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 친한 IF 외전
1. 메리골드
-만약 지훈이 없는데 영훈에게 러트가 온다면
“으, 후으….”
영훈은 이불에 코를 박고 다리 사이에 덜렁거리는 성기를 손으로 감싸 쥐고 흔들었다. 지훈의 체취가 남아있는 이불은 영훈이 몸을 움직일 때마다 구겨지고 뭉쳐지면서 달콤한 냄새를 만들어서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은 영훈을 취하게 했다.
영훈이 터질 것처럼 부푼 좆을 손으로 감싸 쥐고 정액을 쥐어짜 내듯이 흔들자 안쪽에 고여 있던 액이 성기를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거칠어진 숨을 할딱할딱 내쉬며 입을 벙긋거렸다.
막내 지훈은 과제 때문에 친구 집에 갔고 큰형인 석훈은 회사에 일이 있다고 늦을 거라고 했다. 영훈이 혼자 집에 있는 건 드문 일이 아니었지만 이런 식으로 갑자기 러트가 온 건 예상 밖의 일이었다.
영훈은 고향 집에 내려온 후 동생인 지훈과 몸을 섞었고, 그 뒤로는 따로 러트를 관리하지 않았다. 러트가 온다고 하더라도 제가 점찍은 오메가인 지훈과 마음껏 섹스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억제제를 먹으면서 관리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근데 하필이면 이런 식으로 지훈이 없는 날 러트가 올 줄은 몰랐다. 집에 억제제가 떨어진 지는 오래였고, 페로몬이 흘러나오기 시작해서 병원에 가는 것도 무리였다. 이 상태로 길거리를 돌아다니면 아무 오메가나 붙잡고 신나게 해댈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외출 자체를 자제해야 했다.
손에 끈적하게 묻은 액을 보며 영훈은 한숨을 내쉬었다. 급하게 처리했지만 성기는 금방 다시 일어설 기세였고 몸은 더 뜨거워지고 있었다. 고작 이런 것으로 해갈될 리 없는 갈증에 목이 탔다. 부족해도 너무 부족했다.
잠깐의 이성이 돌아온 지금 영훈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머릿속으로 빠르게 떠올리다 석훈을 떠올렸다. 페로몬은 다르지만 석훈도 같은 알파였다. 집에만 있는 자신과 다르게 매일같이 출근하는 석훈은 러트 관리를 할 것이고 그러면 먹다 남은 억제제가 있을지도 모른다.
머릿속으로 결론을 내린 영훈은 지훈의 침대에서 일어나 하의를 입으려고 했으나 끈적한 체액으로 젖은 팬티를 보고 혀를 찼다. 축축하게 젖은 팬티를 다시 입는 것도 찜찜해 아래를 벗은 채 지훈이 방을 빠져나왔다.
지훈의 페로몬이 발목을 붙잡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밤새 자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휘청거리는 다리에 단단히 힘을 주고 복도를 지나 대각선 맞은편에 있는 석훈의 방문을 열었다. 미닫이문을 옆으로 열자 방 안에 배어 있는 석훈의 체취와 페로몬이 영훈을 덮칠 듯이 다가왔다.
영훈은 원래 페로몬에 민감한 체질이지만 평소 석훈의 페로몬에는 신경을 쓴 적이 없었다. 언제나 달달한 냄새를 풍기는 지훈의 페로몬에 몸이 둥둥 뜨는 것 같아서, 그것만 신경 썼는데 몸이 예민해진 상태에서 느낀 큰형의 페로몬은 지훈의 향기 못지않게 치명적이었다.
지훈의 페로몬이 둥글고 달콤한 느낌이라면 석훈의 페로몬은 날이 잔뜩 서 있어서 잘못 움직이면 여린 피부에 상처가 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같은 알파 페로몬이기에 거부감이 들 법도 한데 형제여서 그런지 그런 느낌은 전혀 없었다.
“하아….”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냄새에 영훈은 저도 모르게 흥분했다. 셋이 몸을 섞는 일이 많다 보니 영훈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성기가 단단하게 발기했다. 러트 때문에 가뜩이나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상황에서 페로몬 공격을 받는 것 같았다.
영훈은 억제제가 들어 있을 책상 서랍을 바라보며 걸음을 내디뎠다. 방 안으로 들어갈수록 석훈의 페로몬이 진하게 느껴져서 호랑이 아가리에 대가리를 처넣는 기분이 들었다. 더 이상 맡으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숨을 안 쉴 수는 없었고, 익숙한 페로몬에서 느껴지는 안정감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걷기 힘들 정도로 발기한 성기를 달랑거리면서 힘겹게 걷던 영훈은 기어이 서랍 앞에서 무릎이 꺾이고 말았다.
“하아, 하아.”
입에서 나오는 뜨거운 숨이 영훈의 콧등을 건드렸다. 고개를 숙이자 잔뜩 성이 난 제 성기가 배꼽 아래를 툭툭 건드리는 게 보였다. 홀린 것처럼 성기를 꽉 감싸 쥐자 찌릿찌릿한 전류가 번졌다.
참아야 한다는 생각은 단숨에 어딘가로 날아가 버렸다. 숨을 쉴 때마다 석훈의 페로몬이 빨려 들어와 머리까지 발기하는 기분이 들었다. 특별한 반찬이 없어도 단숨에 사정할 수 있을 정도로 성욕이 턱밑까지 차올랐다.
영훈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손을 움직였다. 배 속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워졌다. 갑자기 몰아닥친 흥분을 견디지 못하고 발정 난 짐승처럼 성기를 쥐고 흔들었다.
눈을 감은 머릿속에 석훈이 지훈을 만지던 모습이 떠올랐다. 티 하나 없는 지훈의 가슴팍에 도드라진 유두를 석훈이 손끝으로 건드리다 입술로 물고 빨 때마다 그걸 보면서 흥분했다.
석훈의 손길은 언제나 과감했고, 그 손길 아래서 지훈이 흐트러지면 덩달아 저도 흥분했다. 함께 지훈 안에 넣고 허리를 흔들 때면 마찰이 되는 성기가 뜨겁고 단단했다. 부드럽게 조이는 지훈이 내벽과 다르게 석훈의 성기는 힘있게 누르면서 영훈의 성기를 찌부러트릴 것 같았다.
그럴 때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강한 쾌감이 전신에 쫙쫙 번져서 괴로웠다. 거칠게 허리를 움직이고 좁은 내부에서 서로의 성기를 마찰하다 보면 쾌락에 짓눌려 죽을 것 같았다. 영훈은 잡고 있던 성기를 뿌리까지 움켜쥐고 거칠게 흔들었다. 이런 식으로 움직임이 빨라지면 석훈의 미간이 좁아지곤 했다. 금방이라도 도달할 것 같은 절정을 꾹 참고 두 동생의 점막과 성기를 더 느끼고 싶은 것처럼 거칠게 욕정했다.
석훈의 방에 가득 묻어 있는 체향 때문에 석훈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더 선명해졌다. 영훈은 지훈을 사이에 두고 뒤에서 덮쳐 오는 석훈을 떠올렸다. 단단하고 건장한 체구로 짓누르는 무게에 언제나 흥분했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 자신은 지훈의 페로몬뿐만 아니라 석훈의 페로몬에도 흥분한다. 지훈의 페로몬과 섞이면 날카로운 향이 무뎌지는 그 순간이 사랑스러웠다.
장담하는데 아마 석훈도 영훈의 페로몬에 흥분할 것이다. 박히고 싶다는 원초적인 행위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큰형, 김석훈의 페로몬은 홀로 있어도 영훈을 흥분시킬 만했다.
엄지로 귀두 끝을 빙빙 돌리며 문지르자 허벅지가 파르르 떨렸다.
“하아, 읏…!”
성기 끝에서 흘러나온 선액 때문에 손바닥과 기둥이 축축했다. 조금만 더 하면 끝에 다다를 것 같아 허리를 숙인 채 성기를 잡은 팔을 빠르게 움직였다. 탁탁탁, 살을 흔드는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우면서 석훈의 페로몬이 폐 속으로 빨려 들어왔다. 단정치 못한 모습으로 형의 방에서 자위하고 있음에도 욕구는 더 강해졌다.
“하아, 형, 지훈아….”
입 밖으로 소리를 낸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면서 강렬한 쾌감이 쏟아져 나왔다. 왈칵 터져 나온 정액이 손바닥을 흠뻑 적셨다. 허리가 부들부들 떨려서 눈을 깜박이며 흐트러진 호흡을 정리하는데 문가에 양말을 신은 발이 보였다.
혼자 있었기에 영훈은 방문을 닫지 않았었다. 열린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확인하지 않아도 뻔했다. 고개를 들지 않아도 이 방의 주인이 돌아왔다는 걸 알아서 영훈은 눈을 질끈 감았다.
“엄청난 서프라이즈네.”
석훈이 방 안으로 들어서며 담담하게 말을 뱉었다. 영훈은 할 수만 있다면 쥐구멍으로라도 숨고 싶었다. 늦는다고 했지 외박한다는 건 아니었으니까 석훈이 돌아올 거라는 건 영훈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다만 하필이면 지금 이 타이밍인인 건 별로였다. 주인 없는 방에서 자위하는 모습을 지훈에게 들키는 것과 석훈에게 들키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 달랐다.
“러트?”
“…어.”
흥분의 기색이 가시지 않은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하자 석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약 찾으러 온 거야?”
마치 실제로 본 것처럼 말하는 것에 영훈은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눈치가 진짜 귀신이다. 석훈을 이겨보고 싶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지만 앞으로도 이길 수는 없을 것 같았다.
“하나 먹고 병원 가게.”
영훈은 성기 끝을 꽉 쥐어서 정액이 흘러내리지 못하게 하면서 대답했다.
“약 없어.”
“뭐?”
예상과는 다른 대답을 하며 석훈은 쪼그리고 앉아 영훈과 시선을 맞췄다.
“지훈이 있으니까 필요 없지.”
“아무리 그래도….”
“나 원래 페로몬 잘 못 느끼니까 상관없잖아. 요즘은 거의 매일 섹스해서 별로 필요도 없었고.”
석훈도 영훈처럼 주기 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말에 골이 울렸다. 아니, 사실 저 말을 완전히 믿을 수 없기도 했다. 석훈같이 철저한 남자가 러트 억제제 하나도 상비해 놓지 않았다는 건 의심스러웠다. 영훈은 석훈의 책상 서랍에 시선을 줬다.
“진짜 없어.”
석훈은 원한다면 서랍을 열어봐도 좋다는 듯 대꾸했다.
영훈은 석훈을 가만히 봤다. 없다는데 사람을 의심하는 것처럼 서랍을 열어서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 누가 뭐라 해도 석훈은 형이었고, 형은 동생인 영훈과 지훈을 위기에 빠트릴 사람이 아니었다.
“하아, 그럼 약 좀 사다 줘. 시판이라도 일단 먹어야지.”
“그럴 필요 있어?”
석훈은 바닥에 앉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손가락을 뻗어 영훈의 손바닥 안을 파고들었다. 꽉 쥐고 있던 손바닥 사이로 손가락이 파고들자 음탕한 행위가 절로 연상됐다. 석훈이 영훈의 성기를 손끝으로 쓸어 올렸다.
“읏, 뭐 하는 거야?”
“섹스로 해결하면 되잖아.”
“지훈이, 없잖아.”
마른침을 꿀꺽 삼키고 영훈이 대답하자 석훈이 시원스레 웃어 보였다.
“내가 있잖아.”
마치 아무것도 문제가 아니라는 것처럼 하는 대답에 영훈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어린 시절부터 석훈은 언제나 엄청난 말을 했고, 그 말에 동생인 지훈이나 영훈이 반박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돌이켜 보면 세뇌였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어느 순간 영훈의 손을 밀어낸 석훈의 손가락이 뱀처럼 움직여 성기를 옭아맸다.
“입으로 해주길 바라면 입으로 빨아줄 거고.”
석훈의 손가락이 더 아래로 움직였다. 쿠퍼액과 정액이 흘러내려 젖은 다리 사이로 들어온 손가락이 회음부를 문질렀다.
“쑤셔주길 원하면 네가 울 때까지 쑤셔 줄 거고.”
영훈의 귀에 달짝지근한 유혹이 달라붙었다. 허리 안쪽이 간지러웠다. 가까이 다가온 석훈의 페로몬이 진해지면서 영훈의 흥분이 치솟았다. 일부러 페로몬을 풀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막을 수가 없었다. 점점 더 아래로 움직이려는 석훈의 손목을 영훈이 꽉 붙잡았다.
“…엉덩이는, 싫어.”
영훈이 부릴 수 있는 알파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석훈은 영훈의 앞머리를 살짝 쓸어 넘겨주더니 피식 웃었다.
“앉아.”
짧은 명령에 발끝이 저릿해졌다.
영훈이 침대 가에 걸터앉자 석훈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석훈의 시야가 영훈의 무릎 언저리를 맴돌았다. 영훈은 아무것도 입지 않은 아래가 허전해서 다리를 살짝 오므렸다. 그러자 석훈이 가소롭다는 듯 무릎을 쥐고 다리를 확 벌렸다. 알 수 없는 기대감과 페로몬에 자극당한 성기가 퉁 튀어 올랐다.
석훈은 짧게 한숨을 내쉬며 목 아래까지 단단하게 조여 매고 있던 넥타이를 살짝 풀었다. 흠잡을 곳 없이 단정했던 모습이 조금씩 흐트러지는 것이 매혹적으로 느껴졌다. 석훈의 잘생긴 얼굴이 영훈의 다리 사이에 들어왔다. 석훈의 숨결이 허벅지 안쪽에 닿자 몸이 움찔움찔 떨렸다.
“형, 잠깐.”
점점 다가오는 얼굴을 보고 영훈이 손을 아래로 내려 성기를 가렸다. 조금 전 사정해서 정액이 묻은 성기를 형이 빤다고 생각하니 수치심이 몰려왔다.
“치워.”
석훈은 손바닥으로 무릎을 둥글게 문지르며 명령했다. 스스로 성기를 드러내라는 말에 영훈은 입술을 깨물었다. 분명 제 아래 있는 것도 석훈이고, 빨아주는 것도 석훈인데 손을 치우면 잡아먹힐 것 같았다.
“안 할 거야?”
석훈이 끼고 있던 안경을 바닥에 툭 내려놓았다. 안경테에 가려져 있던 쭉 뻗은 눈꼬리가 드러난 석훈의 얼굴이 더 선정적이었다. 무릎을 쓰다듬는 매끄러운 손길에 못 이기겠다는 듯 영훈이 슬쩍 손을 치웠다.
석훈의 입술이 벌어지면서 붉은 혀가 입 새에서 흘러나왔다. 석훈은 뾰족하게 세운 혓바닥으로 귀두를 톡 건드렸다. 영훈이 몸을 움찔 떨자 석훈은 혓바닥을 넓게 내밀어 귀두 전체를 핥았다. 츄르릅 소리가 크게 울리면서 성기가 바르르 떨렸다.
영훈은 허리 안쪽이 욱신거려 견디기가 어려웠다. 석훈이 더 강하게 빨아주길 바라서 안달이 났다. 석훈은 영훈의 성기 여기저기 묻어 있는 정액의 흔적을 따라 혀를 움직였다. 녹은 아이스크림을 핥아먹는 것처럼 석훈이 혀를 바쁘게 움직였다.
“흣, 형….”
영훈의 목에서 애가 달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조르고 싶지 않은데 석훈의 움직임에 혀가 감질났다. 석훈은 말해 보라는 듯 영훈의 얼굴에 시선을 줬다.
“핥지만 말고….”
영훈이 팔을 움직여 석훈의 귓불을 매만졌다. 입속에서 ‘지훈이한테 하는 것처럼 해줘.’라는 말이 맴돌았다.
“입에 넣고 빨아?”
석훈이 봐줬다는 듯 묻자 영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목구멍까지?”
끈적한 유혹에 영훈이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순간 영훈의 성기가 석훈의 입 안으로 쭉 빨려 들어갔다. 지훈보다 훨씬 큰 입이 성기를 세게 빨아서 영훈은 숨도 쉴 수가 없었다. 뜨겁고 커다란 입 안이 그대로 성기를 삼킬 것 같아서 짜릿했다.
“으읏, 형.”
영훈은 석훈의 뒤통수를 감싸 쥐며 허리를 숙였다. 석훈의 부드러운 머리칼이 영훈의 품 안에 들어왔다. 발가락이 곱아들며 발등이 동그랗게 솟아올랐다.
석훈이 귀두부터 뿌리까지 쭉쭉 빨아들이면서 머리를 움직였다. 석훈이 깊게 빨아들이자 성기가 목구멍 끝까지 삼켜졌다. 석훈은 목젖을 조이며 영훈의 성기를 애무했다. 석훈이 쯉쯉거리며 빨 때마다 영훈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지훈의 어설픈 펠라와는 비교도 안 되는 강렬한 자극이 흘러넘쳤다.
목 뒤로 영훈의 뜨거운 숨이 떨어져서 석훈의 바지 앞섶도 부풀어 올랐다.
“혀, 형….”
성기 끝에 몰리는 흥분을 이기지 못한 영훈이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 같아 참기가 어려웠다.
“그만, 나와… 떨어, 져.”
영훈이 머리를 밀어내려 했지만 석훈은 오히려 더 세게 성기를 흡입했다.
“안, 돼, 아읏…!”
동그랗게 곱은 발끝에 매달린 발톱이 바닥을 긁었지만 무의미한 저항이었다. 허무할 정도로 많은 양의 정액이 석훈의 입 안으로 쏟아졌다. 석훈은 한 방울도 남기지 않겠다는 것처럼 영훈의 성기에서 나온 정액을 꼴깍, 꼴깍 삼켰다.
지훈에게 먹인 적은 몇 번 있었지만 석훈이 제 정액을 먹는 건 처음 봐서 영훈의 몸이 덜덜 떨렸다. 숨이 막힐 것 같아 영훈이 눈을 꾹 감자 석훈이 다시 고개를 숙였다.
“윽, 뭐 하는 거야?”
사정으로 인해 늘어지려던 영훈이 놀란 소리를 냈다.
“응?”
“어딜, 핥는 거, 야, 흣….”
“불알.”
석훈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하, 하지 마.”
“여기 핥아 주면 좋잖아.”
석훈은 혀를 길게 내밀어 영훈의 음낭을 핥다가 입술로 가볍게 물었다. 입술로 음낭을 쭈우욱 빨아들이자 영훈이 다리를 부들부들 떨었다. 발뒤꿈치가 위로 솟아오르면서 허벅지에 힘이 들어갔다. 어느새 정액이 다시 차오른 것 같은 음낭을 석훈은 사탕이라도 되는 것처럼 입 안에 넣고 굴렸다.
“그만….”
저항감이라고는 전혀 없는 젖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석훈이 음낭을 입술로 조였다가 풀기를 반복하더니 혀를 더 아래로 미끄러트렸다.
“흣.”
편편한 혓바닥이 회음부에 닿자 견디기가 어려웠다. 충격적으로 느껴지는 자극에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다. 성기가 움찔움찔 떨리면서 팽팽하게 기립했다.
“하지, 마, 흐응….”
“좋아하는 거 같은데?”
석훈이 혓바닥으로 회음부를 자극하며 꼼꼼하게 핥았다. 아래를 핥고 빠는 입술에 영훈은 정신이 혼미해질 것 같았다. 그만하라고 하고 싶은데 짜릿한 전류가 몸에 퍼져 견딜 수가 없었다.
석훈의 혀는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갔다. 얼굴이 자꾸 아래를 파고들어 영훈의 허리에 힘이 빠졌다. 석훈은 영훈의 엉덩이를 양 손바닥에 감싸 쥐고 침대 끝으로 잡아당겼다. 몸이 아래쪽으로 쭉 끌려가자 허리가 뒤로 밀리면서 매트리스 위로 영훈의 몸이 떨어졌다.
영훈은 침대에 누운 채 바닥에 내린 다리를 더 넓게 벌렸다. 발톱이 바닥을 자꾸 긁었지만 아무런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다.
“흣.”
영훈은 일어나려고 했지만 엉덩이 사이 은밀한 부위에 혀끝이 닿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회음부를 빨릴 때보다 더 강렬한 쾌감이 전신에 번졌다. 하지 말라는 말도 잘 안 나왔다.
석훈은 영훈의 허벅지를 손바닥으로 누른 채 혀를 움직였다. 혀끝으로 꽉 다물린 구멍 입구의 주름을 세듯이 건드렸다. 젖지 않은 구멍이 움찔움찔 떨리는 게 느껴졌다.
“하지, 마, 형….”
“영훈아, 나는 내 동생들이 거짓말하는 게 그렇게 싫더라.”
석훈이 말할 때마다 떨어지는 숨결이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영훈은 다리를 오므리지도 못하고 석훈의 혀가 농락하는 대로 몸을 떨었다.
석훈은 구멍 입구를 꼼꼼하게 핥더니 좁은 틈새로 혀를 밀어 넣었다. 입구를 자극하는 말캉한 감촉에 영훈의 허리가 위로 떠올랐다. 이물질이 침입했다는 거부감 따위를 제대로 느낄 수도 없었다. 말랑거리는 혀는 영훈의 입구를 녹일 것처럼 움직였다.
지훈에게 해준 적은 있지만 이런 느낌일 줄은 몰랐다. 한 번도 당해 본 적 없는 애무는 천박하고 야릇했다. 영훈은 석훈을 밀어내지도 못하고 이불만 움켜쥔 채 몸을 뒤틀었다. 몸속에 퍼지는 간질간질한 열기가 부족함을 호소했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석훈의 페로몬이 피부에 스며드는 것 같아 견디기가 더 힘들었다. 석훈의 혀가 움직일 때마다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아, 으읍….”
성감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구멍이 움찔움찔하며 혀가 움직이는 것에 맞춰 벌어졌다. 석훈은 밀어 넣은 혀로 구멍 입구를 빙글 핥으면서 빨아들였다. 입술로 한참 동안 입구를 희롱하던 석훈이 느릿하게 혀를 뒤로 물렸다. 쪼옥 소리가 나며 입술이 떨어지자 아쉬운 것처럼 영훈의 엉덩이가 입술이 움직인 방향으로 따라 움직였다.
“으흣.”
영훈이 입술을 질겅질겅 깨물었다. 내내 다리 사이에 앉아 있던 석훈이 바닥에 일어나 영훈의 얼굴을 바라봤다. 발딱 일어선 영훈의 성기 끝에서는 쿠퍼액이 줄줄 흘러나와 아랫배 부근이 엉망이었다.
“…형.”
영훈이 헐떡거리자 입과 콧속으로 석훈의 페로몬이 더 밀려들어 왔다. 석훈이 일부러 페로몬을 풀고 있었지만 이미 잔뜩 흥분한 머리로 생각이라는 걸 할 수가 없었다.
“부르지만 말고, 말해.”
석훈이 영훈의 뺨을 손바닥으로 문질렀다. 막내 지훈을 달랠 때, 혹은 설득할 때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석훈의 농간에 속절없이 넘어가는 지훈이 뭘 모르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제가 이런 처지가 되자 참는 게 어려웠다. 설마 석훈이 저한테 이럴 줄은 몰랐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준다고 했잖아.”
천박한 요구를 직접 하라는 말에 영훈은 몸이 떨렸다.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얼굴을 쓸어내리는 석훈의 손길에 이미 안쪽에서부터 무언가가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속삭이는 다정한 유혹에 점령당해 생각나는 것은 하나뿐이었다.
“…너, 넣어줘.”
소원을 비는 것 같은 목소리로 영훈이 중얼거렸다.
“하아, 기다리다 좆 터지는 줄 알았어.”
월등하게 아름다운 얼굴로 웃어 보이는 석훈을 보며 영훈은 직감했다.
잡아먹힌다.
“형….”
떨리는 목소리로 부르자 석훈이 바지춤에서 성기를 끄집어냈다. 석훈은 기회를 노리고 있던 사람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꼭 오늘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이렇게 하려고 생각했던 사람 같았다.
영훈의 다리를 활짝 벌리고 무릎을 위로 밀어 올려 비부가 훤히 드러나게 했다. 그와 동시에 단단하게 발기한 성기가 석훈이 빨아서 풀린 구멍 입구에 닿았다.
“힘 빼.”
영훈의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너 처음이잖아.”
석훈은 처녀지 정복을 앞두고 흥분한 남자의 얼굴로 동생을 바라봤다. 소름 끼치도록 다정한 욕정에 온몸의 세포까지 발기하는 것 같았다.
“잠깐, 형….”
지금이라도 거절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석훈의 성기가 영훈의 몸을 가르고 들어왔다.
“지금 잠깐은 안 돼, 넣어달라고 한 건 너잖아.”
석훈은 완벽하게 영훈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풀어진 구멍을 지나 빡빡한 내벽에 석훈의 귀두가 진입했다.
“으읏….”
딱딱하게 발기한 성기는 느리지만 조금씩 영훈의 안을 점령했다. 지니고 있던 남성성이자 알파로서의 자존감 같은 것이 파괴되며 알싸한 고통이 밀려왔다. 혀로 희롱당해 풀어진 내벽과 다르게 안쪽은 아직도 빠듯하고 좁았다. 영훈은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석훈이 진입하는 속도에 맞춰 심호흡을 했다.
“하아, 확실히 많이 박아봐서 그런가. 어떻게 하면 쉽게 들어갈 수 있는지를 아네.”
석훈이 손바닥으로 영훈의 이마를 쓸어줬다. 땀에 젖은 앞머리를 넘겨주자 달아오른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밀려오는 고통을 참을 수 없어 좁아진 미간, 그럼에도 뒤에 이어질 쾌감을 기대하며 붉은 입술을 벙긋거리며 숨을 쉬는 게 귀여웠다.
“하, 흐으… 힘, 들어, 하아.”
“응, 괜찮아, 잘하고 있어.”
석훈이 잘한다는 듯 영훈을 칭찬하며 미처 풀리지 않은 구멍 안쪽 깊은 곳에 성기를 꾸준히 집어넣었다.
“아파?”
석훈은 영훈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문지르면서 달콤하게 속삭였다.
“흣, 당연하, 지….”
오메가가 아니기 때문에 절로 젖지 않는 기관이다. 혀로 풀어주긴 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게 당연했다.
“아직, 반밖에 안 넣었는데?”
“흣…? 그만, 다 넣지, 마….”
석훈의 성기가 길다는 건 영훈도 알고 있던 사실이다. 육안으로는 이미 수십 번도 더 확인했던 것을 굳이 제 구멍으로 확인하고 싶지는 않았다. 영훈은 새삼 지훈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아무리 오메가여서 잘 젖고, 잘 늘어나도 이런 성기를 두 개나 받는 건 보통이 아닐 것이다.
“처음 먹는 건데 다 먹어줘야지.”
석훈은 멈출 생각이 없다는 듯 음란하게 말했다.
“무슨, 소리야….”
“걱정 마, 한 번 싸면 금방 젖을 거니까.”
부옇게 흐려진 머릿속에 흘러들어온 말을 알아들은 영훈이 고개를 저었지만 석훈은 허리를 잘게 흔들었다. 조금도 참을 생각도 없는 것처럼 석훈은 성기를 반만 밀어 넣은 채 허리를 빠르게 움직였다. 성기가 흔들릴 때마다 내벽이 움찔움찔 떨렸다.
깊게 넣고 찔러 넣는 것이 아닌데도 몸 아래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영훈은 어찌할 바 모르며 석훈의 팔을 붙잡았다.
“으, 후으.”
허리를 빠르게 움직이던 석훈은 인상을 찌푸린 채 낮은 탄성을 뱉었다.
“아, 으읏…!”
안쪽에 쏟아지는 뜨거운 액에 영훈이 몸을 비틀었다. 처음 느껴보는 생경한 감각에 온몸이 다 부들부들 떨렸다.
“괜찮아, 형 거야.”
석훈은 다 받아먹으라는 것처럼 허리를 부드럽게 흔들며 남은 정액을 다 털어냈다. 영훈이 입을 벙긋벙긋하는데 석훈이 성기를 안쪽으로 더 밀어 넣었다. 한 번의 사정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듯 여전히 딱딱하게 발기한 성기가 미끈거리는 내벽을 갈랐다. 내벽이 정액으로 젖은 탓에 성기는 수월하게 들어와 제일 안쪽에 박혔다. 풀어진 점막이 움찔움찔 떨면서 석훈의 성기를 부드럽게 조였다가 풀기를 반복했다.
“하아, 영훈아, 형 자지 끊어지겠다.”
석훈이 영훈의 이마에 도장을 찍듯이 입술을 누르며 중얼거렸다.
“아냐, 내가, 그런 거….”
“조이는 게 장난이 아닌데? 지훈이보다, 하아, 좁은 거 같아.”
“읏, 거짓말.”
영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석훈은 지훈 안에 들어가서 허리를 흔들고 싸는 걸 좋아했다. 갓 성인이 된 몸이 저한테 매달리는 걸 사랑스러워했다.
“맞아, 거짓말. 지훈이 안에 들어가는 건 맨날 죽을 거같이 좋지.”
“나도 알 거든?”
영훈이 고집스럽게 대꾸하자 석훈이 싱긋 웃으면서 성기를 한껏 빼냈다가 퍽 소리가 나도록 처박았다.
“아흣…!”
“너랑 같이 들어가서 그래.”
석훈이 허리를 둥글게 돌리자 질퍽하게 젖은 내벽이 휘저어졌다.
“그러니까 영훈아, 괜찮아.”
“흣, 뭐, 가….”
“지훈이도 우리랑 각자, 둘이 하잖아.”
영훈의 눈이 잊었던 사실을 깨달은 것처럼 반짝, 짧게 빛이 났다. 얼토당토않은 죄책감 따위는 가질 필요 없다는 말에 성기 끝에 잔뜩 고여있던 욕망이 분출했다.
“아, 으으응.”
영훈의 목에서 기다렸다는 듯 달콤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석훈은 또 석훈만의 논리로 영훈을 설득시켰다.
***
말의 힘을 보여주는 것처럼 영훈은 석훈에게 적극적으로 달라붙었다. 몇 번의 사정이 이어지는 동안 영훈이 손을 밀어 넣고 헤집은 바람에 석훈의 머리칼이 엉망으로 흐트러졌다. 처음 집에 돌아왔을 때의 단정한 모습이 사라진 석훈은 포식자 같았다. 영훈의 다리를 넓게 벌린 채 석훈이 성기를 힘껏 밀어 넣고 흔들었다.
석훈이 성기를 깊게 박아 넣고 흔들 때마다 내벽 깊숙한 곳이 밀려 올라가며 쾌감의 극점을 찍었다. 강한 충격에 몸이 감전된 것처럼 영훈의 몸이 덜덜 떨렸다. 투박할 정도로 강한 움직임에 사정하기 직전에 최고로 긴장된 쾌감이 전신을 휩쓸었다.
벌어진 입에서 갈무리되지 못한 타액이 주룩 쏟아졌다. 영훈의 눈앞에서 불꽃이 터지면서 성기 끝에서 정액이 흘러나왔다.
“아, 흐으으읏.”
영훈은 목을 길게 뒤로 넘기며 신음했다. 사정하는 감각은 익숙한데 박히면서 사정하는 건 처음이라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 동시에 석훈의 성기 끝에서도 정액이 쏟아져 나왔다.
영훈의 내벽을 절일 정도로 푹 적신 석훈이 다시 성기를 움직였다. 얕은 위치에서 허리를 비틀며 다시 찔러 넣자 영훈이 신음했다. 왕복 운동을 하던 석훈이 성기를 쑥 빼내자 순식간에 구멍이 허전해졌다. 영훈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석훈을 바라봤다.
“영훈아, 뒤로 돌아봐.”
영훈의 허리를 붙잡아 돌리면서 속삭였다.
“으, 으음.”
늘어진 영훈이 침대에 엎드렸다. 엉덩이를 들 힘도 없이 엎드려 베개를 끌어안자 석훈이 허리 위에 올라탔다. 뜨거운 성기가 엉덩이골을 몇 번 문지르더니 다시 깊게 들어왔다.
“아, 하아….”
석훈은 영훈의 등을 덮치면서 드러난 목덜미를 깨물었다. 영훈의 등이 석훈의 가슴팍에 달라붙는 걸 시작으로 두 몸이 빈틈없이 밀착했다. 흥분으로 흐른 땀 때문에 몸이 쩍 달라붙은 것 같았다.
석훈이 그 상태로 허리를 들썩였다. 흉악할 정도로 발기한 성기가 엉덩이 틈을 반복해서 들락거렸다. 발기한 영훈의 성기가 두 사람 무게와 매트리스 사이에서 짓눌렸다. 석훈이 목 뒤를 깨물 때마다 성기 끝이 저릿저릿했다.
“흣, 깨물, 지 마… 아읏.”
“깨물면 움찔거리면서 조이는데?”
“형, 하지, 마….”
“왜 자꾸 하지 말라는 거야, 하아… 나는 해 보고 싶었는데.”
석훈은 영훈의 목덜미를 길게 핥아 올렸다.
“너는 진짜 나한테 박히고 싶은 적 한 번도 없었어?”
영훈은 입술을 깨물며 대답을 회피했다. 석훈도 따로 대답을 기대한 것은 아닌지 허리를 움직이는 데 집중했다. 간헐적인 쾌감에 몸이 경련해서 영훈은 자신이 사정한 것도 몰랐다. 쏟아지는 자극에 그저 눈앞만 아득해졌다.
***
영훈은 천장을 보면서 눈을 빠르게 깜박였다. 러트가 끝나지 않아 몸이 아직 뜨끈뜨끈했다. 아침이 온 것은 확실한데 몇 번을 한 것인지 기억도 안 난다. 석훈의 아래 깔려서 끊임없이 신음했다는 사실만 기억에 남았다. 애초에 알파끼리 붙었으니 체력만 생각해 봐도 쉽게 끝날 섹스가 아니었다. 몸을 옆으로 돌려 보자 얌전하게 잠든 석훈의 얼굴이 보였다. 어젯밤에 짐승같이 굴던 얼굴은 없어지고 단정함이 흘러넘치는 얼굴이었다.
“하아.”
방 안 꼴을 보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콘돔이나 휴지 같은 흔적은 없지만 두 사람이 흥분하면서 뿜어낸 페로몬이 너무 진했다. 영훈은 샤워할 생각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가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 다리를 움직일 때마다 밤새 석훈이 싸지른 흔적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지훈이 구멍으로 정액을 흘릴 때는 야하게만 보였는데 저가 이런 모습이 되자 이루 말할 수 없이 민망했다. 마른세수를 하며 석훈의 방문을 열고 나오는데 지훈의 방문이 열린 게 보였다.
언제 온 건지 지훈이 샤워하고 욕실에서 나왔다. 면티에 짧은 반바지를 입어서 매끈한 다리가 훤히 드러난 차림새였다.
“형…?”
지훈은 발가벗고 있는 영훈을 보며 눈을 깜박였다.
“너, 언제 왔어?”
“조금 전에, 시준이 집에서 자고 올까 했는데 너무 불편해서.”
친구여도 알파였으니 오메가인 지훈이 불편할 법도 했다. 영훈은 지훈 앞으로 다가갔다. 씻고 나온 지훈은 딱 맛있어 보이는 온도를 풍기고 있었다. 지훈이 페로몬을 맡자 러트가 끝나지 않은 성기가 바로 반응을 보였다. 동시에 밤새 석훈에게 괴롭힘당한 구멍 역시 움찔거리며 떨렸다. 영훈은 제 다리 사이로 무언가 또 흐르는 게 느껴져 콧등을 구겼다.
“형?”
영훈을 보고 있던 지훈이 뭔가 알아차린 것처럼 코를 킁킁거리면서 냄새를 맡았다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살짝 인상을 썼다. 영훈에게 석훈의 페로몬이 풍기는 걸 알아차린 것이 분명했다. 단순히 같은 공간에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페로몬에 완전히 푹 전 것을.
“형, 혹시, 큰형이랑….”
“지훈아, 나 러트 왔어.”
영훈은 지훈의 말을 딱 잘랐다.
“아, 어?”
영훈이 노골적으로 페로몬을 풀어버리자 지훈의 몸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영훈은 지훈의 손목을 잡아당겨 끌었다.
“지훈아, 하고 싶어.”
영훈은 급한 기색으로 열려 있던 지훈을 끌어당겼다. 샤워를 하려던 마음은 이미 온데간데없었다. 영훈은 지훈의 반바지와 속옷을 벗겨 내리고 침대로 밀었다. 균형을 잃은 지훈이 침대에 상체만 올리고 엎드렸다. 어제 자신이 석훈의 앞에서 했던 것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자세에 흥분이 밀려왔다.
영훈은 복숭아처럼 동그랗게 솟은 지훈의 엉덩이를 손으로 한 번 주물럭거렸다. 탄력 있는 감촉이 손안을 가득 채웠다. 나체였기 때문에 옷을 벗을 필요도 없었기에 영훈은 다짜고짜 엉덩이 골에 성기를 비볐다.
영훈의 페로몬에 흥분한 지훈은 금방 반응을 보였다. 원래 애액이 많은 지훈답게 엉덩이 사이에서 애액이 쏟아졌다. 끈적끈적한 애액이 성기 기둥에 묻어나면서 음탕하게 번들거렸다.
“으응, 형….”
지훈이 침대 위에 있는 이불을 구기면서 영훈을 불렀다. 그럴 리가 없는데 꼭 저를 채근하는 것 같아 영훈은 어금니를 꽉 깨문 채 성기를 그대로 밀어 넣었다. 질척하게 젖은 엉덩이에 성기를 밀어 넣었는데 영훈은 제 엉덩이에서 뭔가 흐르는 걸 느꼈다. 석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몸으로 지훈을 안는다는 것에 묘한 배덕감이 일었다.
영훈은 양손 엄지를 이용해 축축하게 젖은 지훈의 엉덩이를 잡아 벌렸다. 뽀얀 엉덩이 사이를 드나드는 검붉은 성기를 보고 있으려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각에 허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영훈은 지훈의 엉덩이를 놓아주고 대신 골반을 꽉 붙잡았다. 꾹 박아 넣었던 성기를 뒤로 빼냈다가 안쪽으로 다시 쑤셔 박자 달콤한 페로몬이 뇌를 휘저었다.
“하아….”
“으응, 형….”
비음 섞인 목소리가 귓가를 건드렸다.
드르륵, 제대로 닫지 않은 방문이 완전히 열리고 석훈의 인기척이 느껴졌지만 영훈은 돌아보지 않았다. 철퍽, 철퍽, 잔뜩 젖은 엉덩이를 범하는 데 집중했다.
“지훈아, 왔으면 형한테도 인사해야지.”
석훈이 나른한 목소리로 말을 뱉자 지훈이 고개를 돌려 석훈을 바라봤다. 침대 근처로 다가온 석훈은 지훈의 머리를 가볍게 쓸어 넘겼다. 손에 쥐게 할까, 입에 물릴까. 영훈은 허리를 흔들며 석훈의 행동을 예상했지만 석훈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석훈은 몸을 돌려 지훈을 덮치고 있는 영훈의 뒤쪽으로 다가왔다. 그러고는 영훈의 엉덩이를 양쪽으로 벌렸다. 조금 전 지훈에게 영훈이 했던 행동과 똑같았다.
“형…?”
찌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정액이 흘러내렸다.
“아직 젖어 있네.”
석훈의 목소리에 등줄기를 타고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뭐, 하는 거야?”
움찔거리는 구멍에 닿은 두툼한 귀두에 영훈이 놀라서 몸을 움찔거렸다. 설마 지훈이 있는 데서 이럴 줄은 몰랐기에 목소리가 떨렸다.
“지훈이한테 비밀 만들면 안 되잖아.”
말릴 틈도 없이 석훈의 성기가 내벽을 가르고 안쪽으로 들어왔다. 밤새 석훈의 성기를 물고 있었던 내벽이 다시 석훈의 성기를 한 번에 절반 이상 삼켰다.
“하읏…!”
좁은 내벽을 벌리고 안쪽을 꽉 채우는 느낌에 영훈의 목구멍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지훈아, 작은형은 엉덩이로도 잘 느껴, 귀엽지?”
석훈은 영훈의 허리를 감싸며 팔을 뻗어 지훈의 등허리를 손바닥으로 문질렀다. 고개를 돌려 뒤를 보던 지훈이 눈을 깜박거리다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둘이 어제 어쩌다가 하게 된 건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몸이 연결되자 두 형에게 한 번에 덮쳐지는 것 같았다.
그게 나쁘지 않다고 하면, 역시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까.
“나중에 지훈이도 넣어 볼래?”
“혀, 읏…!”
영훈이 말도 안 된다는 듯 굴었지만 석훈은 남아있던 성기를 뿌리까지 처박았다. 그 반동으로 영훈의 몸이 지훈의 위로 쏟아졌고 자연스럽게 삽입이 더 깊어졌다.
“하응.”
야릇한 목소리가 지훈의 목에서 터져 나왔다.
“영훈아, 움직여.”
석훈이 영훈의 귓불을 깨물면서 속삭였다.
“스스로 움직여서, 앞뒤로 다 느껴봐.”
석훈이 은근슬쩍 허리를 흔들어 움직임을 종용했다.
“러트니까 형이랑 동생이 도와줄게.”
석훈의 말에 영훈이 뭔가에 홀린 것처럼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깊게 박아 넣으면 지훈이 성기를 꽉꽉 조였고, 뒤로 빼면 엉덩이 안쪽을 석훈이 짓이겼다. 제 앞뒤에 있는 사람이 형과 동생이라는 사실에 온몸의 세포들이 열을 발산하면서 어지러워졌다. 어느 쪽으로 움직여도 쾌감이 강했다. 몸 안에 넘실거리는 쾌감을 쫓듯이 영훈의 움직임이 거칠어졌다.
“아, 하응.”
“읏….”
“하아….”
형제의 신음과 페로몬이 좁은 방 안을 가득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