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지훈이가 나를 실망시킨 적이 있던가. 아니지, 지훈이는 물론이고 영훈이도 없다.
내 동생들은 언제나 내가 기대한 것 이상이었다.
어제는 내가 밀어붙여서 셋이 했으니까 오늘은 지훈이가 움직일 차례다. 정말 만일이지만 셋이 하는 것이 싫을 수도 있으니까. 지훈이가 영훈이한테 했던 것처럼 나한테도 해야 한다.
솔직하게 말하고 나한테 와서 이렇게―.
“아니, 그건 아닌데….”
팬티를 입고 있는 게 당연한 건데 마치 잘못한 것처럼 지훈이 말끝이 흐려졌다. 귀엽게.
“하고 싶어?”
우물거리던 지훈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이거 끝내야 하는데.”
아쉬움을 가장해서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하자 지훈이 눈초리가 길게 올라가며 내 얼굴을 빤히 응시했다.
바보가 아니니 거짓말이라는 건 바로 눈치챘을 것이다. 내일이 주말이라는 건 거실에서 나눈 대화를 통해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구청 창구 공무원이 주말에 처리해야 할 일이란 1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드문 일이었다. 설령 오늘 못 끝내더라도, 토요일도 있고 일요일도 있다.
그러니 지금 내 말이 심술이라는 걸 지훈이가 모를 리 없었다.
지훈이 엷은 한숨을 내쉬며 셔츠 끝자락을 손으로 만지작거렸다.
“…내가, 할게.”
망설임 끝에 단호하게 말한 지훈이 일어났다. 드륵, 의자 다리가 바닥을 긁는 소리가 신경을 자극했다.
“형은 일해.”
뭘 할 생각인 걸까.
쉽게 짐작되지 않아 가만히 보고 있는데 지훈이 책상 아래로 기어들어 갔다. 가벼운 몸짓에 페로몬이 꽃가루처럼 흩날리며 후각을 자극했다.
다리 사이로 들어온 지훈이 지퍼를 내리는 동안 마우스를 꽉 쥐었다.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나오면 기대에 부응해 줘야 할 것 같잖아.
“할 수 있겠어?”
“어제 작은형이 알려줬잖아.”
쥐알 만한 머리통이 영악하게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영훈이가 알려줬다고 일부러 말한다는 걸 안다. 질투심이라고 부를 만한 감정을 부추기기 위한 것도 아는데, 뻔히 알면서도 질투심이 일었다.
위도 아래도 지훈이 처음은 영훈이가 다 가졌다는 사실에 속이 뜨거워졌다. 어제는 그래도 상관없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조금 아쉽다.
역시, 입에 박는 건 내가 먼저 할 걸 그랬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은 지훈이 장난을 치는 것처럼 콧등으로 사타구니를 비비적거렸다.
“형.”
“응.”
“진짜 바쁘고, 싫으면 안 할게, 참아보지 뭐.”
예쁘장한 얼굴을 위쪽으로 한 채 붉은 입술이 오밀조밀 움직였다.
하…?
발칙한 도발에 입술 끝이 힘이 들어갔다. 이대로 내 머리 꼭대기에 올라 올 것 같은 모습에 노트북 뚜껑을 탁 소리 나게 덮어 한쪽으로 치우고 안경을 벗었다.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지훈이 고개를 든 채 손을 움직였다.
“싫어?”
“제대로 세워 봐.”
지훈이 눈이 반짝였다. 속옷을 아래로 잡아당겨 왼쪽으로 휘어진 좆을 조심스럽게 손에 들더니 귀두에 가벼운 버드 키스를 날렸다. 붉은 혀가 벌어진 입술 새로 나오더니 귀두 끝을 핥았다.
고양이가 우유를 마시는 것처럼 날름날름 핥는 모양새는 서툴렀는데 나의 어린 막내 동생, 김지훈이 한다는 것만으로도 발끝이 저릿했다.
귀두를 할짝거리던 지훈이 눈치를 보더니 입술로 성기 끝을 물고 기둥을 빨아들였다. 조금씩 머금을 때마다 이가 살덩이를 긁어 야릇한 통증을 만들었다.
어제 한 번 해봤을 뿐인 펠라를 하룻밤 새에 잘할 수 있을 리 없다. 그런데도 단순히 동생이 다리 사이에 앉아서 좆을 빨고 있다는 상황만으로 흥분이 밀려와 성기가 부풀었다.
크기를 키우고 단단해지는 성기를 입에 물고 있는 것이 버거운지 지훈이 반쯤 물었던 성기를 뱉어내고 혀를 내밀었다.
어색하게 움직여 귀두 뒤쪽의 잘록한 부분을 건드렸다가 혓바닥으로 기둥을 핥아 올렸다. 딱딱하게 발기한 성기가 음란한 물에 젖으면서 질척질척한 소리를 냈다.
지훈이 혀가 점점 외설적으로 움직이면서 귀두와 기둥은 물론 음낭까지 빨며 팽팽해진 성기 위로 돋아난 핏줄을 따라 움직였다. 온몸의 피가 중심으로 쏠리면서 골이 띵했다.
입에 넣고 흔들고 싶은 욕구를 억누르며 의자 손잡이를 꽉 붙잡았다. 아래에서 풍겨오는 페로몬이 진해져서 숨이 거칠어졌다.
고작 하루 사이에 내 동생이 이렇게 야해졌다는 걸 믿기 어려웠다.
“…형.”
성기 전체를 핥던 지훈이 날 불렀다.
“아직도, 화났어?”
내가 화났다고 생각해서 이런 걸 한 건가.
불뚝 솟은 좆 옆에 보이는 붉은 얼굴을 보고 있으려니 망가트리고 싶은 욕망이 들끓었다. 가학적인 취향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저 얼굴이 자꾸만 가학심을 부추긴다.
“너한테? 그럴 리가.”
“그럼 다행이고…. 내가 작은형이랑 둘이 해서, 화난 줄 알았어.”
부러트릴 기세로 붙잡고 있던 의자 손잡이를 놓고 지훈이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
“너 알고 있잖아.”
“뭘.”
“내가 너한테 화내지 않을 거라는 거, 그래서 영훈이 그렇게 유혹한 거잖아.”
태어나면서부터 내 동생이었던 지훈이는 나를 잘 알았다. 큰형이 자신에게 화낼 리 없다는 걸 김지훈이 몰랐을 리 없다. 알면서도 영훈일 곤란하게 한 거다.
“그런 거, 아니야….”
“아니야?”
씨알도 안 먹힐 거짓말이다.
“지훈이 너, 팬티 벗고 다니는 취미 없잖아, 그거 작은형 자지 넣어 달라는 암묵적인 사인 아니었어? 그게 아니면 팬티 벗고 작은형한테 왜 간 건데?”
부드러운 어조로 추궁하자 지훈이 아무 말도 못 하고 손으로 내 좆을 움켜쥐었다.
“지금도 넣어달라고 온 거잖아.”
“그건, 형이….”
“내가? 네가 하고 싶다고 한 거 같은데.”
변명을 하는 지훈이 가랑이 사이를 발끝으로 툭 건드렸다. 묵직하게 발기한 성기를 엄지발가락으로 누르자 지훈이 눈썹이 아래로 쳐졌다.
자극에서 오는 쾌감을 무시하려고 몸에 힘을 주는 게 느껴졌지만 쓸모없는 짓이다. 발정기 오메가는 자극에 약하다. 이미 한 번 해 본 알파 앞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빨면서 세웠네, 뒤도 젖었지?”
“하으….”
좀 더 과감하게 발을 움직여 발바닥으로 성기를 지그시 누르자 지훈이 내 다리를 붙잡으며 몸을 숙였다.
발을 비틀어 이리저리 꾹꾹 누르면서 압력을 가하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낑낑거리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형, 발… 하지, 흣.”
“밟아주는 것도 좋아?”
“아니, 야… 형이라서, 흣, 형이 좋아….”
얄궂게 움직이던 발이 딱 멈췄다.
젠장, 언제 이렇게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온 걸까.
“석훈이 형, 좋아. 영훈이 형도 좋은데, 형도 좋단 말이야…. 진짜, 좋아… 하으, 는데….”
심술부리는 것에 가벼운 서운함을 느낀 것인지 지훈이 울먹이면서 같은 말을 반복했다.
확실하게 듣고 싶었던 말이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들어 버리니까 이젠 뭐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을 기분이다.
“알아, 이리 와.”
지훈이 팔을 잡아당겨 일으켜 세우고는 바지와 속옷을 한 번에 벗겼다. 고무 밴드를 당기는 것만으로 손쉽게 장애물을 제거하고 다리 사이로 손을 밀어 넣었다.
손가락을 쭉 뻗어 엉덩이 사이를 더듬자 애액이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으.”
“엄청 젖었네.”
“형이, 건드려서 그런, 거잖아.”
지훈이 몸에서 풍기는 단내가 뭉쳐진 욕망을 부채질했다. 좆이 뻣뻣해지면서 눈앞이 핑핑 돌았다.
페로몬에 둔해지려고 했었는데, 다 헛짓거리였다. 김지훈이 작정하고 달려들자 동생 구멍에 쑤셔 박고 싶다는 음험한 욕구만 강해졌다.
“하고 싶어?”
팽팽하게 당겨진 이성의 끈을 놓기 직전 한 번 더 물었다.
음란하게 형을 원하는 동생이 보고 싶은 욕심이자 집착이 만든 질문이었다.
“너, 넣어줘… 자, 지….”
어제 가르쳐 준 말을 떠올린 듯 중얼거리는 말이 음탕했다.
“내 동생이 언제부터 이렇게 자지를 좋아하게 됐을까.”
지훈이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어트렸다. 부끄러워 죽을 것 같아하면서도 아니라는 말은 안 하는 모습이 미치게 꼴렸다.
전에는 단순히 소유에 집착했다면 이제는 천박한 욕망이 점점 커졌다.
손가락을 위로 밀어 넣어 점막을 건드리자 지훈이 무릎이 살짝 꺾였다. 갑작스럽게 덮친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지훈이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형, 하아, 혀엉….”
달콤하게 조르는 목소리에 머릿속이 새하얗게 달아올라 손가락을 쑥 잡아 뺐다.
“돌아서서 책상 잡아.”
지훈이 어리둥절한 눈을 했다가 시키는 대로 몸을 돌렸다. 뽀얀 엉덩이가 눈앞에 들이 밀어졌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살결을 손바닥으로 쓸어 보다 조심스럽게 양쪽으로 벌리자 흥건하게 고인 애액이 뚝뚝 떨어졌다.
제 몸에서 흘러나오는 액을 알아차려서 책상 끝을 쥐고 있는 지훈이 손끝에 힘이 들어갔다.
질척하게 젖은 엉덩이 사이를 좆 기둥으로 문지르다 끝에 힘을 줘서 한 번에 밀어 넣었다. 찔러 넣은 좆이 엉덩이를 가볍게 벌리며 밀고 들어갔다.
지훈이 허리가 푹 꺾이면서 상체가 책상 위로 떨어졌다. 짙은 고동색 나무 위로 떨어진 하얀 몸이 음란하게 피어올랐다.
성기를 끝까지 밀어 넣은 채 셔츠를 위로 밀어 올리고 지훈이 척추를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손끝을 그림이라도 그리는 것처럼 살살 움직이자 잔뜩 흥분한 페로몬이 몸에서 퍼져 나왔다.
움직이지 않고 등허리 여기저기만 매만지자 안달 난 지훈이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앞뒤로 몸을 움직일 때마다 아래서 찌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몇 번의 움직임으로 익숙해지자 지훈이 스스로 허리를 흔들면서 안쪽을 조이기 시작했다.
“형, 으응, 형….”
“이렇게 허리 흔드는 건, 영훈이가 가르쳐 줬어?”
“아니, 으응.”
아니라는 것인지 맞다는 것인지 애매한 대답이 흘러나왔다.
“지훈아, 작은형이 가르쳐 준 거여도.”
지훈이 등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눌렀다.
“딴 남자한테 배운 거 형한테 쓰면, 혼나.”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손바닥으로 찰싹 소리가 나도록 엉덩이를 세게 때리자 지훈이 몸을 경련했다.
“아흑…!”
“또 그러면, 쌀 때까지 엉덩이 맞을 줄 알아.”
다시 한번 엉덩이에 손바닥을 떨어트리자 지훈이 엉덩이가 탄력 있게 흔들렸다. 빨간 자국이 선명하게 남은 것이 마음에 들었다. 피부가 약한 편이라 어렸을 때부터 살짝만 부딪혀도 멍이 잘 들었다. 이 흔적도 오래 갈 것이다.
“아파, 형, 흣….”
“어제 보니까 살짝 아픈 것도 좋아하는 거 같던데?”
싱긋 웃으면서 상체를 고정시킨 채 허리를 뒤로 뺐다가 퍽 소리가 날 정도로 처박았다.
갑자기 격렬해진 움직임에 놀란 지훈의 몸이 앞으로 튀어 나가려고 했지만 책상에 막힌 몸이 도망칠 곳은 없었다.
“지금도 형 좆을, 꽉꽉 물어 당기잖아, 하아.”
“아응, 흣, 형… 아응.”
아래가 부딪힐 때마다 애액이 여기저기 튀며 질척한 소리를 냈다. 음낭이 지훈이 회음부를 때릴 때마다 철썩거렸다. 등을 누르고 있던 손을 내려 골반을 붙잡았다.
위험하다. 섹스하는 동안에는 상대를 독점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지훈이는 우리 건데, 내 거라고 착각해 버릴 것 같다.
“형, 좀, 천천, 하읏.”
“지훈아, 하아.”
아찔할 정도로 매혹적인 페로몬이 나를 채우고도 모자라 방안에 짙게 깔렸다. 내가 위에 있는데도 삼켜지는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