게 움직이면, 흐아...!”
“괜찮아, 도윤아.”
도윤은 미칠 것 같았다. 안쪽은 이미 도윤의 통제를 넘어섰다. 민혁이 움직이자 손끝부터 딱딱하게 경련하듯 전신이 쾌락에 환호하는 것이 느껴졌다. 쾌락이 자신의 신경다발을 후려친다. 신음이 저절로 입에서 새어 나온다. 민혁은 절실해 보였다. 민혁이 허리를 움직이며 끝까지 느릿하게 빼고 다시 빠르게 끝까지 쾅하며 쳐올리자 성기의 감각이 생생하게 안쪽에 느껴졌다. 이윽고 전립선을 넘어 저 안쪽 구부러진 데까지 감각이 전달되자 도윤이 다리를 민혁의 허리에 두르고 입을 벌린 채로 신음하기 시작했다.
민혁이 한 번 쳐올릴 때마다 힘이 센 바람에 침대 헤드에 곧 도윤의 머리가 닿았다. 그러자 민혁이 도윤을 번쩍 들어 올려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 여전히 연결된 채로 자세가 변하자 더욱 미칠 것 같았다. 안쪽에서 젖어드는 자신의 내벽에 미끄럽게 거대한 성기가 움직이자 다시 한 번 자지러지듯이 도윤이 비명을 질렀다. 감당하기 어려운 쾌락이 눈물로 새어 나온다. 자신의 안쪽이 민혁의 좆 모양대로 바뀌는 기분이었다. 자신의 내벽 안에서 꿈틀대는 민혁의 성기가 여전히 느껴지는 까닭이었다. 민혁은 도윤의 쇄골 근처를 세게 물고 씹어댔다. 민혁의 소유욕에 붉은 흔적이 되어 어깨 위에 낮았다.
“흐으...민혁아....민혁아...나 더 이상....읏...”
“도윤아, 도윤아....후....”
민혁이 도윤을 삽입된 채로 들어 올렸다. 허공에 번쩍 들리자 도윤이 떨어질까 무서워 민혁에게 더 달라붙었다. 민혁은 가뿐히 도윤을 들어 올렸으나 중력의 영향으로 어쩔 수 없이 민혁의 성기는 도윤 안에 더 깊이 들어갔다. 민혁은 도윤의 입술에 키스하며 말했다.
“무서워?”
“내려줘...흐...아앗...응...”
신음소리 때문에 제대로 안 들려. 민혁은 그렇게 도윤에게 말하고 도윤을 벽에 기대게 했다. 벽에 기댄 채로 민혁에게 붙들리자 도윤은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감각이 들어 다시 한 번 몸서리를 쳤다. 이 아슬아슬한 자세가 오히려 민혁의 뒤를 더 꽉 물어대 민혁도 참을 수가 없었다. 민혁의 허릿짓이 더욱 빨라진다.
“아...아아....”
“도윤아, 민도윤”
“민혁, 민혁아...하앗...!”
서로의 이름을 부르다 민혁이 도윤 안에 파정했다. 정액이 흩뿌려지며 안쪽이 축축해지는 감각이 소름끼치도록 생생했다. 민혁이 그 안에 느리게 정액을 문지르면서 도윤을 잡아먹을 듯 온 몸에 입맞추며 사랑한다 말했다. 도윤도 화답하듯 민혁의 입술 위에 내려 앉아 키스했다. 민혁의 성기가 자신의 안에서 다시 힘을 받아 단단해지는 것을 느꼈다. 오늘은 긴 날이 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