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시작이 어려울 뿐이다. 그 뒤부터는 금기를 깬다는 자각도 없이 몸을 섞었다.
아빠가 마련한 선 자리에 나가서 시간을 때운 다음, 또는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는 자연스럽게 수혁일 찾았다.
처음엔 두 달에 한 번 정도였던 것이 어느새 한 달에 한 번, 그러다 최근에는 일주일에 한 번으로 잦아졌다.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소프라노같이 높은 교성을 흘리는 건 내가, 수혁이를, 내 발로, 찾아왔기 때문이다.
“흐으읏…!”
깊게 밀어 넣었던 성기를 휘저으며 수혁이가 내 뺨을 톡톡 건드렸다.
“형, 무슨 생각해? 오늘 만난 여자라도 생각해?”
선을 보고 왔다고는 말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안 것인지 수혁이가 툴툴거렸다.
“동생한테 박히면서, 여자 생각하는 거야?”
“아냐, 아무, 생각도 안, 하읏.”
“왜 아무 생각도 안 해, 내 생각해야지.”
어떤 대답을 해도 심술부릴 생각이었던 게 분명한 말투였다.
“으응.”
“내 좆을 엉덩이로 물고 있을 때는 나만 생각해야지.”
가까이 다가온 수혁이가 아랫입술을 물어 당겼다. 촉촉하게 젖은 입술을 쪼옥 소리가 나도록 빨았다.
“형은 동생이 둘이지만 엉덩이 쑤셔주는 동생은 나밖에 없지?”
다른 동생이 강유혁을 말하는 건 알았지만 대답할 가치도 없었다.
식사할 때 말고는 서로 얼굴도 안 보는데, 이런 걸 할 리가.
“왜 대답 안 해줘?”
“네가, 이상한 소리를 하잖아, 이런 걸, 으응… 누구랑, 한다, 고.”
“형은 동생한테 약하잖아.”
“아니, 야, 걔는… 흣, 나 알파, 야… 너만, 하응.”
신음에 묻혀 반은 말이 씹혔는데도 알아들은 것인지 수혁이 눈꼬리가 부드럽게 휘었다.
“형, 진짜, 하아, 너무 좋아… 안쪽에 밀어 넣을 때마다 움찔움찔 달라붙어. 꼭, 오메가 같아.”
수혁이 귓바퀴를 핥으면서 중얼거렸다.
“아, 아냐, 오메가… 흣, 그거, 아응.”
오메가라니, 절대 아니다. 그렇게 수혁이랑 여러 번 했는데도 내 엉덩이 사이는 저절로 젖지 않았다. 수혁이가 젤로 풀어주지 않으면 뻑뻑해서 성기로서의 기능은 전혀 하질 못 한다.
수혁이가 손가락으로, 입술로 만지고 핥으면서 풀어줘야 변하는 구멍이 내 구멍이었다. 그런 오메가 구멍이 어디 있단 말인가.
“응, 알아, 알지. 형은 되게 멋있는 알파야. 근데 형은 여기 진짜 잘 느껴.”
수혁이 손이 아래로 움직여 가슴팍을 더듬다가 봉긋하게 솟아오른 유두를 비틀었다. 수혁이가 물고 빨아서 유륜까지 도톰해진 유두는 어느새 내 성감대가 되고 말았다.
“얼마나, 야한지 몰라.”
질퍽질퍽 소리를 내며 휘젓던 성기를 주르륵 빼내더니 수혁이가 입술을 핥았다.
“하아, 형, 너무 좋아… 나는 형밖에 없어.”
“으, 응.”
“형도 나밖에 없으면 좋겠는데.”
심술부리듯 허벅지를 붙잡은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다음 움직임이 예상돼서 몸에 바짝 힘을 주자 아니나 다를까 퍽퍽 소리가 나도록 수혁이가 몰아붙였다.
전립선이 터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세게 찔러 대서 견디지 못하고 자지러지는 신음을 뱉었다.
강하게 찔러 줄 때마다 이미 진작 힘을 잃은 성기가 덜렁거리다가 정액을 줄줄 쏟아냈다.
“아, 하으응…!”
“후으.”
한껏 거칠게 박아대던 수혁이가 허리를 부르르 떨더니 내 입술에 길게 키스했다. 넘어오는 타액이 달아서 수혁이 입술을 쪽쪽 빨았다.
엉덩이 구멍이 이제는 애액이라도 쏟아낸 것처럼 질퍽하게 젖어들었다.
키스가 2라운드를 예고하며 점점 진해졌다.
수혁이는 한번 사정한 다음에 하는 걸 더 좋아했다.
미끌미끌하게 젖어서 움직이기도 쉽고, 깊게 들어가는데다 나한테 마킹하는 것 같아서 좋다면서.
“형, 또 할 수 있지?”
아니나 다를까 예상된 질문이 날아왔다. 하지 말라고 해도 온갖 감언이설로 꼬드길 거면서 언제나 이렇게 물어본다.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하자 수혁이가 목덜미를 이로 깨물었다.
“자국은, 안 돼….”
“알아.”
언제 여자 안으러 갈지 모르는데 당연히 안 돼지, 수혁이가 잔뜩 비꼬면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서 내 몸에 떨어질 리듬의 과격함이 절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