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남자의 행복(2)
<우리 강 배우의 눈높이.gif - feat. 전설의 철벽남>
뭐지?
황경호는 가볍게 글의 제목을 탭했다.
<좌 지현 우 연희에 열중쉬어만 하는 우리 강 배우.gif>
<웃는 김현아 앞에서 정색하기.gif>
<아이돌 그룹 앞에서 뒷통수 보이기.gif>
<니가 아무리 벗어도 난 안 본다.gif>
<우리누리 분들이시라면 이미 강 배우 애인 있는 건 다 아시잖아요… 저거 저 반지 하나에 천 만원 넘는 커플링인데 촬영할 때 빼고는 거의 끼고 다니고… 김현아가 고백해가지고 쫑나려나 했더니 그냥 우리 강 배우 지조 보시죠…ㅋ…ㅋㅋㅋ 연XX 저리 가라네요. 좋겠다! 나 빼고 다 연애해라!ㅠㅜㅠㅜㅠㅠ!! 그래 강 배우 너라도 행복해서 누나도 행복하다!! 퓨ㅠㅜㅠㅠㅜ>
원래 같이 일하는 사람들한테는 그래도 잘하는데… 제목을 그렇게 적어놔서 그런지 진짜 더 그래 보이는 것도 같고… 황경호는 아래위로 계속 그 gif 파일들을 살펴보았다. 물론 저장도 다 했다.
“…….”
솔직히 난 저 상황에서 저 여자들 안 볼 자신 없는데… 솔직히 일 때문에 만나는 사람들한테 저러는 거 실례이거나 한 거 아냐?
…좀 기특하다. 아니, 많이….
‘아까 배웅할 때 짜증 내지 말걸… 오늘 늦게 들어 온다고 했지….’
자기가 잘한 건 엄청 티 내는 놈인데 이건 얘기를 안 해서 몰랐다. 기특하다… 고맙기도 하고. 황경호는 괜히 마음이 뭉게뭉게 해서 가만히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일하고 있겠지?
<일 열심히 해. 언제 와?>
답장은 나중에 받으려나 했는데 몇 분 뒤에 바로 답장이 왔다.
<일찍 끝나면 9시요. 왜?>
<아니, 그냥….>
그리고 황경호는 갈등하다가 결국 다음 메시지를 전송했다.
<사랑해.>
그랬더니만 강동현이 얼른 답장을 보냈다.
<그렇게 좋으시면 야한 사진 좀 찍어서 서방님 좀 기쁘게 해보시죠.>
<저번에 동영상까지 잔뜩 찍었잖아!>
<영화감독이 지 인생 명작 찍었다고 또 영화 안 찍나? 지속적인 작품활동이 중요한 겁니다. 어서 찍어서 보내주시죠.>
…이건 니가 이런 놈인 걸 알고도 같이 사는 내 잘못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그래….
<니 사진이나 찍어 보내.>
황경호는 무심코 그렇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니 갑자기 슝슝 메시지가 오기 시작했다. 지 셀카다. 분장실인지 머리에 핀까지 잔뜩 꽂고 말이다.
황경호의 폰에는 배우 강동현의 사진은 그럭저럭(많이) 있었지만 어디에도 올라오지 않은 그의 개인적인 사진은 없었다. 황경호는 약간 당황스러웠지만 금세 다른 사진도 왔다. 자기 일하는 데 사진이다. 스튜디오 촬영인데 이것저것 되게 많고 사람도 많았다. 그리고 화장실 셀카도 찍어 보내고….
“깜짝이야….”
명품 브랜드 팬티 속 지 자지 사진도 찍어 보냈다.
<아까도 본 걸 찍어 보내면 뭐 어쩌라고….>
<그새 보고 싶을까 봐 보냈지. 또 배려심 하면 저 아닙니까.>
강동현의 메시지에 황경호가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었다. 예전에 떨어져 있을 때는 메시지도 자주 보냈는데 같이 살기 시작하니까 오래 메시지 보낼 일도 차츰 줄어들어서… 그래서 아까 헤어진 것뿐인데도 그냥 계속 메시지로 얘기를 했다. 강동현은 촬영을 하고 중간중간에 꼭 답장을 하고 말이다. 황경호는 진짜 좀 궁금하기도 해서 아까 다운을 받은 gif 파일을 하나 보냈다.
<이거 너 진짜 오해받을까 봐 이런 거야?>
강동현이 양쪽에 미녀 배우 둘을 놔두고도 그냥 무표정하게 정면을 보고 있는 장면이었다. 강동현이 답장이 바로 안 오자 황경호는 하나 더 보냈다.
<이것도 그렇고….>
촬영 중인가… 이러고 한 시간쯤 기다리니 답장이 왔다.
<니가 하도 내가 헤프게 해 다닌다길래 내가 좀 신경을 쓴 건 맞는데… 너 이 사진 어디서 났어?>
황경호는 뜨끔해서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
<그냥 인터넷 돌아다니다가.>
그리고나서는 답장이 쭉 없었다. 촬영하는 모양이었다. 그래, 일하는 애 계속 방해하지 말자. 황경호는 몸의 나른함도 좀 괜찮아서 밀린 집안일을 좀 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저녁은 그냥 대충 먹어야겠다 하는데 카톡! 하고 메시지가 왔다.
<너 내 팬카페 회원이야?>
“!!”
***
황경호는 훌쩍 휴대폰을 카우치에다 던졌다.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왜, 왜 갑자기 물어보지? 왜?’
gif 파일 정도야 어디에든 있는 것이고 강동현이 황경호가 그 카페 회원이라는 걸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없을 터였다.
대답을 빨리 안 하면 더 이상한 걸까? 아냐. 자연스럽게.
<아니ㅣ>
오타를 내서 보내고 말았다. 뭔가 어색하다. 이상하다… 그도 이상하게 생각할까? 아닐 거야.
어쨌든 그 이후로 강동현은 다른 답장이 없었다. 황경호는 몇 번이나 휴대폰을 확인해가며 초조하게 기다렸지만 역시나 없었다. 그래.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겠지.
하지만 9시가 되어갈수록 어쩐지 찝찝했다. 9시가 넘었다. 늦을 건가 보다. 황경호는 그냥 먼저 자기로 마음먹었다. 이런 상태로 얼굴 봤다간 그냥 들킬 것 같았다. 침대에 누웠다. 오늘은 하루종일 노곤노곤 했던지라 잠은 금방 왔다….
“경호야.”
황경호는 눈을 떴다. 몇 시간이나 지난 걸까. 잘 때는 캄캄했는데 어느새 침실 조명이 켜져 있었다. 황경호는 뒤를 돌아보았다. 강동현이 여전히 분내가 좀 나는 상태로 황경호를 끌어안고 있었다. 그의 눈이 뭔가 반짝반짝했다. 황경호는 비몽사몽 간이라 잠들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까먹었다.
“안 씻어…?”
황경호는 뒤로 돌아누워 강동현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강동현은 황경호를 꼭 끌어안았다.
“너… 진짜 내 팬카페 회원 아냐? 니가 보내준 파일 내 팬카페에만 올라와 있는 건데.”
강동현이 자고 있는 황경호의 귀에다 속닥거렸다.
“…….”
황경호는 잠이 번뜩 깼다.
‘뭐라고….’
“니가 그거 보내주기 전에 우리 사장님이 웃긴다고 먼저 보내줬거든. 오늘 팬카페에 올라온 거라고. 확인해보니까 다른 데는 아직 올라온 데 없던데?”
강동현이 그렇게 말했다. 황경호는 진짜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어쩌지!!
“너 내 팬인 건 알았지만… 진짜 팬이었나 보네. 팬 카페도 가입하고. 아이디는 뭐야? 글 올린 건 있어?”
“…….”
황경호는 강동현의 팬 커뮤니티의 네임드 유저였다. 심지어 닉네임도 <ㅎㄱㅎ>라 너무 티가 날 정도였다. 게다가 요새는 또 엄청 활동하고 있단 말이다. 정모만 안 나가지 할 건 다 하는….
“언제부터 가입했어? 나랑 같이 살고 나서? 응? 응?”
강동현은 뭐가 그렇게 좋은지 목소리에 아주 애교가 넘쳐났다. 황경호는 도저히 표정관리를 할 자신이 없었다. 무슨 정신이었는지 모르겠다. 황경호는 고개를 떼서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강동현은 뭘 그렇게 확인받고 싶은지 계속 졸랐다.
“응? 팬 카페 로그인한 거 보여줘.”
황경호는 약간 얼굴을 붉히며 드디어 입을 뗐다.
“섹스…할래?”
그러면서 강동현의 거시기를 확 잡았다. 물론 강동현은 옳다구나하고 하겠다고 했다. 그는 옷도 대충 벗겨진 채로 황경호한테 깔렸다.
“하아앗… 아앗. 아…!”
황경호는 홀딱 벗고 알몸인 상태였다. 남편(?)이 돈을 잘 벌어오니 관리가 잘 된 피부가 아주 부들부들했다. 강동현은 황경호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잡고 쓰다듬었다. 끝내준다… 황경호가 리드를 잡으면 강동현은 그냥 아주 헤벌레 해서 깔려있을 뿐이었다. 강동현은 아주 천국 간 상태로 중얼거리듯 입을 뗐다.
“으… 하아… 아… 맞다… 그래서 도대체 언제부터 내 팬이었는데… 어…?”
강동현은 완전 뿅 간 목소리로 그렇게 물었다.
“어? 진짜 내가 궁금…헉! 잠깐만…! 으윽!”
“하아앗…! 으응… 응… 핫… 아앗….”
황경호는 강동현을 자신의 안에 쑥 넣고 그의 딱딱한 아랫배에 엉덩이를 꾹 누른 채 좌우로 엉덩이를 마구 흔들었다. 조였다 풀었다 조였다 풀었다, 쫄깃쫄깃하게 그의 자지를 오물거렸다. 강동현은 위험할 정도로 섹시한 얼굴이 되어 파드득 튀어 오를 뻔했다.
“허억… 큭. 나 죽어. 죽어, 경호야…! 으으윽!”
강동현은 황경호의 살을 쥐어짜듯 움켜쥐었다가 헉 하고 침대 시트를 움켜쥐었다. 그의 몸에 상처를 내고 싶지는 않았다(자국은 남겨도). 그대로 황경호가 뿌리 끝부터 끝까지 엄청 조여서 빼냈다가 쿵쿵 강동현의 아랫배를 쳐대자 강동현은 거의 죽으려고 했다.
“경호야…! 헉. 큭! 경호님! 저 죽습니다. 죽는다고. 허억. 으으윽…!! 나 터질 거 같아. 헉. 터진다!”
황경호는 야시시한 얼굴로 강동현의 몸 위로 엎드렸다. 그리고 그의 뺨에 입술을 섬세하게 비비고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럼… 빨리 싸면 되잖아….”
“으윽… 잠깐만… 귀… 헉.”
“안에 해도 되는데… 하아. 으음….”
황경호는 엉덩이만 빠르게 움직여 그를 쑥쑥 안에 넣었다 뺐다 하면서도 손으로 부드럽고 섬세하게 그의 몸을 애무했다. 그의 귀, 입술, 목젖… 손톱으로 살살 긁었더니 몸을 흠칫흠칫하는 강동현이었다. 그리고 어깨와 가슴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근육을 하나하나 새듯 문질렀다.
“하아… 경호님….”
강동현은 가까이 있는 황경호의 얼굴을 무슨 하느님 보듯이 올려다보았다. 그리고는 끝내주게 섹시한 얼굴로 황경호의 안에 사정하기 시작했다. 황경호는 그대로 허리를 세워서 그의 몸통을 잡고 엉덩이를 아래위로 빠르게 흔들어 그의 자지를 빨았다. 강동현은 갓 잡은 활어처럼 튀어 올랐다.
“헉…!!! 으으으윽!! 아윽!!!”
“으으으응…….”
황경호도 얼굴을 붉히곤 움찔거리며 사정을 했다. 힘들어도 계속 엉덩이는 흔들었다. 강동현의 온몸에 핏줄이 파박 섰다. 뚜둑. 뚝. 찌익. 그가 움켜쥐고 있던 침대 시트가 찢어졌다. 그가 이제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부르르 떨었다. 숨도 못 쉬었다. 계속 사정하고 있었다. 황경호는 온몸을 빨갛게 붉히며 그의 고환까지 손에 쥐어 주무르며 슥슥슥 그를 음부로 문질렀다. 질척질척한 소리가 막 난다. 긴장하여 단단하게 부풀어 오른 그의 근육들이 순간 탁하고 늘어졌다. 황경호는 그래도 계속 그의 허리와 복부에 자신의 허벅지를 문지르며 그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살폈다. 그는 이제야 겨우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다. 그의 가슴팍이 거칠게 오르락내리락거리고 있었다. 그는 흐릿한 눈으로 황경호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가 까무룩 정신을 잃었다. 그의 것이 그제야 물렁해졌다.
“하아….”
엉덩이를 엄청 흔들었더니만 엉덩이는 물론이고 허리랑 허벅지랑 고관절도 아팠다. 다리를 벌린 채 남자 위에 탄다는 거 자체가… 게다가 강동현은 지루였다. 30분이나 이러고 있었다. 황경호는 앓는 소리를 내며 그의 자지를 안에서 빼냈다. 금세 구멍이야 닫혔지만 그새 조금 그의 정액이 흘러나왔다. 그 느낌에 황경호는 핫! 하고 몸을 움츠렸다.
‘아… 진짜… 겨우 요새 밖에다 하게 하고 있었는데….’
망했다… 황경호도 완전 지쳐서는 그의 옆에 엎드려서 퍼졌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강동현의 얼굴을 보았다.
‘일단 이번은….’
섹스로 어떻게든 입을 막았는데… 앞으론 어쩌지? 뭐라고 하지? 그냥 아니라고 딱 잡아떼면 되겠지?
***
…라고 생각했던 게 무색하게도.
“하앗! 아응! 하…! 우으으…!”
황경호는 무릎을 꿇고 강동현의 두 손목을 잡은 채 엎드려 있는 상태였다. 정확하게는 그렇게 균형을 잡고 스스로 몸을 움직여 그를 음부에다 넣었다 뺐다 하고 있었다. 황경호는 이 임시방편(?)을 해결책처럼 절찬리에 써대고 있었다. 아니, 그에겐 이 방법밖에 없었다. 강동현이 팬 커뮤니티에 대해 물어오면 말문이 턱턱 막힌단 말이다.
“야해….”
강동현은 벌건 얼굴로 자신의 팔을 잡고 후배위 자세로 스스로 엉덩이를 흔드는 황경호를 내려다보았다. 분명히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까먹었다.
부모님에게 그래도 잘 인정 받아서 그런 걸까. 마음이 놓이니 그의 안에 숨어있던 음란마귀(?)가 막 본색을 드러나는 것일까? 언제나 섹스를 조르는 건 강동현이었는데 요새는 강동현이 말을 꺼내거나 분위기를 잡을 새도 없이 황경호가 그를 덮쳤다. 그리고 강동현은 그게 너무나 좋았다. 이제 정말 그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가슴이 뭉게뭉게 부풀었다.
“하아… 윽… 으… 좋다….”
강동현은 물이 아주 질척질척하고 잘 조이는 황경호의 안에 쑥 박힌 채 가만히 앉아서 빨리고 있었기 때문에 아주 만족감이 대단했다. 황경호는 그렇게 한참 몸을 흔들다가 자세를 바꾸어 허리를 일으켰다. 그리고 뒤에 있는 강동현의 목을 두 손을 깍지 껴 감쌌다. 그의 등과 강동현의 몸이 붙었다. 그 자세로도 용케 엉덩이를 흔들었다. 양쪽으로 흔든다. 강동현이 이걸 좋아한다는 걸 아는 모양이었다. 진짜 야하다….
“허억… 으….”
강동현은 아래로 시선을 내려 황경호의 엉덩이를 보았다. 자신의 복부에 딱 붙어서는 요염하기 짝이 없는 모양새로 양쪽으로 씰룩씰룩 움직이고 있었다.
“하으… 경호야… 진짜… 하… 사랑해….”
강동현은 너무나 참을 수가 없어서 그의 배를 감싸 안으며 그의 귀에 속삭였다. 황경호의 음부가 꿀렁거리며 자지를 죄었다 풀었다 했다. 강동현은 아랫배를 부르르 떨면서 뿅 가는 목소리로 그의 귀에 입술을 비볐다.
“나 요새… 너무 행복하다? 진짜 행복해… 하아… 황경호… 사랑해….”
강동현은 세상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는 느낌으로 황경호를 소중하게 끌어안았다. 물론, 불편한 자세로 엉덩이를 흔들고 있는 황경호는 그에게 윽박이라도 지르고 싶은 기분이었다.
‘빨리 싸기나 해, 이 지루!!’
하지만 강동현이야 영 천국 가 있는 상태라서 황경호의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그의 뺨과 귓가에 쪽, 쪽 부드럽게 입을 맞추면서 속삭였다.
“이거 너무 좋아… 하아… 진짜 홍콩 간다… 헉….”
“으응… 핫… 아직… 아직 안 돼? 응? 하아… 그냥 누워… 위에서 해줄게….”
“안 돼… 그거 너무 빨리 끝난단 말이야… 하아… 지금 이대로 계속해줘.”
그의 위에 올라타서 온갖 테크닉으로 그를 뿅 가게 해도 30분은 걸린다. 이대로라면 얼마나 걸릴지 짐작도 안 되었다. 벌써 허리가 빠듯하게 아프다. 그것도 모르고 강동현은 아주 헉헉거리며 황경호의 귓가에 입술을 비비며 좋다고 신음을 흘렸다.
“왼쪽으로 좀 더 세게… 하아… 좀 더 조여서 해줘. 그거 진짜 좋아… 헉… 어… 그렇게… 허억. 으… 진짜 미치겠다… 하으… 으… 키스… 키스하자… 내 혀 빨아줘.”
강동현은 원래부터 아주 기고만장이 하늘을 찔렀던지라 그 이상이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는데 황경호가 먼저 섹스를 하자고 하고 적극적으로 구니까 아주 절찬리에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다 요구하고 앉아 있었다.
‘이 자세로….’
황경호가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보니 강동현이 엄청 섹시한 얼굴로 입을 벌리고 혀를 좀 내밀었다. 황경호는 거의 허리가 나갈 거 같았지만 얼굴을 붉히며 그의 혀를 입술로 물었다. 그대로 엉덩이를 계속 흔들면서 그의 뒤통수를 잡고 그의 혀를 부드럽게 빨아주었다. 강동현의 온몸이 부르르 부르르 떨렸다.
‘허리… 아파… 하아….’
하지만 기분이 좋기도 했다. 황경호는 먼저 가면 죽도 밥도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열심히 하기로 했다. 그의 자지와 그의 혀를 양쪽으로 아주 부드럽게 오물거리다가 숨이 막혀 더 이상 못하겠다 싶을 때쯤 입술을 뗐다. 강동현은 어린애처럼 졸랐다.
“더… 더 해줘.”
그대로 강동현의 입술에 천천히 쪽, 쪽 하고 입술을 섬세하게 문질렀다. 강동현의 표정이 아주 마음이 찌르르할 정도로 섹시했다. 황경호는 그의 뺨에 입술을 문지르며 그의 귓가에 입을 맞추었다. 물론 여전히 엉덩이를 끝내주게 흔들면서 말이다.
“하아… 사랑해… 사랑해, 은혁아….”
“으윽… 나도. 나도 경호야….”
강동현이 또 부르르 하며 안이 좀 더 질척거려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좀 빨리 싸라… 황경호는 그의 귓가에 숨을 밀어 넣으며 속삭였다.
“나… 니 자지 어떻게 들어와 있는지… 하아… 다 느껴져… 진짜… 진짜 커… 으응… 커서 기분 좋아….”
“허억… 윽….”
황경호가 한 번 그의 것을 꽉 죄며 몸을 부르르 떨어주자 강동현은 황경호의 아랫배를 쥔 손에 힘을 주며 혼이 빠지는 것 같은 신음을 흘렸다.
“나… 하아… 나 니 자지 없이… 못 살면 어떡해… 하앙… 부끄러워… 부끄러… 핫… 또 커졌어… 앙… 이대로 계속 있고 싶어… 너무 기분 좋아… 사랑해… 응? 사랑해….”
이런 게 바로 연기라는 것일까… 황경호는 아주 그냥 혼신의 힘을 다해서 쪽쪽 그의 자지를 엉덩이로 빨며 그가 좋아할 만한 말을 잔뜩 그의 귀에다 속삭였다. 그리고 그의 목을 감싼 손에 힘을 주며 스스로 아주 큰 풍차(…)를 돌리며 그의 자지가 한껏 음부의 안을 휘젓게 해주었다.
“헉… 아윽… 하… 으윽….”
강동현은 황경호의 귓가에 얼굴을 묻고 눈을 질끈 감고는 덜덜 떨었다.
“겨, 경호야… 나… 나 싼다… 헉… 젠장… 싸… 나와… 죽을 것 같아… 허억… 큭… 엄청 쌀 것 같아… 으으윽….”
“싸… 아니, 싸줘… 먹고 싶어. 니 정액 가득… 가득 싸줘… 내 거기… 따뜻하게 해줘. 젖게 해줘. 아앙… 빨리. 빨리.”
“으윽… 헉… 그, 그만… 미칠 것 같아… 하윽… 헉. 경호야. 경호야. 허윽… 경호야….”
강동현은 온몸에서 땀을 진짜 뻘뻘 흘리며 황경호의 요분질에 죽어 나가고 있었다. 그는 황경호와의 섹스에선 불감증이 웬 말이냐는 듯 미친 듯이 잘 느꼈지만 역시 끝내기가 힘든 편이긴 했다. 황경호도 그걸 잘 알기 때문에 그의 뺨에 입술을 문지르며 아주 그를 꼭꼭 조여 빠르게 엉덩이를 흔들며 페이크 오르가즘(…)을 꾸몄다.
“하아앙…! 도은혁… 나… 나 할 것 같아…! 아앙…! 앗… 흑… 나와… 나와. 나와. 어떡해. 흐읏… 같이 해… 같이 하고 싶어… 하아….”
황경호는 넘어갈 것 같이 신음을 흘리며 그의 귓가에 신음을 흘리며 교태까지 부렸다.
“빨리이….”
“헉…! 으윽…! 경호야…! 아아윽…!!!”
강동현은 황경호의 어깨를 콱 깨물었다. 그리고 그의 배를 꽉 끌어안았다. 황경호는 무려 그 자세로도 엉덩이를 흔들어 그의 자지를 자기 음부에 넣었다 뺐다 하는 놀라운 테크닉을 보였다. 그의 아랫배를 엉덩이로 세게 쳐서 그 반동을 이용해서 퍽퍽 박히게 하는 것이다.
“으으윽…! 허윽…!”
강동현은 황경호의 어깨를 꽉 깨문 채로 퍼드득 퍼득 하면서 아주 몸서리를 쳤다. 진짜 안이 흠뻑 젖고 있었다. 황경호는 그제야 얼굴을 붉히곤 부르르 떨며 절정을 느꼈다. 하지만 그를 완전히 정신 나가게 하는 게 목표(?)인 황경호는 그대로 계속 거칠게 퍽퍽퍽 그의 자지를 안에 박히게 하다가 그를 뿌리 끝부터 조여 쭈욱 짜서 확 빼버렸다. 그랬더니 강동현이 진짜 영혼까지 빨리는 것처럼 허어억 하고 진저리를 치더니 밖에다가도 마저 토정했다. 황경호의 엉덩이와 허벅지에 그의 정액이 파밧 튀었다.
“으…아…….”
강동현은 덜덜덜 온몸을 계속 떨면서 황경호에게 점점 기대었다. 황경호는 약간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의 얼굴을 살피며 그에게 천천히 깔리며 엎드렸다.
‘이러고 아직도 정신 들어있는 건 아니겠지….’
빨리 기절해라. 기절해. 황경호는 속으로 그렇게 빌면서 그의 기색을 살폈다. 그는 그대로 황경호를 깔고 누워서도 한참을 정신을 못 차리고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는 축 처졌다. 깔끔하게 기절했다.
황경호는 조금 더 기다리다가 겨우 그의 밑에서 빠져나왔다. 이번이 네 번째였다. 놀랍게도 황경호는 연속으로 네 번이나 그를 아주 홍콩으로 보내고 기절시켜버렸다. 황경호는 얼굴이 화닥화닥해서 손으로 얼굴을 부치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아무리 그래도… 이걸 매번 성공(?)시킬 순 없을 텐데….’
강동현이 리드를 잡고 섹스를 하면 그가 네 번이고 다섯 번이고 해버리니까 죽어 나가는 건 황경호였지만 황경호가 리드를 잡으면 한 번만 해도 그를 완전 K.O.시킬 순 있긴 했다. 물론 포지션 상 황경호가 리드를 잡는 게 아마 배는 힘든 것 같긴 했지만… 근 며칠간의 중노동으로 황경호는 진짜 허리가 빠질 것 같았다. 죽겠다… 황경호는 앓는 소리를 내며 엉치를 두드리며 조심스럽게 일어났다. 욕실을 향하면서 한숨을 푹푹 쉬었다.
이 정도 됐으면 잊을 법도 한데 왜 계속 팬카페 얘기는 물어보냐, 이 말이다.
‘다 알고 저러는 거 아냐?
황경호는 잠시 침실을 흘겨보았다.
***
이번 강동현의 영화는 10살 넘게 나이 차이가 나는 유부녀 교수와 대학생 간의 격정 멜로 로맨스를 그리고 있었다. 강동현은 지금까지 러브 씬을 촬영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소속사나 촬영팀 쪽에서도 걱정 반 기대 반인 상태였다.
이번에 찍는 러브 씬이 아마 영화에서 등장하는 강동현의 첫번째 러브 씬이 될 텐데, 교수와 썸씽 전에 같은 대학교를 다니는 여자친구와의 러브 씬이다. 정확하게는 그녀와 사랑을 나누며 그 교수를 떠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이 장면과 비슷한 구도로 교수역을 맡은 배우와도 또 찍어야 했다.
“공사는 꼼꼼하게 했어?”
옥미현까지 와서 살피는 지경이었다. 강동현은 어깨를 으쓱했다.
“저만 나오는 거 아니니까요.”
강동현의 알몸이나 노출이 나오는 장면 몇은 이미 찍었다. 공사하는 것도 귀찮아서 그런 건 그냥 찍어버렸다. 어차피 그런 건 뒷모습이나 상반신 노출이라 찍기 더 쉬웠다. 공사해놓으면 테이프나 이런 거 안 보이게 다시 찍고 다시 찍고 하는 것보다 그냥 찍고 거시기 안 나오게 편집하는 게 더 쉽다. 하지만 오늘은 여자 배우와 함께라서 꼼꼼하게 했다. 양말 씌우고… 일단은 이불 밑에서 하는 거지만 모니터 후에 좀 더 노출 수위를 높일 수도 있었다.
여자 배우는 좀 긴장한 얼굴이었다. 그녀도 실루엣만 나오지 중요부위 노출은 없을 테니만 장면이 장면이니만큼 긴장은 될 것이다.
“우리 강 배우는 괜찮겠어? 첫 베드씬? 긴장 안 돼?”
“긴장되긴 한데… 언젠가는 하겠지 싶긴 했어서 괜찮아요.”
“그래. 니가 무슨 숫총각도 아니고.”
병은 있다만. 옥미현이 피식 웃었다. 강동현이 장난스레 대꾸했다.
“그런 걸로 차별하지 마십쇼. 숫총각 아니라도 떨리긴 합니다.”
“그래도 너야 서로 얼굴 붉힐 일은 안 만들겠지.”
옥미현이 어깨를 으쓱했다. 이렇게 사람들이 다 쳐다보니 대부분 남자 배우들은 안 선다고는 하는데 또 서는 애들은 서니까 말이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만망해지긴 한다. 강동현은 발기부전이니 그럴 일도 없겠구나, 하는 것이다. 강동현은 그 뉘앙스를 알아듣고 아주 살짝 발끈했다.
“…저 이제 다 나았거든요? 제 애인이랑은 원래 잘 했구요?”
“니 여자친구가 참 고생이 많다. 그게 참 보통 일이 아닌데….”
옥미현이 쯔쯔 혀를 찼다. 강동현이 발끈했다.
“아, 진짜 저 다 나았다니까요. 그리고 제 여친이야 아주 몸과 마음을 다 바쳐서 저한테 올인인데요?”
“그으래? 그거 안 되는 남자를 만나는 게 영 쉬운 게 아닌데… 니 돈 보고 만나는 거 아냐? 박 사장도 걱정하더라.”
옥미현은 계속 놀렸다. 강동현은 악! 하고 짜증을 냈다.
“이걸 보여줄 수도 없고!”
“오늘 한 번 잘 봐둘게.”
“똑똑히 잘 보세요.”
강동현이 벼렀다. 옥미현이 아참 하고 물었다.
“그럼 니 여친은 아냐, 오늘 베드씬 찍는 거? 그런 거 미리미리 허락 받아 놔야지 나중에 안 싸운다?”
“…어… 맞다.”
강동현이 식겁을 했다. 스캔들 막으려고 아주 여자 배우들 앞에서는 정색을 하고 다녔는데 이번에 이건 아예 일이라고 다른 건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이번 건 아예 알몸으로 몸을 맞대는 건데 말이다. 강동현은 얼른 메시지를 작성했다.
<경호님, 제가 미리 말씀을 드리는 걸 깜박….>
주절주절 적는 사이에 벌써 촬영에 들어가야 할 때가 왔다.
‘그래도 일인데 괜찮겠지?!’
황경호는 아직 메시지를 읽지 않은 듯했다. 강동현은 휴대폰을 힐끗힐끗 보다가 일단 가운을 벗었다. 일은 하자.
강동현의 알몸으로 사람들의 시선이 꽂혔다. 그는 187의 훤칠한 장신에 넓게 떡 벌어진 어깨와 큰 체구를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잘 짜인 근육이 들어차 있으니 얼마나 보기 좋겠는가.
너무 몸이 좋은 것도 현실감이 안 들 것 같아 근육을 빼야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작가가 우리나라 여자들도 좋은 것 좀 보고 살게 두라고 했다. 차라리 영화 내에 주인공이 다니는 과를 체육계열로 바꾸었다.
대학생다운 원룸에서 영화를 보다가 입을 맞추고 베드인 하는 자연스러운 씬이었다.
“컷! 유나 씨, 너무 어색하다. 다시!”
키스를 하며 여자를 눕히는데 상대 배우가 뭔가 화들짝 놀라서는 부들 떠니 감독이 컷을 불렀다. 몇 번을 다시 했는데도 뭔가 뻣뻣했다. 여자 배우와는 아주 높고 단단한 벽을 쌓기로 한 강동현이었지만 상대 배우가 계속 이런 식이면 이쪽도 곤란했다.
“아직 많이 긴장 돼요?”
그렇게 말을 걸자 여자 배우가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동현 씨가 키도 크고 몸도 커서….”
강동현은 어쩐지 익숙한 상황인 것 같아 아무렇지도 않게 제안했다.
“그럼 유나 씨가 나중에 제 위로 올라오실래요? 제가 위에 있는 것보다 덜 긴장될 것 같기도 하고.”
같은 남자인 황경호와도 꽤 체격차가 나서 그를 안 깔아뭉개려고 생각날 때마다 포지션을 바꾸는 강동현이었다.
“어… 그럼 감독님께 물어보고….”
감독이 오케이를 하자 포지션을 바꾸어서 상대역을 강동현의 위에 올라오게 했다. 그녀는 확실히 덜 긴장을 한 것 같았다. 그대로 입을 맞추며 슬슬 서로 스킨십을 하는데….
‘오랜만이다….’
부드럽고 푹신한 상대역의 가슴을 주무르자 강동현은 저도 모르게 그녀의 가슴을 빤히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의 가슴골에 얼굴을 묻었다. 하지만 러브신 촬영을 한다고 해서 그런지 평소보다 향수를 좀 짙게 뿌린 것 같았다. 약간 머리가 띵할 정도다. 강동현은 황경호의 체취를 생각했다.
‘경호한테 가슴까지 있으면….’
평소엔 보송보송해서 부드럽고 만지면 점점 흥분해서 촉촉해지고… 분홍색에 말랑한 젖꼭지… 핥으면 귀엽게 선다. 그렇게 크진 않아도 주무를 수 있을 정도로….
‘아… 좋은데… 경호한테 가슴… 가슴…….’
가슴은 좋아도 설 것 같지는 않았는데 황경호한테 가슴이 있는 걸 상상하니(거기에 밑에 다른 것도…) 조금 뻐끈해졌다. 그리고 슬슬 함께 허리를 흔드는데, 또 예의 없게도 자기 마누라랑 위에 있는 여자를 비교하고 말았다.
‘우리 경호 진짜 잘하지… 훨씬 잘한다….’
요즘은 진짜 무서울 정도로 잘한다… 불감증에 지루가 기절이 웬말인가.
‘그때 침대에서 내 위에 올라타서 한 거… 그건 진짜… 어휴… 우리 경호… 어휴… 정상위 자세로 한 것도 진짜 쩔었다… 우리 소파에서도… 침대 가서 자라고 우리 경호 열심히 나 깨웠지. 아… 어젯밤도 죽였다….’
뭘 어떻게 해야 상대가 기뻐할지를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언제 조이고 언제 박고 언제 어떻게 흔들어야 할지 진짜 잘 아는 것 같다. 강동현이랑 박자가 아주 착착 맞아서… 신음소리도 아주 야시시한데다가 얼굴도… 얼굴 죽이지. 강동현은 황경호의 얼굴과 표정에 아주 껌뻑 넘어갔다. 빨개져서는 참으려고 해도 못 참고 느끼는 표정….
‘남자라면 다 좋아하겠지….’
“아앙… 앙. 아앙…!”
강동현은 저도 모르게 황경호에게 하듯이 그녀의 허리를 꽉 끌어안으며 몸을 일으켰다. 황경호의 생각을 해서 아랫배가 찌릿찌릿 했다. 집중을 해서 연기를 계속 하니 결국 좀 섰다. 진짜 낫긴 나은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이 영화는 어떤 여자라도 매료시킬 것 같은 어리고 잘생긴 남자의 아름다움과 섹시함을 담는 영화라서 말이다. 강동현의 몸짓과 표정에 많은 요구가 들어갔다.
“하긴 했는데 불만족스러운 것 같은 그런 느낌 있잖아. 그리고 섹시하게.”
다시 촬영을 하며 강동현은 자위 할 때를 떠올렸다. 황경호를 생각하면서 자위를 하는… 아니, 멀쩡히 그를 앞에 둬놓고도 손 대지 못했던 그때를 떠올렸다. 일단 모두 모니터링을 하러 카메라 감독에게 다가갔다.
“내가 I 화장품 광고 보고 강 배우 섭외하자고 했지만… 진짜 얼굴 좋아, 강 배우. 내가 먼저 찍어서 다행이다.”
“성 감독님이 잘 찍어주셔서 그렇죠.”
오… 진짜 이런 표정 잘 받네. 잘못하면 볼썽사납거나 민망할 수도 있는 러브 씬의 동작과 표정에서 생각보다도 훨씬 잘생기고 매력적으로 잘 표현된 자신을 보면서 스스로도 좀 흡족해했다. 가운을 입고 모니터링을 하면서 이 장면을 한 번 더 찍자, 이 구도로 찍어볼까 하면서 감독이랑 얘기를 했다.
“근데 강 배우 진짜 크네. 깜짝 놀랐어.”
편집할 때 편집하더라도 카메라에는 아주 노골적으로 다 담겼다. 강동현이 발기했을 때가 찍혔다. 강동현은 어깨를 으쓱했다. 하도 많이 들은 얘기라.
“감사합니다.”
“여자친구가 좋아하겠다.”
그녀가 낄낄 웃으며 그렇게 덧붙였다. 강동현은 뭐… 이런 느낌으로 대꾸했다.
“반반인 거 같아요. 좀만 많이 해도 힘들다고.”
“아, 하긴.”
감독과 그렇게 시시덕거리고 있는데 배우 유나가 깜짝 놀라서는 얼굴을 붉혔다.
“동현 씨, 여자친구 있나봐요….”
강동현은 아차, 했다. 아무리 베드씬까지 같이 찍었다지만 젊은 여자 앞에서 시시덕거리긴 부적절한 내용이었다. 잘못하면 성희롱이다.
“아, 유나 씨 대기실 가신 줄 알고….”
“아뇨….”
“둘이 할 거 다 하고 내외하면 어떡해.”
배우 둘이 얼굴을 붉히니 감독이 웃었다.
“전에 김현아가 고백한 거 차는 거 보고 둘 중 하나다 싶더라. 애인 있거나 게이거나.”
“그전에 한빛나 때도 엄청 싸웠는데. 김현아 때는 더 싸웠어요. 진짜 깨질 뻔 해서 저도 힘들었습니다.”
강동현은 게이가 아니었다. 게이 어쩌고 하는 부분은 찔리지도 않고 쓰루한 그는 그렇게 말했다. 사실 반지도 항시 끼고 다니고, 강동현은 지금 자신에게 애인이 있다는 사실을 숨긴 적이 없었다. 오히려 전 여자친구가 있을 땐 거의 숨겼는데 말이다.
“그러셨구나….”
유나는 아쉬운 태도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성 감독이 오오, 하면서 두 배우를 봤다.
“왜. 강 배우 벌써 마음에 들었어, 유나 씨?”
“아, 아뇨…! 아, 아니, 그렇다고 싫다는 건 아닌데… 아, 감독님 때문에 괜히 분위기 이상해지잖아요!”
유나가 감독에게 약간 화를 냈다. 감독이 웃었다.
“강 배우야 여자 배우들 사이에서 인기 짱이지. 잘생겼지, 몸 좋지, 성격도 남자답고 좋지. 감독들도 좋아해.”
“어휴, 또 그렇게까지 띄워 주시지 않아도….”
강동현이 손사레를 쳤다. 옥미현도 담배를 한 대 태우러 갔다가 돌아왔다.
“무슨 얘기 해?”
“잠깐 쉬면서 모니터링이요.”
강동현이 그녀를 맞이하며 말했다.
“우리 강 배우 잘 나왔어, 성 감독?”
“응. 볼래?”
성 감독이랑 옥미현은 예전부터 잘 아는 사이라고 했다. 옥미현은 뜬금없는 파트에서 오오, 하더니 강동현의 등을 퍽퍽 두드렸다. 그게 무슨 뜻인지 아는 강동현은 살짝 욱할 뻔한 얼굴로 짜증을 삼켰다. 남성병은 여전히 강동현의 컴플렉스였다.
“강 배우 애인 있다며? 아깝다.”
“왜. 누구 소개시켜주게?”
“아니, 내가 아는데 딸내미가 그렇게 소개를 시켜달라고….”
“뭐하는 앤데?”
“J건설 딸….”
이러면서 성 감독이 슬쩍 강동현의 눈치를 봤지만 강동현은 못 들은 척 하고 유나랑 얘기나 했다. 옥미현이 완전 펄쩍했다.
“안 돼. 안 돼. 우리 강 배우를 어디… 우리 강 배우 지금까지 한 번도 그런데 보낸 적 없다. 어딜… 아니, 우리 강 배우 우리 회사 2대 주준 거 몰라? 이사다, 이사?”
“알았다. 알았어. 한 번 말해본 거야.”
성 감독이 그렇게 말하곤 다시 화면을 보았다. 그러고 다시 정리를 하고 촬영에 들어갔다.
“다시 들어갑시다. 배우들 준비해주세요.”
그렇게 그날 분 촬영을 다 했다. 강동현은 매니저가 끄는 사장님 차에 타서 연락이 온 걸 확인했다.
<<수양>말고 <은혁> 말하는 거지? 그거 그냥 멜로 아니었어?>
황경호는 강동현이 이번에 찍는 사극 영화에만 아주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멜로 영화는 그냥 또 로맨스 찍나보다, 하고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래서 강동현도 별 다른 말을 한 게 없었다. 대본 나오기 전에는 강동현도 정확한 것까진 몰랐고.
<격정 멜로. 19금인데.>
그렇게 메시지를 보냈더니 곧바로 답장이 왔다.
<수위가 어느 정돈데?>
벌써 찍었는데… 강동현은 의외로 황경호가 껄끄러워 하는 기색을 보이자 좀 긴장해서 몸을 일으켰다. 각을 잡고 답장을 보내기 시작했다.
<여자 배우 가슴이나 내 엉덩이 정도는 나올 것 같은데.>
<베드씬이 몇 분이나 나오는데? 몇 번이나 나오는데?>
<5번 정도. 짧은 건 몇 초도 안 되고 긴 건 아마 5분 정도….>
<너랑 여자랑 아예 다 하는 게 나온다는 거지?>
강동현은 어렵사리 대답을 보냈다.
<어….>
그러고 나니 답장이 안 왔다.
***
요새 진짜 사이 좋았다. 강동현은 그걸 망치기 싫었다. 자신이 뭔갈 잘못한 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계속 사이 좋게 지내고 싶을 뿐이었다. 그래서 강동현은 훤칠함이 잘 드러나는, 각이 잘 잡힌 짙은 청색 면바지에 비싼 가죽 허리띠, 새하얀 셔츠에 명품 시계를 차고 반지도 제 자리에 잘 끼고 머리까지 아주 멀끔하게 한 후 화려한 장미 꽃다발까지 들고 집으로 향했다.
일부러 초인종을 눌러서 그가 나오게 했다. 황경호는 강동현의 모습을 보고 조금 휘둥그레 눈을 떴다가 일단 그를 집으로 들어오게 했다.
“왜 또 이런 걸….”
“마음에 들어?”
강동현은 그를 꽃다발과 함께 안으며 그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황경호는 약간 복잡한 기분인 것 같았지만 또 취약한 표정도 보였다. 강동현이 파고들려면 아주 잘 파고들 수 있을 것 같이 틈 많은 얼굴이었다.
“안 피곤해?”
“별로? 너 보니까 하나도 안 피곤한데.”
“그래도… 잘은 모르지만 그런 거 찍으면… 피곤하지 않아?”
“별거 아닌데, 뭐. 보통 촬영이나 별로 차이 없어.”
강동현은 그렇게 말했다.
“드라이브 가자. 야경 보고 술도 한 잔 하고.”
황경호는 꽃병을 찾아 꽃다발을 예쁘게 잘 꽂아 두고 강동현을 따라 나섰다. 차를 타고 야경이 잘 보이는 비싼 바에 가서 술을 한 잔 하며 얘기를 나누었다. 황경호는 처음 온 곳이었다. 집에서도 야경은 잘 보이지만 이런 건 분위기니까 말이다.
“손 줘봐.”
“어? 왜?”
강동현한테 손을 주니 강동현이 주머니에서 뭔가 꺼내더니 황경호의 손목에 찼다.
“…이거 또 비싼 거 아냐?”
황경호한테 잘 어울리는 캐쥬얼한 시계였다. 강동현이야 필요할 때마다 차고 나갈 시계가 많았지만 황경호는 직업도 직업이고 휴대폰에 익숙해서 시계 같은 건 잘 안 찼다. 예쁘긴 예쁜데… 황경호가 물끄러미 자기 손목을 보며 시계를 만져보았다.
“마음에 들어? 너한테 어울릴 것 같아서 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응… 고마워. 예쁘다. 잘 하고 다닐게.”
황경호도 전처럼 그가 뭘 해준다고 해서 덮어놓고 돈 쓰지 말라고 뭐라고 하지는 않기로 마음 먹어서 이번엔 고분고분히 고맙다고 했다.
“사실 반지만 덜렁 있는 것도 좀 그렇지? 원래 예물이고 잔뜩 해야 하는데. 엄마도 저번에 물어보더라 반지밖에 안 했냐고.”
“아니… 됐어. 그런 거….”
황경호는 아무것도 못해준다. 해준다고 해도… 황경호는 퍼뜩 생각했다. 그래도 뭔가 준비해야 할까? 강동현은 테이블에 팔꿈치를 대고 얼굴을 가볍게 괸 채 황경호만 보고 있었다.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했다.
“되긴 뭐가 돼. 니 차도 사주고 싶고 옷도 가방도 팔찌나 목걸이도 잔뜩 사주고 싶어. 니가 맨날 못 사게 해서 그렇지.”
“다 있는 건데 뭘 더 사.”
“원래 그런 건 자꾸 사줘야 하는 거라고.”
“왜…?”
왜 그래야 하는지 영 짐작이 안 가서 그렇게 물어봤다. 강동현이 쉽게 대답했다.
“그래야지 볼때마다 우리 서방이 데리고 살만하구나, 싶을 거 아냐.”
“…너… 오늘 일 때문에 그런 거면… 괜찮아. 일인데 뭐….”
황경호가 그렇게 말하며 술을 한 모금 마셨다. 강동현은 테이블 위에 있는 황경호의 손을 만졌다. 멀리긴 하지만 사람들이 있으니 대놓고 주무르진 못하고 그의 손톱만 자기 손톱으로 긁으며 만졌다.
“그래도. 미리 말 안 해서 미안. 그리고 굳이 그것 때문만은 아닌데.”
“응… 알아. 고마워.”
강동현은 황경호의 얼굴을 가만히 보다가 약간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마음 상한 거지?”
“아니… 아냐.”
“왜?”
“아니라니까….”
“그냥 말해. 왜?”
“…….”
강동현이 좀 추궁하니까 그제야 약간 마음이 상한 얼굴을 했다. 황경호는 그가 만지고 있는 자기 손을 물렸다.
“너 그렇게 사람 좀 몰아 세우지 마. 아니라고 하잖아.”
“니가 아니라고 하고 그냥 아니고 지나간 적이 없잖아. 그냥 말해. 다 들을 테니까.”
그러니까 이게 강동현의 사랑인 것이다. 상대가 뭐라고 하든 그와 함께 있기 위해서 뭐든 할 수 있는 것 말이다. 그게 자기 마음에 들든 아니든, 아니, 설사 상대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나도 다 이해해. 일인데 어떡해. 너 다른 여자랑 키스하거나 껴안아도… 일이잖아. 이번에도 그런 거라는 거 알고 있어.”
황경호는 그렇게 말했다. 기분 정도는 상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렇다고 이렇게 이것저것 해주는 게 오히려 켕기는 게 있으니까 이러는 건가 싶기도 하고, 아니 뭘 해준다고 안 그럴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누가 나 만지면 니가 막 화 내는 것처럼 나도 그러라고? 일이라서 그런 거 아는데도?”
“그래도 돼.”
“막상 그렇게 하면 사람 성가시다고 할 거면서….”
황경호는 그렇게 중얼거렸다가 그냥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강동현은 테이블 밑으로 꼬고 있는 발로 그의 다리를 건드렸다.
“다른 여자가 나 만진다고 하니까 싫었어?”
“…….”
“어?”
“…밖에서 자꾸 이러지 마.”
황경호는 테이블 밑으로 손을 넣어 그의 발을 밀어냈다. 그렇게 강동현은 툭툭 황경호를 건드리고 황경호는 그걸 싫어하면서 술을 계속 마셨다. 그리고 대리를 불러 집까지 갈 때는 별말이 없었고 집에 도착해서는 강동현이 그를 침대에다 바로 자빠뜨렸다.
“나도 오늘 봉사 좀 해볼까?”
요새 강동현은 영 받기만 했다. 강동현이 황경호의 바지를 벗기며 입술을 혀로 핥자 황경호가 그의 얼굴을 밀어냈다.
“아, 싫어. 오늘은 그냥 자.”
“내가 오늘은 싹 다 할게.”
“싫어. 안 해.”
“아, 왜~ 기분 좋게 해줄게.”
그러면서 강동현은 벌린 황경호의 허벅지에 입을 맞추었다. 간지럽게 그의 다리를 쓰다듬으며 점점 가운데로 와 그의 것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음, 하고 섹시한 소리를 내면서 황경호의 것을 입에 물었다.
“하으….”
황경호는 얼굴을 확 붉히며 강동현의 어깨를 잡았다.
“아… 아앙… 아으… 핫… 아아앙… 흐으응….”
그대로 정말 부드럽게 핥고 빨아주었다. 황경호가 숨이 넘어갈듯이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약간 애가 탈 것 같다 싶을 정도로 부드럽고 느릿하게 애무했다. 이미 가슴은 만지지도 않았는데 흥분했다. 그가 벌써 만지고도 남았을 시간이라서 그랬다.
“하아… 거긴….”
너무 부드러웠다. 기분 좋았다. 강동현이 다리 사이의 살을 살짝 물었다가 더 아래로 내려가서 회음을 지그시 핥고 더 아래로 향하자 황경호가 그의 머리카락을 쥐며 바르르 떨었다.
“으흑… 아앙… 하아… 앗… 으으응….”
거기도 정말 부드럽고 느릿하게 간지럽히자 황경호가 못 참겠다는 듯이 오히려 꿈틀거리며 헐떡거렸다.
“그만… 하앙… 거긴 그만 해… 간지러워… 흐읏….”
황경호가 그의 머리카락을 잡아 당겼다. 그래서 그의 단정했던 머리카락이 잔뜩 흐트러졌다. 그래도 멋있다. 강동현은 그대로 황경호의 위로 올라왔다. 그의 티셔츠를 끌어올리고 그의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면서 그의 귓가에 입술을 눌렀다.
“경호야….”
그때 황경호가 그를 확 밀어냈다. 황경호는 얼굴이 확 빨개져서는 입을 다물고 강동현을 밀어내고 있었다. 강동현은 상관하지 않고 그대로 다시 그에게 부드럽게 지분거리려고 했다. 황경호는 그를 더 밀어냈다.
“…왜 그래?”
“너한테서….”
황경호는 그와 시선을 맞추지 않고 그냥 티셔츠를 내렸다.
“여자 향수 냄새 나서 싫어.”
“…….”
아까 상대역에게서 향수 냄새가 너무 많이 난다 싶더니 그 냄새가 옮겨온 모양이었다. 강동현이 아뿔싸 하는 표정이 되자 황경호는 아예 싹 가라앉았는지 그냥 일어나서 욕실로 향했다.
지금까지 많은 여자 배우들과 상대하며 작품 활동을 한 강동현이었다. 키스를 하거나 포옹하는 장면도 숱하게 찍었다. 황경호는 오히려 강동현의 연기에 훈수를 두며 이러는 게 낫겠다, 저러는 게 더 낫겠다 해왔기 때문에 그런 면에 있어서 강동현에게 정숙(?)을 요구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강동현이 방심하긴 한 거지만, 그가 이렇게 기분 나빠할 줄은 몰랐다. 물론 향수 냄새가 난 건 진짜 실수긴 한데….
강동현은 얼른 그를 따라갔다. 쉽게 말을 걸지는 않았다. 욕실로 들어갔을 땐 문을 붙잡았다.
“같이 들어가도 돼?”
“…….”
황경호는 욕조에 물을 틀고 그냥 먼저 샤워부스 안으로 들어갔다. 강동현은 그게 허락이라고 생각했다. 그를 따라서 옷을 다 벗어 던지고 그가 먼저 씻고 있는 샤워부스 안으로 들어갔다.
“…미안….”
저번에 강동현은 황경호가 그가 뿌린 향수에서 이강유를 떠올린 것만으로도 화를 냈었다. 그때 생각이 나서인지 진짜 좀 미안해졌다. 손을 씻고 손에 샴푸를 짜서 그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문질었다.
“진짜 미안… 응?”
“…….”
“촬영했다가 바로 와서… 너 보고 싶어서. 너도 나 씻겨줘. 응?”
황경호는 강동현을 약간 흘겨보았다가 거품을 엄청 낸 샤워볼로 강동현의 목덜미를 벅벅 문질렀다. 거기서 냄새 많이 났나 보다. 강동현의 머리카락부터 발끝까지 아주 세심하게 씻겨낸 황경호는 그의 가슴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았다.
“이제 안 나?”
“…응….”
“미안….”
아까는 아주 척척 황경호한테 이것저것 해주던 강동현이었는데 약간 기가 죽어서는 황경호의 얼굴을 보았다.
“아직도 기분 나빠?”
“그 여자가 너 어디어디 만졌어?”
강동현의 질문에 황경호가 동문서답을 했다. 강동현은 약간 당황해서는 어… 하면서 대답했다.
“딱히… 그냥 어깨나 팔이나 등 정도? 만지기는 내가….”
만져서… 그러자 황경호가 핫 하고 고개를 들더니 물었다.
“넌 그 여자 어디 만졌는데?”
“허리랑… 엉덩이랑… 가슴…?”
다 만졌다… 황경호는 표정이 좀 어두워져서는 입을 뗐다.
“비교했지….”
“응? 뭘?”
“나랑 그 여자….”
“응? 아니? 안 했지, 당연히. 그냥 일했지, 일.”
강동현은 거짓말을 했다. 황경호는 샤워부스를 열고 나오며 말했다.
“뻔하지. 가슴 좋다든가, 나한테 가슴 있으면 좋다든가 생각했겠지. 니가 나한테 뻔질나게 여자옷 입힌 거 생각하면 진짜 뻔하다.”
“아니! 진짜 아닌데! 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황경호는 입욕제를 푼 욕조에 들어가 앉았다. 강동현도 슬그머니 그의 뒤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기분 풀어, 응? 앞으로는 이런 작품 안 할게.”
“…좋은 작품이면 해야지. 그냥… 미리 말은 해줘….”
“진짜 안 해도 돼. 응? 기분 나빠 하지 마. 미안.”
“…….”
강동현이 기세 좋게 나올 때는 이해한다고 하더니 역시 영 찝찝한지 지금은 그런 소리를 하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그의 기분을 풀어줄 수 있을까. 가만히 입을 다물고 뚱하게 있는 황경호의 옆얼굴을 계속 보다가 강동현이 그의 손을 잡고 그의 몸을 살짝 끌어안으면서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찍는 내내 니 생각만 했는데….”
“…….”
“진짜. 진짜로….”
“…….”
“미안… 내가 잘못했어.”
“…….”
“내가 어떻게 할까? 응? 어?”
강동현이 계속 안절부절못하며 말을 걸자 황경호가 그의 얼굴을 잠깐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물었다.
“너… 찍으면서 섰지.”
“어…? 그거야 니 생각해서….”
“…….”
“아니…!! 이제 진짜 나아서 그런 거야. 절대, 절대로! 그 여자랑 하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야! 진짜!”
“그래….”
“아….”
강동현은 뭔가 계속 꼬여가는 것만 같자 머리를 짜증스럽게 쓸어넘겼다. 그리고 그냥 자기도 입 다물었다. 뚱해져서는 황경호를 끌어안고 그의 어깨에 입술을 묻은 채 가만히 수면만 쳐다보고 있었다.
“…됐어, 이제… 나가자.”
“가만히 있어….”
강동현은 그냥 그 자세를 유지하고 가만히 황경호를 안고 있었다. 그리고는 웅얼거리듯 말했다. 알아듣지 못하고 황경호가 되물었다.
“뭐라고?”
“…나 싫어진 거 아니지?”
“뭐?”
“아니… 아니, 그냥….”
강동현은 그렇게 말하고는 약간 상처받은 듯한 얼굴을 했다.
“요새… 니가 이제 진짜 나 좋아하는 구나 싶어서 엄청 행복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되니까… 좀… 속상해서.”
“…….”
황경호가 강동현의 입을 다물게 하려고 했던 그것들(?)을 강동현은 그런 식으로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너한테 사랑은 섹스냐….’
순간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황경호는 얼굴을 붉혔다.
‘섹스지….’
둘의 섹스가 그냥 그런 섹스도 아니고. 사랑하지 않았다면 황경호가 고작 누구 입을 다물게 하자고 그런 중노동(?)을 해주었겠는가. 그렇게 그가 좋아하는 부끄러운 말을 잔뜩하고 그가 뭘 좋아하는지 항상 살피면서… 황경호에게 그와 하는 섹스는 사랑이 맞았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해주고 싶지도, 그런 충족감을 느끼지도 못할 것이다.
풀이 죽은 그가 귀여웠다. 황경호는 그의 뺨을 살짝 만지고는 그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넌 왜 나한테만 이렇게 바보처럼 굴어? 누가 생각해도 그런 건 먼저 애인한테 허락 받을 거 같은데.”
“나도 몰라… 그냥 내 일은 말 안 해도 니가 다 알고 있을 거 같고 그래… 내 마음도….”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렇지… 앞으론 이것도 진짜 조심할게.”
강동현이 황경호의 뺨에 입을 쪽 맞추며 그렇게 말했다. 근래 이것저것 해줬더니만 의외로(?) 엄청 황경호의 눈치를 보는 것 같다. 아니, 생각해보면 꽃다발이랑 선물부터 사오질 않나….
둘이 처음부터 핀트가 맞은 적은 없었다. 아마 거의 없다. 꼭 서로 정색을 해야 하고 어느 한 쪽은 속이 상해야 하고…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말을 나누면 결국엔 마음이 풀어진다. 황경호는 그의 얼굴에 쪽쪽 입을 맞추면서 말했다.
“나도… 나도 좀 더 잘 얘기할게. 피하지 않고….”
“응. 이해해줘서 고맙다.”
그리고 둘은 입을 맞추었다. 강동현의 손이 밑으로 내려가 부드럽게 애무를 하자 황경호가 그의 목덜미를 잡으며 야시시한 얼굴을 했다.
“으응….”
강동현은 얼굴을 좀 붉히며 그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열심히 우리 마누라 좀 기쁘게 해볼까 하는데 괜찮을까요?”
“천천히… 아까처럼 부드럽게 해줘… 응….”
“제가 아주 오늘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앗…! 하아… 좀 더 천천히….”
***
황경호는 한동안 누가 안다면 눈이 휘둥그레해질 정도의 테크닉으로 강동현을 껌벅껌벅 죽이곤 했다. 성격은 안 맞는 주제에 원체 합이 잘 맞는 몸을 타고나서 더 그랬다. 게다가 황경호는 눈치도 빠르고 다른 사람의 기분을 잘 살핀다. 그러니 마음만 먹는다면 상대를 뿅 가게 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으응…! 핫… 거기… 거기… 조금만 더… 세게… 아앙… 도은혁….”
그게 반대로도 적용이 된다는 것에 있었다.
“으음… 하아… 좀만 더 참아….”
강동현은 황경호를 엉망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눈물 콧물 다 흘리면서 자신에게 애원하고 매달리는 걸 즐겼다. 빠르게 상대를 그런 식으로 만드려면 역시 격한 섹스가 직빵이라서 성감대는 전부 못 견뎌할 때까지 만지며 엄청 느끼게 해버리면 뿌듯함이 전신을 달린다. 그가 제일 숨기고 싶어하는 것까지 다 들여다 보는 느낌이라 정복감도 상당했다.
물론 부작용으로 황경호가 너무 지치고 섹스에는 진력을 내서 한동한 그를 피하거나 할 수는 있다. 다 감수하고 하는 것이었다 기분 좋으니까.
“흐읏… 으으읏… 빨리이….”
황경호가 애달픈 신음을 흘리며 그의 셔츠를 끌어당겼다. 오늘은 무슨 시상식을 갔다 온 강동현이었다. 보우타이와 셔츠깃이 풀어 헤쳐져도 멋지고 섹시한 슈트였다. 황경호는 그런 그를 봤을 때부터 살짝 가슴이 뛰었지만 그가 자신을 느릿하게 핥아주기 시작하자 아예 정신을 놓았다.
평소랑 다르게 핑거링도 해주지 않고 황경호의 다리를 자기 어깨에 걸친 채 애가 탈 정도로 천천히 핥고 물고 빨아주었다. 아직 별것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황경호는 이미 온몸에 땀이 베여 촉촉해졌다.
“음….”
강동현이 또 황경호의 것에서 입술을 떼고 그의 아랫배를 살짝 물고는 입을 쪽, 쪼옥 맞추었다. 강동현의 커다란 손이 간지럽게 황경호의 허벅지와 무릎을 오가며 쓰다듬었다. 황경호는 안타까우면서도 아찔해서 침대시트를 손으로 잡아 끌며 척추를 빠듯하게 위로 당겼다.
“하으….”
정말 기분이 좋았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하고 싶기도 하고 이대로 그에게 애무를 받고 싶기도 했다. 강동현은 이번엔 그의 허벅지를 그의 배에 붙여 눌렀다.
“아앗… 아…!”
강동현이 음부를 핥기 시작하자 황경호는 지그시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엉덩이를 바들 떨었다. 허벅지를 잡은 그의 손을 붙잡고 말렸다.
“거긴… 거긴 하지 마. 하앗… 아앙… 안 돼. 안 돼애… 핫… 넣으면….”
황경호는 뭔가 가라앉는 듯한 신음을 길게 흘리며 다시 뒤로 넘어갔다. 그렇게 한참을 핥아졌다. 강동현이 드디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곤 그의 엉덩이에 입을 맞추고 천천히 허리와 가슴을 타고 올라갔다. 그리고 눈을 감고 헐떡거리고 있는 그의 뺨에 입술을 눌렀다.
“기분 좋았어…?”
황경호는 온몸에 힘이 쭉 빠져서는 가늘게 떨고 있었다. 이런 건 처음이었다. 이렇게 온몸을 느릿하게 핥아져서….
‘하고 싶어….’
그런 생각이 드니 진짜 못 참을 거 같았다. 황경호는 그의 셔츠를 다시 잡고 끌어당겼다.
“빨리 벗어… 하아.”
“흐응….”
강동현은 황경호의 귀 뒤쪽에도 입을 맞추며 그냥 웃었다. 그의 손가락이 부드럽게 가슴을 더듬었다. 하지만 황경호가 잘 느끼는 그곳은 아니다. 황경호는 가슴을 내려다보았다. 그가 만져주지 않으니까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언제나 자기 거라는 듯이 마음대로 만지는 주제에….
황경호는 결국 참지 못하고 그의 셔츠를 더듬어 내려가 그의 허리띠를 잡았다. 그리고 용케 한 손으로 풀고 그의 바지 안으로 손을 넣었다.
“아, 오늘도 그냥 내가 다 알아서 한다니까.”
황경호가 자기 바지를 더듬는 건 아주 기분 좋게 생각했지만 그가 본격적으로 자기 걸 주무르자 그의 손을 빼냈다. 황경호는 약간 짜증이 섞인 신음을 흘리며 흐으으… 하고 몸를 떨었다.
그대로 강동현은 황경호의 뒤로 자리를 옮겨 목 뒤 척추에 입을 맞추더니 천천히 그를 따라 내려갔다. 등이 간질거렸다. 황경호는 얼굴이 벌겋게 터서는 허리를 잡고 있는 그의 손을 잡고 신음을 흘렸다. 다시 그가 거기를 핥자 황경호는 부들부들 떨었다.
“으, 은혁아….”
약하고 작고 부드러운 자극들이 차곡차곡 빈틈없이 쌓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애무는 그 자체로도 너무 기분이 좋아서 이대로 계속 그에게 만져지고 핥아지고 싶기만 하다. 하지만 동시에 더 뜨거워지고 싶고, 더 아찔해지고 싶었다. 그리고 그가 거기에 혀를 붙였다 뗐다 하면 아랫배 안이 점점 뭉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황경호는 지금껏 부드럽게 쌓여온 쾌락이 이제는 자신을 점점 재촉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여기서 더 나가면 아마 정말 볼썽 사나울 정도로… 싫다. 황경호는 열기에 취해서는 강동현의 이름을 불렀다.
“은혁아… 그만하고 이제… 이제 그냥 하자… 응? 하아….”
“기분 안 좋아?”
강동현이 입술을 떼고 황경호의 엉덩이를 살짝 물었다. 그리고 허벅지 안쪽에 입을 맞추어 갔다. 쪽쪽 빨아서 자국을 남기고 있었다. 자세를 바꾸어 다시 황경호가 침대에 등을 대고 눕고 강동현은 계속 그의 허벅지를 애무하고 있었다. 점점 뜨거워지는 물을 가만히 즐기는 개구리처럼, 황경호는 그의 부드러운 애무를 즐기다가 슬슬 견디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황경호는 그의 머리카락과 얼굴을 쓰다듬으며 그의 고개를 들게 했다. 그리고 눈을 마주치고 말했다.
“넣어줘….”
그러자 강동현이 아주 악동같이 씨익 웃더니 대답도 하지 않고 다시 하던 일로 돌아갔다. 다리 사이에 멍을 잔뜩 만드는 일 말이다. 황경호는 그대로 몇 분을 끙끙 앓다가 다시 말했다.
“으, 은혁아… 으읏… 진짜… 하자… 응? 하자… 해줘… 으으응….”
“좀만 더 참아.”
“흐윽….”
황경호는 등에 땀이 주륵 흐르는 걸 느꼈다. 황경호는 결국 못 참고 자기가 손으로 만지려고 했다. 그러자 강동현이 그의 손을 부드럽게 붙잡았다.
“참으라니까.”
“으으으….”
황경호는 괴로운 신음소리를 냈다. 침대시트에 얼굴을 문지르며 물었다.
“언제까지…?”
“글쎄… 한 1분?”
1분… 1분이면 참을 수 있을 것 같다. 강동현이 무릎 안쪽을 핥다가 다시 황경호의 것을 아주 살짝만 핥아주었다. 그리고 배꼽을 핥고는 올라와 드디어 유두를 입에 물었다.
“아으… 으… 흐윽… 아… 아앙… 아아앙… 힉… 아앙….”
황경호는 그대로 줄줄 흘리며 강동현의 셔츠를 찢을 듯이 구겼다. 젖꼭지가 저릿저릿했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마구 몸을 뒤틀었다. 그는 정말 천천히 혀를 움직이고 있는데 황경호는 너무 예민하게 느끼고 있었다.
“흐앗… 아앗… 아아앙…! 그만… 그만…!!”
아랫도리가 욱신욱신거렸다. 뱃속이 꽉 뭉쳤다. 황경호는 그의 혀가 갑자기 빠르게 아래위로 자신의 젖꼭지를 애무하자 진짜 갈 뻔했다. 필사적으로 참았다. 그가 입술을 떼고 황경호를 내려다보았다. 황경호는 눈을 감고 온몸을 꿈틀거리며 야한 얼굴로 계속 신음을 흘렸다.
“빨리… 빨리 해줘. 으응… 진짜 못 참겠어….”
황경호는 그의 얼굴을 보면서 옷 위로 불룩한 그의 자지를 만졌다. 음부가 느릿하게 움찔거리며 원하고 있었다. 그래서 엉덩이가 가만히 있지를 못 하고 자꾸 이리저리 침대 위를 비비적거렸다.
“흐응.”
강동현은 또 그냥 웃으면서 황경호의 뺨에 입술을 눌렀다. 황경호는 아직 이것밖에 안 당했는데도 녹아 내리는 얼굴로 신음을 흘렸다.
“1분… 1분 지났잖아.”
“그럼 1분 더.”
“하으….”
이 나쁜 놈이 사람을 또 놀린다. 황경호는 한 손으론 그의 셔츠를 잡고 다른 손을 아래로 내려서 결국 자기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하지 말, 아, 그건… 음….”
강동현은 말리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는 몸을 떼고 전체적으로 황경호의 모습을 관망했다. 황경호의 몸이 벌겠다. 자위를 시키면 항상 부끄러워서 어쩔 줄을 몰라 했는데 지금은… 표정도 그렇고 아주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다. 강동현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찾았다. 이런 레어 경호(?)는 찍어야 한다. 녹화 버튼을 누른 강동현은 황경호의 야시시한 얼굴부터 시작해서 아주 천천히(빨리 움직이면 제대로 안 찍힌다) 점점 내려가 천천히 들락날락하는 그의 손가락과 구멍에서부터 그의 얼굴까지 보이게 각도를 잡았다.
“하앗… 아… 흑….”
황경호는 두 마디가 넘게 손가락 두 개를 쑥 넣었지만 뭔가 안타까운 느낌으로 끙끙거렸다. 젤도 안 발랐는데 잘 들어가네. 강동현은 침대 옆 테이블에 둔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거치적거리는 보우타이를 옆으로 던졌다. 물론 카메라는 황경호를 향한 채다. 황경호가 다른 손으로 자기 앞까지 쥐려고 하자 그건 손목을 잡아 막았다. 그러자 황경호가 눈을 확 뜨고 강동현을 보았다. 그가 휴대폰까지 들고 자신을 찍고 있자 더 빨개졌다.
“변태…! 찍지 마!”
물론… 그런다고 안 찍을 놈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대로 계속 해.”
“찍지 말라니까! 싫어!”
“알았으니까 계속 해.”
알았긴 뭘 알았다는 건가. 강동현은 움츠리고 자기 다리 사이를 가린 황경호의 한쪽 다리를 잡고 다시 그의 다리를 벌리려고 했다. 그의 다른 쪽 다리까지 딸려왔다. 강동현은 그대로 그의 허벅지를 위로 들리게 해서 그의 엉덩이를 찍었다. 그는 자위를 하던 손으로 다리 사이를 단단히 가린 채였다. 손가락에 물기가 아직 보인다.
“다리 벌리고 계속 해. 하고 싶잖아. 나 신경 쓰지 말고.”
강동현이 그의 허벅지를 쭈욱 문질러 쓰다듬었다. 핫… 황경호는 움찔하며 눈을 감았다. 그의 손이 오므린 허벅지 사이로 들어와 옆으로 벌리려고 힘을 주자 결국 황경호는 힘이 빠져 스륵 다리를 양쪽으로 벌렸다. 그리고 다시 손가락을 넣었다. 다른 손은 앞을 못 만지게 강동현의 손에 다시 붙잡혔다.
“흑… 으응… 앙… 하….”
손가락으로 닿는 데까지 안쪽을 문질렀다. 저릿저릿하며 점점 갈 것 같은 기분이 들기는 했다. 하지만 분명히 절정을 느껴도 지금까지 달궈진 것에 비하면 한참 불만족스러울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깝다. 더 느끼고 싶었다. 앞이라도 만질 수 있으면 괜찮을 것 같은데 강동현은 변태 같이 동영상을 찍으면서 황경호의 손을 잡고 안 놔줬다. 황경호는 손가락을 뺐다. 그리고 몸을 일으켜서 앉았다. 자신을 찍고 있는 강동현의 휴대폰 카메라를 한 번 봤다가 그냥 그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흐윽… 하아… 은혁아… 그냥… 그냥 해주면 안 돼? 넣어줘… 니 거 넣고 싶은데….”
“응?”
강동현은 실실 웃으면서 제대로 대꾸도 안 했다. 강동현은 카메라를 셀카모드로 바꿔서 황경호와 자신을 같이 찍었다. 황경호는 그의 셔츠 안으로 손을 넣어 그의 몸을 부드럽게 만지며 뺨에 입을 맞추었다. 그에게 몸을 붙였다.
“넣어줘. 넣고 싶어. 응? 제발… 제발… 하아… 하고 싶어. 나 하고 싶어, 은혁아….”
유혹하는 분위기가 아주 수준급이다.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야한 얼굴로 강동현의 뺨과 목덜미에 섬세하게 입술을 비비며 그의 허리를 간지럽게 만졌다. 강동현은 상기된 얼굴로 그의 입맞춤을 받으며 여유를 부렸다.
“그렇게 급하면… 일단 손가락이라도 넣어줄까?”
강동현이 그렇게 말하자 황경호는 인상을 팍 썼다가, 곧 고개를 끄덕했다. 강동현은 여전히 황경호와 자신을 촬영하고 있었다.
“넣는다.”
그렇게 말하곤 황경호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찍었다. 강동현의 가운뎃손가락이 천천히 들어가자 황경호가 움찔움찔하며 벌게진 얼굴로 신음을 흘렸다.
“아….”
황경호는 흥분을 참을 수가 없는지 강동현을 계속 자기 밑에 밀어 눕히려고 했다. 강동현은 위치를 바꿔 베개를 쌓아 등을 기대곤 그의 밑에 깔려줬다. 그리고 손가락을 부드럽게 슥, 슥 움직여줬더니 황경호가 끝내주는 얼굴로 엉덩이를 살살 흔들었다. 역시나 그가 자신의 것을 만지려는 것은 막았다.
“하앗… 왜… 안 해줄 거면… 만지게 해줘….”
황경호는 이제 슬슬 성기가 아프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대로 시원찮게 가기에는 너무… 황경호는 진짜 눈빛부터 온몸까지 애가 닳도록 흥분해서는 강동현을 쫙쫙 빨아들이는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강동현은 아까부터 온몸에 열기가 도는 데다가 점점 더 옷이 불편해서 혼났다. 하지만 자기 손가락 하나를 물고도 잘 조이면서 우물거리는 그의 음부를 보고 있으니 더 애타게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동현은 자기 손가락을 빼고 그를 아래에다 눕혔다. 황경호는 핫, 하고는 기대 어린 눈빛으로 강동현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보통은 이러면 부끄러워하는데 오늘은 부끄러움보다도 욕망이 훨씬 큰 모양이었다.
“야한 얼굴….”
강동현은 웃으면서 그의 뺨에 입술을 눌렀다. 여전히 리코딩이 되고 있는 휴대폰을 옆에다 던져놓고 드디어 옷을 벗었다. 천천히 그가 셔츠 단추를 마저 풀자 황경호는 온몸에 소름이 잔뜩 돋으며 흥분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느끼고 있었다. 구멍이 미친듯이 움찔거린다. 그가 바지를 내리며 그의 명품 속옷이 나타나자 황경호는 부지불식 간에 그의 허리를 양 다리로 감아서 자기 다리 사이를 그의 자지 위에다 꾹 눌렀다.
“으으응…!”
“와… 윽. 너 이렇게까지 흥분한 거 진짜 처음 보네. 자주 이럴 걸 그랬다….”
강동현은 이젠 진짜 좀 뻐근한 얼굴로 황경호를 떼어냈다. 그가 바지도 벗어서 던지고 속옷만 남은 상태가 되자 황경호가 터질 것 같이 부푼 그의 속옷을 잡아당겼다.
“하앗… 이제 진짜 해. 하자. 아앗. 나 못 참겠어. 아앗. 핫….”
황경호는 강동현의 자지가 조금 보이자 갑자기 몸을 덜덜 떨면서 어딜 만지지도 않는데 잔뜩 신음을 흘렸다. 강동현은 그런 그의 얼굴을 얼른 다시 찍기 시작했다. 레어 경호다, 레어. 그가 그대로 강동현의 자지를 만지려고 하자 강동현은 그의 팔을 잡고 침대에다 눌러서 그의 얼굴을 찍기에 바빴다.
“내 자지만 보고 있는 우리 경호. 야하다, 야해.”
황경호는 다른 손으로 그의 속옷을 벗기려다가 그가 허리를 움직여 피하자 자기 다른 팔을 억누르고 있는 그의 팔을 떼어내려고 하다가 실패하고 심지어 발로도 그의 팬티를 벗기려고 도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황경호가 확 마음 상한 얼굴이 되더니 강동현의 얼굴을 노려보았다. 보통 때는 황경호가 조금만 분위기를 내도(안 내도) 금세 덮치면서 오늘은 왜 이러는 것인가! 짜증도 나고 화도 나고 마음도 상한다.
“빨리 넣으라고! 이 나쁜 놈아!”
“우와…! 이제 때리네. 어? 이제 사람을 막 팬다, 우리 경호?”
강동현이 놀리자 황경호는 남은 손으로 그냥 자기 걸 만지려고 했다. 어이쿠. 강동현은 휴대폰을 잡은 손으로 그의 다른 팔도 잡아서 막았다. 아, 찍으면서 하려니까 힘드네. 강동현은 다시 휴대폰을 던져 놓고 옆에 굴러다니는 허리띠로 황경호의 두 손목을 묶었다. 황경호는 엄청 버둥거렸다.
“앗…! 싫어! 싫어! 풀어!”
그리고 왼손으로 그의 손목들을 누르고 다시 휴대폰을 들고 그를 찍었다.
“아… 진짜 좋다.”
강동현은 씩씩거리고 있는 황경호의 뺨에 입술을 누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황경호는 화가 나는 얼굴이었다가 무너졌다가 다시 인상을 찌푸렸다가 취약한 얼굴이 되었다. 강동현은 그런 황경호를 보며 아주 잘 즐기고 있었다. 표정만 봐도 그가 얼마나 만족스러워 하는지 보인다. 그는 황경호를 괴롭히는 걸 좋아한다.
‘그럼 나는?’
황경호는 눈물이 확 돌았다. 짜증 나… 강동현은 어어… 하면서 황경호의 얼굴을 살폈다. 휴대폰을 옆에 두고 황경호의 얼굴을 제대로 보았다.
“화났어? 어?”
“그럼 화 안 나겠어?!”
황경호가 발꿈치로 그의 허리를 찍어버렸다. 강동현이 억, 하면서 그의 발을 잡았다.
“알았어. 윽. 아파. 아파.”
“안 해. 그냥 하지 마. 저리 가!”
“아니… 너 좀 애타게 해야지 더 좋아하니까… 이번은 제가 너무 나간 것 같습니다.”
강동현은 황경호의 손을 다시 풀어주면서 그의 뺨에 입을 맞췄다. 황경호는 씩씩거렸지만 그가 은근히 몸을 붙여오자 핫, 하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진짜 짜증 나…!’
진짜 짜증 난다. 화나는데 느껴지면 더 짜증 난다. 강동현이 온몸을 또 부드럽게 쓰다듬자 황경호는 바르르 떨었다. 그래서 진짜 짜증났다.
“짜증 나….”
“아, 왜. 응? 짜증 내지 마….”
강동현이 그렇게 속삭이며 입고 있는 마지막 한 장까지 벗었다. 황경호는 심장이 크게 두근거리며 확 기대를 하는 자신의 몸을 느낄 수 있었다. 저도 모르게 맨살을 드러낸 그의 자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크다… 엄청 섰어… 이런 주제에 왜 사람은 자꾸 놀리고… 황경호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제 장난치지 마….”
황경호가 다리를 벌리며 그의 허리를 다시 끌어당겼다. 강동현은 그의 뺨과 목덜미에 입을 맞추며 그의 다리를 자기 허리에다 걸쳤다. 달아올랐다가 살짝 가라앉았다가 다시 또 달아올랐다가 가라앉았다 하니 진짜 미치겠다. 또 달아오른다. 못 참겠다… 강동현이 선반에 손을 뻗어 뭔가를 가져올 땐 그가 러브젤을 챙기는 거라고 황경호는 생각했다.
“아앗…!”
지그시 눈을 감고 그를 기다리고 있던 황경호는 뭔가가 꽈악 자기 걸 죄자 깜짝 놀라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사정을 막는 클리프 형태의 성인 기구였다. 황경호는 그의 등을 퍽퍽 치며 화를 냈다.
“내가 그만하라고 했잖아…!!”
“싫은데.”
“아…!! 아파! 아파! 으윽…!”
강동현은 빙글빙글 웃으면서 그의 가슴을 만졌다. 그리고는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이제 팬카페 닉네임부터 알려주시지.”
“…!!”
이 나쁜 놈이 그걸 지금…! 황경호는 뭐라고 말도 못 하고 입을 뻐끔거렸다. 그는 자신의 자지 가지고 황경호의 엉덩이 사이를 한 번 꾸물하고 쓸었다. 황경호가 전기라도 맞은 듯 파드득 떨었다. 황경호는 단번에 다시금 세상 야한 얼굴이 되어서는 강동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강동현을 아주 쪽쪽 빨아먹을 것 같은 얼굴이었다.
“말하면… 말하면 넣어 줄 거야?”
“응.”
“거짓말.”
“진짜로.”
황경호는 분명히 그가 또 거짓말을 하는 거라고 확신했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의 자지를 열렬한 눈빛으로 계속 보다가 체념을 하고 말했다.
“내 이름 초성…….”
“진짜? 엄청 쉽네? 내일 찾아봐야겠다.”
“…….”
약간 또 가라앉았다… 황경호는 완전 후회했다. 망했다….
“그럼 이제 제대로 해볼까?”
강동현이 쿡 하고 자기 대물을 황경호의 음부에다가 찌르자 황경호는 숨을 멈추었다. 젤도 없는데 쑥 하고 끝머리가 들어오자 황경호는 눈을 크게 뜨고 절로 허리를 붕 띄웠다.
“으… 아…!!”
머릿속이 삽시간에 텅 비어버렸다. 그리고 그가 힘을 주어 한 번에 확 중간 이상을 박아 넣자 녹아내리듯 신음을 길게 흘리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의 엉덩이가 위아래로 천천히 경련하며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아….”
강동현은 다시 휴대폰을 챙겼다.
“아아앙… 하으… 아… 으으… 핫… 아아앙….”
황경호는 여지껏 없었던 형태로 오르가즘을 느끼기 시작했다. 강동현은 천천히 그의 안을 문질렸다. 특히 그의 배쪽이 자극되도록 허리를 움직이자 황경호는 끝내주는 얼굴로 입을 살짝 벌리고 느끼기만 했다. 야하고 느리게 엉덩이를 천천히 흔들면서… 자기 성기를 죄고 있는 걸 풀어달라는 소리도 하지 않았다. 젤도 넣지 않았는데 쫄깃하고 부드럽게 풀어져서는 강동현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한참 문질러주다가 끝까지 쑥 넣자 좀 더 심하게 엉덩이를 떨며 경련했다.
“핫… 아앗! 앗…! 아아! 하으…! 읏… 아… 앗… 아앗….”
죽인다… 강동현은 카메라를 그에게로 고정한 채 그의 얼굴과 몸을 뚫어져라 보았다. 이렇게 느끼는 그는 처음이었다. 오래 참은 보람이 있었다. 그가 이렇게까지 느끼는 걸 보니 자지가 엄청 아리다… 강동현은 진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참아 그의 절정이 오래가도록 했다. 그리고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을 지경이 되자 휴대폰을 집어 던지고 그를 두 팔로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읍…! 으음… 흣… 흐으응. 으…! 읍… 으음…!!”
“경호야…! 윽… 씨X… 아… 씨X… 죽을 거 같아… 으윽… 이, X… 아윽…!”
강동현은 최대한의 빠르기로 짐승처럼 격하게 피스톤질을 했다. 그리고 그의 클림프를 풀고 자신도 사정하기 시작했다.
“!!!”
“아! 으으으윽…! 씨…X… 아으윽…!!!”
황경호의 음부가 미친듯이 떨렸다. 그는 엄청나게 꿈틀거리며 아무 소리도 내지 못 했다. 그렇게 몇 분이고 있다가 둘 다 축 늘어졌다. 강동현은 섹시하게 인상을 쓰면서 다시 없을 쾌감에 계속 온 힘을 다해 그의 안을 꾹꾹 눌렀다. 그리고 한참을 정신을 못 차리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괜찮아…?”
강동현은 거의 죽어가는 목소리로 황경호에게 말을 걸었다. 대답이 없다. 강동현은 겨우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살폈다. 웃음이 피식 나왔다. 이제 6대 1 정도 된 것 같다. 강동현은 베개에 얼굴을 박고 숨을 크게 내쉬었다. 죽을 것 같다….
‘보자… 초성….’
그러고 있다가 문득 떠올랐다. 강동현은 기절한 황경호를 깔아뭉갠 채로 휴대폰을 켰다. 그리고 팬카페로 들어가서 검색을 해보는데….
“야…! 이거 너였어? 황경호. 경호야. 일어나. 일어나봐! 경호님! 나 니 글 옛날에 다 읽었는데? 야! 황경호!!”
***
그래서 오랜만에 황경호가 가출했다. 강동현은 현명하고 사랑받는 남편(?)답게 관대하게 처사하기로 했다.
<좀 놀다가 덜 쪽팔려지면 집에 들어오세요~>
답장은 없다. 강동현은 아주 입이 찢어지게 웃으며 다시 갤러리로 들어갔다. 오늘 아침 이래로 황경호는 자신의 게시글과 댓글을 모두 비공개 처리 했다. 강동현은 왠지 그럴 거 같아서 어젯밤에 열심히 캡처를 해놓은 상태였다.
<열심히 사는 거 보면 항상 존경스러워요. 젊은 배우들 중에 이 정도로 열심히 하는 배우는 본 적 없는 것 같아요.>
<자기가 하고 싶은 건 다 하는 남자… 알긴 알았지만 이것도 결국 하네요.>
<저렇게 몸 만드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던데 바빠도 항상 관리 잘 하고…정말 대단해요.>
<이번 <시크릿블러드> 제가 항상 혹평했지만 그래도 강 배우가 20대 남자 배우 중 가장 연기 잘한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잘생겼다. 전 강 배우 눈이 정말 예쁜 것 같아요. 보고 있으면 막 뭐가 빨려들어오는 것 같아요.>
<진짜 좋다….>
<♡>
“흐흐흐….”
“야, 너 뭐 잘못 먹었냐?”
촬영대기하고 있는 강동현의 옆에 옥미현이 또 있었다. 이번 러브 씬도 감독하기 위해서 온 것이다. 강동현의 매니저도 있어서 둘이서 담배 한 대씩 태우고 들어왔다. 이제 아주 금연에 성공한 강동현은 대기실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아, 네.”
강동현은 그렇게 대충 대답하고 계속해서 읽어 나갔다. 엄청 많아서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었지만 이런 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니까 말이다.
‘이렇게 내가 좋으면서 나한테 말은 안 하고 그동안 내숭 떨고 있었다는 거지, 어? 귀여워 죽겠네. 진짜.’
강동현이 그러면서 휴대폰만 보고 실실거리고 있자 옥미현이 그를 툭툭 쳤다.
“뭔데. 좋은 거면 좀 나눠라. 식구끼리.”
“나눌 거 아니에요.”
“뭔데 그러는데?”
“애인이요.”
“아, 걔. 너 걔 생각보다 오래 만난다?”
옥미현이 의외라는 듯이 그렇게 말했다. 강동현이 약간 정색을 했다.
“뭐가요? 완전 좋은데.”
“들어보니까 딱 봐도 너랑 성격 안 맞는 거 같아서?”
황경호에게 고백하기 전에 오만 사람들에게 고민 상담을 했던 강동현이었다. 강동현은 다시 휴대폰으로 시선을 돌리며 대꾸했다.
“그냥 딱 맞아요, 딱. 평생 같이 살 거예요.”
“응? 진짜? 결혼할 거야? 언제? 애라도 덜컥 생기면 안 된다? 어?”
옥미현이 깜짝 놀라 그렇게 말했다. 밑에 있는 아이돌 애들이야 저런 소리 해봤자 귓등으로 들어 넘겼겠지만 강동현의 성격을 아는 그녀는 깜짝 놀랐다. 이건 이런 소리 하면 진짜 그럴 거라는 말이었다. 절절한 첫사랑 만날 때도 지금 당장 결혼할 생각은 없다는 말을 항상 덧붙이고는 했었기 때문이다.
“애는 걱정 안 하셔도 되고… 어쨌든 그만큼 좋다구요.”
강동현은 대충 대답했다. 옥미현은 잠깐이라도 짬이 날 때면 강동현이 반지를 끼고 있는 것을 보며 약간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말했다.
“그… 너… 그래도 결혼은 30대 후반 넘어서 해라? 응?”
“어? 중반 정도면 그래도… 아기 때문이라도요.”
원래 강동현의 일에 그렇게 간섭을 안 하셨던 부모님이었지만 강동현이 싫어하는 걸 알아도 애 문제로는 절찬리에 잔소리를 하셨다. 국내는 불법이나 미국이나 인도 같은 데는 대리모도 할 수 있고 웬만하면 미국이 좋겠다느니,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정자라도 냉동하라느니… 그런 소리 자꾸 듣다 보니까 애 생각은 전혀 없었던 강동현이었는데도 그런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강동현 집이야 손 이을 수 있는 사람이 하나 더 있지만 황경호는 외동아들이다. 남의 집 하나밖에 없는 자식 이런 식으로 낼름 채 와서 자기 나름의 죄책감이 있는 강동현이었다.
“야, 너 30대 중반이 많이 남은 거 같냐? 5년만 지나면 너도 서른다섯이야.”
“음….”
원래 남자 배우의 한창은 30대, 40대다. 강동현의 필모가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강동현은 약간 고민에 빠졌다. 그 사이에 강동현의 촬영 순서가 왔다. 오늘도 살색 창연한 장면이라 다들 좀 긴장도가 높다.
주인공인 국문학과 교수 차연진의 역을 맡은 올해 40살의 배우, 강민희였다. 아름답고 젊은 용모를 가지고 있었다. 저번에 엄청 긴장해서 촬영을 끌었던 유나와는 달리 첫 베드 씬 촬영이라도 그녀는 여유가 있는 모습이었다.
“교수님…….”
아래에서 자신의 몸과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장면에서 상대역인 강동현, 은혁은 눈을 감으며 아찔한 표정을 지었다. 여자의 시선에서 보는 젊고 아름다운 남자라 카메라의 각도가 남다르다. 그렇게 10분 여에 달하는 베드 씬 장면을 몇 시간에 걸쳐 촬영했다. 그리고 다시 대기에 들어갔다. 강민희의 분장이 끝나고 같은 장면을 재촬영한다. 강민희는 70대 정도의 할머니로 분하여 20대 초반의 은혁과 섹스를 하는 파격적인 장면이었다. 이는 주인공 차연진의 상상 속에서 이뤄지는 일이었다.
컷을 할 때마다 모니터링을 하고 다시 찍기를 반복하면서 편안하게 감독과 강민희, 강동현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갈수록 강 배우, 아니 동현 씨는 색기 만땅이야, 어?”
여기 강 씨 예명을 쓰는 사람이 둘이라 말을 바꾸며 감독이 박수를 짝짝 쳤다.
“칭찬 감사합니다.”
“CF 많이 찍으니까 저한테는 동현이 엄청 단정한 이미지였는데 이거 찍는다고 해서 솔직히 걱정했었어요.”
“몸이 이런 남자가 단정하기만 하긴 힘들지. 여자들이 가만두겠어? 어?”
감독이 낄낄 웃었다. 강민희가 강동현의 팔을 다시 만져보았다.
“하루 이틀 운동한 몸은 아니지.”
“운동하는 거 좋아해서요.”
“너무 이러면 촬영할 때 다이어트 하라고 하지 않아?”
“사극할 때는 빼긴 해요. 의외로 다른 때는 두라고 다들 하시더라구요.”
“하하. 다들 촬영에 사감을 담아.”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촬영을 마치고… 그 다음 날도 촬영을 마치고… 그 다음 날도 촬영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는데, 가출한 마누라가 집에 들어올 생각을 안 한다… 전화도 안 받는다. 현명하고 사랑받는 남편(?)으로서 이 이상을 묵과하고 넘어가지 못할 순간이 도래한 것이다.
<집에 안 와? 어? 언제까지 이럴 건데. 안 놀릴 테니까 빨리 집에 들어와. 당장.>
읽고 씹는다… 강동현은 아주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고 설사 어디 있는지 알더라도 연락을 할 방도가 없다. 그래서 다음 날 아침에 그의 직장으로 쳐들어갔다.
“오랜만에 오셨네요, 도은혁 환자님. 예약하셨던가요?”
“아뇨. 오늘 시간 안 되나요?”
“진료시간 아직 30분 남았는데. 선생님 안 뵙고 치료만 받으시는 거면 가능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하시겠어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황 간호사 불러주세요.”
“예. 오 간호사님, 황 간호사 보셨어요?”
그렇게 간호사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새에 강동현은 알아서 4번 치료실로 들어갔다. 옷도 갈아입고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데 계속 안 오는 것이다. 선글라스라도 끼고 나갈 생각으로 탈의실로 갔더니 거기 쪼그리고 앉아 있다.
“야! 황경호!”
황경호는 깜짝 놀라더니 그대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강동현은 화가 나서 그의 팔을 확 잡아 끌어당겼다.
“작작해! 언제까지 이러려고!”
“아, 아니. 아니. 그게… 그게 아니라.”
황경호는 얼굴이 확 붉어져서는 말을 더듬었다. 강동현은 그의 두 팔을 붙잡고 단단히 말했다.
“오늘 당장 집에 들어와. 알았어?”
“아….”
“알았냐고.”
강동현이 꽤 화가 나서 씩씩거리자 황경호가 얼굴이 터질 것 같이 빨개져서는 우물쭈물 시선을 내렸다.
“놀릴 거잖아….”
강동현은 더 뭐라고 하려다가 멈추었다. 이걸 진짜… 강동현은 고개를 숙이고 있는 황경호의 입술에 훅 입을 맞추었다.
“음…!”
황경호가 눈을 질끈 감으며 그의 팔을 잡았다. 일주일만이다. 혀가 맞닿자 둘 다 서로의 몸을 만졌다. 뜨겁게 입을 맞추다가 핫, 하고 황경호가 입술을 뗐다.
“안 돼… 금방 환자들 와. 읍. 아… 안 된다니까.”
“조금만 더 하자… 아직 문 안 열었잖아.”
“으응. 읍… 응… 안 된다니까….”
강동현의 손이 황경호의 속옷 안으로 들어왔다. 벽으로 확 밀어붙여 져 입맞춤을 하고 있었다. 그는 두 손으로 황경호의 탱탱한 맨살을 주무르다가 그사이를 벌리고 손가락을 찔러 넣었다.
“하앗… 미쳤어… 응… 아… 으음….”
“내가 그렇게 좋았어? 응? 내 눈빛이 그렇게 좋아?”
“아니…! 아니, 그건… 그건 그냥 회원들이랑 얘기하는 게 좋아서… 마, 맞춰서 얘기하다 보니까….”
“나 운동 더 할까? 어느 정도가 좋은데? 니가 얼굴 밝히는 건 알았지만 몸도 그렇게 밝히는 줄 몰랐네.”
“아…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황경호는 진짜 만지면 물이라도 나올 것처럼 빨개져 있었다. 강동현이 자기 거라고 아주 마음대로 엉덩이를 손가락으로 쑤시는데도 변명하기에 급급했다. 바지랑 팬티 벗겨졌다. 강동현은 그의 다리 한쪽을 잡아서 들며 환자복 사이로 자지만 꺼내선 그의 엉덩이 사이에 비볐다.
“아… 안 돼. 안 된다니까. 여기서… 아앙… 안 돼.”
“빨리 할게….”
“사람들 와. 핫… 아, 넣지 마. 아앗. 앙. 아아아…!!”
들어왔다. 황경호는 눈을 질끈 감고 엉덩이를 경련했다. 일주일 만이라… 넣자마자 바로 갈 뻔했다. 그대로 강동현이 슥슥, 찔꺽찔꺽, 푹푹 박았다. 살이 그의 자지에 달라붙어 마구 쓸렸다.
“히익… 아…! 이, 이런 거 싫어… 흐읏. 아…!”
윤활제 없이 박히니까 너무 쩍 달라붙어 버렸다. 황경호가 겁을 내며 헐떡거리자 강동현이 그의 뺨을 깨물며 속삭였다.
“금방 미끈해져… 내가 좀 많이 싸잖아.”
“흑… 아….”
황경호는 그의 어깨를 감싸 안고 그의 목덜미에 이마를 박은 채 낑낑거렸다. 엉덩이 사이에 뜨거운 육봉이 멋대로 들어왔다 나갔다 한다. 버겁다. 자세도 불편했다. 떨어질 것 같고… 그렇게 황경호도 저도 모르게 집중해서 그의 체온과 근육을 느끼고 있다가 밖의 인기척을 느끼고 깜짝 놀랐다. 강동현의 등을 퍽퍽 쳤다.
“딴 데…! 차라리 딴 데 가서 해!”
“으윽… 나 이대로 아무 데도 못 가….”
엄청 커져서 속옷도 못 입을 판인데 어딜 간단 말인가. 황경호는 그의 허리를 밀어냈다.
“진료실 안에… 주사실 있어. 주사실 잘 안 쓰니까… 일단… 일단 거기 가서….”
황경호는 자기 옷을 집어 들고 얼른 진료실로 들어갔다. 강동현은 어기적어기적 그를 따라 들어갔다.
“아… 여기도 문 안 잠기는데….”
황경호는 그렇게 불안해했다. 강동현은 그를 앞으로 안아서 침대에다 일단 앉혔다. 허리 근처까지 오는 주사 침대라서 아주 높이가 딱 맞다. 강동현은 황경호가 뭐라거나 말거나 일단 다시 자기 자지부터 찔러 넣었다.
“으윽… 하아….”
“아아아… 흐읏… 아앙….”
황경호는 뒤로 두 손을 짚고 다리를 흐느적 벌리고 그에게 음부를 대주었다. 강동현이 황경호의 허리 엉덩이 양옆을 손으로 짚고 빠르게 앞뒤로 허리를 움직였다. 퍽퍽 살이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침대가 흔들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둘은 숨결이 닿는 위치에서 도취된 눈빛으로 서로의 얼굴을 보며 섹스했다.
“하아… 나 갈 것 같아… 가… 아흐응… 나 해… 나와… 아앗….”
황경호가 숨을 섞은 야한 목소리를 내며 헐떡거렸다. 그리고 턱을 치켜들며 야시시한 신음을 내며 오르가즘을 느끼기 시작하자 강동현이 그의 몸을 두 팔로 꽉 끌어안으며 격렬하게 피스톤질을 하기 시작했다. 주사 침대가 마구 흔들리면서 요란한 소리를 냈다.
“아…! 아아!! 안 돼! 미쳤…! 으흑. 아! 아앗… 아아앙…! 이 변태…! 핫. 임포 고자! 드, 들키면 진짜…! 죽여버릴 거야! 아아아앙…!!”
“하아… 윽… 그만 가… 다음번엔 나한테 맞춰.”
“핫…! 안 돼. 앗! 앗앗! 아아앗. 그럼 천천히…! 아앙…! 나 또… 또….”
“기다려.”
“흑… 아으… 앗. 아앙. 아앗. 흑… 나 가… 가… 싸고 싶어. 흐아. 아앗….”
“참으라고 했지.”
강동현의 그의 엉덩이를 한 대 살짝 때렸다. 거의 최대 속도로 박고 있었다. 황경호는 180도로 아주 활짝 벌린 다리 사이에 강동현은 꽂고는 눈물을 줄줄 흘렸다.
“아직…? 하앗. 앗. 아직이야? 아앙. 이 지루. 핫. 변태애… 아아앙….”
황경호는 격하게 피스톤질을 당하면서 집중한 강동현의 얼굴을 보다가, 저도 모르게 주사실 입구를 보았다. 잠금장치도 없는 그 문….
“!!!!!!”
이강유 비뇨기과의 오랜 단골 환자, 유태범과 눈이 딱 마주치자 황경호는 진짜, 너무, 엄청 기겁을 해서 소리도 못 냈다.
“으으윽…!! 으아… 너 너무 조여….”
강동현이 섹시하게 신음을 흘렸다가 곧바로 퍽! 퍽! 퍽! 박으며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황경호는 깜짝 놀라서 본인도 사정을 하며 온몸이 불타는 듯이 다시 빨개졌다.
“아아아아… 아, 싫어. 안 돼. 흑. 안 돼. 아앙. 싫어.”
황경호는 유태범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강동현의 환자복을 꽉 잡았다. 유태범이 퍼뜩 정신이 들었는지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 그제야 강동현이 황경호의 품에서 얼굴을 떼고 고개를 돌렸다.
“방금… 그거 뭐야….”
“흐윽… 어떡해. 어, 어떡하지. 쪽팔려… 죽고 싶다….”
황경호가 손등으로 눈을 꾹 누르며 우는 소리를 냈다. 이런 걸… 이런 걸 남한테 보이다니… 한강에 뛰어들지 않고서야 수습이 안 되는, 황경호 인생사상 최고로 쪽팔린 흑역사를 갱신한 것이다.
***
집은 나올 수 있지만 직장은 못 나오는 황경호였다. 황경호는 금요일만 되면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 숨고 싶었지만 그런다고 어디에도 그를 위한 쥐구멍이 생겨주지 않았다. 혹여나 유태범이랑 마주치기라도 하면 자동으로 활짝 미소를 지으면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척 자리만 슬슬 피했다. 당연히 이상한 티가 팍팍 날 것이다.
“으음… 응…! 아! 진짜…!! 이제 병원에선 좀…!! 저번에 들켰잖아!”
하지만 평생 같이 살자고, 잘해주겠다고 그렇게 입바른 소리를 하던 이놈은 전혀 도와줄 생각이 없었다.
“바빠서 자꾸 못 보니까 마음이 아파서….”
“연기 하지 마!”
강동현의 등을 한 대 세게 때렸더니 진짜 아픈지 억, 하고 자기 등을 만졌다.
“아, 진짜 아파. 아파. 뼈 맞았어.”
“…진짜? 많이 아파?”
그리고 황경호가 다가갔더니 또 잡혔다. 강동현은 그를 끌어안고 뺨에 쪽 입을 맞췄다.
“걔 소문내고 그런 애는 아니라며. 그럼 됐지.”
“되긴 뭐가 돼. 넌 걱정도 안 돼?”
“다른 사람이었으면 좀 됐을 것 같은데… 이런 건 사람 나름이라. 걔는 뭐 소문 퍼뜨리고 이럴 스타일로 안 보이던데.”
강동현은 입맛을 다시며 황경호의 바지랑 속옷을 내렸다. 황경호는 얼굴을 붉히며 자기 바지를 잡았다.
“하지 마라. 어? 진짜 좋은 말로 할 때 하지 말라고.”
황경호가 자꾸 저항하자 강동현이 되려 짜증을 냈다.
“아! 오늘은 좀만 한다니까 자꾸 이러네.”
“이 나쁜 새끼가 진짜!”
이렇게 툭닥거리다가 결국 강동현이 팬티를 가져가 버렸다. 황경호는 진짜 열 받아서 그의 등을 주먹으로 퍽퍽 쳤다. 오랜만에 얼굴 좀 본다 싶으면 사람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다. 황경호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엘리베이터로 가는 그를 따라갔다.
“진짜 내놓으라고…!”
황경호가 작게 소리쳤다. 강동현은 마스크를 턱에 걸치며 대답했다.
“생사람 잡고 있네. 놔라. 바쁜 사람이다.”
“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내가 봤는데! 그럼 그게 발이 달려서 도망갔겠냐!”
“나 아니다.”
“진짜 이러지 말라고. 직장에서 노팬티로 어떻게 있어!”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됐잖아?”
“인간아! 좀!!”
강동현이 대놓고 놀리자 황경호는 열이 받아서 그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막 쳤다. 그가 막 피했다. 그러다가 진료를 마치고 나온 건지 유태범이 병원 쪽에서 나왔다. 강동현은 문이 닫히는 엘리베이터를 잡고 쏙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황경호는 화들짝 놀라고는 자동으로 웃는 얼굴을 장착하고 유태범을 맞이했다.
“이제 가세요? 타고 가시겠어요?”
“아뇨… 잠깐….”
“아, 네. 알겠습니다.”
황경호는 잡고 있던 엘리베이터 버튼에서 손을 뗐다.
“그럼 나 간다.”
엘리베이터 안에 있던 강동현이 손을 흔들었다. 황경호는 웃으면서 그를 배웅했다.
“안녕히 가세요, 도은혁 환자님.”
망할 새끼. 집에 가서 보자. 그렇게 벼르고 있는데 강동현이 자신의 귀를 가리키는 제스처를 했다. 황경호는 자기 귀가 빨개져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그냥 강동현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날렸다. 그는 피식 웃으면서 드디어 갔다.
“…….”
“…….”
그리고 그 빈 공간엔 황경호와 유태범만이 남아있었다. 왜 안 가시고… 황경호는 그에게 말을 걸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격렬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유태범이 먼저 입을 열었다. 당연히 깜짝 놀랐다.
“친하시네요….”
“네?!”
황경호는 저도 모르게 그렇게 반문했다. 유태범은 주저주저하면서도 물었다.
“둘이… 무슨 사이신 거예요?”
상당히 문제는 많은 환자였지만 그래도 엄청 착한 사람이라 이런 걸 직구로 물어올 줄은 몰랐다. 황경호는 등 뒤로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웃는 얼굴을 견지했다.
“네?”
이 정도면 또 되묻지는 않겠지… 하지만 유태범은 진짜 궁금한 모양인지 주저하면서도 말을 이었다.
“아니 두 분… 전에 주사실에서도….”
“아니, 저…! 그건…!!”
아니!! 진짜 그건…! 황경호는 당황해서는 입을 딱 벌렸다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 죄송합니다. 미리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신성한 직장에서 그런 못 볼 꼴을 보이고… 저도 부끄러워서 피하기만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도 저… 그… 금방 환자님의 프라이버시도 있고 그 일은 비밀로….”
“그럼 둘이….”
유태범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중얼거리자 황경호가 두 손을 마구 저었다.
“저얼~!대! 사귀는 거 아닙니다! 저 그런 취향 없습니다. 저 환자분도 없어요. 저 환자분은 그런 거 있으면 큰일 나는 사람이에요. 없어요. 없어요. 아니에요.”
결국 귀만큼이나 얼굴도 빨개졌다. 그제야 유태범도 실수했다 싶은지 고개를 꾸벅하며 사과를 했다.
“네… 이상한 거 물어봐서 죄송했습니다….”
“네, 아니에요. 제가 죄송합니다. 가시는 거죠?”
황경호는 화끈화끈한 얼굴로도 엘리베이터를 다시 잡아주었다. 금방 도착했다. 황경호는 그를 배웅했다. 그가 그렇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자 황경호는 엘리베이터 문에다 이마를 박았다.
“아, 진짜… 죽자. 죽어. 죽고 싶다. 죽고 싶어. 도은혁 이 새끼 진짜 두고 보자… 정말 죽여 버릴 거야….”
황경호는 정말 단단히 결심하고 있었다. 그날 집에 가서 엄청 싸우기도 했다. 그리고 강동현이 새 영화 홍보 때문에 전국 대도시를 돌며 시사회에 참여하며 하루, 이틀, 사흘 드문드문 보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연락을 한다고 해도 황경호가 병원에 있을 땐 잘 연락도 못 했다. 황경호가 퇴근하고 나서는 그가 일이 있고….
그러다가 서울로 돌아와 처음 본 게 병원에서였다. 황경호는 이제 다신 안 이래야지, 라고 마음을 먹어 놓고도 그 순간은 깜박하고 말았다.
“아… 으응… 진짜 이거 보험처리 싹 해야겠다. 돈 아까워….”
맨날 하라는 치료는 안 하고 엄한 짓만 하니 황경호가 푸념했다. 강동현이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은 채 웅얼거렸다.
“왜? 돈값 이상 해서 난 좋은데?”
“죽어라, 좀….”
처음에는 그런 식으로 스킨십을 하는 정도였는데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핫… 아앙. 안 돼… 안 되는데….”
시간이 다 되어서 강동현이 기억대로 그를 끌고 주사실로 들어갔다.
“빨리… 빨리 해. 알았지?”
“이제 점심시간이잖아. 그럼 됐지. 하아… 엎드려.”
“하앗… 아… 죽을 거 같아….”
그러고 한창 또… 황경호는 주사 침대에 상체를 기대고 그에게 엉덩이를 내민 자세로 쿵쿵 박히며 앓는 소리를 냈다. 오랜만이라 진짜 죽을 것 같았다.
“흣… 아앗. 앙… 하… 으… 도은혁….”
인조 가죽으로 된 주사 침대의 표면을 긁어 내리며 결국 침대에 축 온몸을 늘어뜨렸다.
“하아… 나 해… 으으응… 나….”
그리고 겨우 고개를 돌리며 신음을 흘리는데….
“…….”
거기에 이강유가 굳어서 서 있었다.
***
주 1일 올 때 갈 때 마주치는 사람과 주 5일 8시간 이상씩 보는 사람은 다르다. 설사 강동현의 부모님이라 할지라도 아직 어색한데 고용주는 훨씬 더 쪽팔리는 게 당연했다.
“…….”
황경호는 진짜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대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침대에 얼굴을 처박았다. 꿩 새끼처럼 그렇게 하면 자기 자신이 숨겨지길 바라고 있었다. 강동현도 허리짓을 멈춘 걸 보니 이번에는 다행히 누가 있다는 걸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강동현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희 사귑니다.”
“…!!”
그게 지금 할 소린가!! 황경호는 재빨리 주먹으로 그의 허리를 퍽 쳐버렸다. 여전히 고개도 못 들면서 말이다. 이강유는 침착하게(아마도) 입을 열었다.
“뭐 좀 가지러 온 건데… 거기 선반 위에 있는 소독약이랑 솜 좀 부탁합니다.”
“네? 아. 네.”
강동현은 머리 위를 살피다가 손에 잡히는 대로 잔뜩 잡아서 이강유에게 건네줬다. 그동안 황경호는 세상을 부정하고 있었다. 강동현이 건네준 걸 가지고 조용히 나가다가 이강유가 소독약과 솜을 주사 침대 위에, 황경호의 옆에 하나씩 놓았다.
“감염 조심하고.”
그리고 그는 나갔다. 진료실 문까지 닫히는 소리가 멀찍이 들리자 강동현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와… 이번 건 나도 식겁했네….”
“…….”
“그래도 확실히 너네 선생님은 양반이다.”
드물게 이강유를 칭찬하는 강동현이었다. 황경호는 아까부터 꼼짝도 못 하고 있다가 으흑, 하고 신음소리를 내더니 주사 침대로 아주 얼굴을 박고 들어가려고 했다.
“난 죽어야 돼. 죽어야 돼. 쪽팔려. 흑. 쪽팔려. 죽고 싶어.”
어떡해. 난 끝났어. 내 인생은 망했다. 쪽팔려. 죽고 싶어. 죽고 싶다. 황경호가 죽어가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강동현은 이번은 진짜 큰일이다 싶어서 가만히 그를 위로하려고 했다.
“왜 그래, 또… 이해해주실 것 같은데.”
“이해해주는 게 문제야!!! 이런 걸…! 이런 걸 자꾸 들키니까 문제 아냐!!”
섹스는 세상 가장 은밀한 행위 중의 하나가 아닌가. 황경호는 예전 자취를 할 때 단지 사람들에게 섹스를 하는 소리를 들켰다는 것만으로도 이사를 해버린 전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직장이라서, 유태범에게 그런 걸 보인 것도 간신히 견디고 있었는데 이번엔 이강유… 세상에서 가장 들키고 싶지 않은 사람 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이런 적나라한 모습을 보이다니. 부끄럽고 창피해서 진짜 죽을 것 같다.
“나와….”
황경호는 심지어 몸도 덜덜 떨었다. 저번에도 좀 이랬는데 이번은 좀 심각하다. 강동현은 얼른 그의 몸에서 나오고 옷을 추슬러 입었다.
“괜찮아. 응? 괜찮다니까.”
“…….”
“미안… 앞으로는 병원에서 절대 안 할게. 응?”
“…….”
“야….”
저번에 유태범한테 들켰을 때는 쉴 새 없이 불안감을 토로하며 강동현을 잡아먹으려고 했던 황경호였는데 이번은 아예 표정부터가 달랐다. 큰일이다. 황경호는 옷을 천천히 갖춰 입고는 두 손에다 얼굴을 묻었다.
“아… 멍청이. 병원에서 이런 거 하면 안 되는 거 알면서… 아, 바보. 병신….”
황경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책했다.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황경호는 여전히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예의나 지켜야 하는 룰에 대해 세심한 편이었다. 병원에서 하는 것도 하도 강동현이 조르거나 그냥 밀어붙이니까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익숙해졌다. 당연히 언제 들켜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었는데. 황경호는 완전히 우울해 하며 겨우 강동현에게 말했다.
“일단 가.”
“…넌 어쩌고.”
“알아서 할게. 일단 가….”
“아니, 그래도.”
“가라니까.”
강동현은 어찌해야 할지 영 난감해서 황경호의 눈치를 엄청 살폈으나 역시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주춤주춤 일단 말대로 나가긴 했는데 진짜 큰일이다.
‘이번 건 진짜 큰데… 엄마한테 들켰을 때도 안 저랬는데….’
하긴 엄마한테는 섹스한 거까지 보인 건 아니었으니까….
“하아.”
한숨이 나왔다. 황경호는… 아마도 이강유를 정말 좋아했을 것이다. 뭔가… 그런 의미는 아닐지 몰라도 인간으로서 호감을 느끼고 좋아하고 존경하고… 그런 존재였다. 실제로 사람도 진짜 좋아서 그가 왜 좋아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라 강동현은 이강유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지만 말이다.
‘이걸 또 어떻게 풀어주냐….’
강동현은 그것부터 걱정을 하며 일단 차를 타러 내려갔다.
황경호는 간신히 그 날을 어떻게든 보내고, 그 다음 날도 어떻게든 보냈다. 물론 그 다음 날도. 시도 때도 없이 부끄러워서 어디 가서 머리를 처박을지언정 일을 그만둘 순 없는 거니까 말이다.
그리고 원래 이강유도 이럴 때 상대방을 곤란하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니까 그런 면에서는 걱정하지 않았는데….
“너는… 걔가 좋니?”
이강유의 진료실을 정리하고 얼른 나가려는데 이강유가 갑자기 물었다.
“네, 네?!”
물론 황경호는 엄청 당황했다. 이강유는 황경호의 얼굴을 한 번 보더니 아니… 하면서 시선을 피했다.
“걔 엄청 진상이었는데 뭐가 좋아서 사귀나 싶어서….”
“…!!!”
황경호는 너무나 당황해서 이강유의 상태가 좀 이상하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황경호는 빨간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당황해하고 있었다.
“…그게… 그게….”
뭐든지 변명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황경호가 입을 뻐끔거리기만 했다. 이강유는 황경호를 보면서 물었다.
“원래 남자 좋아했어?”
“아, 아뇨!”
[너 이강유 좋아했지?]
갑자기 왜 이 말이 생각나지? 황경호는 반사적으로 이강유의 질문에 대답했다가 당황했다. 황경호는 손등으로 얼굴을 살짝 가리며 입을 열었다.
“그… 그때는 죄송했습니다… 너무 창피해서 죄송하다고 말씀도 못 드렸어요…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 없게 하겠습니다….”
“그래… 병원에서 그런 거 하면 안 되지. 누구 다른 사람이 봤으면 어쩌려고.”
“죄송합니다.”
벌써 유태범도 봤다… 황경호는 창피해서 당장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어졌다.
“사귄 지는 얼마나 됐니? 너 반지도 꽤 오래 끼고 다녔잖아.”
“…제대로는 2년 정도….”
“그랬구나….”
이강유는 갑자기 한숨을 푹 쉬더니 두 손으로 자기 얼굴을 문질렀다.
“미안하다, 이상한 거 물어봐서. 내가 좀 일이 있어 가지고… 나가 봐.”
“네….”
황경호는 얼른 이강유의 진료실에서 나왔다. 얼굴이 시뻘게진 상태로도 좀 의아해했다.
‘뭐지?’
이런 거 꼬치꼬치 물으실 분은 아닌데… 황경호는 잠깐 이상한 눈빛으로 진료실 문을 돌아보았다.
***
그동안 강동현은 황경호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이것저것 준비 중이었다. 오랜만에 꽃도 사고 선물도 왕창 사서 그를 데리러 병원으로 향했다.
“어디야?”
[이제 집에 가려고. 왜?]
“나 지금 병원 가는 중인데.”
[진짜? 언제 도착하는데?]
“1분이면 도착한다.”
[알았어. 잠깐 주차장에서 기다려, 그럼.]
황경호는 그렇게 말했다. 강동현은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주차장에서 한참 기다리고 있으니 황경호가 내려왔다.
“밖에 차 엄청 막힐 텐데.”
차에 타면서 황경호가 그렇게 말했다. 강동현은 짠, 하면서 그에게 꽃다발을 내밀었다.
“…….”
이제 강동현의 이런 패턴이야 파악한 지 오래다. 황경호는 그의 얼굴을 잠깐 흘겨보았다가 한숨을 쉬었다.
“또 이런 건….”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소란이 들렸다. 강동현이 황경호에게 막 뽀뽀를 하려던 참이라 둘 다 깜짝 놀라 움츠리고 선글라스를 끼며 몸을 수그렸다.
“아니에요. 이해해요, 선생님.”
“아니, 아니, 이게 그런 게 아니라….”
뭔가 익숙한 목소리인 것 같은데… 황경호와 강동현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보니 주차장 끝쪽, 이강유의 벤츠 앞에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그래도… 그래도 이럴 거면… 이럴 거면 그날 왜 그러셨어요?”
“그러니까 아니라잖아. 잠깐만 내 얘기 좀….”
“됐어요. 그냥… 그냥…! 이럴 거면 그날 밤에 그렇게 괴롭히지나 말지… 엉덩이… 엉덩이 아파 죽는 줄 알았다구요!”
황경호와 강동현이 입을 딱 벌렸다. 둘은 한참을 그대로 계속 싸우다가 이강유가 간신히 설득하여 같이 차를 타고 주차장을 나갔다. 두 사람은 더욱 좌석에 찌그러져 몸을 낮추었다.
“…….”
“…….”
솔직히…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황경호가 지금이라도 그를 연애대상으로 인식하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남자를 연애대상으로 본 적 없다고 줄창 얘기를 하는 황경호였지만 그에게는 아주 탁월한 소질이 있었다. 게다가 강동현이랑 살면서 더욱 개발되었고 말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강유에 대한 그의 호의는 매우 강한 편인 데다가….
하지만 돌아본 황경호의 표정은 분노에 가까웠다.
“저 파렴치한……!!”
아, 다행히도(?) 이강유의 성추행 의혹이 다시 불거진 것 같다. 강동현은 슬쩍 동조했다. 라이벌은 시간이 있을 때마다 눌러주는 게 상식이다.
“그래… 저번에 우리 들켰을 때도 너무 반응 없다 싶더라. 아무리 니네 선생님이 우리보다 사회생활을 오래 하셨다고 해도.”
“그게 문제야?! 너 지금 못 들었어?? 지금 저거…! 선생님이 유태범 환자한테 결국 손댔다는 거잖아!”
“그래… 그렇지. 어떡하냐… 니 말대로 세상에 믿을 놈이 하나도 없는 거지.”
“와… 그렇게 자기는 아니라고 발뺌을 하더니! 열 받아. 더 열 받아. 저런 사람을 선생님이라고!”
황경호는 분노했다. 덕분에 어부지리로 강동현한테 화난 건 날아갔는지 동의를 바라며 강동현을 돌아보는 황경호였다. 강동현은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차를 출발시켰다. 집으로 가는 내내 황경호는 이강유를 욕했고 강동현은 예스봇이 되었다. 집에 도착해서도 그래, 그래, 하면서 그의 옷을 벗겨주고 같이 욕실에 들어가서 목욕을 했다.
“너무 마음 상해하지 마. 어차피 남인데.”
강동현이 그렇게 말하며 황경호의 배를 쓰다듬었다. 황경호가 화를 냈다.
“이게 그런 문제야? 정의의 문제라고, 정의. 진짜 신고할지 아니면 유태범 환자님 전 여친한테 찌를지 심각하게 고민이다.”
황경호가 인상을 팍 찌푸리며 그렇게 말했다. 강동현은 그의 피부를 만지며 그의 뺨에 입을 맞췄다.
“기분 많이 안 좋은가 보네?”
“속은 게 제일 기분 나빠.”
“한 번 하면 기분 좋아질 거 같지 않아? 응?”
“…….”
황경호가 강동현을 돌아보았다. 황경호는 진짜 어이가 없다는 얼굴이었다.
“진짜 가끔… 니 머리는 섹스만 차있는 게 아닌가 싶다….”
“어, 또 자기만 쏙 빠져나간다. 넌 나 볼 때 그런 생각 안 해?”
“안 한다.”
“거짓말.”
“안 한다고.”
“안 한 지 2주나 됐는데? 어? 진짜로?”
“…….”
황경호는 갈등하는 얼굴이 되었다. 강동현은 씨익 웃었다. 하고 싶으면서. 강동현은 황경호의 입술에 입을 쪽 맞췄다.
“하자. 응? 하자. 하자. 하자, 경호야.”
“…알았어. 진짜.”
그러자 그가 못 이긴 척 그렇게 말했다. 아싸. 강동현은 그의 몸을 돌려서 그와 마주 보았다. 그리고 그를 무릎으로 서게 하고 가슴을 핥으며 엉덩이에 손가락을 넣었다.
“읏….”
황경호는 강동현의 머리카락을 꽉 잡으며 움찔했다. 그렇게 빨리빨리 핑거링을 하자 그가 허리에 힘을 못 주고 강동현에게 기대어왔다.
“으응… 천천히… 천천히… 앗… 으응….”
황경호가 그렇게 신음했다. 강동현은 그의 옆구리를 깨물었다.
“싫은데. 빨리할 건데.”
강동현은 청개구리처럼 장난스럽게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 좀 엉덩이를 당겨 안고 그와 하반신을 겹쳐 앉았다. 황경호는 야시시한 얼굴로 턱을 들며 부들 떨었다.
“으… 앗… 아아….”
즈으으읏, 하고 젤도 없이 뭐가 꾸욱 들어온다. 강동현도 섹시한 얼굴로 눈을 감으며 감탄사를 냈다.
“아… 오랜만. 죽인다… 으윽….”
그리고 끝까지 넣자 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황경호는 강동현의 목에 팔을 두르고 마구 신음했다.
“핫… 아앗…! 아… 좋아… 좋아… 기분 좋아… 흐앗… 거기… 거기… 아아앙… 거기….”
“헉… 윽… 여기? 하… 좋아? 으윽… 미치겠다. 사랑해. 사랑해.”
강동현이 그의 거기에 자기 고환이 철썩철썩 부딪힐 정도로 빠르고 세게 박으며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황경호가 팔에 힘을 줘서 매달려왔다. 뜨거웠다. 살을 섞는 게 기분 좋았다. 황경호는 금방 오르가즘을 느끼며 몸을 꿈틀거렸다.
“흐읏… 아아아아…!!”
“아윽… 윽….”
조인다… 강동현은 땀을 후두둑 흘리며 한참 신나게 그와 섹스를 하다가 사정했다. 그의 음부에서 급하게 자지를 빼서 그의 얼굴과 가슴에 뿌렸다.
“하아… 윽… 헉….”
강동현이 욕조를 붙잡으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황경호는 자기 얼굴과 가슴에 늘어진 그의 정액에… 짜증을 냈다.
“딴 데 하지 꼭….”
기운 빠진 목소리로도 그렇게 투덜거렸다. 강동현은 그의 몸을 잡고 욕조에 엎드리게 했다. 황경호는 앗, 하고 그를 돌아보았다.
“더 할 거야?”
“어… 젠장… 지금 좀… 엄청….”
강동현은 엄청 흥분해서는 그대로 다시 황경호의 엉덩이 사이에 자기 자지를 대고 이번엔 한 번에 콱 끝까지 박았다.
“하아앗…!”
찌릿하고 좀 아팠다. 그대로 두 손목을 뒤로 잡힌 채 퍽퍽퍽 박히기 시작했다.
“경호야. 경호야. 윽! 경호야….”
“핫. 앗. 아앗. 앗. 아앙… 좀만… 핫… 아아앙….”
간 지 얼마 안 돼서 엄청 민감했다. 찹찹찹. 쩝쩝. 첩첩첩첩. 퍽퍽퍽. 살과 살이 부딪치는 소리가 욕실을 울렸다.
“헉… 씨X… 나 먼저 한다.”
“뭐? 아…!”
“으으윽… 큭…!!”
강동현이 황경호를 보내지 못하고 먼저 간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엔 안에다… 강동현은 황경호를 확 일으켜 뒤에서 그의 몸을 꽉 끌어안으며 흠뻑 지렸다. 황경호는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자신의 것을 손으로 쥐고 만졌다.
“흣… 읏… 아앗… 아아… 흐으으으…!”
남자가 자기 뱃속에 사정을 하고 있을 때 자위를 해서 오르가즘을 느끼다니… 할 때는 별생각 없었는데 하고 나니까 좀 부끄럽다. 강동현의 얼굴을 돌아봤더니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엄청 느끼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기분 좋았어?”
황경호가 물었다. 강동현이 눈을 반쯤 떴다가 다시 감으며 황경호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죽을 것 같아… 최고….”
그리고 그가 휘청하고 황경호를 내리누르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나 빠져. 빠진다고.”
“조금만 있다가… 한 번 더 하자. 지금, 지금은 진짜… 아으… 미치겠다….”
“아니, 나 빠진… 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