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우와 노은율의 서른 살 이야기. 대학교 신입생 때 만나 함께 살며 사귀게 된 지 십 년 째, 지금 차은 서로 알콩달콩 간지러운 연애를 하는 애인 사이라기보다는 익숙하고 편한 가족에 가깝다. 사소한 행동이나 작은 표정변화만으로도 상대가 어떤 기분인지 금방 알아채고 상대의 습관과 버릇도 알만큼 알다보니 새삼스럽게 두근거릴만한 일은 드물다. 그러나 십 년간 함께 겪어온 일들이 남긴 흔적은 그대로 몸과 마음에 남아있고, 힘든 시간을 보내며 단단해진 신뢰 속에서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조금씩 드러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