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푸른 밤 수영장 속에서 맞잡은 손의 온기 건너편 사무실의 후배에게서, 낯익은 푸른색을 느껴 버렸다 저혈압, 저체중, 무관심, 무표현, 게다가 인간미 없이 깔끔한 일처리까지. 어딘지 사무실에서도 혼자 동떨어져 있는 것 같은 최우진 대리의 눈앞에 갑자기 현기증처럼 강렬한 존재가 나타났다.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의 수많은 후배들 중에 단연 눈에 들어온 김신. 그는 우진의 아주 오래전 봉인된 기억 속의 누군가를 떠올리게 했다. 매일같이 사무실을 오가며 스치는 손길, 식당 건너편에서 주고받는 눈길,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감정들. 그 밤, 수영장 바닥에 깊이 가라앉았던 무거운 기억의 정체는 무엇일까? 첫사랑이라 이름 붙이지 못했던 한순간의 사랑과 그 재생을 그린, 클래식 오피스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