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0. 프롤로그
1. 만남 (1)
1. 만남 (2)
1. 만남 (3)
2. 첫 번째 탈출 (1)
2. 첫 번째 탈출 (2)
2. 첫 번째 탈출 (3)
0. 프롤로그
“자기야. 왜 도망을 쳐? 다시 이렇게 잡힐 거면서.”
지운이 싱긋 웃었다. 유나는 흐느끼며 그에게서 벗어나려 애썼다.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손목과 발목을 옥죈 수갑은 풀릴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가능성 없는 몸부림조차 못마땅했는지 지운이 인상을 찌푸렸다.
“말만 잘 들으면 편할 텐데. 왜 이렇게 말을 안 듣지?”
지운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고는 손을 들어 유나의 머리통을 콕콕 찔렀다.
“이해가 안 돼, 유나야.”
“개, 새끼…야. 너 같으면, 네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 것 같아?”
유나의 입에서 신랄한 욕설이 튀어나왔다. 지운이 씨익 웃었다가 이내 표정을 싸악 바꾸더니 유나의 목덜미를 그러쥐었다.
“또. 말 안 듣는다.”
“차라리 죽여, 씹새끼야!”
유나가 온몸을 써 가며 발악했다. 발버둥을 치고 손을 미친 듯이 움직였다. 수갑이 철그렁철그렁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
“유나야. 시끄러워.”
지운이 발버둥 치는 유나를 잡아 눌렀다. 지운은 지운 나름대로 힘 조절을 해 유나를 제압하고 있는 것이지만 유나에게 그런 것 따위 중요하지 않았다. 제 자유 의지를 강제하고, 제 행동을 강제로 막는다는 것에 분노했다.
저딴 새끼가 내 에스퍼라니.
에스퍼와 가이드 따위, 그런 종속적인 관계 따위 싫었다. 유나는 아악 소리를 지르다가 이내 흐느끼며 울기 시작했다. 이 상황이 너무 싫었다. 왜, 왜, 왜……. 유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평안했던 제 일상을 떠올렸다.
이 새끼랑 만나지만 않았어도…….
유나가 눈을 감으며 정지운과 처음 맞닥뜨린 상황을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