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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5 1부 : 광공이 되기 위하여 지켜야 할 규칙들 (25/82)

00025 1부 : 광공이 되기 위하여 지켜야 할 규칙들 =========================

25화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타인에게 닿고 싶어한다.

나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도윤씨가 얼굴을 드러내는 순간부터 난 주욱 도윤씨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단순한 관심 정도로 치부하기에는 그것이 좀 더 진득한 감정이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때 이한율에게 말했듯 관심이라는 한 단어에 눌러 담아 무시하고 있었다. 무시하고 방심하는 동안 점점 스며드는 마음을 관심이라는 글자로 표현하기에는 모자람 또한 알고 있었다.

도윤씨를 팔 안에 가두는 순간, 잡았다는 기묘한 안도감이 내려앉았다. 마치 지구 한 바퀴를 돌고 헤메며 어느 골목의 구석에서 찾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벼랑 끝에 떨어지기 직전, 벼랑 밑을 내려다볼 때의 아찔함 또한 공존하는 기묘한 안도감이 거기에 있었다. 내가 마음 속에서 터져 나오는 그 기세에 당황할 때, 도윤씨가 고개를 들었다. 단정한 얼굴이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꼭 울 것 같았다. 눈도 입도 웃음의 곡선을 띄고 있었으나 그것은 일그러져 우는 얼굴처럼 보였다.

“드디어 찾았네, 지민혁”

놀라운 한 마디였으나 대답할 새도 없이 도윤씨는 나의 얼굴을 잡아당겼다. 처음이었다. 도윤씨 쪽에서 먼저 키스를 하는 것은. 도윤씨는 아주 미약한 힘으로 나를 잡아당겼으나, 그것은 지구의 중력보다 강하게 나를 끌어당기는 기분이었다. 나는 큰 덩치를 잔뜩 구겨 도윤씨의 입술에 급하게 내려앉았다. 파고드는 입술이 깊었다. 도윤씨의 뒷목을 받친 손에 힘이 들어갔다. 내 옷깃을 잡은 도윤씨의 손가락이 가늘게 떨렸다.

입술을 떼고 도윤씨를 다시 품에 안았다. 입을 맞춘 뒤 도윤씨의 입 안에 있던 내 숨이 빠져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하아, 하며 가늘게 내뱉는 숨따라 다시 도윤씨가 내 목에 입을 맞추었다. 나 역시 도윤씨의 뒷머리를 쓰다듬다 도윤씨의 옆머리를 따라 입을 맞추었다. 나는 남은 한 손으로 도윤씨가 들고 있던 차트를 떨어뜨렸다. 챙강 하는 소리와 함께 잠금쇠와 볼펜이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를 시작으로 나는 내가 입고 있는 셔츠를 뜯어버리듯 풀어내었다. 그 와중에도 도윤씨의 몸 구석구석에 입맞추는 것을 잊지 않았다. 셔츠를 푸는 데는 한 손이면 충분했다. 나머지 한 손은 도윤씨의 허리를 붙잡아 나에게서 더 이상 떨어지지 못하게 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었다. 도윤씨의 상의 뒤쪽을 파고들어 손을 올렸다. 등골따라 척추 하나 하나를 누르며 도윤씨의 옷을 들어 올렸다. 도윤씨가 손을 살짝 들어주자 맥없이 옷이 벗겨져 나갔다.

나는 도윤씨를 번쩍 들었다. 죽을 만들어주기 위해 배웠던 식기도구가 놓여있는 아일랜드 식탁이 눈에 띄었다. 그 위의 것들을 한 손으로 쓸어내렸다. 챙강, 챙강거리며 식기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위에 도윤씨를 앉혔다. 식탁 위에 앉자 도윤씨와 나의 눈높이가 얼추 맞았다. 도윤씨는 가늘게 떨고 있었다. 감정이 북받쳐 잔뜩 일그러진 얼굴인데도 예뻤다. 나는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도윤씨의 눈에 입을 맞췄다.

“왜 울려고 해요.”

“나도 모르겠어요. 이런 순간이 올 줄 정말 몰라서...”

도윤씨는 아까부터 계속 뚱딴지같은 소리만 하고 있었다. 잃어버렸던 적이 없던 도윤씨를 찾았다는 말도. 이렇게 한없이 당신 앞에 웅크리며 마음을 행동으로 쏟아내는 나를 보고 울고 싶어하는 것도. 나는 그저 안쓰러워서 달래주면서도 도윤씨에게 더 닿고 싶었다.

“울지 말아요. 앞으로 잘 해줄게요.”

달콤한 말과 함께 나는 남은 옷까지 정성스럽게 벗겨내었다. 내 옷은 찢어지듯 벗겨져 너덜너덜했건만, 도윤씨의 옷을 벗길 때에는 사뭇 달랐다. 도윤씨의 하얗고, 짧게 깎은 발톱이 보이는 발에 입까지 맞추었다. 그리고는 도윤씨의 허벅지 안쪽까지 입을 맞추며 다시 올라갔다. 도윤씨는 어쩔 줄 모르면서 식탁 끝을 손으로 꽉 잡고 있을 뿐이었다. 하얗게 변한 손끝이 도윤씨의 당황함을 알려주었다.

“민, 민혁씨. 아, 제발, 앗....그런 데, 흑,그런 데에다가, 아.”

“괜찮아요, 괜찮아요, 도윤씨.”

무엇이 괜찮은 것인지는 앞으로 실컷 알게 해 주겠다는 마음과 함께 나는 다정함을 가득 담아 들이붓기로 마음먹었다. 도윤씨의 것에도 입을 맞추자 도윤씨는 당황하며 나의 머리카락을 잡았다. 미약한 반항에 나는 머리를 잡힌 채로 도윤씨를 쳐다보았다. 현실이었으면 얼마나 짜릿했을까.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내 앞에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이 내려앉아 있는 모습일 것이다.

“민혁씨, 민혁씨 거기는, 거...거기..”

“이것도 가르쳐 줘요. 다 가르쳐 준다면서요”

나는 능청스럽게 대꾸하며 다시 도윤씨의 것을 입에 물었다. 털 하나 없는 분홍빛의 성기가 드러났다. 잠시 혀와 입술을 움직이자 도윤씨는 등을 더욱 구부렸다.

“흑, 아, 아흑....흐으......”

도윤씨는 흐느끼듯 신음을 흘렸다. 울기 직전같은 소리가 내 배 아래쪽을 뜨겁게 달구는 무언가가 있었다. 나는 내 밑을 바라보았다. 성기가 힘을 받아 바짝 서 있었다. 내 시선이 아래로 향하는 것을 돌려 놓은 것은 도윤씨였다. 도윤씨는 쾌락에 볼 근처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도윤씨가 손을 휘둘렀다. 커다란 침대가 생겼다. 무슨 말인지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나는 도윤씨를 다시 안았다. 도윤씨의 다리가 허리에 감겼다. 빼곡하게 맞추어진 것 같은 감각이 너무 좋았다. 내 피부 아래가 전부 쿵쾅거리는 맥박소리가 들렸다.

“내가, 내가 이번엔 해 줄게요.”

도윤씨는 흥분하면 말을 더듬는 버릇이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침대에 앉았다. 도윤씨가 입을 벌렸다. 너무 커다란 성기가 입안으로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것을 느꼈다. 성기 끝에서 어쩔 줄 모르고 오물거리는 입술이 허리 근처를 뻐근하게 더 당겨오게 만들었다. 나는 도윤씨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큿, 아무래도 다른 쪽으로, 하....해 봐야 할 것 같은데요.”

나는 머리를 숙이고 있는 도윤씨를 들어 내 무릎 위에 앉히고는 손가락을 들어 뒤쪽을 자극했다. 굵은 손가락 마디가 안쪽의 여린 살을 비집고 파고 들었다. 도윤씨는 절벽에서 매달리는 것처럼 나에게 절박하게 매달리고는 온 몸을 떨었다. 손가락으로 헤집으면서 안쪽을 누르기도 하고, 돌리기도 했다.

“핫....하응...”

그 순간이었다. 도윤씨의 허리가 가느다랗게 떨린건. 나는 억지로 힘을 주어 도윤씨와 나 사이의 간격을 벌리고 얼굴을 쳐다보았다. 도윤씨는 붉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충격에 빠진 주제에 얼굴이 쾌락이 녹진하게 녹아있었다. 나는 그 얼굴이 빌어먹을 만큼 몹시 좋았다.

“여기에요?”

다시 한번 쿡, 하고 눌렀다. 도윤씨가 숨을 헐떡이며 좀 더 깊게 들이쉬었다. 히익, 거리며 반응하는 소리. 그리고 젖어 들기 시작한 뒤에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도윤씨를 눕히고는 다리를 들어 올렸다.

“도윤씨, 내 어깨 꽉 잡아요.”

두꺼울 정도로 넓고 큰 어깨에 도윤씨가 매달리듯 잡았다. 나는 천천히 입구에 내 성기를 가져다 대었다. 손가락으로 풀어주었으니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어서. 가장 두꺼운 부분을 미는 순간 도윤씨가 목을 뒤로 젖혔다. 공기를 양껏 들이마시지 못할 정도로 격렬하게 떨리는 가슴이 보였다.

“도윤씨, 숨 쉬어요.”

“아, 너무, 너무 커요, 흑, 못해, 그런 거, 못...”

“도윤씨가, 큭, 만들어준 건데요?”

나는 웃으며 도윤씨에게 키스했다. 도윤씨는 아래쪽으로 밀려오는 거대한 것이 통증처럼 다가왔는지 얼굴을 도리질치고 있었지만 나는 얼굴을 붙잡고 계속 파고들었다. 입이 강제로 벌려지는 데 집중하다보니 도윤씨의 허리에 힘이 조금 느슨하게 풀렸다. 키스를 하며 온 몸을 부드럽게 쓸어내리자 도윤씨의 숨이 잦아들 듯이 잔잔해지는 것이 보였다. 허리에 힘이 풀리고 조금 구멍이 느슨해 졌을 때 나는 놓치지 않았다. 그 순간 도윤씨의 무릎을 잡고 힘으로 한 번에 밀어 넣으려 들었다. 도윤씨의 안쪽이 호응하듯 미친 듯이 죄어들며 나를 반겼다.

“안, 안돼, 안돼요, 진짜 안돼요!”

“힘을 빼고, 숨 쉬어요, 도윤씨.”

나는 도윤씨를 사랑스럽게 노려보았다. 마치 흑표범이 제 새끼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노려보듯. 반쯤 들어간 성기에서 아찔한 전류가 흐르는 것 같았다. 꽉꽉 죄여오는 내벽에서 시작된 흥분감이 팔 위와 허벅지에 잔잔히 전해지고 있었다. 나는 도윤씨가 나를 좀 더 깊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윤씨를 앉혔다. 갑작스러운 자세 변화에 도윤씨가 자세를 잡는데 집중했고 나는 또다시 내 성기를 빠듯하게 밀어넣었다. 거의 끝까지 들어간 성기는 도윤씨의 깊게 휘어진 곳 까지 찔렀다. 도윤씨의 안쪽에 경련이 일었다. 손가락을 펼쳐 온 몸이 빳빳해질 정도로 느끼고 있는 도윤씨를 보고 내 성기가 더 힘을 받아 안쪽에서 꿈틀거렸다.

“미쳤어. 아흑, 진짜 이걸 다, 하으읏, 한번에...”

도윤씨의 정액이 내 배와 도윤씨의 배 위에 길게 흔적을 남겼다. 나는 도윤씨를 눕혀놓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너무 꽉꽉 죄지 말고 부드럽게 숨을 쉬어요...”

도윤씨는 울고 있었다. 나는 도윤씨의 눈물을 따라 키스하며 천천히 허리를 놀렸다. 안쪽으로 점점 부드럽게 길이 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도윤씨가 눌러주면 좋아하는 곳을 떠올리며 나는 허리를 천천히 움직였다. 느리고 묵직하게 움직이면서도 끝에서는 충격을 주자 도윤씨의 목소리가 흐느낌과 신음이 섞이기 시작했다.

“아.....흑....거기, 좋은데, 아프고 좋아요, 핫”

“아파요? 하, 좋아요?”

“모르겠어요, 이젠 흑, 아흑, 모르겠, 아앗.”

쾌락과 통증이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느끼는 것 같았다. 도윤씨의 혀가 풀리기 시작했다. 입의 근육마저 풀려서 혀를 씹을까 걱정된 나는 내 손가락을 도윤씨의 입에 넣어 살짝 물려주었다. 도윤씨의 동그란 잇자국이 남자 나는 참지 못하고 허리를 더욱 세게 올려붙였다. 그리고는 온 몸에 흔적을 남겼다. 이 하얀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충분하지 않았다. 목을 물었다. 어깨를 씹었다. 붉게 빨아들이고 치아로 힘을 주었다. 도윤씨의 온몸이 흥분과 자극으로 빨갛게 물들기 시작했다.

“더....흑, 더 해줘요.”

“나도 모자라요.”

나는 도윤씨의 다리를 벌리고 박았다. 도윤씨의 내벽이 점점 좁게 내 것을 물었고 내 허릿짓도 빨라졌다. 이윽고 다시 한번 경련이 찾아왔다. 떨리듯이 제멋대로 의사를 가진 것처럼조여대고, 나도 거기에다 대고 울컥거리며 정액을 쏟아내었다. 도윤씨가 비명을 질렀다. 동시에 사정한 후 안쪽에 깊이 사정한 뒤에 나는 느리게 문질렀다. 사정 후 나른한 감각에 지쳐 떨어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내 욕구가 더 치밀어 올랐다.

“도윤씨, 흣, 괜찮습니까?”

도윤씨는 사정의 여운으로 숨을 몰아쉬며 헐떡거렸다. 도윤씨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나는 그만 둘 마음이 없었다. 갈증이 났다. 나는 도윤씨에게 미쳐있는 만큼 더 닿고 싶었다. 도윤씨를 돌려 눕히자 도윤씨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자세를 잡았다.

“민혁씨, 민혁씨.”

“왜요?”

“나 못할 것 같아요....”

“아니에요.”

그러면서도 뒤로 자세를 잡고는 허리를 잔뜩 웅크리고 있는 것이 사랑스러워 나는 다시 손가락을 뒤쪽에 집어넣고는 정액을 안쪽에 문지르기 시작했다. 살덩이 사이로 손가락이 파고드는 감각이 진저리쳐지는지 도윤씨는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도윤씨가 느끼는 부분만 미친 듯이 눌러대자 도윤씨의 신음소리가 점점 더 커져가기 시작했다. 나도 심장이 떨어지는 것 같은 흥분감이 들었다.

“들어갈게요.”

다시 한 번, 뒤에서 나는 도윤씨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내 거대한 성기가 두 번에 걸쳐 도윤씨의 안쪽으로 사라졌다. 도윤씨가 쾌락이라는 실에 붙잡힌 마리오네트처럼 흔들렸다. 내 허벅지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도윤씨는 뒤를 돌아보았다. 뒤를 돌아볼 때마다 단정한 얼굴이 무너져 쾌락과 눈물로 헝클어져 있었다. 그것이 참을 수 없게 흥분을 돋우는 맛이 있었다. 나의 이름과 신음을 풀린 혀로 쏟아내는 도윤씨가 사랑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사랑해요, 도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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