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화 (5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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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자리를 비켜줄 때부터 당연히 둘이 할 줄 알았다.

지훈이가 큰형을 그냥 둘리도 없고, 큰형은 절대 기회를 놓칠 사람이 아니니까.

현관문을 열었을 때부터 진동하는 진한 냄새를 따라 움직이자 간드러지는 교성이 점점 크게 들렸다.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이 울음을 잔뜩 머금은 신음은 삐걱대는 소리와 섞여 한층 야하게 느껴졌다.

큰형 서재 문을 천천히 옆으로 밀자 반쯤 정신이 나간 지훈이 큰형한테 매달린 채 흔들리고 있었다.

책상에 가려져 결합부가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형이 위로 처 올릴 때마다 지훈이는 진짜, 그냥 좋아 죽으려는 것처럼 보였다.

문가에 서서 둘을 가만히 보고 있으려니 지훈이 얼굴 여기저기에 키스하던 큰형과 눈이 마주쳤다.

큰형 입꼬리가 놀리는 것처럼 살짝 올라가더니 이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지훈이가 허리를 뒤로 젖히면서 파르르 경련하는 게 고스란히 보였다. 휘어진 허리를 보며 바짝 마른 입술을 혀로 훑었다.

나랑 할 때보다 더 좋아하는 거 같은데?

가벼운 짜증과 질투, 성욕이 함께 튀어 올랐다. 방안에 들어차 있던 페로몬이 내게 쏟아져서 바지 속 좆이 불끈거렸다.

“왜, 그러고 있어?”

막 사정한 사람답지 않게 큰형이 차분하게 물어서 나도 모르게 인상을 썼다. 지훈이가 뒤를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려는 걸 형이 붙잡아서 다시 키스했다.

꼭 지훈이가 형 거라고 마킹이라도 하는 것 같은 진득한 키스에 손끝이 저릿저릿했다.

딱히 떠올리려 하지 않아도 어제 큰형이 내게 했던 키스가 절로 떠올랐다. 형의 키스는 집요했고 탐욕스러워서 알파 그 자체였다.

나도 어디 가서 뒤지지 않는데, 이건 뭐랄까.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나한테 했던 키스를 지훈이한테도 하고, 지훈이 입술이 다시 내게 닿고.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지훈이를 사이에 두고 나와 형도 연결된 것 같다고 하면 되려나?

“끝났으면 이제 씻지?”

뻔뻔하게 대꾸하자 형이 지훈이한테서 입술을 떨어트리며 바람 빠지는 소리를 냈다.

유쾌한 일이 있는 사람처럼 기분 좋아 보이는 얼굴에 막냇동생 안에 질질 싸면서 형이 얼마나 만족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네가 씻겨 주게?”

“그러면 안 돼?”

“어젠 그냥 잤잖아.”

“어젠 잠든 거고, 안에 계속 넣고 있어 봐야 좋을 것도 없잖아.”

“왜? 임신이라도 될까 봐?”

지훈이 놀란 것처럼 몸을 크게 움직였다. 마치 그 단어를 처음 들어본 사람 같은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뭐야, 여태까지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던 거야? 그렇게 많이 쌌으면 한 번쯤은 불안해했어야지, 진짜 밖에서 어떻게 다닐지 걱정이네.

“뭐, 그럴 수도 있고.”

형이 내 얼굴을 가만히 보다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라고 할 수는 없겠네. 지훈아, 이왕 가질 거면 쌍둥이로 가져.”

지훈이 아랫배를 손바닥으로 꾹 누르면서 큰형이 은근하게 속삭였다.

“영훈이 애도 갖고 내 애도 가져야 공평하지.”

“…말도 안 돼.”

지훈이 불가능한 일이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사실 저게 맞지, 아무리 둘이 동시에 쌌어도 결국 살아남는 건 더 강한 정자일 거다. 둘의 정자가 동시에 수정 되는 게 가능할 리가 없다.

나도 어제 임신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지만 사실 지훈이는 임신 자체가―.

“왜? 둘 다 실컷 쌌으니까 가능하지 않을까?”

저, 거짓말쟁이.

다 알면서 큰형이 변태처럼 손바닥으로 지훈이 아랫배를 살살 문지르며 능청을 떨었다.

“둘 중 하나만 가지면 그 애 죽을지도 몰라.”

아, 저건 진심이다. 내 애를 배면 형이, 그 반대의 경우라면 내가 죽일 거라는 건데, 진짜 못 하는 소리가 없다니까. 안 될 거 뻔히 알면서.

지훈이 놀란 눈을 하고 나와 형을 번갈아 쳐다봤다.

“변태 같은 소리 좀 그만해. 씻게 이리 와.”

손을 내밀자 지훈이 큰형을 쳐다봤다. 허락을 기다리는 것 같은 순종적인 모습에 속이 쓰렸다.

집에서 나가는 게 아니었어.

억울한 기분이 들어 한숨이 나오려는 걸 꾹 참았다.

그래도 처음은 나랑 했으니 그냥 퉁치자. 앞으로 평생 동안 변하지 않을 사실이다.

막내 김지훈 아다는 둘째 김영훈이 땄다.

“작은형이랑 씻고 자.”

형이 꿀이 흐르는 것 같은 목소리로 지훈이한테 속삭였다.

“…형은?”

“하나만 처리하고 갈게.”

진짜 일이 있었나? 아니지, 형은 집까지 일을 갖고 올 사람이 아니다. 아마 급하게 해야 한다는 건 유산에 관한 문제일 거다. 내일 들이닥칠지 모르는 친척들을 대비하기 위한 것, 일이라고 보면 일이지.

지훈이 잠깐 고민하더니 형 위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책상 아래 가려져 있던 엉덩이가 위로 올라오면서 사이에 박혀 있던 형 좆이 주르륵 빠져나가는 게 보였다.

아쉬운 것처럼 빠끔거리는 구멍을 보니 목구멍이 바짝 조여들었다.

하, 씨발 진짜. 냄새는 또 왜 이렇게 진해.

지훈이가 품고 있던 좆을 뱉어내면서 또 느껴버린 게 분명했다.

“흘리지 않게 엉덩이에 힘줘.”

바닥에 내려서는 지훈일 잡아 주며 큰형이 명령하자 엉덩이가 바짝 조여들었다. 탱탱하게 올라붙은 엉덩이를 보고 있으려니 침이 꼴깍 넘어갔다.

지훈이 천천히 움직여 내게 걸어왔다. 다리에 바짝 힘을 주고 천천히 걷는 모습이 꼭 갓 걸음마를 배운 아기 같아서 바지 속에 있는 좆이 한층 더 크게 부풀었다.

그냥 씻겨주기는 그른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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