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68/91)

7

입고 있던 옷이 언제 내 몸에서 떨어졌는지 기억도 안 난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다리를 활짝 벌린 상태였다.

젤이 발린 엉덩이 사이에 수혁이 손가락 세 개가 드나들었다.

‘형, 처음이야? 아직도 뻑뻑해.’

당연한 말인데 수치스러웠다. 이 나이까지 동정인 걸 놀림당하는 것 같았다.

‘으, 너도잖아.’

‘안겨 줄 사람이 없었으니까, 난 어쩔 수 없지.’

수혁이 목덜미를 잘근잘근 깨물었다. 자국을 남길 것 같아 불안하면서 또 남겨주면 좋겠다는 이중적인 감정이 내 안에서 싸워댔다.

동생한테 안기면서, 흔적이 남길 바라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적인 사고방식이 아니었다.

심지어 남자, 그것도 오메가한테.

찌걱찌걱, 수혁이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오므라져 있던 피부가 벌어지며 음란한 물기로 젖어갔다.

‘넣고 싶어.’

흥분으로 탁하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고막을 파고들었다.

아직 내벽이 충분히 벌어지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는데 음탕한 부탁을 하는 목소리에 힘이 빠져나갔다.

‘하아, 천천, 히….’

허락과 다름없는 말이 입에서 새어 나가는 것과 동시에 손가락이 쑥 빠져 나갔다.

발름거리는 구멍 끝에 단단하게 발기한 뜨거운 기둥 끝이 닿았다. 손가락과는 비교도 안 되는 열기와 두께였다.

‘아, 잠깐….’

본능적인 거부감에 몸을 뒤로 빼려 하자 수혁이가 골반을 콱 붙잡았다.

‘지금 그러는 건, 너무 해, 형.’

입가에는 웃음을 머금고 있었지만, 골반을 틀어진 아귀힘은 보통이 아니었다. 절대 놓아줄 수 없다는 것처럼 강했다.

페로몬이 다시 진해졌다.

수혁이가 의도적으로 페로몬을 조절이라도 하는 걸까?

문득 수혁이의 페로몬이 일관되게 뿜어져 나오는 게 아니라, 지금처럼 사고라는 걸 할 수 없도록 몰아치듯 강해졌다가 또 잠잠해졌다 한다는 걸 깨달았다.

‘형, 딴생각할 정도로 여유 있네?’

‘어?’

‘그러니까, 괜찮지?’

‘으흣…!’

단말마의 비명 같은 신음과 함께 수혁이 내 안을 파고들었다.

딱딱하게 발기한 성기가 내벽을 정복하는 것처럼 무자비하게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젤로 젖은 내벽이 할딱거리면서 수혁이 중심에 짓이겨졌다.

‘하아, 형, 힘 좀 빼 봐, 아직 다 안 들어갔어.’

‘무리, 흣, 더 못 들어와….’

이미 아랫배가 터질 것 같은데, 더 들어온다는 소리에 머리를 흔들었다.

‘괜찮으니까, 형, 응? 동생 도와줘야지.’

수혁이 허리를 숙여 얼굴, 목덜미에 키스하더니 쇄골을 이로 긁었다. 달래주는 것 같은 입술 움직임에 넋이 나간 것처럼 허리에서 힘이 빠졌다.

미세한 변화를 알아차린 수혁이 내 다리를 위로 밀어 올리며 허리를 아래로 내렸다.

몸이 완전히 반으로 접히면서 무릎이 귓가에 닿을 것처럼 들어 올려졌다. 엉덩이를 드러낸 천박한 자세가 만들어졌다.

알파로 태어나 알파로 자라왔기 때문에 내가 이런 자세를 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생리적인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떨어졌다.

오메가에게 알파로서의 권위나 자존감 따위가 짓밟히고 있는 상황인데 가슴 한쪽은 막힌 게 뻥 뚫린 것 같은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흣, 아응…!’

수혁이가 허리를 천천히 움직이자 이물감이 아닌 다른 감각이 등줄기를 찌르르 훑어 올렸다. 손가락으로 건드렸을 때는 이상하고 불쾌하고 찜찜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달랐다.

‘하아, 여기야?’

‘으응?’

‘이렇게 깊으니까, 손가락으로는 안 닿지.’

‘아, 하읏.’

수혁이가 같은 곳을 툭툭 건드렸다.

‘형, 되게 멋있다, 알파라서 전립선도 깊이 있나 봐.’

비꼬는 것인지 순수한 칭찬인지 알아듣기 힘든 말이 수혁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눈이 마주치자 수혁이 짐승처럼 흘레붙은 아래와는 전혀 다른 상큼한 미소를 지었다. 직감적으로 그것이 경고라는 걸 알았다.

이제부터 허리를 움직일 거라는, 제 몸에 있는 성기를 이용해서 나를 휘저을 것이라는 경고. 그리고 그 예상은 의심할 것도 없이 적중했다.

‘아, 아응… 하읏, 하으으….’

수혁이 찾은 지점을 정확히 콱콱 찔러댔다.

굵은 살덩이가 위에서 아래로 움직이며 스팟을 찍어 누를 때마다 멍청한 비음이 쏟아졌다.

‘그만, 흐읏, 천천, 히, 좀….’

‘그 말은 형 여기가 죽으면 들어 줄게.’

수혁이가 내 음낭을 부드럽게 쥐었다가 기둥을 쓸어올렸다. 노골적인 자극에 교성이 터져 나왔다.

제대로 만지지도 않았던 성기가 발딱 서서 쿠퍼액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 같아 목에서 꺽꺽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천천히 해줬으면 좋겠는데, 전립선을 눌릴 때마다 너무 좋아서 더 빨리 찔리고 싶은 욕구가 고개를 들었다.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면서 전신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

‘수혁, 아… 하읏.’

‘응, 형, 나도, 하아… 너무 좋아.’

수혁이가 뭔가에 홀린 것처럼 풀린 눈동자로 중얼거리더니 입술을 겹쳐왔다.

달라붙은 입술 새로 혀가 침범했다.

아래도 위도 모두 수혁이한테 찔리자 견딜 수가 없었다.

몸이 비틀리면서 순식간에 절정에 도달했다.

허벅지를 부르르 떨면서 정액을 왈칵 토해냈다. 끈적하게 젖은 아랫배를 내려다보고 눈을 꾹 감았다.

오메가처럼 뒤로 느꼈다는 사실을 눈으로 보면서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

자세가 바뀌고 뒤로 들어온 성기는 싸 놓은 정액 때문에 한층 더 안쪽으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처음 들어왔던 곳이 끝인 줄 알았는데 내 몸에는 더 깊은 곳이 있었고, 수혁이 성기는 거기까지 들어와서는 더 커졌다.

벌어질 수 없을 만큼 벌어진 줄 알았던 내벽이 더 벌어지고 오물오물 움직이며 단단한 살 기둥에 달라붙었다.

욕심을 부리는 것처럼 움직이는 점막의 느낌이 너무 선명했다.

처음 만났을 때, 어리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던 동생과 붙어먹는 상상은 단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데, 내 몸은 마치 당연한 것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처럼 너무 기뻐했다.

‘여기까지, 들어간 거 느껴져?

수혁이가 손바닥으로 배꼽 언저리를 누르며 물었다.

목덜미에 떨어지는 숨결도 자극적으로 느껴져 흠칫흠칫 떨렸다.

‘너무, 깊어, 흣….’

내 탓이 아니라는 의미로 중얼거리자 수혁이 꾸짖듯이 귀를 깨물었다. 알싸한 통증에 심장이 저릿하게 울렸다.

‘형이 빨아들인 거잖아.’

‘아, 아니야….’

‘그럼, 뺄까?’

농담이라는 걸 아는 데도 멍청한 몸은 바보처럼 솔직하게 수혁이를 꽉 조였다.

‘응, 나도 싫어.’

내 속을 읽은 것처럼 대답한 수혁이 허리를 움직였다.

스륵, 입구까지 매끄럽게 빠져나갔던 성기가 퍽 소리를 내며 안쪽에 쑤셔 박혔다. 전립선을 터트릴 것처럼 강하게 치받는 움직임에 내 몸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베개에 얼굴을 비비면서 시트를 움켜잡았다.

수혁이가 퍽퍽 치댈 때마다 몸이 위로 밀려 올라가 헤드에 머리를 부딪칠 것 같았다.

상체를 일으켜보려 했지만 허리에 힘이 안 들어갔다.

퍽, 퍽, 느릿하게 치고 들어오는 성기에 전립선이 경련했고 거길 중심으로 짜릿한 쾌감이 전신으로 번졌다.

다시 한번 입구까지 빠져나갔던 성기가 안쪽으로 쳐들어오는 순간 눈을 질끈 감았다. 영락없이 헤드에 머리를 부딪칠 줄 알았는데 수혁이가 손바닥으로 내 정수리를 감쌌다.

뜨거운 손바닥이 내 머리를 감싸고 땀에 젖은 가슴팍이 등에 달라붙었다.

‘왜 자꾸, 위로 올라가.’

‘네가, 흣… 너무 세게 움직, 이니까….’

앙탈이라도 부리는 것 같은 목소리가 새어 나갔다.

‘그럼, 형이 올라와.’

수혁이가 멋대로 들쑤시던 성기를 쑥 빼내더니 헤드에 등을 기대고 앉아 날 제 위로 당겼다.

무릎을 꿇은 채 말에 타는 것처럼 수혁이 허리 위에 올라탔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태워졌다.

수혁이 얼굴이 키스라도 할 것처럼 가까웠다. 내가 누워서 얼굴을 보는 것과는 다른 기분이 들어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수혁이가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주무르면서 골에 성기를 문질렀다.

‘아으, 응….’

‘넣을까?’

‘흣, 왜 나한테, 물어, 봐… 네가, 하아, 도와 달라고 한 거, 잖아.’

이렇게 된 건 내 탓이 아니라는 의미를 담아 말하자 수혁이 입매가 한쪽만 솟아올랐다. 삐딱하게 걸린 미소가 초승달 같았다.

‘그래, 형, 내 발정기가 끝나면, 안 할 테니까.’

‘응….’

수혁이 귀두가 입구 주변을 간지럽혔다.

‘이번 발정기 끝날 때까진, 형이 계속 도와줘야 해, 알았지?’

‘아, 흐으응….’

빨리 들어와 주길 바라는 마음에 애가 타서 코맹맹이 소리로 대답하자 수혁이가 싱긋 웃었다.

‘형, 조르는 거 존나 잘한다.’

평소 수혁이 행동을 봤을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말이었다.

‘너, 지금, 뭐라고, 아, 하읏…!’

말이 끝나기 전에 굵은 살덩이가 안쪽을 파고들었다. 내 무게로 인해 한 번에 깊게 삽입된 성기에 놀라서 몸을 떨며 그대로 사정했다.

정액이 주르륵 쏟아지며 수혁이 배에 허연 얼룩이 졌다.

‘진짜 미치겠다, 형이 너무 야해서, 진짜, 밤새 쌀 수 있을 거 같아.’

수혁이 내 입술을 물어 당기면서 속삭이자 아랫배 안쪽이 축축하게 젖어 들었다. 수혁이가 미간을 찌푸린 채 허리를 잘게 떨었다. 내게 맞춘 것처럼 사정하는 것에 몸이 경련했다.

쓰러지듯 수혁이 품에 기대자 입술이 내려왔다. 당연한 것처럼 서로의 입술을 쪽쪽 빨고 혀를 얽었다. 치열을 훑어 주고 입천장을 긁어내리는 것처럼 혀가 움직였다.

후희로 시작했던 키스가 다시 성감을 돋웠다.

안쪽에 있는 것이 부푸는 것에 맞춰 내 성기도 다시 발기했다.

수혁이 키스에 응하면서 복부에 성기를 문지르고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움직일 때마다 수혁이가 싸놓은 정액이 내벽에 발리는 게 느껴졌다.

‘형, 알파 맞지?’

‘무슨, 소리야….’

‘왜 이렇게 잘해? 어디서 남자 좆 무는 거 연습이라도 했어?’

‘이상한, 소리, 하지, 마.’

‘형이 움직여서 또 섰잖아.’

이번에는 완벽히 내 탓이라는 듯 수혁이가 중얼거리더니 목덜미를 깨물었다.

‘움직여봐, 형이 좋을 대로.’

‘왜, 내가….’

‘원래 오메가랑 알파가 섹스할 때는 알파가 리드하는 거 아냐?’

보통은 그렇겠지, 근데 그건 내 엉덩이에 아무것도 안 들어와 있을 때 얘기 아닌가.

‘빨리.’

수혁이가 가슴팍에 튀어나온 돌기를 손가락으로 잡아 세게 비틀었다.

‘히윽…!’

아플 정도로 세게 비틀어대는 통에 목에서 이상한 소리가 튀어나왔다. 얼얼할 정도로 아파서 울상을 지으며 수혁이를 노려봤다.

‘미안, 아팠어? 그러니까 빨리 움직여 봐.’

수혁이 달래주는 것처럼 혀로 바짝 솟아오른 유두를 핥았다.

장난치듯 살짝 건드렸다가 쪽쪽 소리를 내며 빨기 시작하자 가슴으로 열감이 몰리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등골을 젖히면서 가슴팍을 좀 더 앞으로 내밀자 수혁이가 손가락으로 척추를 길게 훑어 내렸다.

‘아, 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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