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눈을 뜨자마자 자연스럽게 아랫배로 손을 움직였다.
먹은 것도 없는데 아래로 너무 많은 액이 쏟아져 들어와 배가 부른 느낌이다. 발정기라 성욕이 강해진 것인지 아니면 내가 원래 음탕한 것인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여전히 내 안에 들어 있는 큰형 성기에 놀라서 빼려고 했는데 앞으로 움직이자 작은형 성기에 내 성기가 닿았다.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어느새 바짝 일어선 성기를 의식한 채 움직이니 두 형의 몸을 이용해서 꼭 자위라도 하는 것 같았다.
입을 손으로 막고 신음을 참아봤지만 달아오른 흥분은 쉽게 가시질 않았다. 소리를 내지 못 하는 제약이 가해지자 변태처럼 더 흥분했다.
뒤로 몸을 움직여 큰형 성기로 전립선을 눌렀다가 앞으로 움직여 작은형 성기에 내 성기를 비볐다.
형들 중심도 내 움직임에 맞춰 점점 커지고 있었다. 자는 형들 몸으로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었지만, 이미 흥분이 턱 밑까지 차올라 멈출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형들이 깨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처음뿐이었다. 잘게 움직이는 몸에 쾌감이 점점 번져서 눈물이 핑 돌았다.
형들 페로몬이 후각을 자극하면서 내 몸을 덮쳤다.
원래 이렇게 형들 페로몬이 좋았었나.
진짜 머리가 녹아내릴 것 같아 정신없이 움직이던 중에 내 안을 꽉 채우던 큰형 성기가 부르르 떨리더니 배 안쪽이 미지근하게 젖어 들었다.
큰형을 사정시켰다는 희열에 몸이 붕 떠오르면서 그대로 사정하자 내 성기에 눌려 있던 작은형 성기 끝에서도 정액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자고 있어도 성감은 느끼는구나, 하는 멍청한 생각과 함께 다시 잠들었다.
등에 닿은 큰형의 체온도 앞에 닿은 작은형 체온도 너무 좋아서 몸 안에 들어 있는 걸 뺄 생각도 못 했다.
잠결에 큰형이 움직이는 게 느껴졌지만 혼자 한바탕해댄 탓에 몸이 물먹은 솜처럼 무거웠다.
출근한다는 건 알았지만 잘 갔다 오라는 인사도 제대로 못 하고 있는데 준비를 마치고 온 큰형이 작은형 앞머리를 넘겨주더니 내 뺨에는 키스했다.
잠에서 깨지 않도록 신경 써서 문을 여닫는 소리가 들렸고 조금 뒤에는 현관문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끝으로 정신없이 잔 것 같은데 자고 일어났을 때 침대에는 나 혼자였다.
부스스한 정신을 가다듬으면서 침대에서 일어났다.
큰형이 출근한 건 알겠는데 작은형은 어디 갔는지 알 수가 없었다. 손바닥으로 정수리를 문지르다 침대에서 내려서자 다리 사이가 끈적거렸다.
방 안을 둘러보다 옷이 없는 걸 깨닫고 시트를 끌어 당겨 대충 몸에 둘렀다.
형들이랑 같이 목욕도 했었는데 지금은 맨몸으로 집안을 돌아다니는 게 부끄러웠다.
내 방에 가서 일단 옷을 입으려고 했는데 방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작은형과 딱 마주쳤다.
“형?”
“벌써 일어났어? 더 자지.”
“많이 잤어.”
벽에 걸린 시계를 흘끔 보고는 우물우물 대답했다.
벌써 오후 두 시다. 아무리 새벽까지 깨어 있었다고 해도 오래 자다 못해 너무 많이 잤다.
“몸은 어때?”
작은형이 손바닥으로 내 이마를 가볍게 짚었다. 시원한 손끝에는 바디워시 향이 은은하게 감돌아서 형이 씻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직도 열이 좀 있네, 냄새도 여전하고. 발정기 안 끝났네.”
어제 큰형도 그렇고, 오늘 작은형도 그렇고. 형들은 어떻게 이렇게 태연할 수가 있는 걸까. 나는 얼굴 보기도 민망한데.
“어, 응.”
그저 열을 재는 행동인데도 미미한 흥분이 밀려와 반걸음 뒤로 물러서자 뚝 하고 바닥에 물기가 떨어졌다.
나보다 먼저 작은형이 아래를 내려다봤다. 난 보지 않아도 뭔지 알아서 눈을 꾹 감았다.
“씻어야겠다.”
“응.”
“밥부터 먹고 씻자.”
“씻고 먹으면, 안 돼?”
이렇게 끈적거리는 걸 뚝뚝뚝 흘리면서 집을 돌아다닐 수는 없잖아.
“너 어제부터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 일단 밥부터.”
형들이 하도 많이 싸서 배가 안 고프다고 하면 황당해하려나, 근데 그게 진짠데. 그리고 지금 걸으면 바닥에 다 떨어질 거 같은데.
“다리 사이 찜찜한데.”
좀 알아 달란 의미로 작게 중얼거리자 작은형이 내 얼굴을 보더니 몸을 낮췄다. 뭘 하려는 건가 싶은 순간, 작은형이 내 두 다리를 붙잡아 들어 올렸다.
균형을 잃은 몸이 그대로 작은형 어깨로 쏟아졌다. 허리가 반으로 접힌 채 작은형한테 그대로 들렸다.
작은형은 나를 짐짝 옮기는 것처럼 가볍게 들어서 주방으로 성큼성큼 걸었다. 몸에 시트를 둘둘 감고 있어서 진짜 무슨 짐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왜, 이렇게 드는 건데?”
“공주님 안기로 들 걸 그랬어?”
“그게 아니고, 나도 걸어갈 수 있어.”
“걸으면 안에 들어 있는 거 쏟아질까 봐 걱정했잖아. 그러니까 엉덩이를 위로 가게 들어 준 거야.”
얄미운 말이었는데 내 속을 훤히 들여다본 것 같은 말이라 반박을 못 했다.
주방으로 들어온 작은형은 식탁에 날 앉혀 놓고 냉장고를 열었다. 작은형 뒤통수를 향해 입을 댓 발 내밀었지만 형은 별로 신경 쓰지도 않는 눈치였다.
“오므라이스 해줄 테니까 다 먹어.”
작은형이 재료를 꺼내 손질하고 계란을 푸는 걸 보다 눈동자를 빙 굴렸다.
주방 구석 쓰레기통에 약 껍데기가 보였다. 아마도 작은형이 먹었을 약으로 억제제일 것이다. 그래서 나한테 페로몬이 나와도 지금은 괜찮은 건가.
어느새 요리에 집중하기 시작한 형은 일정한 리듬으로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형들은 어렸을 때부터 번갈아 가면서 내 밥을 차려 줬기 때문에 어지간한 음식은 다 잘하는 편이었다.
출퇴근으로 일하는 도우미 아줌마가 있었는데도 어느 순간부터 내 밥은 형들이 해줬다.
그러다 보니 내 입맛은 완전히 형들한테 길들었는데 아무리 유명한 음식점을 가도 형들이 해주는 것만 못 했다.
그중에서도 작은형의 오므라이스는 내가 좋아하는 베스트 중 하나였다.
작은형 어깨 근육이 칼질을 할 때마다 꿈틀거렸다. 셔츠 너머의 몸이 어떤지 어젯밤에 너무 구석구석 봐 버렸기 때문에 별것 아닌 움직임도 야하게 느껴졌다.
기본적으로 알파와 오메가라는 형질 차이가 있어서 알파인 형들은 조금만 움직여도 근육이 생기고 탄탄한 몸이었지만, 내 몸은 근육이 잘 붙지 않고 매끈매끈했다.
그래서 형들이랑 운동해도 여전히 내 몸은 선이 둥근 상태고 형들은 이제 직각으로 뚝뚝 떨어지는 몸을 가지고 있다.
어제 봤을 때 형들의 몸은 진짜 완벽한 성인 남성의 것이었다.
맛있는 냄새가 주방을 가득 채우더니 곧 내 앞에 반달 모양의 오므라이스가 놓였다.
“먹어.”
작은형이 맞은편에 앉았다.
“형은?”
“난 너 일어나기 전에 배고파서 먹었어.”
“같이 먹지.”
나랑 밥도 먹기 싫다는 거야, 뭐야.
어제 큰형은 작은형이 날 싫어할 리 없다고 했지만 역시 확실히 알고 싶다.
숟가락으로 오므라이스를 정확히 반을 가르고 고개를 들었다.
“형.”
“응?”
나한테서 눈을 떼지 않던 작은형이 부드러운 어조로 대답했다.
“왜 집에서 나간 거야?”
“…어?”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는지 작은형이 눈에 띄게 당황했다. 역시 이건 나한테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게 분명하다.
“솔직히 말해 봐, 내가 싫어? 내가, 오메가여서 그래?”
“그런 거 아니야.”
“그럼 왜?”
작은형이 손바닥으로 머리칼을 쓸어 넘기고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고심하는 것 같았지만 그건 대답을 몰라서가 아니었다. 말을 해야 되나 말아야 하나, 그 문제로 고민하는 게 느껴졌다.
“…소중해서.”
몇 번 입술을 달싹이던 작은형이 툭 던진 한마디에 심장이 두근, 두근 울려서 숟가락을 놓치지 않기 위해 꽉 쥐었다.
형이 나를 싫어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정도가 아니라 애정이 느껴져서 발밑이 간질간질했다.
“너한테 어제처럼 그럴까 봐, 네가 싫어하는데 강제로라도 할까 봐, 그래서 피했어.”
멍청한 짓을 했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숟가락을 움직여 밥을 펐다. 꼭꼭 씹어서 꿀꺽 삼키는 걸 두어 번 반복하고 형을 바라봤다.
어떻게 내가 작은형을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
“그럼 이제 안 할 거야?”
“안 했으면, 좋겠어?”
이런 면은 두 형이 똑같았다. 어제 큰형도 나한테 이렇게 물어봤었는데.
이미 할 대로 다 해놓고 안 할 자신이 있는 걸까. 아니면 그냥 내 의사를 존중해 주겠다는 의사 표현인 걸까. 사실 어느 쪽이든 이제 상관없다.
“나는, 괜찮아. 큰형이 괜찮다고 그랬으니까….”
내가 이렇게 좋다고 했으니까. 발정기도 아직 안 끝났으니 오늘도 또 하게 되는 건가.
어제처럼 하면 진짜 죽을지도 모르겠다. 어제는 뭐가 뭔지 모르는 새에 시작했지만 오늘 하게 되면 뭔지 정확히 알 거니까.
어떻게 들어와서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쾌감을 줬는지 몸 곳곳에 다 새겨졌다.
멍하니 생각에 빠져 있는데 작은형이 손바닥으로 얼굴을 빠르게 문질렀다.
“하아, 진짜. 적당히 해줘라. 지금도 참고 있는데.”
“뭐, 뭐가.”
“너 지금 또 페로몬 진해졌어.”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그냥 잠깐 생각한 건데 그것만으로도 흥분했다는 걸 들킨 게 민망해서 숟가락을 빨리 움직였다.
작은형이 내 머리를 톡톡 건드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
“목욕물 받아 둘게, 밥 먹고 씻자.”
밥을 다 먹고 욕조에 들어갔을 땐 딱 좋아하는 물 온도가 나를 반겼다. 다리를 쭉 뻗어 보자 의식하지 못하고 있던 근육통이 가볍게 밀려왔다.
작은형은 욕조 밖에 앉아서 물속에 팔을 넣더니 다리 사이로 손가락을 뻗었다.
“형?”
“안에 들어 있는 거 빼야지.”
“내가 할게.”
“너 해 본 적 없잖아, 대충 빼면 안 좋으니까.”
“아니, 나 진짜 괜찮은데.”
“큰형은 하게 해줬잖아.”
작은형이 불공평하다는 것처럼 굴었다.
“어제 큰형이 내 거 빼준 거 아냐?”
아니, 그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은형도 꼭 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분명 내 생각이 맞는 것 같은데 형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방심한 사이 손가락이 삽입됐다. 내벽에 달라붙은 걸 긁어내며 손가락이 움직이자 물이 뿌옇게 흐려졌다.
“어디까지 싼 거야.”
너무 깊게 들어오는 손가락에 아랫배가 움찔움찔 떨리고 꼬리뼈에 흥분이 고여 욕조 테두리를 꽉 붙잡았다.
“지훈아.”
“어, 어?”
“누가 더 안에 싼 건지 알겠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안단 말인가. 둘이 번갈아 가면서 막 쌌으면서 누구 게 더 안에 있는지 알면 그거야말로 이상한 거지.
“형이 더 안에 싼 거 같아.”
“왜, 그렇게 되는데?”
“형이 좀 더 길잖아, 굵기는 내가 좀 더 굵은 거 같지만.”
언제 그런 걸 비교해 본 건지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묻고 싶지도 않았다.
괜히 물었다가 안에서 비벼보니 알겠더라란 식의 대답을 들으면 민망해지는 건 나였다.
안쪽까지 들어온 작은형의 중지가 전립선을 슬쩍 건드려서 몸이 파르르 떨렸다.
“읏.”
몸에 힘을 바짝 줬지만 이미 성기는 발기한 다음이었다. 페로몬이 진해졌을 건 뻔했다. 작은형 얼굴도 붉게 달아올랐다.
“하아, 김지훈 진짜….”
작은형이 유혹하지 말라는 것처럼 굴었다.
“형이 손가락을, 그렇게 움직이니까.”
억울한 마음에 항변하자 작은형이 안에 밀어 넣었던 손을 빠르게 움직이다 빼냈다.
“거의 뺀 거 같으니까 천천히 목욕하고 나와.”
“…어.”
쑥 빠져나간 아래가 허전해서 다리를 모아 붙였다. 아쉽다. 손가락 말고 다른 걸로 하고 싶다. 물속이라 티가 안 나서 그렇지 분명 내 아래는 흠뻑 젖었을 것이다.
일어선 작은형의 앞섶도 눈에 띄게 부풀어 있었다. 그런데도 형은 꾹 참고 나갔다.
하고 싶은데 참는 건 큰형 때문인가? 그럼 내가 하자고 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둘이 한다고 해도 큰형이 나한테 화를 낼 확률은 제로에 가까웠다. 혼나도 작은형만 혼날 것이다.
뭐, 그 정도는 해도 되지 않을까.
작은형은 3년이나 집에서 나가 있었는데, 그 정도 곤란하게 하는 건 괜찮은 거잖아.
가만, 그러고 보면 3년 동안 둘은 나 빼고 계속 연락했잖아. 애초에 형들이 먼저 나 빼고 둘이만 붙어먹었네.
욕조에 한참 앉아 있다가 일어나서 거품을 가득 내서 샤워하고 물을 뺐다.
몸을 닦고 방에 들어가서 팬티를 입으려다 손을 멈췄다. 하기로 마음먹었는데 굳이 속옷은 필요 없을 것 같다.
집에서 자주 입는 고무줄 반바지를 끌어 올렸다. 노팬티에 바지를 입자 맨살에 닿는 감촉이 좀 이상했다. 그나마 박스티가 아래로 죽 흘러내려서 노팬티라는 게 바로 티 날 것 같지는 않았다.
방에서 나와 작은형이 어디 있는지 찾기 위해 발을 움직였다.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어젯밤에 더럽힌 것을 빠는 것 같았다.
할아버지 물건을 정리한다고 했으니 거기 있으려나.
고민하는 순간 딩― 하고 낮은음이 울렸다. 피아노 건반을 누르는 소리에 작은형이 있는 곳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복도 모퉁이를 돌아 제일 첫 번째 방으로 다가가자 문이 열려 있었다. 문틀에 기대 피아노 앞에 있는 형을 가만히 바라봤다.
우리 집은 겉은 한옥인데 집 안에 들어 있는 가구는 모두 양식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본 시준이도 볼 때마다 신기한 집이라고 할 정도로 밖에서 보는 것과 실내 공간은 괴리감이 있었는데, 이 방과 서재는 특히 그랬다.
한옥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랜드 피아노와 악보들, 채광이 좋은 창문까지. 옛날 영화에 나오는 서양 귀족의 방 같은 느낌으로 3년 전 집에서 나가기 전까지는 작은형이 작업실 겸 연습실로 사용했던 곳이다.
작은형은 일찍부터 음악에 재능을 발견했다. 다루지 못하는 악기가 없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했었는데 아마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피아노를 제일 잘 다뤘고 내가 제일 좋아했다.
어렸을 때는 형이 피아니스트가 될 줄 알았다. 지금도 왜 형이 피아니스트를 하지 않은 것인지 모른다. 아니 사실 지금이라도 해도 되는 거 아닐까.
작은형은 확인해 보는 것처럼 건반을 몇 번 눌러 보더니 고개를 돌렸다.
“조율 계속했어?”
“형이 왔을 때 안 돼 있으면 짜증날까 봐.”
“그런 걸로 짜증 안 내.”
“그거야 모르는 거지.”
터벅터벅 걸어서 작은형 옆에 앉자 형이 피식 웃었다.
“뭐 쳐줄까?”
“트로이메라이.”
“넌 어렸을 때부터 그거 좋아했지.”
작은형이 쳐 주는 것만 좋아하는데 그건 모르나 보다.
“근데 오늘은 학교 간다는 소리 안 해?”
“몸이 이런데 어떻게 가, 진단서 끊어서 제출하면 돼.”
“발정기였다고?”
“그래야지, 난 그동안 결석이 없어서 교수님들도 별말 안 할 거야.”
“흐응.”
작은형은 작게 콧소리를 내더니 건반을 눌렀다.
원래는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곡인데 작은형은 건반을 꾹꾹 눌러서 좀 더 힘 있는 음을 만들어냈고, 난 그게 좋았다.
흰색 검은색 건반을 오가는 손가락이 춤이라도 추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어젯밤 내 몸을 더듬던 손가락이 오늘은 이렇게 예쁜 소리를 만들어 낸다고 여기자 몸에 열이 몰렸다.
곡이 하이라이트를 향해 갈수록 내 몸도 점점 더 달아올랐다. 아래가 저릿저릿하고 안쪽이 달콤하게 욱신거렸다.
호흡이 가빠질 것 같아 입술을 앙다물자 작은형이 입술을 꾹 다물고 날 바라봤다.
“지훈아.”
“하아, 형.”
“너 쉬어야, 겠는데.”
“괜찮은데.”
“무슨 생각을 해서, 페로몬이 이렇게 흘러나오는 거야.”
“…형 손가락이, 내 몸 만지는 생각.”
피아노 건반 위에 올라와 있는 손가락을 건드리자 작은형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너, 진짜….”
“형, 나 하고 싶어.”
작은형 오른손에 깍지를 끼며 조르자 작은형 왼손이 주먹을 꽉 쥐었다.
“진짜 안 돼? 원래 발정기 때는 계속하고 싶고, 그런 거 아냐? 하고 싶어 하는 내가 이상한 거야?”
작은형이 고민에 빠진 사람처럼 입술에 침을 발랐다. 어제 나랑 둘이 한 것 때문에 큰형한테 많이 혼난 건가? 아니면 억제제 효과가 강해서 페로몬에 넘어오지 않는 건가?
“너 아침에, 형 좆에 문질러서 쌌잖아.”
얼굴에 열이 몰렸다. 알고 있는데 모르는 척한 거였다면 큰형도 당연히 내가 깬 걸 알았을 것이다.
뭐야, 둘 다 일부러 모른 척한 거였어? 진짜 나만 빼고 자꾸 둘이만.
“형도, 아침에 내가 문질러줘서 쌌잖아.”
작은형 어깨에 머리를 비비적거렸다. 형이 깍지 낀 손을 빼고 벌떡 일어나더니 내 몸을 의자에 확 밀어 눕혔다.
“형…?”
누운 자세가 되기 무섭게 엉덩이 사이에서 액이 주르륵 흘렀다.
“하아, 너 진짜 얼마나 흘리는 거야. 벌써 바지가 젖었잖아.”
작은형 손가락이 엉덩이 틈을 문질렀다. 면바지 째로 엉덩이 틈에 손가락이 밀려들어올 것 같아 허리가 파르르 떨렸다.
“아응, 형.”
“김지훈, 너, 설마….”
뭔가 이상함을 느낀 것인지 작은형이 그대로 바지를 벗겨 버렸다.
쉽게 끌려내려 간 바지가 허벅지에 걸쳐졌고 반쯤 발기한 성기가 퉁 하고 튀어 올랐다.